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니어 여자 피겨는 왜 요즘 강할까?

두번째 포스팅입니다.

 

1부 포스팅 링크 -

변화의 바람 그리고 잃어버린 10년

 

1부를 읽은 후 2부를 읽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귀찮은 분들을 위해

지난 줄거리 )

 

페어와 아댄 그리고 남자싱글에 밀려

피겨 스케이팅 제국, 소련 시절에도

가장 약했던 러시아 여자 피겨.

 

소련 붕괴후 90년대 무너진 러시아의 경제상황에서

피겨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끊기고.

이에 피겨 인력은 러시아를 떠나면서

피겨 인프라는 무너져 내린다.

 

하지만 소련 엘리트 시스템의 마지막 혜택을 받고 성장한

이리나 슬루츠카야 여싱 세대가 기적적으로 

90년대 후반 대공황의 러시아에 희망을 선사하고...

 

그러나 기쁨도 잠시,

슬루츠카야의 은퇴와 함께

90년대 경제위기로 무너진 피겨 인프라 때문에

러시아 여싱의 한 세대가 붕괴되면서

러시아 여싱은 짧았던 부흥이 끝나고

다시 침체기에 접어드는데...

 

그 와중에 꿋꿋이 홀로 버틴 알레나 레오노바

 

하지만, 다시 서서히 잠재력을 드러내는

러시아 주니어 여싱. 

2009년부터 홀연히 국제 무대에 나타나

주니어 대회 포디움에 서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계속 주니어 여싱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의 이른바 "피겨 신동들"

 

과연 러시아에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부 시작합니다.
 

자본주의로의 이행 그리고 인프라의 재건 - 2000 모스크바

 

1부에서 이야기했듯이

90년대 러시아의 경제 공황과 함께 러시아의 인력들은

미국으로 미국으로 떠나갔는데요.

 

1998년 재정위기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러시아 경제는

2000년부터 서서히 소련 붕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러시아의 경제가 2000년 이후 되살아나면서

예전의 스케이팅 스타들과 코치들은

하나둘씩 러시아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Vladimir Putin)은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강한 러시아를 부르짖죠.

 

푸틴은 소련의 비밀경찰 KGB에 재직중에

91년 8월, 고르바초프의 개방노선에 반대하는 소련 공산당 세력의 쿠데타에 맞서며 사임하고,

이를 계기로 옐친의 러시아 정부에서 일하며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데요.

 

푸틴은 아이러니 하게도 아니면 당연하게도

살아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공산주의 소련 시대의 국가주도의 엘리트 체육 인프라를

러시아에 다시 구축하고자 합니다.


2012년 5월,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후 러시아 피겨팀과 함께한 블라디미르 푸틴

왼쪽부터 알렉세이 미쉰 (플루센코 코치), 예브게니 플루센코, 발렌틴 피세프 (Valentin Piseev, 러시아 피겨연맹 회장),
엘레나 베레즈나야 (Elena Berezhnaya, 솔트레이크 시티 스캔들의 바로 그 페어팀), 블라디미르 푸틴,
안톤 시카룰리제(Anton Sikharulidze, 페어팀), 이리나 슬루츠카야, 타마라 모스크비나 (페어코치),
자나 글로모바 (Zhanna Gromova, 슬루츠카야 코치)

처: http://en.wikipedia.org/wiki/Valentin_Piseev


2001년, 타마라 모스크비나가 가장 먼저 생 페테르스부르크로 돌아오고

그녀의 제자이자 코칭 스탭이 된 올림픽 챔피언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미국에서 돌아와 코치진에 합류합니다.

2006년, 타티아나 타라소바가 모스크바로 돌아오고,

미국에서 그녀의 보조 코치를 하던 아이스 댄서 마리아 우소바

그리고 우소바의 파트너였던 알렉산더 줄린도 돌아 옵니다.

(그들의 라이벌이었던 옥산나 그리슉예브게니 플라토프는 여전히 미국에 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의 피겨 인프라가 되살아나던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피겨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이른바 러시아 여싱 신동 1세대입니다.

 

이들의 아이돌은 이미 페어 스케이터나 아이스 댄서가 아닌

소련의 엘리트 시스템의 마지막 여싱

이리나 슬루츠카야였습니다.



70년대 후반에 태어나 80년대 성장기에 구소련의 마지막 엘리트 피겨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슬루츠카야와 그녀의 동세대 스케이터들은

러시아의 피겨 인프라가 망가진 90년대 중반 살아남았을 뿐 만 아니라 번창합니다.

주니어로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시니어 월드 포디움에 오르며

경제위기로 지친 러시아 국민들의 희망이 되죠.

그리고 슬루츠카야는 2000년에 들어서면서 절정기를 맞이합니다.




어머니의 신장 이식 수술로 인한 간호와

본인의 혈관염으로 2003년 겨울부터 컴피를 떠났던 슬루츠카야는 2004년 가을 컴백하고,

2005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2번째로 월드 챔피언이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소련이 길러낸 엘리트 피겨 세대였던

슬루츠카야 세대의 은퇴후

90년대 피겨 인프라의 붕괴로 생긴

잃어버린 세대의 공백이 찾아옵니다.

 

경제공황에도 미쉰 코치가 홀로 지키며

선수들을 육성했던 남자 싱글과 달리

여자 싱글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죠.

 

잃어버린 세대 중

알레나 레오노바 (1990년생) 만이 홀로 살아남아

러시아 여싱을 버텨내죠.

 

하지만 2000년의 시작과 함께

러시아의 피겨 인프라는 다시 구축되기 시작합니다.


인프라가 다시 구축되는 동안

훈련공간 확보를 위해 아이스 링크 사정이 더 좋아야 하고

전문적인 코칭 스탭이 있어야 하는 페어와 아댄 대신

어린 스케이터들은 싱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다시 복구된 러시아 피겨 시스템에서는

더이상 페어와 아댄이 여자 스케이터들의 첫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잃어버린 10년 후, 역설적으로

러시아에 여자싱글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신동 1세대

엘리바베타 뚝따미셰바 (1996년 12월생)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1996년 7월생)는

모두 4살때부터 피겨를 시작햇는데,

바로 2000년 부터인 셈이죠.

2013 유로, 왼쪽부터 소트니코바, 뚝따미쉐바


신동 1.5세대의 경우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1998년 6월생)와

안나 포고릴라야 (1998년 4월생)는

2002년(만 4세)부터 피겨를 시작했습니다.

2013 주니어 세계선수권 러시아의 포디움 스윕, 왼쪽부터 리프니츠카야, 라디오노바, 포고릴라야


이들의 재능이 눈에 띄기 시작할 무렵,

2005년 소치 올림픽 유치와 함께 정부의 지원 정책이 수립되고

2007년 소치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러시아 정부는 동계종목 지원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타티아나 타라소바와 함께 피겨 링크를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그리고 이러한 지원은

평창 올림픽에서 전성기를 맞이할

러시아 신동 2세대의 성장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구 소련 체제에서 그랬던 것처럼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매우 저렴하게 배울 수 있는

피겨 강습이 러시아에 다시 보편화되죠.

차이점이 있다면 피겨 선수와 그들의 부모들은

이제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명예와 성공을 위해 스케이팅에 매진합니다.


신동 2 세대

엘레나 라디오노바 (1999년 1월생) 2002년 시작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1999년 11월생) 2002년 시작

세라피마 사하노비치 (2000년 2월생) 2007년 시작

마리아 소츠코바 (2000년 4월생) 2004년 시작

알렉산드라 프로클로바 (2000년 4월생 ) 2004년 시작


2013 네벨혼 트로피, 엘레나 라디오노바


2013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러시아의 포디움 스윕, 왼쪽부터 사하노비치, 소츠코바, 메드베데바


신동 2세대중,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알렉산드라 프로클로바

작은 신체이지만 뛰어난 표현력과 스케이팅 스킬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6일 KBS에서 방송한 

시사기획 창 "대한민국 피겨, 김연아 이후를 논하다"에서 

러시아의 최근 강세를 보도한 바 있죠. 

이 영상에서 러시아 신동들의 훈련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4부로 나누어서 올려져 있습니다. 위의 영상은 2부입니다.

1부 부터 보시려면 아래 클릭

http://youtu.be/_jxtW_Nxt9o?list=UUOY9jcmfUdn0GN1_g6cgAJw


러시아 신동들중 상당수가 저소득의 어려운 가정 출신인 것을 보면

이러한 정책이 재능이 있으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스케이터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훈련을 지속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알수 있습니다.

 

한국에 이들이 태어났다면

비싼 대관료와 강습료 때문에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될 수 없었겠죠.

 

카타리나 비트 역시 그녀의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공산주의 동독 정부에 대해서

"어두운 시대였지만 개인적으로 만약 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났다면

재정적인 문제로 스케이터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하죠

 

하지만 이것이 부러워할 일은 아닙니다.

카나타리 비트가 미국에 태어났으면

돈이 없어 피겨 스케이터가 될수 없었겠지만,

공산주의 동독에 있었기 때문에 개인의 사생활은 없어지고

비밀 경찰 슈타지에 포섭된 동료 스케이터에 의해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를 당했으니까요...

관련 포스팅: 카타리나 비트 다큐멘터리, "The Diplomat" 피겨 버전 "백야" 혹은 "타인의 삶"

 

스탈린에 의해 사회주의라는 허울뒤에

"러시아 국수주의 일당 독재 전체주의 국가"가 되었던

소련은 체제 붕괴후

이제는 소련 시절 KGB 요원이었던 갑부 푸틴에 의해

"러시아 국수주의 자본 독재국가"가 된 것이죠.


러시아의 국가는 소련 시절 국가에서 가사만 바뀌었습니다.

레닌과 공산주의가 빠진 자리에

러시아와 넓은영토 라는 단어로 채워졌습니다.


