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니어 여싱들은 요즘 왜 강할까?

도대체 어디서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러시아 신동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최근 피겨 스케이팅 팬들 사이에서

정말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월드 포디움을

스윕한 데 이어,


이번 시즌에는

주니어 그랑프리가 4차를 끝으로 반환점을 돈 지금,

러시아 여자 피겨는 사상 유례 없는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의 전대회 우승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미 메드베데바와 사하노비치가

각각 2번의 우승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일찌감치 확정지었고,

남은 3번의 대회에서도 출전을 기다리는 

러시아 신동들, 소츠코바와 프로클로바가 부상에서 회복되었다면 

그들의 우승은 매우 유력합니다.


러시아 주니어 여싱은 지금 기세대로라면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전대회 우승이라는 초유의 기록은 물론

2시즌 연속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그리고 주니어 월드의

포디움까지 휩쓸어 버릴 것 같습니다.


최근의 러시아 주니어 피겨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위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차례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봅니다.


예전에는 어땠을까요?

진짜 강하기는 한걸까요?

그렇다면 왜 지금 강해진 것일까요?

주니어 여싱의 강세는 시니어까지 이어질까요?


피겨 스케이팅 제국 소련의 블라인드 스팟, 여자 싱글


사실 러시아 피겨를 대표하는 것은

(순서대로) 페어, 아댄 그리고 남자 피겨입니다.

상대적으로 여자 피겨는 소련 시절에도 가장 약한 종목이었습니다.


이리나 슬루츠카야
(1979년생)가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은메달을

그리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딸 때까지

러시아/소련 여싱이 올림픽에서 얻은 메달은

1984 사라예보 올림픽에서의 키라 이바노바(1963년생)의 동메달이 전부였습니다.


2002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왼쪽부터 이리나 슬루츠카야, 사라 휴즈, 미셸 콴


이것은 단지 올림픽 징크스는 아니였는데요.

세계선수권에서도 소련은 유독 여자 싱글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소련이 여자 싱글에서 거둔 세계선수권 첫 포디움은

1983년 3위를 거둔 엘레나 보도레조바였습니다.

그 후 1984 안나 콘드라쇼바,1985 키라 이바노바

카타리나 비트에 이어 2위에 오릅니다. 


이것이 세계선수권에서

74년 동안의 소련 시절, 여자 싱글이 거둔 포디움의 전부였죠.


미국 레이크 플레시드 1980링크 앞에 걸린 이제는 사라진 냉전의 유물, 소련과 유고슬라비아 국기, 2012 JGP 때 찍은 사진.


물론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3명의 포디움도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페어와 아댄에서 수십년간 포디움을 점령해 왔던

그리고 남싱에서 포디움을 놓고 꾸준히 북미와 경쟁해왔던

피겨 스케이팅 왕국 소련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왜 소련 피겨는 유독 여싱에서만 힘을 쓰지 못했을까요?


여자 싱글이 우선 선택사항인 다른 국가의 피겨문화와는 달리

소련 체제에서는 여자 유망주들은

일단 페어와 아댄으로 배치되었고,

싱글 스케이팅은 그 다음의 선택지였습니다.

국가 주도의 전략 종목에서 여싱은 차순위로 밀렸던 것이죠.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제 소련이 아닌 러시아에서

여싱은 다시 기지개를 폅니다.


주니어 레벨에서 1994년 주니어월드에서 이리나 슬루츠카야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1999년까지 연속으로 엘레나 이바노바, 다리아 티모센코, 율리아 솔다토바 등의 유망주들이

주니어 월드 포디움에 올라갔고,


시니어에서도 96년부터 2005년까지 슬루츠카야는 물론

동세대 동료들인 마리아 부츠르스카야, 율리아 솔다토바, 엘레나 소콜로바 역시

월드 포디움에 차례로 오르며 80년대와 같은 짧은 도전이 아닌,

러시아의 첫 여자 싱글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특히 이리나 슬루츠카야

1996년 월드에서 3위로 포디움에 오른 후

미셸 콴과의 유명한 라이벌리를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되죠.

출처: 위키피디아


하지만 슬루츠카야의 은퇴와 함께

이후 알레나 레오노바 (1990년 생)가

2012 시니어 월드 은메달을 따기까지

러시아 여싱은 유례없는 침체기에 들어갑니다.


그냥 이전의 인기 없던 소련 시절의 여싱으로 돌아간 걸까요?

아니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우선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소련/러시아의 독특한 피겨 선수 육성 시스템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소련/러시아의 피겨 선수 육성 시스템

러시아의 엘리트 피겨선수 육성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소련 시절의 육성시스템도

지금의 러시아 시스템과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엘리트 스케이터들은 대부분 만 4세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합니다.

예브게니 플루센코 그리고 최근에는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의 코치로 잘 알려진

점프 훈련의 마스터, 알렉세이 미쉰 코치는

뚝따미셰바가 만 12세라는 이른 나이에 

러시아 내셔널 시니어에 출전한 것에 대해 비판을 받았을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속가능한 훌륭한 미래를 가진 선수는 망가지지 않을 것이다. 12살 이전에 스케이터가 트리플을 뛰지 못하면 결코 뛸수 없다."

영문 번역 링크

(꼭 그런것 만은 아니죠...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탑싱이 되기는 힘들지라도 그리고 흔하지는 않아도

한국 스케이터 중에서도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 트리플을 뛴 선수들이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 여자 싱글 피겨 교육의 명제는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나이인 만13세가 되기 전에

고난이도 트리플 점프를 넘어서,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7세에 피겨를 시작한 사라피마 사하노비치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의 엘리트 여자 선수들은 대부분 만 4세 정도에 피겨를 시작하고,

이중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유명 코치들이 받아들입니다.

러시아 피겨는 엄격한 도제 제도로 

북미처럼 코치를 선수가 고용한다기 보다는 

여전히 코치가 선수들을 오디션해서 받아들이는 시스템입니다.


