제가 지금 있는 곳은 미국이지만

국경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미국과 캐나다의 방송을 모두 볼수/들을 수 있습니다.

 

피겨팬 입장으로 보자면

캐나다와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 중계를 모두 볼 수 있고,

피겨 대회도 거리만 괜찮으면 국경 양쪽에서 다 볼수 있어서

피겨 팬에게는 정말 좋은 곳이죠.

 

두 나라는 어떨 때는 대체재인 듯하면서도 또 어떨 때는 보완재인 듯 하기도 하구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국경 근처의 관공서에 가면 국기도 같이 걸어놓으면서도 

의료보험, 총기문제, 세금, 산업 경쟁력 등의 이슈에 있어서는 

서로를 비판하면서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볼수 있는

스케이터들의 문화, 해설자들의 태도와 관중들의 팬덤도

비슷한듯 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점들이 있더군요.

비교해서 보지 않았으면 놓쳤을,

비슷해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매우 다른 태도와 입장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포스팅 해 놓은게 있는데, 아직 완성을 못하고 있어요^^)

 

이러한 두나라의 관계는 (어차피 양쪽에 속하지 않는) 저에게 있어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하죠.

(최근 이웃한 동북아 국가의 정권들이 각자의 셈법을 굴리면서

역사의 비극으로부터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채

갈등을 의도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는 요즘은 더욱 그렇습니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방송에서 보도하는 방식을 보면

두 나라의 비슷한 듯 하면서도 판이하게 다른 세계관을 엿볼 기회가 많이 있는데요.

 

이틀 전에 발생한 오타와 국회의사당의 총기 사건에 대해서도

미국 방송인 CNN은 다음 날에도 속보를 통해 캐나다 국회가 다시 열리는 것을 방송하면서

총기를 들고 국회에 난입한 범인을 사살한 군인이 기립 박수를 받는 것을 보여주며 영웅이라고 칭송하고 있을 때

정작 당사자인 캐나다에서는 공영방송 CBC에서 태연하게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를 틀어주고 있었습니다.

 

여하튼 최근에 운전하게 되면 자주 듣는 라디오는

바로 캐나다 공영방송 CBC FM2 입니다.

예전에 잠시 듣다가 최근 캐나다 여행을 가면서 틀어놓기 시작해서

돌아와서도 계속 듣게 되었는데요.

다양한 이른바 월드 뮤직에서부터 클래식 음악까지 틀어주는 이 라디오 방송은

일요일 정오 CBC TV에서도 스튜디오를 보여주는 "Q"와 같은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잇죠.

 

오늘 아침 운전을 하는데,

진행자가 거쉰이 연주되는 콘서트를 놓치게 된 청취자의 사연을 읽어준후

거쉰의 음악이 나왔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F 장조 3악장이었습니다.

 

 

바로 김연아 선수의 밴쿠버 올림픽 시즌 프리 음악입니다.

자동차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BBC 내셔널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은

기존의 연주곡들과 흐름이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들을수 있었습니다.

거쉰 특유의 역동성과 순간순간 자유롭게 분출되는 해방감이

어느새 운전석 안에 가득차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유분방한 선율과 리듬을

김연아 선수가 은반위에 고스란히 표현했던 4년 전의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절묘한 편곡과 안무였습니다...

 

BBC가 영국 오케스트라의 관점에서

거쉰이라는 미국 작곡가의 선율을 재해석했듯이

김연아 선수 역시 자신만의 새로운 거쉰을 펼쳤던 것이죠...

 

 

주차장에 도착해서도 운전석을 뜰수 없었어요.

 

이제 운전석 문을 열고 나서려 하는데,

다음 신청곡의 사연이 나오더군요.

15년 전 해외에 파병된 남편이 없이 맞이한 어머니 날

이제는 30대가 된 틴에이저 아들이 선물로 사온

DVD를 함께 본 추억이 있는 음악이라는 사연과 함께 신청된 곡이었습니다.

바로 영화 "포레스트 검프" OST 였습니다.

 

 

역시, 이 음악을 듣는 동안 밴쿠버 올림픽 중계에서 봤던

또 한명의 스케이터의 환한 웃음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곽민정 선수였죠.

 

 

포레스트 검프는 지난 시즌 곽민정 선수의 프리 음악이었습니다.

시즌 시작 전 연습 도중 다시 부상을 당한 곽민정 선수는

결국 시즌을 접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지 못했죠.

관련포스팅: 랭킹전에서 볼 수 없는 스케이터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하지만 곽민정 선수는 오랜 재활 끝에 부상을 이기고

이번 시즌 다시 돌아오기 위해 맹연습중이라고 합니다.

https://twitter.com/miniminjeong

 

어쩌면 영원히 보지 못 했을수도 있을

곽민정 선수의 "포레스트 검프" 프로그램을

곧 볼수 있을 것입니다.

 

 

힘든 부상을 이겨내고 다시 컴피로 돌아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대학생 스케이터 곽민정 선수

그리고 컴피 은퇴후 새로운 인생을 위해 대학원에 다니면서도

틈틈이 링크를 찾아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김연아 선수

 

소치의 황망함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던

밴쿠버 그날의 기억들이 되살아 난 아침이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이 판정시비로 얼룩져도

결국 피겨팬들이 영원히 기억하게 되는 것은

정직한 스케이터들의 바로 그 순간들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시니어 그랑프리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매번 그랑프리 시즌이 되면 직관 갈 계획에 마음이 들뜨고는 했는데,

정작 한국 스케이터들이 출전하는 이번 그랑프리에는

첫 그랑프리인 스케이트 아메리카가 열리는 시카고는

비록 같은 미국 땅이라고는 하나, 제가 있는 곳과 시간대 마저 다른 먼 곳이고,

다음주에 열리는 스케이트 캐나다 역시 서부인 브리티시 콜럼비아에서 열려서

직관은 엄두도 못냈습니다.

(어정쩡하게 가까운 곳이면 가고 싶었을 텐데, 오히려 잘 된듯 싶어요...)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는

모든 그랑프리에 한국 스케이터들이 참가하는 최초의 그랑프리입니다.

단지 여싱 뿐만 아니라 남싱과 아댄에도 팀 코리아의 자켓을 입은 스케이터들이

세계 각지의 링크에 서게 됩니다.

 

팀 코리아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정직한 스케이터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는 날이

언젠가는 오기를 여전히 기다립니다.

 

우중충한 미국 동북부의 가을 하늘에도

1주일만에 어느새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있더군요.

 

-스파이럴 드림-

 

14/15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일정

10/ 24~26    SA 미국, 시카고 - 박소연

10/ 31~11/ 2 SC 캐나다, 캘로우나 (브리티시 컬럼비아) - 김해진

11/ 7~9    COC 중국, 상하이 김해진, 김진서

11/ 14~16 COR 러시아, 모스크바 - 박소연,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11/ 21~23 TEB 프랑스, 보르도 -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11/ 28~30 NHK 일본, 오사카 - 김진서

 

2011년 여름, 태릉 실내 빙상장 (c) 오마이뉴스 곽진성

러시아 주니어 여자 피겨는 왜 요즘 강할까?

두번째 포스팅입니다.

 

1부 포스팅 링크 -

변화의 바람 그리고 잃어버린 10년

 

1부를 읽은 후 2부를 읽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귀찮은 분들을 위해

지난 줄거리 )

 

페어와 아댄 그리고 남자싱글에 밀려

피겨 스케이팅 제국, 소련 시절에도

가장 약했던 러시아 여자 피겨.

 

소련 붕괴후 90년대 무너진 러시아의 경제상황에서

피겨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끊기고.

이에 피겨 인력은 러시아를 떠나면서

피겨 인프라는 무너져 내린다.

 

하지만 소련 엘리트 시스템의 마지막 혜택을 받고 성장한

이리나 슬루츠카야 여싱 세대가 기적적으로 

90년대 후반 대공황의 러시아에 희망을 선사하고...

 

그러나 기쁨도 잠시,

슬루츠카야의 은퇴와 함께

90년대 경제위기로 무너진 피겨 인프라 때문에

러시아 여싱의 한 세대가 붕괴되면서

러시아 여싱은 짧았던 부흥이 끝나고

다시 침체기에 접어드는데...

 

그 와중에 꿋꿋이 홀로 버틴 알레나 레오노바

 

하지만, 다시 서서히 잠재력을 드러내는

러시아 주니어 여싱. 

2009년부터 홀연히 국제 무대에 나타나

주니어 대회 포디움에 서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계속 주니어 여싱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의 이른바 "피겨 신동들"

 

과연 러시아에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부 시작합니다.
 

자본주의로의 이행 그리고 인프라의 재건 - 2000 모스크바

 

1부에서 이야기했듯이

90년대 러시아의 경제 공황과 함께 러시아의 인력들은

미국으로 미국으로 떠나갔는데요.

 

1998년 재정위기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러시아 경제는

2000년부터 서서히 소련 붕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러시아의 경제가 2000년 이후 되살아나면서

예전의 스케이팅 스타들과 코치들은

하나둘씩 러시아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Vladimir Putin)은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강한 러시아를 부르짖죠.

 

푸틴은 소련의 비밀경찰 KGB에 재직중에

91년 8월, 고르바초프의 개방노선에 반대하는 소련 공산당 세력의 쿠데타에 맞서며 사임하고,

이를 계기로 옐친의 러시아 정부에서 일하며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데요.

 

푸틴은 아이러니 하게도 아니면 당연하게도

살아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공산주의 소련 시대의 국가주도의 엘리트 체육 인프라를

러시아에 다시 구축하고자 합니다.


2012년 5월,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후 러시아 피겨팀과 함께한 블라디미르 푸틴

왼쪽부터 알렉세이 미쉰 (플루센코 코치), 예브게니 플루센코, 발렌틴 피세프 (Valentin Piseev, 러시아 피겨연맹 회장),
엘레나 베레즈나야 (Elena Berezhnaya, 솔트레이크 시티 스캔들의 바로 그 페어팀), 블라디미르 푸틴,
안톤 시카룰리제(Anton Sikharulidze, 페어팀), 이리나 슬루츠카야, 타마라 모스크비나 (페어코치),
자나 글로모바 (Zhanna Gromova, 슬루츠카야 코치)

처: http://en.wikipedia.org/wiki/Valentin_Piseev


2001년, 타마라 모스크비나가 가장 먼저 생 페테르스부르크로 돌아오고

그녀의 제자이자 코칭 스탭이 된 올림픽 챔피언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미국에서 돌아와 코치진에 합류합니다.

2006년, 타티아나 타라소바가 모스크바로 돌아오고,

미국에서 그녀의 보조 코치를 하던 아이스 댄서 마리아 우소바

그리고 우소바의 파트너였던 알렉산더 줄린도 돌아 옵니다.

(그들의 라이벌이었던 옥산나 그리슉예브게니 플라토프는 여전히 미국에 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의 피겨 인프라가 되살아나던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피겨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이른바 러시아 여싱 신동 1세대입니다.

 

이들의 아이돌은 이미 페어 스케이터나 아이스 댄서가 아닌

소련의 엘리트 시스템의 마지막 여싱

이리나 슬루츠카야였습니다.



70년대 후반에 태어나 80년대 성장기에 구소련의 마지막 엘리트 피겨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슬루츠카야와 그녀의 동세대 스케이터들은

러시아의 피겨 인프라가 망가진 90년대 중반 살아남았을 뿐 만 아니라 번창합니다.

주니어로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시니어 월드 포디움에 오르며

경제위기로 지친 러시아 국민들의 희망이 되죠.

그리고 슬루츠카야는 2000년에 들어서면서 절정기를 맞이합니다.




어머니의 신장 이식 수술로 인한 간호와

본인의 혈관염으로 2003년 겨울부터 컴피를 떠났던 슬루츠카야는 2004년 가을 컴백하고,

2005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2번째로 월드 챔피언이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소련이 길러낸 엘리트 피겨 세대였던

슬루츠카야 세대의 은퇴후

90년대 피겨 인프라의 붕괴로 생긴

잃어버린 세대의 공백이 찾아옵니다.

 

경제공황에도 미쉰 코치가 홀로 지키며

선수들을 육성했던 남자 싱글과 달리

여자 싱글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죠.

 

잃어버린 세대 중

알레나 레오노바 (1990년생) 만이 홀로 살아남아

러시아 여싱을 버텨내죠.

 

하지만 2000년의 시작과 함께

러시아의 피겨 인프라는 다시 구축되기 시작합니다.


인프라가 다시 구축되는 동안

훈련공간 확보를 위해 아이스 링크 사정이 더 좋아야 하고

전문적인 코칭 스탭이 있어야 하는 페어와 아댄 대신

어린 스케이터들은 싱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다시 복구된 러시아 피겨 시스템에서는

더이상 페어와 아댄이 여자 스케이터들의 첫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잃어버린 10년 후, 역설적으로

러시아에 여자싱글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신동 1세대

엘리바베타 뚝따미셰바 (1996년 12월생)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1996년 7월생)는

모두 4살때부터 피겨를 시작햇는데,

바로 2000년 부터인 셈이죠.

2013 유로, 왼쪽부터 소트니코바, 뚝따미쉐바


신동 1.5세대의 경우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1998년 6월생)와

안나 포고릴라야 (1998년 4월생)는

2002년(만 4세)부터 피겨를 시작했습니다.

2013 주니어 세계선수권 러시아의 포디움 스윕, 왼쪽부터 리프니츠카야, 라디오노바, 포고릴라야


이들의 재능이 눈에 띄기 시작할 무렵,

2005년 소치 올림픽 유치와 함께 정부의 지원 정책이 수립되고

2007년 소치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러시아 정부는 동계종목 지원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타티아나 타라소바와 함께 피겨 링크를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그리고 이러한 지원은

평창 올림픽에서 전성기를 맞이할

러시아 신동 2세대의 성장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구 소련 체제에서 그랬던 것처럼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매우 저렴하게 배울 수 있는

피겨 강습이 러시아에 다시 보편화되죠.

차이점이 있다면 피겨 선수와 그들의 부모들은

이제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명예와 성공을 위해 스케이팅에 매진합니다.


신동 2 세대

엘레나 라디오노바 (1999년 1월생) 2002년 시작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1999년 11월생) 2002년 시작

세라피마 사하노비치 (2000년 2월생) 2007년 시작

마리아 소츠코바 (2000년 4월생) 2004년 시작

알렉산드라 프로클로바 (2000년 4월생 ) 2004년 시작


2013 네벨혼 트로피, 엘레나 라디오노바


2013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러시아의 포디움 스윕, 왼쪽부터 사하노비치, 소츠코바, 메드베데바


신동 2세대중,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알렉산드라 프로클로바

작은 신체이지만 뛰어난 표현력과 스케이팅 스킬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6일 KBS에서 방송한 

시사기획 창 "대한민국 피겨, 김연아 이후를 논하다"에서 

러시아의 최근 강세를 보도한 바 있죠. 

이 영상에서 러시아 신동들의 훈련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4부로 나누어서 올려져 있습니다. 위의 영상은 2부입니다.

1부 부터 보시려면 아래 클릭

http://youtu.be/_jxtW_Nxt9o?list=UUOY9jcmfUdn0GN1_g6cgAJw


러시아 신동들중 상당수가 저소득의 어려운 가정 출신인 것을 보면

이러한 정책이 재능이 있으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스케이터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훈련을 지속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알수 있습니다.

 

한국에 이들이 태어났다면

비싼 대관료와 강습료 때문에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될 수 없었겠죠.

 

카타리나 비트 역시 그녀의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공산주의 동독 정부에 대해서

"어두운 시대였지만 개인적으로 만약 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났다면

재정적인 문제로 스케이터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하죠

 

하지만 이것이 부러워할 일은 아닙니다.

카나타리 비트가 미국에 태어났으면

돈이 없어 피겨 스케이터가 될수 없었겠지만,

공산주의 동독에 있었기 때문에 개인의 사생활은 없어지고

비밀 경찰 슈타지에 포섭된 동료 스케이터에 의해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를 당했으니까요...

관련 포스팅: 카타리나 비트 다큐멘터리, "The Diplomat" 피겨 버전 "백야" 혹은 "타인의 삶"

 

스탈린에 의해 사회주의라는 허울뒤에

"러시아 국수주의 일당 독재 전체주의 국가"가 되었던

소련은 체제 붕괴후

이제는 소련 시절 KGB 요원이었던 갑부 푸틴에 의해

"러시아 국수주의 자본 독재국가"가 된 것이죠.


러시아의 국가는 소련 시절 국가에서 가사만 바뀌었습니다.

레닌과 공산주의가 빠진 자리에

러시아와 넓은영토 라는 단어로 채워졌습니다.


체제가 바뀌어도 스포츠 스타는 여전히 독재정권을

굴러가게 하는 유용한 선전 수단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점점 벌어져가는 빈부의 격차를 은폐할 수 있는

신데렐라 스토리이기도 하죠.

 

한국의 80년대 군사독재시설,

태릉선수촌의 시설이 보강되고

엘리트 체육을 통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급작스럽게 늘어났듯이...

88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도시 미관을 위해 달동네를 철거하면서

마치 올림픽이 끝나면 선진국이 될 것인양 선전했던 것처럼

관련포스팅: 내가 기억하는 88올림픽의 추억 10가지

임춘애가 라면 먹고 뛰다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고

과장해서 선전되었듯이...

관련포스팅: "라면소녀" 임춘애 "칼국수 아줌마"로 변신



러시아의 신동들은 레전드가 될 수 있을까?


어린 시절을 희생해야만 탑 운동선수가 될 수 있는

기계체조와 피겨 스케이팅은

러시아의 발레와 어우러져

소비에트 연방 시절부터 엘리트 체육 육성 시스템에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종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종목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기계체조가 그 기술의 명칭이

처음 사용한 선수의 이름이 남는다면,

피겨 스케이팅은 기술 하나하나 보다는

그 선수의 프로그램으로 기억됩니다.

 

피겨 스케이팅은

우수한 몇명이 힘을 합쳐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특출한 한명의 스케이터가 

자신의 시대를 기록하는 스포츠입니다.

인프라와 지원은 필수적이지만,

반짝이는 재능이 없이는 그리고 성장통을 이겨낼 수 없다면

아무리 엘리트 육성시스템이라도

비어 있는 마지막 한 조각을 채울수 없는 것이죠.

 

90년대 경제위기 속에서도 러시아를 떠나지 않았던 미쉰 코치는

러시아 피겨가 침체기일 때도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뛰어난 코치들이 있는 한 러시아의 피겨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재능있는 선수의 숫자가 아니라

한 사람일지라도 챔피언으로 키울 수 있는 코치의 능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Maybe Russia doesn't have such rich stores of reserve like before,

but hope does not die. Russian skating will survive and thrive.

What the West does not understand is that you don't need so much 'talented skaters' as you need smart coaches.

A smart coach can find a good athlete and make him great.

In America, there are millions of talented athletes, but still they don't win top medals

because they don't know how to make the champions.

 

러시아는 예전과 같은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희망은 죽지 않았다. 러시아 스케이팅은 살아남아 번창할 것이다.

서방세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영리한 코치들이 필요한만큼,

많은 재능있는 스케이터들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영리한 코치는 단 한명이라도 좋은 재능을 발견하면 그를 훌륭하게 키울수 있다.

미국에는 수백만의 재능있는 운동선수가 있지만 여전히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

어떻게 챔피언을 키우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출처: http://www.worldofquotes.com/author/Alexei+Mishin/1/index.html


이제 러시아는 해외로 떠났던 코치들이 돌아왔고,

여자 싱글에서 두터운 선수층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쉰 코치의 다짐처럼 암흑기를 생존하고 이제 번창하려 하고 있습니다.

매시즌 화수분처럼 러시아 신동들이 나오고 있죠.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코치들이 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 러시아 여싱 신동 리스트 (2014년 9월 16일 현재)

출처: http://www.fskate.ru/teams/russia/2014/  (영문구글 번역 링크) 위키피디아, ISU Bio

이름

생년월 

피겨시작

주니어 성적

훈련지

클럽

코치

 폴리나 셀레펜 95 / 7 2000  JGPF (09-2, 10-7, 11-6)  JW (10-4,11-7,12-6)  이스라엘  전클럽)CSKA 전코치)스베틀라나 소콜로브스카야.예테리 투트베리제
 안나 오브차로바 96 / 3  2000 09 JGPF (5) 10 JW (5)  스위스  전클럽)CSKA 전코치)스베틀라나 소콜로브스카야
 폴리나 아가포노바 96 / 4 2000  10 JW (3) 생 페테르스부르크 Olympic School 예브게니 루카비친, 전코치) 알렉세이 우르마노프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96 / 4  2000  11 JGPF (3) 12 JW (19)  모스크바 Yunost Moskvy 빅토리아 볼츠코바, 전코치)예테리 투트베리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96 / 7 2000 10 JGPF (1) 11 JW (1)   12 JW (3) 모스크바 CSKA 엘레나 보도레조바(부야노바), 일리나 타가레바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96 / 12 2000 10 JGPF (2) 11 JW(2) 생 페테르스부르크 Yubileyny 알렉세이 미쉰, 타티아나 프로코피예프
 안나 포고릴라야 98 / 4 2002 12 JGPF (3)13 JW (3) 모스크바 Sambo 70  안나 차레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98 / 6 2002 11 JGPF (1)12 JW (1)   13 JW (2) 모스크바 Sambo 70  예테리 투트베리제, 세르게이 두다코프
 엘레나 라디오노바 99 /  1 2002 12 JGPF (1)13 JW (1)    14 JW (1) 모스크바 CSKA 인나 곤차렌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99 / 11 2002 13 JGPF (3) 14 JW (3) 모스크바 Sambo 70 예테리 투트베리제, 세르게이 두다코프

 세라피마 사하노비치

00 / 2  2007 13 JGPF (2) 14 JW (2) 모스크바 Sambo 70  예테리 투트베리제, 전코치) 알리나 피사렌코 
 마리아 소츠코바 00 / 4 2004 13 JGPF (1) 모스크바 Snow Leopards  스베틀라나 파노바
 알렉산드라 프로클로바 00 / 4 2004  13 JGPF (5)  모스크바 CSKA 인나 곤차렌코

* JGPF-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JW - 주니어 세계선수권

* 선수 및 코치 이름을 클릭하면 해당하는 영문 wikipedia 페이지가 뜹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주니어 월드 메달리스트 (2008~2014)

출처: 위키피디아

 

러시아 주니어 여자 피겨의 강세가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제기되지 않습니다.