체제가 바뀌어도 스포츠 스타는 여전히 독재정권을

굴러가게 하는 유용한 선전 수단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점점 벌어져가는 빈부의 격차를 은폐할 수 있는

신데렐라 스토리이기도 하죠.

 

한국의 80년대 군사독재시설,

태릉선수촌의 시설이 보강되고

엘리트 체육을 통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급작스럽게 늘어났듯이...

88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도시 미관을 위해 달동네를 철거하면서

마치 올림픽이 끝나면 선진국이 될 것인양 선전했던 것처럼

관련포스팅: 내가 기억하는 88올림픽의 추억 10가지

임춘애가 라면 먹고 뛰다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고

과장해서 선전되었듯이...

관련포스팅: "라면소녀" 임춘애 "칼국수 아줌마"로 변신



러시아의 신동들은 레전드가 될 수 있을까?


어린 시절을 희생해야만 탑 운동선수가 될 수 있는

기계체조와 피겨 스케이팅은

러시아의 발레와 어우러져

소비에트 연방 시절부터 엘리트 체육 육성 시스템에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종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종목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기계체조가 그 기술의 명칭이

처음 사용한 선수의 이름이 남는다면,

피겨 스케이팅은 기술 하나하나 보다는

그 선수의 프로그램으로 기억됩니다.

 

피겨 스케이팅은

우수한 몇명이 힘을 합쳐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특출한 한명의 스케이터가 

자신의 시대를 기록하는 스포츠입니다.

인프라와 지원은 필수적이지만,

반짝이는 재능이 없이는 그리고 성장통을 이겨낼 수 없다면

아무리 엘리트 육성시스템이라도

비어 있는 마지막 한 조각을 채울수 없는 것이죠.

 

90년대 경제위기 속에서도 러시아를 떠나지 않았던 미쉰 코치는

러시아 피겨가 침체기일 때도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뛰어난 코치들이 있는 한 러시아의 피겨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재능있는 선수의 숫자가 아니라

한 사람일지라도 챔피언으로 키울 수 있는 코치의 능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Maybe Russia doesn't have such rich stores of reserve like before,

but hope does not die. Russian skating will survive and thrive.

What the West does not understand is that you don't need so much 'talented skaters' as you need smart coaches.

A smart coach can find a good athlete and make him great.

In America, there are millions of talented athletes, but still they don't win top medals

because they don't know how to make the champions.

 

러시아는 예전과 같은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희망은 죽지 않았다. 러시아 스케이팅은 살아남아 번창할 것이다.

서방세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영리한 코치들이 필요한만큼,

많은 재능있는 스케이터들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영리한 코치는 단 한명이라도 좋은 재능을 발견하면 그를 훌륭하게 키울수 있다.

미국에는 수백만의 재능있는 운동선수가 있지만 여전히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

어떻게 챔피언을 키우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출처: http://www.worldofquotes.com/author/Alexei+Mishin/1/index.html


이제 러시아는 해외로 떠났던 코치들이 돌아왔고,

여자 싱글에서 두터운 선수층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쉰 코치의 다짐처럼 암흑기를 생존하고 이제 번창하려 하고 있습니다.

매시즌 화수분처럼 러시아 신동들이 나오고 있죠.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코치들이 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 러시아 여싱 신동 리스트 (2014년 9월 16일 현재)

출처: http://www.fskate.ru/teams/russia/2014/  (영문구글 번역 링크) 위키피디아, ISU Bio

이름

생년월 

피겨시작

주니어 성적

훈련지

클럽

코치

 폴리나 셀레펜 95 / 7 2000  JGPF (09-2, 10-7, 11-6)  JW (10-4,11-7,12-6)  이스라엘  전클럽)CSKA 전코치)스베틀라나 소콜로브스카야.예테리 투트베리제
 안나 오브차로바 96 / 3  2000 09 JGPF (5) 10 JW (5)  스위스  전클럽)CSKA 전코치)스베틀라나 소콜로브스카야
 폴리나 아가포노바 96 / 4 2000  10 JW (3) 생 페테르스부르크 Olympic School 예브게니 루카비친, 전코치) 알렉세이 우르마노프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96 / 4  2000  11 JGPF (3) 12 JW (19)  모스크바 Yunost Moskvy 빅토리아 볼츠코바, 전코치)예테리 투트베리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96 / 7 2000 10 JGPF (1) 11 JW (1)   12 JW (3) 모스크바 CSKA 엘레나 보도레조바(부야노바), 일리나 타가레바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96 / 12 2000 10 JGPF (2) 11 JW(2) 생 페테르스부르크 Yubileyny 알렉세이 미쉰, 타티아나 프로코피예프
 안나 포고릴라야 98 / 4 2002 12 JGPF (3)13 JW (3) 모스크바 Sambo 70  안나 차레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98 / 6 2002 11 JGPF (1)12 JW (1)   13 JW (2) 모스크바 Sambo 70  예테리 투트베리제, 세르게이 두다코프
 엘레나 라디오노바 99 /  1 2002 12 JGPF (1)13 JW (1)    14 JW (1) 모스크바 CSKA 인나 곤차렌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99 / 11 2002 13 JGPF (3) 14 JW (3) 모스크바 Sambo 70 예테리 투트베리제, 세르게이 두다코프

 세라피마 사하노비치

00 / 2  2007 13 JGPF (2) 14 JW (2) 모스크바 Sambo 70  예테리 투트베리제, 전코치) 알리나 피사렌코 
 마리아 소츠코바 00 / 4 2004 13 JGPF (1) 모스크바 Snow Leopards  스베틀라나 파노바
 알렉산드라 프로클로바 00 / 4 2004  13 JGPF (5)  모스크바 CSKA 인나 곤차렌코

* JGPF-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JW - 주니어 세계선수권

* 선수 및 코치 이름을 클릭하면 해당하는 영문 wikipedia 페이지가 뜹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주니어 월드 메달리스트 (2008~2014)

출처: 위키피디아

 

러시아 주니어 여자 피겨의 강세가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제기되지 않습니다.

또한 시니어에 진출하는 신동들과 그들간의 내부 경쟁에 의해

이제 시니어 레벨에서도 러시아 여싱은 

국제무대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 신동 1세대, 1.5세대, 2세대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니어 월드 참가권 3장을 놓고 격돌하게 됩니다.

이들중 한명은 내년 봄 상하이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예상한 신동 0.9세대 오브차로바, 셀레펜은 이미 각각 스위스와 이스라엘로 떠났습니다.

어려운 90년대를 고군분투하며 성장한 엘레나 레오노바 만이 신동들에 대항해 러시아에 홀로 남아 있습니다.

 (사진출처: 아이스네트워크)


하지만, 그것이 주니어 레벨에서처럼 시니어 탑 포디움의 스윕으로 갈지

그리고 그들중 누군가가 왜곡된 판정이 아니라 프로그램으로 기억되는

진정한 레전드로 기억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부호 혹은 칸을 비워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쉰 코치가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계에 했던 질문은

이제 러시아에 되돌아 오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재능있는 스케이터의 숫자가 아닙니다.

과연 러시아 코치들은 새롭게 변한 피겨 스케이팅 환경에서

챔피언을 키우는 방법을 알고 있을까요?

 

어쩌면 그것은 역설적으로도 챔피언을 키우겠다는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최근 러시아 주니어들의 강세는 매시즌 선수들이 바뀌면서 계속되겠지만

정작 이들이 시니어로 갔을 때,

3+3 점프, 타노, 후반부 점프 몰아뛰기 등의 점수 수집 이외에

종합적인 스케이팅 스킬과 창의적인 마인드가 없이

얼마나 멋지게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3+3의 빠른 습득에만 치우치다 보니 

롱엣지와 부정확한 도약등의 잘못된 습관을 지니기도 쉽고,

고난이도 기술을 어린나이에 시도하는 만큼 

이들이 성장기를 지나며 부상을 당할 위험도 더 많습니다.

 

1964년생인 니나 모제르가 러시아 페어의 쓰러져가던 자존심을 

볼로소자/트란코프를 통해 되살렸듯이

모제르 코치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볼로소자/트란코프

 

어쩌면 러시아 여싱의 미래도

예테리 투트베리제일리아 아버부흐 같은

새로운 세대의 코치와 안무가에 달려있을지도 모릅니다.


2013 주니어 월드 포디움 스윕 후, 러시아 3인방과 새로운 세대의 코치들

아랫줄 왼쪽부터 괄호는 코치, 리프니츠카야 (예테리 투트베리제), 라디오노바(이나 곤차렌코), 포고릴라야(안나 차레바)


지난 시즌 호평받은 리프니츠카야의 "쉰들러 리스트" 프로그램도 

본인의 선곡 의지를 관철시킨 리프니츠카야의 개성과 고집,

그리고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결국 스케이터의 의견을 받아들여 좋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준 

뚜르베리제아버부흐의 열린 자세 때문이었다는 것은 시사해 주는 바가 많습니다.

이것은 권위적인 도제 시스템으로 유명한 

이전 세대 러시아 코치와 안무가들과는 사뭇 다른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프리 경기 전의 리프니츠카야와 코치 투트베리제

리프니츠카야와 안무가 일리아 아버부흐

2013 스케이트 캐나다 리프니츠카야 FS 쉰들러 리스트, 

직관했던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주변의 관중들은 리프니츠카야가 링크에 등장하자마자 

낮은 탄성을 터뜨리며 영화 속의 빨간 코트 소녀를 떠올리더군요.

유튜브 유저가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컨셉으로 흑백으로 전환한 영상입니다.

 

또한 여싱 최초로 주니어 월드를 2연패한

엘레나 라디오노바는 똘기 넘치는 일명 "좀비 갈라"를 통해 

점핑 머신이 아님을 보여주 듯 끼를 발산하며

지난 시즌 피겨팬들의 귀여움을 받은바 있죠.

