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 세계선수권에 다녀와서

김연아 선수와 김진서 선수가 출전한 경기와 

갈라연습 및 갈라

그리고 캐나다 관전 문화에 대해서는 직관기를 통해

이미 포스팅한 바 있는데요.


정작 각 종목별 경기 영상과 결과에 대해 

다른 대회와 달리 정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가지 못한 그랑프리 시리즈보다 

더 적은 정보가 있는 셈인데요...

언젠가는 올려야지 하면서도 계속 미루고 있었네요.


3개월이 지나서 하려니, 시간이 지나 그 때의 느낌을 많이 잊어버리기도 했고,

4종목의 쇼트, 프리, 합계 8개의 포스팅을 동시에 하는 것도 쉽지 않아 

엄두가 안나더군요.

그렇다고 하나씩 하다보면 한두개 하다 지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기기는 해야겠는데, 

개인적인 일도 있고 해서 시작이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소박하게 일단 영상과 결과만 링크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대회 기간 중에 남겼던

저의 트위터도 참고하고, 중간중간 생각이 날 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와 

정리해 놓은 사진들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실질적인 시즌 시작인 8월초의 주니어 선발전 전까지는 꾸준히 업데이트 할 생각입니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공식연습과 시상식에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공식연습은 경기 당일 관중들에게 보여지는 퍼포먼스 너머의

세계적인 스케이터들의 매일매일의 노력과 그들의 숨겨진 실력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 기회였습니다.

공식연습은 시상식과 위너스 랩에서 느끼는 그 환희들이 시작되는 대회이전의 대회였던 것이죠.


그래서 다른 대회와 달리 

공식연습과 시상식을 각 종목별로 따로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제가 공식연습을 열심히 챙겨 보았던, 여자싱글과 아이스 댄스는 

제가 찍은 유튜브 영상과 경기 영상을 먼저 올려놓고, 

추후 많은 사진과 코멘트로 천천히 보충해가면서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반면 일부 선수의 공식연습만 보았던 남자와 공식연습을 보지 못한 페어는

아쉽게도 유튜브에서 발견한 다른 분들이 촬영한 영상을 링크하거나, 

제가 찍은 남싱 연습 사진들 정도 포스팅할 것 같네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2013 세계선수권 다시 돌아보기" 포스팅들은

완성된 형태의 포스팅이 아니라 

완성해가는 포스팅들입니다.


시즌 시작하기 전에

가끔씩 다시 들어와 보세요.


페어, 남자, 아댄, 여싱의

공식연습, 쇼트, 프리, 시상식 포스팅 "초판"을 

21일(금) 동시에 발행합니다.

단 여싱 공식연습 초판이 아니라 업데이트 후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럼...

대회가 끝난지 3개월이 지나서야

갈라 직관 후기를 썼네요.

원래 계획은 남싱, 아댄, 페어도 써보려고 했는데,

나중에 시간 되면,(과연?) 후기까지는 아니고

경기영상과 직찍 사진을 첨부해서 간략하게 포스팅해볼게요....


그럼 마지막 후기 즐감해주세요...

_____________


프리 경기가 끝난 다음날

대회 마지막날인 3월  17일 오후에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 갈라는

인트로에서부터 관중석에 스케이터들이 깜짝 등장해

관중들을 즐겁게 해주었는데요.



저와 가까운 출구 쪽에서 등장했음에도

저는 갈라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막 복도에서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하던 중 

선수들이 단체로 퇴장하는 것만 봤습니다.


출연 대기 안하고 복도에서 뭐하는 것임? 

하고 어리둥절한 것은 잠시,

이게 왠 횡재냐...싶더군요.

페어에서 동메달을 딴 에릭 두하멜 선수와 시선이 마주쳐서 

Congratulation! 하고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고맙다고 환하게 웃더군요^^:


선수들이 퇴장한 후 관중석으로 올라 갔더니, 

"너 왜 늦게 왔어?, 조금 전에 선수들 다 인사했는데.."

"유나도 있었다~~~"


이런...쯔업...

조금 전 연아는 못봤는데..

어쩐지 운이 좋더라니...왜 눈앞의 연아를 못보니..왜 연아를 못보니...


여하간 인트로를 놓친 것이 좀 아쉬었지만,

그래도 많이 안 늦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몇 장 더 챙긴 갈라 프로그램 순서지를 옆의 관중들에게 드렸습니다.


이날이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축제일인

Saint Patrick's day 성 패트릭 데이라 

런던은 이미 축제 분위기.

갈라에 온 관중들 중에는 녹색 모자를 쓰고, 녹색으로 치장한 관중들도 있었습니다.



이제 월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축제,

갈라가 시작되었습니다.


대회소식지인 Daily Spin에는 

갈라 프로그램 순서가 소개되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각 부문별 성적의 역순으로 갈라 영상을 링크해 봤습니다.

즐감하세요.


페어 Pairs











남자 싱글 Men










아이스 댄스









여자 싱글 Ladies











김연아 선수는

마이클 부블래의 "All of Me"에 맞추어

일명 "김래리"를 선보였는데요.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젊은 관중들이 마지막에 (이 때다 싶으면) 머리 풀면서 

여자로 변신하는 김래리의 모습이 Cool 하다고 좋아했어요.


김연아 Yuna Kim EX "All of Me"

CBC 버젼 & Kurt Browning 과의 인터뷰

Eurosports 버젼


피날레 Finale

SBS 버젼


산호초 님이 올리신 팬캠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찍은 직캠을 링크합니다.

배터리가 떨어져서 중간에 끊었다 찍었고, 

갈라 끝난 이후의 멘트도 다 찍지 못해서 좀 아쉽네요...


즐감하세요.



유튜브 영상 - 피날레 + 버츄/모이어 인사








이제 자리를 뜨면서

며칠동안 월드의 즐거움을 함께 나눈

저희 구역 캐나다 관중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이메일을 교환했습니다.


"연아가 오면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갈거에요."

"나도 디트로이트에 꼭 갈거야. 가게 되면 다시 보자고..lol"


갈라까지 끝나고 나니 이제 진짜 끝났구나 싶더군요.

아직도 마치 어제 같습니다.























* 유튜브에서 대회가 개막되기 바로 직전에 

김연아 선수의 팬이 올린 영상을 지금에야 발견했습니다.

마지막 세계선수권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종합선수권 프리 영상에 Tomorrow 음악을 덧붙힌 티저 영상입니다.

세계선수권 전에 봤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대회가 다 끝나고 후기를 정리한 후에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 이런 마음가짐이었지 하는...



오늘

기다리던 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의 티켓이 

오픈되었습니다.


연아 선수의 

7번째 새로운 시니어 시즌이자

마지막 시즌이

10월 24일 캐나다 세인트 존에서 시작됩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김연아 선수가 

행복한 스케이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 컴피 시즌을 응원합니다.

드디어 컴퓨터 하드에 몰아 놓았던 직캠 영상들 다 정리했네요.

원래는 색보정도 해보고, 편집도 하고, 흔들린 것도 보정하고 해서

잘 올려볼려고 했는데...


그러다가는 올댓쇼 시작할 때까지 못올릴거 같아서, 

그냥 파일명만 정리해서 올렸어요.

진작에 그럴걸...


유튜브에 올렸던 영상에 

사진을 좀더 정리해서 올리면서

갈라 연습의 소소한 이야기도 해보려고 합니다.


빵터지는 큰 건 없지만, 소소하니 그냥 올댓쇼까지는 버틸 수 있을 듯.

게을러서 지금에야 올렸지만, 재미있게 봤으면 싶네요.



김연아 선수의 모습, 위버 /포제, 카메렝고 코치, 리지준, 파이퍼 길레스 선수의 모습도 보이네요. 


각 부문 챔피언들을 차례로 소개하는 피날레 마지막을 연습 하고 있는 패트릭 챈


이번 시즌, 시즌 막바지에 급피치를 올린 케빈 레이놀즈의 웜업 장면


애슐리 와그너의 야망 성취는 올림픽 시즌으로 연기

버모네는 연습 때도 참 달달하더군....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계속하는지...

런던이 이들의 홈타운이라 그런지 서로 얼굴을 아는 친한 팬들도 많아서,  

연습도중 쉬는 시간에 사진도 찍고 싸인을 해주고 했습니다.

처음으로 월드 포디움에 오른 캐나다의 페어팀 메간 두하멜/에릭 래드포드 팀...

화려하지는 않지만, 피겨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의지가 언제봐도 훌륭한 팀입니다. 

역시 갈라 연습도 최선을 다해서 하더군요.

캐나다의 희망, 케이틀린 오스몬드의 갈라 연습

캐나다 아댄 케이틀린 위버/ 앤드류 포제, 

12월에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케이틀린은 3개월만에 복귀 월드에서 놀라운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갈라 연습은 대회 마지막날 3월 17일 오전에 있었습니다.

대략 3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요.

갈라 티켓을 가진 관중은 무료 입장이었습니다.

개인공연 연습을 제외하고 

피날레는 대략 1시간 남짓 연습한 것 같아요.


선수들이 컴피가 끝나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넘어지기도 잘하고,

그럴 때마다 서로 웃으면서 재미있게 진행되었습니다.


1부 선수들이 먼저 각자 공연할 갈라 프로그램을 런스루 했구요.

제일 마지막에 공연하는 피날레 프로그램을

1부 연습이 끝난 후, 2부에 출연할 선수들이 약간 일찍 도착해서 

같이 연습했어요.

김연아 선수 역시 챔피언들이 속한 2부에서 공연하게 되어

피날레 프로그램 연습서부터 합류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스 쇼도 많이 해보고 그래서인지

다들 안무 적응력들이 ㅎㄷㄷ 했습니다.


세계선수권 갈라 연습 영상은

피날레 직캠연습 영상을 시간 순서대로 링크해서,

영상 순서대로 따라 보면,

선수들 안무 익히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갈라 안무는 숀 소이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김연아 선수의 All of Me 갈라 연습 직캠도 링크했습니다.

즐감하세요.






다른 각도에서 산호초 횽이 찍은 갈라 피날레 연습 영상도 있네요.

(펌 금지로 되어 있어. 링크로 대신합니다.)

http://youtu.be/JoaPbnFokkA

http://youtu.be/ndbj9KA80lU


하이라이트 - 00:58 안무 맡은 숀 소이어와 이때다 싶으면 흥겨운 애슐리 와그너


하이라이트 - 00:19 연습 중에도 짬내서 연아와 사진찍는 리지준, 2:25 힙합 백스텝 밟는 연아


하이라이트 - 00:53 장난꾸러기 모스코비치 그리고 무어-타워스 1:00 출연진의 인사 연습에 적극 호응하는 관중들


하이라이트 - 작년 10월 타계한 캐나다 피겨의 전설 바바라 앤 스콧을 추모하는 피날레 인트로


처음에 등장하는 케이틀린 위버와 앤드류 포제의 다정한 표정. 그리고 마지막 챔피언들의 등장.





개구장이 남싱들


너무 짧은가요? 그래도 위버/포제의 달달한 포즈



All of Me 연습 전에 웜업하는 김연아 선수


김연아 Yuna Kim 갈라 연습 영상 EX practice "All of Me"  (+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 첫 부분)


All of Me 연습 영상을 보면

김연아 선수가 처음에 넘어졌을 때, 빙판위에 대자로 누워 있는 모습이 장난기가 가득합니다. 

관중들도 박수치고 좋아하는 모습도 흥겹구요.

이런것이 갈라 연습의 즐거움이 아닐지...


갈라 때 분위기 보면 

그 대회가

심판 판정이 어땠는지, 

수준이 어땠는지 느낌이 옵니다.

갈라 연습은 더욱 솔직한 것 같아요.


사실 저도 갈라 연습 직관은 처음이었는데.

깨알같은 재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영상올리면서 여기저기서 다시 발견하기도 했구요.

사진에서도 볼수 있었죠.


커트 브라우닝은 연습내내 후배 스케이터들을 챙겨주면서 농담을 건네는 등 

갈라연습의 익살스럽고 유쾌한 안주인 역할을 했습니다.




페르난데즈의 코믹 갈라에 "더 망가져" 류의 안무 조언도 해주고,

결국 갈라에서는 까메오로 등장하기로 했죠.


이러한 커트의 충고를 기꺼이 받아들인 

하비에르 페르난데즈는 더욱더 망가져서

갈라 연습동안 최고로 인기가 있었죠.





피날레 갈라 안무가를 맡은 캐나다 남싱 숀 소이어는

재치있는 안무를 소개하면서

시종일관 갈라 연습을 즐겁게 이끌어 갔습니다.





연습 중간에 잡담을 나누던 중

갑자기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미끄러지면서

넘어진 코스트너는 물론

연습하던 선수들이 함께 대박웃음을 터뜨리기도 했구요.








역시 아댄과 페어팀의 따끈따끈한 케미도 갈라내내 볼수 있었구요.










찍을 때는 아침도 대충 먹고 배고프고,

그리고 작은 액정 화면으로 봐서 잘 몰랐는데,

다시 보니,

연습보다 선수들끼리 즐겁게 장난 하는 모습들이 소소한 재미를 주네요,



벌서 3개월이나 되었네요...

재미있었는데...


갈라 피날레 직캠 영상도 곧 포스팅하겠습니다.

그럼...불타는 금요일 되세요...


ps.

보너스로 갈라 피날레 방송 영상 링크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연습한 것이죠^^:



김연아 선수 세계선수권 공식연습 직캠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식연습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써보고자 합니다.