러시아의 엘리트 여싱 육성 시스템에서는

만 4세부터 12세까지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이미 여싱으로서의

성공여부는 결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싱의 경우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러시아의 경우는 더욱 단호하죠.


핀란드 여싱들이

10대 중반에도 트리플 종류를 늘리고 점점 발전하는 것

미국과 캐나다의 여싱중에 10대 중반에 고난이도 트리플을 마스터하면서

탑싱으로 발돋움 하는 선수가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일반 학교를 다니거나 홈스쿨링을 하며

학업을 병행하는 북미 및 다른 유럽의 스케이터와 달리

러시아의 스케이터들은 체육 전문학교에 다니면서

어린 시절부터 학업보다는 훈련에 중점을 둡니다.


러시아 피겨의 잃어버린 세대


소련의 피겨가 페어와 아댄 그리고 남싱에 집중했지만,

워낙 치밀한 엘리트 육성 체제와 우수한 인프라 덕에

여싱도 탑싱급의 주니어 유망주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1년을 마지막으로

러시아 주니어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포디움에서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이후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포디움은 커녕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엔트리에서도 2003년 1명이 진출한 것을 제외하고

러시아 주니어 여싱은 진출하지 못합니다.


그랑프리 파이널 엔트리가 당시 2008년을 제외하고 8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러시아 탑 여싱의 한 세대가 완전히 없어진 셈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미국과 일본의 주니어들이 차지하죠.


출처: 위키피디아


2002년부터 2008년까지의 기간에

주니어 그랑프리에 데뷔했던 러시아 여싱들은

만 4세부터 12세까지의 결정적 시기를

90년대에 보낸 세대입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이죠.


이 세대 중 유일하게 알레나 레오노바(1990년 11월생)만이

주니어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남기는데요.

07/08 주니어 그랑프리 시즌의 부진으로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08/09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한 후

시즌 마지막에 2009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출전 우승을 차지합니다.


추억돋는 2009 주니어 월드 포디움, 왼쪽부터 캐롤라인 장, 알레나 레오노바, 애슐리 와그너



러시아 신동들의 시대가 열리다

2009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러시아는 오랜 여싱 가뭄에서 벗어나

8명의 엔트리 중 3명이 동시에 파이널에 진출합니다.

안나 오브차로바, 폴리나 쉘레펜, 크세니아 마카로바입니다.

그리고 이중 셀레펜이 2위를 기록하며 8년만에 러시아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섭니다.


09/10 시즌은 이른바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의 "러시아 신동 1세대"가

주니어에 데뷔하기 바로 1시즌 전이었는데요.

대략 러시아 신동 0.9 세대라고 할수 있는데요.

지금은 스위스로 국적을 옮긴 안나 오브차로바 (1996년 3월생)는 물론

한국 팬들이 이른바 폴리나 S/A/K라 부르는 세 선수 모두 같은 0.9 세대로

폴리나 셀레펜 (1995년 7월생), 폴리나 아가포노바 (1996년 4월생, 2010 JW 3위),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1996년 4월생, 2011 JGPF 3위) 

모두 대략 2000년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첫 러시아 포디움 스윕인 2011 JGPF의 스윕은 

어느새 노련한 주니어가 된 신동 0.9세대와 새로 올라온 신동 1.5세대 리프니츠카야의 합작품이었다.

왼쪽부터 폴리나 셀레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폴리나 코로베니코바


1992년 12월생인 크세니아 마카로바

미국에 이민을 간 후 8세부터 스케이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마카로바가 러시아에 있었다면 너무 나이가 많다고

피겨 스케이터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크세니아 마카로바


2010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쉘레펜,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가 진출하여

소트니코바가 우승, 뚝따미셰바가 2위를 차지합니다.


2010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왼쪽부터 뚝따미세바, 소트니코바, 리지준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Li_Zijun


같은 시즌 3달 뒤 열린 한국 강릉에서 열린

2011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역시

소트니코바뚝따미세바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러시아 신동세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립니다.


1996년 하반기에 태어난 뚝따미셰바, 소트니코바의 이른바

"러시아 신동 1세대" 역시 

이들이 만 4세가 되던 2000 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했습니다.


2010/11 시즌부터 지금까지 

러시아 주니어 신동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세계선수권의 

포디움을 휩쓸기 시작합니다.


2010/11 시즌 이후 러시아 이외의 선수들

JGP 파이널과 주니어 월드의 포디움에 선 것은

리지준 (중국, 2010 JGPF 3위), 한나 밀러 (미국,2012 JGPF 2위), 

아그네스 자와즈키 (미국, 2011 JW 3위), 그레이시 골드 (미국, 2012 JW 2위)

단 4명에 불과합니다.

24개의 포디움 자리 중에 20개를 러시아 주니어 여싱이 독식한 셈입니다.

20개의 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여싱 주니어들은 모두 2000년 이후에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선수들입니다.


도대체 1990 부터 10년동안 러시아 피겨계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2000 은 러시아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Wind of Change (변화의 바람) - 1991 모스크바


I follow the Moskva
Down to Gorky Park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An August summer night
Soldiers passing by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모스크바를 거닐며

고르키 공원으로 향합니다.

8월 한 여름 밤에 

변화의 바람을 들으며..

병사들이 지나갑니다.

변화의 바람을 들으며..


The world is closing in
Did you ever think
That we could be so close, like brothers
The future's in the air
I can feel it everywhere
Blowing with the wind of change


세계는 더 가까워졌어요.

우리가 이렇게 형제처럼

가까워 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 있나요?

미래는 시작되고 있어요.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나는 모든 곳에서 느낄 수 있어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집니다.

소련은 1991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고,

냉전은 역사책의 용어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냉전의 마지막 유물로 한반도에는 DMZ가 남죠...)


독일의 락그룹 스콜피온에게는 모스크바에서 느끼는 이 변화의 바람이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변화였겠지만,

(그리고 결국 세상은 그들의 전망처럼 그리 희망적으로 바뀌지는 않았죠.

