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배낭 여행을 갔을 때 처음 집시들을 봤습니다.

집시들에게 관광지에서 소매치기 당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집시들을 보면 피해서 빨리 걸어가고는 했지요.


그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몇시간 동안 갑자기 내린 비를 맞고 걸어다니고 나니

사실 제 모습도 그리 깔끔하지는 않아졌습니다.

다른 유럽인들의 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저의 집시에 대한 경계심도 많이 사라졌죠.

어쩌다보니 저나 집시들이나 그다지 행색이 차이가 나지 않기 시작했으니까요.


사진출처: http://gosotopo.tistory.com/269


관광지 분수 앞에 걸터 앉아 있는데, 

어느새 내 앞에서 한 집시 아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손을 흔들자, 그 아이는 수줍게 웃으며

분수대 너머로 달려갔습니다.


http://www.trekearth.com/gallery/figenya/photo1101566.htm

(인터넷에서 발견한 터키의) 집시 아이들 사진, 

http://www.trekearth.com/gallery/Middle_East/Turkey/photo1101210.htm


그것이 집시와 처음으로 나눈 일종의 "대화"였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들이 지하철 역등에서

연주하거나 춤을 추면 잠시 멈춰서서 보고는 했죠.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이 집시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그 이후에야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왠지 모르지만 

한동안 주인공인 카르멘이 

유럽의 한 민족의 여성이려니 생각 했던것 같아요.

저는 오페라에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제가 처음 접한 카르멘은

오페라도 발레도 아닌

바로 "카타니라 비트"의 피겨 스케이팅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카르멘이 피부가 하얀 백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출처: AP Photo/Rudi Blaha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쩌면 오페라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 저 역시 집시들을 "없는 존재"로 생각하고 관심이 없었기 때문일수도 있지요.


나중에야 집시들의 역사를 알게 되었어요.

그들이 유럽 전역을 그 오랜 세월동안 떠돌아다니는 이유는

어떠한 국가에서도 그들에게 교육도 권리도 땅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차 대전 중 유태인 못지 않게 많은 수의 사람들이 나찌의 강제수용소에서 죽었지만,

아무도 집시들의 죽음을 기억해 주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집시들은 유럽에서 가장 힘든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와 막노동...그리고 아무도 그들을 받아들여주지 않기 때문에 도박과 밀수등을 하고 있죠.


카르멘은 그러한 집시들의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오페라였습니다.

1820년경 가장 힘든 작업장 중의 하나인

스페인의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집시여공들의 삶을 다룬 이야기...

카르멘이 단순히 정열적인 무용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저의 생각은 역시

그냥 낭만화에 불과한 것이었죠...

사실 만약 "카르멘"이 그렇게 안이한 작품이라면 지금까지 살아남았을리가 없었겠죠.


출처: http://www.musicweb-international.com/SandH/2008/Jan-Jun08/Carmen2503.htm


어두운 하층민 집시들을 다루면서도

도발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오페라.

그래서 "카르멘"은 파리의 중산층이 주관객이었던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 당시 흥행에서 실패합니다.


(출처: http://www.thesun.co.uk/sol/homepage/features/2597130/Sun-brings-you-tickets-to-see-Carmen-opera-for-750.html)


흥행에 실패해 상심한

작곡가 비제는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수영을 하다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마치 뮤지컬 "렌트" (Rent)의 작곡가이자 연출가 조나단 라르슨(Jonathan Larson)이

뉴욕에서의 첫 공연 전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고,

그 "렌트"가 전설로 남은 것처럼


뮤지컬 렌트 중 "라비 보엠 (La Vie Boheme) Bohemianism은 프랑스어로 집시를 일컷는 bohémien 에서 유래되었다.

뮤지컬 렌트는 오페라 La Bohême의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렌트의 한장면 "라 보엠" http://www.rentmusical.net/history


"카르멘"도 다른 나라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파리에서 다시 공연하게 되고,

지금까지 오페라 역사에 빛나는 전설로 남게 됩니다.


집시의 노래 Gypsy Song

Opera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카르멘은 또 하나의 전설로 태어나게 됩니다.

Carmen on Ice


오늘의 피겨 쥬크박스

"카르멘"입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카르멘은 하도 끓여대서

이제 뼈의 형채도 알 수 없게 된

사골중의 사골곡입니다.


지난 시즌 

아이스 댄스팀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그리고 안나 카펠리니/ 루카 라노테팀이

카르멘을 사용한다고 하여 이 사골곡은 또(!)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요.

관련포스팅: 버츄/모이어 새 프로그램은 카르멘? 슈필반트 vs 쥬에바 "카르멘의 전쟁" 시작

 

우연인지 아니면 매번 그래왔는지 시즌이 개막하기 전 펼쳐지는 섬머 컴피티션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서도 주니어와 시니어에서

골고루 카르멘을 사용하더군요.


자유롭고 매력적인 담배공장 노동자 집시여인

카르멘

고향에 약혼녀를 놓고온 진지하고 보수적인 스페인 하사관

돈 호세

그리고 용맹하고 열정적인 투우사

에스카미요



이들이 서로에게 집착하고 배신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비극적인 삼각관계가

카르멘의 주요 내러티브입니다.


데이트 장소로 오페라 극장을 찾던 파리의 선남선녀들이 주요관객이던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극장에서 환영받았을리가 없었지요.


음악과 오페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링크로 대신하고....


카르멘 이야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1860


비제이야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7997




다시 피겨 스케이팅 이야기로 돌아와서

카르멘을 피겨 스케이팅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한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의 여자 싱글 경기 

바로 

카르멘의 전쟁 (The Battle of the Carmens)을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올림픽 2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

그리고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에서 비트를 꺾은 유일한 스케이터

1986 월드 우승자 미국의 데비 토마스의 대결은 

이들이 카르멘을 올림픽 시즌의 프리 프로그램으로 동시에 선택하면서

더욱더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들의 대결을 미디어들은

"카르멘의 전쟁" The Battle of the Carmens 이라고 이름 붙였죠.


남자 싱글의 두 라이벌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브라이언 오서의 대결을 지칭한 

"브라이언의 전쟁" The Battle of the Brians도 

캘거리 올림픽의 화제였지만,

역시 "카르멘의 전쟁"이 가장 큰 화제였습니다.


여자 싱글 프리의 순서는 

카타리나 비트, 엘리자베스 맨리, 그리고 데비 토마스가 마지막이었습니다.

프리 경기전 컴퍼서리와 쇼트를 합친 경기 결과는 

데비 토마스가 1위, 카타리나 비트가 2위였습니다.


카타리나 비트 Katarina Witt FS "카르멘"1988 캘거리 올림픽

CBS (미국)


일본 방송


프리 + 키스 앤 크라이 인터뷰 (CBS)


엘리자베스 맨리 Elizabeth Manley FS + 키스앤 크라이 1988 캘거리 올림픽


데비 토마스 Debi Thomas FS "카르멘" + 키스앤 크라이 인터뷰 1988 캘거리 올림픽 


결국 카타리나 비트는 엘리자베스 멘리 (캐나다)와 데비 토마스를 제치고

소냐 헤니 이후 최초로 올림픽을 2연속으로 제패한 여자 싱글 선수가 됩니다.

데미 토마스는 엘리자베스 멘리에게도 밀려 동메달에 그치고 맙니다.


올림픽 공식 기록 영화 (카타리나 비트 경기 영상 부분 및 시상식)


1988 캘거리 올림픽 여자 싱글 시상식


카타리나 비트 소냐 헤니 이후 첫 올림픽 2연속 챔피언이 되다


1988년 올림픽에서의 카타니라 비트의

프리 프로그램은 너무나 강렬해서,

그 후 영화로도 만들어집니다.


모든 장면을 은반 위에서 스케이트를 신고 찍은

"카르멘 온 아이스"의

주연은

카타리나 비트, 브라이언 보이타노 그리고 브라이언 오서입니다.


카르멘은 카타리나 비트일테고,

누가 잘생기고 진지한 스페인 군인이고, 누가 열정적이고 용맹한 투우사일까요? ^^:


카르멘 오페라의 장면과

카타리나 비트가 주연한 아이스 오페라의 장면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듯 합니다.


서곡 Overture

Opera

Carmen on Ice


아바네라 (Habanera)

Opera

Carmen on Ice



Seguedille

Opera


Carmen on Ice



Act 2 카르멘의 입장

Carmen on Ice


투우사의 노래

Opera

Carmen on Ice


꽃노래

Opera

Carmen on Ice


Finale of Carmen

Opera

Carmen on Ice



이 후 다른 스케이터들에 의해 다시 공연되기도 했지만,

Carmen on Ice 


카르멘 온 아이스는 카타리나 비트의 영화로만 기억되었고,


그녀의 프리 프로그램은 그녀 자신에게도 시그니처 프로그램으로 남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피겨 스케이팅 팬들에게

카르멘은 곧 카타니라 비트였고, 카타리나 비트는 곧 카르멘이었습니다.


Katarina Witt & Uwe Hassbecker - Carmen


카타니라 비트 이후의 많은 스케이터들이

카르멘을 시도했지만, 

이들의 프로그램들은 

카타리나 비트의 "그 카르멘"에 대한 

오마주 혹은 몽타주이자 각주였습니다.


Katarina Witt & Evgeni Plushenko - Carmen Duet montage


part 2에서는 카타니라 비트의 카르멘 이후 

본격적으로 사골곡이 된 카르멘의 여러 프로그램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카르멘 Part 2: 사골곡의 탄생  


그리고 part3 에서는 지난 시즌의

"신" 카르멘의 전쟁에 대해서 다뤄 볼 예정입니다.

카르멘 Part 3: 신 카르멘의 전쟁 혹은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


사실은 part 1과 part2는 지난 시즌이 시작되기 전

카르멘을 버츄/모이어, 카펠리니/라노테 팀이 프리로 선택하면서

쓰기 시작했던 포스팅입니다.


그러니까 2012년 7월 21일에 시작했던 포스팅입니다.

조금 더 보완해서 올린다는게 결국 1년이 지나서 올리네요...


이렇게 나마 늦게 올리는 이유는...

...


하여간 

올리면서 보니까 요즘 쓴 것 같네요..

1년 정도 지났다 해도 카타리나 비트와 카르멘의 위상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겠죠...

레베카 / 키릴 선수가 주니어 선발전을 위해 전날에 와서

롯데월드 링크에서 연습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겨울 한국에 갔을 때 찍었던 롯데월드 링크 사진이 보고 싶어졌어요.


피겨팬들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롯데월드 링크는 한국 피겨 팬들에게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분노와 기쁨이 함께 교차하는 장소라고 할까요.


그리고 어린시절 한국에 흔하지 않던 실내 스케이팅장에

"스케이트를 타러" 갔던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장소입니다.


예전에 롯데월드 링크에 대해 썼던 포스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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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뮬러와 장원일 선수가 나오는

윤일상의 뮤직비디오 "애상 + I'm Missing You" 뮤직 비디오를 보다가

 

갑자기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장과

내가 마지막으로 스케이트를 탔던 날이 떠올랐다.





피겨팬들에게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는 


전용링크 하나 없어 놀이공원에서 새벽에 연습해야 했던

김연아 선수가 처해있던 어려운 연습환경과


아이스 쇼 직전 일어난 목동 아이스링크 화재 이후, 

어른들은 숨어 버리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이 자그마한 소녀가 사과하고,

대체 공연을 해야했던


김연아 선수가 겪어 왔던 역경과

그것을 이겨낸 가슴아프지만 자랑스런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에게도 롯데월드는 피겨에 관한 개인적인 여러가지 기억들이 있는 곳이다.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에서 나는 처음으로 피겨 스케이트를 신어봤다.

보통 논밭을 얼린 야외 링크장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트를 빌려탔었지만,

당시 흔하지 않던 실내 링크장인 롯데월드 링크 장은 언제나 사람으로 붐비었고,

링크에서는 속도가 덜나와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한 피겨 스케이트만을 빌려줬다.


초등학교 때 부터 사생대회나 소풍이 끝나면 롯데월드에 갔고,

그 때마다 친구들과 피겨 스케이트를 빌려 스케이트를 타고는 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링크장에 가면 말괄량이 여자애들도, 멋대가리 없는 남자애들도

다들 얼굴이 하얗게 빛나며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스 링크에 가면 항상 사람들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그 곳에서 마지막으로 스케이트를 탔던 것은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소풍을 갔던 날이었다.

 

나의 마지막 활주는

희비극으로 끝났다.

신기하게도 갑자기 얼음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나한테 다가왔고,

정신을 차려보니, 링크에 피가 흩뿌려져 있었다.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친구들이 뭉개진 안경테를 들고 나를 링크 응급실로 데려다 줬다.

다행히 얼굴의 상처는 흩뿌려진 피에 비해서는 크지 않아서,

봉합을 할 필요는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상처를 보고 놀란 어머니에게

위로랍시고 나는 그렇게 말했다.

 

"스케이트를 타는데 갑자기 얼음이 다가왔어..."

 

많이 놀랐던 어머니는 어이없어 피식 웃음을 터뜨렸던 것 같다.

 




그 후 대학에 와서 허리가 나빠지면서

더이상 스케이트를 못타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 때부터 동계올림픽이나 되어야 해주던

피겨 중계를 더 열심히 챙겨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때의 상처는

다행히도 사라져 찾아볼 수 없지만,

 

그 곳에서 연습하던 어린 선수들의 모습과

 

스케이트를 처음 신고, 얼음을 지치던

사람들의 환하게 빛나던 미소는 여전히 기억속에 살아있다.

 

.....

 

언젠가는 그 링크에서 꼭 다시한번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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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 때 

종합선수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출국하기 1주일전 무작정 롯데월드 링크에 갔어요.

그곳에서 한참 동안 스케이팅 하는 사람들을 바라봤습니다.





그러다가 정빙 시간이 되었습니다.











정빙을 마친 빙판은 마치 호수와 같이 느껴졌어요.

한참 링크를 바라보다가

이제는 스케이트를 타봐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며칠 뒤 과천 링크장에 

제 짝과 그리고 조카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러 갔어요.


쌩쌩 달리는 조카들 때문에 몇번 넘어질뻔 했지만,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않았더군요.

그래도 조카들 한테는 못당하겠더군요. 원래도 잘 타는 편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날, 고3때 넘어진 이후 처음으로 링크에 서 보았습니다.




 


과천에서는 하키 스케이트를 빌려주더군요.

다음에 한국에 들어오면 꼭 롯데 월드 링크에서 피겨 스케이트를 신고 

타보려고 합니다.


다음주에는 제가 있는 동네 링크에도 스케이트 타러 가보려고 해요.

지역예선과 클럽 경기를 보러 갔었는데, 이곳 링크는 붐비지도 않고 매우 따뜻하더라구요...


레베카와 키릴 선수에게 롯데월드 링크는 어떻게 기억되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몇년이 지난 후에는

시차 적응으로 힘든 지금의 시간과는 분명이 다르게 기억될 것 입니다.


롯데월드 링크와 레베카 선수의 인연도 그렇게 시작되었네요.


베키 / 키릴 팀의 멋진 경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시즌 시작이네요..


응원할 한국 아이스 댄스팀도 있고,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눌 피겨 스케이팅팬들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 주니어 선발전이 열리기 하루 전 스파이럴 - 




80년대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딴 

카타리나 비트에 대한 ESPN의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카타리나 비트와 피겨스케이팅을 

냉전체제의 시각에서 재조명할 듯 싶었는데, 역시 그랬다.



"The Diplomat," Documentary film about Katarina Witt just began at ESPN. (ET 8pm~9pm) 

"외교관" 카타리나 비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동부시간 저녁 8시부터 ESPN 채널에서 방금전 시작되었다.


이렇게 트윗을 날리고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카타리나 비트의 다큐멘터리는 잊고 있었던 

지구촌 영상음악과 미군방송 AFKN에서 보여주던 듀란듀란의 뮤직비디오의 색감과 

87년 봄 어느날 갑자기 난데 없이 방학이라며 서울에 올라와서는 

매일 어디론가 나갔다가 밤 늦게야 돌아오던

대학생 사촌형의 몸에서 나던 매운냄새를 되살려 주었다.


인터넷 곡괭이질로 찾은 1987년 지구촌 영상음악의 박혜성과 엘비스 프레슬리 영상

80년대 하면 떠오르는 바로 이런 색감인거지. 듀란 듀란 뮤직비디오 New Moon on Monday


다큐는 대략 피겨 스케이팅 버전 "백야"와 "타인의 삶"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카타리나 비트는 말한다. 

그 많은 모순과 동독 경찰의 자신의 대한 감시에 분노하면서도, 

자신이 동독에 없었다면 아마도 피겨를 배우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사진 출처: http://www.imdb.com/title/tt2788620/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동독의 엘리트 운동선수들이 수당을 받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온국민의 영웅이던 비트 역시 가난에 고통받는 국민들을 외면한 파렴치한으로 비난받는다. 

비트는 동독이 처음으로 인정한 공식적인 프로 운동선수였다.


비트는 20년동안 아이스쇼에서 활동하였다. 

한편으로는 중요한 것은 개인이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독일 통일 후 비트는 올림픽에 다시 참가했고,

2018 뮌헨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이 되었다.



동독 비밀 경찰에 협박당해 비트를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페어 스케이터 잉고 스토이어는 

가장 어두운 과거이고 후회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한다. 

만약 협조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스케이터로서의 커리어는 끝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독 비밀 경찰에 협력한 것은 제 인생의 오점입니다. 하지만 지울수는 없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당시 비밀경찰이 내민 협조 동의서에 싸인하지 않았다면, 

나는 세계챔피언이 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코치도 못하고 있을 거에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80년대 동독 비밀경찰의 민간인 감시를 그린 영화 "타인의 삶"의 예고편,

음반 프로듀싱을 하는게 아니라 도청중. 뭐 동독에서만 있었던 일은 아니다...



(동독 비밀 경찰 자료 보관소에서) 카타리나 비트에 관한, 27개의 박스 안에 3,500 페이지에 달하는 감시 문서가 발견되었다. 

그 중 오직 181 페이지만이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동료를 배신했던 잉고 스토이어는 

비밀경찰에 협력한 과거 때문에 국가대표 코치직을 물러났다.

하지만, 그가 지도한 알레오나 사브첸코/ 로빈 졸코비는 다른 코치를 찾을 수도 있었지만

졸코비가 자신이 몸담았던 독일군의 후원을 잃으면서까지,

코치의 곁을 지키고 결국 이들은 법원에 항소해 

밴쿠버올림픽에서 스토이어는 독일 대표팀의 코치로 참가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비트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비트는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에서 강력한 경쟁자 미국의 로잘린 섬너스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딴다.


비트는 사라예보 올림픽 우승 후 세계선수권 마저 우승하고, 

은반의 여제가 된다.

하지만 비트는 다음 올림픽까지 은퇴할 수 없었다.