제가 보았던 그리고 그 이전의 수많은

하나하나의 점프, 스텝, 스핀의 연습들이 없이는 

정직한 위너스랩과 시상식의 환희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김연아 선수 프리 직관 후기를 쓰면서

공식연습에 대해 썼던 글을 바탕으로

새로 추가한 영상을 보태어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공식연습은 아무래도 가까운 곳에서 선수들 연습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경기 때 못보던 여러 모습들을 보는 재미가 있고,

점프 컨시나 스텝과 활주 실력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운이 좋으면 연습이 끝난 후 싸인 받거나 사진을 찍을 기회도 있죠...)












최근에 세계선수권 직캠 영상들을 정리하면서 김연아 선수 영상을 올리다 보니

그 때 직관할 때 느꼈던 비현실감이 다시 느껴지더군요.


일단 컴피 경기나, 드레스 리허설과 달리 

공식 연습의 경우에는 음악의 도움이 없어

점프의 퀄리티 그리고 스트로킹의 스피드가 더욱 뚜렷이 드러납니다.





지난 8월말 주니어 그랑프리 레이크 플레시드 경기 직관을 갔을 때

경기가 끝난 다음날 

이준형 선수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때 김연아 선수의 점프에 대해서 잠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준형 선수가 대회중에 봤던 그 어떤 표정보다 더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말 연아누나는 대단해요...

태릉 링크에서 연습하는 것을 실제로 보면

제가 봤던 왠만한 남자 선수들보다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가 더 좋아요. 

기회되시면 실제로 꼭 보세요...진짜 차원이 달라요."


그리고 프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프리 프로그램 연습하는 것을 봤는데요...

이번 레미제라블 프리프로그램은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에요.

...피겨 역사에 남을거에요..."


이미 8월 말이었던 그 때 프리 프로그램의 안무와 점프 등은 거의 완성에 가까왔고,

그 이후는 더욱 완벽하게 하기 위한 기나긴 준비였던 셈인거죠...

완벽한 세계선수권 프리의 프로그램이 가능했던 이유이기도 하구요...


지난 종합선수권 대회 쇼트 웜업에서 

아이스 쇼가 아닌 컴피에서 뛸 점프를 처음 직접 볼 수 있었어요.



프리 웜업에서도 다시 한번 놀랬죠.


그래서 이후에 

저는 김연아 선수의 공식연습을 꼭 보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세계선수권에서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그리고 정말 원없이 본것 같아요. (하지만 3개월이 지나니 또다시 보고 싶군요...)


특히 놀라왔던 것은 점프의 퀄리티와 놀라운 컨시였습니다.


한마디로 비현실적입니다.

아주 쉽게 뛰는데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가 대단합니다.

김연아 선수의 점프를 누군가 폭주기관차라 표현했듯이

이러한 점프들을 

뛰려고 예고하는 필요없는 사전 동작없이 

(뛸거야...뛸거야...라는 의미로 영어로는 telegraph 라 표현하더군요.)

스피드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뛰어오르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프리 로테 없이 공중에서 회전을 꽉 채워 도는 딜레이드 점프라 

더욱 다른 선수들의 점프와 확연히 달라 보이더군요.


결국, 김연아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단 한번 마지막 런스루에서 트리플 살코를 더블 처리한 것을 빼고는,

모든 공식연습의 런스루와 쇼트, 프리 프로그램에서 그 많은 점프를 클린했습니다.

쇼트에서 심판이 클린하지 못했을 뿐이죠.


직캠에서 잡히는 것이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더욱더 대단했습니다.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한 공식연습 첫날 아쉽게도

저녁 연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곧 보게될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상상해 보았죠.



다음 날에는 쇼트 연습 대신

프리 연습에 집중했는데요. 역시 점프의 컨시가 대단했죠.

그리고 런스루를 조금 찍을 수 있었습니다.


자다깨서 눈이 부은 김연아 선수는 시차 적응이 안되어 졸음이 가득한채로도 모든 점프를 랜딩했습니다.




3월 12일 공식연습 후 SBS 생생영상 인터뷰 



공식연습 2일째 이후 부터는 쇼트 프로그램 키스 오브 뱀파이어를 연습했습니다.

저는 찍지 못했지만 유튜브에서 몇몇 영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쇼트 드레스 리허설 영상도 찾았습니다. (산호초횽 촬영)


프리 연습 영상들도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3월 11일 첫 공식연습 영상


3월 15일 오전 연습영상 - 유일하게 점프를 생략한 연습이었습니다.



3월 15일 오후 연습 영상



특히 쇼트 경기의 말도 안되는 플립 엣지 판정이 있고 난 후

다음날인 15일 저녁의 런스루와 연습에서 

김연아 선수는 트리플 플립을 보란듯이 깔끔한 엣지로 여러번 뛰었죠.

지난 종합선수권 쇼트에서 바로 제 앞에서 뛰었던 그 즉석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처럼

모든 엣지는 정확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프리 경기가 있던 16일,

이른 아침에 긴장된 마음가짐으로 드레스 리허설을 보러 갔습니다.

마지막 공식연습이 열린

버드와이저 가든 링크에 자리들이 많이 남아

제가 경기를 보는 곳과 일부러 반대편 쪽에 앉아서 공식연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웜업하면서 스트로킹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구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점프 연습에 들어갑니다.


대회 기간 내내 김연아 선수의 공식 연습에서 보여준 점프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9번의 공식연습 중 8번 참가, 런스루에서 시도한 모든 점프를 랜딩했습니다.

8번의 런스루 중 쇼트가 끝난 다음날 오전의 런스루에서만 점프를 생략했을 뿐

김연아 선수는 모든 런스루에서 실전과 동일하게 점프를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점프들을 압도적인 비거리와 높이로 깔끔하게 착지했습니다.

(단 8번의 런스루 중 진로가 가로막혀 더블 악셀 점프를 뛰지 않은 것이 한번 있었고, 

트리플 살코를 더블로 뛴적이 한번 있을 뿐입니다.)


저는 총 6번의 런스루와 연습을 실제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평생 볼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점프를 원없이 봤는데요.

너무나 쉽게 대단한 비거리와 높이로 

딜레이드 점프를 뛰는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점프를 보고 있으면,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같은 트리플 점프라고 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지막 공식연습에서 담은 김연아 선수의 점프 직캠들입니다.

높이와 비거리를 담은 딜레이트 점프를 감상하시죠.


김연아 선수가 주니어 시절 뛰었던,

영상으로는 존재하지 않고 프로토콜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3Lz+3T를 올림픽 시즌 3+3 점프로 들고 나왔을 때의 그 통쾌함과 충격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리고 언제 봐도 시원한 트리플 럿츠


더블 악셀 점프의 횟수를 2회로 줄이는 

규칙이 생겨, 더이상 컴피에서 볼 수 없게 된 2A+3T+2T를 

연습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여유있는 중간의 트리플 토가 놀라우면서 반가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드레스 리허설

레미제라블 음악에 경기전 마지막으로 루틴을 수행합니다.


SBS 생생 영상 드레스 리허설


스트로킹과 스텝의 엣지와 스피드를 직캠을 통해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선수와 비교할 때 그 스피드는 더욱 확연히 차이가 났죠.



모든 공식연습이 끝나고 이제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남은 것은 프리 경기 뿐.


실전에서조차 모든 점프를 너무나도 가볍게 뛰는 김연아 선수의 실력은

손동작 하나에도 음악의 흐름에 맞추어 안무를 선보이는 감각은

연습에서조차 하나의 점프도 한번의 스트로킹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일 것입니다.



제가 본 것은

김연아 선수가 그동안 빙판위에서 스케이팅한 

수많은 날들에 비하면

아주 잠간의 순간이었겠죠.



그 수많은 순간들이 추운 빙판 위에서 오랜시간 쌓이고 쌓여

그 날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에 남을

레미제라블의 손동작 하나, 점프 랜딩하나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정직한 스케이팅이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스케이터만이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진정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습니다.


가슴뛰던 프리 경기가 끝나고,

그 다음날인 3월 17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아침에 갈라 연습 그리고 오후에는 프리 스몰메달 세레머니와 갈라가 있었어요.


스몰메달 세레머니

쇼트와 프리 경기를 하는 피겨 스케이팅에서

각 경기의 순위에 따라 메달을 수여하는 피겨 스케이팅만의

독특한 이벤트입니다.


각 경기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으나,

종합 점수에서 떨어져 포디움에 못든 선수를 위로하는 역할도 하죠.


갈라 연습이 끝난 후 점심에 프리 경기 스몰메달 세레머니가 열렸습니다.

쇼트는 스몰 메달 세레머니를 놓쳤지만, 프리는 볼수 있었죠.

점수배점이 많은 프리의 경우 대개

포디움 선수들과 거의 일치합니다.


이번 아댄과 여자싱글 프리 스몰메달 세레머니 참가자들은

최종 포디움과 같았어요.


우선 아이스 댄스 스몰메달 세레머니가 먼저 열렸는데요.

세레머니가 열린 곳은

버드와이저 링크 옆에 있는 광장에 천막으로 지은 스케이트 캐나다 하우스였어요.

이 곳에서는 간단하게 음식도 시켜먹고, 맥주도 마실수 있게 되어 있는데요.

중간 중간 엘리자베스 맨리가 사회를 맡아 대회 기간 중 피겨 선수들의 인터뷰도 진행하고

레전드 들과 토크를 하기도 했죠.

캐나다 피겨 커뮤니티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한 공간이었습니다.


밤에 찍은 광장의 이벤트 텐트들. 사진 왼쪽이 스케이트 캐나다 하우스. 다른 곳에서는 스케이트 전시 판매, 지역 홍보 행사 등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제일왼쪽 1988년 캘거리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 엘리자베스 맨리


그런데, 안전상 이 곳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수가 제한되어 있어,

도착했을 때 기다려야 했는데요.


제 앞에 5명이나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아이스 댄스 세레머니가 끝나가고 있었어요.

안에서 사람이 나와야 그 숫자 만큼 들어갈수 있기 때문에,

못들어가면 어떻게 하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음이 여자 싱글 세레머니라 사람들이 나올 것 같지 않았거든요.


한두명씩 나오고 드디어 제 차례.

다행히도 아이스 댄싱 선수들의 인터뷰가 시작될 때

저도 들어갈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은메달을 차지한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금메달리스트 찰리 화이트/메릴 데이비스, 그리고 처음으로 월드 포디움에 오른 러시아의 아댄팀 예카테리나 보브로바 / 드미트리 솔로비예프.


테사 버츄는 자신의 홈타운에서 경기를 하게 되어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구요.

테사에 대해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옆집 소녀" (next door girl) 스타일의 미인이라는 건데요...

우리 동네에 아무리 둘러봐도 도대체 테사 같은 여자 사람이 어디있다고...

그 동네 좀 알려달라는...


예카테리나 보브로바는 한가지 비밀을 밝혔는데요. 

아버지가 버모네와 찰메네의 열렬한 팬이라고 합니다... 

정작 딸의 경기에는 관심이 없다고...개그 작렬...ㅋㅋㅋ


아댄선수들은 경기영상으로 봐도 훈남훈녀이지만, 

실제로 보면 키도 크고 워낙 스타일들이 좋아서 운동복 입고 다녀도 정말 외모들이 ㅎㄷㄷ합니다. 

특히 예카테리나 보브로바와 리투아니아 아댄팀 이사벨라 토비아스가 사진이 잘 안 받는 스타일인데요.

두 선수는 실물로 보니 미모가 폭발하더라는...


그리고 드디어 여자 프리 경기 세레모니가 열렸습니다.


우선 프리 경기 스몰메달 세레모니 영상입니다.

프리 경기 성적에 따라

김연아, 아사다 마오,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수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수상소감이 이어졌습니다.


수상 소감은 그리 길지는 않았는데요.


김연아 선수가

Hi everyone.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라고 인사를 하자.

관중들이 환호를 보내었구요. 

이번 주 캐나다에서 (월드에) 컴백하게 되었고,

다시 캐나다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한후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코스트너 선수는 이번 주의 기쁜 경험들에 감사하고.

다른 스케이터에게들에게도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사다 마오 선수 역시

성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 한 후,

대회를 잘 마쳐서 기쁘다고 했습니다.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선수들 모두 환한 얼굴로 즐겁게 세레모니에 참석했습니다.


사진 몇장 첨부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세계선수권 포스팅을 합니다.

김진서 선수의 쇼트 경기 사진을 미리 올려놓았는데요.

좀더 상세하게 그날 직관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벌써 1달이 지난 경기지만, 그래도 조금씩 기억을 살려서 이야기해볼게요.

김진서 선수의 첫 시니어 세계선수권 경기는

3월 13일 오후에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오프닝 세레모니를 마친 이후였죠.


몇주 전 부상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터라

공식연습에서도 그렇고,

이번 경기에서도 부상없이 무사히 마치기만을 바랬습니다.


하지만 쇼트 당일 웜업에 들어선 김진서 선수의 모습을 보니 또 기대가 되더군요.


사실 공식연습에서

가끔 부상당한 곳이 아픈듯 어깨를 자주 돌렸지만,

점프의 컨시는 꽤 괜찮았습니다.


3월 12일,

점심에는 메인링크에서 쇼트를

밤 10시부터 보조링크에서 프리를 런스루 및 연습했는데요.

쇼트 런스루에서는 마지막 콤비네이션 점프의 연결토룹에서 스텝 아웃 했지만,

트리플 악셀을 포함한 나머지 점프를 모두 무난하게 랜딩했습니다.


 

같은 공식연습 그룹에 속한 하비에르 페르난데즈 선수 그리고 그 뒤로 김진서 선수의 모습이 보이네요.