이데올로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종교와 민족감정은

전선이 없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악마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90년대 유고슬라비아는 인간의 최악을 경험하게 한 전쟁터가 되었고,

아프리카는 부족간의 내전에 시달렸고,

중동은 서구의 폭격목표물이 되었죠)


그 변화의 와중에 살아가야 하는 모스크바의 시민들에게

변화의 바람은 자유의 바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생존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소련, 가게가 열기전 미리 줄을 선 사람들

소련 붕괴 한달전, 이미 경제 체제는 붕괴된 상황이었다. 빵을 사기위해 줄은 선 사람들 (1991년 11월) 

출처: http://s1.zetaboards.com/anthroscape/topic/5036486/1/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소련의 경제 체제가 무너져가면서

생필품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서야 했던 모스크바 시민들은

잠시 서방의 패스트푸드를 사먹기 위해 새로운 줄을 섰습니다.


1991년 모스크바의 맥도날드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스크바 시민들, 

출처: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730684/Russia-conducts-checks-McDonalds.html


잠시 자유를 만끽하는 듯 했던

러시아는 이후 지독한 10여년의 경제공황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자본주의는 도입되었지만, 회복될줄 모르는 경제 때문에

또다시 붕괴 이전 처럼 줄을 서야하고 배급을 타야했죠.

그리고 정치는 쿠데타 시도로 더욱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진주한 친공산 쿠데타 군의 탱크, 결국 이들은 퇴각하고 쿠데타는 실패했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스크바 시민들

러시아 툴라에서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


냉전체제의 붕괴로 촉발된 90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 및 

91년의 소비에트 연방 붕괴 및 98년 재정위기 사태에 이르기까지...

2000년 까지, 90년대 내내 러시아 경제는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소련의 붕괴후 러시아의 GDP 변화,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History_of_Russia_(1992%E2%80%93present)


즉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러시아 스케이터들은

피겨에 입문하고 기술을 가다듬어야 할 나이인

4세~12세 사이에 이 경제위기를 맞이 했습니다.


먹고 사는 것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90년대 러시아의 링크들은 관리가 안되어

빙질이 형편 없었고,

결국 90년대 후반에는 탑 페어팀과 아댄팀 조차 

아이스 타임을 확보할 수 없어

미국의 링크로 가서 훈련을 해야했을 정도였죠.


또한 계속된 러시아의 경제침체로

90년부터 러시아의 코치진과 스케이터들의 북미로의 엑소더스가 이루어져서

인적 인프라도 붕괴되었습니다.

링크시설의 낙후와 인적 인프라의 붕괴 이에 따른 피겨 선수의 감소는 악순환되며 반복되었고,

러시아의 탑 스케이터들과 코치진들은 더욱더

미국으로 미국으로 향하게 되었죠.



1990년 북미 아이스 투어 중 망명한 그레고리 수르, 이고르 슈필반트를 시작으로

이듬해 소련의 붕괴 이후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국가의 지원이 끊기면서

소련의 스케이팅 인력은 현역선수, 코치 가리지 않고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1991년, 그동안 러시아 엘리트 페어를 위해 안무를 해왔던

마리나 주에바 역시 미국으로 떠나 

이고르 슈필반트가 있던 디트로이트 클럽에 합류합니다.


2005년 세계선수권에서 20년만에 미국 아댄 벨빈/아고스토 팀이 포디움에 오릅니다. 

제일 왼쪽이 주에바, 제일 오른쪽이 슈필반트


소련의 몰락과 인력의 이동은

미국에게는 커다란 기회였습니다.

미국의 스케이터들은 러시아의 유능한 코치들에게서 훈련을 받게 됩니다.

이고르 슈필반트, 마리나 주에바 등이 디트로이트 클럽에서 미국 아댄의 터전을 닦기 시작하죠.

"Rent a Russian" (러시아 선수/코치를 빌린다) 라는 냉소적인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구요.

미국의 아이스 댄스는 러시아에서 건너와 미국 전역에서

코치로 일하기 시작한 인력 덕에 서서히 부흥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러시아에서 끝까지 묵묵히 지킨 것은 바로

생 페테르스부르크 피겨의 대부 알렉세이 미쉰 이었습니다.

미쉰은 90년대 생 세인트부르크에서  알렉세이 우르마노프, 알렉세이 야구딘 그리고 예브게니 플루센코를 길러냅니다.

그에 의해 러시아 남자 스케이터들은 치명적인 경제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해지면서 북미의 남싱들을 제치고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미쉰이 생 페트르스부르크에서 남자 싱글 스케이터를 길러내는 동안

현역선수 시절 미쉰의 페어 파트너였던

타마라 모스크비나는 

페어 파트너였던 생 페테르스부르크 피겨의 중심, 모스크비나 코치와 미쉰 코치가 기념 공연을 하고 있다.


레닌그라드에서 소련 붕괴후

제정 러시아 시절의 이름인 생 페테르스부르크를 되찾은 

마린스키 발레 극장이 있는 바로 그 도시에서 

묵묵히 러시아 페어의 전통을 지킵니다.


1993 Piruetten 대회 (릴리 함메르 프리 올림픽의 경기) 키스 앤 크라이, 왼쪽부터, 미슈쿠테노크, 드미트리예프, 모스크비나


국가의 지원이 끊긴 와중에도 그의 제자 나탈리아 미슈쿠테노크 /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페어 챔피언이 되죠.



생 페테레스부르크를 지켜오며 모스크비나의 코치아래 훈련해온

1992 알베르빌 올림픽 챔피언 미슈쿠네노크 / 드미트리예프


모스크바 페어의 대표였으나 미국으로 떠나 마리나 주에바의 안무를 받으며 훈련해온

1988 캘거리 올림픽 챔피언 고르디예바 / 그린코프


1994년, 릴리 함메르 올림픽에서 대결합니다.


