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와그너 Ashley Wagner는 지난 7월 이번 시즌 선곡을 발표했는데요.

선곡을 소개하지 않은 것 같아 늦게나마

소개할까 합니다.


쇼트는 핑크 프로이드 Pink Floyd의 "Shine on you crazy Diamonds" (안무 셰린 본)

프리는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Sergei Prokofiev의 "로미오와 줄리엣"(안무 데이비드 윌슨)

입니다.


와그너는 지난 두시즌 동안 

2011-12 쇼트 "폴락" 프리 "블랙스완" 

2012-13 쇼트 "레드 바이올린"프리 "삼손과 데릴라"를 통해

그녀를 탑싱으로 도약하게 했던 안무가 필립 밀즈 Phillip Mills를 떠나,


2011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경기 모습


2013 세계선수권 쇼트, 프리 경기 모습


이번 시즌 셰린 본 Shae-Lynn Bourne과 데이비드 윌슨 David Wilson에게 안무를 맡겼습니다.


와그너는 올림픽 시즌을 맞이하며 안무가 이외에도 코치에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우선 존 닉스 John Nicks코치가 고령을 이유로 더이상 컴피에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한후

컴피에 동행할 코치를 찾아야 햇는데요.



2013 세계선수권 공식연습에서의 존 닉스 코치와 애슐리 와그너


와그너는 라파엘 아르투니안 Rafael Arutyunyan을 컴피 코치로 선정

닉스와 아르투니안을 오가며 공동으로 코치를 받고 있습니다.


코치의 변화와 함께

2시즌 동안 단순히 안무에만 머무르지 않고, 

코치를 같이 겸하며 시즌내내 프로그램 표현과 구성을 다듬어주었던 

필립 밀즈의 빈자리가 이번 시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쇼트음악 핑크 플로이드 "Shine on you Crazy Diamonds"

피겨에서는 미국의 페어팀 교코 이나 & 존 짐머만의 페어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전위적인 Progressive Rock을 셰린 본은 과연 

와그너를 통해 어떻게 표현해낼까요?


알란 파커 Alan Parker 감독에 의해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The Wall"이 충격적인 영화로 재탄생했듯이?

아니면 그냥 Another Brick in the Ice가 될까요?


셰린 본의 핑크 플로이드 안무가 

이 단편영화를 본후 더욱 기대가 됩니다. (셰린본의 남편인 보단 튜록이 촬영, 작곡, 감독 햇습니다. 르네상스 맨이네요.)



프리 음악은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인데요.

발레 공연을 링크합니다. 


어느 부분이 쓰일지는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사용한 

피겨 스케이팅 영상을 보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와그너가 이번 시즌 프리 음악으로 선택한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사용한 피겨 프로그램 영상을 링크해봤습니다.




사실 "로메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 

피겨 스케이팅에서 한종류가 아닌 여러종류의 사골국인데요.

피겨 스케이팅에서만 그런것도 아닙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라인은

작곡가, 영화 감독들에게도 매력적인 소재여서,

여러 버젼의 영화, 뮤지컬, 발레 등이 만들어졌고

이에 따라 음악도 다양합니다.


사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쓰여진 배경 자체가

이야기가 지닌 플롯의 힘을 보여주는데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알고 있는 스토리 라인은

영국시인 아서 브룩 Arthur Brooke 의 이야기 시 "The Tragical History of Romeus and Juliet"에서

셰익스피어가 영감을 받아 플롯을 확장한 것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아서 브룩의 시도 이태리의 마테오 반델로 Matteo Bandello가 지은 이야기를 번안한 것입니다.

난데 없이 등장하는 이태리 베로나라는 배경이 그래서 등장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계속 번안되고 재창작된다는 것은 다시 이야기하자면 

그만큼 호소력이 짙은 플롯이라는 반증이겠죠.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당시, 몇세기 동안 유럽 전역에 영향을 준 

르네상스의 선두주자 이탈리아의 회화, 음악, 문학, 건축의 전방위적인 영향은 영국에도 여전히 엄청났는데,

사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들뿐만 아니라 소네트도 이탈리아의 시형식인 소네트를 빌려와서 발전/표절/번안 한 것입니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인도인에게 황당하기 그지 없을) 셰익스피어도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당시 주변의 언어였던) 영어로 번역된 이탈리아 문학작품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자신의 창작물로 재탄생시키려고 도전했던 변방의 루키였던것이죠.

사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역시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에 대한 모방과 재생(renaissance)에서 출발했던 것이고...

고대 그리스 문화 역시 이른바 동방 문화 (페르시아, 바빌로니아)에 대한 모방/저항에서 출발...(끝이 없군요....)


다시 피겨 스케이팅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짧은 시간안에 내러티브를 전달하고 역동적인 스케이팅을 보여주어야 하는

피겨 스케이터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강렬한 플롯과 선율을 마다했을리 없습니다.

여러 다양한 "로미오와 줄리엣" 음악들이 

빙판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변주, 재탄생해왔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사용된 곡들을 보면,

클래식에서는 위에서 링크했듯이 이번에 와그너가 사용하는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곡이 있고 (볼로소자/트란코프, 아니시나/페제라)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서곡 도 있습니다. (고르디예바 / 그린코프, 엘레나 소콜로바, 일리아 쿨릭 등)


영화음악 역시

프랑코 제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1968)

(샤샤 코헨, 크리스티 야마구치, 최근에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줄리엣"(1996)의 음악이 

(하뉴 유주르가 11-12시즌에 썼는데, 이번 시즌에는 프랑코 제퍼렐리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사용)

스케이터들을 통해서 표현되었습니다.


비록 태양아래 새로운 것은 없지만

예술은 항상 기존의 관습을 깨고 재탄생을 거듭해 왔습니다.


번안된 시를 바탕으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탄생했듯이.

그리고 어느새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일컬어지듯이...

내러티브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주인이 바뀌어 왔습니다.

바로 그 당시의 교감과 감동의 순간만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뿐이죠.


이렇게 많은 명프로그램이 있지만,

이번 시즌 데이비드 윌슨의 안무와 와그너의 몸짓을 통해

다시한번 멋진 "로미오와 줄리엣" 프로그램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참고로 The Skating Lesson과의 인터뷰에서 애슐리 와그너는

(상투적인) 죽는 장면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만...8월 25일 올라온 The Skating Lesson에 의하면 

와그너는 인터뷰후 절친인 아담 리폰과 상의 한 후

결국 죽는것으로 마음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컨셉은 "침실의 줄리엣"





2013 세계선수권 공식연습

2013 세계선수권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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