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피겨팬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피겨 스케이팅 규칙으로부터 시작해서

국제 심판 구성까지 알아야 합니다,

 

점프 및 스핀 구성은 물론 롱엣지가 어떻게 판정되는지

그리고 중간점 점수는 어떤 것인지

점프의 회전수와 관련하여

언더와 다운 그레이드를 어떻게 매기는 지 알아야 합니다.

경기가 끝나면 분노를 참고 프로토콜을 되새김질 하고,

심판 구성과 그들의 판정 경향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이야기해야합니다.

 

국제 경기에서 부당한 판정에 분노하다 보면,

추운 국내 링크에서 관전하며 응원하는 것은 차라리 즐겁습니다

 

이른바 피겨 강대국 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즐기지 그래? 피겨 스케이팅이쟎아?"

어이없는 판정에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매번 당하지 않고,

오히려 실제 수행보다 잘 나온 점수에

키스앤 크라이 존에서 생각없이 좋아한다면

신체점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판정에 대해 분석하고

프로토콜을 들여다 볼 필요도 없겠죠.

그러면서 "왜 같이 기뻐해주지 않아?"라고 뻔뻔한 소리를 하게 되겠죠

특혜란 처음에만 부담스러울 뿐, 차츰 익숙해지는 법이니까...

잘못된 팬들의 사랑은 "느린 탄환"과 같이 스케이터의 정직함을 죽여갈 테니까요.

관련포스팅: 어떤 선수의 어떤 경기 그리고 어떤 점수

 

경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빙상연맹이 제대로 일을 안 해놓고, 무마하려 쉬쉬하고 있으니,

ISU 총회문건과 커뮤니케이션까지 ISU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아

평창올림픽부터 주최국의 피겨 스케이팅 자동진출권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내야 하고, 알려야 합니다.

관련포스팅: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최저점

 

그랑프리 출전 나이제한과 세계선수권 기술 최저점이

왜 생기고 어떻게 결정되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왜냐면 놀랍게도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것 같은 이러한 변화들은

항상 강한 자들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밝혀지기 때문이죠.

관련포스팅: 피겨 기술 최소전, 그랑프리 나이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피겨 스케이팅을 발전시킬 의지 따위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세계선수권 엔트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챙겨야 하고,

최저기술점이 몇점이고 어떤 선수들이 아직 기회가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 선수들에게 최저기술점을 달성할 기회를 주기 위해 지원을 해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여자 싱글에 3명이 출전할 수 있는 한국은

이번 엔트리에 부상대기자도 없이

딸랑 2명을 올려놓았습니다.

빙상연맹은 그렇게 김연아 선수가 가져온

소중한 세계선수권 3장의 출전권 중

1장의 티켓을 시도조차 안하고 날려버렸습니다.

 

연맹이 선수를 보호하고,

총회에서 자국 선수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굳이 피겨팬들이 ISU의 문건까지 볼일은 없습니다.

 

빙상연맹에 더하여 대한체육회 마저

주저하고 있으니

이제는 불공정한 판정에 대해

제소마감일과 제소 절차까지 알아야 합니다.

 

한국의 피겨팬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직한 피겨 스케이터들의 팬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피곤한 만큼 

말도 안되는 근거로 편파판정을 옹호하는 피겨팬들에게

정당한 근거로 논박할 수 있고.

어떤 것이 정직한 피겨이고, 어떠한 것이 거짓으로 이루어진 가짜 피겨 스케이팅인지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은 사실 그리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커리어 내내 이런 불공정한 판정과 싸워야 했었고,

그러한 것이 가장 추악한 그리고 더욱 뚜렷한 결과로 드러난 것이

이번 소치 올림픽일 뿐이었습니다.

 

만약 그동안 누적된 불공정한 판정이 없었다면

저 역시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PCS가 어떻게 매겨져 왔는지,

투풋 착지와 회전수 부족에는 어떤 GOE를 주어야 하는지

롱엣지 판정이 어떻게 내려지고 감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몰랐다면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갔을지도 모르죠.

관련포스팅: 소치 올림픽 여자 피겨 - 과연 판정은 공정한가?

 

하지만 이제는 속일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그동안 한국의 피겨팬들은

우리의 스케이터들이 잃을 때마다

침묵하지 않고 계속 항의해 왔기 때문입니다.

 

침묵했으면 잃지 않았을까요?

이것이 항의할 일인지 조차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팬들의 전면 광고 그리고 다가오는 제소 마감일 3월 21일

 

지난 3월 17일

한국 경제 신문에는 전면광고가 실렸습니다.

바로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판정에 관한 것입니다.

 

피겨 스케이팅 팬들이 피겨스케이팅 갤러리에서

의견을 모으고, 광고비를 모금하여

싣게된 광고입니다.

 

"침묵하십시오. 끊임없이 잃을 것입니다." 

 

 

 

신문광고가 있은 이후에도

기다렸습니다.

당연히 제소를 하겠지...

하지만, 제소했을 경우의 승산에 대하여

검토에 검토를 한다는 변명만 대한체육회

그리고 빙상연맹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정작 반박 근거과 판정의 부당성에

대한 자료를 빙상연맹이 만들어야 함에도

이들이 시간을 흘려 보내는 동안 논거와 자료는

이미 피겨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차고 넘칩니다.

관련포스팅: 2014년 소치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판정은 정당했는가? (피버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들조차

이제서야 들여다보며

근거를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은

올림픽에서 시상식 전 24시간이내에 항소할 기회도 날려버려 놓고서는

이제서야 제소해봐야 소용없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제소에서 확실히 이길 것이기 때문에

제소를 해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러한 말도 안되는 판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제소 마감일이 다가왔습니다.

참고 참고 참다 못해

피겨 스케이팅 팬들이

제소 마감일에 맞추어

대한체육회 앞에서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관련기사 "'여왕' 김연아 명예 되찾자"…피겨팬들 거리로 나선다

 

 

 

끊임없이 잃으지라도 

결코

침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는 이제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한국의 피겨팬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직한 피겨 스케이터의 팬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