 

 

하지만,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를 보면

러시아 주니어들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신동 1세대와 달리 좀더 자신만의 개성을 가져나가는 것 같던 이른바

러시아 신동 2세대 중 

사하노비치, 메데브데바의 프로그램이 주니어 그랑프리를 통해 공개된 지금

그들은 왠지 모르게 자신들의 장점과 개성들을 많이 잃어버리고,

후반부 가산점, 3+3 점프, 타노점프로 대표되는

획일화된 전략과 안무로,

찍어낸 생산품 마냥 비슷해지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요.

그 와중에서 그들의 불안한 점프자세와 엣지도

어텐션 마크로 가릴수록 더욱 드러나 보였습니다.


예브게니 메데브데바 FS 2014 JGP Courchevel


세라피마 사하노비치 FS 2014 JGP Courchevel


사하노비치메데브데바의 프로그램을 본후

이제 5차 부터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할 

소츠코바, 프로클로바의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궁금하면서도

시즌 초만큼 기대가 많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서로 경쟁하며 건전한 견제를 통해 다양성을 유지하던

생 페테르스부르크와 모스크바의 팽팽했던 피겨 라이벌리가

최근 생 페테르스부르크의 침체로 약화되고

모스크바로 피겨의 동력이 집중되는 것도

그 암울한 시작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그 나이에 찾아보기 힘든

우아한 스케이팅과 프로그램을 자랑하던 사하노비치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의 프리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봄, 생 페테르스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훈련지를 옮기고 코치를 바꾼 후 급작스럽게 변화된 모습이

그 우울한 전주곡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역설적으로도 사하노비치의 새로운 코치이자 안무가는 

바로 앞에서 리프니츠카야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며 언급했던 

러시아 신세대 코치의 대명사 예테리 투트베리제입니다.

 

90년대 중후반 떠오르던 많은 러시아 주니어 여싱중

결국 레전드가 된 것은

첫 주니어 월드에서 포디움에 오르지도 못하고,

화려한 제자들을 자랑하는 유명 코치의 스케이터도 아닌

 

당시에는 유명하지 않던 자나 글로모바 코치에 의해 발굴되어

그 코치와 커리어를 끝까지 함께 했던,

그리고 첫 주니어 월드에서 8위라는 성적을 기록했던

이리나 슬루츠카야였습니다.

 

90년대 중후반의 그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냈던,

이리나 슬루츠카야 세대와 달리 

이들 풍요로운 신동의 세대에 대해서는

 

결국 몇년이 흐른 뒤,

"(러시아 주니어 피겨는 강함에도) 러시아 시니어 여싱은 왜 빛나지 못할까?"

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심판들에 의해 만들어진 우승자가 아닌

진정한 여싱 레전드가 러시아에서 탄생하게 될 지는...

 

이 잔혹한 스포츠에서는

결국

시간이 증명해주겠죠.

 

ps.

어쩌다 보니

러시아 피겨계의 최근 흥망성쇠를 정리하는

포스팅이 되었는데요.


결국 피겨 스케이팅은

링크라는 시설과 코칭 스탭 그리고 스케이터라는

세 축으로 움직이는 듯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환호와 성원을 보내는 팬들의 존재가

자그마하나마 힘이 될수 있겠죠.


한국의 피겨계는 어떻게 될까요?


한국 피겨의 문제는 좀더 복잡합니다.

김연아 선수 신드롬으로

피겨에 입문한 김연아 키드로 인해

최근 폭발적으로 선수층이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많은 피겨 선수들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요?


저변 확대의 과실을 수확하는 첫 세대인

지금 은퇴하는 탑선수들은 현역 은퇴와 함께

대부분 모두 코치로 활동할수 있게 되었지만

지금의 저변확대 세대의 스케이터들이 은퇴할

10년 뒤에도 과연 그럴까요?


한국사회의 압축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ex. 세대간 착취, 비자립적 해외의존 경제, 무한경쟁, 부익부 빈익빈, 승자독식, 복지 안전망 부재 등등)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몇년안에

고스란히 보여줄 것만 같은 한국 피겨계


관련해서 언젠가 포스팅할 기회가 있겠죠...


위에서 잠간 소개했던 

KBS 시사기획 창 "한국 피겨, 김연아 이후를 말하다"를 

링크합니다.



러시아 주니어 여싱들은 요즘 왜 강할까?

도대체 어디서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러시아 신동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최근 피겨 스케이팅 팬들 사이에서

정말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월드 포디움을

스윕한 데 이어,


이번 시즌에는

주니어 그랑프리가 4차를 끝으로 반환점을 돈 지금,

러시아 여자 피겨는 사상 유례 없는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의 전대회 우승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미 메드베데바와 사하노비치가

각각 2번의 우승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일찌감치 확정지었고,

남은 3번의 대회에서도 출전을 기다리는 

러시아 신동들, 소츠코바와 프로클로바가 부상에서 회복되었다면 

그들의 우승은 매우 유력합니다.


러시아 주니어 여싱은 지금 기세대로라면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전대회 우승이라는 초유의 기록은 물론

2시즌 연속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그리고 주니어 월드의

포디움까지 휩쓸어 버릴 것 같습니다.


최근의 러시아 주니어 피겨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위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차례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봅니다.


예전에는 어땠을까요?

진짜 강하기는 한걸까요?

그렇다면 왜 지금 강해진 것일까요?

주니어 여싱의 강세는 시니어까지 이어질까요?


피겨 스케이팅 제국 소련의 블라인드 스팟, 여자 싱글


사실 러시아 피겨를 대표하는 것은

(순서대로) 페어, 아댄 그리고 남자 피겨입니다.

상대적으로 여자 피겨는 소련 시절에도 가장 약한 종목이었습니다.


이리나 슬루츠카야
(1979년생)가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은메달을

그리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딸 때까지

러시아/소련 여싱이 올림픽에서 얻은 메달은

1984 사라예보 올림픽에서의 키라 이바노바(1963년생)의 동메달이 전부였습니다.


2002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왼쪽부터 이리나 슬루츠카야, 사라 휴즈, 미셸 콴


이것은 단지 올림픽 징크스는 아니였는데요.

세계선수권에서도 소련은 유독 여자 싱글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소련이 여자 싱글에서 거둔 세계선수권 첫 포디움은

1983년 3위를 거둔 엘레나 보도레조바였습니다.

그 후 1984 안나 콘드라쇼바,1985 키라 이바노바

카타리나 비트에 이어 2위에 오릅니다. 


이것이 세계선수권에서

74년 동안의 소련 시절, 여자 싱글이 거둔 포디움의 전부였죠.


미국 레이크 플레시드 1980링크 앞에 걸린 이제는 사라진 냉전의 유물, 소련과 유고슬라비아 국기, 2012 JGP 때 찍은 사진.


물론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3명의 포디움도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페어와 아댄에서 수십년간 포디움을 점령해 왔던

그리고 남싱에서 포디움을 놓고 꾸준히 북미와 경쟁해왔던

피겨 스케이팅 왕국 소련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왜 소련 피겨는 유독 여싱에서만 힘을 쓰지 못했을까요?


여자 싱글이 우선 선택사항인 다른 국가의 피겨문화와는 달리

소련 체제에서는 여자 유망주들은

일단 페어와 아댄으로 배치되었고,

싱글 스케이팅은 그 다음의 선택지였습니다.

국가 주도의 전략 종목에서 여싱은 차순위로 밀렸던 것이죠.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제 소련이 아닌 러시아에서

여싱은 다시 기지개를 폅니다.


주니어 레벨에서 1994년 주니어월드에서 이리나 슬루츠카야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1999년까지 연속으로 엘레나 이바노바, 다리아 티모센코, 율리아 솔다토바 등의 유망주들이

주니어 월드 포디움에 올라갔고,


시니어에서도 96년부터 2005년까지 슬루츠카야는 물론

동세대 동료들인 마리아 부츠르스카야, 율리아 솔다토바, 엘레나 소콜로바 역시

월드 포디움에 차례로 오르며 80년대와 같은 짧은 도전이 아닌,

러시아의 첫 여자 싱글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특히 이리나 슬루츠카야

1996년 월드에서 3위로 포디움에 오른 후

미셸 콴과의 유명한 라이벌리를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되죠.

출처: 위키피디아


하지만 슬루츠카야의 은퇴와 함께

이후 알레나 레오노바 (1990년 생)가

2012 시니어 월드 은메달을 따기까지

러시아 여싱은 유례없는 침체기에 들어갑니다.


그냥 이전의 인기 없던 소련 시절의 여싱으로 돌아간 걸까요?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우선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소련/러시아의 독특한 피겨 선수 육성 시스템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소련/러시아의 피겨 선수 육성 시스템

러시아의 엘리트 피겨선수 육성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소련 시절의 육성시스템도

지금의 러시아 시스템과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엘리트 스케이터들은 대부분 만 4세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합니다.

예브게니 플루센코 그리고 최근에는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의 코치로 잘 알려진

점프 훈련의 마스터, 알렉세이 미쉰 코치는

뚝따미셰바가 만 12세라는 이른 나이에 

러시아 내셔널 시니어에 출전한 것에 대해 비판을 받았을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속가능한 훌륭한 미래를 가진 선수는 망가지지 않을 것이다. 12살 이전에 스케이터가 트리플을 뛰지 못하면 결코 뛸수 없다."

영문 번역 링크

(꼭 그런것 만은 아니죠...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탑싱이 되기는 힘들지라도 그리고 흔하지는 않아도

한국 스케이터 중에서도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 트리플을 뛴 선수들이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 여자 싱글 피겨 교육의 명제는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나이인 만13세가 되기 전에

고난이도 트리플 점프를 넘어서,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7세에 피겨를 시작한 사라피마 사하노비치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의 엘리트 여자 선수들은 대부분 만 4세 정도에 피겨를 시작하고,

이중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유명 코치들이 받아들입니다.

