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가

ISU Communication No. 1767 에 발표되었다고 포스팅했는데요.

관련포스팅: 2013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 결정 및 주요 대회 개최지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는 또 어떤 꼼수가 있을까 하고

통신문을 읽어보다가

또다시 황당한 결정사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세가지의 결정 사항이 음울한 하모니를 내면서

레퀴엠을 만들고 있더군요.

 

먼저 항상 끝까지 통신문을 읽게 만드는 ISU에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구요.

 

아~ 이제는 제발 그만 쓰고 싶은 ISU 헌정 칼럼

그러나 다시 3편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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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와 2015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개최지가 결정되었습니다.

10월 5일~7일에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SU 이사회 (ISU Council)에서 결정된 사항이

10월 16일 ISU Communication No. 1767을 통해서 발표되었는데요.

 

출처:http://www.isu.org/vsite/vnavsite/page/directory/0,10853,4844-130127-131435-nav-list,00.html

1767 Decisions of the Council Prague.pdf

 

개최지 결정된 것만 보고 닫으려다가 또 뭐가 결정되었나 보려고 주욱 스크롤을 내렸더니.

놀라운 꼼수가 담긴 결정들이 또 이루어졌더군요.

 

어쩌면 그랑프리 개막에 맞추어 이리도 적절한 폭탄을 주면서

피겨에 대한 애정을 떨어뜨리게 하는지,

ISU의 타이밍 감각은 항상 감탄을 불러 일으킵니다.

 

1) 올림픽 주최국 자동출전권 폐지

그동안 올림픽 주최국에 주어지던

피겨 스케이팅 종목당 1장의 자동 출전권이 폐지되었습니다.

그것도 소치올림픽까지는 자동출전권이 인정되고,

평창올림픽서부터 없어집니다.

결국 한국은 올림픽 주최국임에도 피겨 스케이팅 출전을 위헤서는 예선을 통과해야하는

첫번째 개최국이 되었습니다.

시니어 나이제한, 가사 있는 음악의 사용 등등 매번 우연히도, 또한 놀랍게도

러시아는 해당이 없고 한국부터 해당되는 이 놀라운 타이밍.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2] 피겨 최소점, 나이 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2) 기술 최저점 조정

챔피언쉽 대회 출전 엔트리 마감 2주전까지

최저점 자격자의 숫자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면

최저점을 "약간" (slightly)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챔피언쉽 출전 자격 기술 최저점 에 대한 회원국들의 항의가 많고,

여름 B급 대회를 통해 본 결과 통과자가 생각보다 적어서 그런듯 싶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결정은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최저점을 통과하더라도 

각 챔피언쉽 엔트리 마감 2주 전에 ISU 협의회가 조정하는 점수에 의해

출전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럴거면 시즌 전에 최저점은 왜 정하는 걸까요? 

 

3) 피겨 개발도상국을 위한 새로운 대회 개최

피겨 개발 도상국(후진국이라는 이야기겠죠...)을 위한 새로운 대회(World Development Trophy)를 창설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럼 참가 자격은 어떻게 정하나요?

ISU가 너네는 피겨 후진국이야 라고 정해주면,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늘어서 좋아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피겨 후진국이라고 좌절해야 되나요?

기술 최저점 통과를 위해 국제 대회 하나가 아쉬운 판에

만약 피겨 후진국 선정이 안되면 

선정되기 위해 로비라도 해야되나요?

그랑프리 시리즈 참가자격은 피겨 강대국 위주로 규칙을 바꾸어

변방국 선수들의 참가는 더욱 어렵게 해놓고서,

옛다~~~ 피겨 후진국들 위해 시리즈 하나 만들어주마 하고 던져주는

ISU의 태도가 기분나쁜건 저뿐인가요?

관련포스팅: [ISU 헌정 칼럼]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그들"의 꼼수

 

이 놀라운 결정사항들로 인해

가장 직접적으로 손해를 보는 회원국은 어디일까요?

과연 이러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한국 빙상연맹은 어떤 대책이 있었고,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ISU의 이 오만함과 기발한 꼼수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빙연의 무력함에 정말 할말이 없어집니다.