아마츄어 은퇴는 프로가 금지된 동독에서 은반을 떠나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


비트의 코치 유타 뮬러가

직접 피겨를 가르친 딸 가브리엘 자이페르트는

2회 월드챔피언(69.70)이 되었고 올림픽(68)에서 은메달까지 땄지만,

아마츄어 은퇴후 프로 활동을 금지한 동독정부의 정책 때문에, 

결국 은반을 떠나야 했다.


유타 뮬러 Jutta Müller 코치와 그녀의 딸 1968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가브리엘 자이페르트 Gabriele Seyfert


딸의 좌절을 곁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유타 뮬러는 

캘거리 올림픽 전 

비트의 꿈을 위해 동독정부와 협상을 한다. 


뮬러 코치 그리고 카타리나 비트



동독정부는 조건을 건다. 

바로 비트의 올림픽 2연속 금메달


자유로의 티켓을 위해 비트는 

캘거리 올림픽 링크에 선다.


(소냐 헤니 이후) 52년동안 어떤 여자 싱글 스케이터도 2연속으로 올림픽 챔피언이 된 적이 없었다. 





사진 출처: http://www.imdb.com/title/tt2788620/  © Verwendung weltweit


http://www.thedailybeast.com/witw/articles/2013/08/06/the-diplomat-on-espn-katarina-witt-the-most-beautiful-face-of-east-german-socialism.html  (c) Daniel Janin/AFP/Getty



올림픽 공식 기록 영화 (카타리나 비트 경기 영상 부분 및 시상식)


결국 소냐 헤니 이후 처음으로 이룬 여자싱글의 2연속 금메달은 냉전의 산물이었던 것. 

그리고 비트에게 있어서는 자유로의 티켓이었던 것. 


미국에 망명했다가 다시 소련에 의해 억류된 소련 발레리노와 소련으로 망명한 미국 댄서의 우정을 그린 

영화 "백야" (1985) White Nights. 주제가 Say You Say Me로 더 유명한 영화였다.

그나저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그레고리 하인즈, 이자벨 로셀리니 젊은 거 봐라...


카타니라 비트는 냉전체제에서 동독과 공산권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의 역할을 떠맡은 

체제 선전을 위한 외교관 "The Diplomat" 이었던 것이다.








다큐의 마지막에 비트가 뮬러 코치가 가르치는 링크를 찾아 이렇게 말한다. "링크에 가면 항상 좋다"

비트와 뮬러 코치는 가장 친한 친구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링크에서 두사람이 팔을 걸치고 나란히 서서 

뮬러의 현재 제자들을 지켜보는 것을 보여준후, 




사진 출처: http://www.imdb.com/title/tt2788620/


카메라는 빙상장의 하늘을 비추고, 

그 위에 비트, 뮬러 코치, 스토이어, 슈타지 관계자의 현재를 알리는 자막이 흐르며 다큐는 끝난다.


비트가 연습하던 켐니츠 링크의 현재


카타리나 비트는 프로 스케이터로 20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활약했다.


유타 뮬러는 피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코치중 한명으로 남아 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은퇴한 후 잉고 스토이어는 켐니츠 아이스 링크에서 세계챔피언들을 길러냈다.


에곤 크렌즈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 멤버)는 냉전시대 범죄 혐의로 6년 6개월 복역을 선고받았다.


분단 45년만에, 동독과 서독은 1990년 10월 3일 통일되었다.


카타리나 비트는 통일된 독일을 대표하여 1994년 그녀의 세번째 올림픽에 참가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2018 뮌헨 동계 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ps.1 서울올림픽, 사촌형 그리고 베를린 장벽


다큐에 등장하는 80년대의 서독과 동독, 무너진 베를린 장벽을 보면서 

오래전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사촌형은 대학신입생 때 학교 앞 음악감상실에서 DJ를 하다가 학사 경고를 맞고 대학을 잘린 후

서울에 올라와 우리집에서 노량진의 재수단과반을 다니며 대학입시를 다시 준비하고 있었다.

F.R. David의 "Words"를 기타를 치며, 

팝송은 미국에만 있는게 아니라고 이야기한 후

알제리 출신 프랑스 가수의 노래를 서툰 영어로 나에게 불러주고는 했다..



워즈 돈컴이지 투미 하우캔 아이 파인드 어 웨이

투 매이크유 시 아이러뷰 워즈 돈컴 이지


형 한테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사실 나는 듀란듀란 보다는 아하의 팬이었다. 



두번째 대학생이 되어 다시 찾아온 형은 팝송이 아닌 다른 노래를 불러주었다.

하지만, 87년 봄, 형의 매캐한 냄새가 어쩌면 담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나중에 내가 형의 나이가 되서야 알았다.


서울 올림픽에서 싸인을 받았던 

동독 여자 수영선수들의 금메달과 신기록들이 

체제 선전을 위해 엘리트 체육을 육성하며

기록 갱신을 위해 약물을 주사했던 냉전의 어두운 진실이라는 것도





"스포츠는 국가를 선전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서울 올림픽 대회 유치 자체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는 것도

내가 그 선수들의 나이가 되서야 알았다.



20년이나 흘러 "라면 먹고 뛰었다"는 건 임춘애 선수가 한 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국가대표에게 금지 약물을 주사했던 동독에 비하면, 

영웅을 만들기 위한 "라면소녀" 과장보도는 그래도 귀엽다고 해야할까나..

관련포스팅 링크: http://dunpil.tistory.com/75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


사진 출처 및 추천포스팅: 내가 기억하는 1988년 88올림픽의 추억 10가지


결국 미래가 자신들의 편이라던 공산주의 동독은 5년도 지나지 않아 몰락했고 

동독의 엘리트 선수들은 약물의 부작용으로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

한편, 88올림픽을 유치하고 서울의 판자촌을 절단냈던 독재자는 

아직도 벌금을 안내고 88대고 있다.


카타리나 비트의 인터뷰를 보며 누군가가 계속 오버랩 되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같은해의 올림픽 유치를 신청했던 뮌헨과 평창의 평행선 처럼...

수십년간 분단되어 서로 왕래할 수 없었던 베를린 장벽과 DMZ처럼... 

국가와 엘리트 스포츠 선수의 그 애증의 관계 역시...


그럴 수만은 없겠지만,

그래서 더욱더 이번만은 그녀가 그녀 자신을 위해 스케이팅 하기를 

마음속 깊이 기원한다.


ps. 2 피겨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 장면이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쏠쏠한 장면들이 꽤 있다.


카타리나 비트의 진솔한 인터뷰는 기본이고,


어린시절 연습 영상은 물론,




잉고 슈토이어 코치의 현재를 보여주면서 사졸네 연습장면이 등장할 때는

유심히 보면서 무슨 프로그램일까 생각하고 있는데...컷트 -_-




그리고 유타 뮬러 코치와 브라이언 보이타노가 나와서 인터뷰도 하고,


유타 뮬러 코치는 이렇게 말한다. 

"피겨 스케이팅은 제 인생입니다. 제 인생이었고, 앞으로도 그럴거에요."


"카르멘 온 아이스 촬영은 환상적인 경험이었어요. 

영화 세트가 만들어졌고, 집시마을에 가서 로케이션 촬영을 하기도 했죠."


캘거리 올림픽 이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스페인에서 "Carmen on Ice"를 찍는 메이킹 필름도 조금 보여주기도 했다.

카르멘으로 분한 카타리나 비트를 두고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브라이언 오서가 제2의 

브라이언의 전투 (Battle of Brians)을 벌이는, 전체 장면이 모두 피겨 스케이팅으로 촬영된 영화



냉전체제의 시각에서 바라본 피겨 스케이팅 스타 카타리나 비트의 다큐멘터리

"The Diplomat" 

나중에 한국에 방영하거나 인터넷에서 볼 수 있으면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반드시 피겨 스케이팅 팬이 아니더라도...


사진 출처: http://sportsillustrated.cnn.com/more/news/20130426/katarina-witt-the-diplomat/


http://www.girlsofsportsblog.com/2013/08/katarina-witt-figure-skating.html



ps. 3 활자

1985년 3월 27일 동아일보


1985년 3월 30일 동아일보


1988년 2월 29일 동아일보


1988년 11월 5일 매일경제


1989년 11월 22일 동아일보


1989년 12월 23일 경향신문



1993년 11월 26일 경향신문


1993년 12월 15일 한겨레


1994년 1월 11일 경향신문



1994년 4월 4일 동아일보


1996년 7월 3일 경향신문




ps. 4 Words


사실 트위터에 간략하게 쓰기 시작한 것이 이 포스팅의 시작이었다.

역시 트위터는 다큐 리뷰 따위를 쓰는데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법 많은 문장을 잘라서 트위터에 쓴 다음에야 다시금 알게 되었다...쓰업...

어쩌면 내가 트위터에 원래 맞지 않았을 수도 있지...

그리고 이제 이글은 피겨 블로그에도 맞지 않는 글이 되어 가고 있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르고, 

생활에 지쳐가다 연락이 끊겼던 사촌 형이 

몇년동안 행방불명 된 후 다시 연락이 되었을 때

형은 이제 어떤 노래도 부르지 않는다는 것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지구촌 영상음악도 이미 사라졌다는 것을 

그 때서야 알게 되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당신이 알 수 있을까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요.


이것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에요.

당신을 위해 내가 만든

소박한 노래에요.

사랑한다고 말할 때

숨겨진 의미 따위는 없죠.


하지만 쉽지 않아요.

나에게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요.

미국 방송 NBC에서 세계수영선수권을 방송하는데, 데자뷰를 느꼈다.

 

바로 지난 2012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 중계를 보면 느꼈던 허전함...

박태환 선수가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면 

완전 다른 느낌의 대회가 되었겠지. 



김연아 선수가 있었던 지난 3월 캐나다 런던에서처럼



10년도 전에 올림픽 피겨 중계를 보던 나에게 수영 매니아인 아버지는 말하셨다. 

학교마다 수영장이 있고, 도시마다 링크가 있는 나라의 선수들을 이길수 없다고... 


하지만,



2007 

세계선수권  3위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1위,  200m 3위

http://busanhaps.com/article/let-games-begin-london-olympic-preview-0


2008

세계선수권  3위


-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 1위,  200m 2위





2009

- 세계선수권 1위


2010

- 밴쿠버 올림픽 1위




2011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1위


2012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 2위,  200m 2위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20731000029 (c) 연합뉴스


2013

세계선수권 1위




한 사람의 천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몇년동안 보아왔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링크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피해 그리고 물살을 가를 수영장을 찾아 또다시 돌아가고 있다. 

이런 인프라에서 OO키드들이 과연 자랄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일본선수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그리고 이제 1500m에 쑨양이 나오고 있다...

박태환은 그 옆에 없다.


http://reachforthewall.com/2013/07/31/missy-franklin-grabs-third-gold-at-worlds-south-africa-wins-big-gallery/


http://www.sportskeeda.com/2013/08/01/swimmer-sun-yang-claims-second-gold-at-worlds/


한국에도 비록 피겨 전용은 아니더라도 도시마다 링크가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북미에 와보니 도시마다 링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마다 하키, 쇼트트랙, 피겨를 각각의 링크에서 연습 하고 있었다.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린 캐나다 런던의 웨스턴 페어 링크. 

메인 링크에서 세계선수권 출전자들의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나머지 3개 링크에서는 하키, 피겨 스케이팅 등 종목별로 연습이 진행되고 있었다.


인프라의 열악함도 100년에 한번 나온다는 천재가 물과 얼음위에서 올림픽챔피언이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식의 인프라가 이어지면 정말로 100년에 한번 올림픽 챔피언이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벌써 이들이 떠난 후의 빈자리가 커 보인다.


http://www.speedo.com/speedo_brand/insidespeedo/ourathletes/athletes_biography_291.html




그런데 정작 미국의 링크와 수영장에서 부러운 것은 

일상에서 어려서부터 운동을 즐기는 이들의 태도와 자신의 또다른 미래에 대한 준비일 것이다. 


런던 올림픽 수영 4관왕 미시 프랭클린은 본격적으로 수영선수가 되기전 

농구, 체조, 축구, 피겨 스케이팅들을 하며 자신의 재능을 탐색했다.

그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수영을 택하게 된다.

그리고 7살때 동네 수영장에서 그녀를 가르친 코치와 지금까지 함께 하며

지역대회에서 시작하여 올림픽 챔피언의 꿈까지 이루었다.

그녀는 올림픽 챔피언이 된 후에도 자신의 고등학교 수영팀을 위해 지역대회에 나섰다.



프로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 아이러니컬 하게도 대학선수는 스폰서 계약을 할수 없다.

이미 3번의 월드 금메달과 4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딴 미시 프랭클린은 

돈대신 대학을 택했고,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6개의 금메달을 땄다.


 200미터 자유형 경기전의 미시 플랭클린 (Josep Salau/Getty Images)

여자 200m 자유형 결선이 끝난 후의 미시 플랭클린 (Michael Dalder/Reuters)

200m 자유형 시상식에서의 미시 플랭클린 (왼쪽) (Pierre-Philippe Marcou/Getty Images)

http://reachforthewall.com/2013/07/31/missy-franklin-grabs-third-gold-at-worlds-south-africa-wins-big-gallery/


5번째 금메달을 딴 후의 인터뷰

미시 프램클린이 이번 대회 6번째, 통산 9번째 금메달을 딴 여자 계영 400m 경기


이제 만 18살, 그녀의 세계선수권 통산 9번째 금메달을 보여주며 수영중계는 끝났다.

그녀의 대학생으로의 첫 학기는 이번 가을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시작된다.

미시 플랭클린은 자신이 속한 대학 수영팀을 위해 또다시 지역대회에 나설 것이다.


ps.

미국이 안톤오노를 쇼트트랙에서 최다 메달을 딴 선수로 "만드는" 동안,

한국은 안현수를 빅토르 안으로 만들어버렸으니...

러시아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아직 낯설지만, 밝은 표정이라 다행이다.


이러다 김연경도...쯔업...



개인을 국가와 경기연맹이 든든하게 받쳐주기 보다는

경기연맹이 개인의 발전을 가로막는 한국의 스포츠.


하지만 그러함에도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라난 한국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들

그리고 자신의 후배들은 자신들과 달리 

좀더 좋은 환경에서 꿈을 펼치기를 바라며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들.

그래서 이들이 더욱더 소중하고...

미안하다.


첫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후 촬영한 김연아 선수의 국민은행 첫 CF, 

국민은행은 김연아 선수의 첫 후원자가 되었고, 김연아 선수 측의 제안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후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난 종합선수권 대회의 후원자이기도 했죠.

이제 올림픽 시즌이 되었습니다.

항상 피겨 팬들에게 비판받으면서도

바뀌지 않는 대한빙상연맹은

이번 시즌에도 그다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 우려스러웠던 점은

대한 빙상연맹이 더욱 폐쇄적이고 독단적으로 사안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출처: http://the-mound-of-sound.blogspot.com/2012/02/peril-of-authoritarian-mind.html


출처: http://www.skating.or.kr/


누구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이런 독단적인 결정과 은폐라니요...


출처: http://www.azuan.com/start/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101&Itemid=66&lang=en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시즌의 몇가지 사례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제 한국 피겨 스케이팅이 한단계 도약하고 있는 지금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그동안 엄청나게 성장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저변과 팬덤에 비해

피겨 스케이팅 행정을 둘러싼 일들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 같기 때문입니다.


1) 평창 올림픽 자동출전권 폐지 - 숨기면 숨길수록 드러날 뿐


감추면 감출수록 드러나는 것이 

기침과 사랑이라고 했던가요?


2012년 6월 ISU 총회에서 

평창 올림픽에서 주최국 피겨 스케이팅 자동출전권이 폐지되는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리고 10월 ISU 평의회에서 최종 가결되어 공표되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중요한 사안이

최종 결정되어 공표되기까지 4개월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최종 결정된 이후에도

빙상연맹은 감추기에 급급하였고,

언론들은 철저히 침묵하였습니다.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3]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 최저점


더욱 어이없게도 이 사실이 알려지자

어떤 이른바 "파워" 블로거는 연맹의 인력 부족 운운하며

빙상연맹 감싸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그 블로거의 포스팅을 보면 이미 빙연 집행부라도 된 듯 합니다.)


결국 빙상연맹은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했고 

한국은 피겨 스케이팅에서 올림픽 주최국 자동 출전권을 빼았기는

첫 개최국이 되었습니다.

평창올림픽 다음 올림픽에서부터 주최국 자동출전권이 부활된다면

대한빙상연맹은 또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요?



인터넷을 중심으로 피겨 스케이팅 평창 자동출전권을 빼았겼다는

사실이 주목을 받게 되자 

그제서야 몇몇 언론에서 다루게 되었고,

마지못해 빙연은 대책을 강구중이다라는 변명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우연히도 때 맞춰 스케이터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대대적으로 홍보합니다.


이렇게 자신들을 홍보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지난 ISU 총회에서 회원국들을 상대로 주최국 출전권을 지키기 위해 설득하기 위해

기울였다면 결과가 어땠을까요?


결국 지금까지 빙상연맹은 어떠한 대책을 강구했을까요?

"최소점 획득과 좋은 성적을 위해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그것은 주최국 출전권과 상관없이 연맹이 당연히 했어야 하고 해야만 되는 일입니다.


기침과 사랑 말고

감추면 감출수록 드러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무능력과 허풍입니다


출처: http://pipelineobserver.ca/government-protected-pipelines-are-incompetent/


2) 아이스 댄스 육성 -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숨겨진 아이스 댄스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포스팅에도 썼지만,

지난 시즌은 한국 아이스댄스의 환희가 교차한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잊지 못할 시즌이었습니다.


한국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여, 평창 올림픽에 각 종목 1장의 자동 출전권을 가지게 되면서

한국 빙상연맹은 아이스 댄싱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2011년 11월 아이스댄스 육성팀 오디션이 개최되는데요.

이 오디션에서 5팀이 선발되죠.

 

하지만 2012-13 시즌이 시작되면서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평창올림픽 자동출전권은 ISU 총회에서 날아갑니다.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3]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 최저점

평창을 대비한 아이스 댄스 육성 정책의 근간이 흔들려 버린 것이죠.

 

아이스 댄스 육성책의 바탕이기도 했던

평창 올림픽 개최국 출전권을 빙상연맹의 무력한 행정으로

ISU 총회에서 별다는 저항도 못하고 빼았겼고,

그러는 동안 1차 육성 오디션에서 선발된

최진주/장원일 팀을 비롯한 3팀이 해체하였습니다.


결국 이번 시즌 개막까지 유지된 1차 육성 아댄팀은

이세진/전태호 그리고 김지원/오재웅 두 팀이었습니다.


그후 빙상연맹은 모든 아댄팀에 대한 연습장 제공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세진/전태호 팀은 특히 시즌 후반에는 연습장이 없어 일반 링크에서 싱글선수들과 함께 음악을 틀지 않고

연습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이번 시즌을 버텨왔습니다.

관련기사: 피겨 꿈나무 육성 부진...평창 어쩌나 (SBS)

결국 이들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해체하기로 하고,

동계체전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합니다.

