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있는 곳은 미국이지만

국경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미국과 캐나다의 방송을 모두 볼수/들을 수 있습니다.

 

피겨팬 입장으로 보자면

캐나다와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 중계를 모두 볼 수 있고,

피겨 대회도 거리만 괜찮으면 국경 양쪽에서 다 볼수 있어서

피겨 팬에게는 정말 좋은 곳이죠.

 

두 나라는 어떨 때는 대체재인 듯하면서도 또 어떨 때는 보완재인 듯 하기도 하구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국경 근처의 관공서에 가면 국기도 같이 걸어놓으면서도 

의료보험, 총기문제, 세금, 산업 경쟁력 등의 이슈에 있어서는 

서로를 비판하면서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볼수 있는

스케이터들의 문화, 해설자들의 태도와 관중들의 팬덤도

비슷한듯 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점들이 있더군요.

비교해서 보지 않았으면 놓쳤을,

비슷해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매우 다른 태도와 입장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포스팅 해 놓은게 있는데, 아직 완성을 못하고 있어요^^)

 

이러한 두나라의 관계는 (어차피 양쪽에 속하지 않는) 저에게 있어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하죠.

(최근 이웃한 동북아 국가의 정권들이 각자의 셈법을 굴리면서

역사의 비극으로부터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채

갈등을 의도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는 요즘은 더욱 그렇습니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방송에서 보도하는 방식을 보면

두 나라의 비슷한 듯 하면서도 판이하게 다른 세계관을 엿볼 기회가 많이 있는데요.

 

이틀 전에 발생한 오타와 국회의사당의 총기 사건에 대해서도

미국 방송인 CNN은 다음 날에도 속보를 통해 캐나다 국회가 다시 열리는 것을 방송하면서

총기를 들고 국회에 난입한 범인을 사살한 군인이 기립 박수를 받는 것을 보여주며 영웅이라고 칭송하고 있을 때

정작 당사자인 캐나다에서는 공영방송 CBC에서 태연하게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를 틀어주고 있었습니다.

 

여하튼 최근에 운전하게 되면 자주 듣는 라디오는

바로 캐나다 공영방송 CBC FM2 입니다.

예전에 잠시 듣다가 최근 캐나다 여행을 가면서 틀어놓기 시작해서

돌아와서도 계속 듣게 되었는데요.

다양한 이른바 월드 뮤직에서부터 클래식 음악까지 틀어주는 이 라디오 방송은

일요일 정오 CBC TV에서도 스튜디오를 보여주는 "Q"와 같은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잇죠.

 

오늘 아침 운전을 하는데,

진행자가 거쉰이 연주되는 콘서트를 놓치게 된 청취자의 사연을 읽어준후

거쉰의 음악이 나왔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F 장조 3악장이었습니다.

 

 

바로 김연아 선수의 밴쿠버 올림픽 시즌 프리 음악입니다.

자동차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BBC 내셔널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은

기존의 연주곡들과 흐름이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들을수 있었습니다.

거쉰 특유의 역동성과 순간순간 자유롭게 분출되는 해방감이

어느새 운전석 안에 가득차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유분방한 선율과 리듬을

김연아 선수가 은반위에 고스란히 표현했던 4년 전의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절묘한 편곡과 안무였습니다...

 

BBC가 영국 오케스트라의 관점에서

거쉰이라는 미국 작곡가의 선율을 재해석했듯이

김연아 선수 역시 자신만의 새로운 거쉰을 펼쳤던 것이죠...

 

 

주차장에 도착해서도 운전석을 뜰수 없었어요.

 

이제 운전석 문을 열고 나서려 하는데,

다음 신청곡의 사연이 나오더군요.

15년 전 해외에 파병된 남편이 없이 맞이한 어머니 날

이제는 30대가 된 틴에이저 아들이 선물로 사온

DVD를 함께 본 추억이 있는 음악이라는 사연과 함께 신청된 곡이었습니다.

바로 영화 "포레스트 검프" OST 였습니다.

 

 

역시, 이 음악을 듣는 동안 밴쿠버 올림픽 중계에서 봤던

또 한명의 스케이터의 환한 웃음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곽민정 선수였죠.

 

 

포레스트 검프는 지난 시즌 곽민정 선수의 프리 음악이었습니다.

시즌 시작 전 연습 도중 다시 부상을 당한 곽민정 선수는

결국 시즌을 접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지 못했죠.

관련포스팅: 랭킹전에서 볼 수 없는 스케이터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하지만 곽민정 선수는 오랜 재활 끝에 부상을 이기고

이번 시즌 다시 돌아오기 위해 맹연습중이라고 합니다.

https://twitter.com/miniminjeong

 

어쩌면 영원히 보지 못 했을수도 있을

곽민정 선수의 "포레스트 검프" 프로그램을

곧 볼수 있을 것입니다.