러시아 피겨는 엄격한 도제 제도로 

북미처럼 코치를 선수가 고용한다기 보다는 

여전히 코치가 선수들을 오디션해서 받아들이는 시스템입니다.


러시아의 엘리트 여싱 육성 시스템에서는

만 4세부터 12세까지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이미 여싱으로서의

성공여부는 결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싱의 경우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러시아의 경우는 더욱 단호하죠.


핀란드 여싱들이

10대 중반에도 트리플 종류를 늘리고 점점 발전하는 것

미국과 캐나다의 여싱중에 10대 중반에 고난이도 트리플을 마스터하면서

탑싱으로 발돋움 하는 선수가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일반 학교를 다니거나 홈스쿨링을 하며

학업을 병행하는 북미 및 다른 유럽의 스케이터와 달리

러시아의 스케이터들은 체육 전문학교에 다니면서

어린 시절부터 학업보다는 훈련에 중점을 둡니다.


러시아 피겨의 잃어버린 세대


소련의 피겨가 페어와 아댄 그리고 남싱에 집중했지만,

워낙 치밀한 엘리트 육성 체제와 우수한 인프라 덕에

여싱도 탑싱급의 주니어 유망주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1년을 마지막으로

러시아 주니어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포디움에서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이후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포디움은 커녕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엔트리에서도 2003년 1명이 진출한 것을 제외하고

러시아 주니어 여싱은 진출하지 못합니다.


그랑프리 파이널 엔트리가 당시 2008년을 제외하고 8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러시아 탑 여싱의 한 세대가 완전히 없어진 셈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미국과 일본의 주니어들이 차지하죠.


출처: 위키피디아


2002년부터 2008년까지의 기간에

주니어 그랑프리에 데뷔했던 러시아 여싱들은

만 4세부터 12세까지의 결정적 시기를

90년대에 보낸 세대입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이죠.


이 세대 중 유일하게 알레나 레오노바(1990년 11월생)만이

주니어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남기는데요.

07/08 주니어 그랑프리 시즌의 부진으로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08/09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한 후

시즌 마지막에 2009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출전 우승을 차지합니다.


추억돋는 2009 주니어 월드 포디움, 왼쪽부터 캐롤라인 장, 알레나 레오노바, 애슐리 와그너



러시아 신동들의 시대가 열리다

2009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러시아는 오랜 여싱 가뭄에서 벗어나

8명의 엔트리 중 3명이 동시에 파이널에 진출합니다.

안나 오브차로바, 폴리나 쉘레펜, 크세니아 마카로바입니다.

그리고 이중 셀레펜이 2위를 기록하며 8년만에 러시아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섭니다.


09/10 시즌은 이른바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의 "러시아 신동 1세대"가

주니어에 데뷔하기 바로 1시즌 전이었는데요.

대략 러시아 신동 0.9 세대라고 할수 있는데요.

지금은 스위스로 국적을 옮긴 안나 오브차로바 (1996년 3월생)는 물론

한국 팬들이 이른바 폴리나 S/A/K라 부르는 세 선수 모두 같은 0.9 세대로

폴리나 셀레펜 (1995년 7월생), 폴리나 아가포노바 (1996년 4월생, 2010 JW 3위),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1996년 4월생, 2011 JGPF 3위) 

모두 대략 2000년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첫 러시아 포디움 스윕인 2011 JGPF의 스윕은 

어느새 노련한 주니어가 된 신동 0.9세대와 새로 올라온 신동 1.5세대 리프니츠카야의 합작품이었다.

왼쪽부터 폴리나 셀레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1992년 12월생인 크세니아 마카로바

미국에 이민을 간 후 8세부터 스케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마카로바가 러시아에 있었다면 너무 나이가 많다고

피겨 스케이터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크세니아 마카로바


2010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쉘레펜,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가 진출하여

소트니코바가 우승, 뚝따미셰바가 2위를 차지합니다.


2010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왼쪽부터 뚝따미세바, 소트니코바, 리지준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Li_Zijun


같은 시즌 3달 뒤 열린 한국 강릉에서 열린

2011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역시

소트니코바뚝따미세바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러시아 신동세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립니다.


1996년 하반기에 태어난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의 이른바

"러시아 신동 1세대" 역시 

이들이 만 4세가 되던 2000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습니다.


2010/11 시즌부터 지금까지 

러시아 주니어 신동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세계선수권의 

포디움을 휩쓸기 시작합니다.


2010/11 시즌 이후 러시아 이외의 선수들

JGP 파이널과 주니어 월드의 포디움에 선 것은

리지준 (중국, 2010 JGPF 3위), 한나 밀러 (미국,2012 JGPF 2위), 

아그네스 자와즈키 (미국, 2011 JW 3위), 그레이시 골드 (미국, 2012 JW 2위)

단 4명에 불과합니다.

24개의 포디움 자리 중에 20개를 러시아 주니어 여싱이 독식한 셈입니다.

20개의 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여싱 주니어들은 모두 2000년 이후에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선수들입니다.


도대체 1990 부터 10년동안 러시아 피겨계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2000 은 러시아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Wind of Change (변화의 바람) - 1991 모스크바


I follow the Moskva
Down to Gorky Park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An August summer night
Soldiers passing by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모스크바를 거닐며

고르키 공원으로 향합니다.

8월 한 여름 밤에 

변화의 바람을 들으며..

병사들이 지나갑니다.

변화의 바람을 들으며..


The world is closing in
Did you ever think
That we could be so close, like brothers
The future's in the air
I can feel it everywhere
Blowing with the wind of change


세계는 더 가까워졌어요.

우리가 이렇게 형제처럼

가까워 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 있나요?

미래는 시작되고 있어요.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나는 모든 곳에서 느낄 수 있어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집니다.

소련은 1991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냉전은 역사책의 용어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냉전의 마지막 유물로 한반도에는 DMZ가 남죠...)


독일의 락그룹 스콜피온에게는 모스크바에서 느끼는 이 변화의 바람이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변화였겠지만,

(그리고 결국 세상은 그들의 전망처럼 그리 희망적으로 바뀌지는 않았죠.

이데올로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종교와 민족감정은

전선이 없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악마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90년대 유고슬라비아는 인간의 최악을 경험하게 한 전쟁터가 되었고,

아프리카는 부족간의 내전에 시달렸고,

중동은 서구의 폭격목표물이 되었죠)


그 변화의 와중에 살아가야 하는 모스크바의 시민들에게

변화의 바람은 자유의 바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생존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소련, 가게가 열기전 미리 줄을 선 사람들

소련 붕괴 한달전, 이미 경제 체제는 붕괴된 상황이었다. 빵을 사기위해 줄은 선 사람들 (1991년 11월) 

출처: http://s1.zetaboards.com/anthroscape/topic/5036486/1/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소련의 경제 체제가 무너져가면서

생필품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야 했던 모스크바 시민들은

잠시 서방의 패스트푸드를 사먹기 위해 새로운 줄을 섰습니다.


1991년 모스크바의 맥도날드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스크바 시민들, 

출처: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730684/Russia-conducts-checks-McDonalds.html


잠시 자유를 만끽하는 듯 했던

러시아는 이후 지독한 10여년의 경제공황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자본주의는 도입되었지만, 회복될줄 모르는 경제 때문에

또다시 붕괴 이전 처럼 줄을 서야하고 배급을 타야했죠.

그리고 정치는 쿠데타 시도로 더욱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진주한 친공산 쿠데타 군의 탱크, 결국 이들은 퇴각하고 쿠데타는 실패했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스크바 시민들

러시아 툴라에서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


냉전체제의 붕괴로 촉발된 90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 및 

91년의 소비에트 연방 붕괴 및 98년 재정위기 사태에 이르기까지...

2000년 까지, 90년대 내내 러시아 경제는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소련의 붕괴후 러시아의 GDP 변화,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History_of_Russia_(1992%E2%80%93present)


즉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러시아 스케이터들은

피겨에 입문하고 기술을 가다듬어야 할 나이인

4세~12세 사이에 이 경제위기를 맞이 했습니다.


먹고 사는 것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90년대 러시아의 링크들은 관리가 안되어

빙질이 형편 없었고,

결국 90년대 후반에는 탑 페어팀과 아댄팀 조차 

아이스 타임을 확보할 수 없어

미국의 링크로 가서 훈련을 해야했을 정도였죠.


또한 계속된 러시아의 경제침체로

90년부터 러시아의 코치진과 스케이터들의 북미로의 엑소더스가 이루어져서

인적 인프라도 붕괴되었습니다.

링크시설의 낙후와 인적 인프라의 붕괴 이에 따른 피겨 선수의 감소는 악순환되며 반복되었고,

러시아의 탑 스케이터들과 코치진들은 더욱더

미국으로 미국으로 향하게 되었죠.



1990년 북미 아이스 투어 중 망명한 그레고리 수르, 이고르 슈필반트를 시작으로

이듬해 소련의 붕괴 이후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국가의 지원이 끊기면서

소련의 스케이팅 인력은 현역선수, 코치 가리지 않고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1991년, 그동안 러시아 엘리트 페어를 위해 안무를 해왔던

마리나 주에바 역시 미국으로 떠나 

이고르 슈필반트가 있던 디트로이트 클럽에 합류합니다.


2005년 세계선수권에서 20년만에 미국 아댄 벨빈/아고스토 팀이 포디움에 오릅니다. 

제일 왼쪽이 주에바, 제일 오른쪽이 슈필반트


소련의 몰락과 인력의 이동은

미국에게는 커다란 기회였습니다.