이들의 대결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페어 챔피언끼리의 맞대결임과 동시에

러시아 피겨의 양대 라이벌

생 페테르스부크르 vs. 모스크바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기도 했고,

둘다 러시아를 대표했으나 그들의 훈련지에 따라

러시아 시스템 vs. 미국 시스템의 대결이기도 했습니다.


이 대결에서 이기는 팀은

단지 릴리함메르 올림픽 우승이 아니라

역사에 남을 페어의 레전드가 될 운명이었죠.




결과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고르디예바/ 그린코프의 승리였습니다.

관련 포스팅: 옛날 비디오를 보다 - 릴리함메르 올림픽 페어 발굴 영상


고르디예바와 그린코프가 릴리함메르 올림픽 전에 훈련했던 미국의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에서,

그린코프는 올림픽 이듬해 급작스런 심장질환으로 사망합니다.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 복도에 팬들이 헌정한 그린코프 추모 기념판입니다. 2012 JGP 때 찍은 사진입니다.


세기의 페어 대결의 엇갈린 승패가 암시했듯이,

90년대 후반이 되어도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끝날 줄을 몰랐고,

오히려 더 심각해집니다.


모스크바 피겨를 대표하는 러시아 페어의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도 

1997년, 결국 미국의 코네티컷 (인터내셔널 스케이팅 센터)으로 떠납니다. 

2006년까지 10년간 미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죠.


1998년 재정위기로 최악의 상황에 다다른 러시아의 경제 공황은

러시아 피겨 인프라에 

마지막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생 페테르스부크르를 지키던 타마라 모스크비나

1998년, 경제 위기로 관리가 안되던 링크 때문에 훈련을 지속 할 수 없었고,

결국 그녀와 함께 일하던 코치진 및 페어팀과 함께 

훈련장을 찾아 미국으로 떠납니다.

비록 94년 릴리함메르에서 고르디예바/그린코프에 졌지만,

러시아를 지키며 92년과 98년 각각 다른 파트너와 페어 올림픽 챔피언이 된 2관왕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도 

이젠 코치가 되어 그녀를 따라 나서죠.

이후 모스크비나는 3년여 미국의 코네티컷과 뉴저지에서 코치를 하면서,

그녀를 따라 온 러시아 페어팀들을 훈련시키며

미국 땅에서 러시아 페어의 명맥을,

러시아 올림픽 페어 챔피언의 계보를 이어갑니다.


한편, 1998년 플루쉔코의 라이벌이자

같은 미쉰의 제자 알렉세이 야구딘도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훈련지를 옮깁니다.

미국에서 코치를 하던 타티아나 타라소바에게 코치를 받게 됩니다.

러시아 피겨의 자존심 야구딘의 미국행은 러시아에서 많은 비판을 받게 됩니다.

오래된 스승 미쉰을 떠나 미쉰 코치의 오랜 라이벌인 타라소바에게로 간 것도 비판의 이유였죠.



이제 러시아에 남은 것은

야구딘의 라이벌이자 링크 동료였던 플루쉔코

그리고 미쉰 코치 였습니다.


2002년 미국에서 열린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남자 싱글은

두 러시아 라이벌의 피할수 없는 대결로 주목을 받습니다.


어려운 시절

좋은 환경을 찾아 미국으로 떠난 타라소바 코치와 알렉세이 야구딘

VS.

끝까지 러시아를 지킨 미쉰 코치와 예브게니 플루쉔코의 

떠난자와 남은자의 한판 승부였습니다. 



결과는 이번에도 미국 훈련파의 승리였습니다.

야구딘은 압도적 경기로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2부로 이어집니다.


러시아 주니어 여자 피겨는 왜 강할까? (2부)

- "엘리트 육성 시스템의 귀환과 신동들의 미래"

올댓 스케이트 2014 출연진이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5월 4일에서 6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아이스쇼의 주제는

"Adios, Gracias" "안녕, 고마워"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김연아 선수의 컴피 은퇴에 대한 인사와 팬들에 대한 감사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출연진 Casting


여자 Ladies

김연아 Yuna Kim 2010 올림픽 금메달, 2009/2013 세계선수권 금메달

셰린 본 Shae-Lynn Bourne 2003 세계선수권 아이스 댄스 챔피언, 그랑프리 파이널 1위 (1997, 2001)

김해진 Hae-Jin Kim 2012 주니어 그랑프리 슬로베니아 금메달

박소연 So Youn Park 2012 주니어 그랑프리 터키 은메달, 2014 세계선수권 6위


남자 Men

알렉세이 야구딘 Alexei Yagudin 2002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4회 우승 (98,99,00,02)

스테판 랑비엘 Stephane Lambiel 2006 올림픽 은메달, 2005~6 세계선수권 금메달

데니스 텐 Dennis Ten 2014 올림픽 동메달, 2013 세계선수권 은메달

얀한 Han Yan 2013 컵 오브 차이나 금메달, 2012 주니어 세계선수권 챔피언

김진서 Jin-Seo Kim 2012 주니어 그랑프리 오스트리아 동메달


페어 Pair

타티아나 볼로소자/막심 트란코프 Tatiana Volosozhar / Maxim Trankov 2014 올림픽 금메달, 2013 세계선수권 금메달

알레나 사브첸코/로빈 졸코비 Alena Savchenko / Rovin Szolkowy 세계선수권 5회 우승 (08,09,11,12,14)


아이스 댄스 Ice Dance

김 레베카 / 키릴 미노프 Rebeka Kim / Kirill Minov 2014 주니어 세계선수권 6위, 2013 NRW 트로피 주니어 우승


출처: 올댓스케이트 홈페이지 www.allthatskate.com


시간

5/4 (일) 오후 4시

5/5 (월) 오후 4시

5/6 (화) 오후 6시


티켓팅은 인터파크에서 온라인 티켓팅으로 4월 1일에 오픈했는데요.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4003305

이미 오픈 당일 15분만에 매진되었지만, 이따금씩 취소표가 나오고 있습니다.

행운이 함께 하기를...