SBS 뉴스에 나온 이세진/전태호 팀의 연습 영상 및 해체 관련 인터뷰

 


지난 시즌이 끝나면서 

이세진/전태호 팀이 해체를 결심하게 되었고,

김지원/오재웅팀 역시 개인적인 어려움 등으로

해체하였습니다


물론 의외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1차 오디션에 참가한 후 아이스댄서의 꿈을 가지게 된

김레베카, 민유라 수가 싱글에서 아댄으로 전환하며

각각 러시아와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댄싱 파트너를 찾아 팀을 이루었죠.


9월에는 드디어 김레베카/키릴 미노프팀이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하여

김혜민/김민우 팀이 은퇴한 후 만 7년만에

국제 무대에 한국 아이스 댄서가 선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세계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프리컷을 통과 20위를 하면서

다음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아이스 댄스 출전권을 2장에서 5장으로 늘리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훈련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던

빙연은 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자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기에 바빴습니다.



다행히 오프 시즌 동안 아이스 댄스팀의 

재결성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빙연의 지원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번 시즌 굴러들어온 복인 

해외에서 훈련하는 아이스 댄스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또 다시 연맹은 이것을 자신의 성과로 돌리고

언론 플레이를 시작하겠죠.



3) 주니어 그랑프리 - 새벽 비행기 표의 씁쓸함


직관을 갔었던 지난 레이크 플레시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스케이터들의 빛나던 모습과

"거울 호수" Mirror Lake 의 투명하게 반사되던 햇살 만큼이나

한국 선수단의 귀국 비행기 시간이었습니다.


여자 프리 경기가 끝난 바로 다음 날 새벽으로 잡혀있던 비행기 시간 덕분에

뱅킷이 있던 밤 

한국 스케이터들은 짐을 싸서

새벽 2시에 체크 아웃을 해야했습니다.

덕분에 뱅킷에 갈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죠.

 

좀더 싼 티켓을 구입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을까요?

하지만, 연맹이 예매한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의 가격은 

이른 시간에 비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http://scrubsmag.com/how-to-deal-with-an-incompetent-boss/


선수단이 떠난 다음날 돌아본 레이크 플레시드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두번의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장소 답게 

보고 느낄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었죠.

관련포스팅: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배운 것들


아직 어린 학생인 우리 스케이터들이 

나중에 시간이 지나 돌아볼 때

레이크 플레시드를 단순히 

아쉬운 경기를 했던 대회 장소 중의 하나가 아니라

성적은 아쉬웠지만 대신 

소중한 친구들을 사귀고 많은 것들을 배운 

인생의 빛나던 시간으로 기억할 수는 없는 걸까요?


다음날 오후에 출발한다고 호텔의 비용이 더 들거나

비행기값이 더 들지는 않습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부족한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행정이었을 뿐입니다.

출처: http://www.thinkingpharma.com/2009/07/pharma-without-labs.html


과연 빙상연맹 집행부가 출장을 갈 때도

회의 다음날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예매하는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4) 선수 선발 - 본인들도 포털뉴스에서 먼저 보는 대표 명단?


지난 1월 종합선수권이 끝나고 1주일 지나면서

챔피언쉽 출전자가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쉽 선발 과정은 그동안 보여주었던

빙상연맹의 행정처리의 문제점들을 더욱 뚜렷이 드러내었습니다.


우선 각 챔피언쉽과 국제대회에 출전할 대표의 선발은 각국 연맹의 고유권한입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연맹은 출전권과 다음 대회를 염두에 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주니어, 시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의 남자 출전자에 대한 연맹의 이번 결정이 

차후 대회의 국가별 출전권 획득과 해당 선수들의 스케쥴을 고려할 때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결정들이 좀더 미리 그리고 확실하게 공지되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연맹이 어떠한 입장이었던지 간에

종합선수권 이전에 참가 선수들에 대한 충분한 공지와 논의가 부족했던 점은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결국 종합선수권 남자 프리가 열린 당일 

남자 시니어 경기의 순위가 결정된 후 

빙상연맹 관계자가 남자 대표 선발에 대해 언론에 각기 다른 의견을 내는 등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출처: ethicalstl.org


남자 우승자가 결정된 직후 기술점 때문에 2위 선수가 나가게 되었다고 밝힌 후


몇시간 지나지 않아 결정된 바 없으며

다시 기술 위원회에서 논의해서 곧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연맹은 시즌 전 명확하게 각 국제 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선발할 원칙들을

기술점에 대한 획득 시기까지 포함하여 투명하고 상세하게 공표했어야 합니다.

또한 매 대회마다 기술점과 등수에 따라 국제 대회의 선수선발에 어떠한 요건이 있는지를 

선수들에게 재공지하고 납득시켰어야 합니다.


사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각 대회는 그 대회만의 권위를 쌓아가게 될 것이고.

선수들 역시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며, 결정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축하를 보내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무리없이 그리고 공평하게 처리하는 것은 어떠한 종목이든

스포츠 연맹이 해야할 가장 큰 일중의 하나입니다.


공식적인 논의와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은 내용이

빙연 관계자들의 발언을 통해 언론에 

결정된 사항인 것처럼 유포되는 것은

아마츄어들이나 하는 행동이고, 

축제와도 같은 종합선수권 대회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입니다.


우승자가 누가 되던지 간에

당사자들이

공식적으로 결정되지도 않은 국제대회 출전자를 

공식적인 보도자료나 기자회견 혹은 연맹을 통해서가 아니라 

포탈의 기사를 통해 접하게 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이 개인의 실수였다면 관계자는 정식으로 사과를 했어야 하고,

언론의 과장보도였다면 연맹은 그 언론에 정중하게 항의를 했어야 합니다.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은 것은

연맹 스스로가 자신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최근 몇년간 피겨 선수층이 질적 양적으로 성잠함에 따라

국제 대회에 선발되기 위해 

더욱더 많은 스케이터들이 국내 대회에 나와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국제대회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할 선수들을 선발하는 과정이

좀더 절차를 지키고 명확하게 진행된다면

태극마크를 달게 될 우리 선수들을 선발하는 과정은

어려운 결정임에도 피겨 스케이팅계의 축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은

스케이터와 가족, 코치 그리고 팬들이 공감하는 

한국 피겨 스케이팅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대회의 권위는 결코 상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멋진 승부를 통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시간이 쌓여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즌이 이미 시작되었고,

국제대회 선발을 위한 두 대회가 공표되었습니다.

네벨혼 트로피 참가 선수 선발전과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입니다.

하지만 아직 가장 중요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의 선발방식은 어떻게 할지 

아직 공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년의 경우 11월의 랭킹전이 올림픽 선발전을 대신하였는데요.


특히 남자 선수의 선발은

추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네벨혼 트로피 선발전에 파견할 선수 선발전에 대한 공지만 있을뿐

만약 네벨혼 트로피에서 티켓을 얻게 될 경우 

어떠한 과정을 거쳐 대표선수를 선발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공고가 나지 않았습니다.


추후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네벨혼 트로피 선발전 전에

올림픽 선발에 관한 명확한 원칙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출처: http://www.tigard-computer-repair.com/


또한 주니어 선발전의 경우에도

부문 별로 몇 명(팀)을 어떻게 뽑을지도 명확하게 확정하고 가야 합니다.

 

나아가 대회 장소 섭외 관계로 명확한 일정를 정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략의 이번 시즌 동안의 전체 대회 일정을 공고하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선발에 대한 원칙도 시즌 전 명확하게 하고 가야 합니다.


성장한 선수층과 폭발적인 팬덤에 걸맞는

열린 피겨 커뮤니티를 위한 

빙상연맹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출처: http://www.apperson.com/support


ps.

지난 캐나다 내셔널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버츄/모이어의 열정적인 카르멘 스텝,

두하멜/래드포드의 혼신을 다한 리프트 만큼이나


링크 복도, 가장 관중들의 눈에 잘 보이는 벽에 붙어있던

각 부문 노비스부터 시니어 선수들까지의 스코어 결과지였습니다. 

남여 싱글, 페어, 댄스의 노비스서부터 시니어에 이르는

그 두터운 선수층.



그리고

그 스코어 결과지들의  제일 앞에는 캐나다 스케이트 연맹의 

챔피언쉽 대표 선발 원칙 공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되어 있는 챔피언쉽 대표 선발 원칙은 

대회 기간 내내 그 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캐나다 내셔널의 권위는

단지 100년의 시간이 아니라

그러한 작지만 중요한 원칙들이 

하나둘씩 쌓여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캐나다에서 열리는 모든 주요 대회에 계속 사용되는 

거창하지 않고 실용적인 이동식 스케이트 캐나다 Hall of Fame은

권위와 명예라는 것은 

단단한 대리석에 멋지게 새겨짐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팬들과 후배 스케이터들의 가슴속에 남음으로써 얻어진다는 것을 반증하는 듯 했습니다.



지난 7월에 써놓은 포스팅입니다. 퍼블리싱 안하고 있었는데, 지금에야 하게 되었네요.

할 이야기는 해야죠...뭐....재미없어도...좀 길어져도...

__________


자신이 비판하던 대상에 대해

동업자 정신이 발휘되는 순간 

어느 분야든 그 때부터 

글쟁이들이 중심을 잃고

막장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기자는 자신의 취재원과의 비판적 거리를 상실하는 순간 

존재 이유가 없어집니다.

블로거 역시 휘슬블로어는 못될망정

인사이더도 아니면서 

자신을 인사이더로 생각하는 순간

그 생명이 다합니다.


우선 피겨 담당 기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를 포함한 피겨 블로거들에 대한 반성을 해보죠.


저는 최근 피겨 스케이팅 관련 글들을 보면

팩트의 사실 여부와 실명성이

블로거와 기자를 가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링크 사이드에서 선수들의 영상을 담고 사진을 올리는 

꼼꼼하고 성실한 피겨 블로거들의 포스팅은 

기본적인 팩트 체크 조차 안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달고

by line으로 기사를 송고하는 기자들을 무한하게 부끄럽게 하니까요.


최근 일부 피겨 기자들

이제 말하기도 귀찮은 말도 안되는 억지 라이벌 드립에서부터

보도자료 카피 앤 페이스트는 기본이고,

피겨 게시판 아이템 베껴쓰기와

블로그 포스팅 각색까지

그 뛰어난 신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www.theatlanticwire.com


그들이 왜 출처를 안 밝히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 본인들이 기본 자료 조사 안한게 탄로날까봐

둘째, 기사의 질이 비교가 될 까봐

셋째, 기자는 출처를 안밝혀도 된다는 이상한 면책특권


쉽게 말하면 

에이 어떻게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거를 출처로 밝혀 챙피하게

라는 생각인 듯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지난 시즌 김연아 선수가 복귀한 후

김연아 선수의 복귀 대회를 추측하며,

"9월 27일 이후의 국제대회가 19개의 대회"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국제대회라는 말도 애매하긴 하지만,

국제대회가가 19개라는 것을 보고

ISU 캘린더에서 숫자를 세어보았습니다.

9월 27일 이후의 B급 시니어 대회는 20개였습니다.


갑자기 그 전에 제가 썼던 포스팅이 생각났습니다.

8월에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기에 너무 일러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으니,

9월도 어렵겠지만 일단 9월 말부터라도 국제 B급 시니어 대회를 리스트 해보자는 의도였습니다.

관련포스팅 링크: 김연아 선수 소치 올림픽 출전목표로 컴피 복귀 & 참가예상 국제대회 리스트


피겨 스케이팅 갤러리에도 올렸었죠...

관련 포스팅 링크: 연아 선수 컴피복귀 및 이번 시즌 B급대회 리스트


이미 올린 제 포스팅에도 빼먹은게 있을까 해서 

제 포스팅에 에 올린 B급 국제 시니어 대회 숫자를 세어 봤더니 19개 더군요.

제가 처음 썼던 포스팅에서 

1월말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대회를 실수로 빼먹었기 때문입니다. 


이 기자가 한낱 블로거인 제 포스팅을 베껴썼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럴리가 있겠어요....뭐 우연이겠죠.


어디서 19개의 숫자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기사를 쓴 기자가 ISU의 시즌 대회 캘린더는 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저와 똑같이

대회 하나를 빼먹고 기사를 썼겠죠?


여하간 이후 포스팅부터는 혹시라도 제가 실수할 것을 대비하여

(그럴리는 절대 없겠지만, 혹시라도 제 포스팅을 보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위해) 

원래 자료를 링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포스팅과 피겨 게시판에 올린 글에 아이슬란드 대회를 추가시켰지만,

기사는 고쳐지지 않더군요.


두번째 사례를 보겠습니다.

2012년 10월 한국의 아이스 댄스 팀

김레베카 /키릴 미노프팀이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아이스 댄스팀의 국제 대회 출전은

2006년 1월 김혜민 / 김민우 팀의 4대륙 챔피언쉽 대회 출전이후 6년 8개월 만의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언론이 알리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나

문제는 역시 팩트의 체크였습니다.


당시 제 블로그에 썼던 포스팅의 내용을 다시 써보자면,

관련포스팅: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아이스 댄싱팀 주니어 그랑프리 6차 참가 확정


(자칭 "피겨의 모든 것") SBS에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팀의 주니어 그랑프리 참가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뉴스가 나왔는데요.



"아이스 댄스 대표팀이 그랑프리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라는 멘트가 나오는데, 

일단 애매한 멘트이지만 "[한국] 아이스 댄스 대표팀이 [주니어] 그랑프리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는 이야기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양태화 / 이천군 팀

1999년에 주니어 그랑프리 노르웨이와 주니어 그랑프리 일본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는 1997년에 처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SBS 뿐만 아나라 다른 언론사의 기사들에서도 줄줄이 이런 오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 한국 아이스댄스, 사상 첫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국대표 레베카 김-러시아 미노프 아이스댄스 첫 그랑프리 출전




양태화 / 이천군 팀은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 참가자격을 얻어

1976년 인스부르크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된 아이스 댄싱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로

한국 아이스 댄스의 역사를 만들어온 팀입니다.

관련 포스팅 링크: 한국 아이스 댄싱 국제 무대 도전의 역사


위키피디아를 잠간만 검색하면 나오는 한국 아이스 댄스의 역사를 

이런식으로 언론이 나서서 지워버렸습니다.

그리고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잘못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었습니다.


lifeloveandmusic.net


이러한 행태들은

연합뉴스가 통신사로 기본 소스를 제공하고 

이를 다른 언론이 받아쓰던

한국 언론의 "받아쓰기" 관행이 "베껴쓰기"로 악화된 후

인터넷에 의해 무한 반복된 것입니다. 


아무리 제가 블로그에서 써봐도 

이미 인터넷 상에서 무한 반복 재생된 기사들은

나중에도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피겨 블로거들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제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출처를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창작물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영향을 받았다면 그것을 밝히는 게 글을 쓰는 사람의 태도입니다.

또한, 출처를 밝히는 것은 그 원래의 포스팅이 가지고 있는

컨텍스트를 잃어버리지 않게 하고, 읽는 사람이 확인을 할 수 있게끔 합니다.


특히 정보들이 이른바 피겨강대국인 중심부에서 한국과 같은 주변부로 

비대칭적으로 흐르는 

피겨 스케이팅의 경우,

원문의 출처는 번역에 기댄 포스팅의 그 존재 이유와도 같습니다.


(번역이라는 언급조차 없는) 어떤 포스팅을 재미있게 읽고, 

추천까지 누르고 트위터로 링크를 퍼다날랐는데,

며칠 후, 그 포스팅이 올라오기 며칠전에 쓰여진 

순서까지 거의 똑같은 같은 내용의

해외 사이트의 영문기사나 포스팅을 보는 것처럼

씁쓸한 일은 없습니다.


저는 오역(misinterpretation) 이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물론 제가 다양한 외국어에 자신이 없기도 하거니와,

완벽한 번역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번역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오해와 이해의 중간 정도에서 항상 떠돌아다니고

그렇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죠.

이러한 움직임이 중단되면, 그것은 죽은 언어입니다.


번역은 기본적으로 번역하는 사람들의 입장의 충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문의 링크는 필수적입니다.

더 많은 해석과 더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 있고,

그것이 포스팅에 번역을 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논쟁이 싫다면, 자신의 정보소스를 독점하고 싶다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고 싶다면,

원문을 링크하지 않는 것 만큼 좋은 방법도 없습니다.


www.matthewfarmer.com.au


그렇게 함으로써 변방에서 자신은 중심부의 소스가 되고,

"원래 피겨 황금시대때는 말이죠...미국은 안그래요..."


중심부에게는 자신이 변방의 대표가 됩니다.

"Korean Skaters have their own unique environment...."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메인 스트림으로 군림하는 전형적인 캐릭터인 거죠.


매번 미국/캐나다 스케이팅 문화와 해외포럼 이야기하고,

영어로 가끔 트윗팅하고 포스팅하면서, postings in English 이런 카테고리 만들어 놓은 

너 이야기네 라고 물어본다면...


사실 할말이 없습니다.


저 역시 그러한 이른바 머슴/식민지 근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 자체가 제 블로그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왜 남들의 시선으로 우리를 보지요?

우리의 시선으로 남들을 보지 않고?"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남긴 이러한 멘션을 보고, 부끄러웠습니다.

(뭐 이것이 싸이의 빌보드 차트 순위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앗 출처를 못 찾겠네요...이런)


이것은 단지 이른바 한국피겨와 피겨 강대국 혹은 중심부로 일컬어지는 "그들"과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 피겨 팬덤 안에서도 그리고 피겨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반복됩니다.


이런 식이죠...


언제부터 피겨 봤어요?

제가 직접 경기를 봤는데 말이죠...

내가 아는 해외 피겨계 소스에 의하면...

진정한 팬이라면 이렇게 행동하면 안되죠.


최근 몇몇 이른바 "네임드 블로거"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고,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자가 있고, 떠난자가 있죠.


제가 쓰는 이 포스팅이 어쩌면 지나간 상처를 더욱 아프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은 저 자신에게 던지는 의문과도 같습니다.

왜냐면 죄없는 자 돌을 던지라고 말하는 사람 역시 죄없는 사람일리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피겨 블로그 문화는

사실 한국 사회에 정보가 수입되고 유통되는 경로와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른바 근대화라는 것이 시작된 후,

이른바 지식인/고학력자들은 외국유학을 통해 외국에서 생산되는 지식의 유통 경로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학위를 수여 받습니다.

그리고 이후 한국에 와서도 외국의 학회지와 유학을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를 통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비교우위를 누리며

이것을 기반으로 한국의 지식사회에서 자신의 위치와 직위를 선점하는 일이 반복되어 왔죠.


낙관주의자, 비관주의자 그리고 현실주의자에게.

당신들이 물이 담긴 컵에 대해 논쟁하느라 바뜰 때

내가 마셔버렸다네!!

