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선수 세계선수권 공식연습 직캠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식연습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써보고자 합니다.


제가 보았던 그리고 그 이전의 수많은

하나하나의 점프, 스텝, 스핀의 연습들이 없이는 

정직한 위너스랩과 시상식의 환희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김연아 선수 프리 직관 후기를 쓰면서

공식연습에 대해 썼던 글을 바탕으로

새로 추가한 영상을 보태어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공식연습은 아무래도 가까운 곳에서 선수들 연습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경기 때 못보던 여러 모습들을 보는 재미가 있고,

점프 컨시나 스텝과 활주 실력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운이 좋으면 연습이 끝난 후 싸인 받거나 사진을 찍을 기회도 있죠...)












최근에 세계선수권 직캠 영상들을 정리하면서 김연아 선수 영상을 올리다 보니

그 때 직관할 때 느꼈던 비현실감이 다시 느껴지더군요.


일단 컴피 경기나, 드레스 리허설과 달리 

공식 연습의 경우에는 음악의 도움이 없어

점프의 퀄리티 그리고 스트로킹의 스피드가 더욱 뚜렷이 드러납니다.





지난 8월말 주니어 그랑프리 레이크 플레시드 경기 직관을 갔을 때

경기가 끝난 다음날 

이준형 선수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때 김연아 선수의 점프에 대해서 잠간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준형 선수가 대회중에 봤던 그 어떤 표정보다 더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정말 연아누나는 대단해요...

태릉 링크에서 연습하는 것을 실제로 보면

제가 봤던 왠만한 남자 선수들보다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가 더 좋아요. 

기회되시면 실제로 꼭 보세요...진짜 차원이 달라요."


그리고 프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프리 프로그램 연습하는 것을 봤는데요...

이번 레미제라블 프리프로그램은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에요.

...피겨 역사에 남을거에요..."


이미 8월 말이었던 그 때 프리 프로그램의 안무와 점프 등은 거의 완성에 가까왔고,

그 이후는 더욱 완벽하게 하기 위한 기나긴 준비였던 셈인거죠...

완벽한 세계선수권 프리의 프로그램이 가능했던 이유이기도 하구요...


지난 종합선수권 대회 쇼트 웜업에서 

아이스 쇼가 아닌 컴피에서 뛸 점프를 처음 직접 볼 수 있었어요.



프리 웜업에서도 다시 한번 놀랬죠.


그래서 이후에 

저는 김연아 선수의 공식연습을 꼭 보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세계선수권에서 드디어 기회가 왔습니다.

그리고 정말 원없이 본것 같아요. (하지만 3개월이 지나니 또다시 보고 싶군요...)


특히 놀라왔던 것은 점프의 퀄리티와 놀라운 컨시였습니다.


한마디로 비현실적입니다.

아주 쉽게 뛰는데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가 대단합니다.

김연아 선수의 점프를 누군가 폭주기관차라 표현했듯이

이러한 점프들을 

뛰려고 예고하는 필요없는 사전 동작없이 

(뛸거야...뛸거야...라는 의미로 영어로는 telegraph 라 표현하더군요.)

스피드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뛰어오르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프리 로테 없이 공중에서 회전을 꽉 채워 도는 딜레이드 점프라 

더욱 다른 선수들의 점프와 확연히 달라 보이더군요.


결국, 김연아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단 한번 마지막 런스루에서 트리플 살코를 더블 처리한 것을 빼고는,

모든 공식연습의 런스루와 쇼트, 프리 프로그램에서 그 많은 점프를 클린했습니다.

쇼트에서 심판이 클린하지 못했을 뿐이죠.


직캠에서 잡히는 것이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더욱더 대단했습니다.

부푼 마음을 안고 도착한 공식연습 첫날 아쉽게도

저녁 연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곧 보게될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상상해 보았죠.



다음 날에는 쇼트 연습 대신

프리 연습에 집중했는데요. 역시 점프의 컨시가 대단했죠.

그리고 런스루를 조금 찍을 수 있었습니다.


자다깨서 눈이 부은 김연아 선수는 시차 적응이 안되어 졸음이 가득한채로도 모든 점프를 랜딩했습니다.