 

사실 커뮤니케이션 1767을 보고 너무 황당해서

몇번씩 다시 읽고 특히 개최국 출전권 관련된 사항은

문장을 계속 들여다 봤습니다.

제가 오역했기를 바라면서요...

하지만, 다시 몇번씩 들여봐도 명확하더군요.

 

9. ISU Special Regulations Single & Pair Skating – Olympic Winter Games

The ISU Council noted that based on a proposal from the ISU Single & Pair Skating Technical Committee and Ice Dance Technical Committee (Proposal No 177 of the 2012 Congress Agenda), Rule 400, A/B, paragraphs 5 have been amended by the 2012 Congress. The two paragraphs 5 of the 2010 Regulations have been deleted. This means that in case the Single & Pair Skating and Ice Dance competitors of the ISU Member of the country hosting the Olympic Winter Games do not qualify through the normal qualifying procedure, one competitor per discipline of the host Member shall no longer have the right to participate in the Olympic Winter Games.

For the Sochi 2014 Olympic Winter Games, the ISU Council, conscious of the 2014 Olympic Winter Games Qualifying System already approved by the IOC Executive Board and therefore prevailing over the ISU Regulations, decided that based on the powers granted to the ISU Council as per the ISU Constitution, Article 17.1.q)ii), Rule 400, A/B, the two paragraphs 5 as stated in the 2010 Special Regulations Single & Pair Skating/Ice Dance remain in force. The amendment decided by the 2012 ISU Congress becomes effective for the 2018 Olympic Winter Games only.



이 때부터 빙연과 언론의 반응이 궁금해서

인터넷 서치를 해봤는데요.

서치 결과는 ISU의 결정사항 만큼이나 절망스럽더군요.

 

위의 사항이 발표된 것은 10월 16일,

5일여 지났기 때문에, 이 사실을 다룬 기사가 최소한 몇개는 있을줄 알았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

빙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언론에서도 아무도 다루지 않았더군요.

평창 관련 홍보할 일이 있으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가져다가 홍보하던

이들이 이번에는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찾은 유일한 언급은

다음 일반스포츠 토론방에 유저가 올린 게시물이 전부였습니다. 

http://sports.media.daum.net/ncenter/debate/moresports/#read^bbsId=F009&articleId=438486&tracker=off

 

9월말 올라왔던 연합뉴스의 제목이 눈에 밟히더군요.

한국 피겨, 소치·평창올림픽 향해 '잰걸음'

1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평창 올림픽을 위한 걸음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새로 자라나는 피겨 유망주들의 스텝을 가볍게 해주지 못할 망정

어른들은 다시 빙판에 모래를 뿌려놓았습니다.

 

 

제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외국 생활에서 절실히 느낀 것이 하나가 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철저히 당연하게 생각되던 합당한 권리마저 빼았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으면 절대 겸손해서 그러려니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보라고 생각하죠...그리고 다음에는 더 많은 것들을 빼앗으려 하죠.

권리를 빼앗겨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소리를 높이면, 비록 그 때는 실패하더라도 다음부터는 절대 무시하지 못합니다.

 

언제까지 매번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빼앗기고도 쉬쉬하고 가만히 있으면서

눈치나 보고 있을건지요?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피겨 유망주들은 이러한 역경도 정면으로 돌파할 것입니다.

누구도 시비걸 수 없는 실력을 만들어서 말이죠.

 

그리고

매번 따뜻하게 덮어줄 지붕은 커녕

있던 지붕마저 거덜내는 꼰대 같은 어른들을 창피하게 만들겠죠.

 

하지만,

언제까지 부끄러운 어른들이 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시니어 그랑프리 시작과 함께 멋진 폭탄을 안겨준

ISU 덕분에 다시 뒷머리가 땅기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ps. ISU 헌정 칼럼은 시리즈로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ISU 헌정 칼럼]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그들"의 꼼수

[ISU 헌정칼럼 2] 피겨 최소점, 나이 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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