기회주의자로부터  (사진 출처: plungedindebt.com )


일제시대 때에는 일어를, 해방 후 북한에서는 러시아어를

그리고 월남한 후 한국에서는 영어를 배워 

매번 위기 때마다 동료들을 배신하고 출세한 의사 이야기.

전광용의 소설 "꺼삐딴 리"를 보면 이러한 한국 엘리트들의 추한 자화상이

씁쓸하고도 정확하게 묘사되고 있죠.

관련 포스팅: 전광용 "꺼삐딴 리" 처세술의 완벽한 완성판


이런건 사대주의라고 하기에도 창피하네요... (사진출처: 연합뉴스)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접근이 쉬워져서 

다소 이러한 정보 독점의 왜곡이 완화되었다고 하나,

아직 가야할 길은 멉니다.


변방국에서 천재 한명이 나와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해온

한국의 피겨 스케이팅 팬덤 문화는 이러한 모순점이 더욱 중첩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ISU의 결정사항과 해외포럼에서 유통되는 수많은 정보들은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알아야 접근할 수 있습니다.


www.nerdlikeyou.com


제 경우만 봐도

이른바 피겨 강대국인 북미에 거주하기 때문에

피겨 컴피티션을 접할 수 있는 비교 우위는 매우 쉽게 얻어집니다.

아이스쇼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 돈으로 7만원 정도 주면 정말 좋은 자리에서 아이스쇼를 볼수 있죠.

비교 우위와 시장의 규모 그리고 상대적으로 최근에 떨어진 피겨 인기 때문입니다.


저작권, 표절 그리고 번역에 관한 문제는 그렇습니다.


그 많은 번역 포스팅을 할 때 원문에 대한 저작권과 게재 여부를

매번 허락을 맡고 쓴 적이 있을까요?

이건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글을 표절하거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는 

가장 관대하게


자신의 글이 혹시 남의 창의성을 훔치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때에는 

가장 깐깐하게 

봐야하지 않을까요?


blog.shareaholic.com


어떤 외국 기사를 먼저 검색했고,

먼저 번역했으니 내가 권리가 있다거나, 

혹은 비슷한 내용이라고 표절이다라는 이야기를 할수는 없겠지요.


이러한 정보 퍼나르기 선점의 무한 경쟁은

결국 블로거들을 의미없는 속도 경쟁으로 몰아 넣게 됩니다.

어차피 그 컨텐츠의 시선은 우리의 시선도 아니고

그 저작권은 한국의 블로거에게 없는데...

누가 먼저 올리느냐 보다는 누가 자신의 관점으로 외국어 정보를 소화하고

해석해내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동일한 텍스트에 더 많은 다양한 번역글이 있을 수록 그것은

더 좋은 일입니다.


www.binarylaw.co.uk


이렇게 바꿔서 생각해 보자는 거죠....

한국 피겨 유망주에 대해 한국어로 쓴 글을

어느 유럽의 어떤 블로거가 자신의 나라말로 옮겼고... (어떨때는 출처도 없이)

그리고 다른 블로거와 서로 내가 먼저 번역했다고 싸우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될때의 기분...


게다가 모 파워블로거의 경우

출처와 저작권이 직업의 생명과도 같은 업종에 있으면서도

사진에 출처가 박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대체 포스팅의 사진과 자료에서 출처를 보기가 매우 힘듭니다.


이러한 일에 대해 제 자신은 당당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나름대로 출처를 밝히려고 노력해왔지만, 

출처를 못 밝혀서 혹은 원출처를 찾다 지치거나, 혹은 결국에는 귀찮아서

출처 없이 쓴 사진들도 꽤 있죠...


영상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방송국이나 원저작권자가 가지고 있는 저작권을

지켜주면서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하는 일은 매우 힘듭니다.

사실 유튜브 시대의 피겨 팬덤은 수많은 저작권 침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고,

유지되고 있습니다. 

씁쓸하지만 적절한 저작권의 침해와 무시가 어쩌면 피겨 팬덤의 새로운 동력원이기도 합니다.


피겨 블로그에 올려진

다른 인터넷 스트리밍을 캡쳐해서 업로드한 영상에

다운로드 및 타사이트 업로드 절대 금지라는 

말이 붙어있는 자기모순의 반복은

사실 피겨 블로그가 존재할 수 있는 

저작권 모순이라는 메비우스 띠의 한 단면입니다.


이런 일들은 입장이 바뀌어야 봐야 제대로 알게 되는데,

저 역시 꼬박 5시간 운전하고 간 지역대회에서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린 직캠이

임베디드가 가능하게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모포탈 동영상으로 재업로드되어 출처없이 파워 블로그에 올려져 있고,

게다가 그 밑에 다운로드 및 재업로드 금지라는 지침을 봤을 때 

제대로 허탈함을 느낀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또 그 블로거에게 항의하는 것도 멋쩍은게

왜냐면 북미지역에 직관을 간 분들은 잘 알겠지만 

북미대회에서의 직캠은 기본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피겨 블로거가 저작권의 자기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www.sheknows.com


사실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제 경우에는 사실 조금 늦게 올리는 방법을 씁니다.

일종의 비겁한 변명인데요...

예를 들어 비디오 촬영을 해서 판매하는 대회의 경우 

일부러 며칠 후에 올리고 있습니다.

가능한 그들의 영업권을 조금이나마 덜 침해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방송국의 영상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항상 조회수의 유혹이 있습니다.

경기 영상의 경우 빨리 올릴수록 조회수가 올라가기 때문이죠.

결론은 조회수의 중독에서 블로거도 그리고 방문자도

다소 벗어나야 

저작권을 완전히 지켜 줄수는 없어도,

조금이나마 존중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피겨를 보는 일에 그리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 자체에

재미가 없으면 블로그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면,

당신의 블로거로서의 첫번째 위기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됩니다.

이거 지금 써야만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당신은 돌아올 수 없는 조회수의 늪에 빠져 들고 있다고 자각하면 됩니다.


노력이라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희생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는 거죠.

매몰비용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들인 시간이 얼마인데,

블로그 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을 일인데...

그런 생각이 들면

그만두어야 할 때가 된건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즐기고 있는 사람은 누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는 권력이 아니라 정보가 쌓이는 곳이어야 하고

블로거는 감사의 말을 좋아하기 보다는 자신이 재미있게 포스팅을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진 출처: www.business2community.com 


주니어 그랑프리를 보러 갔던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기억나는 것은 

(또 미국 이야기냐 하시겠지만...뭐 그렇습니다...)

주니어 스케이터들과 새벽에 떠나야 했던 한국 스케이터들 만큼이나

숙소에서 만났던 캐나다 노신사 존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캐나다 이야기입니다. -_-)


"재미로" for fun 라는 단어를 계속 쓰던

전직 스피드 스케이터 출신의

백발의 현직 아마츄어 피겨 선수의 환한 표정을 보며,

재미로 하는 것이라는 말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았는지 모릅니다.

그것이 팬들이 누릴 수 있는 소박한 사치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러한 아마츄어 피겨 스케이터 존을 

재미로 "for fun" 지도했던 코치진은 다름 아닌

페어계의 전설 루드밀라 벨로소바/올렉 프로토포프 였습니다.


저도 재미있다고 생각되지 않고,

저의 일상생활과 병행할 수 없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면

조용히 포스팅을 쉬겠죠.


그러다 또 재미있겠거니 생각나면 

다시 들어와서 하는 겁니다...


theabundantartist.com


그게 블로그인거죠...


활발하게 올리던 포스팅을 남긴채 

홀연히 사라진 채 몇년이 흐른 인터넷에 

덩그라니 남아있는 피겨 블로그들을 보면

아직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지키는 사람들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들의 선택도 오히려 의미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http://udtahaathi.wordpress.com/category/blogging/page/2/


권력과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초래하는

낚시와 조회수 만큼 중독되기 쉬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조회수가 늘어갈 수록 

제 자신의 포스팅과 블로그에 대해 염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생활에 조금씩 아니 최근에는 꽤 많이 지장을 주었고,

그리고 그러다보니, 가끔씩 알수없는 의무감으로 포스팅을 할 때가 있더군요.

남자싱글, 여자싱글 포스팅 했으니 아댄, 페어까지 마저 해야되지 않을까 이런 느낌들?

그러다보면 어떤  때는 포스팅이 정말 재미가 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blogs.extremeexperts.com


의외로 답은 간단하더군요.


쓰고 싶을 때 쓰고, 재미가 없어지면, 그만 두어야지.

할말이 없으면 쓰지 말아야지.

이게 피겨 블로그를 연지 17개월이 넘어가는 지금 드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만이 우측 하단의 조회수로 시선이 가지 않고,

즐겁게 블로깅을 할 수 있는 기본일 것입니다.


피겨!! 포스팅 보다 피겨 포스팅!! 이 더 좋아지고

블로깅질이 권력질로 바뀌는 순간 바로 그만두어야죠.

결국 블로거는 얼마나 꾸준히 쓰느냐 보다는

오히려 쓰지 말아야 할 때 안 쓰느냐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peterzmijewski.com


파워 블로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블로거라는 말인데, 

사실 형용모순입니다. 

블로거는 권력과 형식을 싫어하는 포스팅을 하는 사람인데요...


소위 어떤 파워블로거의 글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어떤 스케이터에 대해 이렇게 포스팅 한 것을 봤습니다.

"나중에 성공해서 그 나라의 빙상연맹 총재를 하게 될지도?"


이게 뭐지 싶더군요.

농담이라면 재미없는 농담이고 진담이라면 참 황당하더군요.


안철수가 대통령 되려고, 의사 관두고 바이러스 백신 만들었나?

문재인이 대통령 되려고 인권변호사 했나?

박근혜는 ...대톨령 딸이었죠...


하여간...


나중에 그 블로거가 어느 국내 대회에서

다른 피겨팬들이 자리가 없어 서서 경기를 보고 있을 때 

나중에 와서는 VIP 석에 앉아 경기를 보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최근 이 블로거는 마치 이미 빙상연맹의 집행위원이나 된 듯이

빙상연맹의 잘못된 행정에 대해

"인력부족" 운운하며 나서서 두둔을 하고 있습니다.

그 포스팅을 보면서 빙상연맹 간부는 

어떤 선수의 희망이 아니라 본인의 희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능적으로 강한 사람들에게 붙어있으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 이야기 혹은 권력관계 등을 과도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jswoslaaa&logNo=140162933515


그들의 이러한 집착은 많은 경우

자신이 가지지 못한 혹은

더 안 좋은 경우 잠시 가졌다가 빼았긴 권력에 대한 

박탈과 상실에 대한 보상심리 혹은 향후의 권력을 가질 기회에 대한 욕구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사실 마이너리티 안에서 그 안의 메인스트림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매우 영리하고 편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마이너리티로서 메인스트림에 대해 일종의 도덕적 정당성을 내세울 수 있고,

자신을 마이너리티로 포장하면서, 실제로는 메인스트림이 마이너리티의 대변인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실제로는 메인 스트림이면서 아웃사이더로 자신을 위치지우면서,

이러한 비겁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자신은 가해자가 아닌 것처럼, 사실 많은 기득권을 누리면서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경우도 있었죠.


이 나이에 태평양 건너에서 학생인 것도 

그런 비겁함의 발로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자꾸 저렇게 되지 말아야 하는데 

저렇게 늙으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참 슬픈일입니다.

사람은 환경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죠.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라고 

하루에도 몇번씩 되내이는 내 앞의 상사가 

사실은 내가 열심히 일하고 사내 정치해서 성공해야만 될 수 있는 

몇년뒤의 자신의 최대치라는 씁쓸한 현실처럼


저 역시 이러한 시스템 안에서 포스팅을 한다면,

얼마나 괜찮은 피겨 블로거 혹은 글쟁이가 될 수 있을지

답답하기 때문입니다.


...


그럴 때마다 꼰대와 반골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꼰대는 

(되먹지 않은) 교훈을 주려고 하고 가르치려 들지만,

자기만 맞고, 자기 말고는 보기 싫고 틀린 것 같아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반골은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압니다. 그래서 가르치려 들지 않죠.

반골은 자신을 포함해 세상이 다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자신도 보기 싫고 틀린 것을 아는 사람이죠.

(물론 반골의 가장 큰 함정은 멋있게 보이려하는 쿨하게 보이려하는 자뻑입니다.)


꼰대는 

다들 맞다고 할 때 한마디 쉽게 거들어 편승하지만,


반골은 

다들 맞다고 할 때 틀리다고 이야기합니다.


나는 어떤 블로거였으며 어떤 블로거가 되어 가고 있을까?


이런 재미없는 포스팅을 쓰게 된 것은

다름 아니라 블로거를 처음 만들 때

여러모로 많은 조언을 주었던 "K횽"이

예전에 보낸 메일 때문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www.wordstream.com


제가 틀린 정보를 올리거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여지없이 댓글과 메일로 이야기해주는 

고마운 횽입니다.


K 횽은 어느 순간부터

제 블로그에 오지 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소위 파워블로거들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닮아 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가 쓴 포스팅을 보고 기사를 썼음이 분명한

한 기자의 기사를 보고 나서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겠더군요.


항상 피겨팬의 입장에서 중심을 잘 잡고, 

팩트 체크를 성실히 했던 그 기자의 지난 기사에서 

"논란"이라는 애매한 제목보다는 "사실"이라는 제목을 바랬고,

모 인터넷 게시판 보다는

정확하게 "피겨 갤러리"라는 게시판 이름과

포스팅이 된 정확한 출처의 링크를 바랬습니다.


다들 침묵하는데, 기사로 다룬 것이 어디냐고 생각 할 수 있죠.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기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랬을지도 모릅니다.


나에게 메일을 보냈던 'K횽'이 언젠가부터 내 블로그에 들르지 않게 된 것도

내가 그 기자에게 느낀 그런 우려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K횽'의 메일을 받고 내 블로그를 돌아보고, 

"파워" 블로거가 (되고 싶지도 않고, 될 것 같지도 않지만)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에게 알람을 켜 놓은 것처럼

그 기자도 다른 기자들에게 "동업자 정신"을 너무 빨리 배우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기자의 꿈이 설마 "대한빙상연맹 회장"은 아닐테니까요.


ps. 1

이번 포스팅 역시 재미가 없네요. 쓰지 말았어야 했나봐요...


이러한 포스팅들은 사실 "재미"가 없습니다.

이게 재미있다면 피겨팬이 아니라 피겨팬인양 하는

변태스러운 피겨논객꾼이 되어버린 것이고,

하지만 또 전혀 관심이 없다면 이미 지쳐버리거나 자신이 비판하던 주류에 편입되어 버린 것이겠죠.


더 재미있게 포스팅하기 위해

블로그 카테고리를 손보듯이, Html을 배우듯이

그런 거라고 생각해야죠.


그래도 계속 재미없어질 것 같으면,

그만 두어야죠...


ps.2

지난 7월 중순에 썼던 글입니다...그동안 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지난 해 여름에 쓰기 시작한 포스팅인데

이제는 퍼블리싱 해야될 듯 합니다.


올댓 스케이트 2013 에서 김해진 선수가

오프닝 프로그램 후 첫번째 스케이터로

"쉘브루의 우산"을 선보인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어떤 쉘브루의 우산을 선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피겨 쥬크 박스 오늘의 이야기는 

쉘부르의 우산(Les Parapluies De Cherbourg / The Umbrellas Of Cherbourg)

입니다.



사랑하는 젊은 연인이 있습니다.

전쟁 또는 엇갈린 운명에 의해,

이들은 헤어지게 되고,

여자는 기다리다 지쳐, 궁핍한 일상이 싫어서, 혹은 가족을 위해

사랑하지만 가난한 연인을 떠나

부자집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연인들은 엇갈리고

시간이 흐른 후 후회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죠.


상투적이면서도 반복되는 멜로드라마입니다.


"김정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단 말이냐"는 대사로 유명한

1913년 신문학 "장한몽" 이수일과 심순애서부터

1925년 미국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거쳐

1991년 시네마 천국

1997년 영화 타이타닉까지...


하지만, 그런만큼 슬프기도 하죠.


타이타닉에서는

사랑하지 않는 부자집 아들과 결혼하기로 되어있던

몰락한 귀족 집안의 딸 "로즈"는 

인류가 자초한 재난인 타이타닉의 침몰 덕에 

오히려 간신히 가족의 굴레를 벗어나

자신의 인생을 찾는 것으로 결말이 바뀌기는 합니다.


타아타닉의 이야기가 바뀌었다기 보다는

그동안 시대의 관점이 그만큼 바뀐 것이겠죠.


1964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쉘브루의 우산 

역시 이러한 멜로 드라마의 줄거리를 따라갑니다.

우산장사를 하는 에뮬리 부인의 딸 쥬니비에와 자동차 수리공 기이는 사랑에 빠지지만,

에뮬리 부인은 이들의 결혼을 반대합니다.

기이는 징집되어 전선으로 나가고,

쥬니비에는 기다릴 것을 약속합니다.




기이의 아이를 임신한 쥬니비에는 

전장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기이를 기다리다 외로움에 지쳐가고, 

결국 보석상 카잘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전쟁이 끝난 후 부상을 당하고 고향에 돌아온 기이는

쥬니비에가 이미 결혼하여 떠난 것을 알고 절망에 빠지게 되고 결국 정비소 일도 그만둡니다.

하지만 기이는 말없이 그를 지켜보며 기다려 온 마들레인의 도움으로 다시 재기하게 되고, 

자신의 주유소를 차린 후 마들레인과 결혼하게 됩니다. 

그렇게 기이와 쥬니비에의 사랑은 어긋납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눈내리는 어느날 두 사람은 

기이의 주유소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카틀린 드뇌브의

젊은 시절의 절대미모가 빛나는 영화이기도 하고.

뮤지컬 영화 하면 미국을 떠올리던 시절에

(최근에는 뮤지컬하면 인도 영화지만)

프랑스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비오던 날 라디오에서 듣던 

모 기타 광고의 배경음악이 생생합니다.



셀브루의 우산은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사랑받는 레파토리인데요.

특히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인 Love theme "I Will Wait for you"가 사용됩니다.


아이스 댄스와 갈라에서는 원곡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가사 있는 음악을 사용하지 못하는

싱글과 페어의 컴피에서는 주로

미셸 르그랑의 원곡을 존 윌리암스가 편곡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펄만과 피츠버그 심포니가 연주한 곡이 많이 사용됩니다.



각 프로그램마다 사연도 많습니다.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스케이터들의 사랑 이야기도 같이 해보겠습니다.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Tessa Virtue / Scott Moir - 2008 World FD


테사 버츄/ 스캇 모이어를 전세계 아이스 댄스 팬들에게 각인 시킨 바로 그 프로그램

"셀브루의 우산"입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버모네는 시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처음으로 포디움에 오릅니다.


오랜 세월 이른바 아댄 파트너, "비즈니스 커플"인 

테사와 스캇의 케미스트리는 정말 너무 달달합니다.