1부에서 계속

카르멘 part 1: 카르멘의 전쟁 혹은 카타리나 비트


2부는 

카타리나 비트 이후의 여자싱글 스케이터들이 시도한 

사골곡으로의 카르멘의 의미와

남싱, 페어, 아댄에서의 카르멘을 살펴보려 합니다.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 전세계를 매혹시킨

카타리나 비트의 "그 카르멘" 이후,

많은 여자 싱글 선수들은 카르멘을 프로그램 음악으로 사용했고,

언젠가는 비트를 넘어서려 했습니다.

비트 이후의 탑싱들도 예외는 아니었죠.


카르멘은 여싱이면 누구나 언젠가는 겪어야 할 

통과 의례였습니다.


다양한 음악 톤과 다이나믹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고,

피겨 관계자와 피겨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곡이 되어 버린 카르멘은 

새롭게 변신하고자 하는

스케이터들이 애용하는 레파토리가 되었습니다.


여자 싱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골곡 베스트 3를 꼽자면

우아하고 청순한 여성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백조의 호수

귀여움을 돋보이게 하는 호두까기 인형

그리고 

매혹적인 팜므 파탈의 성숙한 여인을 표현하는 카르멘을 들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아함 혹은 귀여움으로 거의 80여년을 버텨오던 여자 싱글 프로그램에

팜프파탈이라 불리우는 치명적 아름다움 혹은 섹시함이라는

레파토리가 들어온 것은  

헐리우드 배우와 미모와 빙판위의 연기로

전세계 피겨팬을 사로잡았던 카타리나 비트의 충격적인 '카르멘" 프리 프로그램의

영향이 컸습니다.


발레를 바탕으로 한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 프로그램을 섭렵한

주니어 여자 싱글들은 

시니어로 발돋움하거나 자신의 이미지를 성숙한 스케이터로 변신하고자 할 때

카르멘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이어져

시니어 데뷔 혹은 2년차 때 카르멘은 가장 애용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카르멘이 다른 사골곡과 다른 점은 바로

캐릭터에로의 몰입과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차이코프스크의 발레곡들과는 달리

오페라이기 때문에 항상 기악곡으로의 편곡과 

새로운 안무의 창조가 관건이 됩니다.


그래서 

그래도 기본은 하는, 

믿고 쓰는 발레곡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과는 달리


"카르멘"은 사실

많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그 때마다 스케이터에게 디테일한 표현이 많이 요구되어지고

안무가의 창의력이 발휘될 공간이 여전히 많은 

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는 수행하기가 꽤 어려운 곡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수준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죠.


하지만 그러함에도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그리고

탑싱에서 포디움 혹은 레전드로 도약하고자 하는 스케이터들이 

항상 시도하고자 하는

잘못 끊이거나 조금만 보관을 잘못하면 바로 상하는 

"저온 살균 사골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후에 레전드가 된 여싱들은 

"카르멘"에 꿋꿋히 도전을 해왔고, 

그 자취를 남겼습니다.

우승이 유력했던 1998년 올림픽에서 타라 리핀스키의 선전에 밀려

금메달을 놓친 미셸콴이 올림픽 이후에 복귀한 쇼트 프로그램도

바로 카르멘이었습니다.


로리니콜에 의해 안무된 이 프로그램은

비제의 카르멘을 직접 사용하기 보다는

비제의 카르멘을 주제로 각기 다른 작곡가들에 의해 편곡된 

발레곡 "카르멘 suite",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카르멘 판타지"

그리고 영화 카르멘(1983)의 OST를 사용했습니다.


아직 레전드가 되기전 첫 올림픽에서 좌절한 

(그리고 한번의 올림픽에서 더 좌절하게 되고 오히려 그로 인해 레전드가 된)

미셸 콴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함께

새로운 각오로 택한 컴백 음악이었던 것입니다.


미셸 콴 Michelle Kwan "The Fate of Carmen" 1998 Keri Figure Skating Classic 


하지만 카르멘은 콴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콴은 또 한번의 올림픽에서 좌절한 후

아랑훼즈 협주곡 (02-03) 과 토스카(03-04)라는 

잊지못할 시그니처 프로그램을 남기게 됩니다.


사샤 코헨의 경우

첫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의 프리 프로그램이 

그녀의 성격답게 야심차게 "카르멘"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사샤 코헨에게는 

시그니처 프로그램이 되지 못합니다.

말라가냐(02~04)로 성공을 거두고

팜므 파탈과 캐릭터를 표현하는 변신을 포기하고

유연성이 강점인 자신의 장점을 살려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03~04) 와 호두까기 인형(04~05)으로 전성기를 구가하죠.


사샤 코헨 Sasha Cohen FS 2002 US Nationals FS



남자 싱글의 경우는 

음악은 카르멘이지만, 사실 "카르멘"을 놓고 대결하게 되는

돈 호세 혹은 에스카미요 라고 하는것이 맞을 듯 합니다.

고향에 약혼녀를 놓고온 진지하고 보수적인 스페인 하사관, 돈 호세

용맹하고 열정적인 투우사, 에스카미요 

이 둘의 캐릭가 교차로 나타나거나 혹은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관건은 사랑에 빠진 돈 호세보다는 분노하는 돈호세와

남성미가 강조된 투우사 에스카미요를 박력있게 연기하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역시 박력 스케이팅의 선두주자 

러시아 남싱들이 호쾌한 점프와 함께 괜찮은 프로그램들을 남겼습니다.


빅토르 페트렌코 Victor Petrenko "Carmen" 1991 Worlds SP 


예브게니 플루센코 Evgeni Plushenko "Carmen" FS 2002 Olympics 


이번 시즌 "진짜" 마지막 시즌 프리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조금씩 보여주는

"플루센코에의 헌정"을 한다고 하니 조금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야구딘의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들에 밀려

많은 조명을 못받은 플르센코의 비운의 프리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갈라에서는 플루센코의 "Sex Bomb"이 3대 금지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야구딘의 "바나나"보다 선호되고 있으니...