또한 시니어에 진출하는 신동들과 그들간의 내부 경쟁에 의해

이제 시니어 레벨에서도 러시아 여싱은 

국제무대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 신동 1세대, 1.5세대, 2세대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니어 월드 참가권 3장을 놓고 격돌하게 됩니다.

이들중 한명은 내년 봄 상하이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예상한 신동 0.9세대 오브차로바, 셀레펜은 이미 각각 스위스와 이스라엘로 떠났습니다.

어려운 90년대를 고군분투하며 성장한 엘레나 레오노바 만이 신동들에 대항해 러시아에 홀로 남아 있습니다.

 (사진출처: 아이스네트워크)


하지만, 그것이 주니어 레벨에서처럼 시니어 탑 포디움의 스윕으로 갈지

그리고 그들중 누군가가 왜곡된 판정이 아니라 프로그램으로 기억되는

진정한 레전드로 기억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부호 혹은 칸을 비워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쉰 코치가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계에 했던 질문은

이제 러시아에 되돌아 오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재능있는 스케이터의 숫자가 아닙니다.

과연 러시아 코치들은 새롭게 변한 피겨 스케이팅 환경에서

챔피언을 키우는 방법을 알고 있을까요?

 

어쩌면 그것은 역설적으로도 챔피언을 키우겠다는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최근 러시아 주니어들의 강세는 매시즌 선수들이 바뀌면서 계속되겠지만

정작 이들이 시니어로 갔을 때,

3+3 점프, 타노, 후반부 점프 몰아뛰기 등의 점수 수집 이외에

종합적인 스케이팅 스킬과 창의적인 마인드가 없이

얼마나 멋지게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3+3의 빠른 습득에만 치우치다 보니 

롱엣지와 부정확한 도약등의 잘못된 습관을 지니기도 쉽고,

고난이도 기술을 어린나이에 시도하는 만큼 

이들이 성장기를 지나며 부상을 당할 위험도 더 많습니다.

 

1964년생인 니나 모제르가 러시아 페어의 쓰러져가던 자존심을 

볼로소자/트란코프를 통해 되살렸듯이

모제르 코치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볼로소자/트란코프

 

어쩌면 러시아 여싱의 미래도

예테리 투트베리제일리아 아버부흐 같은

새로운 세대의 코치와 안무가에 달려있을지도 모릅니다.


2013 주니어 월드 포디움 스윕 후, 러시아 3인방과 새로운 세대의 코치들

아랫줄 왼쪽부터 괄호는 코치, 리프니츠카야 (예테리 투트베리제), 라디오노바(이나 곤차렌코), 포고릴라야(안나 차레바)


지난 시즌 호평받은 리프니츠카야의 "쉰들러 리스트" 프로그램도 

본인의 선곡 의지를 관철시킨 리프니츠카야의 개성과 고집,

그리고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결국 스케이터의 의견을 받아들여 좋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준 

뚜르베리제아버부흐의 열린 자세 때문이었다는 것은 시사해 주는 바가 많습니다.

이것은 권위적인 도제 시스템으로 유명한 

이전 세대 러시아 코치와 안무가들과는 사뭇 다른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프리 경기 전의 리프니츠카야와 코치 투트베리제

리프니츠카야와 안무가 일리아 아버부흐

2013 스케이트 캐나다 리프니츠카야 FS 쉰들러 리스트, 

직관했던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주변의 관중들은 리프니츠카야가 링크에 등장하자마자 

낮은 탄성을 터뜨리며 영화 속의 빨간 코트 소녀를 떠올리더군요.

유튜브 유저가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컨셉으로 흑백으로 전환한 영상입니다.

 

또한 여싱 최초로 주니어 월드를 2연패한

엘레나 라디오노바는 똘기 넘치는 일명 "좀비 갈라"를 통해 

점핑 머신이 아님을 보여주 듯 끼를 발산하며

지난 시즌 피겨팬들의 귀여움을 받은바 있죠.

 

 

하지만,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를 보면

러시아 주니어들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신동 1세대와 달리 좀더 자신만의 개성을 가져나가는 것 같던 이른바

러시아 신동 2세대 중 

사하노비치, 메데브데바의 프로그램이 주니어 그랑프리를 통해 공개된 지금

그들은 왠지 모르게 자신들의 장점과 개성들을 많이 잃어버리고,

후반부 가산점, 3+3 점프, 타노점프로 대표되는

획일화된 전략과 안무로,

찍어낸 생산품 마냥 비슷해지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요.

그 와중에서 그들의 불안한 점프자세와 엣지도

어텐션 마크로 가릴수록 더욱 드러나 보였습니다.


예브게니 메데브데바 FS 2014 JGP Courchevel


세라피마 사하노비치 FS 2014 JGP Courchevel


사하노비치메데브데바의 프로그램을 본후

이제 5차 부터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할 

소츠코바, 프로클로바의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궁금하면서도

시즌 초만큼 기대가 많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서로 경쟁하며 건전한 견제를 통해 다양성을 유지하던

생 페테르스부르크와 모스크바의 팽팽했던 피겨 라이벌리가

최근 생 페테르스부르크의 침체로 약화되고

모스크바로 피겨의 동력이 집중되는 것도

그 암울한 시작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그 나이에 찾아보기 힘든

우아한 스케이팅과 프로그램을 자랑하던 사하노비치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의 프리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봄, 생 페테르스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훈련지를 옮기고 코치를 바꾼 후 급작스럽게 변화된 모습이

그 우울한 전주곡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역설적으로도 사하노비치의 새로운 코치이자 안무가는 

바로 앞에서 리프니츠카야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며 언급했던 

러시아 신세대 코치의 대명사 예테리 투트베리제입니다.

 

90년대 중후반 떠오르던 많은 러시아 주니어 여싱중

결국 레전드가 된 것은

첫 주니어 월드에서 포디움에 오르지도 못하고,

화려한 제자들을 자랑하는 유명 코치의 스케이터도 아닌

 

당시에는 유명하지 않던 자나 글로모바 코치에 의해 발굴되어

그 코치와 커리어를 끝까지 함께 했던,

그리고 첫 주니어 월드에서 8위라는 성적을 기록했던

이리나 슬루츠카야였습니다.

 

90년대 중후반의 그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냈던,

이리나 슬루츠카야 세대와 달리 

이들 풍요로운 신동의 세대에 대해서는

 

결국 몇년이 흐른 뒤,

"(러시아 주니어 피겨는 강함에도) 러시아 시니어 여싱은 왜 빛나지 못할까?"

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심판들에 의해 만들어진 우승자가 아닌

진정한 여싱 레전드가 러시아에서 탄생하게 될 지는...

 

이 잔혹한 스포츠에서는

결국

시간이 증명해주겠죠.

 

ps.

어쩌다 보니

러시아 피겨계의 최근 흥망성쇠를 정리하는

포스팅이 되었는데요.


결국 피겨 스케이팅은

링크라는 시설과 코칭 스탭 그리고 스케이터라는

세 축으로 움직이는 듯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환호와 성원을 보내는 팬들의 존재가

자그마하나마 힘이 될수 있겠죠.


한국의 피겨계는 어떻게 될까요?


한국 피겨의 문제는 좀더 복잡합니다.

김연아 선수 신드롬으로

피겨에 입문한 김연아 키드로 인해

최근 폭발적으로 선수층이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많은 피겨 선수들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요?


저변 확대의 과실을 수확하는 첫 세대인

지금 은퇴하는 탑선수들은 현역 은퇴와 함께

대부분 모두 코치로 활동할수 있게 되었지만

지금의 저변확대 세대의 스케이터들이 은퇴할

10년 뒤에도 과연 그럴까요?


한국사회의 압축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ex. 세대간 착취, 비자립적 해외의존 경제, 무한경쟁, 부익부 빈익빈, 승자독식, 복지 안전망 부재 등등)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몇년안에

고스란히 보여줄 것만 같은 한국 피겨계


관련해서 언젠가 포스팅할 기회가 있겠죠...


위에서 잠간 소개했던 

KBS 시사기획 창 "한국 피겨, 김연아 이후를 말하다"를 

링크합니다.



러시아 주니어 여싱들은 요즘 왜 강할까?

도대체 어디서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러시아 신동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최근 피겨 스케이팅 팬들 사이에서

정말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월드 포디움을

스윕한 데 이어,


이번 시즌에는

주니어 그랑프리가 4차를 끝으로 반환점을 돈 지금,

러시아 여자 피겨는 사상 유례 없는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의 전대회 우승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미 메드베데바와 사하노비치가

각각 2번의 우승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일찌감치 확정지었고,

남은 3번의 대회에서도 출전을 기다리는 

러시아 신동들, 소츠코바와 프로클로바가 부상에서 회복되었다면 

그들의 우승은 매우 유력합니다.


러시아 주니어 여싱은 지금 기세대로라면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전대회 우승이라는 초유의 기록은 물론

2시즌 연속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그리고 주니어 월드의

포디움까지 휩쓸어 버릴 것 같습니다.


최근의 러시아 주니어 피겨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위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차례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봅니다.


예전에는 어땠을까요?

진짜 강하기는 한걸까요?

그렇다면 왜 지금 강해진 것일까요?

주니어 여싱의 강세는 시니어까지 이어질까요?


피겨 스케이팅 제국 소련의 블라인드 스팟, 여자 싱글


사실 러시아 피겨를 대표하는 것은

(순서대로) 페어, 아댄 그리고 남자 피겨입니다.

상대적으로 여자 피겨는 소련 시절에도 가장 약한 종목이었습니다.


이리나 슬루츠카야
(1979년생)가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은메달을

그리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딸 때까지

러시아/소련 여싱이 올림픽에서 얻은 메달은

1984 사라예보 올림픽에서의 키라 이바노바(1963년생)의 동메달이 전부였습니다.


2002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왼쪽부터 이리나 슬루츠카야, 사라 휴즈, 미셸 콴


이것은 단지 올림픽 징크스는 아니였는데요.

세계선수권에서도 소련은 유독 여자 싱글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소련이 여자 싱글에서 거둔 세계선수권 첫 포디움은

1983년 3위를 거둔 엘레나 보도레조바였습니다.

그 후 1984 안나 콘드라쇼바,1985 키라 이바노바

카타리나 비트에 이어 2위에 오릅니다. 


이것이 세계선수권에서

74년 동안의 소련 시절, 여자 싱글이 거둔 포디움의 전부였죠.


미국 레이크 플레시드 1980링크 앞에 걸린 이제는 사라진 냉전의 유물, 소련과 유고슬라비아 국기, 2012 JGP 때 찍은 사진.


물론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3명의 포디움도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페어와 아댄에서 수십년간 포디움을 점령해 왔던

그리고 남싱에서 포디움을 놓고 꾸준히 북미와 경쟁해왔던

피겨 스케이팅 왕국 소련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왜 소련 피겨는 유독 여싱에서만 힘을 쓰지 못했을까요?


여자 싱글이 우선 선택사항인 다른 국가의 피겨문화와는 달리

소련 체제에서는 여자 유망주들은

일단 페어와 아댄으로 배치되었고,

싱글 스케이팅은 그 다음의 선택지였습니다.

국가 주도의 전략 종목에서 여싱은 차순위로 밀렸던 것이죠.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제 소련이 아닌 러시아에서

여싱은 다시 기지개를 폅니다.


주니어 레벨에서 1994년 주니어월드에서 이리나 슬루츠카야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1999년까지 연속으로 엘레나 이바노바, 다리아 티모센코, 율리아 솔다토바 등의 유망주들이

주니어 월드 포디움에 올라갔고,


시니어에서도 96년부터 2005년까지 슬루츠카야는 물론

동세대 동료들인 마리아 부츠르스카야, 율리아 솔다토바, 엘레나 소콜로바 역시

월드 포디움에 차례로 오르며 80년대와 같은 짧은 도전이 아닌,

러시아의 첫 여자 싱글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특히 이리나 슬루츠카야

1996년 월드에서 3위로 포디움에 오른 후

미셸 콴과의 유명한 라이벌리를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되죠.

출처: 위키피디아


하지만 슬루츠카야의 은퇴와 함께

이후 알레나 레오노바 (1990년 생)가

2012 시니어 월드 은메달을 따기까지

러시아 여싱은 유례없는 침체기에 들어갑니다.


그냥 이전의 인기 없던 소련 시절의 여싱으로 돌아간 걸까요?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우선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소련/러시아의 독특한 피겨 선수 육성 시스템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소련/러시아의 피겨 선수 육성 시스템

러시아의 엘리트 피겨선수 육성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소련 시절의 육성시스템도

지금의 러시아 시스템과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엘리트 스케이터들은 대부분 만 4세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합니다.

예브게니 플루센코 그리고 최근에는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의 코치로 잘 알려진

점프 훈련의 마스터, 알렉세이 미쉰 코치는

뚝따미셰바가 만 12세라는 이른 나이에 

러시아 내셔널 시니어에 출전한 것에 대해 비판을 받았을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속가능한 훌륭한 미래를 가진 선수는 망가지지 않을 것이다. 12살 이전에 스케이터가 트리플을 뛰지 못하면 결코 뛸수 없다."

영문 번역 링크

(꼭 그런것 만은 아니죠...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탑싱이 되기는 힘들지라도 그리고 흔하지는 않아도

한국 스케이터 중에서도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 트리플을 뛴 선수들이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 여자 싱글 피겨 교육의 명제는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나이인 만13세가 되기 전에

고난이도 트리플 점프를 넘어서,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7세에 피겨를 시작한 사라피마 사하노비치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의 엘리트 여자 선수들은 대부분 만 4세 정도에 피겨를 시작하고,

이중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유명 코치들이 받아들입니다.

러시아 피겨는 엄격한 도제 제도로 

북미처럼 코치를 선수가 고용한다기 보다는 

여전히 코치가 선수들을 오디션해서 받아들이는 시스템입니다.


러시아의 엘리트 여싱 육성 시스템에서는

만 4세부터 12세까지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이미 여싱으로서의

성공여부는 결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싱의 경우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러시아의 경우는 더욱 단호하죠.


핀란드 여싱들이

10대 중반에도 트리플 종류를 늘리고 점점 발전하는 것

미국과 캐나다의 여싱중에 10대 중반에 고난이도 트리플을 마스터하면서

탑싱으로 발돋움 하는 선수가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일반 학교를 다니거나 홈스쿨링을 하며

학업을 병행하는 북미 및 다른 유럽의 스케이터와 달리

러시아의 스케이터들은 체육 전문학교에 다니면서

어린 시절부터 학업보다는 훈련에 중점을 둡니다.


러시아 피겨의 잃어버린 세대


소련의 피겨가 페어와 아댄 그리고 남싱에 집중했지만,

워낙 치밀한 엘리트 육성 체제와 우수한 인프라 덕에

여싱도 탑싱급의 주니어 유망주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1년을 마지막으로

러시아 주니어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포디움에서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이후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포디움은 커녕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엔트리에서도 2003년 1명이 진출한 것을 제외하고

러시아 주니어 여싱은 진출하지 못합니다.


그랑프리 파이널 엔트리가 당시 2008년을 제외하고 8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러시아 탑 여싱의 한 세대가 완전히 없어진 셈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미국과 일본의 주니어들이 차지하죠.


출처: 위키피디아


2002년부터 2008년까지의 기간에

주니어 그랑프리에 데뷔했던 러시아 여싱들은

만 4세부터 12세까지의 결정적 시기를

90년대에 보낸 세대입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이죠.


이 세대 중 유일하게 알레나 레오노바(1990년 11월생)만이

주니어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남기는데요.

07/08 주니어 그랑프리 시즌의 부진으로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08/09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한 후

시즌 마지막에 2009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출전 우승을 차지합니다.


추억돋는 2009 주니어 월드 포디움, 왼쪽부터 캐롤라인 장, 알레나 레오노바, 애슐리 와그너



러시아 신동들의 시대가 열리다

2009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러시아는 오랜 여싱 가뭄에서 벗어나

8명의 엔트리 중 3명이 동시에 파이널에 진출합니다.

안나 오브차로바, 폴리나 쉘레펜, 크세니아 마카로바입니다.

그리고 이중 셀레펜이 2위를 기록하며 8년만에 러시아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섭니다.


09/10 시즌은 이른바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의 "러시아 신동 1세대"가

주니어에 데뷔하기 바로 1시즌 전이었는데요.

대략 러시아 신동 0.9 세대라고 할수 있는데요.

지금은 스위스로 국적을 옮긴 안나 오브차로바 (1996년 3월생)는 물론

한국 팬들이 이른바 폴리나 S/A/K라 부르는 세 선수 모두 같은 0.9 세대로

폴리나 셀레펜 (1995년 7월생), 폴리나 아가포노바 (1996년 4월생, 2010 JW 3위),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1996년 4월생, 2011 JGPF 3위) 

모두 대략 2000년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첫 러시아 포디움 스윕인 2011 JGPF의 스윕은 

어느새 노련한 주니어가 된 신동 0.9세대와 새로 올라온 신동 1.5세대 리프니츠카야의 합작품이었다.

왼쪽부터 폴리나 셀레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1992년 12월생인 크세니아 마카로바

미국에 이민을 간 후 8세부터 스케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마카로바가 러시아에 있었다면 너무 나이가 많다고

피겨 스케이터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크세니아 마카로바


2010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쉘레펜,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가 진출하여

소트니코바가 우승, 뚝따미셰바가 2위를 차지합니다.


2010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왼쪽부터 뚝따미세바, 소트니코바, 리지준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Li_Zijun


같은 시즌 3달 뒤 열린 한국 강릉에서 열린

2011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역시

소트니코바뚝따미세바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러시아 신동세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립니다.


1996년 하반기에 태어난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의 이른바

"러시아 신동 1세대" 역시 

이들이 만 4세가 되던 2000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습니다.


2010/11 시즌부터 지금까지 

러시아 주니어 신동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세계선수권의 

포디움을 휩쓸기 시작합니다.


2010/11 시즌 이후 러시아 이외의 선수들

JGP 파이널과 주니어 월드의 포디움에 선 것은

리지준 (중국, 2010 JGPF 3위), 한나 밀러 (미국,2012 JGPF 2위), 

아그네스 자와즈키 (미국, 2011 JW 3위), 그레이시 골드 (미국, 2012 JW 2위)

단 4명에 불과합니다.

24개의 포디움 자리 중에 20개를 러시아 주니어 여싱이 독식한 셈입니다.

20개의 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여싱 주니어들은 모두 2000년 이후에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선수들입니다.


도대체 1990 부터 10년동안 러시아 피겨계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2000 은 러시아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Wind of Change (변화의 바람) - 1991 모스크바


I follow the Moskva
Down to Gorky Park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An August summer night
Soldiers passing by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모스크바를 거닐며

고르키 공원으로 향합니다.

8월 한 여름 밤에 

변화의 바람을 들으며..

병사들이 지나갑니다.

변화의 바람을 들으며..


The world is closing in
Did you ever think
That we could be so close, like brothers
The future's in the air
I can feel it everywhere
Blowing with the wind of change


세계는 더 가까워졌어요.

우리가 이렇게 형제처럼

가까워 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 있나요?

미래는 시작되고 있어요.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나는 모든 곳에서 느낄 수 있어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집니다.

소련은 1991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냉전은 역사책의 용어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냉전의 마지막 유물로 한반도에는 DMZ가 남죠...)


독일의 락그룹 스콜피온에게는 모스크바에서 느끼는 이 변화의 바람이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변화였겠지만,

(그리고 결국 세상은 그들의 전망처럼 그리 희망적으로 바뀌지는 않았죠.

이데올로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종교와 민족감정은

전선이 없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악마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90년대 유고슬라비아는 인간의 최악을 경험하게 한 전쟁터가 되었고,

아프리카는 부족간의 내전에 시달렸고,

중동은 서구의 폭격목표물이 되었죠)


그 변화의 와중에 살아가야 하는 모스크바의 시민들에게

변화의 바람은 자유의 바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생존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소련, 가게가 열기전 미리 줄을 선 사람들

소련 붕괴 한달전, 이미 경제 체제는 붕괴된 상황이었다. 빵을 사기위해 줄은 선 사람들 (1991년 11월) 

출처: http://s1.zetaboards.com/anthroscape/topic/5036486/1/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소련의 경제 체제가 무너져가면서

생필품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야 했던 모스크바 시민들은

잠시 서방의 패스트푸드를 사먹기 위해 새로운 줄을 섰습니다.


1991년 모스크바의 맥도날드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스크바 시민들, 

출처: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730684/Russia-conducts-checks-McDonalds.html


잠시 자유를 만끽하는 듯 했던

러시아는 이후 지독한 10여년의 경제공황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자본주의는 도입되었지만, 회복될줄 모르는 경제 때문에

또다시 붕괴 이전 처럼 줄을 서야하고 배급을 타야했죠.

그리고 정치는 쿠데타 시도로 더욱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진주한 친공산 쿠데타 군의 탱크, 결국 이들은 퇴각하고 쿠데타는 실패했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스크바 시민들

러시아 툴라에서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


냉전체제의 붕괴로 촉발된 90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 및 

91년의 소비에트 연방 붕괴 및 98년 재정위기 사태에 이르기까지...

2000년 까지, 90년대 내내 러시아 경제는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소련의 붕괴후 러시아의 GDP 변화,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History_of_Russia_(1992%E2%80%93present)


즉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러시아 스케이터들은

피겨에 입문하고 기술을 가다듬어야 할 나이인

4세~12세 사이에 이 경제위기를 맞이 했습니다.


먹고 사는 것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90년대 러시아의 링크들은 관리가 안되어

빙질이 형편 없었고,

결국 90년대 후반에는 탑 페어팀과 아댄팀 조차 

아이스 타임을 확보할 수 없어

미국의 링크로 가서 훈련을 해야했을 정도였죠.


또한 계속된 러시아의 경제침체로

90년부터 러시아의 코치진과 스케이터들의 북미로의 엑소더스가 이루어져서

인적 인프라도 붕괴되었습니다.