테사가 8살, 스캇이 12살 때 만나 같은 고향에서 아이스 댄스 파트너로 만나

지금까지 팀을 이뤄온 이들의 관계는

오히려 연인들보다 더 가까운 관계인 것처럼 보입니다.



이번 월드에서도 연습때와 오프에서도 이 둘의 관계는 정말 "소울 메이트" 같았어요. 연인을 뛰어넘는...

캐나다 관중들은 아직도 둘이 사귀었으면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예카테리나 고르디에바 Ekaterina Gordeeva


전설적인 러시아 페어팀 G&G의 G 고르디예바의 1996년 싱글 프로그램입니다.

세계대회에서 4번을 우승하고 1988년 캘거리 올림픽을 우승하며 우아한 프로그램으로 

피겨팬들의 사랑을 받던

예카테리나 고르디에바 / 세르게이 그린코프 커플은 91년 결혼합니다.

그리고 1994년 릴리함메르 올림픽에 복귀, 

다시 우승하며 이들은 살아있는 전설이 되죠.


하지만 행복도 잠시,

1995년 남편 세르게이 그린코프가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에서 연습도중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란코프의 나이는 28세, 고르디예바의 나이는 24세, 이들에게는 3살된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레이크 플레시드올림픽 센터 링크 복도에 걸려있는 세르게이 그린코프를 추모하는 팬들이 만든 액자


고르디예바는 다음 해 남편에게 헌정하는 프로그램을 링크에 홀로 서서 공연합니다.



마치 옆에서 그린코프가 같이 공연하 듯 절반을 비워둔 채 연기를 펼치죠.

이후 고르디예바는 싱글 스케이터로 다시 아이스쇼와 프로 컴피에 서지만,

항상 그녀의 싱글 프로그램을 볼 때에도 그녀 안무의 저 너머에는 왠지 그린코프가 함께 하는 듯 합니다.


안나 카펠리니 / 루카 라노테 Anna Cappellini/Luca Lanotte FD 2011 세계선수권

이번 시즌 "신"카르멘의 전쟁에 불을 붙였던 카펠리니/라노테 팀은 

해외 피겨 포럼의 팬들에게 "또 버츄/모이어를 따라하느냐?"는 의혹의 눈길을 받았는데요.

2011년 카펠리니 /라노테 팀이 버모네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셀브루의 우산"을 

프리 프로그램으로 사용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셀르부의 우산"도 "카르멘"도 워낙 사골곡이기는 하지만,

"카르멘"의 경우에는 같은 시즌인데다가

버츄/모이어의 전 코치였던 슈필반트 코치가 안무여서 더욱 논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버모네와는 또 다른 느낌의 "쉘브루의 우산" 입니다.


마야 우소바/ 예브게니 플라토프 Maya Usova / Evgeny Platov EX 1998 

1994년 릴리함메르 올림픽 아이스 댄스에서 맞대결했던

마야 우소바/ 알렉산더 줄린 vs. 옥산나 그리슈크/ 에브게니 플라토프 팀은

온아이스에서의 라이벌 관계 만큼이나 오프에서도

스캔들을 일으키며 피겨 스케이팅계를 떠들썩하게 만듭니다.

이미 파트너인 우소바와 결혼한 줄린이 라이벌 댄서 그리슈크와 사랑에 빠진 것이죠.

줄린과 그리슉의 스캔들이 터진 후, 결국 줄린과 우소바는 이혼하게 되고 그들의 팀도 끝나게 됩니다.

그리고 프로무대에서 예전의 라이벌은 서로의 파트너와 함께 다시 무대에 섭니다.

플라토프는 우소바와 아댄 파트너가 되고, 줄린 역시 그리슈크와 파트너가 되죠. 

바로 이 영상은 새로운 아댄팀을 꾸린 우소바/플라토프 팀의 데뷔무대입니다.


아나벨 랑로이스/파트리스 아체토 Anabelle Langlois / Patrice Archetto FS 2001 Skate Canada 

1998년, 아나벨 랑로이스는 파트리스 아체토와 함께 페어팀을 결성한 후 

처음으로 캐나다 내셔널에 출전합니다.

첫 내셔널 출전에서 아나벨은 쓰로잉 점프에서 넘어지며 두개골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고, 기권을 하게 되었죠.

다른 선수 같으면 충격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둘수도 있는 심각한 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이것은 앞으로의 긴 내셔널 출전기의 첫 시작이었을 뿐입니다.

랑로이스는 헬멧을 쓰고 링크로 돌아와 아체토와 다시 연습을 시작했고,

3년 후 그들은 캐나다 내셔널에서 3위를 하며 처음으로 포디움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들은 처음으로 출전한 그랑프리에서

홈링크의 관중들 앞에서 포디움에 오릅니다.

바로 그 경기가 위에 링크한 "쉘부르의 우산"입니다. 


2005년 아체토가 은퇴한 후 랑로이스는 코디 헤이를 만나 다시 팀을 결성합니다.

그리고 11번째 참가한 내셔널에서 처음으로 캐나다 챔피언이 되죠.

그러나 챔피언의 기쁨도 잠시, 다음 시즌 시작 전 랑로이스는 연습도중 발이 부러지면서 시즌을 날려버립니다.

랑로이스의 나이는 이미 29세, 은퇴를 생각할 나이에 그녀는 다시 재활을 시작하고, 

결국 올림픽 시즌에 복귀합니니다.

12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참가한 캐나다 내셔널,

이들은 2위를 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냅니다. 

올림픽에서 9위, 월드에서 10위에 오른 후 이들은 컴피에서 은퇴합니다.

랑로이스와 헤이는 2012년 결혼하였고 함께 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


쟈니 위어 Johnny Weir SP 2001 Good Will Games

주니어에서 막 시니어로 올라온 

그의 풋풋한 모습을 볼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쟈니위어는 몇년 전 자신이 게이임을 밝히고 커밍아웃을 한 후,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과는 비교하여 많이 달라졌지만, 쟈니 위어가 주니어로 활동하던 시절만 해도

피겨 스케이팅계 역시 성소수자에 대해서 차가운 눈초리를 보내던 때입니다.

한편 조니 위어는 지난 시즌 핀란디아 트로피를 통해 컴피에 복귀하였지만, 

컵 오브 러시아에서 부상을 당하며 프리 경기에서 기권을 하게 됩니다.

이번 시즌 컴피 복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역시 사골곡 답게

셸브루의 우산은 싱글과 페어 그리고 갈라로 사용되었습니다.

영상 링크합니다.


스즈키 아키코 Akiko Suzuki EX 2012 Skate Canada


크리스티나 자세바 Kristina Zaseeva FS 2012 JGP 크로아티아


메리 베스 말리/로크니 브루베커 Mary Beth Marley/Rockne Brubaker FS 2012 LA Open 

2010년 8월 메리 베스 말리와 로크니 브루베커는 새로운 페어 팀을 결성합니다.

페어 경험이 전혀 없던 말리는 노련한 페어 선수인 브루베커의 도움아래 실력이 급성장합니다. 

5개월만에 나선 미국 내셔널에서 이들은 4위를 기록한 후,

두번째 내셔널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미국 페어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릅니다.

9살의 차이를 넘어 멋진 케미를 보여주던 이들 페어팀에게 

미국 팬들은 열띤 성원을 보내고 있었죠.

이들의 3번째 시즌 프리 프로그램이 2012년 여름, 클럽 컴피티션인 LA 오픈에서 공개됩니다.

셀브루의 우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이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컴피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시즌 전 그만 팀을 해체하고 맙니다. 

말리는 피겨 스케이팅 컴피에서 떠났고 

브루베커는 지난 시즌을 컴피에서 떠난 후

다시 린지 데이비스와 팀을 결성 

올림픽 시즌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첫 "쉘부르의 우산"으로

김해진 선수가 올댓 스케이트 2013에서 프로그램을 공개했습니다.

영상 링크합니다.


김해진 Hae-Jin Kim 2013 All That Skate



에필로그)


셸브루의 연인들은 그들의 사랑을 이루었을까요?

세월이 흐른 눈 내리는 어느날

기이와 주니비에는 다시 만납니다..

(엔딩 스포일러 주의)



세기의 사랑이었던 

예카테리나 고르디에바는 세르게이를 가슴에 묻은 후,

다시 피겨스케이터인 일리아 쿨릭과 만나

2001년 결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딸도 가지게 됩니다.

이들은 두 딸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고,

딸들은 취미로 스케이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겨울 부모님 집에 들렀다가,

신발장 구석에서 찾은 비디오 테이프들 중에는

10년도 더 전에 제가 TV에서 녹화한 

셸브루의 우산도 있었고, 

놀랍게도 릴리함메르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도 있었습니다.


왠지 모를 기대감으로 비디오 테이프를 플레이했습니다. 

빛나는 러시아 페어팀들의 프로그램을 다시 접하며,

제가 왜 피겨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다시한번 알게 되었죠.


월광의 선율과 함께 사이드 바이 사이드 점프를 뛰어 오르는

카티야와 세르게이의 모습을 보며 

"아름다운 것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그 시기의 다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다시 개봉한 시네마 천국 감독판에서는 

원래 개봉했던 영화와는 달리

젊은 시절 엇갈렸던 연인들이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납니다.

풋풋하던 그들의 머리칼에는 흰 머리카락이 보이고,

싱그럽던 얼굴에는 세월의 주름이 자리잡았죠.

 

중간에 영사기의 전기가 나가 몇번이나 중단된 

"신"시네마 천국을 결국 끝까지 본 후 

극장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거리도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더이상 극장은 시네마천국이 아니었고,

저도 어느샌가 토토가 아닌 저를 발견하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제 청소년기의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몰랐지만, 몇년이 지난 후 그 때를 떠올리며  

저도 누군가를 다시 만나기 시작했으니까요.


보너스)

김연아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에

쉘브루의 우산을 음악으로 입힌 팬영상을 유튜브에서 발견했어요...

또 다른 느낌이 있네요...


작년 가을에 개봉한 Trouble with the Curve 라는 야구영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는데요. 



시력을 점점 상실해가면서 은퇴위기를 맞는 

메이저 리그 베테랑 스카우터의 고군분투를 그린 야구 영화입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스카우터인 거스 로벨의 역할을, 

에이미 아담스가 휴가를 내고 그와 동행하는 변호사 딸의 역할을 맡습니다.



훈남 좋아하시는 여횽들을 위해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나옵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사실은 "그린 토리노 2"? 

거스가 뽑은 조니 (팀버레이크 연기)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환상적인 경기를 보여주었으나,  

이 후 구단의 혹사로 부상이 생겨 조기 은퇴, 경쟁팀의 스카우터로 일합니다. 

거스는 조니의 짧은 선수생활을 안타까워하고, 조니는 전설적인 스카우터 거스를 신뢰하고 존경하죠.


실제 경기 현장과 선수의 인성을 중시하는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묻혀있던 선수들을 발굴하여 전설을 만들어낸 

한 때 최고의 스카우터 거스.



그를 밀어내는 비지니스 맨 같은 새로운 스카우터는

실제로 연습하는 모습과 경기는 보지도 않고,

자신의 어시스턴트를 내려보내 촬영하게 하며,

모니터 앞에서 영상을 보고,

통계와 데이타를 맹신하는

이른바 "분업적. 과학적" 스카우터입니다.



구단주는 데이타를 중시하는 젊은 스카우터를 더 믿게 되고,

거스는 자신의 방식대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시골 고등학교 강타자의 경기를 보러 스카우팅 여행을 떠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 스포일링

그는 약해진 시력에도 불구하고 혹은 덕분에,

배트가 돌아가기전에 타자가 손목을 먼저 돌리는 소리를 듣고 

커브에 약하다는 약점을 알아챕니다.



그리고 그의 딸이 아버지의 눈이 되어

아버지의 감각을 뒷받침해주죠.



그들은 구단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하지 말것을 주장하죠.

그러나 데이타를 신봉하는 스카우터는 코웃음을 칩니다.

"잘 보이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알아?"

이에 분노하는 거스

"어떻게 경기장에도 안 오고 선수를 판단할 수 있어?"



아무리 데이타가 중요한 스포츠라 해도

그런 야구에서도 종합적인 판단이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직관과 현장에서의 경험은 가장 핵심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결국 구단은 젊은 스카우터의 말을 믿고 신인을 지명하지만,



언론 공개에서 커브를 못치며 망신을 당합니다.

거스의 판단은 정확했던 것이죠.

영화 스포일링 끝


왜 갑자기 야구 이야기냐구요?

이 영화를 보면서 피겨 스케이티에 관해

최근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들이 생각났기 때문이죠.


피겨 스케이팅은 어떨까요?

야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야구 스카우터들은 최소한 야구 선수 출신인데 반해,

이른바 "인터넷 피겨 기술 전문가"들은

피겨 스케이터 출신이기는 커녕 링크위에 서본적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피겨 스케이팅은 바로 직접 보면서 채점하는 채점 스포츠입니다.

직관을 하러 컴피에 한두번씩 더 갈수록, 그리고 공식연습을 보면 볼수록

단지 프로토콜과 경기 중계 영상만 보고

어떤 스케이터의 모든 습관과 점프 퀄리티를 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이른바 흔히 말하는 탑싱의 경우 더욱더 그렇습니다. 

스피드와 점프의 높이가 그만큼 확연히 차이가 나서,

실제로 본것과 방송화면을 비교 하기 힘들 정도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블레이드와 토픽이 빙판에 닿는 소리도 듣고,

스키드 마크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점프 전 그리고 점프 후의 동작을 보지 않은 채로

모니터 프레임 안의 것들로 판단을 내린다면

방송화면에서

아무리 고화질로 슈퍼 슬로모로 리플레이가 나와도

그 간극은 메꾸어질수 없습니다.



그런데다가, 방송 카메라가 잡은 

그것도 컷트로 편집된 앵글을 보고

스케이터의 프로그램을 단정짓듯 말할 수 있을까요?


http://www.pbgadget.com/abc.html



예를 들어 영상에서 광고판이 빨리 지나갔으니 활주와 스텝의 스피드가 빠르다는 

포스팅을 본 적이 있습니다.


http://www.pbgadget.com/abc.html


줌을 어떻게 당겨서 찍었는지, 몇번 카메라로 스케이터와

어떤 거리를 두고 어떤 각도로 찍었는지,

혹은 카메라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찍었는지 다 체크했을까요?,

고화질이면 이 모든 변수들이 다 사라지고 정확한 판단이 될까요?



http://www.pbgadget.com/abc.html


오히려 방송영상 보다 컷의 중단이 없고

일관된 앵글을 따라가면서. 링크의 여백이 보이는

팬캠의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정보들을 줍니다.

물론 팬캠도 실제로 관전했을 때 느끼는 속도감과 정보에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영상에 관계된 변수들을 다 계산했다 하더라도

프로그램 음악이 느릴 수도 있고, 빠를 수도 있습니다.

뒤집어서 극단적으로 이야기해봅시다.

만약 "고화질" 방송화면이 더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왜 심판진들이 굳이 가운데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서 직접 보고 

점수를 매길까요?

그냥 집에서 위성중계로 여러각도 앵글 참조해서 점수 매기면 될 것을....


물론 점프에 관련되서 심판들 역시 영상 기자재의 도움을 받아

슈퍼 슬로모를 보고 판단에 참고를 합니다.

하지만 점프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도 

영상이 전부는 아닙니다. 혹은 전부여서는 안됩니다.


심판들은 경기 이외에도 공식 연습을 참관하며 스케이터들의 습관을 체크하기도 합니다.

사실 점프시의 엣지 사용과 로테이션 들에 대해

연습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판들도 공식연습에 참관하여 체크를 하는 것이구요.




물론 판단은 실제 경기에서 행하는 퍼포먼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엣지 사용들의 경우는 실제 경기에서만 바뀌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 경우도 별로 없지만 혹여 실전에서만 바른 엣지로 뛴다면, 점프를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직관에서 얻은 결론이 항상 더 정확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수 경기를 보지 않으면 이야기하지 말라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매번 잘 속는 인간의 눈은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에 대한 선호도는

바로 앞에서 매번 경기를 봐도 중요한 것들에 눈을 가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http://izismile.com/2013/09/03/dont_believe_what_your_eyes_tell_you_8_pics_15_gifs-23.html


단지 이 포스팅을 하는 것은 

제가 직관을 시작한 2011년 여름 이후

피겨 스케이팅을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느낀점들을 같이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그  와중에서 깨닫게 된 이른바 (제 자신을 포함한) "인터넷/영상/입 피겨"에 대한 

반성도 물론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글러브를 끼고 한번이라도 야구를 해본 사람은

잘 알고 있습니다.

2군 프로야구 선수라도 얼마나 잘 하는지...

그래서 야구 감독은 욕할지라도 

선수들에게 타격자세가 어떻고 등의 훈수는 인터넷에서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피겨 스케이팅은 

피겨의 레슨은 물론 심지어 빙판 위에 스케이트를 타고 한번도 서보지 않은 사람들도

마치 피겨의 모든 기술을 꽤뚫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가만히 서 있기 위해서 링크의 펜스를 잡고 있다가,

단순한 활주를 하다 몇번 넘어진 후에,


옆에서 훈련하는 어떤 레벨의 피겨 스케이터들을 보더라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이게 인간이 할 짓이 아니구나...


영상만 아무리 오래봐도 직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피겨의 다른 단면들을 접하기 힘든 것처럼

직관만 10년해도 

사실 베이직 레벨이라도 직접 피겨를

몸으로 접한 사람의 이해도를 따라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최소한 이러한 점을 전제하고 들어가야

좀더 (그럴듯해 보이는이 아닌)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습니다.


영상 탐독과 인터넷에 떠도는 피겨지식을 바탕으로 

인터넷상에서 코치와 스케이터에게 이러쿵 저러쿵 "훈계"를 한다면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팬이라고 하기도 좀 부끄러운 행태가 되겠죠. 

물론 바램은 할수 있겠죠...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이런 점프를 넣으면 어떨까?

그게 팬들의 재미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것이 스케이터에게 실제적 도움이 될 거라고 착각하는 순간

돌아올수 없는 다리를 건너 진단을 받게 됩니다.

"피겨팬 왕자병"이라는...


그들은 스케이터들의 실수에 거침없이 

비아냥과 비난을 쏟아 붇죠.

그리고 탑 스케이터 이외의 경기는 관심도 없습니다.

마치 자신이 밀고 있는 스케이터와 자신이 동격이나 되듯이...


모두 피겨팬이 피겨를 배우러 링크에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가까운 링크에서 열리는 대회에 직접 가서

프리컷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선수라도

빙판위에서의 그 짧은 시간을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을 빙판위에 쏟아붇는지 지켜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의 2013-14 시즌 캠페인은

바로 "직관을 가자" 입니다.

굳이 먼 곳으로 원정을 갈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올림픽 시즌에도 중요한 국내 경기들이 태릉에서 

그리고 서울 근교에서 열립니다.

해외에 사시는 분들도 동네의 지역대회에 가보세요.



이번 시즌에는 좋아하는 스케이터를 한명 만들어보세요.