생각난 김에 17세 야구딘의 시니어 월드 데뷔 프로그램 "카르멘"도 보죠.


알렉세이 야구딘 Alexei Yagudin "Carmen" FS 1997 Worlds 


1988년 캘거리에는 카타리나 비트와 데비 토마스의 카르멘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페어 금메달에 빛나는 

페어의 전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세르게이 그린코프의

카르멘도 있었습니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 / 세르게이 그린코프 Ekaterian Gordeeva / Sergei Grinkov 

"Carmen" SP1988 올림픽


비록 카타리나 비트의 카르멘에 밀렸지만,

이들의 카르멘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의상만 봐도 하얀색입니다. 세상에....

이들은 이 프로그램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습니다. (The Best is yet to come)


G&G는 94년 다시 복귀한 릴리함메르 올림픽에서의

프리 프로그램, 베토벤의 비창과 월광 메들리를 시그니처로 남기며 페어의 절대 레전드가 되죠.


그리고 이듬해 세르게이 그린코프는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린코프가 숨을 거둔 레이크 플레시드의 링크에 걸린 세르게이 그린코프 추모 액자


이후 고르디예바는 솔로로 아이스쇼에 서게 됩니다.



올해 홀로 공연한 고르디예바의 카르멘입니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 Ekaterina Gordeeva "Carmen" 2013 



역시 열정적인 내러티브와 이번 시즌 "진짜" 마지막 시즌 프리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조금씩 보여주는

3각 관계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장르는 아이스 댄싱입니다.

1977년에 공연한 모이세바/미넨코프의 카르멘을 보시죠.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이들의 코치였던 젊은시절의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를 볼 수 있습니다.


이리나 모이세바 / 안드레이 미넨코프 Irina MOISEEVA / Andrei MINENKOV 

"Carmen" Ex 1977 Worlds


안젤리카 크릴로바 / 올렉 오브시아니코프 Anjelika Krylova / Oleg Ovsyannikov 

"Carmen" FD1998 Olympic

일본 방송 (롱샷 위주)

미국 CBS (미디엄 샷, 클로즈업 위주)


연기와 캐릭터면에서

사실 크릴로바의 모습은 거의 카르멘에 빙의된 경지입니다.




음악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작해서

프리가 끝났음에도 그 여진이 계속되는 듯한 모습이죠.



그 크릴로바냐구요? 

그렇습니다. 바로 부부 코치로 카메렝고와 함께 디트로이트 클럽을 이끌고 있는

그 안젤리카 크릴로바입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 사이드에서 봤을 때도 여전히 빛나던 왠지 서늘한 미모의 카리스마...

감히 싸인받을 생각조차 못하게하는...)


크릴로바의 캐릭터 연기가 성공적인 경우 

위의 영상처럼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몰입된 캐릭터 연기와 포인트가 강조된 안무는

자칫 삐끗하면 너무 과장되어 보이거나 기술적 요소를 흘려버리는 위험도 있죠.

디트로이트 클럽의 페살라/부르자 그리고 위버/포제 등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도

이러한 점들입니다.

크릴보바/오브시나이코프는 결국 열정적인 카르멘 프리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에 머무릅니다.


타티아나 나브카 / 로만 코스토마로프 Tatiana Navka / Roman Kostomarov

"Carmen" FD 2006 Olympics 


나브카 / 코스토라로프의 카르멘은

조금더 계산적이고 치밀합니다. 

그것은 신체점제의 도입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첫 신체점제 올림픽이었던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1998년 올림픽의 크릴로바/오브시아니코프의 자유분방하고

내러티브와 캐릭터를 강조한 프로그램을 하다가는

사실 세부적인 기술사항을 충족시키기가 매우 힘들 것입니다.


피치도 상대적으로 강약을 조절하고,

내러티브를 잃어버리지 않지만 댄서들이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되기 보다는 

조절하면서 기술적인 면도 세심하게 신경쓰는 것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 보기 편한 느낌도 드네요.

드라마 같이 몰아치는 극적인 아이스 댄싱의 시대는 이제 구체점제와 함께 사라진 것이죠.

결국 이들은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그렇다면 신체점제에서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은 영영 물건너 간 것일까요?

구체점제에 대한 반복되는 옛사랑의 노래를

일시에 잠재운 스케이터가 여자 싱글에서

그것도 현역 시니어 스케이터가 10명도 안되는 변방에서 탄생한 것처럼

아이스 댄싱 역시 러시아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변화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12-13 시즌 사골곡 카르멘은 

아이스 댄싱에서 부터 다시 핫하게 타오릅니다.

새로운 카르멘의 전쟁이 시작되었고,


2011년 여름부터 직관을 시작한 저는 

이제 영상이 아닌 링크장으로 "카르멘"을 찾아갑니다.


곧 3부에서 계속

카르멘 Part 3: 신 카르멘의 전쟁 혹은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


흔히 말하는 남자 싱글 3대 금지영상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이미 소개해드린

예브게니 플루셴코의 "Baby" + "Sex Bomb"이고.

관련 포스팅: 피겨는 즐거워 (2) 섹시 뻔뻔 코믹, 예브게니 플루셴코



이제 나머지 두 영상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일명 올댓 스케이트 섬머 환영 포스팅.


올림픽 체조 경기장 링크의 마지막 여름밤을 수놓을

신사의 품격 스테판 랑비엘알렉세이 야구딘입니다.

관련포스팅: 올댓 스케이트 서머 2012 캐스팅 확정 - 야구딘, 사졸 페어, 패트릭 챈, 쥬베르, 레피스토 등


우선, 랑비엘 팬분들 그리고 야구딘 팬들

저를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저도 어쩔수가 없었어요...이미 포스팅 완성해 놓고

주저주저 했답니다....



하지만, 이왕 "Sex Bomb"을 포스팅 했으니,

공평하게 "레드 캣"과 "바나나"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편은 짧고 강하게 갑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갈라들과는 확연히 다른 웃음을 드릴 듯...