링크시설의 낙후와 인적 인프라의 붕괴 이에 따른 피겨 선수의 감소는 악순환되며 반복되었고,

러시아의 탑 스케이터들과 코치진들은 더욱더

미국으로 미국으로 향하게 되었죠.



1990년 북미 아이스 투어 중 망명한 그레고리 수르, 이고르 슈필반트를 시작으로

이듬해 소련의 붕괴 이후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국가의 지원이 끊기면서

소련의 스케이팅 인력은 현역선수, 코치 가리지 않고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1991년, 그동안 러시아 엘리트 페어를 위해 안무를 해왔던

마리나 주에바 역시 미국으로 떠나 

이고르 슈필반트가 있던 디트로이트 클럽에 합류합니다.


2005년 세계선수권에서 20년만에 미국 아댄 벨빈/아고스토 팀이 포디움에 오릅니다. 

제일 왼쪽이 주에바, 제일 오른쪽이 슈필반트


소련의 몰락과 인력의 이동은

미국에게는 커다란 기회였습니다.

미국의 스케이터들은 러시아의 유능한 코치들에게서 훈련을 받게 됩니다.

이고르 슈필반트, 마리나 주에바 등이 디트로이트 클럽에서 미국 아댄의 터전을 닦기 시작하죠.

"Rent a Russian" (러시아 선수/코치를 빌린다) 라는 냉소적인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구요.

미국의 아이스 댄스는 러시아에서 건너와 미국 전역에서

코치로 일하기 시작한 인력 덕에 서서히 부흥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러시아에서 끝까지 묵묵히 지킨 것은 바로

생 페테르스부르크 피겨의 대부 알렉세이 미쉰 이었습니다.

미쉰은 90년대 생 세인트부르크에서  알렉세이 우르마노프, 알렉세이 야구딘 그리고 예브게니 플루센코를 길러냅니다.

그에 의해 러시아 남자 스케이터들은 치명적인 경제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해지면서 북미의 남싱들을 제치고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미쉰이 생 페트르스부르크에서 남자 싱글 스케이터를 길러내는 동안

현역선수 시절 미쉰의 페어 파트너였던

타마라 모스크비나는 

페어 파트너였던 생 페테르스부르크 피겨의 중심, 모스크비나 코치와 미쉰 코치가 기념 공연을 하고 있다.


레닌그라드에서 소련 붕괴후

제정 러시아 시절의 이름인 생 페테르스부르크를 되찾은 

마린스키 발레 극장이 있는 바로 그 도시에서 

묵묵히 러시아 페어의 전통을 지킵니다.


1993 Piruetten 대회 (릴리 함메르 프리 올림픽의 경기) 키스 앤 크라이, 왼쪽부터, 미슈쿠테노크, 드미트리예프, 모스크비나


국가의 지원이 끊긴 와중에도 그의 제자 나탈리아 미슈쿠테노크 /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페어 챔피언이 되죠.



생 페테레스부르크를 지켜오며 모스크비나의 코치아래 훈련해온

1992 알베르빌 올림픽 챔피언 미슈쿠네노크 / 드미트리예프


모스크바 페어의 대표였으나 미국으로 떠나 마리나 주에바의 안무를 받으며 훈련해온

1988 캘거리 올림픽 챔피언 고르디예바 / 그린코프


1994년, 릴리 함메르 올림픽에서 대결합니다.


이들의 대결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페어 챔피언끼리의 맞대결임과 동시에

러시아 피겨의 양대 라이벌

생 페테르스부크르 vs. 모스크바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기도 했고,

둘다 러시아를 대표했으나 그들의 훈련지에 따라

러시아 시스템 vs. 미국 시스템의 대결이기도 했습니다.


이 대결에서 이기는 팀은

단지 릴리함메르 올림픽 우승이 아니라

역사에 남을 페어의 레전드가 될 운명이었죠.




결과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고르디예바/ 그린코프의 승리였습니다.

관련 포스팅: 옛날 비디오를 보다 - 릴리함메르 올림픽 페어 발굴 영상


고르디예바와 그린코프가 릴리함메르 올림픽 전에 훈련했던 미국의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에서,

그린코프는 올림픽 이듬해 급작스런 심장질환으로 사망합니다.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 복도에 팬들이 헌정한 그린코프 추모 기념판입니다. 2012 JGP 때 찍은 사진입니다.


세기의 페어 대결의 엇갈린 승패가 암시했듯이,

90년대 후반이 되어도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끝날 줄을 몰랐고,

오히려 더 심각해집니다.


모스크바 피겨를 대표하는 러시아 페어의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도 

1997년, 결국 미국의 코네티컷 (인터내셔널 스케이팅 센터)으로 떠납니다. 

2006년까지 10년간 미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죠.


1998년 재정위기로 최악의 상황에 다다른 러시아의 경제 공황은

러시아 피겨 인프라에 

마지막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생 페테르스부크르를 지키던 타마라 모스크비나

1998년, 경제 위기로 관리가 안되던 링크 때문에 훈련을 지속 할 수 없었고,

결국 그녀와 함께 일하던 코치진 및 페어팀과 함께 

훈련장을 찾아 미국으로 떠납니다.

비록 94년 릴리함메르에서 고르디예바/그린코프에 졌지만,

러시아를 지키며 92년과 98년 각각 다른 파트너와 페어 올림픽 챔피언이 된 2관왕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도 

이젠 코치가 되어 그녀를 따라 나서죠.

이후 모스크비나는 3년여 미국의 코네티컷과 뉴저지에서 코치를 하면서,

그녀를 따라 온 러시아 페어팀들을 훈련시키며

미국 땅에서 러시아 페어의 명맥을,

러시아 올림픽 페어 챔피언의 계보를 이어갑니다.


한편, 1998년 플루쉔코의 라이벌이자

같은 미쉰의 제자 알렉세이 야구딘도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훈련지를 옮깁니다.

미국에서 코치를 하던 타티아나 타라소바에게 코치를 받게 됩니다.

러시아 피겨의 자존심 야구딘의 미국행은 러시아에서 많은 비판을 받게 됩니다.

오래된 스승 미쉰을 떠나 미쉰 코치의 오랜 라이벌인 타라소바에게로 간 것도 비판의 이유였죠.



이제 러시아에 남은 것은

야구딘의 라이벌이자 링크 동료였던 플루쉔코

그리고 미쉰 코치 였습니다.


2002년 미국에서 열린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남자 싱글은

두 러시아 라이벌의 피할수 없는 대결로 주목을 받습니다.


어려운 시절

좋은 환경을 찾아 미국으로 떠난 타라소바 코치와 알렉세이 야구딘

VS.

끝까지 러시아를 지킨 미쉰 코치와 예브게니 플루쉔코의 

떠난자와 남은자의 한판 승부였습니다. 



결과는 이번에도 미국 훈련파의 승리였습니다.

야구딘은 압도적 경기로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2부로 이어집니다.


러시아 주니어 여자 피겨는 왜 강할까? (2부)

- "엘리트 육성 시스템의 귀환과 신동들의 미래"

온라인에는 한국의 피겨 스케이터들을 응원하는 많은 팬 카페들이 있습니다.

오프 시즌 동안 팬카페에서 활동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스케이터에 대한 새로운 프로그램 소식도 듣고,

팬들끼리 피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겠지요.


처음에는 쑥스럽더라도 가입인사로 시작해서

한줄 남기기에서 출발,

조금씩 댓글을 달고 포스팅을 하다보면

팬카페 활동에 푹 빠지게 되실 거에요.


개인적으로

일반 오픈형 게시판에서 

피겨에 대해 치밀하고 빡터지게 논쟁하는 방법과

쓸데없는 딴지를 극복하는 법을

수련했다면


이들 팬카페에서 활동하면서는

각 선수들의 각자의 상황과 어려운 점들을 많이 느끼게 되면서,

피겨 스케이터들을 응원하는 팬으로서의 자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피겨팬질을 하면서 그리고 피겨 블로그를 운영 하는 데 있어서

제가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많은 원칙들도 사실은 이 곳들에서 배웠습니다.

물론 덕분에 좋은 피겨팬 횽들도 많이 알게 되었죠.


피겨팬질 혹은 덕질의 대략의 기본 원칙은 그런거 같습니다.

1) 내 선수 소중하면 남의 선수도 소중하다

2) 선수 자신과 코치만큼 스케이팅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3) 팬들끼리는 평등하다

4) 팬들은 선수에게 무조건 주는 사람이다

이 원칙들만 지키면 별다른 일은 없습니다...


일단 컴피 및 아이스쇼에서 현재 활동하는 선수들을 기준으로 

선수본인이 이른바 인증을 남기거나 인정한

공식 팬카페들을 리스트 해봤습니다.

포스팅을 할 때 회원가입이 없이 

오픈형으로 쓸수 있는 곳은 리스트 하지 않았습니다.

주소를 클릭하시면 새창으로 방문하실수 있습니다.


팬카페에서 서로 포스팅과 댓글로 만나게 되면

환하게 인사해주시구요...


즐겁게 응원하세요~~~


여자싱글 


김연아 http://cafe.daum.net/figureyeona

곽민정 http://cafe.daum.net/figurelove

김해진 http://cafe.daum.net/starhjk

박소연 http://cafe.daum.net/soyeonZZang

박연준 http://cafe.daum.net/vlrudy

안소현 http://cafe.naver.com/figurequeensohyun

조경아 http://cafe.daum.net/KyoungAhCho

최진주 http://cafe.naver.com/icefiguerelf (클라우디아 뮬러)

최휘    http://cafe.daum.net/figureskaterchoihwi


남자싱글


김민석 http://club.cyworld.com/minseokkim

김진서 http://cafe.daum.net/figurejimbo

이동원 http://cafe.daum.net/gogodongwon

이준형 http://cafe.daum.net/JunehyoungLEE


아이스 댄스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http://cafe.daum.net/rebeka-kim


싱크로나이즈드

팀 블레싱 팀카페 http://cafe.naver.com/teamblessing


* 빠진 곳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인증 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하겠습니다.

- 2014년 4월 10일 현재 - 


우리 스케이터들 부상없이 본인들이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즐겁게 은반위에 설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부상중인 스케이터들은 힘내서 어서 빨리 돌아오세요~~~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프 시즌 가장 많은 변화는 역시

커플이 같이 움직이는 아이스 댄스과 페어에서 일어납니다.

싱글 경기가 은퇴가 중요한 이슈라면

이들 팀경기에서는 같이 은퇴하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각자의 길을 가기도 하고 파트너가 바뀌기도 합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부상 등으로 둘 중 한명이 어쩔수 없이 은퇴하고

남은 한명이 다른 파트너를 찾아야 되는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는 특히 은퇴한 선수의 빈자리가 크게 보이죠. 


같은 꿈을 공유하다

그 꿈이 좌절될 경우 결국 다른 길을 향해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올림픽 시즌이 끝난 이번 시즌 

많은 팀들에게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네요.


2007 주니어 그랑프리 레이크 플레시드의 포디움 기념촬영에서

이제는 볼수 없는 세 팀의 아이스 댄스 팀을 볼수 있습니다.


출처: http://davecskatingphoto.com/photos_2007_lakeplacid.html


위 사진의 두 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떠나간 빈자리 혹은 이제 보게될 반쪽의 빈자리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에밀리 사무엘슨 / 에반 베이츠 Emily Samuelson / Evan Bates


현재 파트너가 없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컴피를 떠나게 된 여자 댄서중

가장 좋은 스케이팅 스킬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꼽으라면

저는 단연 에밀리 사무엘슨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2007 JGP 레이크 플레시드 컴퍼서리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Samuelson_%26_Bates_2007_JGP_USA_CD.jpg


2008년 주니어 월드 챔피언이었던 이들은 시니어로 오며 잠시 부진했지만

2010 미국 내셔널에서 좋은 경기를 하며

밴쿠버 올림픽에 타니스 벨빈/ 벤 아고스토, 메릴 데이비스/ 찰리 화이트에 이은 

미국의 3번째 아댄대표로 올림피안이 됩니다.


올림픽에 나가기 전 2010년 2월 초, 

지역신문에 실린 이들의 영상과 기사의 사진 입니다.

가장 기대에 넘치던 이들의 행복하던 한때입니다.


출처: http://www.washtenawvoice.com/2010/02/local-skaters-international-dreams

(c) Andrew Kuhn (WASHTENAW VOICE)


그들은 심지어 글자를 알기 전부터 스케이트를 탔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하기 위하여 파트너로서 함께 연습해 왔다.

바로 이순간 올림픽을 기다리면서...




그리고 함께 처음으로 출전한 설레이는 올림픽


2010 밴쿠어 올림픽 오리지널 댄스 (c) AP


이들은 올림픽에서 11위를 기록하고 월드에서 Top 10 에 들며 

슬럼프에서 벗어나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 해 9월, 연습 도중 베이츠의 아킬레스건이

리프트에서 내려오던 사무엘슨의 스케이팅에 찔리고

베이츠의 재활을 위해 이들은 10-11 시즌을 스킵합니다.


팬들은 그들의 복귀를 기원하며

영상을 올리기도 했죠.


하지만 그들이 다시 링크에 섰을 때

탄탄하던 홀드도 그리고 

그동안 벌어진 이들의 정서적 거리도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2011년 6월, 10년을 같이 해왔던 이들은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베이츠는 메디슨 척과

사무엘슨은 토드 길레스 (역시 아이스 댄서인 파이퍼 길레스의 오빠)와 

파트너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나 사무엘슨의 파트너인 토드 길레스는 은퇴를 하게 되었고

에밀리는 그후 파트너를 만나지 못합니다.

그녀는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며 

아이스쇼에 가끔씩 홀로나와 

여전히 유려한 스케이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가정이란 원래 부질 없는 법이죠.


하지만,

만약 연습 도중 사고가 없었다면

그래서 이들이 계속 함께 했다면

아마도 post 버모, 찰메 시대의

선두주자 중 한팀이 되어 아름다운 프로그램들을

보여주고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에반 베이츠가 홀드하고 있는 그 곳에 

아직도 에밀리 사무엘슨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것은 

저 혼자만일까요?


그러나 

댄스는 계속됩니다.



조안나 렝코 / 미치 이슬람 Joanna Lenko / Mitch Islam


제가 응원하는 캐나다의 젊은 아이스 댄스팀이 있습니다.

바로 알렉산드라 폴 / 미치 이슬람 팀입니다.


하지만, 이슬람이 폴을 만나기 전

이슬람과 함께 8년동안 각종 대회를 누비던 파트너가 있었습니다.

바로 조안나 렝코입니다.


이슬람이 현재의 파트너인 폴을 만난 후

이들의 팬이 된 저로서는

아댄 팬들이 지금도 추억하는

그전 파트너와의 경기가 어땠을지 궁금했습니다.


아직까지 이들의 팬 홈페이지가 남아있더군요.

http://www.geocities.ws/lenko_islam/index-2.html



하지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세번이나 포디움에 오르며,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렌코 / 이슬람의 경기 영상은 

아쉽게도 찾아 볼수가 없습니다.

사진만이 남아있을 뿐이죠.



캐나다 아댄의 유망주로 떠오른 후

안타깝게도 조안나 렌코는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되었고

이들은 주니어 월드에 두번 연속으로 기권하게 됩니다.

관련포스팅 링크 http://shaunavonalliancechurch.com/?p=402


결국 렌코는 아이스 댄스를 그만두고

미치 이슬람은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중 

지금의 파트너 알렉산드라 폴을 만나게 됩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건강이 다소 호전된 조안나 렌코도 

새로운 파트너 제이슨 체퍼덱을 만나

복귀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훈련을 시작한후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건강이 악화되면서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없게 되죠.

즉흥 환상곡에 맞추어 새로운 파트너와 트위즐을 연습하던 영상을 보면

결국 컴피에 선보이지 못한 이 프로그램이 어땠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링크를 떠난 이후에도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어 고생했던

렌코는 라임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고

계속 투병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조일린 양 / 쟝 룩 베이커 Joylyn Yang / Jean-Luc Baker


아직도 아댄팬들 사이에 회자되는 

조일린 양 / 쟝-룩 베이커의 프로그램들입니다.

아이스 댄스란 기본적으로 신나는 춤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죠.




그들이 해체된 후에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된 저로서는 

뒤늦은 아쉬움을 느꼈다고 할까요.


주버니엘과 인터미디어트에서 

미국 내셔널 챔피언이었던 이들은

노비스와 주니어도 함께 하였고,

주니어에 데뷔한 2011년 6위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조일린 양 선수가 부상을 당한 후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아이스댄스를 그만두게 됩니다.


베이커는 다시 트라이 아웃을 통해 

현재의 파트너 케이틀린 하와예크를 만나게 되고,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하게 되죠.



어쩔수 없이 부상으로 아댄을 그만두어야 했던 조일린의 

트위터 프로필에는 자기소개가 이렇게 쓰여져 있습니다.


Used to be an Ice Dancer, now I'm just small, awkward, and usual. 

아이스 댄서였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작고, 어색하고, 평범할 뿐.


지난 3월 주니어 월드 챔피언이 된

쟝-룩 베이커와 그의 새로운 파트너 케이틀린 하와예크에게

조일린은 트위터로 축하의 인사를 보냈습니다.


그녀의 제2의 인생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그녀가 한 때 지녔던 열정의 순간을 기억하는 한

그리고 기쁨을 함께 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한

그녀의 미래도 결코 작거나 어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브리트니 심슨 / 매튜 블렉메르 Britney Simpson / Matthew Blackmer


한 때 미국 페어의 희망이었으나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각자의 길을 가게 된

심슨 / 블랙메르의 2011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타이타닉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이들은 

미국 페어로 2004년 이후 4년만에 JGP 파이널 포디움에 서게 됩니다.



미국 페어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제가 언제나 부르짖는 

바로 여자 선수의 디바 자질입니다.

브리트니 심슨은 제가 본 최근의 주니어 미국 페어팀 

여자 선수중 가장 디바로서의 잠재력이 큰 선수였습니다.


2013 주니어 세계선수권, (c) Claudio Villa/Getty Images Europe


블랙메르는 최근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트라이 아웃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쉽게도 심슨에 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네요.

그래도 곧 다시 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Gretchen Donlan / Andrew Speroff


2011년 가을, 해외 피겨 포럼에 

이스턴 섹셔널에 갈거라고 포스팅을 올렸더니,

한 유저분이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의 경기를 꼭 보라고 추천해주셨어요.




이스턴 섹셔널에서 이들의 경기를 보고 나니

왜 추천했는지 알 것 같더군요.


이들은 러시아 페어보다 더 러시아 같은 ("로씨야"가 아니라..) 

우아한 발레와 같은 페어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이스턴 섹셔널 직관에서 가장 빛나던 한 때였고,

저는 그날 이후 이들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시즌 제 피겨 블로그에 

"낭중지추" 라는 코너의 하나로 

이들을 응원하는 포스팅을 했습니다.


낭중지추 응원합니다 -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2012년 7월)

낭중지추 그들은 지금? -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2012년 11월)

낭중지추 내셔널의 1월 -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2013년 1월) 


하지만 이들은 아쉽게도 

중요한 대회 때마다 점프 컨시에 문제가 생기며

포텐셜을 발휘하지 못했는데요.

실망스러웠던 이번 시즌이 끝난 후 결국

각자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미국 스케이팅 팬들이 아쉬워하고 있고,

저역시 그들의 빛나던 첫인상을 잊어버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곁에 다른 파트너가 서 있더라도 이들이 같이 은반위에 서 있던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되겠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던

2009년 예전의 이들의 모습이 아직 유튜브에 남아 있네요.



베라 바자로바 / 유리 라리오노프 Vera Bazarova / Yuri Larionov


이번 시즌이 끝나자마자 또 한팀의 페어가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유리 라리오노프가 도핑으로 2년 동안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을 때도

베라 바자로바는 다른 파트너를 찾지 않고 그의 곁을 지켰는데요.

결국 올림픽 시즌의 성적 부진이 그들을 다른길을 가게 만들었네요.


2013년 8월, 연습 링크에서의 바자로바 / 라리노프

http://www.goldenskate.com/2013/08/bazarova-and-larionov-explore-new-directions (c) Tatjana Flade



위에 링크한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첫 그랑프리 우승의 영광을 안겨주었던

2012-13 시즌 쇼트 프로그램 "사랑의 꿈"입니다.

러시아의 전설적 페어들의 한 때를 

문득 문득 보여주던 프로그램이었죠.


결별을 선언한 라리오노프는 

에스토니아의 나탈리아 자비자코 선수와 연습할 예정이라고 하고,

바자로바는 안드레이 데퓨타트와 새로운 팀을 구성했습니다.


바자로바와 새로 팀을 이루게 된

데퓨타트와 이제 그의 전 파트너가 된 바실리사 다반코바 팀은 

제가 이번 주니어 월드 영상을 보고 쓴 페어 리뷰에 

다반코바의 키가 더크면 앞으로 문제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썼는데,

결국 헤어지게 되네요...

다반코바도 좋은 파트너를 다시 만나 링크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하튼

이제 아쉽게도 각자의 길을 가게 된,

바자로바와 라리오노프. 

각각 다른 파트너와 함께 펼쳐질 그들의 커리어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12 그랑프리 파이널, (c) RIA Novosti. Alexander Wilf



다들 아는 것처럼 14/15 시즌부터는

그동안 아이스댄싱과 갈라에만 사용되었던

가사 있는 음악이

피겨 스케이팅 싱글과 페어 컴피에도 전격적으로 허용됩니다.

관련포스팅: ISU의 꼼수 그리고 가사있는 음악의 도입


일단 첫 시즌에 어떤 가사 있는 음악들이 쓰일지

매우 궁금한데요.

우선 갈라를 통해 이미 몇시즌 그 인기를 증명한 아델

그리고 좀 실험적이라면 플로렌스 앤 머신 등의

여성 보컬의 음악이 여자 싱글 선수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애니매이션 "얼음왕국" (Frozen) OST "Let It Go"를 사용한

엘사들도 주니어 경기에 넘쳐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저는 가사 있는 음악의 피겨 컴피 음악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감정표현이 서툰 주니어들에게는 표현력을 기르기 보다는 

가사 있는 음악에 기대게 되는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고, 

또한 아무래도 심판진들에게 익숙한 영어 가사를 사용할 경우

영어권 스케이터들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케이팝 (K Pop)이 서서히 지구촌 곳곳에 알려지고 있는 지금

수세적인 반응에서 벗어나 이왕 이렇게 된거 

좀더 적극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처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하게된 두개의 프로그램이 있었죠.