3월 12일 공식연습 후 SBS 생생영상 인터뷰 



공식연습 2일째 이후 부터는 쇼트 프로그램 키스 오브 뱀파이어를 연습했습니다.

저는 찍지 못했지만 유튜브에서 몇몇 영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쇼트 드레스 리허설 영상도 찾았습니다. (산호초횽 촬영)


프리 연습 영상들도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3월 11일 첫 공식연습 영상


3월 15일 오전 연습영상 - 유일하게 점프를 생략한 연습이었습니다.



3월 15일 오후 연습 영상



특히 쇼트 경기의 말도 안되는 플립 엣지 판정이 있고 난 후

다음날인 15일 저녁의 런스루와 연습에서 

김연아 선수는 트리플 플립을 보란듯이 깔끔한 엣지로 여러번 뛰었죠.

지난 종합선수권 쇼트에서 바로 제 앞에서 뛰었던 그 즉석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처럼

모든 엣지는 정확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프리 경기가 있던 16일,

이른 아침에 긴장된 마음가짐으로 드레스 리허설을 보러 갔습니다.

마지막 공식연습이 열린

버드와이저 가든 링크에 자리들이 많이 남아

제가 경기를 보는 곳과 일부러 반대편 쪽에 앉아서 공식연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웜업하면서 스트로킹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구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점프 연습에 들어갑니다.


대회 기간 내내 김연아 선수의 공식 연습에서 보여준 점프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9번의 공식연습 중 8번 참가, 런스루에서 시도한 모든 점프를 랜딩했습니다.

8번의 런스루 중 쇼트가 끝난 다음날 오전의 런스루에서만 점프를 생략했을 뿐

김연아 선수는 모든 런스루에서 실전과 동일하게 점프를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점프들을 압도적인 비거리와 높이로 깔끔하게 착지했습니다.

(단 8번의 런스루 중 진로가 가로막혀 더블 악셀 점프를 뛰지 않은 것이 한번 있었고, 

트리플 살코를 더블로 뛴적이 한번 있을 뿐입니다.)


저는 총 6번의 런스루와 연습을 실제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평생 볼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점프를 원없이 봤는데요.

너무나 쉽게 대단한 비거리와 높이로 

딜레이드 점프를 뛰는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점프를 보고 있으면,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같은 트리플 점프라고 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지막 공식연습에서 담은 김연아 선수의 점프 직캠들입니다.

높이와 비거리를 담은 딜레이트 점프를 감상하시죠.


김연아 선수가 주니어 시절 뛰었던,

영상으로는 존재하지 않고 프로토콜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3Lz+3T를 올림픽 시즌 3+3 점프로 들고 나왔을 때의 그 통쾌함과 충격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리고 언제 봐도 시원한 트리플 럿츠


더블 악셀 점프의 횟수를 2회로 줄이는 

규칙이 생겨, 더이상 컴피에서 볼 수 없게 된 2A+3T+2T를 

연습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여유있는 중간의 트리플 토가 놀라우면서 반가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드레스 리허설

레미제라블 음악에 경기전 마지막으로 루틴을 수행합니다.


SBS 생생 영상 드레스 리허설


스트로킹과 스텝의 엣지와 스피드를 직캠을 통해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선수와 비교할 때 그 스피드는 더욱 확연히 차이가 났죠.



모든 공식연습이 끝나고 이제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남은 것은 프리 경기 뿐.


실전에서조차 모든 점프를 너무나도 가볍게 뛰는 김연아 선수의 실력은

손동작 하나에도 음악의 흐름에 맞추어 안무를 선보이는 감각은

연습에서조차 하나의 점프도 한번의 스트로킹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일 것입니다.



제가 본 것은

김연아 선수가 그동안 빙판위에서 스케이팅한 

수많은 날들에 비하면

아주 잠간의 순간이었겠죠.



그 수많은 순간들이 추운 빙판 위에서 오랜시간 쌓이고 쌓여

그 날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에 남을

레미제라블의 손동작 하나, 점프 랜딩하나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정직한 스케이팅이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스케이터만이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진정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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