직관을 가면 틀림없이 마음에 드는 선수들이 있을거에요.

링크에 직접 가서 컴피에 박수를 보내줍시다.

비록 이름도 처음 듣고, 처음 보는 선수라도...


그리고 시즌동안 응원해주세요. 

그 선수가 커나감에 따라 평생팬이 될 수도 있을 거에요...

시시한 프로그램은 있어도,

시시한 스케이터는 없으니까요.


직관에 갔다 오신 분들은

직관기를 올려주세요.


직관을 하는 사람들이 글을 안 쓰는 만큼

인터넷 기술 논객들은 글을 쏟아냅니다.

이 불균형은 결국 기형적인 피겨 스케이팅 문화를

생산해내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입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기념품은

여자 프리 경기의 대회 결과지였습니다.

저 역시 갈라가 있던날 나누어준 이 결과지를 소중하게 챙겼지만 

집에 돌아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언제든 다시 뽑을 수 있는 인터넷 기술 복제 시대에

이 결과지들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때부터 컴퓨터를 키고 제 카메라에 담긴 이미지와 영상들을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그러자 결과지의 숫자들은 다시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스케이터들의 이번 시즌을, 

태릉 링크의 기억들을 같이 나누어 주세요.


-스파이럴 드림-

 

2013-2014 시즌 캠페인~~직관의 즐거움 

태릉실내링크 가는 법 링크

국내 경기 및 한국 선수 출전 국제 경기 일정 링크

2016 세계선수권을 비롯한 2016 ISU 챔피언쉽 개최지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세계선수권은 미국의 보스톤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잠정적 결정이라고 되어있지만, 실질적으로 확정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http://isu.sportcentric.net/db/isu_front/news_item.php?id=1328


2016 챔피언쉽 개최지

세계선수권 - 미국 보스톤 

주니어 세계선수권 - 헝가리 데브레첸

4대륙 - 대만 타이페이

유로 -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싱크로 월드 - 미정


2015 싱크로 세계선수권 - 캐나다 해밀턴


미국 보스톤은 2016 세계선수권을 개최함에 따라

2013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2014 미국 내셔널에 이어

짧은 기간동안 3개의 커다란 피겨 스케이팅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보스톤과 미국 동부 사시는 피겨팬들에게 축하를....)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헝가리의 데브레첸에서 개최됩니다.

데브레첸은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헝가리 제2의 도시입니다.


이번시즌 부터 평창 올림픽 까지 

이미 결정된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및 챔피언쉽 개최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유럽 선수권

4대륙 

올림픽

주니어 월드

시니어 월드 

 

12월

1월

2월

(올림픽시즌 1월말)

2월

2월말 ~3월초

(올림픽시즌 3월초)

3월 말

 2013-14

 일본 후쿠오카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만 타이페이
 러시아 소치

 불가리아 소피아

 일본 사이타마

 2014-15

   스웨덴 스톡홀름
 한국 서울

 -

 에스토니아 탈린

 중국 상하이

 2015-16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만 타이페이

 -

 헝가리 데브레첸  미국 보스톤

 2016-17

     

 -

   

 2017-18

       한국 평창
   


참고로 2013-2014 시즌 메이저 이벤트 개최지를 따로 정리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매년 개최지가 새로 정해집니다. 

기간 (2013년)

 대회명

개최지

비고 

  8/ 29 ~31

 JGP Latvia

 라트비아 리가

 

  9/ 5~ 9/ 7

 JGP Mexico

 멕시코 멕시코시티

 페어 경기 없음 

  9/ 12 ~14

 JGP Slovakia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9/ 19 ~21

 JGP Poland

 폴란드 그다니스크

 페어 경기 없음

  9/ 26 ~28 

 JGP Belarus

 벨라루시 민스크

 

  10/ 3 ~5

 JGP Czech Republic

 체코 오스트라바

 

  10/ 10~12

 JGP Estonia

 에스토니아 탈린

 

  12/5 ~8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시니어 그랑프리는 현재 6개국가 (캐나다,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가 고정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관련포스팅: 2013-14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 선수배정 결과

               김연아 그랑프리 시리즈, 스케이트 캐나다, 프랑스 TEB 배정


 기간 (2013년)

 대회명

개최지 

 10/ 18 ~20

 스케이트 아메리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10/ 25 ~27

 스케이트 캐나다
 캐나다 뉴브런스윅주 세인트존

 11/ 1 ~3

 컵 오브 차이나

 중국 베이징

 11/ 8 ~10

 NHK 트로피

 일본 도쿄

 11/ 15 ~17

 트로피 에릭 봉파르
 프랑스 파리

 11/ 22 ~24

 로스텔레콤 컵

 러시아 모스크바

 12/ 5 ~8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챔피언쉽 및 올림픽


기간 (2014)

대회명

 개최지

 1/ 13 ~ 19

 유로 선수권

 헝가리 부다페스트 

 1/ 20 ~ 26

 4대륙 선수권

 대만 타이페이

 2/ 6 ~22

 올림픽 

 러시아 소치 

 3/10 ~ 16

 주니어 세계선수권

 불가리아 소피아 

 3/24 ~ 30

 시니어 세계선수권 

 일본 사이타마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지금까지 열렸거나 확정된 피겨 챔피언쉽, 올림픽

그리고 그랑프리 및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대회를 정리해보았습니다.

한국은 4대륙은 4번, 그랑프리 파이널은 1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3번 개최한 적이 있고,

4대륙과 올림픽이 1번씩 예정되어 있으나

시니어 그랑프리, 주니어 그랑프리 및 세계선수권은 개최한 적이 없습니다. 


참고로 주니어 그랑프리의 경우 주로 유럽과 캐나다, 미국이 유치하였는데요.

지난 시즌까지 아시아에서는 중국 4회 (98,00,02,04) , 일본 5회 (99,01,03,05,10) , 대만 1회 (06)등이 돌아가면서 유치했고,

중미에서는 멕시코(98,00,03,06,08)가 5회 유치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08)에서 개최한 적이 있고, 

오세아니아에서는 호주(11)가 개최한 바 있습니다.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 선수권

 주니어 월드

 올림픽

 92-93

  

 

 서울

 

 96-97

 

 

 서울

 

 01-02

 

 전주 

 

 

 04-05

 

 강릉

 

 

 07-08

 

 고양

 

 

 08-09

 고양

 

 

 

 09-10

 

 전주

 

 

 10-11

 

 

 강릉

 

 14-15


서울

 

 

 17-18

 


 

 평창


이제 1달 후 7월 1일에 새로운 시즌이 시작됩니다.

이번 시즌은 매년 있는 그런 시즌은 아닙니다.

바로 4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하지만 선수로 뛸 수 있는 기간이 짧은 피겨 선수에게는

일생에 단한번 일수도 있는

바로 올림픽 시즌이기 때문이죠.


어린 나이부터 빙판에서 부딪히는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꿋꿋이 피겨 스케이터의 길을 가는 

모든 선수들의 꿈은 바로

올림픽 출전일 것입니다.


내부 경쟁이 치열한 미국의 운동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자를 "올림피안"이라고 부르며

참가만으로도 평생 커다란 명예로 생각하는데요.

동계 스포츠의 경우 전통적으로 강국이었던

미국 여자 싱글의 경우 "올림피안"이 되기 위한

경쟁은 정말로 치열합니다.


아이스 다이어리 Ice Diaries 는 올림픽을 향한 

미국 피겨 스케이터들의 꿈과 노력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리즈입니다.

배경은 2005-2006 시즌.

바로 2006 토리노 올림픽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2006 토리노 올림픽은 처음으로 신체점제가 도입된 올림픽이었는데요.

구체점제의 여싱 절대 강자였던 미국은 토리노 올림픽을 앞두고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의 꿈을 계속 키워나가고 있었습니다.

타라 리핀스키, 사라 휴즈가 각각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안겨준 미국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두 명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5번이나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면서도 

유독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던 미셸 콴,

그리고 역시 지난 올림픽에서 4위로 포디움에 들지 못하고 2연속 월드 은메달리스트에 머무른

원조 야망녀 사샤 코헨

두 선수는 올림픽 시즌, 그랑프리에 출전하지는 않지만,

부상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며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월드 챔피언 러시아의 이리나 슬루츠카야와 올림픽 우승을 놓고 대결할 예정이었습니다.

(결국 금메달은 의외의 스케이터에게 돌아갔지만...)


3명의 올림픽 출전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또다른 관심은

바로 3번째 대표선수였습니다.

이변이 많은 피겨 스케이팅의 속성상 3번째 출전자가 우승을 하지 말하는 법도 없으니까요.

솔트 레이크 올림픽에서

인생경기를 펼치며 올림픽 챔피언이 된 사라 휴즈도

미셸 콴, 사샤 코헨에 이은 3번째 출전자였습니다.


2006년 1월 열리는 미국 내셔널의 3위 이내를 차지하면

올림픽 출전을 할수 있습니다.


미국 케이블 방송인 TLC는

아이스 다이어리 Ice Diaries 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통해

4명의 스케이터들이 올림픽 시즌 

올림픽 출전을 위한 꿈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아갑니다.




그래서 1명의 "Ice Diary" 가 아니라 

4명의 이야기를 담은 "Ice Diaries" 입니다.


이 다큐에 출연하는 4명의 스케이터입니다.


알리사 시즈니 Alissa Czisny

1987년 6월 생, 2005 내셔널 시니어 7위

훈련지: 디트로이트 스케이팅 클럽 (미시간)

코치: 줄리안 베를린


베아트리사(비비) 리앙 Beatrisa "Bebe" Liang

1988년 3월 생, 2005 내셔널 시니어 5위

훈련지: All Year FSC (캘리포니아)

코치: 프랭크 캐롤


다니엘 케일리 Danielle Kahle

1989년 4월 생, 2005 내셔널 시니어 5위

훈련지: All Year FSC (캘리포니아)

코치: 프랭크 캐롤


산드라(샌디) 러커 Sandra Rucker

1987년 10월 생, 2005 내셔널 주니어 1위

훈련지: Broadmoor SC (콜로라도 스프링스)

코치: 톰 자크라섹


출연진은 전년도 내셔널 상위권 선수 위주로 섭외되었는데요.


바로 직전 시즌인 2005 미국 내셔널 여자 싱글 결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2005_United_States_Figure_Skating_Championships


제니퍼 커크 Jennifer Kirk 는 올림픽 시즌 직전에 은퇴하였고,

출연진들은 키미 마이스너에밀리 휴즈 이외에 3위를 노릴수 있는 유력한 후보들이었습니다.

게다가 다니엘 칼리와 산드라 러커는 

제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아이스 프린세스"라는 영화에서

관련 포스팅: 낭중지추 응원합니다: 김지영   

이미 스케이터 대역을 한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섭외하기 편했을 듯 합니다.


아이스 다이어리는 케이블 채널 TLC에서

미국 내셔널을 앞둔 2006년 1월초부터 시작해 2월까지 매주 한번씩

각 60분씩 총 6편으로 나누어 방영되었습니다.


1편 첫번째 파트

Ice Diaries - TLC from mark freeman on Vimeo.



1~3 편은 유튜브에 올라와서 볼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4~6편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제목과 방송 일자만 적어봅니다.

4편 On the Edge (2006/1/27) 

5편 The Nationals Spotlight (2006/2/03) 

6편  Going for the Gold  (2006/2/10)


시즌의 시작 전부터 시작하여 올림픽 시즌 동안의

4명의 미국 스케이터들의 온/오프 링크에서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아이스 다이어리는 7년전에 방영되어 그런지

최근의 독하고 과장된 미국 리얼리티쇼와 달리

다소 진지하게 현실을 반영하여 제작되었는데요.

비록 7년전에 제작되었지만

현재도 그다지 다르지 않을

미국 스케이터들의 일상 생활과 모습을 볼 수 있는 꽤 괜찮은 시리즈입니다.


부상을 이기고 다시 올림픽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알리사 시즈니의 7년전의 "떠오르는 스타" 시절의 모습도 볼 수 있고,

부상에도 불구하고 커리어에 단 한번일지 모르는 올림픽 시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스케이터들의 분투도 볼수 있습니다.

또한 신체점제가 도입된 첫 올림픽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선수, 코치들의 

고민과 노력도 볼 수 있죠.

비록 2004년부터 ISU 주최의 국제 대회에는 신체점제가 적용되었지만,

미국 국내 대회는 아직 6.0 시스템이었습니다.

2005-2006시즌에도 지역(Regional), 지부 예선(Sectional)은 예전의 6.0 채점제를 적용했는데요.

2006 미국 내셔널에서 최초로 신체점제가 적용됩니다.


아래부터 스포일링 주의...


특히 05-06시즌의 알리사 시즈니

이번 시즌의 케이틀린 오스몬드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시즈니는 사샤 코헨이 기권하여 대신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출전하게 됩니다.



프리에서는 트리플 럿츠 + 트리플 토를 성공시키고,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며 

커리어 최초로 그랑프리 포디움에 오릅니다.


이후 높아진 기대를 받으며 스케이트 캐나다 출전하게 되는데요.

5시간 밖에 못자고 참가한 쇼트에서 퍼스널 베스트를 세우며 1위에 오릅니다.

그리고 프리 경기에서 크린 경기를 펼치며 스케이트 캐나다 우승을 차지합니다.

시즈니는 이 경기로 인해

그랑프리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키미 마이스너를 제치고 

일약 3번째 올림픽 대표로 가장 유력한 신예(rising star)로 떠오릅니다.


비비 리앙은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부진하며,

시즈니에게 뒤쳐지며 4위를 기록합니다.


다니엘 칼리는 1위로 지역예선을 통과한 후

최종 예선격인 지부예선(sectional)도 통과하며

내셔널에 진출합니다.


부상으로 스케이팅 커리어를 그만둘 위험에 처한

산드라 러커는 무리하여 지역예선에 참가하지만,

결국 10위를 기록하며 섹셔널 진출에 실패합니다.


여기까지가 3부까지의 이야기이구요.

제가 보지 못한 4부 이후에는

탈락한 러커 대신 

2005 미국 내셔널에서 3위에 오른 후

가장 중요한 시즌인 올림픽 시즌 전 갑작스레 은퇴를 발표한

제니퍼 커크의 이야기가 기존의 3명의 이야기와 함께 소개된다고 합니다.

(제니퍼 커크는 최근 유튜브 채널인 The Skating Lesson http://www.youtube.com/user/TheSkatingLesson

채널을 통해 피겨팬과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스 다이어리 주인공들의 올림픽에의 꿈은 성공을 거두었을까요?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결국 어떤 선수들이 나가게 되었을까요?

비록 4~6부는 보지 못했지만,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셸 콴이 부상으로 내셔널에 불참한 가운데

올림픽 출전을 위한 미국 내셔널이 열립니다.

콴은 부상 예외를 적용받을 것이 유력했기 때문에

실제로 2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죠.

1차 지역예선에서 부상으로 탈락한 산드라 러커를 제외한

시즈니, 리앙, 칼리 3명이 모두 내셔널에 참가했습니다. 


아이스 다이어리의 주인공들은

리앙은 5위, 시즈니는 7위 그리고 칼리는 12위를 기록합니다.


올림픽 출전자의 후보인 미국 내셔널 포디움은

1. 사샤 코헨

2. 키미 마이스너

3. 에밀리 휴즈

4. 케이티 테일러 

순이었습니다.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2006_United_States_Figure_Skating_Championships


콴은 예상대로 부상 예외를 적용받아

미국 피겨 연맹에 의해 올림픽 출전자로 결정되어 결국

콴, 코헨, 마이스너가 토리노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미셸 콴은 올림픽 직전 참가를 포기하고,

이에 따라 3위였던 에밀리 휴즈가 올림픽 멤버가 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에밀리 휴즈는

지난 솔트 레이크 올림픽에서 미셸콴의 금메달 꿈을 좌절시키고

깜짝 우승을 차지한 사라 휴즈의 동생이기도 합니다.


결국 토리노의 올림픽 링크에는

사샤 코헨 Sasha Cohen, 키미 마이스너 Kimmie Meissner, 에밀리 휴즈 Emily Hughes가 

미국 대표로 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림픽에서는 결국 난이도 낮은 프로그램을 클린한 아라카와 시즈카

난이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실수를 한 사샤 코헨과 이리나 슬루츠카야를 제치고 금메달을 가져갔죠.

출처http://sports.espn.go.com/oly/winter06/figure/


아이스 다이어리의 원래 계획은 출연자들이 올림픽에 진출했으면,

시즌 2의 형식으로 이들의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었던 듯 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진출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시즌 1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아이스 다이어리는 시청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미국 피겨 스케이팅과 내셔널의 프로모션을 위한

성공사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연했던 스케이터들에게는

아무래도 미디어를 통해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부담이 되었던 듯 합니다.

결국 아무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으니까요.


참고로 이 시리즈에 출연했던 4명의 스케이터들 중

현재 알리사 시즈니 선수만이 컴피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후의 이야기를 정리해봤습니다.


산드라 러커

결국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 시즌 이후 컴피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러커는 2007년 디즈니가 제작한 하이스쿨 뮤지컬 아이스 쇼인 "아이스 투어"에 캐스팅되었습니다.


베아트리스(비비) 리앙

2006년 올림픽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그 시즌 4대륙에서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처음 시니어로 내셔널에 참가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 시즌 연속으로 미내셔널에 참가했고,

단 한번을 제외하고 매번 탑 10에 들었을 뿐 아니라,

2007 미국 내셔널에서는 4위로 포디움에 올랐습니다.



2010년 컴피에서 은퇴하고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대학을 체육학 전공으로 졸업합니다.

2006년,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리앙의 인터뷰 영상입니다.


다니엘 케일리

처음으로 시니어에 참가한 2004년 시즌부터 2012 시즌까지 9년 연속으로

한번도 거르지 않고 내셔널 예선에 참가하였습니다.

2004년 부터 2008년까지 5연속으로 내셔널에 진출했고. 

2007년에는 최고 순위인 6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2008년 처음으로 내셔널 진출에 실패했는데요.

이후 코치와 대학공부를 병행하며 컴피에 참가,

20011년 다시 내셔널에 진출한 바 있습니다.


알리사 시즈니

시즈니는 피겨 선수로 컴피에 참가하면서 

동시에 국제학, 러시아어, 프랑스어를 전공, 

우등으로 자신의 고향인 오하이오에 있는 보울링 그린 스테이트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비록 커리어 내내 부진과 재기를 반복하였지만,

여전히 미국의 탑싱으로 이번 시즌에도 올림픽을 향해 나가고 있습니다.

시즈니는 기대를 모았던 2006 시즌,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후

점프 컨시의 문제등으로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지만 

다시 재기하며 2009년 미국 챔피언이 되었는데요. 



정작 두번째 맞이한 올림픽 시즌인 2010 미국 내셔널에서는

점프 컨시가 흔들리며 10위를 기록

올림픽 출전에 또 다시 실패합니다.

하지만 2010-11시즌 재기하며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냅니다.