 

밤10시부터 마지막 그룹으로 나선 보조링크에서의 연습에서는

김진서 선수가 속한 그룹 선수들이 김진서 선수를 제외하고 모두 불참해서

홀로 런스루와 웜업을 하는 의도하지 않은 1인 대관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시 10명 정도되던 관중들은 김진서 선수 런스루시 7명으로 줄었는데요.

그나마 이중 한명은 진서선수 어머니, 그리고 한명은 저였습니다.

 

프리 프로그램 런스루에서 첫 트리플 악셀을 싱글로 팝했으나

두번째 트리플 악셀을 랜딩했고,

트리플 점프 하나를 놓친 것 말고는 대부분의 점프를 성공하였습니다.

 

 

 

 

7명의 관중을 위한 런스루 후의 인사, 7명의 관중들 앞에서였지만 김진서 선수는 모든 점프와 안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관중들은 모든 점프에 박수를 치며 답례를 했습니다.


이제 남자 쇼트가 열리는 3월 13일 오후,

어느새 정빙이 끝나고...



경기가 시작됩니다.

1그룹 첫번째 선수로 카자흐스탄의 아브잘 라킴가리예프 선수가 나옵니다.



첫 그룹의 선수들은 큰 대회라 그런지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4대륙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던 필리핀의 크리스토퍼 칼루자 선수는 

50점이 안되는 점수를 기록했고,



유럽선수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오스트리아의 빅토르 파이퍼 선수도 시즌 베스트를 깨지 못하고 64.10을 기록합니다.



2그룹 첫번째 선수인 벨라루시의 파벨 이그나텐코 선수는 기권을 합니다.

2그룹 경기가 끝난 현재 60점 미만의 선수는 기권포함 6명.


이제 3그룹 경기가 시작됩니다.

김진서 선수는 3번째 순서

이제 김진서 선수가 나섭니다.

대담한 자세로 온몸을 던지며 경기에 임하는 선수라

(부상에 대한) 걱정 반 (성적에 대한) 기대 반이었죠.

이번 쇼트의 첫번째 목표는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 경기 진출

이른바 프리컷 통과였습니다.


16세 소년은 그렇게 시니어 월드의 첫 활주를 시작합니다.




SBS 버젼

캐나다 CBC 버젼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좋은 높이로 랜딩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점프 트리플 럿츠도 랜딩합니다.


스텝 시퀀스에서 김진서 선수는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었고,

관중들은 박수로 리듬을 맞추어줍니다.


마지막 점프, 

콤비점프의 첫 점프 트리플 토를 랜딩합니다. 

랜딩이 약간 밀렸지만, 후속 점프로 트리플 토를 패기있게 붙입니다.

"앗~~~" 랜딩에 성공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때 다리를 빼기 전 넘어집니다.

"어휴...."

경기를 보던 저는 아쉬움의 탄성을 내뱉으며 머리를 감싸쥡니다.


하지만 김진서 선수는 재빨리 일어나 다음 안무를 수행해 나가더군요.





경기가 끝나고 관중들의 환호가 나옵니다.

그렇게 시니어 월드의 첫 경기를 마칩니다.




60.75의 점수. 

지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특히 쇼트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어 

ISU 퍼스널 베스트를 세웠지만,

지난 NRW 트로피와 국내 대회에서의 성적보다는 낮은 점수입니다.


저는 대회 소식지에 있는 남자 쇼트 엔트리에 

계속 다음 선수들의 성적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김진서 선수보다 성적이 낮은 선수는 8명

이후에 3명의 선수가 60.75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면

김진서 선수는 프리 경기에 진출합니다.


대회 소식지 Daily Spin 지금 보니 프랑스어 버젼이었네요...


(나중에 영상을 보니)

키스 앤 크라이에서 점수를 기다리며

"아 끝났다"라고 김진서 선수가 말하자,

류종현 코치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뭐가 끝나..이 사람아, (프리 경기에서) 또 한번 타야지"


아쉽게도 류종현 코치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60.75로 쇼트 26위. 24명이 진출하는 프리컷에 2위 모자른 순위였습니다.

24위와는 단 1.13 차이.


마지막 점프에서 넘어지지만 않았다면, 프리컷을 통과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번 세계선수권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경기라서 더욱 아쉬웠습니다.


김진서 선수의 쇼트 경기가 끝난 후 제 옆자리에 있던 캐나다 관중에게

김진서 선수가 16살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He has a bright future" (창창한 미래가 있네)

라고 놀라워하더군요.

....


이틀이 지난 후 저녁, 보조링크에서

김연아 선수의 연습을 응원하기 위해 온

김진서 선수를 볼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프리컷에서 탈락했지만, 역시 밝은 표정이라 마음이 놓였습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요.




제가 구독중인 피겨 스케이팅 잡지인

International Figure Skating 6월호가 세계선수권 특집이었습니다.


물론 이번 커버스토리는 김연아 선수였구요...


이 잡지의 마지막 부분에 김진서 선수에 관한 짧막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최연장자와 최연소자의 나이차이를 강조하며,

바로 이번 대회 최연소 남자 선수로 김진서 선수의 이름이 실렸습니다.

페이지를 첨부합니다.



오랜만에 세계선수권 이야기를 다시 씁니다.

 

어쩌면 피겨 스케이팅 자체 보다도 캐나다의 피겨팬들을 좀더 알게 되면서 나누었던 대화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우리가 야구를 보듯이 

캐나다에서 즐기는 피겨 스케이팅 문화라는 것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맥주도 마시고, 쉬는 시간에 간식도 사먹으며

무엇보다도 대회 자체를 즐기는 것이 보기 좋았어요.




사실 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나 캐나다 내셔널에 가면,

친절한 올드팬들 옆에 앉게 될 경우,

같이 피겨 스케이팅 이야기를 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죠.

 

제가 처음 갔던 201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도

제 오른쪽에 앉았던 마이라 이모님(호칭이 좀 어색?)과

왼쪽에 앉았던 메리 할머님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2011 스케이트 캐나다는 토론토와 붙어 있는 미시사가라는 도시에서 열렸는데요.

처음 갔던 국제 대회였지만, 그 곳에 사시는 두분 덕분에 아주 즐겁게 경기를 봤습니다.

 

마이라 이모님은 5년간 저축을 해서 밴쿠버 올림픽에 가셨던 열혈 피겨팬이셨는데,

지갑에서 밴쿠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표를 꺼내서 보여주셨어요.

김연아 선수의 "그 경기"를 봤다고 하시면서...


 

메리 할머님 역시 2009년 LA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 대회에 다녀온 열혈 피겨팬이였습니다.

LA 월드때 한국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었다고 하시면서

김연아 선수 프로그램이 정말 좋았다고 하시더군요.

한국에서 왔냐고 해서 그렇다고 하고,

제 이름을 알려 드렸더니, 발음해 보시고,

한국어를 할줄 몰라서 정확히 발음 못해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제이름은 발음이 좀 어렵다고 대답해드렸죠.


2011년 가을에 이 두 분은 벌써

2013 런던 세계선수권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세계선수권 예매를 빨리 해야된다고

경기장이 작아서 빨리 매진될 거라고 충고 해주셨어요.

토론토에 사는 사람들이 다 노리고 있을 거라고...

참고로 온타리오주 런던은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도 두분다 관중석 어딘가에 계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운좋게도 제 주변의 관중들 덕에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저는 대회 직전에 올이벤트 티켓을 

토론토에 사는 캐나다 피겨팬으로부터 사게 되었는데요.

티켓 오픈 초반에 올이벤트 티켓으로 판매한 자리들이라 그런지,

제 주변 관중들은 대부분 캐나다 현지의 열성 피겨팬들이었고,

지정석이라 5일 연속으로 같이 앉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관중들을 계속 보게 되었고, 

특히 여자 쇼트 경기에서 김연아 선수 배너를 들고 

같이 응원하게 되면서 부터 이들과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더 많이 할수 있었어요.



제가 공식연습을 보느라 1그룹 경기들을 빼먹고 도착하면,

모두 이미 도착해서 경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너 어디갔었어?" "왜 지금 오니?" "너 OOO 경기 놓쳤어...죽였는데..."

등등의 싫지 않은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정빙 시간동안 이들에게 공식 연습 리포팅을 간략하게 했죠.


쇼트 다음날,

지난 여자 쇼트 경기에서 배너를 같이 든 것이

한국 뉴스에 나왔다고 하니 많이들 좋아해주셨어요.

관련포스팅: 세계선수권 김연아 선수 쇼트 직관기 - 관중들은 알고 있다.



차츰 더 친해지면서 알게 된 제 구역 캐나다 관중들의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열정과 식견은 대단했습니다.

 


제 앞에서 플랭카드를 흔들었던 

열혈 젊은 피겨팬은 알고보니 스카티시 하이랜드 댄스 컴피티션에 출전하는 

전직 댄스 선수들이었습니다.

어쩐지 인터미션 시간에 강남 스타일이 나올 때 move 가 심상치 않더라니...

저도 스카티시 하이랜드 댄스를 이들을 통해서 알게되었는데요.

스코트랜드의 민속 댄스로 매년 스코틀랜드에서 세계대회가 열리는 컴피티션 댄스로

발레와 댄스가 혼합된 댄스로 고도의 훈련과 노력이 필요한 댄스 컴피티션이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대회에서 점프와 안무에 대한 이들의 식견은 놀라왔습니다.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 같았어요.

이들은 몇년전 캐나다를 대표해서 월드 챔피언쉽에 참석했구요.

관련해서 다큐멘터리와 세계선수권 장면을 담은 영상을 링크해봅니다.

 

 

특히 같이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저에게 보내준 

애슐리는 현재 하이랜드 댄스 코치를 하고 있고, 

국제심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선수로 활동할 때 월드 챔피언쉽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은 캐나다 서부 캘거리에 살고 있었는데,

두 친구와 이들의 어머니들이 

4년마다 피겨 세계선수권을 보러가기로 하고,

지난 2009년 LA 세계선수권 때부터 그 약속을 실행에 옮겼다고 합니다.

김연아 선수에게 이들이 열광했던 이유도 

바로 4년전 월드에서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를 직관한 관중들이었기 때문이죠.

이들은 4년이 지난 2013년 이번 세계선수권에 다시 온타리오주 런던에 오게 된 것이었어요.

말이 같은 캐나다지 사실 3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온 것이죠.

이번에는 안타깝게도 애슐리의 어머니는 몸이 안 좋아서 3명만 왔다고 합니다.



태극기를 흔들어 주셨던 제 앞열 왼쪽의

폴리와 친구분은 알고보니 몇년전 

아마츄어 싱크로나이즈드스케이팅 선수로 대회에 나갔던 분들이었습니다.

역시 사진을 보여주셨는데요.

내셔널 지역 예선에 출전한 기념사진의 16명의 선수들 중 

어떤 분인지 찍어야 해서 조금 어려웠지만...

(백인들이 아시안들을 쉽게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저도 몇년전에 찍은 사진에서 백인들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옆에 있던 애슐리가 여기있쟎아 하고 도와주어서

결국은 찾아내었습니다.)


이 분들도 정말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셨어요.

특히 아이스 댄스 경기가 있는 날은 

노란색의  Believe라는 단어가 써져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요.

이 티셔츠는 2010년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기원하며

캐나다 팬들이 입었던 티셔츠라고 하더군요.

테사 & 스캇의 경기가 다가오면서 관중들이 노란색 티셔츠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뒷줄에 앉았던 가족은

제가 지난 번 쇼트 관람기에서 이야기했듯이

딸이 프리 쥬베니엘 레벨의 꼬마 스케이터 였는데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도 참가했다고 하더군요.

김연아 선수가 아이돌이라고 해서,

김연아 선수 응원 손 배너를 드렸습니다.

이후에 답례로 패트릭 챈, 오스몬드, 테사버츄, 스캇 모이어의 얼굴을

출력한 응원 도구를 저에게 나눠주셨어요.


캐나다 관중에게 받은 스케이터 얼굴 응원도구와 캐나다 국기를 한 컷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딸  온 가족이 

2시간 거리인 윈저에서부터 경기를 보러 왔고,

어머니는 딸의 친구들인 화동들이 가까이 올 때마다 

화동들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을 하셨습니다.




저희 섹션 앞 쪽에 앉았던 8명의 관객은

Canadian Spec-Skaters라는 모임 분들이었어요.

분홍색 스웨터를 입고 다녀서 

일명 The Pink People 이라고도 불리는 분들입니다.

캐나다 선수들을 정말 열심히 응원 했는데요,

나중에 알고보니 1982년 스케이트 캐나다서부터 

캐나다에서 열린 그랑프리, 세계선수권 그리고 내셔널에 같이 응원을 다닌 모임이었어요.

지금까지 6개의 세계선수권을 포함한 31개의 대회를 관람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링크

http://www.cbc.ca/sports/figureskating/opinion/2013/03/figure-skating-superfans-span-the-globe.html

http://stubstory.com/world-figure-skating-championships-ottawa-1984/



출처 http://www.cbc.ca/sports/figureskating/opinion/2013/03/figure-skating-superfans-span-the-globe.html


작은 태극기를 흔들던 2줄 앞의 할머님은 미국에서 오신 피겨 스케이팅 팬이셨는데,

미국 국기는 물론 태극기 뿐만 아니라, 캐나다, 중국, 일본 등의 여러나라 국기를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미리 준비하셨다고 하더군요. 




 한편, 제 왼쪽 끝에 앉으셨던 할머님은 미국 대표를 역임한 피겨 스케이터였습니다.