미국의 스케이터들은 러시아의 유능한 코치들에게서 훈련을 받게 됩니다.

이고르 슈필반트, 마리나 주에바 등이 디트로이트 클럽에서 미국 아댄의 터전을 닦기 시작하죠.

"Rent a Russian" (러시아 선수/코치를 빌린다) 라는 냉소적인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구요.

미국의 아이스 댄스는 러시아에서 건너와 미국 전역에서

코치로 일하기 시작한 인력 덕에 서서히 부흥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러시아에서 끝까지 묵묵히 지킨 것은 바로

생 페테르스부르크 피겨의 대부 알렉세이 미쉰 이었습니다.

미쉰은 90년대 생 세인트부르크에서  알렉세이 우르마노프, 알렉세이 야구딘 그리고 예브게니 플루센코를 길러냅니다.

그에 의해 러시아 남자 스케이터들은 치명적인 경제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해지면서 북미의 남싱들을 제치고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미쉰이 생 페트르스부르크에서 남자 싱글 스케이터를 길러내는 동안

현역선수 시절 미쉰의 페어 파트너였던

타마라 모스크비나는 

페어 파트너였던 생 페테르스부르크 피겨의 중심, 모스크비나 코치와 미쉰 코치가 기념 공연을 하고 있다.


레닌그라드에서 소련 붕괴후

제정 러시아 시절의 이름인 생 페테르스부르크를 되찾은 

마린스키 발레 극장이 있는 바로 그 도시에서 

묵묵히 러시아 페어의 전통을 지킵니다.


1993 Piruetten 대회 (릴리 함메르 프리 올림픽의 경기) 키스 앤 크라이, 왼쪽부터, 미슈쿠테노크, 드미트리예프, 모스크비나


국가의 지원이 끊긴 와중에도 그의 제자 나탈리아 미슈쿠테노크 /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페어 챔피언이 되죠.



생 페테레스부르크를 지켜오며 모스크비나의 코치아래 훈련해온

1992 알베르빌 올림픽 챔피언 미슈쿠네노크 / 드미트리예프


모스크바 페어의 대표였으나 미국으로 떠나 마리나 주에바의 안무를 받으며 훈련해온

1988 캘거리 올림픽 챔피언 고르디예바 / 그린코프


1994년, 릴리 함메르 올림픽에서 대결합니다.


이들의 대결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페어 챔피언끼리의 맞대결임과 동시에

러시아 피겨의 양대 라이벌

생 페테르스부크르 vs. 모스크바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기도 했고,

둘다 러시아를 대표했으나 그들의 훈련지에 따라

러시아 시스템 vs. 미국 시스템의 대결이기도 했습니다.


이 대결에서 이기는 팀은

단지 릴리함메르 올림픽 우승이 아니라

역사에 남을 페어의 레전드가 될 운명이었죠.




결과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고르디예바/ 그린코프의 승리였습니다.

관련 포스팅: 옛날 비디오를 보다 - 릴리함메르 올림픽 페어 발굴 영상


고르디예바와 그린코프가 릴리함메르 올림픽 전에 훈련했던 미국의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에서,

그린코프는 올림픽 이듬해 급작스런 심장질환으로 사망합니다.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 복도에 팬들이 헌정한 그린코프 추모 기념판입니다. 2012 JGP 때 찍은 사진입니다.


세기의 페어 대결의 엇갈린 승패가 암시했듯이,

90년대 후반이 되어도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끝날 줄을 몰랐고,

오히려 더 심각해집니다.


모스크바 피겨를 대표하는 러시아 페어의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도 

1997년, 결국 미국의 코네티컷 (인터내셔널 스케이팅 센터)으로 떠납니다. 

2006년까지 10년간 미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죠.


1998년 재정위기로 최악의 상황에 다다른 러시아의 경제 공황은

러시아 피겨 인프라에 

마지막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생 페테르스부크르를 지키던 타마라 모스크비나

1998년, 경제 위기로 관리가 안되던 링크 때문에 훈련을 지속 할 수 없었고,

결국 그녀와 함께 일하던 코치진 및 페어팀과 함께 

훈련장을 찾아 미국으로 떠납니다.

비록 94년 릴리함메르에서 고르디예바/그린코프에 졌지만,

러시아를 지키며 92년과 98년 각각 다른 파트너와 페어 올림픽 챔피언이 된 2관왕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도 

이젠 코치가 되어 그녀를 따라 나서죠.

이후 모스크비나는 3년여 미국의 코네티컷과 뉴저지에서 코치를 하면서,

그녀를 따라 온 러시아 페어팀들을 훈련시키며

미국 땅에서 러시아 페어의 명맥을,

러시아 올림픽 페어 챔피언의 계보를 이어갑니다.


한편, 1998년 플루쉔코의 라이벌이자

같은 미쉰의 제자 알렉세이 야구딘도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훈련지를 옮깁니다.

미국에서 코치를 하던 타티아나 타라소바에게 코치를 받게 됩니다.

러시아 피겨의 자존심 야구딘의 미국행은 러시아에서 많은 비판을 받게 됩니다.

오래된 스승 미쉰을 떠나 미쉰 코치의 오랜 라이벌인 타라소바에게로 간 것도 비판의 이유였죠.



이제 러시아에 남은 것은

야구딘의 라이벌이자 링크 동료였던 플루쉔코

그리고 미쉰 코치 였습니다.


2002년 미국에서 열린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남자 싱글은

두 러시아 라이벌의 피할수 없는 대결로 주목을 받습니다.


어려운 시절

좋은 환경을 찾아 미국으로 떠난 타라소바 코치와 알렉세이 야구딘

VS.

끝까지 러시아를 지킨 미쉰 코치와 예브게니 플루쉔코의 

떠난자와 남은자의 한판 승부였습니다. 



결과는 이번에도 미국 훈련파의 승리였습니다.

야구딘은 압도적 경기로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2부로 이어집니다.


러시아 주니어 여자 피겨는 왜 강할까? (2부)

- "엘리트 육성 시스템의 귀환과 신동들의 미래"

엘리자베타의 뚝따미셰바 Elizaveta Tuktamysheva 이

쇼트 프로그램을

일명 미쉰 섬머 캠프에서 공개하였습니다.

쇼트는 맘보, 프리는 플라멩코입니다.


뚝따미셰바의 경우 지난 시즌 

데이비드 윌슨에게 안무를 받은 감성적인 쇼트 프로그램 "Love Story" OST와

프리 프로그램 Dark Eyes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터라

2011-12 시즌의 "베사메 무쵸" 프리처럼 선율과 리듬이 강력한 음악으로 돌아온 듯 합니다.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SP "Gopher Mambo" 미쉰 여름 캠프 갈라


뚝따미셰바의 쇼트 프로그램 음악인 "Gopher Mambo"

두드러지는 리듬과 표현할 포인트가 명확해서,

섬세한 표현력보다는 활기차게 프로그램을 이끄는데  강점을 가진 

스케이터에게 어울리는 곡입니다.


뚝따미세바가 벤치 마킹할 수 있는 최근의 프로그램으로는

지난 시즌 케이틀린 오스몬드가 맘보 음악인

"Mambo No.8"을 사용한 쇼트 프로그램을 들 수 있습니다.



케이틀린은 포인트가 강한 맘보 음악을 사용해서

활기찬 캐릭터를 잘 살려내며, 성공적인 시니어 데뷔를 했습니다.

 

"Gopher Mambo"를 사용한 프로그램을 링크해 보겠습니다.

최근에도 아이스 댄스와 싱글에도 자주 사용됩니다.  

무엇보다도 제일 잘 알려진 프로그램은 궁신의 탄생 "엠마누엘 산두"의 갈라입니다.

 

엠마누엘 산두 Emanuel Sandhu 2006 세계선수권 갈라


아그네스 자와즈키 Agnes Zawadzki  SP 2010 컵오브러시아 세계선수권 갈라


페르넬 카롱/로이드 존스 Pernelle Carron / Lloyd Jones SP 2011 컵오브차이나 SD

 

프리 음악은 "Malaguena"제프리 버틀 Jeffrey Buttle이 안무했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자체적으로 안무를 하던 미쉰 코치 캠프에서

지난 시즌부터 외부 안무가에 안무를 맡겼는데요.

쇼트와 롱 안무를 각각 데이비드 윌슨과 탐 딕슨에게서 세트로 받았는데

결국 이 중에 윌슨의 안무를 선택한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프리 안무를 제프리 버틀에게 맡겼네요.

출처: http://www.figureskating-online.com/mishin-camp-pinzolo.html

아직 유튜브에 영상은 뜨지 않았습니다.

 

이 곡도 상당히 많이 사용된 사골곡인데요.

가장 잘 알려진 프로그램은 크리스티 야마구치의 1992 올림픽 시즌 프리와 사샤 코헨의 쇼트입니다. 

제프리 버틀이 어떤 안무를 보여줄지 그리고 그것을 뚝따미세바가 어떻게 구현할지

기대반/걱정반입니다.


크리스티 야마구치 Kristi Yamaguchi FS 1992 US Nationals

 

사샤 코헨 Sasha Cohen SP 2004 세계선수권 


지난 시즌에는 허벨/도나휴 팀이 프리 댄스 엔딩으로 사용했습니다 


메디슨 허벨 / 자커리 도나휴 Madison Hubbell /  Zachary Donohue FD 2013 US Nationals 

 

지난 시즌 시작하면서 "과연뜰까?" 시리즈의 첫 스케이터로

뚝따미세바에 대해서 포스팅했는데요.