그리고 2년만에 내셔널에서 우승하며 다시 미국 챔피언이 되죠.

물론 아쉽게도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에서는 5위에 머무르면서 중요한 대회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즈니는 2011-12 시즌, 미국 내셔널에서 2위를 하고 월드 포디움에 도전하지만, 

고관절 부상을 당한지도 모른채 참가, 커리어 최악의 경기로 22위에 머무릅니다.


이후 시즈니는 수술을 받고 12-13 시즌 그랑프리에 참가하지 않은 채 2013 내셔널에 맞추어 기나긴 재활을 합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OST"로 새로운 프리 프로그램도 준비하죠.

커리어 동안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특히 좋은 성적을 내왔던 시즈니로서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 누구보다도 기다려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 내셔널을 1주일 앞둔 2013년 1월 중순, 시즈니는 시범 경기에 초청되어 

부상후 처음으로 관중들 앞에 섭니다.

쇼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제 프리 프로그램 차례,

새 프리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시즈니는 복귀 경기에서 심하게 넘어지며, 다리가 탈구 되는 큰 부상을 당하고,

경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채로 결국 시즌을 접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시즈니가 당한 부상은 이미 한차례 수술을 했던 곳이었습니다. 

시즈니는 다시 수술을 받고 또다시 재활을 시작 하였고,

드디어 지난 4월부터 다시 링크에 서며, 연습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제니퍼 커크가 진행하는 스케이팅 유튜브 채널 The Skating Lesson과의 인터뷰입니다.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두 시즌, 시즈니의 쇼트 프로그램은 에디트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였습니다.

커리어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르는 13-14 시즌

시즈니는 부상을 이겨내며 

지난 시즌 끝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접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OST 프로그램으로

다시 자신의 꿈인 올림픽 출전을 향한 도전에 나섭니다.

알리사 시즈니는 이제 다시 용감하게 링크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항상 스케이터의 나날이 "장밋빛 인생"은 아닐지라도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테니까요. 


ps. 1

최근 미국 피겨 스케이터 코치들의 모습을 담은 

Jersey on Ice 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지난 겨울 역시 같은 채널인 TLC에서 파일럿으로 방송되었는데요.

피겨 맘이면서 동시에 코치인 3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뉴저지 아이스 링크를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입니다. 

최근 미국의 리얼리티 쇼의 경향대로 

스케이터, 피겨코치/피겨 맘 들의 서로간의 대결과 경쟁을

좀더 적나라하고 독하게 보여주었는데요.

방송후 많은 비판을 받으며 결국 본방송 제작이 좌절된 바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처음 2분은 무료이지만, 전체를 보려면 1.99 $를 내야하는데요.... 

보고난 소감으로는 나름 재미는 있었지만...

굳이 돈을 지불하고서는...안보셔도...될 듯 합니다.^^;


이외에도 상업방송은 아니고 유튜브 용으로 제작한

6.0이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있는데요.

꽤 재미있습니다.

캐나다 Ryerson 대학 싱크로나이즈드 팀의 

두 시즌 (2008/09, 2009/10)에 걸친 일상생활과 컴피 도전을 담고 있습니다.

전체 플레이 리스트

http://www.youtube.com/user/SixPointOhRams/videos


PS.2

이번 소치 올림픽의 미국 대표 선발 역시

지난 밴쿠버 올림픽의 2장에서 1장이 더 늘어난 3장이 되어

조금 더 여유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역시 아니 더욱더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1월 보스톤에서 열리는 미국 내셔널에서 결정될 예정인데요.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5위와 6위를 기록한 

애슐리 와그너그레이시 골드가 다소 앞서있는 상황에서

부상에서 복귀하는 알리사 시즈니

점프가 포텐셜의 원천이자 걱정의 근원인 아그네스 자와즈키

파워 점프의 커트니 힉스

휴학을 하고 올림픽 시즌에 올인하기로 한 크리스티나 가오

음악을 느끼는 감각이 좋은 시계방향 스케이터 야스민 시라지

지난 올림픽 때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미라이 나가수

스피드 점프가 강점인 프리 역전의 명수 안젤라 왕

안정된 경기 운영과 표현력이 장점인 사만다 세자리오

이들 중 내셔널 당일 컨디션에 따라 누구든 3위 이내를 노릴 수 있습니다.

2013 미국 내셔널에서 3위와 10위의 점수차이는 단 15점에 불과했습니다.


ps.3

개최국임에도 지난 월드의 부진한 성적으로 출전권이 2장인 러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신동 3인방 

그리고 다시 부활을 노리는 엘레나 레오노바

이중 누가 올림픽에 나갈지 궁금해집니다.

3장의 출전권을 가진 일본은 안도 미키의 복귀와 98년 3월생으로 시니어에 데뷔하는 미야하라 사토코의 가세로 

이번 월드에 출전한 아사다 마오, 스즈키 아키코, 무라카미 카나코 이외에 이미 인원이 초과되어 

올림픽 출전자 경쟁이 더욱 복잡했졌습니다.


한국 역시 김연아 선수가 가져온 3장의 출전권

세계선수권 우승자 자격으로 이미 1장을 확보한 김연아 선수 이외에,

2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여질 듯 합니다.

지난 주니어 월드 출전자 이른바 주니어 2탑,

김해진, 박소연 선수가 유력하다고는 하나

부상에서 복귀하며 두번째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곽민정

지난 시즌부터 급상승세 중인 최휘

그리고 서서히 컨디션을 올리고 있는 박연준 선수가

바싹 그 뒤를 뒤쫓아 오고 있습니다.

2명의 올림픽 출전자는 11월 있을 랭킹전에서 결정됩니다.

2011년 가을, 학기 시작을 위해 한국에서 돌아오면서 

역시 늦은나이에 저처럼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을 온 친구도 볼겸

중간체류를 하게된 뉴욕시에서

저는 여전히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티켓 박스의 

만만치 않은 티켓값과 긴 줄을 보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어느 공원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날 그 공원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죠.


Occupy Wall Street의 포스터 http://en.wikipedia.org/wiki/Occupy_Wall_Street

 

그들을 우리는

Occupy Wall Street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99% 입니다."

Paul Stein/Flickr http://www.mnn.com/lifestyle/responsible-living/blogs/occupy-wall-street-embraces-environmentalists


"도서관 사서도 시위에 나서기 시작한다는 것은 세상이 심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http://blog.ounodesign.com/2011/10/05/occupy-wall-street/


"당신의 집을 잃게 되었나요? 월스트리트가 훔쳐간 것입니다. -_-"

http://www.streetartutopia.com/?p=4334


자원봉사 나온 사람들이 나누어준 

세계각지의 음식을 먹고,

부의 불균형과 이윤창출을 위해 

브레이크 없이 치닫고 있는 탐욕의 세계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연설을 들으며,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Occupy_Wall_Street_Group_Discussion_2011_Shankbone.JPG


세계각지에서 온 사람들의 공연도 보고 음악도 들었던

http://www.journographica.com/2012/03/19/occupy-wall-street-marks-its-spring/20120317_occupy_wall_street-12/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Day_14_Occupy_Wall_Street_September_30_2011_Shankbone_11.JPG


주코티 파크에서 보낸 하루의 기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어요.


"아큐파이 월스트리트에 온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입니다."

http://msmagazine.com/blog/2011/11/30/from-may-68-to-occupy-wall-street-vive-le-feminisme/


"오랜동안 느끼지 못했던 희망이란 것을 지금 이순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http://blog.ounodesign.com/2011/10/05/occupy-wall-street/


공원을 떠나기전 어느 분이 들고 있는 배너를 보았습니다.

"나는 2개의 석사와 1개의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고,

그리고...비정규직이다. 나는 99%다."

배너를 읽다가 눈이 마주쳤어요.

그리고 말했죠.

"대학원에 있는 유학생이에요.

이번학기부터 장학금이 끊길거 같아요."

우리는 오랫동안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대학 졸업장은 곧 실업을 의미합니다."

http://www.classesandcareers.com/education/2011/10/19/occupy-wall-street/


주코티 파크를 떠나 

대출을 받아 유학온 친구의 기숙사로 향하다가

문득 기억하게 되었죠.

10 여년전 처음 갔던 런던의 배낭여행에서

대영박물관의 로제타 스톤보다도 기억에 남았던 

웨스트엔드의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볼수 있었던 것은

더 싼 티켓을 동료들에게 여러번 물어보며 찾아 주었던

반값 티켓 창구의 어느 직원 덕분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정장을 입은 사람들 틈에서 허름한 파카를 입은 유일한 관객이었다는 것도...


그것이 제가 기억하는 뉴욕의 가을, 런던의 겨울입니다.


http://blog.ounodesign.com/2011/10/05/occupy-wall-street/


오늘의 피겨 쥬크박스는 레미라블 Les Misérables 입니다.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의 빅토르 위고 Victor Hugo 가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빵 도둑으로 죄수가 되어,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시장이 되는 

쟝 발장파란만장한 일생을 중심으로

쟈베르 경감, 팡틴, 마리우스, 코제트, 에포닌 등의 캐릭터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그려낸 소설입니다.


1861년 출간이후 수많은 독자들이 읽어왔던

고전 "레미제라블"은 120년 가까이 흐른 후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뮤지컬로 재탄생합니다.



처음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했을 당시에는 그다지 호응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프랑스에서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캐츠를 프로듀싱한 웨스트엔드의 마법사 카메론 맥킨토시의 손을 거치면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길이 남을 뮤지컬로 재탄생되었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는 사랑받는 많은 곡들이 있는데요.

물론 이 곡들은 피겨 스케이팅의 음악으로도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레미제라블 메들리


I Dreamed a Dream


Master of the House


 A Heart Full of Love


On My Own


A Little Fall of Rain


Do You Hear the People Sing?


Bring Him Home


피겨 스케이팅에도 기억될만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감성적인 멜로디 때문인지 주로 예술성과 안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스케이터들이 레미제라블에 도전해왔죠.


토드 엘드리지 1998


미셸 콴 1998



커트 브라우닝 2000


제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는

바로 페샬라/부르쟈의 레미제라블이었습니다.

다소 과도한 시도로 무리수를 두기도 하는 프랑스의 아댄팀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빛나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이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는 것은

프랑스어 가사 때문이기도 한데요.

영어가사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오리지널 가사는 사실 프랑스어였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초연은 파리에서였습니다.


페살라 / 부르자의 파리 초연도 그리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나탈리 부르쟈/ 파비앙 페샬라 트로피 에릭 봉파르드 2005


하지만, 이들은 좀더 성숙된 프로그램을 토리노 올림픽에서 보여줍니다.

나탈리 페샬라 / 파비앙 부르쟈 2006 토리노 올림픽


갈라 프로그램으로는 캐롤라인 장의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캐롤라인 장 2009 "On My Own"


페어 프로그램에서도 빛나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커스틴 무어-타워스 / 딜란 모스코비치 2010


곽민정 선수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레미제라블 프리 프로그램으로

첫 올림픽 출전에 13위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합니다.

 

이후에도 레미제라블은 여전히 스케이터들의 단골 프로그램입니다.

에밀리아 니콜로시 2011 


그리고 이번 시즌 레미제라블은 여러 선수들에 의해 다시 선보입니다.


시즌을 여는 북미의 섬머 컴피티션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서 

캐나다의 케이트 샤보네 선수가 레미제라블의

Bring Him Home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주니어 임아현 선수 2012년 5월 시즌 시작전에 열린 승급심사에서 레미제라블을 선보입니다.


제레미 애봇 역시 Bring Him Home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클린 프로그램을 바라는 팬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그리고 보스톤 스케이팅 클럽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 아이스 쇼에서도 미국 내셔널 노비스부문에서 9위를 차지했던

 메간 웨센버그가 레미제라블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번 시즌을 레미제라블의 시간으로 만든 것은

바로 다시 컴피에 돌아온 한명의 한국의 스케이터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김연아 선수의 레미제라블을 기다렸다는 듯이

2012년 하반기 문화계는 레미제라블의 시간이었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한국어 정식 초연이

시작되었구요... 



12월말 전세계 개봉이 확정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 

11월초 부터 예고편을 공개합니다.




그리고 장발장 역할의 휴 잭맨은

11월 말, 한국에서 열린 프로모션 행사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김연아 선수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미 금메달을 땄지만, 

레 미제라블을 선곡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확실히 금메달을 딸 것입니다. 김연아 짱!!!

10년 뒤에 레미제라블 아이스 쇼에서 김연아 선수와 같이 하기를 바랍니다."

 

이제 세계 피겨 팬들은 시선은 12월초 독일의 도르트문트로 향합니다.

NRW트로피 에서 컴피에 복귀한 김연아 선수가 드디어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1월 종합선수권에서 한국의 4천 관중들 앞에서

김연아 선수는 더욱 아름다워진 레미제라블을 선보입니다.



크린 프로그램...그 곳에 있었지만, 

왠지 느껴졌습니다. 

"최고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영국의 런던에서 처음 만났던 레미제라블을

저는 농담처럼 캐나다의 런던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제 가방에는 10 여년전 샀던 레미제라블 티셔츠가 들어 있었습니다.



. . . . .


제가 미국에서 레미제라블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것은, 

2011년 2월이었습니다.


미국의 위스콘신 주의회의사당에는

공공부문 노조를 와해하는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주회의사당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위스콘신주의 공공부문 노조 정리는

80년대초 영국에서부터 시작된 신보수주의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80년대 초 영국의 보수당 대처 수상은 영국의 노조를 와해시켰고,

수백년의 싸움을 통해 쟁취한 노조를 잃은 영국의 노동자들은 

기계부품과 같이 감가상각의 대상이 되어 정리 해고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영국 노동계급이 실업자로 전락하는 동안

런던은 그들의 눈물을 자양분 삼아 투기자본가들의 화려한 천국으로 변모하였죠.

그것이 식료품 가게 주인의 딸 대처 수상이 부르짓던 "영국병의 치료"였습니다.



이러한 신보수주의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더욱더 세련되게 다듬어져

국제 투기 자본은 개별 국가의 금융시스템을 먹어치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한국의 IMF였고,

이후 한국 사회 역시 노동유연화라는 이름아래 88만원 세대의 "알바천국"이 되었죠...


2011년 2월, 수많은 저항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미국 위스콘신주의 법률은 결국 통과되었고,

이를 통과시킨데 결정적 공헌을 한 주지사를 퇴임시키려는 주민 소환투표에서도

노조지지자들은 다시 패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해 가을

투기 금융의 천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는

"Occupy Wall Street"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월스트리트 앞에 위치한 주코티 파크를 점령했던

시위대는 추운 도시의 겨울도, 경찰의 탄압도 이겨냈지만, 

조직화되지 못하고 점차 시간에 밀려 사라져갔습니다.


1년 뒤 위스콘신 주는 자신의 주에서 부통령 후보가 나온 공화당 대신 

민주당에 표를 던지며, 오바마의 재선에 힘을 보태었지만,

많은 것이 변하지는 않았어요.



역사는 참 아이러니컬 합니다.

80년대 공공부문을 사유화 하는 정책을 펼쳤던,

영국 대처 전수상의 장례식은

영국정부의 국비로 진행되었습니다.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 대처와 마찬가지로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대처와 달리 영국 노동계급의 삻을 진실하게 담아온 영화 감독 켄로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대처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 입찰을 시켜, 가장 싼 가격의 업체에게 주도록 하자. 그것이 바로 그녀가 그로톡 원해왔던 것들이다."

출처: http://movies.yahoo.com/blogs/movie-talk/angel-share-director-ken-loach-slams-margaret-thatcher-233352271.html


그리고, 금융자본의 천국 런던의 

웨스트엔드 최장기 공연 뮤지컬은 

바로 레미제라블입니다.


레미제라블은 웨스트 엔드에 처음으로 선보인 1985년 10월 이후 

지금까지도 무대에 오르며,

런던 웨스트엔드의 최장기 공연 기록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습니다.


소설로 출간된지 151 년

뮤지컬로 공연된지 33 년


스크린에서



은반위에서 


레미제라블이 계속하여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비싼 티켓값을 지불해야하는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무대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상상력이 답답한 격식과 끝없는 소비의 무덤에서 

언제라도 우리를 즐겁게 해방시켜주기를 기원하는...


 



 



마치, 세계 곳곳을 점령하였던 (Occupy) 유쾌한 시위대들 처럼


http://www.huffingtonpost.com/2011/10/13/occupy-wall-street-liberals_n_1008808.html

Occupy Toronto 의 물총 시위 http://thefec.org/node/2579

월스트리트를 "청소하는" 시위대 http://thefec.org/node/2579


그리고 국적과 언어를 초월한 유대감이 

좀더 좋은 세상을 위한 우리의 의지로 나타나기를 기원하는...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수 없다 외치는 소리

심장 박동 요동처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뉴욕의 월스트리트 앞 주코티 파크에서 시작하여,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호주의 시드니 , 필리핀의 마닐라, 한국의 서울은 물론

알래스카와 남극에서  외치는

샌프란시스코를 점령하라 Occupy San Francisco


시드니를 점령하라 Occupy Sydney


필리핀 마닐라의 Occupy Manila


서울을 점령하라 "Occupy Seoul"

남극에서 보내온 Occupy Wall Street 지지 사진 http://monkeyfister.blogspot.com/2011_10_16_archive.html


알래스카 http://thefec.org/node/2579


우리, 99%의 내일에 대한 희망 때문이 아닐까요?


"당신은 말하겠죠. 내가 몽상가라고. 하지만 저 혼자만은 아니랍니다. " (From John Lennon "Imagine")

2011년 10월 17일 전세계 행동의 날, 스웨덴 스톡홀름


에필로그)

포스팅을 준비 하고 있는 동안,

"무한도전" 멤버들이 정리해고를 주제로 레미제라블 노래를 불렀더군요.

포스팅을 하고 보니, 곧 5월 1일이네요.

5월 1일은 전세계 노동자의 날, "메이데이" 입니다... 

역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아이스 댄스에 쓸 곡들을 생각하다가,

젋음 그리고 댄스 이런 느낌으로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피겨 쥬크박스는 젊은과 춤을 소재로 한 영화 음악들을 소개합니다.

조금 갈라용 같기도 하지만....그냥 던져 봅니다...^^:



컨셉은 Footloose, The Breakfast Club, Reality Bites. Glee로 이어지는 

미국 청춘물 컨셉으로..^^;

몇 곡 소개하고자 합니다.

 

특히 요즘 이전의 청춘 뮤지컬들을 

계속해서 자가 복제하면서 발전시키고 있는 

미국 TV 시리즈 Glee의 사운드 트랙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역시 아댄은 가사가 들어가도 되니, 참 폭이 넓네요.