지금은 아쉽게도 해체된, 

결성 때 기대를 모았던 아이스 댄스팀

최진주 (클라우디아 뮬러) + 장원일이 출연하는

작곡가 윤일상의 리메이크 앨범의 뮤직비디오입니다.




쿨이 불렀던 "애상"을 10cm가 

그리고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폴 포츠가 "I'm missing You"로 영어로 번안해서 불렀습니다.

뮤직 비디오에서 선보인 빙판 위에서의 안무들은 

가요의 가사와 선율에 아름답게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강한 인상을 남김 프로그램이 나왔습니다.

퀴즈...한국 남싱 피겨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2012 올댓 스케이트에서 선보인

김진서 선수의 Fantastic Baby입니다.

신예지 안무가가 안무한 이 프로그램은 

피겨 스케이팅 팬들은 물론 전세계의 Big Bang 팬들까지 찾아 보는 바람에

바이럴 비디오가 되어 

현재 유튜브 18 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케이트를 신고 있지는 않지만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에서 

소녀시대가 공연한 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은반 위에서의 K Pop은 

한국 스케이터들에게 한정된 것은 아닌데요.


커트 브라우닝이 2011 올댓 스케이트 섬머에서

박진영의 허니에 맞추어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구요.



특히 2012년 "강남 스타일"의 세계적인 히트가 여기에 불을 당겼습니다.

이미 여러 선수들이 갈라로 사용했고,

그 중에서도 미샤 지의 강남 스타일이 베스트였죠.



미샤 지는 EXO의 노래로도 갈라를 했습니다.



지금은 한국의 아이스 댄서로 활약하고 있는

K Pop 매니아, 티모시 콜레토도 싱글 시절 스케이팅 안무 경연대회에 

EXO의 음악으로 파이널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K Pop은 조금씩 쓰이고 있었습니다.

2013 주니어 월드챔피언

알렉산드라 스테파노바 / 이반 부킨의 쇼트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익숙한 멜로디와 음성이 들립니다.


박진영이 작곡한 "Swing Baby"를

울랄라 세션이 리메이크해서 부른 것이었죠.



"Swing Baby"는

비록 이후에 프로그램이 바뀌기는 했으나, 이번 시즌 초반

예카테리나 보브로바 / 드미트리 솔로비예프의 쇼트 댄스 마지막 부분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K Pop의 이러한 피겨 프로그램으로의 사용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관련포스팅: 원더걸스 Like This, 플래시 몹, K Pop 그리고 올댓스케이트 쇼


젊은 안무가들이 하나둘씩 K-Pop을 사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지금

최근의 K Pop은 이 포스팅을 읽는 여러분들과

젋은 안무가 스케이터들이 더 잘 아실테니


저는 예전의 가요들을 중심으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가요들도 보너스로 몇개


제가 주목하고 있는 레파토리는

바로 90년대 한국의 빛나던 가요들입니다.

특히 발라드 그리고 댄스음악이

컴피에 사용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는 했죠.


굳이 이 때의 음악들을 "한국 가요"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2000년 이후의 아이돌 그룹 중심의 K Pop과는 조금 다른

어떤 경향과 분위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처음 심의의 굴레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유롭게 창작을 하기 시작했던 젊은 세대의 

락그룹, 포크송 싱어송 라이터, 발라드 가수와 인디씬

그리고 아직 좀 순진한 맛이 남아있던 초창기 매니지먼트의 아이돌 그룹

이들이 공존하던 때의 음악들이죠. 

이들 음악은 지금도 리메이크 되면서 

한국 대중음악의 든든한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90년대 회상씬이라 생각하셔도 되구요..쯔업...^^;


여하튼 이 음악들이 지금의 한국의 하이틴들에게는

정말 오래된 LP 판 같은 낡은 음악일 수도 있겠지만,

해외에 알려질 때 이 음악은 처음으로 다가가는 음악일 것입니다.


10cm의 "애상" 뮤직 비디오 중


한국어의 낯설음이 다소 주저하게 된다면

연주곡으로 편곡해서 사용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스케이터를 위해서도 

그리고 이미 많이 알려지고 있는 K Pop의 미래를 위해서도

한국어 가사의 프로그램은 도전해볼만한 일일 것입니다.


다른 좋은 곡 있으면 댓글로 추가해주세요.

예전 가요 뿐만 아니라

피겨 프로그램으로 쓰일 만한 K Pop 추천도 

댓글로 받습니다.


우선 아이스 댄스부터 시작해보죠.

쓸만한 곡들을 몇곡 뽑아 봤습니다.


예전에 김레베카 팬카페에서 프리 댄스 곡 추천을 받을 때

제가 추천했던 곡에 좀더 추가를 해봤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음악들도 몇곡 추가시켜 봤습니다.



경쾌한 리듬에 살짝 스윙 느낌이 있는 

걸의 아스피린은 꽤 경쾌한 댄스 안무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너무 어색한 의상과 비쥬얼에 속지 마시고 음악을 들어보세요...

흥겹습니다~~~~


남녀가 투닥거리며 밀땅하는 내러티브는

쿨 음악만한게 없죠.

뮤지컬 맘마미아처럼 

아마도 쿨의 음악만 모아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을 만들 수 있을 듯.


기획사에서 나온 원조 아이돌 그룹의 첫 히트작입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HOT의 캔디입니다. (젝키 팬들 미안....)


콘서트에서 발라드 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빠른 템포의 음악이 나오면

이 때다 하면서 신나는 율동을 

의자에서 일어난 관객들과 함께 선보이는 신승훈의

"처음 그 느낌처럼" 입니다.


디즈니 뮤지컬을 보는 듯한 W.H.I.T.E 유영석의

앨범 중 타이틀 곡 "화이트" 일명 "램프의 요정을 따라서"입니다.

들으면 기묘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

"Now, It's time for OUR music"이라고 지휘자가 말한 후

쏟아지는 디즈니 애니매이션 오마쥬...our는 과연 누구일까?

"알고 싶지 않은 것 모두다 저 넓은 하늘 높이~~~"

여하튼

외국 심판들에게도 중간에 영어 가사가 있어서 

대략 완충 효과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합니다.

"닫힌 성문을 열면 간절한 소망의 힘. 그 하나로 다 이룰 수 있어"


샵의 Sweety 입니다. 

2001년에 나온 곡으로 가만있어도 동작을 불러 일으킵니다..

온갖 불화설과 루머와는 달리, 

그들의 댄스음악은 경쾌하고 달콤했죠...


이 음악은 요즘 음악인데요. 인디씬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발이의 소풍"의 곡입니다.

왈츠풍의 리듬이 잔잔히 반복되고,

피아노 선율이 합쳐지면서 고요하게 하지만 차츰 흥겨워지는 봄의 음악입니다.


라 붐의 주제가 "Reality"를 박혜경이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중간 중간 리듬의 변화도 있고, 댄스하기에 어떨지?


현빈과 송혜교가 주연한 TV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의 OST로 쓰인 음악입니다.

좋은 가창력에 비해 걸그룹도 뮤지션도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로

뜰듯 뜰듯 뜨지 못한 안타까운 여성 2인조 As One의 노래입니다.

상큼한 멜로디가 주니어 팀이 사용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으나...

다음 시즌 새로운 한국 주니어 아댄팀이 제발 나오기를...기원하며...

올려봅니다.


페어 음악으로 제가 추천하는 가요는

바로 이 음악들입니다.

댄스를 할 수 있는 리듬이 강조되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선곡 폭이 좁을수도 있는 아이스 댄스에 비해

페어는 오히려 더 감성적인 곡들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페어팀이 꼭 생겨서 이 노래들을 사용하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 이영훈 작곡가의 감성적인 멜로디를

이문세 이소라가 같이 부른 "슬픈 사랑의 노래"입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페어 프로그램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네요.


이번에는 이승환의 발라드입니다.


여진이 부른 원곡을 노영심이 다시 부르면서 히트했던

"그리움만 쌓이네"는

유튜브에 커버한 피아노곡도 많이 있고, 커버한 노래도 있지만,

왠지 이 노래가 귀에 들어오더군요...



연주곡에 스캣 송인데,

페어 프로그램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이 곡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연주그룹 두번째 달의 앨범에는 

피겨 스케이팅에 쓰일만한 연주곡들이 많이 있습니다.


K Pop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음악에 바탕을 둔

많은 연주 음악들도 얼음판위에서 좀더 많이 사용되어지기를 바랍니다.

지난 2009 4대륙 대회에서 선보인 김현정 선수의 프로그램이 좋은 예가 되겠네요.

이병우 작곡가의 음악들 역시 피겨 음악으로 어울리는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싱글에 쓸 수 있는 가사 있는 곡들은

발라드 곡 위주로 몇곡 뽑아 봤어요.

대략 길이도 4분 내외네요..

보컬이 강하고 호소력 있는 버젼으로 링크해봤습니다.

발라드 보컬의 힘과 무게를 스케이터가 감당할 수 없을 때에는

연주곡으로 편곡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이미 영어판, 중국어판 등의 노래를 통해

동아시아에서는 잘 알려진 스테디 셀러

신승훈의 I believe 입니다.



박진영이 원래 부른 곡이고,

"느낌" 이라는 드라마의 주제가로 쓰인 음악입니다.

박PD가 부른 곡보다는 성시경이 부른 버젼이 좋더군요...

피아노 버젼도 많이 있습니다. 간결한 쇼트로 쓰기에 괜찮은 곡 같아요.


유영석 작사 작곡으로 송재호가 부른 곡을. 김연우가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은 가사 없이 

주 선율을 바이올린으로 가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성호가 1989년에 발표한 "회상"은

원곡도 좋지만, 윤하가 리메이크한 이곡이 귀에 들어오더군요.


주니어와 노비스들을 위한 강추 음악입니다.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 다소 길어서 좀 줄여야 할 듯...^^;





The Classic 이라는 이름으로 "마법의 성"을 남긴 김광진의 "편지"를

피겨 스케이터 신지훈 양이 K Pop star에 나와 부른 버젼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즘에 나온 곡 두 곡만 소개할게요.

저보다 요즘 노래는 더 잘 아실테니까...

빛나는 인디 씬의 곡들도 많이 있습니다...



잠시 뮤지션으로의 기대를 하게 했으나

최근 다시 예전의 박지윤으로 돌아가 안타깝게 만든

박지윤의 봄눈 입니다. 

작곡/작사는 90년대 후반 "미선이"에서 활동하던 "루시드 폴"입니다.


참고로 버스커 버스커의 멤버 브래드의 아내 대니는

미국에서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으로 유명한 

오하이오 마이애미 대학팀의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 선수였습니다.

현재는 한국의 싱크로나이즈드 팀 "팀 블레싱"의 코치인데요.

버스커 버스커와 싱크로나이즈드 프로그램의 만남을 기대해보면 어떨까요?


보너스 영상)

카세트 테이프와 워크맨의 세상이었던 

80~90년대는 이미 지나간지 오래,

MP3 플레이어와 아이팟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다운받는 세상으로 바뀐 지금

유튜브에 2000년대 아이들이 워크맨을 앞에 두고 보이는 반응을 찍은

영상이 있더군요.



업데이트 2015년 1월 13일)


한국 가요를 쓴 프로그램은 이번 시즌에 많지 않았습니다.

주니어의 강수민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으로 

이문세님이 불렀던 "광화문 연가"의 연주곡 버젼을 선택했는데요.

이번 2015 종합선수권에서 강수민 선수가 3위를 차지한 후

기존 연주 버전에 후반후 이수영의 보컬 커버 버전을 덧붙힌

새로운 "광화문 연가" 갈라 선보였습니다.


갑상선 암을 극복하고 지난 가을 다시 무대에 선 가수 이문세,

그리고 여전히 그리운 작곡가 (고) 이영훈님을 떠올리게 해주었어요.


"광화문 연가"는 1988년 발매된 이문세 님의 5집에 있었던 곡으로

최근 제작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3번째가 될 

"응답하라 1988"의 OST로도 살포시 실리면 어떨까 생각되네요.


강수민 선수의 갈라 프로그램 링크합니다.



길고 길었던 이번 시즌이 끝났습니다.

세계선수권 여자 프리 경기가 끝나고 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1년 전 겨울 한국에 돌아갔을 때

부모님 댁의 서랍장에서 

비디오 테이프들을 찾았어요.


버리지 않아서 없어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아직까지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던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였죠.


미국에 돌아와

제가 피겨 스케이팅을 좋아하게 된 바로 그 경기들을

20년만에 다시 보면서

예전의 그 감정을 조금이나마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캐나다 런던의 세계선수권 직관 여행을 준비하였습니다.


여행을 갔다와서도

다시 그 비디오를 보기 시작했죠.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결심했던 것이 있습니다.

어떻든 제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에서

블로그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가을 그랑프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블로그를 중단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부상을 당했고,

저도 모르게

다시 강제소환되었습니다...

어느새 포스팅을 하고 있더군요.


제 피겨팬 친구들은

"횽..거봐요...그게 마음대로 됩니까?"

등등의 이메일을 보내왔죠.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한가지 결심했어요.


이왕 다시 시작한거 

무슨 일이 있든지,

이번 시즌을 끝까지 포스팅하겠다고.

그래서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겠다고...


무슨 일이 있든지...


러시아의 피겨 스케이팅은 저에게 첫사랑과도 같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것이

카타리나 비트였다면,

카타리나 비트 다큐멘터리 - "The Diplomat"

피겨쥬크박스 - 카르멘의 전쟁 혹은 카타리나 비트 


피겨 스케이팅의 바로 "그 순간"을

느끼게 해준 것은

바로 이른바 G & G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 / 세르게이 그린코프의 페어 경기였습니다.

 

 

 

 

 

 

http://www.canada.com/olympics/gallery/figure-skatings-most-romantic-programs-and-couples

 

 

(c) Clive Brunskill/Getty Images

 

1994년 릴리 함메르 올림픽의 그 경기들을 

비디오 테이프로 두번씩 녹화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돌려봤지요.

바로 지난 겨울에 찾았던 그 비디오 테이프였습니다. 

 

 

 

제가 페어팀들에게 여전히 

그렇게 무한한 애정을 보내는 것은

그리고 페어경기가 언제나 저에게 특별한 것도...

그렇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팬으로서

첫사랑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소치 올림픽에서

알리오나 사브첸코 / 로빈 졸코비의 프리 경기중

졸코비가 넘어질 때 들리던 

러시아 관중들의 신나는 박수 소리는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너무나 황망하고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페어의 찬란한 전통을

러시아 관중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을 치면서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었던 것이죠.


피겨 팬들의 가슴속에 어쩌면 영원히 간직되었을

러시아 피겨의 빛나던 금빛 전통을

그들은 지금 당장 손에 쥘 

싸구려 도금 메달과 바꾸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직감했습니다.


여자 싱글 경기도

그리 다르지는 않겠구나.


그래서 여자 프리 결과가 발표된 후

담담하던 김연아 선수의

표정만큼이나 

저도 오히려 담담햇습니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피겨에 대한 첫사랑의 기억을 

20년이나 지난 후에

조금씩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죠.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김연아 선수가 포디움의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것을 

캐나다 런던의 링크에서 직접 본 순간

피겨 스케이팅 키드는

자신의 꿈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2013 세계선수권 직관기 "언젠가 말하겠지, 그곳에 있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피겨 스케이팅 키드는

변방에서 온 이상하고 호기심 넘치는 

어색한 주변인에 불과합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북미의 어느 곳에서,

피겨 스케이팅 다큐멘터리를 보러 갔을 때

매진된 극장의 어두움 속에서도 이상하게 느낄 수 있었던, 

그리고 지역대회의 링크에서 뒤를 돌아보았을 때 다시 자각하게 되는,

나를 바라보는 그 불편한 시선들

어제 "Rise"란 미국 선수들에 대한 다큐를 봤는데..


힘들고 길었던 시즌을 돌파한 지금,

이것이 스케이팅 키드의 졸업식이 될지 

아니면 성인식이 될지는 아직 알수 없습니다.


언젠가 예카테리나(카티야) 고르디예바가 두 딸과

공연을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세기의 사랑을 남겼던 카티야가 상처를 딛고,

일리아 쿨릭과 만나 새로 사랑에 빠지고

다시 아이를 낳고,

두 자매들이 어머니와 함께 은반 위에 선 것이었죠....

세그게이 그린코프의 기억과 일리아 쿨릭의 현재는 

카티야와 함께 그렇게 은반위에서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한국의 스케이터들을 응원하러 갔던

2012년 여름, 레이크 플레시드의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예전의 기억과 마주쳤습니다.

2012 주니어 그랑프리 에필로그 -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배운 것들 


레이크 플레시드 올림픽 센터 링크 복도에 걸려있는 세르게이 그린코프를 추모하는 팬들이 만든 액자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돌아 와서

고르디예바의 최근 영상들을 다시 찾아 봤습니다.


카티야의 옆에 일리아 쿨릭이 있는 영상들이 

여전히 낯설었지만 

처음으로 그 영상들을 끝까지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와 일리아 쿨릭의 딸인

엘리자베타 쿨릭이 어느새 성장하며 

미국 내셔널 지역예선에 나온 영상을 보게 되었죠.


링크에 발을 딛는 그들의 딸을 

카티아와 일리야 쿨릭이 지켜보고

저 역시 그러한 그들 가족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떻든 

시간은 그리고 인생은 계속 됩니다.


얼마전 해외의 피겨 소식을 통해

10 여년이 넘게 같이 해온

살아 있는 전설, 사브첸코/졸코비도 

졸코비의 은퇴에 따라

사브첸코 역시 다른 파트너를 찾아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도핑으로 출장 정지되었던 유리 라리노프,

그리고 그를 1년이 넘게 묵묵히 기다렸던 베라 바자로바도

이번 세계선수권 이후 각자의 길을 갈 것이라는 소식도...

떠나간 반쪽을 그리며 - 아쉽게 해체된 아댄과 페어팀들


저도 어느새 그런 것들을 이해할 만한

시간들 위에서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에게 가장 중요한 현재를 위해

또 살아가겠지요.

피겨쥬크박스: 셸브루의 우산, "빗물처럼 슬픈 사랑"


왠지 모르게 지난 겨울 발견하고도 

1년이 넘게 올리지 못했던 아니 어쩌면 올리지 않았던,

그 경기들을

이제는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BC)

 

 (CBS - AFKN)

 

 

언젠가 한국 페어팀이 은반위에 서는 날

어쩌면 피겨 스케이팅 키드의 꿈은

또다시 되살아 날지도 모릅니다.

피겨 스케이팅 키드의 생애와 오마쥬 투 연아


논바닥을 메워 만든 야외 스케이트장에서

처음 스케이트를 신고 오뎅을 먹으며 즐거워 했던 것처럼


처음 개장한 실내 링크에서 

피겨 스케이팅을 신고 환하게 웃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던 것처럼

롯데월드 링크의 추억 그리고 레베카와 키릴


1994년 어느날 페어 경기를 보고 

피겨 스케이팅을 좋아하게 되었던 것처럼...


그리고 어느 여름, 태릉에서 첫 컴피 직관을 하며

영상이 아닌 링크 사이드에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처럼...

 

그것이 야오빈 / 루안보의 첫경기 처럼 

힘겹고 어려운

데뷔 무대가 될지라도...

 

지금 어디선가 그들의 꿈을 키우는

한국 스케이터들을



 


 

그리고 잠시 여행을 끝내고,

또 한번의 중요한 1년을 보내게 될

제 자신을 응원합니다.


 

에필로그)


참고로 다음 시즌부터는 가사 있는 음악이 

그동안 허용되었던 아이스댄스뿐만 아니라 

싱글과 페어 스케이팅 에도 허용됩니다.


제가 주목하고 있는 음악들은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중반까지 나온 

빛나던 한국의 가요들입니다.

피겨 쥬크 박스 - K Pop 열풍 그리고 90년대 빛나던 한국 가요들


그 중 한곡입니다.


노래의 가사가 

최근의 피겨 스케이팅을 염두에 둔건 

절대 아니에요....


응답하라 1994...한 사람을 위한 마음



힘들게 보낸 나의 하루에 짧은 입맞춤을 해주던 사람

언젠가 서로가 더 먼곳을 보며

결국엔 헤어질 것을 알았지만...

너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

나를 어렵게 만드는 얘기들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너를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언제오더라도 너만을 기다리고 싶어


다시 처음으로 모든걸 되돌리고 싶어.

이제는 어디로? 나는 어디로?


아직 너의 그 고백들은 선한데.

너를 닮아 주었던 장미꽃도 한사람을 위한 마음도

모두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


"일본은 물가 억수로 비싸다더라..."


"나는 니가 한번씩 텔레비젼에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한번씩 뉴스에 나오는 거 보면..."


"착해서 망했잖아. 착해서 망했어....너무 착해서...에라이 병신아...

너 한테 하는 말 아니야. 나한테 하는 말이야..."


"불편하고 어색하지. 그래도 싫은 건 아니다."


"인제가 아니라 이제"


"니는 무조건 잘 될기다...니가 제일 어른스럽고 착하쟎아."

...

"눈온다...밖에 눈온다" 


밖에 눈온다...

3월 마지막 주인데...젠장...미국 북동부..,

남겨두었던 술 한잔 하고 싶네요...

2월말 올림픽이 끝나고 결국 따서 마셨던 


3년 동안 따지 않고 아껴두었던 소주입니다....


"소주 한잔 정도는 할 수 있지?"


"툭"





한국의 피겨팬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피겨 스케이팅 규칙으로부터 시작해서

국제 심판 구성까지 알아야 합니다,

 

점프 및 스핀 구성은 물론 롱엣지가 어떻게 판정되는지

그리고 중간점 점수는 어떤 것인지

점프의 회전수와 관련하여

언더와 다운 그레이드를 어떻게 매기는 지 알아야 합니다.