관련포스팅 링크: 과연뜰까? "성숙 마케팅"으로 돌아온 뚝따미셰바 

 

지난 시즌 성숙한 프로그램으로 시니어 월드에서의 비상을 노렸던,

뚝따미셰바는 시즌초 부상을 당하고, 

성장통을 겪으면서 시즌내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시즌 중에 전략을 수정하여 결국

윌슨이 안무한 "러브스토리" 쇼트 프로그램을 버리고

이전 시즌 프로그램인 "Adios Nonino"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예전 프로그램으로

시즌 후반 유러피안 챔피언쉽에서 2위를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3 세계선수권에서는 쇼트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하면서

10위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2011년 10월 시니어 데뷔였던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보았던 뚝따미세바는

정말 작게 (tiny) 느껴졌었는데요.





2013 월드에서 본 뚝따미세바는 

체형이 바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다소 체중이 늘어나 보였고,

이러한 변화가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는 듯이 보였습니다.

 

 

 

소트니코바는 쇼트와 프리 프로그램을,

리프니츠카야는 쇼트를 오픈 스케이트에서 공개한바 있습니다.

 

러시아의 자국에서 열리는 소치 올림픽 출전권 2장을 둘러싼 대결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여자 싱글 프리 3~4 그룹 전체 영상



최종 결과




프리 결과 및 프로토콜


여자 프리 전체 프로토콜 링크


여자 프리 경기 영상

최종 그룹 웜업


경기 영상













김연아 키스 앤 크라이 직캠




저에게는 여자 프리 프로그램은 

바로 이 영상으로 기억에 남을 듯 하네요.



자세한 직관기 링크합니다.

프리 레미제라블 직관기 - 언젠가 말하겠지, 그 곳에 있었다고

















12월 28일에 끝난 러시아 내셔널 여자경기에서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가 우승을 차지 (196.57) 했습니다.

2위는 엘레나 라디오노바 (191.26)

3위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190.75)


뚝따미셰바는

쇼트후 컨디션이 좋지 않아,

프리 기권을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하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결국 프리에 참가하여 생애 첫 러시아 내셔널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챔피언 라디오노바는 점프 랜딩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2위를,

이미 3번 내셔널 챔피언(09,11,12) 이 되었던 소트니코바는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유러피안 챔피언쉽과 세계대회에는 러시아에서는

3명의 선수가 참가할 수 있습니다.


우선 1위와 3위를 차지한

뚝따미셰바와 소트니코바가 참가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3번째 참가선수인데요.

일단 상위 선수 중

라디오노바(99년 1월), 사하노비치 (00년), 포고릴라야 (98년 4월) 선수가 나이제한에 걸려

참가할 수 없습니다.

일단 깜짝 6위를 차지한 고스비아니 선수와

7위의 레오노바, 8위의 마카로바 중 1명이 유로피안 챔피언쉽에 참가한 후

그 성적에 따라 세계선수권 출전자를 다시 결정할 듯 합니다.


유러피안 챔피언쉽 참가자는 12월 29일 오전에 열리는 러시아 연맹 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종결과


쇼트결과


프리결과

1.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Elizabeta Tuktamysheva 2012-13 Russian Nationals


2. 엘레나 라디오노바 Elena Radionova 2012-13 Russian Nationals


3.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Adelina Sotnikova 2012-13 Russian Nationals


4. 세라피마 사하노비치 Serafima Sakhanovich 2012-13 Russian Nationals



5. 안나 포고릴라야 Anna Pogorilaya 2012-13 Russian Nationals


6. 니콜 고스비아니 Nicole Gosviani 2012-13 Russian Nationals



7. 알레나 레오노바 Alena Leonova 2012-13 Russian Nationals



8. 크세니아 마카로바 Ksenina Makarova 2012-13 Russian Nationals



2012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프리 경기 결과 

아사다 마오가 총점 196.80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위는 애슐리 와그너 181.93

3위는 스즈키 아키코 180.77

였습니다.



기술적으로

3-3을 2명만이 시도햇습니다.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가 3Lz+3T를 시도 해서 성공했고,

크리스티나 가오는 3F+3T를 시도해서 언더 로테이션을 받았습니다.


2A+3T는 3명이 시도해서 이중 2명이 성공했습니다.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와 스즈키 아키코가 성공했고,

아사다 마오가 언더 로테이션을 받았습니다.


1위와 4위 간의 점수차이가 3.5점 정도에 불과해,

최종 순위가 프리에서 바뀔 수도 있었는데요.

선수들이 모두 부진한 경기를 보이며,

쇼트의 순위대로 최종 순위가 굳어졌습니다.


1위를 차지한 아사다 마오 선수의 경우

프리 경기에서 언더와 롱엣지가 없는 트리플 점프는 3개에 불과했는데요.

2개의 3Lo 그리고 1개의 3F을 성공했고,

3T, 3F을 언더로테이션을,

3Lz에서 롱엣지를 받았습니다.

프리에서 129.84 (기술점수 63.45, 구성점수 66.39)를 받았는데요.

아사다 마오는 프리 기술 점수 1위인 뚝따미셰바 보다 

12.9점이나 더 높은 PCS를 받았습니다.


아사다 마오 선수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쇼트에서 성공시킨, 3Lo, 3F을 합쳐서

언더와 롱엣지 없는 트리플 점프는 결국 5개에 불과했고,

이 중 3Lo가 3개, 3F이 2개인 2종의 트리플만 성공시키는 기술적 한계

뚜렷이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점프에서의 심각한 문제를

이번 시즌 내내 스텝과 스핀에서 만회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아사다 마오의 196.80은

지금까지 이번 시즌 여자 경기의 최고 점수인데요.

참고로 

2위와 3위 점수는 애슐리 와그너가 트리플 8개를 뛰며 받은 190.63(TEB), 188.37 (SA)입니다.

4위 점수는 아사다 마오가 역시 트리플 5개를 뛰며 받은 185.27 (NHK)입니다.


애슐리 와그너스즈키 아키코는 두 선수 모두

프리에서 두번씩 넘어지는 부진한 경기를 보였습니다.

애슐리 와그너 선수는 특히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스즈키 선수에게 프리에서 뒤졌으나, 쇼트에서의 점수차이를 유지하며,

총점 1.16 차이로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스즈키 선수는 이번 그랑프리 시즌에서

매번 근소한 차이로 순위가 밀리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간략하게 순위와 영상을 정리합니다.



여자 프리 전체 프로토콜 링크

http://www.isuresults.com/results/gpf1213/gpf1213_Ladies_FS_Scores.pdf

















2012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쇼트경기에서 

1위 아사다 마오 66.96

2위는 애슐리 와그너 66.44

3위는 스즈키 아키코 65.00

4위는 키이라 코르피 63.42

가 차지했습니다.


기술적으로

3-3을 2명만이 시도햇습니다.

3T+3T만 시도되었고,

스즈키 아키코는 성공, 키이라 코르피는 언더 로테이션을 받았습니다.


1위와 4위 간의 점수차이가 3.5점 정도에 불과해,

최종 순위는 12월 8일 저녁 8시 15분 (한국시간)부터 펼쳐지는

프리 경기에서 결정될 예정입니다. 

이 경기는 SBS ESPN에서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간략하게 순위와 영상을 정리합니다.


여자 쇼트 전체 프로토콜 링크

http://www.isuresults.com/results/gpf1213/gpf1213_Ladies_SP_Scores.pdf








2012 그랑프리 트로피 에릭 봉파르 (이하 TEB) 여자 싱글 경기에서

애슐리 와그너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위는 엘리자베카 뚝따미쉐바

3위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였습니다.


출처: Icenetwork (c) AFP


쇼트 경기에서는 리프니츠카야가 1위

애슐리 와그너, 뚝따미쉐바의 순서였습니다.


하지만 프리에서 

애슐리 와그너가 프리에서 럿츠 롱엣지를 제외하고

계획된 모든 점프를 깔끔하게 랜딩하며 역전을 했습니다.

뚝따미쉐바가 모든 점프를 랜딩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습니다.

리프니츠카야는 발목부상의 영향과 쇼트 1위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듯,

대부분의 점프에서 흔들리며 프리 및 종합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지난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깜짝 2위를 차지했던 

크리스티나 가오는 쇼트에서 3+3을 놓치며 7위를 기록했으나,

프리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어,

최종 4위를 기록했습니다.


TEB의 경기 결과로

애슐리 와그너는 그랑프리 진출 확정, 리프니츠카야는 이변이 없는 한 거의 확정이고.

뚝따미셰바는 NHK 트로피의 결과에 의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 여부가 결정됩니다.

참고로 NHK 트로피에는 

아사다 마오 (컵 오브 차이나 1위), 스즈키 아키코 (스케이트 캐나다 2위, 아그네스 자와즈키(스케이트 아메리카 3위)가 출전합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쇼트에서는

5명이 3+3 시도를 해서 성공했습니다. 

3Lz+3T를 리프니츠카야가 롱엣지를 받았으나, 랜딩했고,

3T+3T를 뚝따미셰바, 미테, 코로베니코바, 글레보바가 

시도해서 성공했습니다.


프리에서는

3+3 시도가 2번 있었고, 랜딩에 모두 성공합니다.

뚝따미셰바 3Lz+3T, 리프니츠카야 3Lz+3T (e)

2A+3T는 

뚝따미셰바, 리프니츠카야, 미테, 코로베니코바가 시도해서

모두 성공합니다.