우선 Footloose (1984) 에요^^;


1984년 버젼의 엔딩씬 버젼- 안무 구성할 때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1984년 버전과 2011년 버전을 mash up 해서 유튜브 유저가 올려놓은 버젼

 


80년대 청춘영화하면

The Breakfast Club (1985) 빼놓을 수 없죠.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Brat Pack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80년대를 상징하는 청춘 스타들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전설적인 바로 그 댄스 장면입니다.^^;

쓰인 곡은

We Are Not Alone (by Karla DeVito)


이 장면은 다른 음악에 맞추어서 

여러번 매쉬업 mash up (원래 있는 영상과 음악을 다르게 편집해서 새로운 영상을 만드는 일) 되는데요.


위에서 소개한  Footloose와도 매쉬업 되었구요.


Footloose (by Kenny Loggins)


2009년 정도에 lisztomania 라는 노래에 맞추어서 매쉬업이 인기를 끌기도 했어요.


Lisztomania (by Phoenix)

그리고 이러한 장면을 따라해서 각 도시에서 영상을 찍어올리기도 했죠.

아래는 뉴욕의 브룩클린에서 찍은 매쉬업.

Lisztomania (by Phoenix)

 

1987년에는 두 개의 댄스 영화가 스크린을 휩쓸고 갑니다.

바로 더티댄싱과 라밤바였죠.


더티댄싱 (1987)

Time of my Life (by Phoenix)


라 밤바 (1987)

 La Bamba (by Los Lobos)



과격한 컬트 청춘영화

Heathers (1989) 엔딩 크레딧의 음악도 꽤 좋습니다.

Que Sera, Sera (by Sly & The Family Stone)


춤 못추게 하면 반항하는 영화로는

1930년대 나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춤을 추는 젊은이들의 영화

Swing Kids (1993) 를 들수 있죠.

1930년대 독일을 배경으로 한 Footloose라고 할 수 있을 듯...

Sing, Sing, Sing (by Benny Goodman) 

 

90년대 청춘영화하면 또 Reality Bites (1994) 를 빼놓을 수 없죠.

유명한 장면 편의점에서의 난장....


My Sharona (by The Knack) 


최근 대세는 Glee (2009~ )인 것 같아요.


인기를 끄는 최신 곡들도 선곡해서 

보컬로 잘 편곡해서 넣더군요.


우선 

The Way You Are (by Bruno Mars)


브로노 마르스의 

원곡도 좋아요.



크로스오버로 편곡된 곡도 있구요.


작년 미국을 강타한 음악은 Fun이 부른

We Are Young 이었어요.

역시 Glee 가 이 곡도 다루었죠.


We Are Young (by Fun.) 


원곡도 들어보세요.


Glee 이외에도 많은 버전들이 있어서,

리듬에 맞는 음악을 고르기도 나쁘지는 않을거에요.


지난번 미국프로 미식축구 결승전 중간 광고에도 음악이 쓰여 인기를 끌었어요.


Call me maybe (originally by Carly Rae Jepsen)


Firework (originally by Katy Perry)


I Say a Little Prayer (by Dianna Agron)


조용한 곡들도 있어요.


Everytime (by Melissa Benoist: originally by Britney Spears)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부른 곡과 그다지 차이는 없지만...


최근에는 Glee 화면을 가지고 mash up한 유튜브 영상도 있더군요...


Dance to the Music (by Sly & The Family Stone)


2012년 온라인을 통해 개봉한 The LXD - The Legion of Extraordinary Dancers (2010) 시리즈는

댄스 SF를 표방한 시리즈입니다.

많은 팬들을 가졌던 이 시리즈의 첫 편 역시

고등학교의 졸업댄스 파티인 프롬 파티에서 소심했던 주인공이

폭발적인 힙합 댄스를 선보이면서 시작합니다.



일단 이런 느낌은 어떨까 해서

댄스 반항을 하는 청춘영화들을 조금씩 모아봤어요^^;


60년대를 풍미했던 Let's twist again도 

2000년대 유튜브에 등장하듯이

젊음과 춤은 떨어질 수 없는 듯...어떤 공간 어떤 시대에도...


그럼.... LET'S MOVE!!!!


Let's Twist Again (by Chubby B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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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음악을 사용한 피겨 스케이팅 프로그램을 모아 보았습니다.


 미국 내셔널 챔피언 라이언 브래들리Footloose 갈라입니다.

Alexandra Aldridge and Daniel Eaton Footloose

 


댄싱 온 아이스  Footloose

 

스테파냐 베르통 / 온드레이 호타렉 Time of My Life (from Dirty Dancing OST)


제인 토빌 / 크리스토퍼 딘 Sing Sing Sing


Sing Sing Sing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 몽타쥬


제프리 버틀 Sing Sing Sing 편곡이 다르고 보컬이 들어가 있습니다.


케이틀린 위버/앤드류 포제 LXD 

 

최근 아이스 댄서 김레베카 선수의 팬카페 http://cafe.daum.net/rebeka-kim에서는

다음 시즌 아이스 댄스 프리 곡을 선정에 앞서

팬들이 아댄에 어울릴만한 혹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곡들을 추천했는데요.

저 역시 몇가지 곡들을 추천했습니다.

추천하고 싶으신 분들은 위에 링크한 팬카페에서 

추가로 제안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곡을 추천할 때에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팀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무얼까 생각해 봤는데요...

저에게는 퓨전과  cross over 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최근 K Pop으로 세계를 춤추게 하고 있는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의 르네상스로 변신하고 있는 한국의 

김레베카


발레와 차이코프스키로 유명한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스댄싱의 본고장인 러시아의

키릴 미노프


어린나이에도 성숙하고 진지한 레베카

그리고

왠지 장난스러워 보이는 키릴


이들의 다른 요소들이 잘 합쳐지고 어울리면 

국경과 국적을 초월한 멋진 아이스 댄스팀으로

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스포츠 댄스를 배우며 리투아니아에서 나고 자란 레베카의

오픈 마인드도 이러한 가능성을 더 보게 하구요.


국경과 문화를 넘어서

퓨전을 시도한 곡을 찾다가 이 곡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Canon 변주곡 (by  숙명가야금연주단 + Last for One)



CF 등을 통해 꽤 유명해진 곡입니다.

일단 들어보시죠.



아댄에서는 이번 시즌 주니어 쇼트 댄스에서 힙합이 허용되었습니다.

힙합 리듬이 브루스와 스윙 리듬과 같이 사용될 수 있게 지정되었는데요.

두 시퀀스의 블루스 패턴댄스와 함께 쓰일 수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링크: http://rt.com/sport/hip-hop-gangsta-figure-skating-isu-minsk-601/


그런데 힙합이 들어간 쇼트댄스를 많이 못 본것 같아요.


가사 없는 힙합은 이미 싱글에서 시도된 적이 있는데,

싱글에서 힙합이 사용된 프로그램으로는

"백조의 호수"를 힙합으로 리믹스한 

다카하시 다이스케의 2007-2008 시즌 쇼트, 일명 "힙합 백조"가 인기가 있었죠.


다카하시 다이스케 Daisuke Takahashi SP 2008 세계선수권 Swan Lake (hip hop version) 



최근에는 비트가 빠른 백조의 호수를

박연준 선수가 쇼트에서 보여주었습니다.


박연준 Yeon-Jun PARK SP 2012 랭킹전 Swan Lake Remix


그리고 이번 시즌 주니어 선수인 남수빈 선수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음악 호두까기 인형의 음악에 비트를 더한 음악을 사용했습니다.

남수빈 Su-Bin Nam SP 2013 종별선수권 The Nutcraker Remix


사실 

발레와 힙합의 혼합은 지금은 새롭지는 않습니다.

일종의 사골이라 할수 있죠.


B boy를 사랑한 발레리나 컨셉은

동명의 뮤지컬도 있구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하이라이트


그리고 영화 Step Up 등을 통해 

많이 시도 되었습니다.



사실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도 아이스 댄싱에서

비록 갈라였지만,

B Boy를 사랑한 발레리나 컨셉을

보여준적이 있죠.


하키 선수를 사랑한 피겨 스케이터라고 할까요?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갈라 2010 밴쿠버 올림픽


SBS의 "김연아의 키스앤 크라이"에서도

최진주 (클라우디아 뮬러) 선수와 유노윤호가 시도한 바 있습니다.

꽃의 왈츠 (from 호두까기 인형 by 차이코프스키) + Boom Boom Pow


하지만 제가 바라는 것은 좀 역전된 상황입니다.


B Girl을 사랑한 발레리노 (모던댄서) !!!


제가 떠올리는 최근 러시아의 새로운 이미지는 역동하는 젊은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Girl 파워가 있죠.


최근 러시아에서는 K Pop의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요.

걸그룹 중에서도 특히 2NE1 이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파워 넘치는 걸그룹으로 다른 걸그룹과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남자 스케이터의 역할로 그냥 발레리노가 너무 고전적이라면?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페어 SP 2012 미국 내셔널 "잠자는 숲속의 미녀" (by 차이코프스키)


혹은 모던 댄서는 어떨까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키릴의 컨셉과 코스튬은

이번 카르멘에서의 스캇 모이어의 모습입니다.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FD 2012 스케이트 캐나다 "카르멘" (by 비제)

B Girl을 사랑한 발레리노 라고 할까요?


발레와 차이코프스키의 러시아의 키릴

그리고 K Pop의 레베카의 만남을 상징하기도 하구요.


사실 조금 위험한 시도일 수도 있지만,

충분히 피겨 팬들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영화 "플래시 댄스"가 그런 시도이기도 했죠.

여자 댄서판 "록키"라고 할까요?

실제로 댄싱 연습 장면은 복싱 연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What a Feeling (sung by Irene Cara) from movie "Flashdance"


Maniac (sung by Michael Sembello) from movie "Flashdance"


동양의 댄서하면

오리엔탈, 나비 부인, 투란도트 등등

고전적이고 이국적인 여성상을 보여주는 것은

이제는 진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서구의 관점이기도 하구요.


발레리나를 시도하든, 혹은 B Girl을 시도하든

이런 것을 깰 수 있을 것 같아요.


B Boy를 사랑한 발레리나 컨셉이 조금 안전한 것 같습니다만....


한발 더나가서

고정적인 성역할과

동양, 서양을 뒤집는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B Girl을 사랑한 발레리노/모던댄서 !!!


여하튼 어떤 방향으로 가든 

많이 기대되네요...


대회에서의 등수도 중요하지만, (사실 많이 중요하지만...)

아이스 댄서는 결국 자신의 프로그램으로 말하는 거니까요.

다음 시즌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시도할 만한 컨셉인 것 같습니다.


PS.

Canon remix를 중간에 Hammer & Gangnam style과 섞어서 편곡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Gangnam Style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버젼이에요...



지난 동계체전에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에서도

Canon 변주곡을 주니어 팀인 대구선발팀이 다른 곡들과 믹스해서 사용했습니다.




Mix를 위해 다른 Canon 버젼도...




한국의 아이스 댄스 대표로 지난 주니어 월드에 참가한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팀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중인데요.


김레베카 선수에게 새로운 음악을 찾아오라는 숙제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팬카페 회원들도 십시일반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들 그리고 아이스댄싱에 쓰였으면 좋을 듯한

음악들을 올리고 있는데요.

http://cafe.daum.net/rebeka-kim

(궁금하시거나 추천하고 싶은 음악 있으시면 팬카페에 올려주세요^^:)


팬카페 회원이신 강정님께서 

아댄음악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올리면서 

그 음악에 맞추어 본인이 만든 

페어 프로그램 몽타쥬를 같이 올려주셨습니다.

이 몽타쥬가 너무 좋아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강정"님은 아이스댄스 포럼 (Icedance.co.kr) 회원이시기도 한데요.

지난번 한국 아이스 댄서들을 응원하는 배너를 

직접 예쁘게 디자인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 배너들은

종합선수권, 동계체전에 걸린 바 있고,

(사진: 아이스댄스 포럼 Anais, 불펌금지)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기 전 김레베카 선수에게도 보낸 바 있죠.


아이스 댄스 포럼(Icedance.kr )에서 보낸 응원배너 앞에선 김레베카 선수 

(출처: 김레베카 팬카페 http://cafe.daum.net/rebeka-kim ) 불펌 금지


한편 몽타쥬를 트위터에 링크한 후

트위터리안 "뀰"님께서 잘 봤다면서 멘션을 보내주셨는데요.

페어팀이 많은 중국에서 반응이 뜨겁다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대륙 피겨 포럼(바이두)과 웨이보의 각 페어팀 팬들 게시물에 링크되어 있는데요.

사실 "뀰"님도 그 쪽에서 먼저 봤다고 하셨어요. 


강정님께 "뀰"님의 멘션을 쪽지로 전해드렸어요.

그러면서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몇가지 궁금한 점을 Q/A 형식으로 물어보았습니다.

Q) 혹시 이전에 만드셨던 몽타쥬 있으신가요? 

연아선수에게 영감받은 몽타쥬도 있긴 했는데 제가 영상쪽은 다뤄본적이 없어서 랜더링만 걸면 마구 깨지고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삭제했습니다ㅜㅜ 검색해보니 코덱이 어쩌구 하던데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Q) 김연아 선수의 "뱀파이어의 키스"나 "레미제라블"로 몽타쥬를 만드실 생각 있으신가요? 

뱀키나 레미즈 같은 경우는 제 안에 이미 완벽함을 봐버린 경기라 어쩐지 손이 안가네요ㅎㅎ

페어 영상 같은 경우는 갈구하는 마음으로 만든거라... 그리고 1년을 질리도록 들으면서도 안질린 음악이었기에 완성이 가능했던거 같습니다. 

연아 선수에게 기대하는 음악선정, 그런데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한 그런 곡이 생긴다면 또 작업해보고 싶긴해요ㅎㅎ이렇게 말했지만 혹시 또 여유생길때 삘받으면 작업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Q) 작업시간이 얼마정도 걸렸나요?

작업시간은 중간에 제가 일관계로 아예 놓고 쉬었던 기간이 긴데 시작부터 끝까지로 계산하면 1년이걸렸어요.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완성하다니 제가 생각해도 근성작입니다ㅎㅎ 


Q) 몽타쥬에 여러 페어팀들의 영상을 사용하셨는데, 그 중 가장 좋아하는 페어팀은? 

피겨는 선수나 팀에대한 인상이 1시즌 1시즌 달라지는데 그래서 저는 팀보다는 그 팀의 프로그램 위주로 좋아합니다. 예로 사졸의 올림픽시즌은 너무나 사랑하지만 이번12-13시즌은 첫 공개후 다시는 손이 안가더라구요ㅠ

잡팬이라 왠만큼 유명한 상위 조는 고루 좋아하는 편이고 좋은 프로그램 가지고 좋은 수행해주는 팀 좋아합니다ㅎㅎ 


Q) 각 페어팀의 프로그램에서 몽타쥬를 딴 기준은? 음악에 맞는 혹은 좋아하는 요소 등등...? 

일단 좋아하는 곡으로 피겨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한거구요:) 

유명 팀들중 싱크가 맞겠다 싶은 프로그램들을 몇가지 골라서 감상한뒤 선정하고

유툽에서 다운로드->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음악에 맞춰서 적절히 배치 -> 영상캡쳐 프로그램으로 캡쳐 -> 캡쳐된 각 장을 트레이싱 <<요 순서로 작업했어요. 

페어의 백미는 쓰로우 점프라고 생각하는 파였는데 영상 작업하면서는 활주등의 기본스케이팅에 멋진 안무가 첨가되는게 더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마지막 자막에도 나오지만 몽타쥬에 사용된 페어팀은 

쉔슈/ 자오홍보, 

팡칭/통지안, 

알리오나 사브첸코/로빈 졸코비, 

타티아나 볼로소자/막심 트란코프, 

유코 가와구치/알렌산드르 스미르노프입니다.

사용된 음악은 

Jupiter (From the symphony "The Planets") composed by Gustav Holst and played by 

Ikoku Kawai





강정님의 트위터는

@sssuite_ 입니다.

재미있게 보신분들은 멘션 날려주세요.^^;


ps. 

1.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 피겨팬들

참 재주도 많습니다... 

영상이면 영상, ("강정"님처럼) 외국어면 외국어 (중국 사이트를 다니시는 "뀰"님처럼)...


2. 

그리고 페어 팬을 만나서 참 반가왔어요^^; 

사실 저도 피겨에 대한 애정이 불타올랐던 것도

90년대초의 전설적인 페어팀들의 경기를 보면서 부터인데요.


한동안 그 사실을 잊고 있다가,

지난 겨울1994 릴리 함메르 올림픽 페어를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해서 계속 돌려보면서 다시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조만간 변환시켜서 하나씩 올려볼게요...^^:)


한국은 1992년 세계선수권에 

페어팀이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최정윤/이용민 팀입니다.

당시 최정윤 선수는 서울사대부고 2학년에 재학중이었고,

이용민 선수는 수원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이었습니다.


이팀이 세계선수권에 참가한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 페어팀이었습니다.


스케이터들도 졸업을 합니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어느새 꼬마 같던 스케이터들이 

한 시즌이 지나면

청년과 숙녀가 되어 나타나 놀라게 하듯이...


이번 주 한국 스케이터의 차세대 기대주

이른바 여싱 97 라인이 중학교를 졸업 했습니다.


여싱 97 라인에는 

김해진 @HaejinKIM6810, 박소연 @psypzz, 이호정 @315hojung, 조경아 @pinq79 선수 등이 있는데요.

최휘 @choihwi0119 선수는 98년생이지만

98년 1월 생으로 97년생들과 동급생입니다.


이들이 모두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고등학생이 됩니다.


각기 트위터에 졸업사진을 찍어서 올렸고,

여기에 피겨팬들이 축하의 리플과 Favorite를 클릭했습니다.


이들은 같이 훈련하고 대회에 나가며

경쟁을 하면서도

서로 우정을 나누며 이끌어주는 친한 친구들인데요...

졸업식에서도 같이 사진을 찍고 서로 축하해주었습니다.


조경아 선수가 김해진 @HaejinKIM6810 선수와 

같이 찍은 졸업식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조경아 @pinq79 



이호정 @315hojung 



최휘 @choihwi0119 

박소연 @psypzz

선수는 트위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아쉽게도 졸업사진이 안 올라왔네요.

팬카페에 올라온 졸업사진입니다. 


(c) 박소연 팬카페 (cafe.daum.net/soyeonZZang불펌금지


스케이터/트위터 들에게 축하의 멘션 날려주세요...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될  

우리 스케이터들의 중학교 졸업 축하드립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어 힘들 때도 있겠지만...

(물론 고등학교 시절이 쉬운 사람은 없겠지만...) 

특히 피겨 스케이터들에게는 더 힘든 이 어려운 시기의

스텝하나하와 점프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ps. 남자피겨의 기대주

김진서 @figurejimbo 선수는 96년생이지만

어릴 적 아파서 학교를 1년 쉬는바람에 

(그래서 줄넘기 등의 여러 운동을 열심히 했고, 이것이

피겨 스케이터 김진서의 자산이 되었지만...) 

이번에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4대륙 선수권에 참가하느라 졸업식에 못 갔다고 하는데요.

졸업 축하드리고, 프리에서 좋은 경기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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