이제 플루쉔코에 대한 짐을 내려놓은 듯 싶네요...

대신 더 무거운 짐을 지기 시작^^


스테판 랑비엘입니다.

그의 문제작 레드 캣


스테판 랑비엘 "레드 캣"  - 부제: 놀라지 마세요...물지 않아요...



충격적일 정도로 아주 난해한(?) 컨셉의 갈라입니다.

랑비엘이 16살 때의 공연이라고 합니다.


랑비엘의 레드캣을 소개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습니다.

Redcat is something Stephane Lambiel would like the world to forget. Too bad. bb. The internet never forgets.

"레드캣,스테판 랑비엘에게 있어 세상이 잊었으면 하는 바로 그것.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인터넷은 결코 잊지 않고 있다."


출처: http://ontd-skating.wikispaces.com/Redcat


이런 팬아트들도 출몰하고 있구요.


출처: http://ontd-skating.wikispaces.com/Redcat


배트맨의 캣우먼 부럽지 않습니다.


이걸로 끝나기는 아쉬우니....랑비엘의 즐거운 한 때


그리고 음악이 시작되지 않아..재롱피우는 랑비엘

http://youtu.be/dKpRFzpZjB8


여기서 주저하지 말고 

이왕 시작한김에 끝까지 가야죠...

이번에는 피겨의 레전드 알렉세이 야구딘입니다.


야구딘 역시 레전드 답게 전설적인 갈라를 남겼습니다.


알렉세이 야구딘 1997 세계선수권 갈라 일명 "바나나"


보너스로 야구딘 2002 올림픽 갈라 "Overcome" - 스타워즈 영상으로 합성



랑비엘 팬들의 레드캣 사랑 못지 않게

야구딘 팬들의 바나나 사랑도 대단합니다.

이 때가 야구딘이 17살 때.


출처: http://img99.imageshack.us/img99/846/3391916327jb.jpg


여수 엑스포에 볼쇼이 아이스쇼에 출연하는 야구딘을 보러가신

알렉세이 야구딘의 열성팬분은

자신의 팬 블로그에서 야구딘 팬들을 애칭삼아 "바나나들"이라고 부르더군요^^


끌으토 감동의 영화 시네마 천국과 절묘하게 편집한 3대 금지영상 오마쥬 입니다.

감동적인 OST와 안무의 언밸런스한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디씨 피겨 스케이팅 갤러리에서 퍼온 동영상입니다.


출처: 디씨 피겨스케이팅 갤러리 http://gall.dcinside.com/figureskating/1247589


오늘은 컬트 납량 특집이었습니다...

잠쉬 쉬었던 "피겨는 즐거워"는 여름 동안 계속 이어집니다.


랑비엘, 야구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여름특집 "피겨는 즐거워" 시리즈 클릭!!

1편 링크: 장난꾸러기, 커트 브라우닝

2편 링크: 섹시 뻔뻔 코믹, 예브게니 플루셴코

3편 링크: 웃기다 울리는 달인, 김병만

4편 링크: 캐나다 능청 유머, 숀 소이어, 게리 비컨, 엠마누엘 산두


ps. 올댓섬머 2012에서 역시 야구딘과 랑비엘은 명불허전의 멋진 공연을 펼치고 갔네요.

관련포스팅: 올댓섬머 2012 영상

김연아 선수가 출연하는 올댓 스케이트 서머 2012 (All That Summer 2012)의 출연진이 확정되었습니다.

올댓섬머는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 특설링크에서

8월 24일에서 26일까지 열리는데요.

김연아 선수는 지난 올댓 스케이트 스프링에서 선보인 "올 오브 미" (All of Me) 이외에

05-06, 06-07 시즌 쇼트 프로그램이었던 "록산느의 탱고" (El Tango de Roxanne)를 다시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번 섬머의 주제는 ‘얼음나라로의 여행(To the Ice World)’이라고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 www.allthatskate.com


이번 올댓섬머에는 특히

남자 싱글의 출연진이 화려한데요.

남자 출연진세계선수권 우승 횟수만 합쳐도 9회 입니다.

지난 10일 공개한 알레세이 야구딘(Alexei Yagudin, 2002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4회 우승) 외에

패트릭 챈(Patrick Chan, 2011, 2012 세계선수권 우승)

스테판 랑비엘 (Stéphane Lambiel, 2006 올림픽 은메달, 2005, 2006 세계선수권 우승)

브라이언 쥬베르 (Brian Joubert 2007 세계선수권 우승)

참여합니다.


여자 싱글로는 이미 확정되었던

김연아 (Yuna Kim,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2009 세계선수권 우승),

조애니 로셰트(Joannie Rochette, 2010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2009 세계선수권 은메달) 이외에

핀란드 스케이터 키이라 코르피 (Kiira Korpi 2012 유럽피안 챔피언쉽 은메달) 

라우라 레피스토 (Laura Lepisto 2010 세계선수권 동메달, 2009 유러피안 챔피언쉽 우승)가

참여합니다.


페어로는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 & 막심 마리닌(Tatiana Totmianina & Maxim Marinin, 2006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

그리고 현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알리오나 사브첸코 & 로빈 졸코비 (Aliona Savchenko & Robin Szolkowy, 2010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4회 우승)

아티스트리 온 아이스에서도 좋은 공연을 보여주었던 부부 프로 페어팀 피오나 잘두아 & 드미트리 스카노프
(Fiona Zaldua & Dmitri Sukhanov)가 출연합니다.


김연아 선수는 지난 올댓 스프링에서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련포스팅: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 - 피겨낙원 (All That Skate Spring 2012)


아이스쇼 입장권은 19일 오후 7시부터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올댓 섬머 2012 티저 영상 Teaser



출연진을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알렉세이 야구딘(Alexei Yagudin)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4번의 세계선수권 챔피언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말이 필요 없는 그 "레전드" 알렉세이 야구딘입니다.