은퇴후에는 심판으로 수십년 활동하셨구요.

남편분은 페어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캐나다에서 코치를 한 후 Hall of Fame에 들어간 분이셨구요. 

자리에 돌아오면 항상 여자 싱글 공식연습 런스루 상황을 물어보셨습니다.

제가 산 표는 이 할머니의 친구분에게 산 것이었더군요.


가장 인상에 남는 관객은 다름 아닌 제 오른쪽에 앉으셨던

노부부 피겨팬, 쟈넷레이 부부였습니다.

이들은 온타리오주의 끝에서 6시간 30분을 차를 몰고 오셨다고 했어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과 그리고 중동부에서 열린 

거의 대부분의 그랑프리와 내셔널을 같이 직관한 부부였어요.

두 부부는 대회내내 모든 참가선수의 점수를

엔트리가 안내된 daily spin이라는 대회 소식지에 성실하게 받아적으셨어요.

그리고 항상 제가 오면

이전 경기의 리포팅을 해주셨고,

저는 제가 본 공식연습을 리포팅 해드렸죠. 


자넷 이모님은 정말 대단한 피겨 스케이팅 팬이셨는데요.

상위권 거의 모든 선수들의 그랑프리 경기 결과와 시그니처 프로그램

그리고 이번 시즌 프로그램들을 알고 계셨어요.

또한 이번 대회에서도 4종목의 쇼트, 프리를

1그룹부터 한 선수도 빼놓지 않고 봐서

저를 놀라게 했죠.


중국의 송난이 나왔을 때 혼자말로 "송난"하고 말했더니, 

쟈넷 이모님이 그러시더군요.

Yup, in east Asia not Nan Song but Song Nan..right? Like Kim Yuna.

     Yup you are right!

맞아!!! 동아시아에서는 난송이라고 안 하고 송난이라고 하지? 그렇지? 김연아처럼?

   예...맞아요^^:


이후 제 한국 이름을 물어보신 후에는

저를 부를때 항상 또박또박 발음하며 이름을 불러주셨어요.


캐나다 관중들에게서 놀랐던 것은

스케이터들에 대한 따뜻한 성원과 애정이었습니다.

물론 자국 선수들에 대한 응원이 어디나 그렇듯 제일 중요했지만,

국적에 상관없이 좋은 경기를 한 선수들에게는 아낌 없이 기립박수를 보내었고,

점수가 마음에 안들면 심판들에게 야유를 퍼붓고는 했어요.


캐나다 팬들의 스케이팅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열렬한 아이스 댄스 팬들 답게

아이스 댄싱 쇼트 경기였습니다.


터키의 알리사 아가포노바/알퍼 우카르팀이 매력적인 경기에도 

낮은 점수를 받자 오랫동안 야유가 작렬했습니다.

키스앤 크라이에서 댄서들이 일어나서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더 힘찬 박수가 쏟아졌죠.


벨라루시의 빅토리아 카발리오바/유리 비엘리아예프 팀의 경기에서도 

경기가 끝난 후 장내 아나운서가 

이들이 비행기를 갈아타다 스케이트를 잃어버려 빌려서 탔다고 하자 

관중석에 파도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어요.

낮은점수가 나오자 다시 심판들에게 야유를 퍼부었죠.


두팀은 비록 마지막 등수를 나눠가지며 프리컷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관중들의 박수를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관중들은 난이도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한 선수들에게는 

어김없이 커다란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김진서 선수처럼 세계선수권에 처음 출전한 

선수들은 이들의 박수를 더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토마스 베르너의 경우처럼 아쉽게도 점프에서 실패했지만, 

최선을 다한 노장들에게도

올드팬들은 중간중간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특히 인생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데니스 텐의 프리 경기에는,

그 경기 결과에 따라 패트릭 챈의 우승이 날아갈 수 있음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제 구역의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주었어요.



그리고....

김연아 선수의 쇼트 경기와 프리 경기 때의 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이미 두번의 포스팅을 통해 소개해드렸던 것처럼,

말할나위 없이 최고였습니다...

관련포스팅: 세계선수권 김연아 선수 프리 직관기 - 언젠가 말하겠지, 그곳에 있었다고.



이들과 함께 5일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쏜살 같이 세계선수권이 끝나버렸습니다.

마지막날 갈라 공연이 끝나고 

며칠동안 축제를 같이 즐겼던 

저희 섹션의 관중들과 허그를 하면서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링크에서 다시 보자고...


5일의 월드를 같이 보낸 캐나다 피겨팬들에게 보낸 

저의 이메일은 이렇게 끝을 맺었어요.

You made my days in London.

런던에서의 즐거운 추억은 당신들 덕분입니다.




에필로그)


갈라가 끝나고, 이메일 주소를 주고 받았는데요.

대회가 끝나고 2주 정도 뒤에

세계선수권에서 배너를 들고 같이 찍은 사진과

한국 뉴스에 나온 저희 섹션 영상을 캡쳐해서

보내드렸어요.

 

김연아 선수가 오면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갈수도 있다고 했더니,

쟈넷 이모님은

이번에도 TV에서 김연아 배너를 따라가면 너를 볼 수 있는거니?

라고 답장을 주시면서, 디트로이트에는 못가지만

남편인 레이와 함께 내년 오타와에서 열리는 캐나다 내셔널 표를 예매할 예정이라고 했어요.

 

디트로이트에 가까운 곳에 사는 전직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터

폴리는 스케이트 아메리카 티켓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 피겨팬들에게서 부러웠던 점은

스케이팅에 대한 열정은 물론

자신의 선호에 대한 자신감이었습니다.

특히 독특한 시도에 대한 과감한 환호와

냉소적 시선의 거부가 부러웠습니다.


미샤 지의 경기에서 특히 두드러졌는데요.

한동작 한동작 최선을 다해 관중들과 호흡하는 그의 프리 프로그램을 좋아했는데요. 

가사 있는 음악을 디덕션을 감수하고 일부러 사용하자, 

그때부터 모두 crazy 모드로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점수가 발표될  때 전광판에 뜬 디덕션을 보며, 

미샤 지와 함께 박장대소를 하며 즐거워했죠.

중간 휴식시간에 마이크를 잡은 제프리 버틀은 

미샤지의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이러한 시도들이 

"피겨스케이팅을 피겨스케이팅 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캐나다 관중들은 다시 화답하며 박수를 보내었습니다.


캐나다 팬들의 이러한 자신감은 스케이터로서 몸으로 익힌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감각과

팬으로서의 오랜 세월동안의 직관 경험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있던 섹션이 좀 특수한 경우일 수 있겠지만,

이들의 스케이터들에 대한 정보와 신체점에 대한 이해는 매우 정교했습니다.


제 앞열의 관중들은 엔트리가 나온 소식지 뿐만 아니라 모든 출전선수의 기록이 담긴 ISU Bio 책자를 사서 참고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국제경기에서 부당한 판정으로 인해

자신의 예상을 어이없이 빗나가는 점수에

분노를 느낄 일이 많지 않았던 것도 

이들의 자신감의 이유이겠죠.


그래서 좀더 열린 마음으로 대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듯 합니다.


제가 직관했던 이번 세계선수권과 캐나다 내셔널 등은

생활체육으로 스케이팅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 

두터운 피겨스케이팅 팬들의 한바탕 잔치였습니다.


테사 버츄/ 스캇 모이어가 연습하는 아이스 댄스 공식연습에는 보조링크장에도 관중들이 들어찼습니다. 올이벤트 티켓과 당일 첫 경기 입장권 소지자를 제외하고는 유료입장이었습니다. 1일 입장료가 15$ (18,000원)정도였던 듯.


캐나다 관중들은 여자들은 피겨 스케이팅, 그리고 남자들은 하키로 인해

어린시절 모두 링크장에 오랫동안 다녔던 분들이었어요.


연습 링크 였던 웨스턴 페어 링크장에는 링크가 총 4면이 있었습니다. 메인 링크에서 세계선수권 참가자들의 연습이 있는 동안 나머지 링크에서는 아이스 하키와 피겨 스케이팅 강습이 이렇게 넉넉하게 링크를 사용하며 진행되고 있었죠. 


곳곳에 선수들과 코치들도 

관중석에 같이 앉아서 경기를 봤구요.



관중석에서 정빙시간에 만담을 주고 받는 제프리 버틀과 조애니 로셰트


아이스 댄싱 프리 공식연습을 구경온 토마스 베르너와 온드레이 호타렉이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한 컷 부탁. 

이태리 페어 선수인 호타렉도 원래 체코출신이라 베르너와 함께 놀러온 듯. 

두선수 모두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밝은 표정으로 응원을 와서 보기 좋았습니다. 

베르통/호타렉 팀의 이번 시즌 갈라 "더티댄싱"이 참 좋은데요...아쉽게도 갈라권에 못들어 볼수가 없었어요. 링크합니다.


김연아 선수의 공식연습을 응원하기 위해 보조 경기장에 찾아온 김진서 선수 한컷. 

아쉽게 프리컷에서 탈락햇지만 역시 밝아보여서 좋았습니다. 

쇼트 경기가 끝나고 제 옆 자리에 않은 자넷에게 지금 경기한 한국 남자 스케이터가 16살이라고 이야기하자, 

놀라면서 "He has a bright future" (창창한 미래가 있네) 라고 말했습니다.


링크 복도와 링크 밖 곳곳에서도 

엘리자베스 맨리, 커트 브라우닝 등 캐나다의 전설적인 스케이터들이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스케이터들을 인터뷰 했습니다.

피겨팬들도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았죠.


링크 복도에서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중인 세계선수권 4회 우승자 커트 브라우닝


제일왼쪽 1988년 캘거리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 엘리자베스 맨리


이러한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보듯이 

전설적인 캐나다 스케이터와 코치를 기념하는 Hall of Fame도 복도에 있었습니다.



링크에서 뿐만 아니라 공식 연습이 있었던 보조 경기장과 런던의 거리에서도

스케이터들을 볼수 있었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가 우연히 제 바로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뒷모습 한 컷.


보조 경기장에서 공식연습을 마치고 나가는 그레이시 골드. 

역시 엘리트 스케이터인 쌍동이 자매 칼리와 같이 어딘가 바쁘게 가는 듯해서 미안했어요. 

원래 스케이트 디트로이트 때처럼 칼리와 같이 찍고 싶었는데...


그리고 런던 시내 곳곳의 거리와 상점은

피겨 스케이팅과 관련된 조각과 깃발 그리고 서적으로 단장되었습니다.


P-T Campbell의 중고서점에 전시된 피겨 스케이팅 관련 책들과 마스코트 인형








세계선수권 꽃다발 공식 공급꽃집 이었던 Bloomers의 안내문


꽃집 Bloomers에 있는 스파이더맨 스케이트


그리고 오랫동안 거의 모든 참가선수의 국가를 연습하여,

모든 시상식에서 라이브로 정성스럽게 금메달리스트의 국가를 불러준 런던의 아마빌레 합창단



링크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도시의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피겨 스케이팅을 매개로

서로 즐겁게 웃고 떠들며, 즐기는 하나의 피겨 스케이팅 커뮤니티










한국도 5년후, 10년후에는 그런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있을까요?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링크의 관중석에서 맥주를 마시며,

복도의 방송 부스에서는 김연아 선수가 후배들을 인터뷰 하고,

팬들은 그 때의 그 장면을 회상하면서 옆자리 팬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선수들과 각국에서 온 선수들의 스케이팅을 

심판 판정이 어떻게 나올까 마음쓰지 않고 마음껏 즐기는 날을

경기가 끝난 후 해외 게시판의 반응을 체크하기 보다는

자기 주변의 피겨팬들의 느낌을 믿고 이야기하는 

그런 날들을...


기다려 봅니다.



지난 종합선수권에서의 사진들...처음에는 가득찬 관중석이 믿겨지지 않았어요. 

목동 링크가 그나마 덜 추웠던 이유는 난방뿐만 아니라 4,000명의 관중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 Special Thanks to 한인 교포 in London

 

링크 옆 마켓 안에 있는 아시아 식당에는 한국분이 사장님인 듯 대회기간내내 태극기가 걸려 있었습니다. 

한국음식들을 한국팬들에게는 항상 웃으시면서 듬뿍 듬뿍 담아주셨습니다.


대회 기간 중 런던에 계신 한인 교포분들의 도움과 응원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링크는 물론 연습장에도 가족단위로 찾아와 응원한 것은 물론, 

다음 연아카페 배너 소포를 배송지로 맡아주시고 (코리아 레스토랑), 주차 편의까지 봐주셨습니다. (한인세탁소)

그리고, 숙소를 못구하는 한국 피겨팬들을 위해 

교포분들이 각자 자신의 집에 방을 내어서, 저렴한 가격에 민박을 마련해주셨다고 합니다.

캐나다 런던의 한인 교포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제 개인적으로 바쁜 일들을 마무리하고,

세계선수권 후기를 포스팅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1주일은 비워두었던 일들을 따라가느라 조금 바빴어요.

그래서 제가 찍어온 사진과 동영상들을 열지 않았습니다.

26일부터 포스팅을 쓰기 시작하기는 했는데, 

사진과 영상을 업데이트 하느라 지금에야 퍼블리싱하게 되었어요.


포스팅을 시작하기 전, 김연아 선수의 세계선수권 경기가 녹화된 동영상들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찍은 연습 영상과 런스루 그리고 경기 영상을 업로드 하면서

보기 시작했어요.

이상하게 전복된 기시감이라고 할까요?

