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시즌 가장 많은 변화는 역시

커플이 같이 움직이는 아이스 댄스과 페어에서 일어납니다.

싱글 경기가 은퇴가 중요한 이슈라면

이들 팀경기에서는 같이 은퇴하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각자의 길을 가기도 하고 파트너가 바뀌기도 합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부상 등으로 둘 중 한명이 어쩔수 없이 은퇴하고

남은 한명이 다른 파트너를 찾아야 되는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는 특히 은퇴한 선수의 빈자리가 크게 보이죠. 


같은 꿈을 공유하다

그 꿈이 좌절될 경우 결국 다른 길을 향해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올림픽 시즌이 끝난 이번 시즌 

많은 팀들에게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네요.


2007 주니어 그랑프리 레이크 플레시드의 포디움 기념촬영에서

이제는 볼수 없는 세 팀의 아이스 댄스 팀을 볼수 있습니다.


출처: http://davecskatingphoto.com/photos_2007_lakeplacid.html


위 사진의 두 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떠나간 빈자리 혹은 이제 보게될 반쪽의 빈자리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에밀리 사무엘슨 / 에반 베이츠 Emily Samuelson / Evan Bates


현재 파트너가 없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컴피를 떠나게 된 여자 댄서중

가장 좋은 스케이팅 스킬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꼽으라면

저는 단연 에밀리 사무엘슨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2007 JGP 레이크 플레시드 컴퍼서리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Samuelson_%26_Bates_2007_JGP_USA_CD.jpg


2008년 주니어 월드 챔피언이었던 이들은 시니어로 오며 잠시 부진했지만

2010 미국 내셔널에서 좋은 경기를 하며

밴쿠버 올림픽에 타니스 벨빈/ 벤 아고스토, 메릴 데이비스/ 찰리 화이트에 이은 

미국의 3번째 아댄대표로 올림피안이 됩니다.


올림픽에 나가기 전 2010년 2월 초, 

지역신문에 실린 이들의 영상과 기사의 사진 입니다.

가장 기대에 넘치던 이들의 행복하던 한때입니다.


출처: http://www.washtenawvoice.com/2010/02/local-skaters-international-dreams

(c) Andrew Kuhn (WASHTENAW VOICE)


그들은 심지어 글자를 알기 전부터 스케이트를 탔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하기 위하여 파트너로서 함께 연습해 왔다.

바로 이순간 올림픽을 기다리면서...




그리고 함께 처음으로 출전한 설레이는 올림픽


2010 밴쿠어 올림픽 오리지널 댄스 (c) AP


이들은 올림픽에서 11위를 기록하고 월드에서 Top 10 에 들며 

슬럼프에서 벗어나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 해 9월, 연습 도중 베이츠의 아킬레스건이

리프트에서 내려오던 사무엘슨의 스케이팅에 찔리고

베이츠의 재활을 위해 이들은 10-11 시즌을 스킵합니다.


팬들은 그들의 복귀를 기원하며

영상을 올리기도 했죠.


하지만 그들이 다시 링크에 섰을 때

탄탄하던 홀드도 그리고 

그동안 벌어진 이들의 정서적 거리도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2011년 6월, 10년을 같이 해왔던 이들은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베이츠는 메디슨 척과

사무엘슨은 토드 길레스 (역시 아이스 댄서인 파이퍼 길레스의 오빠)와 

파트너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나 사무엘슨의 파트너인 토드 길레스는 은퇴를 하게 되었고

에밀리는 그후 파트너를 만나지 못합니다.

그녀는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며 

아이스쇼에 가끔씩 홀로나와 

여전히 유려한 스케이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가정이란 원래 부질 없는 법이죠.


하지만,

만약 연습 도중 사고가 없었다면

그래서 이들이 계속 함께 했다면

아마도 post 버모, 찰메 시대의

선두주자 중 한팀이 되어 아름다운 프로그램들을

보여주고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에반 베이츠가 홀드하고 있는 그 곳에 

아직도 에밀리 사무엘슨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것은 

저 혼자만일까요?


그러나 

댄스는 계속됩니다.



조안나 렝코 / 미치 이슬람 Joanna Lenko / Mitch Islam


제가 응원하는 캐나다의 젊은 아이스 댄스팀이 있습니다.

바로 알렉산드라 폴 / 미치 이슬람 팀입니다.


하지만, 이슬람이 폴을 만나기 전

이슬람과 함께 8년동안 각종 대회를 누비던 파트너가 있었습니다.

바로 조안나 렝코입니다.


이슬람이 현재의 파트너인 폴을 만난 후

이들의 팬이 된 저로서는

아댄 팬들이 지금도 추억하는

그전 파트너와의 경기가 어땠을지 궁금했습니다.


아직까지 이들의 팬 홈페이지가 남아있더군요.

http://www.geocities.ws/lenko_islam/index-2.html



하지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세번이나 포디움에 오르며,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렌코 / 이슬람의 경기 영상은 

아쉽게도 찾아 볼수가 없습니다.

사진만이 남아있을 뿐이죠.



캐나다 아댄의 유망주로 떠오른 후

안타깝게도 조안나 렌코는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되었고

이들은 주니어 월드에 두번 연속으로 기권하게 됩니다.

관련포스팅 링크 http://shaunavonalliancechurch.com/?p=402


결국 렌코는 아이스 댄스를 그만두고

미치 이슬람은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중 

지금의 파트너 알렉산드라 폴을 만나게 됩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건강이 다소 호전된 조안나 렌코도 

새로운 파트너 제이슨 체퍼덱을 만나

복귀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훈련을 시작한후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건강이 악화되면서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없게 되죠.