경기가 끝나면 분노를 참고 프로토콜을 되새김질 하고,

심판 구성과 그들의 판정 경향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이야기해야합니다.

 

국제 경기에서 부당한 판정에 분노하다 보면,

추운 국내 링크에서 관전하며 응원하는 것은 차라리 즐겁습니다

 

이른바 피겨 강대국 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즐기지 그래? 피겨 스케이팅이쟎아?"

어이없는 판정에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매번 당하지 않고,

오히려 실제 수행보다 잘 나온 점수에

키스앤 크라이 존에서 생각없이 좋아한다면

신체점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판정에 대해 분석하고

프로토콜을 들여다 볼 필요도 없겠죠.

그러면서 "왜 같이 기뻐해주지 않아?"라고 뻔뻔한 소리를 하게 되겠죠

특혜란 처음에만 부담스러울 뿐, 차츰 익숙해지는 법이니까...

잘못된 팬들의 사랑은 "느린 탄환"과 같이 스케이터의 정직함을 죽여갈 테니까요.

관련포스팅: 어떤 선수의 어떤 경기 그리고 어떤 점수

 

경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빙상연맹이 제대로 일을 안 해놓고, 무마하려 쉬쉬하고 있으니,

ISU 총회문건과 커뮤니케이션까지 ISU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아

평창올림픽부터 주최국의 피겨 스케이팅 자동진출권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내야 하고, 알려야 합니다.

관련포스팅: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최저점

 

그랑프리 출전 나이제한과 세계선수권 기술 최저점이

왜 생기고 어떻게 결정되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왜냐면 놀랍게도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것 같은 이러한 변화들은

항상 강한 자들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밝혀지기 때문이죠.

관련포스팅: 피겨 기술 최소전, 그랑프리 나이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피겨 스케이팅을 발전시킬 의지 따위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세계선수권 엔트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챙겨야 하고,

최저기술점이 몇점이고 어떤 선수들이 아직 기회가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 선수들에게 최저기술점을 달성할 기회를 주기 위해 지원을 해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여자 싱글에 3명이 출전할 수 있는 한국은

이번 엔트리에 부상대기자도 없이

딸랑 2명을 올려놓았습니다.

빙상연맹은 그렇게 김연아 선수가 가져온

소중한 세계선수권 3장의 출전권 중

1장의 티켓을 시도조차 안하고 날려버렸습니다.

 

연맹이 선수를 보호하고,

총회에서 자국 선수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굳이 피겨팬들이 ISU의 문건까지 볼일은 없습니다.

 

빙상연맹에 더하여 대한체육회 마저

주저하고 있으니

이제는 불공정한 판정에 대해

제소마감일과 제소 절차까지 알아야 합니다.

 

한국의 피겨팬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직한 피겨 스케이터들의 팬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피곤한 만큼 

말도 안되는 근거로 편파판정을 옹호하는 피겨팬들에게

정당한 근거로 논박할 수 있고.

어떤 것이 정직한 피겨이고, 어떠한 것이 거짓으로 이루어진 가짜 피겨 스케이팅인지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은 사실 그리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커리어 내내 이런 불공정한 판정과 싸워야 했었고,

그러한 것이 가장 추악한 그리고 더욱 뚜렷한 결과로 드러난 것이

이번 소치 올림픽일 뿐이었습니다.

 

만약 그동안 누적된 불공정한 판정이 없었다면

저 역시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PCS가 어떻게 매겨져 왔는지,

투풋 착지와 회전수 부족에는 어떤 GOE를 주어야 하는지

롱엣지 판정이 어떻게 내려지고 감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몰랐다면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갔을지도 모르죠.

관련포스팅: 소치 올림픽 여자 피겨 - 과연 판정은 공정한가?

 

하지만 이제는 속일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그동안 한국의 피겨팬들은

우리의 스케이터들이 잃을 때마다

침묵하지 않고 계속 항의해 왔기 때문입니다.

 

침묵했으면 잃지 않았을까요?

이것이 항의할 일인지 조차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팬들의 전면 광고 그리고 다가오는 제소 마감일 3월 21일

 

지난 3월 17일

한국 경제 신문에는 전면광고가 실렸습니다.

바로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판정에 관한 것입니다.

 

피겨 스케이팅 팬들이 피겨스케이팅 갤러리에서

의견을 모으고, 광고비를 모금하여

싣게된 광고입니다.

 

"침묵하십시오. 끊임없이 잃을 것입니다." 

 

 

 

신문광고가 있은 이후에도

기다렸습니다.

당연히 제소를 하겠지...

하지만, 제소했을 경우의 승산에 대하여

검토에 검토를 한다는 변명만 대한체육회

그리고 빙상연맹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정작 반박 근거과 판정의 부당성에

대한 자료를 빙상연맹이 만들어야 함에도

이들이 시간을 흘려 보내는 동안 논거와 자료는

이미 피겨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차고 넘칩니다.

관련포스팅: 2014년 소치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판정은 정당했는가? (피버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들조차

이제서야 들여다보며

근거를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은

올림픽에서 시상식 전 24시간이내에 항소할 기회도 날려버려 놓고서는

이제서야 제소해봐야 소용없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제소에서 확실히 이길 것이기 때문에

제소를 해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러한 말도 안되는 판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제소 마감일이 다가왔습니다.

참고 참고 참다 못해

피겨 스케이팅 팬들이

제소 마감일에 맞추어

대한체육회 앞에서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관련기사 "'여왕' 김연아 명예 되찾자"…피겨팬들 거리로 나선다

 

 

 

끊임없이 잃으지라도 

결코

침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는 이제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한국의 피겨팬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직한 피겨 스케이터의 팬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재능이 있지만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거나,

큰 콘서트 홀을 빌릴 수 없는 두 음악가가 있습니다.

 

이들을 유심히 지켜본

지역의 피아노 악기상이 이들의 연주를 찍어서 

유튜브에 올립니다.

재미로 올린 이들의 동영상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유튜브 시대의 새로운 음악. 새로운 뮤지션이 탄생합니다.

 

오늘의 피겨 쥬크박스는

피아노 가이즈 (The Piano Guys) 입니다.


이들의 데뷔 곡인 "마이클 모차르트르 만나다" Michael Meets Mozart 는

100개가 넘는 레코드 트랙을 사용하여 녹음하며, 마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듯한 효과를 냅니다.

사실은 피아노 한대와 첼로 하나 베이스 드럼을 가지고 두 연주자가 모두 연주한 것입니다.

이들은 첫 곡을 마이클 잭슨과 모차르트에 헌정합니다.

 

스스로 복제하여 여러명의 첼리스트가 되어 합주를 하기도 합니다.

 

첼리스트 스티븐 샤프 넬슨과 피아니스트 존 슈미트

이들의 재능을 알아본 이웃의 피아노 판매점 주인 폴 앤더슨의 도움을 통해

유튜브에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뮤직비디오를 담당한 텔 스튜어트 

그리고 음반 프로듀서 알 반데 벡이 의기 투합합니다.

이렇게 다섯 남자의 음악으로의 여행은 시작됩니다.



이들의 그룹 명 "The Piano Guys"는

바로 폴 앤더슨의 악기가게의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전세계가 아는 그룹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베토벤 메들리, "Beethoven's 5 secrets"의

뮤직비디오는 베토벤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됩니다

 

Don't only practice your art

But force your way into its secrets

For it and Knowledge can

raise men to the divine

- Ludwig van Bethoven -

 

예술을 연습하지만 말고

그 비밀의 영역에 당신의 길을 만들어라.

예술과 지식이

인류를 숭고하게 해줄 것이다.

- 루드비히 반 베토벤-

 



위의 뮤직비디오처럼 이질적인 것 같은 각기 다른

음악과 음악, 그리고 음악과 영화, 영화와 영화, 악기와 악기를 섞고 연결시켜

재치있게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


이런 작업을

매쉬업 Mash Up 이라고 합니다.

유튜브가 만들어낸 문화 트렌드인데요.

관련포스팅: 피겨쥬크박스 - 춤을 춰야 젊음이지

 


이들은 매쉬업의 진원지인 유튜브를 통해서

세상에 자신들의 창작물을 알려왔습니다.

 

 

현악기인 첼로는 어느새 타악기인 퍼커션이 되고,

 

 

화이트 샌드에서 달빛이 아닌 햇빛을 받으며 베토벤의 월광을 연주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락음악이 되어 새롭게 탄생합니다.

 

이들의 두번째 앨범은

빌보드 차트 뉴에이지, 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이제 유튜브를 넘어서

미국 전역으로 공연에 나섭니다. 

 

 

 

공연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이들의 팬이 된 많은 유저들은

각도시의 공연장으로 이들의 공연을 즐기기 위해 모여들었죠.

유튜브 공연 영상에 남겨진 코멘트입니다. 

sbenard1


I'm watching this on PBS right now! Incredible! I was amazed that there were small children, teens, Moms and Dads, and even Seniors in the audience, all enjoying the concert equally! This is music for ALL to enjoy!

PBS 방송에서 공연실활을 지금 보고 있어요. 믿을수없네요! 꼬마들, 10대 청소년,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같이 관객으로 있는 것이 놀라왔습니다. 모두 동등하게 공연을 즐기고 있었어요. 이것이 바로 "모두"가 즐길수 있는 음악입니다.

 

저 역시 이들의 라이브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미 투어의 일환으로 제가 사는 곳에도 왔는데요.

겨우 티켓을 구할 수 있었고, 공연은 결국 매진되었습니다.


피아노 가이즈 홈페이지의 tour 스케쥴 페이지, 이미 11월 초까지의 공연이 대부분 매진이다. http://thepianoguys.com/events/


위의 유튜브 코멘트처럼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아들 등 가족관객들도 많았고

초등학생에서 대학생, 중년의 부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찾아와 즐겁게 웃으면서 즐기다 갔습니다.

시종일관 엄숙하고 헛기침 소리가 나는 그런 기존의 클래식 공연이 아니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존 슈미트는 공연에서 거꾸로 돌아서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피아노 vs. 첼로의 라이벌 관계를 언급해 가며

연주 중간중간에 쏟아내는 조크도 재미있었구요.

첼리스트 스티븐이 계속 "The Piano Guys"가 아니라 "Piano & Cello Guys"라고 투덜대면

피아니스트 존이, "에이 왜이래 속좁게..."

뭐 이런식으로 받아치는 농담

 

그리고 첼리스트인 스티븐의 아들이 

첼로가 아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아래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피아니스트 존을 다스베이더로 출연시킨거죠.

 

 

공연 중 연주 중간중간에

스티븐은 첼로로,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송아지 소리도 들려주고,

존은 피아노를 치다가도 흥에 겨우면 춤도 춥니다.

 

클래식과 팝을 믹스하면서 그 중간 지점에서

경쾌하고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내는

이들이 유튜브를 통해 발표하는 새로운 음악을 기다리며

즐겨 들어 왔는데요.

(언젠가 이야기했듯이 그렇습니다...저는 크로스오버 덕후입니다...)

 

스포츠와 예술을 넘나들며 감동을 선사하는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지난 시즌부터 여러 스케이터들이

이들의 음악을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즌부터 가사 있는 음악이 싱글과 페어에 도입되더라도

팝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The Piano Guys의 음악은

피겨 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더욱더 애용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들의 음악을 사용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에

기억에 남는 피겨 프로그램들을 소개합니다.

앞으로도 이들의 음악을 사용한 더 많은 피겨 스케이팅 레파토리를 봤으면 합니다.

 

린지 데이비스 / 마크 라드윅 Lindsay Davis / Mark Ladwig SP 2012 스케이트 캐나다

 

켈시 왕 Kelsey Wong SP 2013 브리티시 컬럼비아 섬머 컴피티션


Video streaming by Ustream

 

김민석 Min-Seok KIM SP 2013 네벨혼 트로피 선발전


박지혜 FS 2013 에이스 침대 피겨 꿈나무 대회

박고은 SP 2013 에이스 침대 피겨 꿈나무 대회



에필로그)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는데,

   "요리사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감사합니다."

갑자기 익숙한 말이 들려서 "어...뭐지?" 싶었는데요.

한국 영화에서 보고 우연히 넣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정확한 한국말이라 의외였죠.

 

"드리는" 이라는 단어는

외국인이 한국어 대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단어이니까요.

 

가끔 CSI 등의 미국 드라마나 007 등의 헐리우드 영화에 

한국인 캐릭터가 나오면

정체를 알수 없는 이상한 한국어 대사에

문장을 알아 듣기가 힘든 경우도 많아서.

정확한 대사의 이 뮤직비디오가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확한 대사는 우연이 아니었더군요.

 

공연이 끝나고

싸인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어디서 왔댜고 물어봐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반갑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살았는데...어디서 살았어요?

환하게 웃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는데 너무 유창해서 놀랐어요.

     "아...서울이요..."

"이태원에 자주 갔었어요...^___^"

     헉~~~~~

순간 앗 이거 한국말로 하나 영어로 이야기하나...당황..

결국 다른 두명의 멤버들도 있어서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이야기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알 반데르 벡, 스티븐 샤프 넬슨. 존 슈미트, 폴 앤더슨, 텔 스튜어트   


재치넘치는 첼리스트이자    

첼로대신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하는 아들을 둔

스티븐은 광주에서,

원래 고향이 뉴질랜드인 음반 프로듀서

알은 부산에서

1년 이상씩 살았다고 합니다.

 

한국말을 정말 잘하신다고 하니,

"쥐꼬리만큼 해요"

"우리 사진 같이 찍어야죠...자 김치.."

    ㅋㅋㅋ 

 

유튜브를 통해 이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그리고 이들의 매쉬업 작업이 성공적이었던 것도

이른바 어커스틱/전자악기, 콘서트/유튜브, 고급문화/대중문화, 서구/동양의

여러 문화적 요소들을 단순히 섞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문화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그 경계를 즐겁게 횡단해 왔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모차르트가 미션 임파서블을 만나고

이들의 연주가 컴퓨터 서버를 통해서 전세계의 인터넷 유저와 만나고

바이올린과 첼로로 연주하면서 춤을 추고 액션연기를 하는

그리고 스털링과 피아노가이즈가 만나는

그런 매쉬업. 

 

아쉽게도 아직 이들의 한국 공연 일정은 없습니다.

연말까지 빽빽하게 미국 전역의 투어가 잡혀있더군요.

언젠가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공연중에 본격적으로 한국어로

개그를 날리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본 공연의 팬캠은 올라와 있지 않지만,

이전에 공연한 공연 영상이 유튜브에 있더군요. 

 

 

우리가 항상 엄숙하게 대하던 

피아노와 첼로를 장난감처럼 즐겁게 가지고 노는

피날레의 연주처럼 시종일관 이들의 공연은 매우 흥겹고 유쾌했습니다.


http://soentertain.me/2012/10/the-piano-guys-new-rock-stars-hit-television/

 

그리고 그들의 음악처럼

무대 밖에서도 격의 없고 친근한 뮤지션들이었습니다.


http://thepianoguys.com/

주니어 그랑프리 마지막 시리즈인 

7차 에스토니아 탈린이 경기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올림픽 예선을 겸한 네벨혼 트로피 대회도 있었죠.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여싱에서 금메달(김해진)과 은메달(박소연),

남싱에서 동메달(김진서)을 획득했던 것에 비해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는 포디움에 올라선 선수가 없습니다.

남싱의 올림픽 출전권 획득도 실패했구요.


결과적으로 보면 시즌 시작 전의 화려했던 기대와는 달리

아쉬운 결과입니다.


이번 시즌 올림픽을 앞두고

그랑프리에 참가하기로 했던

김연아 선수가 발등부상으로 그랑프리 참가를 포기함에 따라

이번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에도 한국 선수는 참가자가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김연아 선수의 컴백과 커리어 동안의 성적으로 

한국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착시효과와 과장된 기대가 있다고도 합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출전권이지만

작년 6월 총회에서 빼았겨버린 올림픽 개최국 자동 출전권.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3]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 최저점

이제 어쩔수 없이 평창올림픽 출전을 위해서

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싸워야 하는데요.

벌써부터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포스트 김연아의 한국 스케이팅은 

실제로 어느 정도에 와 있는 것일까요?


출처: 오마이뉴스 (c) 곽진성 


여자싱글을 우선 살펴보고,

남자싱글 그리고 아이스 댄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자 싱글


지난 시즌 ISU 공인 대회에서 130점이 넘는 점수를 기록하는 선수는 

김연아 선수를 제외하고는 

이른바 투탑인 김해진, 박소연 선수 밖에 없었습니다.


12/13 주니어 그랑프리 성적을 보면

박소연, 김해진 선수가 140점대를 기록했지만,

박경원, 변지현, 이연수, 이태연, 최휘 선수는 

120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4대륙 선수권에서도 박연준 선수 혼자 출전하여

100점대의 성적을 기록했구요.


하지만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과 다른 질적, 양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에 처음 출전한 

김나현, 최다빈 선수는

ISU 퍼스널 베스트 140점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김규은 선수도 13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한국 여자 싱글 결과



 

2013년

 대회명

개최지

 한국 선수

  등수

 총점 

 1

  8/ 28 ~8/31

 JGP Riga Cup

 라트비아, 리가

김나현

 5

 143.12

 2

  9/ 4~ 9/ 8

 JGP Mexico Cup

 멕시코, 멕시코시티

최다빈

 5

 142.23

 3

  9/ 11 ~15

 JGP Kosice

 슬로바키아, 코시체

김해진

 10

 122.44

 4

  9/ 18 ~22

 JGP Baltic Cup

 폴란드, 그단스크

김나현

 5

 137.20

 5

  9/ 25 ~29

 JGP Misk

 벨라루스, 민스크

최다빈

 4

 143.69 

 6

  10/ 2 ~6

 JGP Czech Skate

 체코, 오스트라바

김해진 

 8

 141.45 

 7

  10/ 9~13

 JGP Tallinn Cup

 에스토니아. 탈린

김규은

 9

 132.45
 

  12/5 ~8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 각 대회명을 클릭하면 해당대회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다소 아쉬웠던 것은 이른바

투 탑인 김해진, 박소연 선수의 시즌초 부진인데요.

시즌 초반 박소연 선수는 주니어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김해진 선수 역시 주니어 그랑프리 3차에서 120점대를 기록하며 부진하였습니다.


하지만, 김해진 선수는 6차에서 다시 140점대 이상을 기록하였고,

박소연 선수 역시 랭킹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이들 역시 이번 시즌 남은 대회 잘 적응한다면,

시니어 스케이터로 

포스트 김연아 시대를 이끌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시즌 초 부상을 당한 

곽민정 선수는 시즌 말 동계체전(2월)과 종별선수권(4월)에

참가하며 컴백했습니다. 

(10월 22일 추가)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10월 중순에 열린

유니버시아드 예선에는 참가하지 않았는데요.

부상 후유증으로 이번 시즌은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네벨혼 트로피에서 결정된 올림픽 출전 예선 결과를 보면

여자 싱글은

130점대 초반에서 커트라인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세계선수권을 보더라도 140점대는 올림픽 출전 안정권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한국 여싱의 수준과 저변을 보면

평창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우려할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고 보입니다.


문제는 그 이상으로 발돋움하는 것인데요.


포스트 김연아 한국 여자 싱글의 

단기적 과제는 

ISU 공인성적 150점입니다.


이른바 시니어 그랑프리 서킷에 들어가기 위한 상징적인

점수입니다.


신체점제 도입 후 ISU 공인 대회에서 

한국의 여자싱글은 김연아 선수를 제외하고는

단 두명이 지금까지 150점을 넘겼는데요.

김나영 158.49 (2008 사대륙 선수권)

곽민정 155.53 (2010 밴쿠버 올림픽)


시니어 그랑프리 출전 역시 

신채점제 이후 김연아 선수를 제외하고는 

세명에 불과합니다.

김채화 (2006 컵 오브 차이나, 2006, 2007 NHK 트로피)

김나영 (2008 컵 오브 차이나, 컵 오브 러시아)

곽민정 (2010 컵 오브 차이나, 스케이트 아메리카)

이들이 출전했던 시기까지는 싱글의 엔트리가 12명이었지만

지금은 10명으로 줄어들어 그랑프리 출전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 점수를 넘어서고, 시니어 선수들이 그랑프리에 출전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그 이상의 점수대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50점대를 받기 위해서는 

1) 기술적으로는 3+3 혹은 2A+3T 점프

그리고 PCS로는 각 요소별 최소 5점대 후반 이상의 점수

혹은

2) 3+3 없이는 PCS에서 각 요소별 최소 7점대 이상의 점수 

가 필요합니다.


남자 싱글


지난 두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포디움에 한차례씩 올랐던

한국 남싱은 이번 시즌 포디움에 들지 못했습니다.


솔트레이크 올림픽에 이규현 선수가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한국 남자 싱글은 토리노, 밴쿠버에 이어 소치에도 

올림픽 출전을 못하게 되었는데요.


네벨혼 트로피에서 기대를 모았던

김진서 선수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쇼트경기에서 아쉬운 결과를 보여주며,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남자 싱글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시즌입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한국 남자 싱글 결과


 

2013년

 대회명

개최지

 한국 선수

  등수

 총점 

 1

  8/ 28 ~8/31

 JGP Riga Cup

 라트비아, 리가

김진서

 6

 169.97

 2

  9/ 4~ 9/ 8

 JGP Mexico Cup

 멕시코, 멕시코시티

이준형

 6

 170.39

 3

  9/ 11 ~15

 JGP Kosice

 슬로바키아, 코시체

이동원

 15

 135.48

 4

  9/ 18 ~22

 JGP Baltic Cup

 폴란드, 그단스크

이동원

 13

 141.34

 5

  9/ 25 ~29

 JGP Misk

 벨라루스, 민스크

이준형

 5

 174.41

 6

  10/ 2 ~6

 JGP Czech Skate

 체코, 오스트라바


 

 

 7

  10/ 9~13

 JGP Tallinn Cup

 에스토니아. 탈린

김진서

 6

 184.53
 

  12/5 ~8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 각 대회명을 클릭하면 해당대회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네벨혼 트로피 (올림픽 출전권 예선전) 한국 남자 싱글 결과

9/26~28  독일, 오베르스도르프, 김진서 20위, 161.29

관련포스팅: 네벨혼 트로피, 김진서 20위, 올림픽 출전권 획득 실패


이번 소치 올림픽 컷트라인은 184.07점이었는데요.