제가 그 곳에 있었다는 것이 잘 믿겨지지가 않더군요.


그 때의 생각들을 놓칠 것 같아서,

대회 중간중간 제 트윗에 써놓은 단상들을 다시 들여다 보기도 했구요.


하루가 지났을 때는 마치 몇년전에 일어난 일 같더니,

이주일이 되가는 지금은, 마치 어제 일어난 일 같습니다.

너무 급속하게 일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아니면 어쩌면 또 다른 피겨 컴피를 찾아 링크에 가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스케이팅 시즌은 저에게 꽤 소중한 시즌이었습니다.

여름 시즌을 알리는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서 출발하여,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를 직관하고,

지난 겨울 한국 종합선수권과 캐나다 내셔널을 본 후에,

마지막으로 세계선수권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운좋게도 스케이팅 팬으로는 평생 잊지못할 시즌의 마지막 경기는

바로 김연아 선수의 레미제라블이었습니다.


우선 지난 여자 쇼트 경기에 대한 간단한 직관 후기를 썼으니,

이번에는 여자 프리 경기 부터 시작합니다.

이후 남자 싱글,

페어, 아이스 댄싱에 대한 단상들을 차례로 적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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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자 프리 경기를 보기 전

저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담담했습니다.

마치 이루어져야 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러 가는 사람처럼.


그러하다....그러할 것이다...


결국, 김연아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모든 공식연습의 런스루에서 시도한 쇼트, 프리 프로그램의 점프들을 랜딩했습니다.

마지막 런스루에서 단한번 트리플 살코를 더블 처리한 것과, 

더블 악셀을 진로가 가로막혀 뛰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실제 컴피를 포함 모두 클린 런스루였죠.

쇼트 경기에서 심판이 클린하지 못했을 뿐


어쩌면 제 기억에 남는 이번 대회의 "레미제라블"은 

제가 런던에 도착하고 처음으로 보았던 대회 2일째의 공식연습일 것입니다.

자다깨서 눈이 부은 김연아 선수는 시차 적응이 안되어 졸음이 가득한 채로도 모든 점프를 랜딩했습니다.





실전에서조차 모든 점프를 너무나도 가볍게 뛰는 김연아 선수의 실력은 

연습에서조차 하나하나의 점프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일 것입니다.


대회 기간 내내 김연아 선수의 공식 연습에서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9번의 공식연습 중  8번 참가, 런스루에서 시도한 모든 점프를 성공했습니다.

8번의 런스루 중 쇼트가 끝난 후의 다음날의 첫 런스루에서만 점프를 생략했을 뿐

김연아 선수는 모든 런스루에서 실전과 동일하게 점프를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점프를 압도적인 비거리와 높이로 깔끔하게 착지했습니다.

(단 8번의 런스루 중 진로가 가로막혀 점프를 뛰지 않은 것이 한번 있었을 뿐입니다.)


공식연습 첫날,

김연아 선수가 런던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에는

런스루에 나오지 않거나 점프를 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아직 미국 동부의 집에서 출발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인터넷 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한국 시각 새벽 3시. 아직 시차 적응이 안되어 부운 눈으로 링크에 등장한 김연아 선수는

런스루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첫 공식연습에서 쇼트 프로그램도 아니고

프리 프로그램인 레미제라블을 런스루 뿐만 아니라 연습에서 모든 점프를 클린했습니다.


연습 및 런스루


런스루


저는 총 6번의 런스루와 연습을 실제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평생 볼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점프를 원없이 봤는데요.

너무나 쉽게 대단한 비거리와 높이로 

딜레이드 점프를 뛰는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점프를 보고 있으면,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같은 트리플 점프라고 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특히 쇼트 경기의 말도 안되는 플립 엣지 판정이 있고 난 후

다음날 저녁의 런스루와 연습에서 

김연아 선수는 트리플 플립을 보란듯이 깔끔한 엣지로 여러번 뛰었죠.

지난 종합선수권 쇼트에서 바로 제 앞에서 뛰었던 그 즉석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처럼

모든 엣지는 정확했습니다.


마침 둘째날 연습이 끝나고 보조 링크장 앞에

김연아 선수 어머님이 계셔서,

제가 좋아하는 

베이글 과자와 한국 마켓에서 산 과자

그리고 김연아 선수에게 쓴 카드를 전달해드렸어요.

그 때 잠간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는데요.


어머님이 그러시더군요.

태릉에서보다 컨디션이 별로라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태릉에서는 이것보다 더 컨디션이 좋았다고...

순간 '어떻게 그럴수 있지?' 라는 생각이 스쳤죠.

'이것보다 더 좋았다고?'


그 때 가지게 된 김연아 선수에 대한 신뢰는 

이후의 공식연습을 보며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쇼트 뱀파이어의 키스 드레스 리허설 (산호초님 직캠)


물론 확고한 신뢰를 가지는 만큼, 

클린 런스루를 할 수록, 웜업에서 거의 모든 점프를 랜딩할 수록

불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완벽하게 해 놓고서, 단 한번 경기에서 실수한다면...


얼음은 미끄러우니까....누구에게나...



그럴수록 공식연습을 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은 단순히 이제 언제 다시 볼지 모를 김연아 선수의 점프를

더 가까이에서 더 많이 보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메인 링크에 더이상 자리가 없어

보조 경기장에 걸리게 된

하나둘씩 늘어가는 김연아 선수의 배너를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찾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여자 싱글 런스루와 공식연습을 가느라고

여싱 뿐만 아니라 페어, 댄스, 남싱 경기의 

모든 선수의 경기를 보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햇습니다.


여자 쇼트 경기에서 가까워진,

제 주변의 캐나다 관중들은 

제가 1그룹 경기를 빼먹고 도착하면,

모두 이미 도착해서 경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너 어디갔었어?" "왜 지금 오니?" "너 OOO 경기 놓쳤어...죽였는데..."

등등의 싫지 않은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정빙 시간동안 이들에게 여싱 연습 리포팅을 간략하게 했죠.


사실 쇼트 경기를 보고 와서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썼듯이

제 주변의 관중들을 보며 많이 힘을 얻었습니다.

관련포스팅: 세계선수권 김연아 선수 쇼트 직관기 - 관중들은 알고 있다.



쇼트 경기 장면을 한국 뉴스에서 발견하고

다음날 같이 응원해준 캐나다 분들에게 

우리가 뉴스에 나왔다고 하며 떠들고 나니 

다시 월드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관중들이 알아주면 된거다...라고 생각을 했고,

쇼트 점수의 부당한 판정을 실감한 피겨팬들이 있는 한

심판들도 프리에서는 마음대로 장난을 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섹션에 함께한 캐나다 관중들의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열정과 식견은 알면 알수록 대단했습니다.

어쩌면 피겨 스케이팅 컴피 보다도 이들을 좀더 알게 되면서 나누었던 대화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나다 관중들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다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여자 프리가 열리는 3월 16일이 되었습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진눈깨비가 흩날렸어요.


 

그리고 저는 그 날도 

여자 싱글 프리의 드레스 리허설을 보았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링크를 떠날때가 되서야

알게 되었죠.



이제 진짜 프리 경기 하나만 남았구나.


어느새 눈은 그쳐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다음 경기인 아이스 댄싱 프리댄스를 보기 위해

하나둘씩 경기장으로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리 드레스 리허설을 본 후에

저는 홈스테잉 하는 곳의 열쇠를 잃어버렸습니다.

잃어버릴 까봐 신경쓰여 계속 확인했는데, 정작 있어야할 주머니에 없었던 거죠..

프리 경기전까지 그 날 마주친 한국 응원단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홈스테잉 집에 가야할 승냥이 횽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대신, 10년전 첫 배낭여행지였던 영국 런던에서 

뮤지컬을 보고 구입한 

레미제라블 티셔츠를 챙겼습니다.


마음이 갑자기 편해지더군요.




여자 싱글은 첫번째 선수 경기부터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조용히 경기를 보는데, 마음이 이상하게 차분해 지더군요.

대회 내내 자리를 함께 했던 옆자리의 관중분이 

"너 오늘 진짜 조용하다.  벌써 긴장되는 거니?" 라고 놀리기도 하셨죠.


긴장해서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쇼트 때에 비해 가슴이 뛰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뭐랄까...굳이 이야기하자면 

유럽 배낭여행을 갔을 때

첫날 들렀던 성당에 며칠이 지나 

그곳을 떠나기전 다시 돌아온 느낌이었어요.

왠지 모를 차분함이 느껴졌습니다.


버드와이저 경기장에 걸려 있는 

김연아 선수를 위한 

배너들을 하나씩 하나씩 찬찬히 돌아봤습니다.










그러하다...그리고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얼음은 미끄러우니까....누구에게나...




쇼트에서 부진해서 두번째 그룹에 속했던

뚝따미셰바는 프리에서는 괜찮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마지막 3-4그룹 경기 영상 (CBC)


마지막에서 두번째 그룹 선수들의 컨디션은 더 좋아보였습니다.

그레이시 골드는 첫 월드치고는 좋은 프리 경기를 보여줬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도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쳤죠.



공식연습에서는 스즈키 아키코 선수와 리지준 선수의

컨디션이 특별히 좋았습니다.

쇼트에서 부진했던 리지준은 다시 프리에서 날았지만,


스즈키 아키코 선수는 연습 때의 좋은 컨디션을 살리지 못하고 경기를 망치고 말았죠.



빅토리아 헬게손과 매 베레니스 마이테는 

프리에서 부진했습니다.






신동들의 경기가 끝나고

다들 이제 마지막 그룹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며칠동안 보았던 수많은 김연아 선수의 점프로 

저는 이미 마음이 풍족했습니다.

이번에는 쇼트 경기 때 꺼냈던 태극기는 꺼내지 않았어요.

3가지 사이즈로 가져온 태극기를 

시상식때 위너스 랩에서 건네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얼음은 미끄러우니까...누구에게나...



마지막 그룹이 막 웜업을 하려고 했습니다.

다시 다음 팬카페에서 보내주신 손배너들을 꺼냈어요.

이번에는 쇼트 때는 고이 아껴두었던 3번째 디자인의 배너도 꺼냈습니다.



"My Favorite Skater Yuna Kim"

     "지난 번 쇼트에서 봤던 거랑 다른거야..."

"어 그러네..."

이번에는 지난번 같이 들어줬던 분들 이외에도 

왼쪽에 앉은 분들도 "같이 들어줄까"라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태극기를 들었던 앞줄 분에게는 이번에는 플랭카드를 드렸죠.

웜업에 등장할 때 플랭카드를 들고

제 이름을 부르며 장난을  치기도 했습니다.



묵묵히 김연아 선수가 웜업을 합니다.





마지막 그룹 웜업이 끝나고...


마지막 6명 선수들의 경기가 차례로 펼쳐집니다.







마지막 그룹의 선수들은 점프를 팝하거나, 넘어지는 등 

클린 경기를 펼친 선수가 없었습니다.

긴장한 듯 한 모습이 역력했죠.


어느새 마지막 순서, 

김연아 선수의 차례가 왔습니다.





드디어 레미제라블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트리플 럿츠 + 트리플 토룹 점프를 완벽하게 랜딩했습니다.

두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을 바로 제가 앉은 섹션 앞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완벽하게 랜딩하는 것을 본후

마음은 너무나 고요해졌습니다.



점프를 하나씩 클리어 해나가고

On My Own의 선율이 고조되어 가면서,

경기장은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순간이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그때 순간적으로 카메라 버튼을 눌렀습니다.


마지막 스핀이 시작되기전 제 주변은 이미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산과 같이 물결을 지으며 모든 관중들이 일어나더군요.


제 옆의 관중분이 슬며시

제가 들지 못하고 있던 배너를 들어주셨습니다.


다른 선수의 경기가 끝나고는 아름답다, 스텝이 좋다 등등의 여러가지 칭찬을 했던 

제 주변의 캐나다 관중들은 

김연아 선수의 경기가 끝났을 때에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모두 일어나 계속해서 박수를 치고 있었을 뿐.


폭풍같은 박수가 지나고 나서야

실감이 되더군요.


스코어가 발표될 때는 오로지 함성만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하다...그리고 그러할 것이다...



주변 관중들의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더 고요해졌습니다.




그날은 저에게 배너를 접어서 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쇼트 경기 때 배너를 접어주셨던 분들에게

배너를 드렸어요.

고맙다고 하시면서

답례로 캐나다 국기를 주셨습니다.


시상식이 시작되고, 김연아 선수가 메달을 걸었습니다.



사실 전날 남자 싱글 경기 시상식 전에 캐나다 관중들과

과연 합창단이 카자흐스탄 국가를 연습했었을까 하고 이야기하다가.

그렇다면 내일 애국가를 들을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레발 치지 말아야지 하면서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합창단이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후 위너스 랩이 시작되었어요.

태극기를 꺼내서 자리에서 일어나 링크로 달려갔습니다....



대회중 자꾸 김연아 선수의 성적에 기대가 생길 때마다 

10년전 피겨 팬으로서 가졌던 소망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제 희망은 세계선수권 포디움도 아니었고, 

단지 한국의 스케이터가 마지막 그룹에서 웜업하는 것을 

TV 생중계로 보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장면을 비디오로 녹화하고 싶었죠.


한국 선수가 등장하지 않았지만,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중계가 있으면 

경기를 녹화했고,

이사를 하면서도 한번도

비디오 테이프를 버린적이 없었습니다.


주변에는 쇼트 트랙 팬이라면 모를까 

피겨 스케이팅 팬은 찾아볼수도 없었죠.