경기결과 프로토콜 및 영상



쇼트 프로토콜

http://www.isuresults.com/results/gpfra2012/gpfra2012_Ladies_SP_Scores.pdf



프리 프로토콜

http://www.isuresults.com/results/gpfra2012/gpfra2012_Ladies_FS_Scores.pdf



1. 애슐리 와그너 Ashley Wagner 2012 TEB

유니버셜 스포츠 미국지역만 시청 가능, Universal Sports US only


애슐리 와그너는 올시즌

3+3, 2A+3T의 고난이도 콤비 점프는 없었지만,

싱글 트리플 점프들을 안정적으로 랜딩하면서

올시즌 디테일한 안무의 프로그램들을 완성도 있게 연기하며,

안정된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 우승자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그랑프리 스킵과

이번 시즌 리프니츠카야, 골드 등의 주목받던 주니어들이

그랑프리에서 기대만큼의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와그너의 노련한 경기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와그너는 지난 시즌 전 존 닉스로 코치를 바꾼 후 

(럿츠 롱엣지는 아직 고치지 못햇지만)

고질적인 투풋 착지도 점차 줄어들고, 

매번 쇼트에서 경기를 망치던 징크스도 극복하며 

미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그 후 지난 시즌 4대륙 대회 우승, 세계선수권 4위을 비롯,

이번 시즌에는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커리어 최초로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후,

TEB까지 우승하며 2009년에 이어 두번째로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했습니다.


그녀의 첫번째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4위에 머물렀던 와그너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습니다.


2.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Elizabeta Tuktamysheva 2012 TEB



최근 미쉰 코치가 무릎 부상도 있었고,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번 겨울이 뚝따미셰바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그랑프리를 통해 어느정도 적응해 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뚝따미셰바는 외모적으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경기의 쇼트에서의 부진을 의식한 듯,

이번 TEB에서는 이번 시즌 프로그램인 "러브 스토리" 대신,

지난 시즌 프로그램인 "Adiós Nonino"를 다시 들고 나왔는데요.

디테일한 데이비드 윌슨의 "러브스토리"보다

다시 들고 나온 지난 시즌의 프로그램이 더 편해 보였습니다.


뚝따미셰바는 이번 그랑프리에서 각각 4위, 2위의 성적을 거두었는데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의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NHK 트로피에 출전하는 자와즈키와 경쟁을 벌일 듯 합니다.

자와즈키가 2위 이상을 거두면 자와즈키가 진출하지만,

3위 이하를 기록하면 뚝따미셰바가 진출합니다.


3. 율리아나 리프니츠카야 Julilana Lipnitzkaia 2012 TEB

쇼트에서는 시간이 짧고, 포인트가 확실한 음악이라 잘 드러나지 않던 

리프니츠카야의 주니어로서의 단점이 

프리에서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데요.

특히 쇼트에서 1위를 한 후에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을

프리 경기전 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TEB에서는 특히 발목 부상까지 겹쳐

장점인 점프 컨시마저 잃어버려서 더욱 힘든 프리경기를 펼친듯 합니다.

랜딩이 깔끔한 점프가 없었는데요.

대부분 랜딩이 불안해 - GOE를 받거나, 아니면 싱글이나 더블 처리를 했습니다. 


또한, 리프니츠카야는 그동안 피겨팬들 사이에서 지적되어 왔지만,

프로토콜에서는 지적되지 않던 럿츠의 롱엣지가 수면위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쇼트, 프리에서 시도한 3번의 럿츠에서 모두 롱엣지 판정을 받았습니다.

발목 부상이라 럿츠 점프전 발목을 꺾으며 엣지를 바꾸는 동작을 하기 어려워 

더욱 확연히 롱엣지가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리프니츠카야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성숙한 표현력 이외에도 하나 더 늘어난 듯 합니다.


하지만, 리프니츠카야 역시 서서히 시니어 무대에 적응해나가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안 좋은 컨디션으로도 점프 랜딩에 성공하며, 포디움을 지켜내며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했으니까요.

14세의 스케이터에게 실전 경험만큼 소중한 자산은 없습니다.


4. 크리스티나 가오 Christina Gao 2012 TEB


5. 메 베레니스 미테 Mae Berenice Meite 2012 TEB




6.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Polina Korobeynikova 2012 TEB



1년전 캐나다 퀘벡 시티에서 열린

2011 그랑프리 파이널 중계를 보고

제가 활동하던 게시판과 동호회에 올렸던 포스팅을

블로그에 정리할 겸 그랑프리 파이널을 앞두고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리플레이 2011 그랑프리 파이널 포스팅 목록 링크


다른 포스팅과 달리 여자 쇼트는 아쉽게도 써놓은 포스팅이 없네요.

그냥 간략하게 프로토콜과 영상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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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경기에는 5명이 참가했는데요.


참가 선수는 

알레나 레오노바, 알리사 시즈니, 스즈키 아키코,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카롤리나 코스트너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아사다 마오가

대회 직전 모친상을 당하여 참가를 포기하고

일본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그파 파이널 진출자 6명 중 

이번 2012 그랑프리 파이널에 참가하는 선수는

스즈키 아키코,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아사다 마오 3명입니다.


2012-2013 시즌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늦게 복귀를 결심해서

그랑프리를 스킵했고,

알리사 시즈니는 부상과 그에 이은 수술로

출전하려했던 NHK 트로피를 기권,

그리고 알레나 레오노바는 부진한 성적으로 그파를 탈락했습니다.


쇼트 경기 영상







쇼트 전체 프로토콜

http://www.isuresults.com/results/gpf1112/gpf1112_Ladies_SP_Scores.pdf



출처: http://www.skatecanada.ca/Portals/2/ISU-GPF2011/event/srLadiesshort/srladies.html  Photos by Stephan Potopnyk

부상으로 지난 9월 중순에 열린 러시아 테스트에 불참했던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가 

지난 10월 11일~12일에 열린 러시아 국내대회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 컵에 참가했습니다.



10월 초 뚝따미셰바의 코치인 

미쉰은 인터뷰를 통해 

뚝따미셰바가 무릎부상에서 회복중이고

스케이트 캐나다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뚝따미셰바의 이번 시즌 첫 컴피티션 참가로

궁금했던 뚝따미셰바의 상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관련포스팅: 과연 뜰까? (1) "성숙 마케팅"으로 돌아온 엘리자베타 뚝따미쉐바

관련포스팅:뚝따미쉐바의 또 다른 쇼트 프로그램은 Love Story


뚝따미셰바는 프리에서 트리플 트리플을 뛰지 않는 등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는데,

스케이트 캐나다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참가한 듯 합니다.


국내 대회인 만큼 점수는 

아주 후하게 나왔습니다.

총점 191.91로 쇼트는 69.43, 프리는 122.48를 받았습니다.


시즌 초 뚝따미셰바는 탐 딕슨과 데이비드 윌슨에게 각각 프로그램을 받았는데요.

결국 이번 시즌 프로그램은 데비이드 윌슨이 안무한 프로그램으로 가는 듯 합니다.

쇼트는 러브스토리 OST, 프리는 Dark Eyes 였습니다.


쇼트에서는 3Lz+3T가 아닌 3T+3T를 시도했지만 성공했고,

프리에서는 3-3 시도없이 2A+3T가 있었습니다.

 

비록 고난이도의 3Lz+3T는 없었지만,

뚝따비셰바는 쇼트와 프리 경기 중

3S+2T 컴비 점프에서 첫 트리플 살코 점프의 랜딩이 흔들린 것과 

3Lo를 더블 처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습니다.

비록 경기내내 조심스러운 모습이지만

부상에서 어느정도 회복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SP Love Story OST 2012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 컵 69.43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FS Dark Eyes 2012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 컵 122.48





뚝따미셰바는 스케이트 캐나다와  Trophee Bompard Paris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관련 포스팅: 2012-2013 피겨 그랑프리 프리뷰, 일정 및 관전 포인트 (10월 10일 최신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올라오 몇몇 주목할 만한

여자 싱글 선수들을 프리뷰 해보려고 하는데요.

시리즈로 할지 이번만 하고 그만둘지 알 수 없으나, 일단 시작해보겠습니다.

시리즈의 제목은 "과연 뜰까?"로 정했습니다.

 

최근 엘리자베타 뚝따미쉐바(Elizaveta Tuktamysheva) 가 훈련하는 러시아의 명코치

미쉰의 캠프에서 툭타미셰바의 이번 시즌 새로운 프로그램을 공개 했습니다.


사실 프로그램을 보고도 포스팅을 하지 않은 이유는

포스팅을 하는 것 자체가

왠지 선점효과를 노린

미쉰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찍은 사진 파일을 정리하다가

그냥 포스팅 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의 자료와 같이 공개하면 대략 균형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미쉰 캠프는 시즌 개막을 3개월이나 앞두고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는데요.

백전 노장인 미쉰 코치가 이렇게 프로그램 공개를 서두른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새로 공개된 이번 시즌 프로그램 보시죠.


2012-2013 엘리자베타 뚝따미쉐바 SP

"The Summer Knows" from "The Summer of '42" OST (톰 딕슨 안무)


2012-2013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FS Dark Eyes (데이비드 윌슨 안무)


미쉰은 뚝따미쉐바의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공개하면서

올해 주목 받게 될 일련의 주니어들,

즉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그리고 그레이시 골드와

경쟁하는 같은 그룹이 아닌

뚝따미쉐바를 시니어에서 이미 활약하고 있는 "앞서 나가는 선수"로 위치 지우고 싶었을 것입니다.

지난 Youth Olympic Games에서 우승한 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불참한 것도 다소 그런 효과를 가지게 되었죠.


청개구리 처럼 손을 놓고 있던 저도

결국에는 시즌 첫 프리뷰를 뚝따미쉐바로 하게 되었으니,

피겨팬들에게 이번 시즌 첫 주목을 받게 하는데에는 성공한 듯 합니다.

그것이 미쉰의 가장 큰 노림수였겠죠.


이번 시즌 프로그램의 특징은

그동안 해오던 것처럼 자기 캠프내에서 안무를 하지 않고,

북미 안무가인

탐 딕슨(Tom Dickson)과 데이비드 윌슨(David Wilson)에게 안무를 맡겼다는 점입니다.