참고로 지난 밴쿠버 올림픽예선을 겸한 

2009 네벨혼 트로피에서는

올림픽 출전권 커트라인이 164점으로

4년 동안 점수대가 20점이나 올라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는

이동원 선수가 다소 부진했지만,

이준형 선수는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170점대를 꾸준히 넘겼고,

김진서 선수는 

마지막 7차에서 한국 남싱 최초로

ISU 공인 180점대를 돌파하며, 184.97의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남자 싱글에서 180점대가 중요한 이유는

이번 네벨혼 트로피에서 본 것처럼 

올림픽 출전권의 컷트라인이 180점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180점 대는 PCS의 엄청난 도움이 없는 한

기술적으로는 트리플 악셀이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한국 남자 싱글의 1차 목표는 180점이라고 볼수 있는데요.

마지막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이 점수를 일단 넘어섰습니다.

평창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4년후에도 

180점대 이상의 선수들이 꾸준히 있어야 합니다.


한국 남자싱글의 그 다음 목표는 200점 대입니다.

ISU 공인은 물론 국내 대회에서도 아직 200점대는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대회 최고 성적은 

김진서 선수가 지난 네벨혼 트로피 선발전에서 기록한 199.11 입니다.


200점대 이상의 점수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을 수 있는데요.


1) 트리플 악셀을 쇼트 프리 합쳐 

3개 이상 성공하고

각부분 최소 6점대 초반이상의 PCS


2) 쿼드를 인정받거나


3) 트리플 악셀없이 

제이슨 브라운이나 네이선 챈 처럼

점프들을 거의 클린하고 2점대의 GOE + 각부분 PCS 7점대


200점대의 점수는 주니어월드 포디움 권

그리고 대략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할 수 있는

컷트라인 점수대와도 일치합니다.

한국 남자 싱글은 신체점제 이후 지금까지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한 적이 없습니다.


비록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한국 남자싱글을 볼 수 없지만,

몇년 사이 한국 남싱은 질적, 양적으로 급성장해왔습니다.


이른바 "남싱 JGP 96라인" 김진서, 이준형, 이동원 이외에도

대학생 맏형 김민석 선수와 표현력이 좋은 시니어 김환진, 감강찬 선수가 있고,

그 뒤로 주니어 변세종, 감강인 선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차세대 꿈나무로 차준환, 이시형, 박성훈, 안건형 선수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의 종합선수권에서는 남싱 시니어가 8명이 되어

한국 남자 싱글 시니어 경기가

사상 처음으로 2그룹으로 열리게 됩니다.


아이스 댄싱


이번 시즌 

두번째 주니어 그랑프리 시즌을 맞이한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팀이 ISU 공인 120점대를 돌파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한국 아이스 댄싱 결과


 

2013년

 대회명

개최지

 한국 선수

  등수

 총점 

 1

  8/ 28 ~8/31

 JGP Riga Cup

 라트비아, 리가


 

 

 2

  9/ 4~ 9/ 8

 JGP Mexico Cup

 멕시코, 멕시코시티


 

 

 3

  9/ 11 ~15

 JGP Kosice

 슬로바키아, 코시체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5

 121.50

 4

  9/ 18 ~22

 JGP Baltic Cup

 폴란드, 그단스크


   

 5

  9/ 25 ~29

 JGP Misk

 벨라루스, 민스크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4

 120.06

 6

  10/ 2 ~6

 JGP Czech Skate

 체코, 오스트라바

 

   

 7

  10/ 9~13

 JGP Tallinn Cup

 에스토니아. 탈린


   
 

  12/5 ~8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각 대회명을 클릭하면 해당대회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2013 네벨혼 결과로 보는 올림픽 출전권 컷트라인은 

120점 입니다. 

세계선수권으로 보면 대략 130점대가 올림픽 출전을 위한 안정권으로 보입니다.


비록 레베카/키릴팀이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120점대를 돌파했지만,

쇼트 댄스 수행과제도 더 어렵고, 채점도 까다로운 시니어 점수를 감안한다면

평창 올림픽 출전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한국 아이스 댄싱의 1차 목표는 140점입니다.

140점은 시니어 그랑프리에  초대받을 수 있는 지난 시즌 24위의 시즌 베스트 하한선이면서도

동시에 주니어 월드의 포디움 성적입니다.


사실 한국 아이스 댄싱에게 있어 

이러한 점수대 목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선수층입니다.


이번 시즌의 경우도 당초 3팀으로 맞이할 전망이었으나,

김지원/오재웅 팀은 주니어 선발전 직전 기권했습니다.

김지원/오재웅, 2013 종합선수권 쇼트 댄스


한국 아이스 댄싱은

김레베카/키릴 미노프의 러시아 훈련 팀과

아직 대회에서 선을 보이지 않은

민유라/티모시 콜레토의 미국 훈련팀의

해외 훈련파 2팀으로 이끌어져 가고 있습니다.


김레베카/키릴 미노프의 주니어 월드 쇼트댄스 (출처: ice-dance.com)


미국 미시간 노바이에서 훈련중인 민유라/티모시 콜레토 선수

출처: http://instagram.com/p/aqm6rLr19B/   트위터 @Yuraxmin, @TimKoleto


관련포스팅: 한국 아이스 댄스 다시 기지개 시작 - 이번 시즌 3팀 체제로


민유라/티모시 콜레토 팀은 콜레토 선수가 이미 주니어 연령이 넘어

주니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니어 팀으로 데뷔할 예정인데요.

다음 시즌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팀 역시 키릴 미노프의 연령이 넘어

시니어로 올라갑니다.

김지원/오재웅팀이 복귀하지 않고, 새로운 팀이 생기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 주니어에는 한국 아이스 댄싱팀이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번 시즌에도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권 3장을 포기했듯이

다음 시즌에는 출전권을 모두 포기해야 되겠죠.


평창 올림픽 자동출전권이 있었다면

주니어 팀의 결성과 유지는

상황이 매우 달랐을 것입니다.


포스트 김연아/평창 

더 나아가 평창 이후를 위해서


너무 과한 자신감도 

그렇다고 과한 우려도 할 필요가 없이

한국 싱글 스케이팅은 제대로 성장하는 길로 가고 있습니다.

해외 코치와 링크에 기대어 몇몇 선수만 성장하는 구조가 아닌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늘어나고 은퇴한 선수들이 코치로 다시 링크에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이를 받혀줄 제대로 된 피겨 전용 링크 연습장이 있다면 말이죠.


여자싱글 저변의 질적 양적 발전은 

단지 97~00 세대의 반짝 성공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종합선수권에서 노비스 출전 선수가 많아

사전에 예선을 치뤄야 했던 것도

저변의 확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등록 선수 숫자의 증가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선수들 중에서도

이미 피겨팬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평창 이후가 더 기대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남자싱글은 아직 주니어, 노비스의 선수층이 얇은 것이 아쉽지만,

정성일, 이규현, 이동훈, 김민석 선수처럼

한 세대를 선수 혼자서 외롭게 분투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른바 주니어 그랑프리 96라인 3인방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세대도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아직 여싱만큼은 아니지만, 

남싱 역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파이널 진출을 노려보는 시기가 

곧 오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남싱의 경우 

전용링크나 선수층 확대 이외에도 

또하나 해결해야할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병역의 의무입니다.


20세 전후에 전성기를 맞게 되는 

여자싱글과 달리 

남자싱글은 20대 중반까지 계속 발전하며 

전성기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올림픽 포디움 및 아시안게임 금메달 입상을 통해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길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대안으로 군국체육부대 상무를 생각할 수 있는데요.

군대피겨, 각잡힌 트리플 악셀...과연...?


1990년대 초반 상무 부대에 피겨 팀이 있었는데요.

한국 아이스 댄스를 이끌었고 현재 김연아 선수의 코치인

류종현 선수가 1990년~1992년까지 상무 소속으로 활약하며

당시 여고생이던 박윤희 선수와 팀을 이루어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Snakedcats 님 트윗)

또한 한국 남싱을 이끌었던 정성일 선수 역시 1993년~1995년

상무 소속으로 경기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나눈님의 댓글 제보)


상무에 피겨 스케이팅 팀이 다시 생길수 있을까요?

상무부대에는 2013년 10월 현재

동계 스포츠 종목으로는

아이스하키 (17명), 스키(2명), 바이애슬론 (3명)

스피드 스케이팅 (1명), 쇼트트랙 (3명)이 있고,

채점 스포츠로는 체조(9명)가 있습니다.

출처: 상무부대 홈페이지 http://www.sangmu.mil.kr/


오랜 공백을 딛고 다시 스텝을 내딛기 시작한 한국의

아이스댄싱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관련포스팅: 한국 아이스댄싱 국제무대 도전의 역사

우선 평창올림픽 자동 출전권 확보가 날아가버린 직격탄을 맞아버려,

평창올림픽 출전 자체도 불투명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스 댄싱은 링크장과 선수층이 확보되지 않는 한

평창올림픽 전후해서 반짝하거나

혹은 해외 교포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스 댄싱의 경우 코치의 문제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 데요. 

바로 연습공간으로서의 링크입니다.

넉넉한 공간의 링크가 확보되지 않으면 아이스 댄싱의 주요 기술들인

리프팅과 기본 스텝 등의 연습은 사실상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아이스 댄싱은 단순히 하나의 종목으로서가 아닌

생활체육과 싱글 경기를 위한 탄탄한 기초 종목으로서의 의미도 있습니다.

부상위험이 큰 점프위주의 싱글 피겨 대신

북미에서 어덜트 스케이터들은

패턴 댄스와 프리 인터프리테이션 등을 통해

생활체육으로 피겨를 즐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활체육으로서의 스케이팅을 이야기하자면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자 싱글과 아이스댄싱에서의 핀란드의 최근의 약진은

싱크로나이즈드 최강국으로서의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의 저변과

인기에 의해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싱크로나이즈드 팀들이 있지만,

싱글과 대학입시 위주의 스케이팅 문화에 밀려

어렵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관련 포스팅: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 "팀 블레싱"을 소개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입시 위주, 엘리트 위주의 

스케이팅 문화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린시절 피아노, 미술, 수영을 취미로 배우듯이

스케이팅을 타면서 놀고 그 중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커나가는 

환경이 되어야겠지요.

 

하지만 항상 사람은 많고 인프라는 부족한 한국사회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피겨 스케이팅 역시 링크가 부족하고 경쟁이 심한 현재의 체제에서

이것은 막연한 이상주의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시스템이 가능할까요?


한국 스케이팅의 현재 모습은

양궁처럼 국가 주도의 엘리트 육성이라기 보다는

골프와 같은 부모가 자녀들의 비용을 대는 쪽에 더 가깝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골프와 같은 구조로는 지속가능하기가 힘든게,

우선 동계종목은 기본적인 경기장 인프라가 개인이 해결할 수 없습니다.

또한 상금이 많아서 일정수준의 경기 실력이 되면 

개인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골프와 달리

피겨 스케이팅은 상금을 통해서 비용을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비용 역시 다른 여타 스포츠 종목에 비해 많이 들어가죠.


그렇다면 무작정 세금을 링크장 운영에 퍼부어야 할 까요?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체육 시설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피겨가 인기가 많은 북미와 동부, 북부 유럽의 경우에도

피겨 스케이팅만으로는 링크장의 채산성을 맞출수 없습니다.

그 많은 링크장이 유지되는 비결은

아이스 하키의 인기 때문입니다.

NHL의 인기가 높은 북동부 미국과 캐나다는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 핀란드, 스웨덴, 체코 등의 국내 아이스 하키 리그의 인기는

매우 높아서 이들의 수준급 선수들은 북미의 NHL에서도 활약합니다.


이들 지역에서 관람석이 10,000석 가까이 되는 링크들이 도시마다 있는 것은

피겨 스케이팅 때문이 아니라 각종 레벨의 프로 아이스 하키 리그 때문이고

이들 경기장들은 하키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는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지역의 센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도시들에 

축구장을 겸한 공설 운동장, 프로 야구장 그리고

실내체육관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죠. 


또한 동네에 있는 연습 링크들은

아이스 하키 강습과 아마츄어 선수들에 의해

이용되고 유지됩니다.


2013 세계선수권 공식 연습링크였던 캐나다 런던의 웨스턴 페어는 4면의 링크가 있었다. 세계선수권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나머지 3개의 링크에서는 아이스하키,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러한 채산성을 바탕으로 쇼트트랙과 피겨 스케이팅 역시

여러 면의 링크 중에 일부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동네 링크에서 소질을 보인 피겨 스케이터들은

주니어 레벨이 넘어가면서 유명코치들이 소속된

피겨 스케이팅 클럽으로 옮겨 훈련을 받게 됩니다.


비록 리그가 있으나

아이스 하키가 피겨보다 더 인기가 없는 한국의 경우

이른바 일반이들이 함께 타는 퍼블릭 스케이팅이 없이는

링크가 운영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이나 기업이 링크를 지어도 국가에 기증해서

지자체가 관리하는 현재의 법률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선 필요한 

단기적인 해결책은

국가가 국가대표와 상비군 수준의 연습을 지원할 수 있는

피겨 전용 링크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쇼트트랙 및 아이스 하키와 링크를 같이 쓰며

시간을 나누어 쓰는 것은

서로 다른 빙질을 사용해야하는 특성상 지속되기 힘듭니다.


태릉실내빙상장 전경, 사진: 구라마제님 http://blog.naver.com/leaninseeker


이것은 단지 피겨 스케이팅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쇼트트랙도 유독 한국 선수들이 조기에 은퇴하는 것은

두터운 선수층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 이외에도

부실한 링크로 인한 잦은 부상도 그 이유일 것입니다.

여러 종목이 같이 쓰다 보니, 태릉 실내 빙상장의 안전장치는

임시적으로 설치할 수 밖에 없고, 결국 부실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시 피겨 스케이팅 인프라로 돌아와서 

국가대표 링크장을 피겨 스케이팅 연습 전용으로 짓되

대회 선발전 등을 치룰 때 어느 정도의 관객이 들어올 수 있게

400 여석 가량의 소규모 좌석을 갖춘 링크를 수도권에 만드는 것이죠.

대략 아산 이순신 빙상장이나 의정부 빙상장 정도가 벤치 마킹 대상이 될 것입니다.


다시 오지 않을 피겨 스케이팅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지금의 기회를 놓친다면 

한 때 피겨 강국이었으나 이제는 올림픽에서 조차 참가 선수를 찾아보기 힘든

다른 국가들의 역사를 뒤따라갈지도 모릅니다.


올림픽을 3연속으로 우승한 소냐 헤니의 나라 

동계스포츠의 절대강자 노르웨이는

스키와 스피드 스케이팅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실내 링크로 바뀐 후

세계 피겨 무대에서 급속하게 변방으로 사라졌습니다.

 

1964년 이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서

1992년 단 한번 출전하였고,

이제서야 네벨혼 선발전에서 소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그러면 또 어떠냐구요?

사실 국가적으로 보면 나쁘지는 않습니다. 

엘리트 스케이터가 일상 생활의 모든 것도 아니구요...

사실 노르웨이 처럼 사회복지가 잘되어 있고, 

탑싱 스케이터가 없는게 더 좋은 나라겠죠.


그러면 뭐냐구요?


피겨 스케이팅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의

도움 등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영화 "주라기 공원"이 현대자동차 몇대를 팔아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네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피겨 스케이팅 팬으로서의 이기심 혹은 바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팅을 생활 속에서 즐기는 것이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재능 있는 스케이터들이 있을 때

그들이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현실적으로 가질 수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피겨 스케이팅 문화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최근 몇년동안 보아온 것처럼...



 



그리고 어떤 사회든 다음 세대에게 

꿈을 심어주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면,

적절한 수준의 공공적 사회적 비용은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적자 투성이 경전철을 만들거나

환경 파괴해가면서 강바닥 파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요?


또한, 피겨 스케이팅 팬의 입장으로 보자면,

10 여년도 훨씬 넘게 기다려와서 이제서야

국제 대회에서 한국 피겨 스케이팅 팬의 기쁨을 맛본 지금...

다시 이전의 한국 피겨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직관과 관람이 생활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이미 많은 부분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2013년 1월,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 참석한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사진

좌측부터 김나현, 박경원, 박소연, 최휘 (뒷줄), 김규은 (앞줄), 김해진 (뒷줄), 변지현 (앞줄), 김진서, 김민석, 이준형, 이동원 

(츨처: http://blog.daum.net/dn975/14786162 )


같은 캐나다에서 열린 대회의 직관이었지만

한국 선수가 없던 2011 스케이트 캐나다와 

한국 선수가 출전한 2013 세계선수권은 너무나 다른 대회였습니다.



저는 피겨팬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한국 피겨팬이라는 사실 역시 변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논바닥에서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고 오뎅을 먹던 기억이

처음으로 개장한 실내 스케이트장에서 환하게 빛나던 사람들의 표정이

유년의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



유튜브에서 김연아 선수의 "Adios Nonino" 몽타쥬를 봤습니다

지난 6월 올댓스케이트가 열릴 때에도 멋진 티저 영상을 만들었던

김연아 선수의 열혈팬이 시즌 프로그램이 공개되자 만든 몽타쥬입니다.



벌써 김연아 선수의 프로그램을 기다리는 전세계의 피겨 팬들의 

반응은 한결 같습니다.


"I can not wait to see her programs"

"그녀의 프로그램이 보고 싶어 죽겠다."


이 영상을 보면서 이 영상을 올린 팬이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시즌을 맞아

새로운 프로그램을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느낄 수 가 있었습니다.


한동작 한동작이 음악과 맞아 떨어지는

한컷 한컷의 절묘한 편집을 보면서, 

제가 썼던 포스팅도 이런 몽타쥬 같은 포스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위 몽타쥬를 보는데, 몇개의 눈에 띄는 추천 영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영상에 눈이 멈추게 되었죠.

2010년 2월 초에 김연아 선수의 팬인 유저가 올린 영상이었습니다.

플레이를 하기 전에 잠시 숨을 멈추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이 공개되었던

TEB의 런스루 영상이었습니다.



이제 턱밑으로 다가온 밴쿠버 올림픽을 기다리며 

이 영상을 뒤늦게 올렸을 유저의 마음가짐을 생각하면서,

벌써 4년이 되어가는 그 때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2009년은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잊지 못할 해였습니다.

견뎌냄과 기다림으로 하루하루 버텼던 시간이기도 하죠.

열심히 살았던 시간들이기도 합니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 (인생의 갈림길)

거쉰 그리고 미국에서의 두번째 학기

그리고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밴쿠버 올림픽 때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보며 더 열심히 더 간절히 응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던 겨울,

포스팅을 시작했던 이유는 한가지 였습니다,.

머나먼 땅에서 응급실에 입원한 후 

며칠 후 독한 약을 먹고 퇴원하던 날 

엉뚱하게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랫동안 좋아했던 피겨 스케이팅에 대해 

쓰고 싶고, 나누고 싶은 것들이 있었고,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영영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도,

언제까지 계속할지는 몰랐어요.

처음 주니어 세계선수권 프리뷰를 쓰고 결과를 업데이트하면서

우리 주니어 선수들의 경기를 포스팅하면서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김연아 선수가 없는 세계선수권 대회를 포스팅하며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꼈죠.

멀리서 지켜보던 미국과 캐나다의 링크 사이드 이야기를 

곁에서 생생하게 느끼고 나누는 재미도 있었어요.

지금은 메이저인 그들도 예전에 변방이던 시절이 있음을 깨닫기도 했죠.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블로그가 터져나갔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컴피에 컴백했던 것이었습니다.


한동안 먹먹해 하다가, 

참가할 수 있을 대회를 알아보고

포스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김연아 선수가 컴백하고, 

종합선수권에서 그녀의 경기를 직접 보고

세계선수권에서 공식연습을 지켜보고

전설적인 프로그램으로 우승하는 그 경기를 영상에 담고,

마음껏 응원하고 포스팅으로 함께 나누는

생각조차 못했던 감동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피겨 스케이팅에 대해 이야기 나눌수 있는

많은 벗님들과 승냥이들도 알게 되었구요.

 

또한, 이방인인 저에게

북미에서 열린 여러 대회의 링크 사이드에서

낯선 외국인이 아닌 피겨 팬이라는 공감대로 만났던 인연들은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매개체가 없었다면 경험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링크 사이드에서의 만남은 저의 유학생활에서 너무나 소중했습니다.

태평양을 건너와 이들의 문화를 알아가고자 했던 저는

강의실에서의 토론과 도서관의 논문보다

오히려 예기치 않았던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서

이들의 일상과 꿈을 조금씩 함께 나누어 볼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학교 이외의 공간에서 제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은

바로 의사와 피겨팬들이었습니다.

 

이곳에서

피겨는 저에게 언어였던 것이죠.


그러한 인연들의 순간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그동안 진심을 다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즐겁게 포스팅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쓰는 포스팅이 

관성에 빠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수정해 오기는 했지만,

잘못된 정보와 오타들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친듯한 문장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죠.


제가 쓰고 싶었던 

그 몽타쥬와 그 연습영상과 같은

그런 포스팅은 아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이번 여름이 지나면서

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좋은일/나쁜일로 구분할 수 없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구요.

그러면서 차츰 블로그 포스팅이 

먹을 때는 달콤하지만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미각을 얼리는 아이스크림 같은 일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벌써 4년이 되어가는 그 때를 떠올리면서

다시한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이 시간을 기억할 때

후회없던 시간으로 그리고 내 자신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일들 이외에도 블로그와 관련하여,

저의 의도와 다르게 제 포스팅을 오해하는 반응을 접하면서 힘이 빠질 때도 있었구요.

피겨를 보는 것보다 어느새 포스팅을

그리고 포스팅의 내용 보다도 그 조회수를 더 중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초심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다른 피겨 블로거들을 보면서

나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하는 반성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블로그에 포스팅 하는 것이

제가 해야하는 일들과 몇 달전부터 병행 가능하지 않게 되면서도,

일단 김연아 선수의 이번 시즌 프로그램 선곡이 발표되기 까지는

이번 시즌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면서 

포스팅을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주니어 그랑프리에 나온 우리선수들 경기를

최소 한번씩은 포스팅하고 싶었어요. (규은 선수 미안...)