피겨 스케이팅 중계를 보고 있으면,

아버지는 저를 보고 말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은 선진국의 스포츠라고.

도시마다 링크를 가진 나라의 선수들을 이길 수 없다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죠.


하지만, 어느날 

...

그녀가 우리에게 왔습니다.




우습게도 언젠가 한국 선수가 나오는 마지막 그룹의 웜업을 녹화하겠다는 소망은

결국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어느새 유튜브에는 영상이 차고 넘쳤고,

비디오 플레이어는 어느새 사라졌고, DVD와 동영상 녹화에

적응 하고 있지 못했던 것이죠.


하지만

다른 소망이 

이루어졌습니다.


10년 전, 

피겨 세계선수권 포디움의 가장 높은 곳에 한국선수가 서 있고, 

내가 그 곳에 관중으로 애국가를 들으며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모든 일들이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점프만큼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10년전 피겨 스케이팅 키드의 소망은 딜레이드 되면서,

그만큼 더욱 훌륭한 비거리와 높이를 담게 되었습니다.




2013년 3월 17일 twitter@Spiral9509

그때는 잘모르지만 시간이 지나야 알게되는 것들이 있다. 

죽은듯이 자다 깨서 김연아 선수의 어제 경기를 찾아서 보았다. 

플레밍의, 비트의, 콴의 그 경기를 봤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도 언젠가 말하겠지. 

그 곳에서 그 경기를 봤다고




ps. 1. 시상식이 끝나고

서울에서 온 승냥이 횽과 홈스테잉하는 숙소에 같이 돌아오면서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횽의 충고대로 가방을 찾아보다

백팩 바닥에서 반짝이는 열쇠를 다시 발견했습니다.

열쇠는 계속 그 곳에 있었던 것이죠. 


2. 포스팅도 끝났으니, 

이제 그동안 가슴이 아파 한번도 다시 본적이 없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의 "오마쥬 투 코리아"를 다시 보려고 합니다.

원래 갈라가 끝난 후 보려고 했는데, 포스팅을 끝낸 후에 보려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3. 이번 세계선수권에 여싱경기에 대한

경기 영상 링크 및 직관에서 본 기술적인 분석도 할 예정입니다.

남싱, 페어, 아댄 직관기 포스팅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그런 만큼 천천히 꾸준히 올려보겠습니다.

이제 끝이 아니라 다시 또 새로운 시작이니까요.



홈스테잉 하고 있는 숙소에 돌아와서

사진 정리하고 자려다가

체력적 한계가 왔는지 조금만 누워 있어야지 하고

일어나 보니 지금이네요...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힘든것이지만...

심리적 데미지 때문인 듯.

 

여자 싱글 끝나고 생각해보니

아침, 점심 다 굶었더라구요.

스코어 나오고 어이가 없어서

분노가 배고픔을 삼켜버렸던 거죠.

 

여싱 프로토콜을 파기 시작하면 잠 못잘것 같아...

김연아 선수와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프로토콜만 보고 닫았습니다.

 

일단 기술적 분석은 나중에 기회 있을 때 다시 해보고

우선 경기장 제 주변 관중들의 반응을 이야기해볼게요.

 

피겨 스케이팅이 말도 안되는 판정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고 존재해야할 이유는 

바로 피겨팬들의 '진정한 팬심'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앉은 곳은 저 말고 사방이 모두 캐나다 관중들이었는데요.

대부분 전체경기 티켓 패키지를 구매한 분들이라

대회내내 같은 분들하고 이웃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그래서 조금 어색했지만,

옆에 분들하고는 친해져서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요.

 

조금 지나서 앞뒤 분들하고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오늘 여자 싱글경기 부터였어요.

 

제 트윗에도 썼지만

오늘 보내주신 김연아 선수 카페의 손배너들을 가지고 갔는데요.

저는 조금 컨셉을 바꾸어서 한국분들보다 외국 승냥이 분들에게 나누어 줄까 생각했어요.

트위터에서 멘션된 분에게 전달하기로 했는데, 경기장 wifi가 연결이 안되어

전달을 못해서 난감해 하고 있었죠...쇼트는 손배너 못나누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혼자서라도 들어야지 하고

3그룹 시작전 휴식시간에 한장을 꺼내자마자.

주변에서 "와~~~이거 뭐냐?" "진짜 예쁘다" "너가 만든거니" 등등

관심이 폭발했습니다.

다른 디자인도 있는데 하니까

"보여줘 보여줘"

 

그러자 앞뒤 사방에서

배너 더 있냐고 물어보면서

여기 저기서 "같이 들고 싶어." "김연아 응원 섹션 만들어 버리자"고해서

나머지 4개도 꺼내서 나누어 줬어요.

4개 열이 앞뒤로 김연아 선수 배너를 들게 되었죠,

 

배너를 못받은 분들이 국기도 가져왔냐고 해서

마침 준비한 태극기 2개도 꺼냈습니다.

그래서  제 옆의 멋진 열혈 노부부 피겨팬들하고

앞열의 이모님 피겨팬 분이 하나씩 맡으셨어요.

오늘은 명예 한국인이라고 이야기하시면서

 

휴식시간 끝나기 전에 같이 태극기와 배너를 들고 

기념촬영을 같이 했습니다.

이미 제가 앉은 곳은 응원준비 완료.

 

그리고 이제 드디어 김연아 선수 웜업 등장.

CBC 라이브 스트림 쇼트 웜업

유튜HYUNWOO KIM 님의 쇼트 웜업 직캠



 

 

김연아 선수 경기 차례가 되자

 

다같이 배너와 국기를 흔들었어요.

다들 경기 때에는 숨을 죽이며 봤고,




팬캠 (youtube: tlstjdrb)

 

직캠 - 부분

 

일단 김연아 선수의 쇼트에 대한 관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끝나고는 스탠딩 오베이션...

클린 프로그램이었고, 대부분 70점 이상을 기대하고 있었죠.

 



 

그랬기 때문에 점수에 대해서는 어? 하는 반응들이 즉각 나왔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제 앞줄과 옆에 앉으신 분들은

캐나다 열혈 피겨팬들이라 기슬에 대한 이해도와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는데요. 

이번 대회에 나온 상위권 선수들을 대부분 적어도 2-3번 이상 직관한,

캐나다 중동부지역에서 열린 거의 모든 국제 대회와 내셔널에 가시는 분들이었어요.

 

제 옆에 있었던 캐나다 팬도 72점 이상을 예상했다고 하더군요.

 

점수 나오고도 오늘 엄하게 하나보다라고 좀더 지켜보자라고

위로해주시더라구요....

 

경기가 끝나갈때쯤

상위권 점수가 예상보다 2점에서 4점 정도 낮다고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같이 박하게 주는 듯 하고.

순서가 초반부인 것도 있고. 니가 이해해라 이런 분위기였는데

막판 코스트너 점수 뜨자

???

이건 뭐지 싶은 반응으로 바뀌었어요.

 

그런거죠....

 

국경을 떠나 피겨를 사랑하는

피겨팬들의 마음은 이런거겠죠....


 

ps.1.

제 뒤에 꼬마가 피겨 프리 쥬베니일에서 뛰고 있는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도 출전했던 선수였어요.

 

배너를 보고 너무 좋아해서 가지라고 했어요.

나보다 너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이번에 세계선수권 대회에 오신 승냥이 횽이

선물로 준 E1 달력 중에서 하나 꺼내서 주면서,

계속 스케이팅 재미있게 타라고 이야기했어요.

 

경기 끝날 때까지 보물처럼 달력과 배너를 꼭 껴안고 있는 아이를 보니

주기를 잘했다 싶더군요.

 

연아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 이후

주니어 선수들의 아이돌은 단연 김연아 선수더군요.

김연아 선수가 미셸콴 선수를 보고 꿈을 키웠듯이

이들은 김연아 선수를 보고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심판들이 장난 질 해도...

피겨팬들과 후배 스케이터들의 마음에까지

잘못된 롱엣지 콜을 매길수는 없습니다.

 

ps. 2

연아 선수덕에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습니다.

연아 선수 그룹 경기가 끝나자

아직도 멘붕에 빠져 있는 저를 대신해서

앞의 분들이 배너와 국기를 정성스럽게 접어서

다시 주셨어요...

프리 때 꼭 다시 가져오라고

같이 응원하자고...

한번 응원했으니 더 응원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오늘 아이스 댄스가 끝나고 집으로 갈 때

내일 보자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제 이름을 기억하고 있더군요...

정확하게 발음하면서...

제 이름은 특히 외국인들이 발음하기가 힘듭니다.

 

미국에 온지 이제 만 3년 반,

제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한 북미인은

제 지도교수님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공식연습 둘째날인 3월 12일에는

남여 싱글 각각 메인링크와 보조링크에서 2번의 공식연습이 있었습니다.

 

우선 김연아 선수 이야기를 해보면

오전에 보조링크에서 있었던 연습에서

프리 레미제라블을 런스루 했구요. 어제와 마찬가지로 점프를 클린했습니다.

런스루 뿐만 아니라 웜업에서의 10번이 넘는 점프 역시 모두 클린 점프로 랜딩하는 무서운

컨시를 보여주었습니다.

 

 

 

 

 

저녁 메인 링크에서 있었던 연습에서는

쇼트 뱀파이어의 키스를 런스루 했는데요.

런스루에서 3Lz+3T를 비롯 3F, 2A 점프를 올클린하였습니다.

이후 웜업에서 15번이 넘는 점프들 중 단한번 랜딩에 실패해서 넘어졌을 뿐

나머지 모든 점프를 클린 랜딩했습니다.

시차 적응이 많이 된 듯

어제보다 몸이 좀더 가벼워진 모습이었고, 세부적인 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김진서 선수는 점심에 메인링크에서 쇼트를

밤 10시부터 보조링크에서 프리를 런스루 및 연습했는데요.

쇼트 런스루에서는 마지막 콤비네이션 점프의 연결토룹에서 스텝 아웃 했지만,

트리플 악셀을 포함한 나머지 점프를 모두 무난하게 랜딩했습니다.

 

 

 

밤10시부터 마지막 그룹으로 나선 보조링크에서의 연습에서는

김진서 선수가 속한 그룹 선수들이 김진서 선수를 제외하고 모두 불참해서

홀로 런스루와 웜업을 하는 의도하지 않은 1인 대관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시 10명 정도되던 관중들은 김진서 선수 런스루시 7명으로 줄었는데요.

그나마 이중 한명은 진서선수 어머니, 그리고 한명은 저였습니다.

 

프리 프로그램 런스루에서 첫 트리플 악셀을 싱글로 팝했으나

두번째 트리플 악셀을 랜딩했고,

트리플 점프 하나를 놓친 것 말고는 대부분의 점프를 성공하였습니다.

 

 

 

 

7명의 관중을 위한 런스루 후의 인사, 7명의 관중들 앞에서였지만 김진서 선수는 모든 점프와 안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관중들은 모든 점프에 박수를 치며 답례를 했습니다.

 

여자 싱글 공식연습 리포트) 

카롤리나 코스트너

오전: 프리 점프와 스핀 없이 런스루, 플로우만 체크하는 듯 보임. 웜업에서도 점프 시도하지 않음.

오후: 쇼트 런스루, 아쉽게 중반 이후부터 보았음.

옆자리 관중에게 물어본 결과 3+3 성공 했다고 함. (3F+3T 인지 3T+3T 인지는 확인하지 못함)

웜업에서도 점프 랜딩 컨시가 괜찮았음. 한번 넘어짐.

오전 연습의 경우 점프 컨시 문제가 아니라 웜업 의도로 점프를 생략한 듯 보임.

 

애슐리 와그너

오전: 불참

오후: 클린 프리 프로그램을 보여줌. 컨디션 좋음

 

아사다 마오

오전: 불참

오후: 프리 "백조의 호수" 점프를 생략한 런스루

웜업시 같은 자리에서 트리플 악셀을 계속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10여번이 넘는 시도 중 대부분 더블악셀 혹은 싱글 악셀로 팝하고

팝하지 않은 시도의 경우 넘어지거나 투풋 착지.

이외에는 플립과 룹 위주로 점프 연습.

 

그레이시 골드

오전: 쇼트 런스루는 놓침, 웜업에서는 모든 점프를 깔끔하게 랜딩함.

트리플 럿츠및 3Lz+3T는 매우 안정적.

연결점프의 첫 트리플 럿츠의 경우

지난 스케이트 디트로이트 보다 약간 높이가 낮아졌으나

대신 안정적으로 컨트롤 하는 듯 보임.

덕분에 첫 점프 착지시의 스피드에 밀리던 연결 점프 트리플 토룹의 도약이

좀더 안정적으로 연결됨.

오후: 프리 런스루. 모든 점프 랜딩하면서 클린으로 마침

관중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음

 

리지준

오전: 프리, 모든 점프 랜딩하면서 클린으로 마침. 관중들에게 많은 박수 받음.

컨디션이 아주 좋아보임. 점프의 높이와 익스텐션 양호.

오후: 김진서 선수 연습보러 보조경기장에 가느라 아쉽게도 못봄

 

아키코 스즈키

프리: 모든 점프 랜딩. 관중들에게 많은 호응 받음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오전: 불참

오후: 쇼트 - 웜업시 대체로 점프 컨시가 좋지 않았음. 불안정한 착지. 룹 점프의 랜딩은 좋았고, 스핀 역시 양호함.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

오전: 불참

오후: 런스루는 주차하다 늦어서 못보고 웜업만 봄.

201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보고, 1년 5개월만에 보았는데,

체형변화가 눈에 두드러지게 보였음.