즉흥 환상곡에 맞추어 새로운 파트너와 트위즐을 연습하던 영상을 보면

결국 컴피에 선보이지 못한 이 프로그램이 어땠을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링크를 떠난 이후에도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어 고생했던

렌코는 라임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고

계속 투병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조일린 양 / 쟝 룩 베이커 Joylyn Yang / Jean-Luc Baker


아직도 아댄팬들 사이에 회자되는 

조일린 양 / 쟝-룩 베이커의 프로그램들입니다.

아이스 댄스란 기본적으로 신나는 춤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죠.




그들이 해체된 후에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된 저로서는 

뒤늦은 아쉬움을 느꼈다고 할까요.


주버니엘과 인터미디어트에서 

미국 내셔널 챔피언이었던 이들은

노비스와 주니어도 함께 하였고,

주니어에 데뷔한 2011년 6위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조일린 양 선수가 부상을 당한 후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아이스댄스를 그만두게 됩니다.


베이커는 다시 트라이 아웃을 통해 

현재의 파트너 케이틀린 하와예크를 만나게 되고,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하게 되죠.



어쩔수 없이 부상으로 아댄을 그만두어야 했던 조일린의 

트위터 프로필에는 자기소개가 이렇게 쓰여져 있습니다.


Used to be an Ice Dancer, now I'm just small, awkward, and usual. 

아이스 댄서였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작고, 어색하고, 평범할 뿐.


지난 3월 주니어 월드 챔피언이 된

쟝-룩 베이커와 그의 새로운 파트너 케이틀린 하와예크에게

조일린은 트위터로 축하의 인사를 보냈습니다.


그녀의 제2의 인생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그녀가 한 때 지녔던 열정의 순간을 기억하는 한

그리고 기쁨을 함께 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한

그녀의 미래도 결코 작거나 어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브리트니 심슨 / 매튜 블렉메르 Britney Simpson / Matthew Blackmer


한 때 미국 페어의 희망이었으나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각자의 길을 가게 된

심슨 / 블랙메르의 2011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타이타닉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이들은 

미국 페어로 2004년 이후 4년만에 JGP 파이널 포디움에 서게 됩니다.



미국 페어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제가 언제나 부르짖는 

바로 여자 선수의 디바 자질입니다.

브리트니 심슨은 제가 본 최근의 주니어 미국 페어팀 

여자 선수중 가장 디바로서의 잠재력이 큰 선수였습니다.


2013 주니어 세계선수권, (c) Claudio Villa/Getty Images Europe


블랙메르는 최근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트라이 아웃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쉽게도 심슨에 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네요.

그래도 곧 다시 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Gretchen Donlan / Andrew Speroff


2011년 가을, 해외 피겨 포럼에 

이스턴 섹셔널에 갈거라고 포스팅을 올렸더니,

한 유저분이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의 경기를 꼭 보라고 추천해주셨어요.




이스턴 섹셔널에서 이들의 경기를 보고 나니

왜 추천했는지 알 것 같더군요.


이들은 러시아 페어보다 더 러시아 같은 ("로씨야"가 아니라..) 

우아한 발레와 같은 페어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이스턴 섹셔널 직관에서 가장 빛나던 한 때였고,

저는 그날 이후 이들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시즌 제 피겨 블로그에 

"낭중지추" 라는 코너의 하나로 

이들을 응원하는 포스팅을 했습니다.


낭중지추 응원합니다 -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2012년 7월)

낭중지추 그들은 지금? -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2012년 11월)

낭중지추 내셔널의 1월 - 그레첸 돌란 / 앤드류 스페로프 (2013년 1월) 


하지만 이들은 아쉽게도 

중요한 대회 때마다 점프 컨시에 문제가 생기며

포텐셜을 발휘하지 못했는데요.

실망스러웠던 이번 시즌이 끝난 후 결국

각자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미국 스케이팅 팬들이 아쉬워하고 있고,

저역시 그들의 빛나던 첫인상을 잊어버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곁에 다른 파트너가 서 있더라도 이들이 같이 은반위에 서 있던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되겠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던

2009년 예전의 이들의 모습이 아직 유튜브에 남아 있네요.



베라 바자로바 / 유리 라리오노프 Vera Bazarova / Yuri Larionov


이번 시즌이 끝나자마자 또 한팀의 페어가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유리 라리오노프가 도핑으로 2년 동안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을 때도

베라 바자로바는 다른 파트너를 찾지 않고 그의 곁을 지켰는데요.

결국 올림픽 시즌의 성적 부진이 그들을 다른길을 가게 만들었네요.


2013년 8월, 연습 링크에서의 바자로바 / 라리노프

http://www.goldenskate.com/2013/08/bazarova-and-larionov-explore-new-directions (c) Tatjana Flade



위에 링크한 프로그램은 그들에게 첫 그랑프리 우승의 영광을 안겨주었던

2012-13 시즌 쇼트 프로그램 "사랑의 꿈"입니다.

러시아의 전설적 페어들의 한 때를 

문득 문득 보여주던 프로그램이었죠.


결별을 선언한 라리오노프는 

에스토니아의 나탈리아 자비자코 선수와 연습할 예정이라고 하고,

바자로바는 안드레이 데퓨타트와 새로운 팀을 구성했습니다.


바자로바와 새로 팀을 이루게 된

데퓨타트와 이제 그의 전 파트너가 된 바실리사 다반코바 팀은 

제가 이번 주니어 월드 영상을 보고 쓴 페어 리뷰에 

다반코바의 키가 더크면 앞으로 문제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썼는데,

결국 헤어지게 되네요...

다반코바도 좋은 파트너를 다시 만나 링크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하튼

이제 아쉽게도 각자의 길을 가게 된,

바자로바와 라리오노프. 

각각 다른 파트너와 함께 펼쳐질 그들의 커리어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12 그랑프리 파이널, (c) RIA Novosti. Alexander Wi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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