그런데,

다행히도(?) 9월 말에 공개할 줄 알았던 프로그램을

항상 그러했듯이 반발짝 빨리 공개하였습니다.

결심했던 시간이 더 당겨졌네요.


대단한 공간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찾아오셔서 댓글을 남겨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갑자기 포스팅이 뜸해지는 것을 궁금하게 여기실 것 같아서,

제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지속 가능한 포스팅을 할 수 있을 때,

다시 돌아와서 조금씩 써 보겠습니다.

이미 써놓은 포스팅과 이야기들을 가끔 올릴 지도 모르죠.

아직 피겨 스케이팅에 대해 나누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인터넷 공간에 던져지는 또 하나의 자료 무더기가 아닌,

외부의 시선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유기농 식품까지는 아니더라도 

피겨 스케이팅 팬들에게 도움이 되는 

직접 갈아 만든 과일스무디 같은 포스팅을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시즌은 

2013년 10월 24일 스케이트 캐나다 세인트 존의 

공식연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올림픽 시즌을 마음 속 깊이 응원합니다.


처음 프로그램이 공개되는 그 곳에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얼마 안남았지만, 

저 역시 그 때까지 저의 올림픽을 위해서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보려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곳에 있든지 진심을 다해 같이 응원할 수 있겠죠.


사진: Ross McCampbell http://www.flickr.com/photos/rdmccampbell/2189918449/


소치 올림픽의 경기가 시작될 때도

그러한 마음 가짐으로 그녀를 응원하겠습니다.


이번 올림픽 시즌이 김연아 선수에 있어 

마지막 컴피 시즌이면서 동시에 또다른 피겨 인생의 시작이듯이

피겨 스케이팅은 앞으로도 계속 될테니까요.


4년 전에도 그랬듯이.


-스파이럴 드림-





ps.

미국 지역예선에서 우연히 만나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응원하게 되었던, 미국 스케이터의 가족에게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여름 지역대회에서 트리플 점프가 모두 돌아왔다구요.

이번 시즌 후회없이 링크에서 경기를 할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김연아 선수의 열렬한 팬이었던 주니어 선수는 어느새 시니어 선수가 되었고,

이번 가을 대학신입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내셔널 진출을 위해 다시 링크에 섭니다. 

 

행운을 빌어주면서 답장을 보냈습니다.

"저도 이번 가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내년 1월 내셔널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한가위 하면 생각나는게 

일간지에 실린 주사위 놀이판과 

영화 주간지의 영화퀴즈 대잔치입니다.

특히 영화 주간지는 몇번호에 힌트가 뭐 이런식인데요...


http://www.hdbedding.com/popup.asp?kk=2&iidx=13



우리도 한번 해보죠. 

이름하여 피겨 스케이팅 한가위 퀴즈 대잔치


1. 다음 중 ISU 챔피언쉽이 아닌 것은?

1) 4대륙 선수권

2) 시니어 월드

3) 주니어 월드

4) 그랑프리 파이널


2. 다음 중 국내 대회에 대한 설명중 잘못된 것은?

1) 랭킹 대회는 5급이상 참가가 가능하고 나이로 그룹을 구분한다. 올림픽 시즌에는 올림픽 선수 선발전을 겸하기도 한다.

2) 주니어 선발전은 JGP 대표를 뽑는 대회로 5급 이상의 선수들이 출전하며 나이 제한은 만 19세이다.

3) 종합선수권은 일명 한국의 내셔널로 불리며, 나이제한 없이 급수에 따라 그룹을 구분하고 노비스는 예선이 있다.

4) 꿈나무 대회는 초급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어린 유망주들을 위한 대회이다.

5) 종별선수권은 급수에 따라 4그룹으로 구분한 후, 초중고대학으로 다시 구분하여 출전하며 이번 시즌에는 3월에 열린다.




3. 다음 중 김연아 선수의 현재 코치님들에 대한 설명중 잘못된 것은?

1) 신혜숙 코치님은 여자 싱글로 1980년 레이크 플레시드 올림픽에 출전했다.

2) 류종현 코치님은 월드에 한국 남자 싱글로 출전하여 프리컷을 통과했다.

3) 김연아 선수의 첫번째 코치는 류종현 코치님이다.

4) 류종현 코치님은 현재 김규은 선수의 코치이기도 하다.

5) 신혜숙 코치님과 있을 때 김연아 선수는 트리플 5종의 마지막 점프를 완성했다.


4. 김연아 선수의 시즌 피겨 프로그램으로 잘못 짝지어진 것은? (쇼트/프리/갈라)

1) 04-05 스노우 스톰 / Papa Can you hear me? /벤

2) 08-09 죽음의 무도 / 세헤라자데 / Gold

3) 09-10 007 메들리/ 거쉰 Concerto in F / 타이즈의 명상곡 

4) 10-11 지젤 / 오마쥬 투 코리아 / Don't stop the music

5) 13-14 Send in the Clowns / 아디오스 노니노 /Imagine 



5. 김연아 선수에 대한 설명중 잘못된 것은?

1)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쇼트, 프리, 총점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챔피언이 되었다.

2) 최근 20년동안 1년 이상의 컴피 공백 후 복귀한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유일한 여자싱글 선수이다.

3) 카타리나 비트 이후 올림픽 우승자 중 다음 올림픽에 참가하는 최초의 여자 싱글선수이다.

4) 그랑프리가 열리는 6개의 국가에서 그랑프리 (파이널 포함)를 우승한 적이 있다.

5) 4연속으로 종합선수권에서 우승하며 내셔널 챔피언이 되었다.



6. 다음 중 점프에 대한 설명중 잘못된 것은?

1) 앞으로 도약하는 점프에는 악셀 점프가 유일하다

2) 럿츠는 바깥 엣지를 사용하며 도약시 토픽을 이용한다.

3) 플립은 얕은 인엣지로 도약하는 엣지 점프이다.

4) 룹은 점프 도약시 X로 다리가 교차되는 것이 특징이다

5) 살코는 점프를 고안한 스웨덴의 남자 스케이터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7. 다음 중 왼발잡이 스케이터에 대한 설명중 잘못된 것은?

1) 현재 노비스 이상에서 컴피에 참여하는 한국 스케이터 중에는 없다.

2) 카롤리나 코스트너, 알리사 시즈니, 애슐리 와그너 등이 대표적인 왼발잡이 스케이터다.

3) 페어 중에 한명이 왼발잡이 스케이터면 이를 미러 페어(mirror pairs)라고 한다.

4) 시계반대방향으로 스핀을 돌고 점프를 뛴다.

5) 왼발잡이 스케이터는 럿츠 점프를 뛸 때 왼쪽 발로 토픽을 찍는다.



8. 카타리나 비트에 대한 설명중 잘못된 것을 두 개 고르시오.

1) 소냐 헤니 이후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한 여자 싱글 선수이다.

2) 동독에서 최초로 프로페셔널로 해외 아이스쇼에 서게된 스케이터이다.

3) 데비 토마스와 사라예보 올림픽에서 펼친 카르멘의 전쟁으로 유명하다

4) 세계선수권에서 2연속 우승한 최초의 동독 여자 싱글 스케이터다.

5) 독일 통일 후 열린 올림픽에 다시 독일 대표로 참가하였다.

http://www.thedailybeast.com/witw/articles/2013/08/06/the-diplomat-on-espn-katarina-witt-the-most-beautiful-face-of-east-german-socialism.html  (c) Daniel Janin/AFP/Getty


9. 다음 중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 관한 설명중 맞는 것은?

1) 2002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에서 페어경기 판정시비로 공동우승자가 나와 4팀이 수상했다.

2) 2연속 우승자가 없는 유일한 종목은 아이스 댄싱이다.

3) 알베르빌 올림픽부터 프로스케이터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4) 개최국은 각 종목별로 자동출전권이 주어진다.

5) 체코슬로바키아, 벨기에, 핀란드, 네덜란드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나왔다.

http://techsciencedaily.com/?attachment_id=1208



10. 다음 중 한국인 심판이 없는 분야는?

1) 아이스 댄싱 International Technical Specialist

2) 싱글 International Refree

3) 페어 ISU Referee

4) 아이스 댄싱 ISU Judge

5) Interenational Replay Operator

www.thesun.co.uk


11. 한국 아이스 댄싱과 페어에 대한 설명중 잘못된 것을 두 개 고르시오.

1) 아이스 댄싱은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에 양태화/이천군 팀이 출전했다.

2) 세계선수권에 페어 부문으로  출전한 적이 있다.

3) 김레베카/키릴 미노프는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했다.

4) 한국 시니어 아이스 댄싱의 마지막 국제대회 출전은 2006년 4대륙 선수권이다

5) 현재 한국에 등록된 시니어 아이스 댄스팀은 없다.

Icedance.co.kr


댓글로 정답 달아주세요.

정답은 추석연휴가 끝난 후에...

상품은...



댓글로 5지 선다형 새로운 피겨 퀴즈 내주시는 것 환영합니다.^^;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슬로바키아에는 

한국 아이스 댄싱 대표로

김레베카/ 키릴 미노프 팀이 참가했는데요.


김레베카 선수 팬카페에서 http://cafe.daum.net/rebeka-kim

한국 아이스 댄스 심판이 JGP에 참가하면 좋을텐데라는

레베카 선수 어머님의 이야기를 보고서 

댓글을 쓰다가

그냥 댓글을 모아서 정리해봤습니다.


이번 2013 주니어 그랑프리 슬로바키아 아이스 댄스

심판진들입니다.




referee, technical specialist, judge?

과연 뭐하는 사람들일까요?


가능하면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는게

사실 한국 피겨 스케이팅 팬으로는

정신 건강에 좋은데요...


http://myweb.wvnet.edu/~mswim/iceskate.html


10.0 제도는 없습니다. http://deepfriar.wordpress.com/category/friar-toons/page/2/


하지만 그래도 알건 알아야겠죠...


http://newsblogs.chicagotribune.com/sports_globetrotting/2009/04/1-stats-that-say-it-all-russias-alexander-popov-began-2008-as-world-record-holder-in-the-50-meter-freestyle-with-a-mark.html


6.0 채점제 이른바 구채점제에서는

기술점수와 예술점수로만 구분되어 있었고,

http://www.cartoonstock.com/directory/f/figure_skate.asp


추억돋는 컴퍼서리 경기와 심판. 컴퍼서리의 경우 빙판에 직접 나와서 채점을 한다.

http://thetripleaxel.blogspot.com/


심판은 국적별로 파견되었고, 자신의 국기 밑에 점수가 표시되었습니다.

각국의 심판이 주는 점수를 알 수 있습니다. 흡사 UN 이사회 투표하는 것 같았죠.


2002년 솔트 레이크 시티 올림픽의 알렉세이 야구딘 쇼트경기 후의 키스앤 크라이, 유튜브 영상 캡쳐


하지만 이런 UN 투표 같은 채점제가 

위 사진의 야구딘의 경기처럼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모를까

박빙의 승부에서는 제대로 공정하게 이루어질리가 없었죠.

물밑으로 협상과 딜이 오간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 부터 있었습니다.

특히 냉전 시대에는 이른바 동구권 (Eastern Block)과 vs. 북미+서부유럽의

신경전이 대단했죠.


결국 위태위태하게 버텨오던 6.0 채점제는 

오히려 냉전을 고스란히 버티고 난 이후에 그 모순이 제대로 터지고 맙니다.


이른바 "소금호수 사건" 

2002년 레이크 플레시드에서의 페어 경기에서 판정 스캔들이 터졌죠.

심판들끼리 밀어주는 선수를 정해서 담합을 시도했다는 거였죠.

나중에 사실은 아니었다고 당사자가 재번복하는 등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결국 페어 우승자가 2팀이 되는 초유의 사태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052748703444804575071561198876020.html


이후 피겨 스케이팅은 올림픽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코어링 시스템을 개혁해야만 했는데요.


이른바 ISU Judging System 

즉 6.0 채점제와 구분되는 신체점제가 만들어졌습니다.


신체점제의 핵심은 이른바

이른바 Technical Panel의 신설을 통한

각 구성요소의 점수의 세분화와 레벨 구분

비디오 영상 장비의 채점 도입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했던 

심판을 가르키는 헷갈리는 명칭들은

이때 생겨났습니다.


우리가 흔히 피겨 스케이팅 국제 심판이라고 

뭉뚱그려서 이야기하는 직업에는 

ISU 문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세부 분류가 있습니다.


일단 하는 일 

직능으로 보면,


Referee: 경기의 심판장, 경기 전반의 채점을 감독하고 책임.

Judge: 말 그대로 점수주는 사람. 한 경기당 9명이 기술요소와 프로그램 요소에 점수를 주고 각 요소 최고, 최저점 빼고 평균반영

Technical Controller: Technical Specialist 관리 및 오류 수정

Technical Specialist: 경기의 기술적인 사항들 (수행요소, 기술 레벨, 언더 로테, 다운그레이드, 롱엣지 등)을 결정하고 체크

Technical Assistant Specialist: 경기의 기술적 사항 결정을 지원.

* 기술 요소 및 레벨에 관한 결정은 서로 이견이 있을 경우 

  컨트롤러, 스페셜리스트,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의 다수결에 의해 결정

Data Operator: 채점 데이타 관리

Replay Operator: 슈퍼 슬로모 등의 채점을 위한 영상 재생 및 관리 

출처: http://www.isu.org/vsite/vcontent/page/custom/0,8510,4844-152094-169310-31825-132302-custom-item,00.html


신채점제가 되면서 이런 채점기계가 도입된거죠 

http://entertainment.howstuffworks.com/competitive-figure-skating4.htm


이 사람들이 경기장 중앙에서 경기를 참관하고

위의 기계를 쓰고 슈퍼 슬로모 화면을 참고하며

우리가 경기가 끝나고 나서 들여다보는 프로토콜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런 아름다운 프로토콜이 다 있나.... 

http://www.isuresults.com/results/owg2010/owg10_Ladies_FS_Scores.pdf


위의 직능별로 구분된 심판들은

각각 다시 담당할 수 있는 대회에 따라 

레벨로 두가지로 구분됩니다.


ISU

International


그리고 역시 각 종목별

싱글, 페어, 아이스 댄스로 다시 구분됩니다.


종목별로 심판 자격을 따로 받습니다.

또한 각 레벨이 담당하는 대회가 다른데요.

여기서 또 Judge와 Referee의 경우는 레벨별 담당 대회가 일치하지만, Technical Specialist는 또 다릅니다.

헷갈리죠? 그래서 ISU 문서에도 표로 정리해놓았더군요.



ISU 표가 좀 지저분해서, 번역하면서 표를 새로 만들어 봤습니다.


대회

 Refree

Judge 

 Technical Controller/Specialist

Data , Replay Operator 

 올림픽

ISU

ISU

ISU

 올림픽 예선 대회 (ex.네벨혼) 

ISU

ISU

ISU

 챔피언쉽

 ISU

ISU

ISU 

 그랑프리 파이널

 ISU

ISU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ISU

ISU 

ISU 

 그랑프리 

 Intern.

Intern.

ISU

 주니어 그랑프리

 Intern.

Intern.

ISU

 B급 국제 대회

 Intern.

Intern.

Intern.

 싱크로나이즈드 주니어월드

ISU

ISU

ISU


그럼 한국 심판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종목

 레벨

 Referee

Judge

Technical Controller 

Technical Specialist 

Data / Replay Operator 

 싱글

 ISU

 이지희

안나영, 고성희, 이정수

이지희

변성진, 정재은, 이은희

 

International 

 

안소영, 최정윤, 한영경, 김혜경, 이인숙, 이태리,이유화, 사공경원

 

 

배성훈,천성훈, 이수경

 아이스 댄스

 ISU 

 

 이유화

 

 

 

International

 

 이지희

 

 양태화

배성훈,천성훈, 이수경

 

페어

 ISU

 이지희 

안나영, 고성희,이정수 

 

   

 International

 

안소영, 최정윤, 한영경,김혜경, 이인숙, 이태리,이유화, 사공경원

 

 

배성훈,천성훈, 이수경

출처: http://isu.sportcentric.net/db//files/serve.php?id=4590


이지희,이유화 심판은 여러 직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겸직 금지 조항을 잘 검토해봐야 합니다.


* Technical Controller : 같은 대회에서 Referee나 Judge를 할수 없음.

* Technical Specialist : 같은 시즌 Technical Controller, Referee, Judge를 할 수 없음.

* Referee : 같은 ISU 챔피언쉽 대회에서 다른 종목의 Judge나 Referee를 할 수 없다.


예제 1)

다음 중 JGP 아이스댄스 경기에 참가하여 PCS를 줄수 있는 심판은?

1) 양태화

2) 이유화

3) 이지희

4) 이수경


예제 2)

올해 네벨혼 트로피에 Official로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은?

1) 최정윤

2) 양태화

3) 안소영

4) 변성진


예제 3)

다음중 사실과 다른 것을 고르시오.

1) 이유화 심판은 같은 시즌에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싱글 Judge를, 4대륙 선수권에서 아이스 댄스 Judge를 할 수 있다.

2) 양태화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는 주니어 그랑프리에 패널로 참가할 수 없다.

3) 이지희 심판은 주니어 그랑프리의 같은 대회에서 싱글 referee와 아이스 댄스 judge를 같이 할 수 있다.

4) 이지희 심판은 그랑프리의 같은 대회에서 테크니컬 컨트롤러와 아이스 댄스 judge를 같이 할 수 없다.


www.thesun.co.uk



1948년 생 모리츠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의 채점 광경

http://www.corbisimages.com/stock-photo/rights-managed/HU014806/figure-skating-judges-holding-score-cards



1부에서는 카타리나 비트에 대한 이야기를

2부에서는 "post 비트 세대"의 여싱들의 카르멘과 남싱, 페어, 아댄의

카르멘을 다루었는데요.


카르멘 part 1 링크: 카르멘의 전쟁 혹은 카타리나 비트

카르멘 part 2 링크: 사골곡의 탄생


사실 강력한 내러티브와 캐릭터를 가진 카르멘은

세부 기술에 신경써야 하는 신체점제가 되면서 

구체점제 보다는 더욱 좋은 프로그램을 보여주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카르멘에 대한 도전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카르멘 프로그램을 직관한 것은

2011년 가을이었습니다.

미국 뉴욕주에서 열린 동부지역 내셔널 예선, Eastern Sectionals 

여자 시니어 쇼트경기에서 

사만다 세자리오 Samantha Cesario 가 카르멘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관련포스팅 링크: 2011-12 미국 내셔널 지부예선 탐방기 (1) - 내셔널의 문턱


점프의 높이와 파워는 아쉬웠지만, 표현력이 돋보였던 세자리오 선수.

경기전 스탠드에서 세자리오 선수의 아버지가 딸의 머리에 (코치인줄 알았는데 아버지셨습니다.) 

빨간 꽃을 직접 달아주었죠. 






사만다 세자리오 Samantha Cesario SP 2011-12 US Eastern Sectionals


직접 링크에서 본 카르멘은 또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역시 88년의 "그 카르멘"이 항상 겹쳐 보였죠.


이것은 카르멘 직관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저는 직관을 간 대회에서 많은 카르멘들을 계속 만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카르멘이 피겨 스케이팅에 많이 쓰이면 

2012년 4월 아이스 네트워크에 실린

피겨 스케이팅 음악 선곡에 관한 기사의 제목은 바로

Beyond 'Carmen': Finding the right piece of music

"카르멘"을 넘어서: 프로그램에 적합한 음악을 찾아

였습니다.

http://web.icenetwork.com/news/article.jsp?ymd=20120423&content_id=29454848&vkey=ice_news


그리고 이 기사는 우연히도 12-13 시즌을 아이러니하게 반영하였습니다.

카르멘을 넘어서기는 커녕, 12-13 시즌은 아이스 댄싱으로 인해 

바로 카르멘의 시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안나 카펠리니 / 루카 라노테 팀이 카르멘을 프리로 택한데 이어

지난 7월초 테사 버츄/ 스캇 모이어의 프리도 카르멘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버츄 & 모이어 새프로그램 "카르멘"? 슈필반트 vs. 쥬에바 "카르멘의 전투" 시작!


그리고 이러한 선곡은 사실로 밝혀지죠.


그리고 이들의 선곡은 칸톤에서 같이 코치를 하다 갈라선

이들의 코치 마리나 주에바 vs. 이고르 슈필반트의 갈등을 배경으로

관련포스팅: 2012-2013 피겨 그랑프리 프리뷰, 일정 및 관전 포인트 (10월 20일 최신판)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의

카타리나 비트 vs. 데비 토마스의 카르멘의 전쟁을 빗대어

"제2의 카르멘의 전쟁" 혹은 "신 카르멘의 전쟁"이라 이름붙이며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슈필반트가 칸톤을 떠나기전 이미 

버츄 / 모이어의 프리 댄스로 카르멘을 하기로 했었다는 소문이 더해지며

논란이 일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시즌이 시작되고,

신 카르멘의 전쟁도 시작됩니다.


2006 토리노 올림픽 아이스댄싱 은메달리스트 타니스 벨빈은 

유니버셜 스포츠의 해설에서 

두 팀이 카르멘을 택한 것이 우연이냐는 질문에

"누구나 카르멘에 맞추어 스케이팅을 할 수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잘 하는가이다"

라고 논란을 일축합니다.


스케이트 캐나다 아이스 댄싱 프리 댄스에서 벌어진

카르멘의 전쟁 (The Battle of Carmen) 1라운드는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Tessa Virtue / Scott Moir 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전투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손자병법에 가장 좋은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나 카펠리니 / 루카 라노테 Anna Cappellini / Luca Lanotte 

역시 강렬한 음악 편집과 고전적인 카르멘으로 대항했지만,

전투라는 말을 만들어낸 피겨팬과 언론을 무색하게 할만큼

버츄 / 모이어는 예상을 깨고

전혀 새로운 카르멘을 보여줬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사실 버츄/ 모이어와 카펠리니 / 라노테는 애초부터 라이벌이 아니었던 것이죠.