웜업에서의 점프 컨시는 좋은편이었음. 점프의 높이와 사이즈는 그리 개선되지 않았음.


캐나다 CBC의 세계선수권 프리뷰 김연아 부분


 

보너스 컷) 찍으면 그냥 화보, 아이스 댄스 런스루

 

 

 

 

 

 

 

 

보조링크에서 아이스 댄스 공식연습을 보던 중

정빙 시간에 이야기하게된 한 캐나다 피겨팬이

저에게 한국 아댄은 몇등 정도 하냐고 물어보더군요.

당연히 시니어 레벨의 아댄이 있을줄 알았던 것 같아요.

 

8년동안 아예 한국 아이스 댄스팀이 없었다고 말한 후에,

하지만 이번 주니어 월드에 아댄팀이 출전했고,

이제 조만간 시니어 월드에서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선수권 대회 공식연습 첫날인 3월 11일 

김연아 선수의 아침연습을 직관을 못했지만,

영상으로 봤는데요.

도착한지 하루만에 시차 적응기간도 없이

공식연습에 참가하여

모든 점프를 랜딩하는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늦게 출발해서 아침연습 직관을 놓쳤지만,

그래도 저녁 연습은 봐야지 하는 일념으로

보조경기장인 웨스턴 페어 스포츠 센터에

시간에 맞추어 갔지만,

늦은 밤이라 그런지 5그룹 저녁연습에 아무도 안 나와

음악만 나와서 아쉬웠습니다.

 

 

기다리다 우르르 나가는 방송기자들

 

 

사실 도착한지 하루만에 시차 적응도 없이

오늘 오전에 런스루를 한 것이

게다가 모든 점프를 클린한게 사실 믿겨지지 않는일이었죠.

저녁 연습을 쉬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인 듯 보입니다.

 

연습때

선수가 안나와도 예정되어 있던 음악은 그 시간만큼 나오게 되는데요.

뱀파이어의 키스 음악이 나와,

비록 빈 링크였지만 며칠 후의 연기를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뱀파이어의 키스 음악이 끝난 후 

메인링크에서 같은 시간에 열리는 아이스 댄스 공식연습을 보기 위해

바쁘게 버드와이저 가든으로 갔습니다.

 

 


배너들이 이미 걸려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배너를 관중들이 직접 걸수 없고,

조직위 측에 맡기면 그 쪽에서 임의로 걸어 줍니다. 자리는 완전 복불복.

그나마 좋은 자리들은 거의 없어지고 있습니다.

배너 거실 분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링크장에 가서 접수하시기를...

 

배너 사진 몇개 올려봅니다.

 

 

 

 

 

아쉽게도 메인링크의 연습도 마지막그룹에 1팀만 나왔습니다.

 

버츄/모이어, 길레스/푸와리에가 스킵했지만,

케이틀린 위버/앤드류 포제가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두둥,,,

 

컨디션 좋아보였구요.

쇼트 댄스인 Sound of Music 프로그램을 런스루로 보여주고,

홀로 빙판을 가르며, 연습을 했습니다.

연습이 끝난 후 캐나다 관중들에게서 이들의 복귀를 축하하는 박수가 쏟아져 나왔구요.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그럼 내일을 기약하며...이만...

 

별내용이 없군요..쏘리...내일도?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다음주 캐나다 런던의 날씨를 찾아봤습니다.

처: http://www.weatheroffice.gc.ca/city/pages/on-137_metric_e.html


뭐 예상했던 대로 변화무쌍한 날씨더군요.


일단 오늘은 맑습니다.
그게 중요하죠...

이제 공식연습은 2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가슴이 조금씩 빠르게 뛰고 있습니다.


2013 피겨 세계선수권 중계일정이 나왔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립니다.

시차관계로 새벽과 오전에 중계 방송하게 되었습니다.

SBS에서 방송하는데요. 

다음주 상세 방송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정확한 시간이 나왔습니다.

세계선수권 방송 페이지에 임시로 올라왔던 시간표와 달리
섬머타임을 반영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경기시간  SBS 세계선수권 중계일정

(한국시간 기준)


3/14 (목)

0:00 페어 SP

4:45 개막식, 남자SP

23:30 여자 SP 

 

3/15 (금)

00:55 여자 SP (위성생중계)

6:15 아이스 댄스 SD

    14:10~16:00 여자 SP 하이라이트 (녹화)


3/16 (토)

0:45 페어 FS  02:10~ 페어 프리 (Delay 중계)

6:45 남자 FS


3/17 (일)

01:15~03:15 남자 FS (녹화중계)

3:30 아이스 댄스 FD

8:00 여자 FS 09:25~12:20 여자 프리 및 시상식 (위성생중계)


3/18 (월)
                
00:10~01:20 여자프리 하이라이트 (녹화중계)

3:00 갈라 

                       18:05~19:20 갈라 (녹화중계)


 
김연아 선수는 쇼트 경기에 3그룹으로 출전합니다.
 
여자프리는 일단 계획은 마지막 2그룹 정도를 중계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아쉬운 것은 
김진서 선수가 출전하는
남자 쇼트는 생중계, 녹화중계 모두 없고
남자 프리만 녹화중계가 있는 점입니다.

페어는 프리만 Delay 중계
아이스 댄스는 쇼트, 프리 모두 중계가 없습니다.

(SBS의 스포츠 채널인 SBS ESPN은 여자 쇼트, 프리 녹화중계만 예정되어 있습니다.)

 

2013 피겨 세계선수권 중계일정이 나왔습니다.

이번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립니다.

시차관계로 새벽과 오전에 중계 방송하게 되었는데요.


SBS에서 방송하는데요.

그런데 다소 이상한 일정입니다.

지금 홈페이지에 떠 있는 시간이

경기 시간보다 정확하게 1시간 늦게 방송하는 일정이 된 것이죠.


모든 경기에서 첫그룹 중계를 생략하고 두번째 그룹부터 중계하는 시간일까요?

가능한 일입니다.

혹은 1시간 딜레이 녹화중계일까요? 

사실 이건 말도 안되는 거고...


왠지 다른 가능성도 생각되는 것이...

시차 계산을 할 때 서머타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한시간씩 앞으로 당기는 Daylight Saving Time이

(한국에서는 서머타임이라고 하지만...사실 북미에서는 서머타임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온타리온 런던시간으로

3월 10일 새벽 2시부터 시작됩니다. 이 때 시계바늘을 1시간 앞으로 당기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3월 6일 현재 14시간 차이인 시간차가

다음주부터는 13시간으로 줄어듭니다.


확정된 대회 일정과 비교할 때

SBS 홈페이지 세계선수권 대회 페이지에

게시된 중계일정은

정확하게 14시간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제가 환산한 실제 경기시간은

13시간 차이 나죠.


실제 경기시간 (한국시간 기준)


3/14 (목)

0:00 페어 SP

4:45 개막식, 남자SP

23:30 여자 SP


3/15 (금)

6:15 아이스 댄스 SD


3/16 (토)

0:45 페어 FS

6:45 남자 FS


3/17 (일)

3:30 아이스 댄스 FD

8:00 여자 FS


3/18 (월)

3:00 갈라


SBS 중계일정 (확인 필요) - 한국시간

출처: sbs 홈페이지 

http://news.sbs.co.kr/indexes/special01_index.html?loganal1=banner_img&loganal2=%EA%B9%80%EC%97%B0%EC%95%84%20%ED%8A%B9%EC%A7%91%ED%8E%98%EC%9D%B4%EC%A7%80%20



SBS 홈페이지 세계선수권 페이지에 뜬 시간안내를

캡쳐한 것인데요.

아직 11일 이후의 상세 일일 방송일정표는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단 어떻게 게시된 일정인지 모르지만

확인후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SBS 쪽에 전화문의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7일 오후까지 답을 준다고 하네요.


한국시간으로 7일 오후 2시에 이메일로 답이 왔습니다.


수정한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시차 계산을 해야하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사실 시간이 바뀌는 미국도 마침 다음주부터 학생들은 스프링 브레이크 시작이라

(그래서 세계선수권을 예년과 달리 당겨서 하는지도...) 

헛갈리기 쉽더군요. 수업이 없으니...

저도 작년에 세계선수권 포스팅해서 알고 있었어요...

수정하면 상세 중계일정 다시 포스팅 하겠습니다.


섬머타임 반영한 시간표 나왔습니다.

관련포스팅 링크합니다. 

http://spiral9509.tistory.com/521


한편 이번 대회는 2014년 소치 올림픽 출전권도 걸려 있는 중요한 

세계선수권 대회로

한국에서는 

여자 싱글에 김연아 선수, 

남자 싱글에 김진서 선수가 나옵니다.


팀 코리아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각 부문별로 제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세계선수권에서 직관으로 눈 크게 뜨고 보게 될 

프로그램들을 선정해봤습니다.


기술 수준이 높으면 더 프로그램이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프로그램들을 선정한 것은 스코어와 순위의 측면만이 아니라

각기 다른 이유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그냥 보고 싶어서,

혹은 꼭 확인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이번 아니면 언제 보나 싶어서...등등...

대개 직관으로 클린을 본 프로그램들이 순위에서 밀렸지만,

어떻게 발전했나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여자 싱글


김연아 Yuna Kim SP "The Kiss of the Vampire"

지난 종합선수권에서 직관한 쇼트는

초반부에서 넘어지는 실수로서가 아니라

트리플 럿츠 + 트리플 토 대신

즉석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를 제 바로 앞에서 보게 된

행운으로 기억되는 경기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특별히 다시 보고 싶은 이유는

프리 프로그램 레미제라블을 이미 완성된 프로그램으로

내셔널에서 보여주었다면,


"The Kiss of the Vampire"는 

매번 또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여백이 있는 프로그램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물론 2년만의 세계선수권 복귀의 첫 경기가 될 것이라는 것도 이유중 하나겠죠.

처음으로 선을 보였던 NRW 트로피의 영상을 링크합니다


카롤리나 코스트너 Carolina Kostner FS 볼레로

저는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컴피와 아이스쇼를 직관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매우 궁금한데요...

특히 호평을 받는 그녀의 스텝이 궁금합니다.

피겨 스케이팅의 또다른 사골곡 "볼레로"가 어떻게 구현되는지도 궁금하구요.

사실 저는 지난 시즌의 코스트너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쇼트가 마음에 들었는데요.

다소 뻣뻣한 느낌의 안무가 그녀의 긴 팔다리와 어우러져 묘하게 우아한 느낌이 났으니까요.

로리 니콜이 코스트너에게 맞춤 안무를 해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쇼스타코비치와 모짜르트를 들고 나왔던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는 쇼트는 모리스, 타티니 그리고 프리는 라벨을 선곡했습니다.

이번 시즌은 사실 지난 시즌만 하지는 않지만 여하튼 코스트너의 프리를 보고 싶네요.

쇼트보다는 프리가 코스트너에게 더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이태리 내셔널에서의 경기 링크합니다.



아사다 마오 Mao Asada FS 백조의 호수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 문제(를 일으키는 혹은 문제를 보여주는)작 "백조의 호수"입니다.

아사다 마오의 경기는 아직 직관을 한 적이 없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조금 다른 의미로 진짜 기대되네요.

과연 점프의 회전수가 어떠할지,

특히 링크 커버리지와 점프의 비거리와 높이가 매우 궁금합니다.

그리고 매번 폭풍 PCS를 몰고 오는 안무와 익스텐션이 어떻게 다가올지도 흥미롭네요.

영상으로 봤을 때는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점수들이었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점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링크는 4대륙 선수권입니다.



그레시이 골드 Gracie Gold SP Herdandos's Hideway 

지난 8월,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서 봤던 골드의 쇼트는

일단 웜업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트리플 럿츠의 비거리와 높이가 상당히 좋더군요.

시즌 내내 문제를 일으킨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 점프도 가볍게 뛰었습니다.



이날 골드의 쇼트는 잠시나마 

주니어 유망주의 경기가 아닌 시니어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시니어 그랑프리에서는 그런 존재감이 눈녹듯이 사라졌죠.

미국 내셔널 프리에서 극적으로 다시 부활했지만, 

그건 존재감이라기보다는 좌절했던 소녀의 "거봐 할 수 있어!!!"류의 역전 드라마 같은 것이었습니다.

골드가 첫 시니어 월드에서 

디트로이트에서 보여주었던 그 존재감을 그리고 여유를

그녀가 동경했던 탑싱들과 같은 링크에서 활주하며 보여줄 수 있을까요?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의 쇼트를 링크합니다.



남자 싱글


남싱은 이제 쿼드 없이는 포디움은 커녕 월드 10위 안에도 들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프로그램 속에 쿼드가 있는게 아니라 

쿼드를 하기위해 프로그램을 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요.

여하튼 이번 월드도 쿼드가 없이는 이야기가 안 될 듯합니다.


하비에르 페르난데즈 Javier Fernandez FS 찰리 채플린 메들리

제가 페르난데즈의 경기를 직관한 것은

2011년 10월 스케이트 캐나다에서였습니다.

그 때는 아직 패트릭 챈의 쿼드 절대 반지가 지배하던 시절...

하지만 페르난데즈는 그랑프리 시즌 오픈이었던 스케이트 캐나다 쇼트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1위로 나섰습니다.

비록 프리에서 역전을 당하며 2위를 차지했지만,

그 때 저는 인터넷에 포스팅을 하면서 

페르난데즈가 가장 무섭게 패트릭 챈을 위협할 스케이터가 될 것 같다고 썼습니다.

2011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프로그램의 페르난데즈

2011년 스케이트 캐나다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받은 후 위너스 랩에서의 페르난데즈.