물론 미쉰 캠프에서 골격을 짜고 그것에 다시 덧붙이는 방식으로 했다고 하나

이러한 변화는 커다란 결심 임에 틀림 없습니다.


탐 딕슨과 데이비드 윌슨 안무의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시니어의 특징을 가득 살려주는 "성숙함"입니다.

국내 모스케이터가

주니어들에게 인기 있는 영화 OST로 안무를 하고 싶다고 하자

딕슨이 한마디로 자르면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건 애들이나 하는 프로그램이야"


약간 차이점은 있습니다.

딕슨이 감정의 고조를 중시한다면,

윌슨은 트랜지션 사이 사이의 섬세한 안무동작을 통해

감정을 조금씩 쌓아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죠.


올시즌 뚝따미쉐바의

음악과 안무 그리고 의상은

하나의 방향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성숙미" 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을 본 이후,

이것이 그렇게 쉽게 구현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사실 체구가 작은 선수의 어느정도의 불리함인데요.


더군다나 제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도 자꾸 간섭을 받는 것은

바로 작년 스케이트 캐나다에서의 첫인상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뚝따미쉐바는 실제 경기에서 봤을 때 

시상식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볼 때보다,

훨씬 더 작게 느껴졌습니다.



2011 스케이트 캐나다는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의

시니어 국제경기 데뷔 대회였습니다.

쇼트에서 1위를 하며 파란을 일으킨 

뚝따미쉐바의 프리 경기를 보러 갔었는데요.


웜업에서부터 툭타미셰바의 점프가 역시 관중들과 저의 관심사였습니다.

제 주변의 관중들은 뚝따미쉐바가 웜업그룹에 들어서자 마자

"어이구 아이 같아" (Oh, she is a baby) 라던가

혹은 "정말 작다" (so tiny) 등으로 표현하더군요.


제 느낌도 그다지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잠시 아주 짧게 찍은 웜업 동영상 보시겠습니니다.



너무 짧나요? ^^


여하간 웜업 점프를 기다렸습니다. 툭타미셰바를 따라 찍었죠.



보시면 알겠지만, 점프가 그리 크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멀리서 찍은 것이라 비거리와 높이가 확연히 좀 작다는 것을

다른 영상보다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경기 시작전 제가 주변의 캐나다 관중들에게

오늘 뚝따미쉐바가 우승하면 시니어 그랑프리 최초로

데뷔하는 대회에서 우승하는 여자 스케이터가 될 거라고 이야기 하자,

한번 지켜보자고 (Let us see) 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드디어 툭타미셰바가 프리경기에 들어섭니다.

일단 유로 스포츠 영상으로 보시죠.


뚝따미쉐바 2011 스케이트 캐나다 FS (베사메 무쵸 외 라틴 메들리)

 

위의 방송 동영상으로 보면

링크 커버리지나 점프의 비거리가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데요.

 

여기서, 잠시 제가 지난 스케이트 캐나다 직관을 갔다가 느낀 점을 인터넷 게시판에 적었던

동영상과 현장 직관의 차이점을

다시 인용하겠습니다.

 

스케이트 캐나다 감상을 간단하게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요.

우선 제가 느낀 직관과 동영상/TV로 보는 것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직관에서는
링크 커버리지(링크를 얼마나 폭 넓게 사용하는가) ,
점프시의 높이와 거리
그리고 스케이팅의 세련도가
 
선수마다 확연히 드러난다는 점이었는데요.

 
그리고 관중들의 호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간의 표현력의 차이을 좀 더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성요소를 채우는 것에 급급하느냐, 관중들을 장악하느냐의 차이지요.
 
하지만 디테일한 기술적인 (롱엣지, 언더로테) 요소들
그리고 선수들의 표정 연기등은
중계에서 보여주는 슈퍼슬로우나 클로즈업 화면으로 보는 것이
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을거에요.


중요한 것은 심판들도 결국은 동영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본다는 것이지요.

물론 기술적 세부사항은 큰대회의 경우

슈퍼 슬로모 등을 통한 영상 기자재의 도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pcs 등은 (공정하게 평가된다는 전제하에)

현장에서 본 것에 의해 채점합니다.


또한 TV 중계 화면과 팬캠을 비교하자면

TV 중계 화면은 컷이 나누어져 있고,

카메라 워킹과 클로즈업이 있기 때문에

스케이터의 단점이 가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팬캠이 좀더 현장과 가깝습니다.


사실 저 같은 경우도 팬캠이 있는 경우에는

방송 동영상 이외에도 반드시 팬캠을 챙겨 보는 편인데요.

그것이 현장과 좀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시 툭타미셰바 경기 직관으로 돌아오자면,

뚝따미셰바가 링크에 들어서자,

빙판이 정말 넓게 느껴지더군요.


나중에 참고하고 싶어서, 연사 기능을 사용해서 뚝따미쉐바의 트리플 플립 점프와 연결동작을 연속촬영으로 찍어 봤습니다.

연사로 찍은 사진을 다시 간격을 딜레이시켜 이어 붙여 gif animation으로 만들어 보았는데요.

광고판과 비교하면서

비거리와 점프 높이를 방송 동영상 보다 더 확실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뚝따미쉐바 2011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프로그램 트리플 플립 연사 사진


다른 점프도 사실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영상으로는 찍지는 않았는데요.

점프 비거리가 부족하고, 폴짝 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링크 커버리지는 관중들 대다수가 지적할 정도로 상당히 제한되었습니다.



결국 링크 커버리지의 부족과 점프 비거리의 부족이 기술적 완성도에서 벌어놓은 점수를

프로그램 완성도 면에서 많이 깎아 먹는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습니다.

즉 탑여싱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 카리스마와 링크 장악력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가 직접 찍은 뚝따미쉐바 2011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프로그램 마지막 장면입니다.


관중들의 반응은 생각보다는 호의적이었습니다.

캐나다 관중들이 워낙 나이스하기도 하고,

별다른 문제 없이 프로그램을 마쳤고, 점프에서도 결정적 결점이 없어,

쇼트의 선전을 바탕으로 스케이트 캐나다의 우승자로 거의 결정되었으니까요.

그리고 결국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스즈키 아키코와 애슐리 와그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합니다.




ISU Bio에 의하면 뚝따미쉐바 선수의 키가 156cm로 나와있는데, 사실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작은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툭타미셰바가 스즈키 아키코와 애슐리 와그너의 눈 밑에 오는데요. ISU Bio에 의하면 스즈키 아키코와 애슐리 와그너 모두 160cm 입니다. 9개월 정도 지났으니 조금 더 컸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직 많이 작지요.

하지만, 상당수 관중들은 여전히 "tiny" 혹은 "jumping machine"이라고 표현하더군요.

한마디로 "잘했으나 감동적이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정해져 있는 루틴을 수행하는 듯한 뚝따미쉐바의 프로그램이 북미 관중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듯 했습니다.


뚝따미쉐바의 이번에 새로 공개된 프로그램을 좀더 멀리서

줌을 적게 쓰고 찍은 팬캠 영상이 있는데요.

처음에 봤던 영상과 좀더 다른 느낌이 들 것입니다.


뚝타미쉐바 롱샷 팬캠 SP The Summer of '42


뚝따미쉐바 롱샷 팬캠 FS (데이비드 윌슨 안무)


위 영상에서도 보이듯이,

링크 커버리지는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개선되었지만

아직은 좀 버거워 보입니다.

물론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는 시즌 초임을 감안해야겠지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보여줬던

뚝따미쉐바의 단점들은 사실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뚝따미쉐바의 프로그램 중 특히

프리 프로그램을 맡은 데이비드 윌슨의 안무는

조그마한 동작들과 세부 안무들이 조금씩 조금씩 촘촘히 쌓여서

그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안무입니다.


시그니처 같은 동작들로 방점을 찍어주거나 직접적으로 주제를

언급하는 안무들이 아닌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시즌 뚝따미셰바가 프리 프로그램으로

윌슨을 안무가로 선택한 것은

과감한/위험한 선택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판단하기는 이르나,

소치 올림픽을 1년 8개월 앞둔 지금 (벌써 이렇게 다가왔네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돌아오는 것도 없기 때문에,

미쉰이 던진 승부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이번 시즌 탐 딕슨과 데이비드 윌슨의 안무로

탑 시니어 여싱으로의 성숙함을 호소한 후

이것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않으면,

아마도 다음 시즌에는 결국 트리플 악셀을 들고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현재 트리플 악셀을 연습하고 있는 주니어 탑 여싱은

하니스를 이용한 그레이시 골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정도입니다.

이중에 소트니코바는 그 성공률이 낮아서 본인도 좀 회의적인 분위기였구요.

리프니츠카야는 지난 주니어 월드까지는 트리플 악셀을 연습 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관련 포스팅 링크: 주니어 월드 여자 싱글 기자회견


여하튼 이번 시즌 미쉰의 선택과 그 결과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스케이트 캐나다 첫 출전에서 볼 수 있겠지요.


그 곳에는 미국 팬들이 너무나도 아끼는

그레이시 골드가 출전할 예정입니다.

관련 포스팅: 피겨 포럼에서 통하는 영어 "GOLD Fever" part 1


그레이시 골드는 어떠한 안무와 전략으로

뚝따미쉐바에 맞서 시니어 첫 시즌을 시작하게 될까요?

관련 포스팅: 2012-2013 피겨 그랑프리 일정 및 관전 포인트


2012 스케이트 캐나다는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열립니다.

2013년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이고.

미국 디트로이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곳은

그레이시 골드의 홈 링크와 다름없습니다.


시즌 개막이 기다려집니다.


* 과연 뜰까? 다음 편은

시즌 프로그램이 먼저 뜨는 순서에 의해

그레이시 골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혹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중에

한명이 될 듯 합니다.


보너스 관련포스팅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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