버츄 / 모이어에게 "더 잘하는 것"은 별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스케이트 캐나다 중계는 CBC가 아니라 CTV였는데요. 

브렌다 어빙, 커트 브라우닝과 함께 CBC 에서 해설을 하던

트레이시 윌슨이 CTV로 옮겨서 해설을 하더군요.

트레이시 윌슨은 아이스 댄싱 선수 출신 답게 깨알같은 코멘트를 해주었는데요.


CTV 역시 처음에는 슈필반트와 카펠리니/라노테 그리고 주에바 & 버츄/모이어의 모습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주면서 카르멘의 전투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설자들의 언급은 버츄 / 모이어이 경기가 끝난 후 바뀌게 됩니다.


같은 날 세 개의 카르멘 프로그램이 선보였습니다.


조애니 로셰트 이후 최초로 여싱에서 캐나다에 그랑프리 금메달을 안겨준

케이틀린 오스몬드의 카르멘 역시 고전적인 카르멘의 모습이었습니다.

고혹적이고, 열정적인 집시 여주인공 카르멘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출처: http://www.skatecanada.ca/en-us/eventsresults/photogallery/2012skatecanadainternational.aspx


2편에서 언급했듯이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데뷔하는 스케이터들이 

카르멘을 선택하는 이유로 선택했고, 프로그램 역시 성숙미와 표현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르멘이 만만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라고 이야기했듯이,

오스몬드 역시 8월초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서는 전혀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2개월 만에 놀랄만하게도 세부적인 디테일을 조금씩 정돈하여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는 시니어 데뷔에 걸맞는 카르멘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홈링크의 응원과 잇점을 더하여 첫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죠.


안나 카펠리니/ 루카 라노테 역시 강렬한 음악 편집과 정통적인 아이스 댄싱 기술로 

고전적인 카르멘을 보여줍니다.


출처: http://www.skatecanada.ca/en-us/eventsresults/photogallery/2012skatecanadainternational.aspx


http://web.icenetwork.com/photos/gallery.jsp?content_id=40082230 Getty Image


안나 카펠리니 / 루카 라노테 Anna Cappellini / Luca Lanotte FD 카르멘 2012 Skate Canada

유니버설 스포츠 (미국 지역만 시청가능 - 타니스 벨빈 해설) Universal Sports US only


스필반트 특유의 

기술적인 면과 스코어를 염두에 두고, 

과도한 시도나 과잉된 표현을 자제하는 

고전적 카르멘의 컨셉에 충실한 깔끔하고 교과서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코스튬도 약간 심플하게 바꾸기는 했지만, 

카르멘의 빨간색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스필반트의 실리 아이스 댄스를 반영하는 듯한 코스튬이었죠.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의 카르멘은 일단 웜업때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일단 웝업하러 들어선 버츄 / 모이어의 코스튬을 보며 놀랐습니다.


출처: http://www.skatecanada.ca/en-us/eventsresults/photogallery/2012skatecanadainternational.aspx


흔히 피겨팬들이 예상하는 붉은색 카르멘 의상도 아니었고, 투우사의 장식도, 

또한 붉은색 꽃도 없었습니다.


버츄 / 모이어 둘 다 검은색의 간결한 코스튬이었는데요.

특히 모이어의 코스튬은 마치 모던 댄스를 하러 올라온 댄서 같다는 생각을 하게끔 했습니다.


버츄 / 모이어의 카르멘 첫 경기입니다.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Tessa Virtue / Scott Moir FD 카르멘 2012 Skate Canada

캐나다 CBC

유로 스포츠

유니버설 스포츠 (미국 지역만 시청가능 - 타니스 벨빈 해설) Universal Sports US only


아직 시즌초이고,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버츄 / 모이어가 세계선수권 까지 카르멘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버츄 모이어에게 놀란 것은 

안주 하지 않고, 기술적인 면과 안무적인 면에서 새로운 시도로 

트렌드를 선도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트레이시 윌슨이 이번 카르멘은 모던 댄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새로운 카르멘이었다는 코멘트를 하더군요.

검은색의 코스튬은 두 사람의 순간순간의 몸의 움직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보여지는

마치 중간 중간 정지 버튼을 누른 듯이 또렷하게 각인되는 안무의 형태를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동작은 하나하나가 기술적으로도 도전적이었죠.


http://web.icenetwork.com/photos/gallery.jsp?content_id=40082230 Getty Image


카르멘에 대한 고정관념을 하나씩 깨버린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버츄/ 모이어의 프리에서의 시도는 

뒤돌아보니 쇼트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었는데요.

관련포스팅: 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 아이스 댄스 - 버츄 모이어 쇼트 댄스 공개, 점수는 부진


일단 쇼트를 보면 유로 스포츠 해설자의 표현을 빌면,

양키폴카를 빙자한 고전적인 왈츠를 추었다고 합니다.

즉 이것은 컴퍼서리 댄스 요소에 대한 일종의 조소/ 패러디인 것이죠.


트렌드를  쫓아가느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느냐

결국 이것이

레전드와 보통 탑랭크 스케이터들과의 차이를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버츄 / 모이어는 이번 시즌의 소치 올림픽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레전드로 가는 자신만의 길로 들어선 듯 합니다.


이들이 "카르멘"을 두번째로 선보인 

컵 오브 러시아 프리 댄스에 대한 포스팅에도 썼듯이


비록 새로운 시도로 점수에서 다소 손해를 볼 때가 있더라도

그리고 어떨때는 그 시도가 너무 멀리나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모두가 시도했던 것을 안전하게 따라하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예를 들어 블랙 스완 열풍이 이미 지나간 이후에 백조를 들고 나온다던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팬들은 잘알고 있으니까요.

(우아하고 귀엽고 예쁜 것만 추구하던 여자싱글 프로그램에 죽음의 무도로 충격을 안겨준 것처럼)


관련포스팅: 컵오프러시아 프리 - 새로운 아댄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아방가르드와 키치의 차이


중간중간 보이는 기술적 실수가 트레이닝을 통해

보완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컨셉의 카르멘이 극복할 수 없는 기술적 장애물일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듯 했는데요.


쇼트에서 보여준 리프트의 실수,

그리고 프리에서 보여준 스텝에서의 테사의 흔들림 등이 

어떻게 보완될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슈필반트 코치의 빈자리가 다소 아쉬웠죠.


하지만, 아이스 댄싱의 리프트 시간 제약을 비웃는 듯한

마지막의 강렬한 리프트를 보면서

이들에게 기술적 한계라는 것이 어디일지 다시한번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좀 더 멋있게 살 수 있었을 자유분방한 여인 카르멘의 

인생이 결국은  

그녀의 죽음으로 끝낼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시대의 한계처럼,


스케이트 캐나다 경기를 본 후

버츄 / 모이어의 시즌은

스코어와 대회 성적 면으로만 보면,

그리 순탄한 길은 아닐 듯 싶었는데요.


데이비스 / 화이트의 실수가 많았던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의 시즌 첫 경기와

버츄/ 모이어의 실수가 많았던 스케이트 캐나다의 경기는

사실 구조적으로 다른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트레이시 윌슨은

다음과 같은 코멘트로 스케이트 캐나다 중계를 마무리 합니다.


"오늘의 기술적인 실수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보여준

독창성은 정말 놀랍습니다.

어쩌면 이들을 위한 다른 채점 방식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레전드들의 또하나의 공통점은 항상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세계 대회 우승자 버츄 / 모이어는 

아직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이 없습니다.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댄스 기자회견



캐나다 내셔널에서 저는

드디어 카르멘을 직관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케이틀린 오스몬드의 프리 경기를

예고편으로 보았고,



그리고 대회 마지막날 버츄/모이어의 카르멘을 보러 갔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운전을 하면서도 기대감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 몰랐어요.


그리고 드디어 웜업에 나섭니다.



이전에도 아이스쇼에서 갈라를

201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버츄/모이어의 프리댄스를 본적이 있었지만,

이번 프리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기였습니다.

카르멘은 달랐습니다....대단하더군요...



엔딩이 다가오면서 저도 모르게 이미 일어서 있었던 (관중석 제일 뒷줄이라 가능했겠지만^^)

그 얼마의 시간들.


그리고 스탠딩 오베이션


캐나다 내셔널에서의 이 경기는

버츄/모이어의 "카르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입니다.

직관을 한 개인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이 날의 카르멘은 시즌 경기 중 최정점에 있었습니다.



캐나다 내셔널을 본 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의 패배를 잊고,

스코어 면에서도 4대륙부터는 데이비스/화이트 팀을 이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4대륙 선수권에서 테사는 몸에 이상을 느끼며 경기를 중단합니다.

잠시 숨을 돌린 후 경기를 재개하면서 프리 댄스를 마치지만,

다시 한번 데이비스/화이트에게 패배합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 이은 시즌 두번째 패배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버츄/모이어는

자신들의 고향 캐나다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나섭니다.




홈링크여서 더욱 긴장했는지 

테사가 쇼트댄스에서 트위즐 실수를 하며,

사실상 이번 시즌 마지막 대결도 버츄/모이어의 패배가 확실해 보였습니다.


드디어 프리 댄스 경기날,

저도 관중들도 그리고 버츄/모이어도 쇼트 댄스에서의 실수를 

만회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월드에서의 프리 댄스는 특별했습니다.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가 컴피에서 보여주는 

마지막 카르멘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그룹의 웜업이 시작됩니다.

2013 세계선수권 프리 댄스 마지막 그룹 웜업 직캠입니다.

탑랭크 아이스 댄서들의 20개의 블레이드가 동시에 링크를 박차고 질주할 때의 느낌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월드에서의 카르멘이 시작됩니다.



이제 지쳐버린 스캇을 테사는 한손으로 버티며 

빙판위에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카르멘은 시대를 앞서가 죽어버린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닌

도발적이면서도 주체적인 새로운 시대의 여성으로

빙판 위에서 살아남은 것입니다.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이들의 경기를 영상으로 처음 보고 

어쩌면 이들의 시즌이 더 외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결국 이들은 데이비스/화이트 팀과의 대결에서 모두 패배하고 맙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러한 여정을 

피겨팬으로 함께 했던 것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메달의 색과 상관없이

버츄 / 모이어도 그러한 점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월드 갈라 연습 중의 테사 / 스캇

월드 갈라가 끝난 후 자신의 고향인 런던 그리고 스케이팅 팬들에게 인사하는 테사 / 스캇


이들이 지난 시즌 보여준 카르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피겨 팬들의 기억속에 남을 것입니다.

그것은 25년동안 그토록 기다려왔던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이었습니다.




ps.1

지난 10월,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인터넷으로 아이스 댄싱 공식연습을 중계해줬습니다.

세계 각지의 피겨 팬들이 컴퓨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버츄/모이어의 카르멘이 처음 연습으로나마 공개되는 것을 보기 위해서 였죠.

드디어 버츄/모이어가 카르멘 음악에 맞추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의 

그 느낌을 아직 잊지 못합니다.


버츄/ 모이어 공식연습 Practice 카르멘 2012 Skate Canada


어쩌면 그 때의 그 느낌 때문에, 국경을 넘어 캐나다 내셔널에까지 갔던 것 같아요. 

월드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카르멘의 여정을 월드 때까지 직접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들은 1988년 어느날에 갖혀있던 저에게도 

새로운 카르멘/피겨 스케이팅의 탄생이었습니다.


ps. 2

마지막으로 10년 전의 카르멘을 소개하면서 카르멘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만 12세 그리고 13세 김연아 선수의 카르멘 입니다.


김연아 Yuna Kim "Carmen" 2003 종합선수권 대회 (Korean Nationals)


김연아 Yuna Kim "Carmen" 2004 종합선수권 대회 (Korean Nationals)


1부에서 계속

카르멘 part 1: 카르멘의 전쟁 혹은 카타리나 비트


2부는 

카타리나 비트 이후의 여자싱글 스케이터들이 시도한 

사골곡으로의 카르멘의 의미와

남싱, 페어, 아댄에서의 카르멘을 살펴보려 합니다.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 전세계를 매혹시킨

카타리나 비트의 "그 카르멘" 이후,

많은 여자 싱글 선수들은 카르멘을 프로그램 음악으로 사용했고,

언젠가는 비트를 넘어서려 했습니다.

비트 이후의 탑싱들도 예외는 아니었죠.


카르멘은 여싱이면 누구나 언젠가는 겪어야 할 

통과 의례였습니다.


다양한 음악 톤과 다이나믹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고,

피겨 관계자와 피겨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곡이 되어 버린 카르멘은 

새롭게 변신하고자 하는

스케이터들이 애용하는 레파토리가 되었습니다.


여자 싱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골곡 베스트 3를 꼽자면

우아하고 청순한 여성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백조의 호수

귀여움을 돋보이게 하는 호두까기 인형

그리고 

매혹적인 팜므 파탈의 성숙한 여인을 표현하는 카르멘을 들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아함 혹은 귀여움으로 거의 80여년을 버텨오던 여자 싱글 프로그램에

팜프파탈이라 불리우는 치명적 아름다움 혹은 섹시함이라는

레파토리가 들어온 것은  

헐리우드 배우와 미모와 빙판위의 연기로

전세계 피겨팬을 사로잡았던 카타리나 비트의 충격적인 '카르멘" 프리 프로그램의

영향이 컸습니다.


발레를 바탕으로 한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 프로그램을 섭렵한

주니어 여자 싱글들은 

시니어로 발돋움하거나 자신의 이미지를 성숙한 스케이터로 변신하고자 할 때

카르멘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이어져

시니어 데뷔 혹은 2년차 때 카르멘은 가장 애용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카르멘이 다른 사골곡과 다른 점은 바로

캐릭터에로의 몰입과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차이코프스크의 발레곡들과는 달리

오페라이기 때문에 항상 기악곡으로의 편곡과 

새로운 안무의 창조가 관건이 됩니다.


그래서 

그래도 기본은 하는, 

믿고 쓰는 발레곡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과는 달리


"카르멘"은 사실

많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그 때마다 스케이터에게 디테일한 표현이 많이 요구되어지고

안무가의 창의력이 발휘될 공간이 여전히 많은 

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는 수행하기가 꽤 어려운 곡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수준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죠.


하지만 그러함에도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그리고

탑싱에서 포디움 혹은 레전드로 도약하고자 하는 스케이터들이 

항상 시도하고자 하는

잘못 끊이거나 조금만 보관을 잘못하면 바로 상하는 

"저온 살균 사골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후에 레전드가 된 여싱들은 

"카르멘"에 꿋꿋히 도전을 해왔고, 

그 자취를 남겼습니다.

우승이 유력했던 1998년 올림픽에서 타라 리핀스키의 선전에 밀려

금메달을 놓친 미셸콴이 올림픽 이후에 복귀한 쇼트 프로그램도

바로 카르멘이었습니다.


로리니콜에 의해 안무된 이 프로그램은

비제의 카르멘을 직접 사용하기 보다는

비제의 카르멘을 주제로 각기 다른 작곡가들에 의해 편곡된 

발레곡 "카르멘 suite",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카르멘 판타지"

그리고 영화 카르멘(1983)의 OST를 사용했습니다.


아직 레전드가 되기전 첫 올림픽에서 좌절한 

(그리고 한번의 올림픽에서 더 좌절하게 되고 오히려 그로 인해 레전드가 된)

미셸 콴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함께

새로운 각오로 택한 컴백 음악이었던 것입니다.


미셸 콴 Michelle Kwan "The Fate of Carmen" 1998 Keri Figure Skating Classic 


하지만 카르멘은 콴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콴은 또 한번의 올림픽에서 좌절한 후

아랑훼즈 협주곡 (02-03) 과 토스카(03-04)라는 

잊지못할 시그니처 프로그램을 남기게 됩니다.


사샤 코헨의 경우

첫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의 프리 프로그램이 

그녀의 성격답게 야심차게 "카르멘"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사샤 코헨에게는 

시그니처 프로그램이 되지 못합니다.

말라가냐(02~04)로 성공을 거두고

팜므 파탈과 캐릭터를 표현하는 변신을 포기하고

유연성이 강점인 자신의 장점을 살려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03~04) 와 호두까기 인형(04~05)으로 전성기를 구가하죠.


사샤 코헨 Sasha Cohen FS 2002 US Nationals FS



남자 싱글의 경우는 

음악은 카르멘이지만, 사실 "카르멘"을 놓고 대결하게 되는

돈 호세 혹은 에스카미요 라고 하는것이 맞을 듯 합니다.

고향에 약혼녀를 놓고온 진지하고 보수적인 스페인 하사관, 돈 호세

용맹하고 열정적인 투우사, 에스카미요 

이 둘의 캐릭가 교차로 나타나거나 혹은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관건은 사랑에 빠진 돈 호세보다는 분노하는 돈호세와

남성미가 강조된 투우사 에스카미요를 박력있게 연기하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역시 박력 스케이팅의 선두주자 

러시아 남싱들이 호쾌한 점프와 함께 괜찮은 프로그램들을 남겼습니다.


빅토르 페트렌코 Victor Petrenko "Carmen" 1991 Worlds SP 


예브게니 플루센코 Evgeni Plushenko "Carmen" FS 2002 Olympics 


이번 시즌 "진짜" 마지막 시즌 프리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조금씩 보여주는

"플루센코에의 헌정"을 한다고 하니 조금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야구딘의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들에 밀려

많은 조명을 못받은 플르센코의 비운의 프리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갈라에서는 플루센코의 "Sex Bomb"이 3대 금지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야구딘의 "바나나"보다 선호되고 있으니...


생각난 김에 17세 야구딘의 시니어 월드 데뷔 프로그램 "카르멘"도 보죠.


알렉세이 야구딘 Alexei Yagudin "Carmen" FS 1997 Worlds 


1988년 캘거리에는 카타리나 비트와 데비 토마스의 카르멘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페어 금메달에 빛나는 

페어의 전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세르게이 그린코프의

카르멘도 있었습니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 / 세르게이 그린코프 Ekaterian Gordeeva / Sergei Grinkov 

"Carmen" SP1988 올림픽


비록 카타리나 비트의 카르멘에 밀렸지만,

이들의 카르멘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의상만 봐도 하얀색입니다. 세상에....

이들은 이 프로그램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습니다. (The Best is yet to come)


G&G는 94년 다시 복귀한 릴리함메르 올림픽에서의

프리 프로그램, 베토벤의 비창과 월광 메들리를 시그니처로 남기며 페어의 절대 레전드가 되죠.


그리고 이듬해 세르게이 그린코프는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린코프가 숨을 거둔 레이크 플레시드의 링크에 걸린 세르게이 그린코프 추모 액자


이후 고르디예바는 솔로로 아이스쇼에 서게 됩니다.



올해 홀로 공연한 고르디예바의 카르멘입니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 Ekaterina Gordeeva "Carmen" 2013 



역시 열정적인 내러티브와 이번 시즌 "진짜" 마지막 시즌 프리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조금씩 보여주는

3각 관계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장르는 아이스 댄싱입니다.

1977년에 공연한 모이세바/미넨코프의 카르멘을 보시죠.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이들의 코치였던 젊은시절의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를 볼 수 있습니다.


이리나 모이세바 / 안드레이 미넨코프 Irina MOISEEVA / Andrei MINENKOV 

"Carmen" Ex 1977 Worlds


안젤리카 크릴로바 / 올렉 오브시아니코프 Anjelika Krylova / Oleg Ovsyannikov 

"Carmen" FD1998 Olympic

일본 방송 (롱샷 위주)

미국 CBS (미디엄 샷, 클로즈업 위주)


연기와 캐릭터면에서

사실 크릴로바의 모습은 거의 카르멘에 빙의된 경지입니다.




음악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작해서

프리가 끝났음에도 그 여진이 계속되는 듯한 모습이죠.



그 크릴로바냐구요? 

그렇습니다. 바로 부부 코치로 카메렝고와 함께 디트로이트 클럽을 이끌고 있는

그 안젤리카 크릴로바입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 사이드에서 봤을 때도 여전히 빛나던 왠지 서늘한 미모의 카리스마...

감히 싸인받을 생각조차 못하게하는...)


크릴로바의 캐릭터 연기가 성공적인 경우 

위의 영상처럼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몰입된 캐릭터 연기와 포인트가 강조된 안무는

자칫 삐끗하면 너무 과장되어 보이거나 기술적 요소를 흘려버리는 위험도 있죠.

디트로이트 클럽의 페살라/부르자 그리고 위버/포제 등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도

이러한 점들입니다.

크릴보바/오브시나이코프는 결국 열정적인 카르멘 프리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에 머무릅니다.


타티아나 나브카 / 로만 코스토마로프 Tatiana Navka / Roman Kostomarov

"Carmen" FD 2006 Olympics 


나브카 / 코스토라로프의 카르멘은

조금더 계산적이고 치밀합니다. 

그것은 신체점제의 도입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첫 신체점제 올림픽이었던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1998년 올림픽의 크릴로바/오브시아니코프의 자유분방하고

내러티브와 캐릭터를 강조한 프로그램을 하다가는

사실 세부적인 기술사항을 충족시키기가 매우 힘들 것입니다.


피치도 상대적으로 강약을 조절하고,

내러티브를 잃어버리지 않지만 댄서들이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되기 보다는 

조절하면서 기술적인 면도 세심하게 신경쓰는 것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 보기 편한 느낌도 드네요.

드라마 같이 몰아치는 극적인 아이스 댄싱의 시대는 이제 구체점제와 함께 사라진 것이죠.

결국 이들은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그렇다면 신체점제에서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은 영영 물건너 간 것일까요?

구체점제에 대한 반복되는 옛사랑의 노래를

일시에 잠재운 스케이터가 여자 싱글에서

그것도 현역 시니어 스케이터가 10명도 안되는 변방에서 탄생한 것처럼

아이스 댄싱 역시 러시아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변화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12-13 시즌 사골곡 카르멘은 

아이스 댄싱에서 부터 다시 핫하게 타오릅니다.

새로운 카르멘의 전쟁이 시작되었고,


2011년 여름부터 직관을 시작한 저는 

이제 영상이 아닌 링크장으로 "카르멘"을 찾아갑니다.


곧 3부에서 계속

카르멘 Part 3: 신 카르멘의 전쟁 혹은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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