그리고 어느새 이러한 예상은 바로 다음 시즌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유러피안 챔피언에서 보여준 미친 듯한 쿼드 랜딩을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

그리고 다소 투박하던 스케이팅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영상은 유러피안 챔피언쉽입니다.


패트릭 챈 Patrick Chan SP Elegie in E Flat Minor by Rachmaninoff

캐나다 내셔널에서 프리 프로그램은 봤지만, 쇼트는 못 봤는데요.

저는 사실 챈의 이번 시즌 프로그램은 쇼트가 더 마음에 듭니다.

물론 프리만 비교하자면 지난 시즌의 랑훼즈 협주곡 (2011 스케이트 캐나다) 보다는


 이번 시즌 라보엠이 더 좋습니다만... (2013 캐나다 내셔널)


지난 시즌 이번 시즌 쇼트 프리를 합쳐서 이야기 하자면,

이번 시즌 쇼트가 가장 기대가 됩니다.

저는 사실 챈이 이 프로그램을 갈라에서 선보였을 때부터 좋아했는데요.

제프리 버틀이 안무한 이 유려한 갈라가 쇼트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클린 프로그램이 없는데요...

이번에 클린을 한다면 단연코 2009년 4대륙 (저는 2009 월드 경기를 더 좋아하지만)의 "망명자의 탱고"와 같이

챈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뉴 유즈루 Yuzuru Hanyu FS 노틀담의 꼽추

저는 하뉴 유즈루의 경기를 직관한 적이 없습니다.

특히 외국 해설자들이 칭찬하는 하뉴의 점프의 도입과 익스텐션이 매우 궁금합니다.

매번 정상에 조금씩 힘에 부쳤던 하뉴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어떻게 부담감을 해결할지도 관건입니다.

데이비스/화이트의 프리 댄스와는 색깔이 또 다른 "노틀담의 꼽추" 프로그램입니다.


김진서 Jin-Seo Kim SP "Almoraima" (by Paco de Lucia)

김진서 선수의 벼락같이 떠올랐다 착지하는 "가산점" 트리플 악셀이

첫 참가하는 세계선수권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달 고등학교에 막 올라간 고등학교 1학년...

이번 시즌 중학교 3학년으로 출전했던 국제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주니어 그랑프리 포디움에 올랐습니다.

아쉽게도 지난 1월의 종합선수권 쇼트에서는 트리플 악셀을 팝 했지만,

작년 종합선수권 쇼트에서 트리플 악셀을 처음 선보이며

태릉의 관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듯이

런던의 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주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12월초, 기술 최저점을 돌파하여 세계선수권 무대에 김진서 선수를 서게한 

NRW 트로피 쇼트 경기를 링크합니다.



페어


사실 이번 대회 페어는 그다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습니다.

제가 관심 있어하는 캐나다 페어팀들의 프리 프로그램은

이미 운좋게도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내셔널에서 직접 보기도 했구요^^

하지만 순위 때문에 관심있는 슈퍼 2강의 프로그램 이외에도

그래도 여전히 보고 싶은 프로그램들이 있기는 합니다.


알레나 사브첸코 / 로빈 졸코비 Aliona Savchenko / Robin Szolkkowy FS 볼레로

월드 챔피언 사브첸코 / 졸코비가 들고온 코스트너와는 또다른 "볼레로"입니다. 

그것도 무려 스페니시 기타 반주에 보컬까지 덧붙여진 볼레로.

개인적으로는 첫 연습에서 음악을 듣고 받았던 기대에 비하면 사실 지난 시즌만큼의 아방가르드함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사브첸코/ 졸코비 만큼 페어의 새로운 지평에 도전하는 팀은 

현재 여전히 찾아보기 힘듭니다.

또한 유러피안 챔피언쉽에서 볼로소자/트란코프에게 일격을 당한 후 

어떻게 레벨 업을 해서 왔을지도 궁금합니다.

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에서의 프로그램 첫 공개를 링크합니다.



타티아나 볼로소자 / 막심 트란코프 Tatiana Volosozhar Savchnko / Maxim Trankov 

FS Violin Muse (Bach의 Partita for Violin No. 2 & Vitali의 Chaconne)

사브첸코 / 졸코비를 상대로 이전 파트너와 함께했던 경기까지 합쳐 

13전 1승 12패의 절대 열세 였던 트란코프가 

유러피안 챔피언쉽에서 드디어 사브첸코/졸코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토록 넘어서고 싶던 사졸팀을 넘어섰지만 시상대에 선 트란코프의 표정은 밝지 않았습니다.

바로 대회 며칠전 트란코프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2011년 스케이트 캐나다는 

볼로소자/트란코프가 이제 사브첸코/졸코비와 정면 대결하겠다는 출사표였습니다.

강렬한 음악에 기대어 관객들의 몰입을 불러일으키는 

이들의 지난 시즌 프리 프로그램 "블랙스완"은 


사브첸코 / 졸코비의 아방가르드한 프리 프로그램 "Pina"와는 너무 대조되는 것이었죠.

이제 이번 월드에서 

그동안 한결같이 "타도 사브첸코/졸코비"를 목표로 달려온 이들이 

유러피안 챔피언쉽에서의 맞대결 승리후 어떻게 경기에 임하게 될지...

페어경기는 두 팀중 누구 하나가 쇼트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한 (지난 월드에서 볼트팀이 그랬듯이)

결국 프리에서 순위가 결정될 것입니다.



베라 바자로바 / 유리 라리노프 Vera Bazarova / Yuri Larionov SP 사랑의 꿈

이번 시즌 급성장한 이 러시아 페어팀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사랑의 꿈"을 유려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한국에 들어갔을 때

릴리 함메르 올림픽 페어 경기를 녹화한 비디오를 발견했는데요.

한국에는 비디오 플레이어가 없어 

미국에 온 후 최근에야 이 비디오 테이프를 봤습니다.

그때서야 제가 왜 바자로바/라리노프의 이번 시즌 쇼트를 좋아하는 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러시아 페어의 전설들이 나오는 그 움직임의 순간을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 조금씩 보여주고 있었던 거죠.

고전적 러시아 페어에서 빛나던 그 유려함.

그랑프리 파이널의 쇼트입니다.



스테파냐 베르롱 / 온드레이 호타렉 Stefania Berton / Ondrej Hotarek EX 더티댄싱 OST

갑자기 왠 갈라냐 하시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더티 댄싱" 영화음악이기도 하고,

사실 이들의 매력을 처음으로 발견한 프로그램이었거든요.



이 프로그램을 본 후에 이들의 이전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들의 "더티댄싱"은 갈라이기 때문에 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데요.

이들이 5위 안에 들어야 볼수 있습니다.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 순위는 11위 

아무리 이 팀이 이번 시즌 유로에서 3위를 하고,

그랑프리에서 3위를 두번 하는 등 상승세라고 하지만,

5위 안에 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승 대결을 벌일 사브첸코 / 졸코비 vs. 볼로소자 vs. 트란코프

그리고 포디움의 한자리 3위를 놓고 대결할 

통 /장 vs. 바자로바/ 라리노프 vs. 두하멜 / 래드포드 vs. 무어-타워스 / 모스코비치 vs 가와구치 vs. 스미르노프.


벌써 7팀이 앞에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베르통/호타렉 팀의 예상순위는 6위~8위.

하지만, 얼음은 (ISU 심판과 달리)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미끄러우니까요.



아이스 댄스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Tessa Virtue / Scott Moir FD 카르멘

아직도 후기를 정리하지 않은

캐나다 내셔널이지만, 

지금도 버츄/모이어의 프리 카르멘들 봤을 때 느꼈던 그 감정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올댓쇼와 스타즈 온 아이스에서 이들의 공연을 봤고. 


201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이들의 프리 컴피 퍼니 페이스도 봤지만....


그리고 이번 내셔널의 쇼트댄스도 물론 좋았습니다.

칼같이 맞아 들어가는 스텝을 보며 역시~~~했고,


그 달달함 역시 찐하게 전해오더군요.


하지만 이번 프리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기였습니다.

카르멘은 달랐습니다....대단하더군요...



엔딩이 다가오면서 저도 모르게 이미 일어서 있었던 (관중석 제일 뒷줄이라 가능했겠지만^^)

그 얼마의 시간들.


그리고 스탠딩 오베이션


이들이 4대륙에서의 해프닝을 어떻게 극복하고 월드에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들의 점수와 테크닉 적인 측면을 조율해 왔던 슈필반트의 공백을 어떻게 메꿀지?

그리고 과연 고루한 심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월드를 기다리면서 캐나다 내셔널의 카르멘을 링크합니다.



메릴 데이비스 / 찰리 화이트 Meryl Davis / Charlie White FD 노틀담의 꼽추

이번 캐나다 내셔널에서 아댄을 보고 느꼈던 것은

다른 종목도 그렇겠지만

아댄 역시 아이스 쇼는 컴피에 비하면 장난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긴장감과 기술적 난이도가 링크위에서 팽팽하게 펼쳐지는데,

캐나다 내셔널을 보고 집에 오다가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데이비스/화이트의 컴피는 어떨까?

특히 올해 찬사를 받고 있는 프리 "노틀담의 꼽추"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타즈 온 아이스에서 봤던 "박쥐"의

쏜살같은 스피드로 피치를 올리던 스텝과 

대단하던 리프트가 기억에 남기 때문일 것입니다.



화면으로 봤을 때는 사실 지난 시즌의 "박쥐"가 더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직관 컴피 아댄은 완전 다른 세계일테니까요.

미국 내셔널 영상입니다.



나탈리 페샬라 / 파비앙 부르자 Nathalie Péchalat / Fabian Bourzat SD 

Gaîté parisienne (by Offenbach) & Sous le ciel de Paris

역시 패턴댄스의 제약 때문에

특히 아이스 댄스는 다른 종목보다 프리 프로그램이 더 볼만한데요.

유독 페샬라/ 부르자는 시즌 초부터 쇼트댄스가 관심이 갔습니다.

그 이유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언젠가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저는 지난 시즌 프리인 Mummy를 안 좋아했습니다.

대충 너무 장난 삼아 만든 안무를 보면서 솔직히 제가 이집트 사람이면 기분 나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관련 포스팅: 리플레이 2011 그랑프리 파이널 CBC 시청기 - 아댄 프리 (2) 2012/10/19

이들이 토리노 올림픽에서 "레미제라블" 뮤지컬 음악에 맞추어 보여줬던 빛나는 프로그램을 기억하기 때문에 더 그랬습니다.

영어 가사가 아닌 불어 가사의 레미제라블을 듣는 신선함과

이들이 입고나온 컨셉을 강조한 코스튭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이들의 선택이 프랑스 인으로서의 자신들의 정체성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다시 프랑스의 소재를 가지고 돌아온 쇼트 댄스가 관심이 갔던 것 같습니다.

역시 최근의 프로그램과 비교해 봤을 때 경쾌하고 깜찍하더군요.



몇년간 항상 가장 강력한 동메달 후보였던 페샬라/부르자는

카메렝고 사단의 에이스로서 

이제는 홀로 주에바가 이끄는 버츄/모이어 데이비스/화이트 슈퍼 2강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길수는 없을지라도 

라노테/카펠리니 팀과 함께 다시 월드 앞에 

새롭게 홀로선 슈필반트 사단의 포디움 입성을 막아내고

작년처럼 동메달을 지키려 할 것입니다.



케이틀린 위버 / 앤드류 포제 Kaytilin Weaver / Andrew Poje FD 

"Humanity in Motion" from The LXD

지난 1월 캐나다 내셔널에서 목발을 짚고 동료들을 응원하러 온 케이틀린 위버를 봤는데요.

"오늘 경기를 못봐서 너무 아쉽다"고 이야기했습니다.



2013 캐나다 내셔널이 열린 미시사가의 허쉬센터는

2011 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가 열렸던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직관한 그랑프리였던 이 대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챈의 아랑훼즈 협주곡도, 버츄/모이어의 퍼니 페이스도 아닌

바로 위버 / 포제의 프리댄스 "Je Suis Malade"였습니다.




그 때 생각이 다시 떠올라

"같은 링크에서 지난 시즌에 보았던 프리 경기를 아직도 기억한다"고 덧붙였죠.

싸인을 받은 후 케이틀린의 빠른 회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우연히도 같은 미시시가의 링크에서 

이틀린 위버는 링크가 아닌 복도에서 그리고 스케이트 대신 목발을 짚고 천천히 걸음을 떼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을 

앤드류 위버가 그녀를 리프팅 하는 대신 그녀의 짐을 들고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스케이트 캐나다를 다녀 온 후 몇 주후 

드디어 위버가 링크에 서기 시작했다는 포제의 트윗을 보았습니다.


케이틀린이 재활을 하는 동안

앤드류 역시 그녀의 곁을 지켰습니다.


위버/포제팀은 케이틀린의 재활 이외에도 

지난 시즌에 열정적인 프로그램에 가려졌던 여러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결국 이번 시즌 보브로바/솔로비예프와 맞대결한 두번의 그랑프리에서 프리에서 역전을 당하며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안무와 열정으로 관중들을 사로잡는 

이들의 프리 프로그램 직관을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번 프리 프로그램의 제목은 "Humanity in Motion" 입니다.

조각품 처럼 서있는 케이틀린에게 앤드류가 생기를 불어넣자 서서히 움직이는 것처럼 

이제 이들은 월드를 향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세계선수권도 이제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ps.

대략 이런 프로그램들이 기대되네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프리뷰?


월드, 이제 1주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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