2002 올림픽 SP "Winter"


2002 올림픽 FS "Man in the Iron Mask"


2002 올림픽 EX "Overcome"

2001 Worlds SP Revolutionary Etude


2000 Skate Canada : Gladiator


2002 Skate America "Racing"


패트릭 챈 (Patrick Chan)

2011, 2012 세계선수권에서 연속 우승을 한 현 세계챔피언이자,

올댓스케이트 쇼의 친근한 단골 손님

압도적인 쿼드 토 점프와 유려한 스케이팅으로 2시즌 연속 최강자로 군림 중.


2011 캐나다 내셔널 "오페라의 유령"

2012 4cc 프리 "아랑훼즈 협주곡"


2012 세계선수권 갈라


브라이언 쥬베르 (Brain Joubert)

2007 세계선수권 우승. 안정된 쿼드와 파격적인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는 프랑스의 스케이터

부상을 딛고 지난 시즌 다시 링크로 돌아와 재기에 성공. 세계선수권 4위를 기록합니다.

2012 세계선수권 프리


2012 세계선수권 갈라


스테판 랑비엘 (Stéphane Lambiel)

2006 올림픽 은메달, 2005, 2006 세계선수권 우승에 빛나는 스위스의 스케이터.

현란한 스핀과 유려한 안무가 특징


2006 세계선수권 FS "Four Seasons"

올댓 스프링 2012 "Rigoletto"


올댓 스프링 2012 "My Body is Cage"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 & 막심 마리(Tatiana Totmianina & Maxim Marinin)

러시아 페어팀으로, 2006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2회 우승 및 2회 준우승을 차지 한 바 있습니다.


2006 올림픽 SP



2006 올림픽 FS


알리오나 사브첸코 & 로빈 졸코비 (Aliona Savchenko & Robin Szolkowy)

2010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4회 우승을 한 독일을 대표하는 페어팀

창의적인 프로그램과 기술로 2011, 2012 세계선수권 연속우승으로 페어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현역 최강팀.

2012 세계선수권 SP


2012 세계선수권 FS


2012 세계선수권 갈라


피오나 잘두아 & 드미트리 수카노프 (Fiona Zaldua & Dmitri Sukhanov)

수카노프 선수는 1989년 주니어 선수권 우승자 출신으로

부인인 피오나 잘두아와 프로페어로 전향하였습니다. 지난 아티스트리 온 아이스 상하이 공연에 참여한바 있습니다.

컴피 페어에서 볼수 없는 아크로바틱한 리프팅으로 구성된 "아다지오 페어"를 선보입니다.

Kings on ice 2012 - Bucharest


조애니 로셰트 (Joannie Rochette)

2010 밴쿠버 올림픽 동메달 리스트, 최근 소치 올림픽을 목표로 컴백을 시사한바 있습니다.

관련포스팅: 조애니 로셰트 컴피 복귀 고려중, 여름 훈련 돌입

2010 올림픽 SP


2010 올림픽 FS


라우라 레피스 (Laura Lepisto)

2010 세계선수권 동메달, 2009 유러피안 챔피언쉽 우승. 지난 시즌 부상으로 컴피해서 은퇴하여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2009 유러피안 챔피언쉽 SP


2010 밴쿠버 올림픽 FS


"미스 사이공" Plan Jäägaala 2012 (2:50 부터 프로그램이 시작합니다. 그 전에는 인터뷰)



키이라 코르(Kiira Korpi)

2012 유럽피안 챔피언쉽 은메달

2011 유러피안 챔피언쉽 SP "Over the Rainbow"


2010 Trophée Eric Bompard FS "Evita"


"Gambling Man" Plan Jäägaala 2012


마지막으로 김연 (Yuna Kim) 선수의

올댓 스프링에서의 갈라 영상을 링크합니다.


All That Skate Spring 2012 "All of Me" (첫날 공연)



All That Skate Spring 2012 , Someone like You (마지막날 공연)

 

2007 세계선수권 대회 SP 록산느의 탱고 (El Tango de Roxanne)

 

 

김연아 선수가 출연하는 올댓섬머 2012 (All That Summer 2012) 가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 특설링크에서

8월 24일에서 26일까지 열립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올댓 섬머 2012에는 게스트로

알렉세이 야구딘(Alexei Yagudin), 조애니 로셰트(Joannie Rochette),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 & 막심 마리닌(Tatiana Totmianina & Maxim Marinin) 페어조가 참여한다고 합니다.


김연아 선수는 지난 올댓 스프링에서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련포스팅: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 - 피겨낙원 (All That Skate Spring 2012)


아이스쇼 입장권은 19일 오후 7시부터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올댓 섬머 2012 티저 영상



게스트는 아직 싱글 2명과 페어 1팀의 명단 밖에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알렉세이 야구딘은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4번의 세계선수권 챔피언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말이 필요 없는 그 알렉세이 야구딘입니다.


2002 올림픽 SP "Winter"


2002 올림픽 FS "Man in the Iron Mask"


2002 올림픽 EX "Overcome"


2001 Worlds SP Revolutionary Etude


2000 Skate Canada  "Gladiator"


2002 Skate America "Racing"


밴쿠버 올림픽 동메달 리스트인 조애니 로셰트는 최근 소치 올림픽을 목표로 컴백을 시사한바 있습니다.

관련포스팅: 조애니 로셰트 컴피 복귀 고려중, 여름 훈련 돌입


2010 올림픽 SP


2010 올림픽 FS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 & 막심 마리닌 팀은 러시아 페어팀으로,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2회 우승 및 2회 준우승을 한 바 있습니다.


2006 올림픽 SP



2006 올림픽 FS


ps. 이번 올댓 섬머에 게스트로 같이 오는 알렉세이 야구딘과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는 커플로 딸이 있습니다.

하지만, 야구딘과 토트미아니나는 지금 3살인 딸 엘리자베타가 커도 피겨 스케이팅을 시키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공부와 음악을 시킬 거라고 하네요...

좀 아쉽기는 하지만...아직 어리니까 기다려봐야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