 

 

힘든 부상을 이겨내고 다시 컴피로 돌아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대학생 스케이터 곽민정 선수

그리고 컴피 은퇴후 새로운 인생을 위해 대학원에 다니면서도

틈틈이 링크를 찾아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김연아 선수

 

소치의 황망함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던

밴쿠버 그날의 기억들이 되살아 난 아침이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이 판정시비로 얼룩져도

결국 피겨팬들이 영원히 기억하게 되는 것은

정직한 스케이터들의 바로 그 순간들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시니어 그랑프리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매번 그랑프리 시즌이 되면 직관 갈 계획에 마음이 들뜨고는 했는데,

정작 한국 스케이터들이 출전하는 이번 그랑프리에는

첫 그랑프리인 스케이트 아메리카가 열리는 시카고는

비록 같은 미국 땅이라고는 하나, 제가 있는 곳과 시간대 마저 다른 먼 곳이고,

다음주에 열리는 스케이트 캐나다 역시 서부인 브리티시 콜럼비아에서 열려서

직관은 엄두도 못냈습니다.

(어정쩡하게 가까운 곳이면 가고 싶었을 텐데, 오히려 잘 된듯 싶어요...)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는

모든 그랑프리에 한국 스케이터들이 참가하는 최초의 그랑프리입니다.

단지 여싱 뿐만 아니라 남싱과 아댄에도 팀 코리아의 자켓을 입은 스케이터들이

세계 각지의 링크에 서게 됩니다.

 

팀 코리아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정직한 스케이터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는 날이

언젠가는 오기를 여전히 기다립니다.

 

우중충한 미국 동북부의 가을 하늘에도

1주일만에 어느새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있더군요.

 

-스파이럴 드림-

 

14/15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일정

10/ 24~26    SA 미국, 시카고 - 박소연

10/ 31~11/ 2 SC 캐나다, 캘로우나 (브리티시 컬럼비아) - 김해진

11/ 7~9    COC 중국, 상하이 김해진, 김진서

11/ 14~16 COR 러시아, 모스크바 - 박소연,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11/ 21~23 TEB 프랑스, 보르도 -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11/ 28~30 NHK 일본, 오사카 - 김진서

 

2011년 여름, 태릉 실내 빙상장 (c) 오마이뉴스 곽진성

한국의 피겨팬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피겨 스케이팅 규칙으로부터 시작해서

국제 심판 구성까지 알아야 합니다,

 

점프 및 스핀 구성은 물론 롱엣지가 어떻게 판정되는지

그리고 중간점 점수는 어떤 것인지

점프의 회전수와 관련하여

언더와 다운 그레이드를 어떻게 매기는 지 알아야 합니다.

경기가 끝나면 분노를 참고 프로토콜을 되새김질 하고,

심판 구성과 그들의 판정 경향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이야기해야합니다.

 

국제 경기에서 부당한 판정에 분노하다 보면,

추운 국내 링크에서 관전하며 응원하는 것은 차라리 즐겁습니다

 

이른바 피겨 강대국 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즐기지 그래? 피겨 스케이팅이쟎아?"

어이없는 판정에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매번 당하지 않고,

오히려 실제 수행보다 잘 나온 점수에

키스앤 크라이 존에서 생각없이 좋아한다면

신체점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판정에 대해 분석하고

프로토콜을 들여다 볼 필요도 없겠죠.

그러면서 "왜 같이 기뻐해주지 않아?"라고 뻔뻔한 소리를 하게 되겠죠

특혜란 처음에만 부담스러울 뿐, 차츰 익숙해지는 법이니까...

잘못된 팬들의 사랑은 "느린 탄환"과 같이 스케이터의 정직함을 죽여갈 테니까요.

관련포스팅: 어떤 선수의 어떤 경기 그리고 어떤 점수

 

경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빙상연맹이 제대로 일을 안 해놓고, 무마하려 쉬쉬하고 있으니,

ISU 총회문건과 커뮤니케이션까지 ISU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아

평창올림픽부터 주최국의 피겨 스케이팅 자동진출권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내야 하고, 알려야 합니다.

관련포스팅: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최저점

 

그랑프리 출전 나이제한과 세계선수권 기술 최저점이

왜 생기고 어떻게 결정되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왜냐면 놀랍게도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것 같은 이러한 변화들은

항상 강한 자들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밝혀지기 때문이죠.

관련포스팅: 피겨 기술 최소전, 그랑프리 나이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피겨 스케이팅을 발전시킬 의지 따위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세계선수권 엔트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챙겨야 하고,

최저기술점이 몇점이고 어떤 선수들이 아직 기회가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 선수들에게 최저기술점을 달성할 기회를 주기 위해 지원을 해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여자 싱글에 3명이 출전할 수 있는 한국은

이번 엔트리에 부상대기자도 없이

딸랑 2명을 올려놓았습니다.

빙상연맹은 그렇게 김연아 선수가 가져온

소중한 세계선수권 3장의 출전권 중

1장의 티켓을 시도조차 안하고 날려버렸습니다.

 

연맹이 선수를 보호하고,

총회에서 자국 선수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굳이 피겨팬들이 ISU의 문건까지 볼일은 없습니다.

 

빙상연맹에 더하여 대한체육회 마저

주저하고 있으니

이제는 불공정한 판정에 대해

제소마감일과 제소 절차까지 알아야 합니다.

 

한국의 피겨팬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직한 피겨 스케이터들의 팬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피곤한 만큼 

말도 안되는 근거로 편파판정을 옹호하는 피겨팬들에게

정당한 근거로 논박할 수 있고.

어떤 것이 정직한 피겨이고, 어떠한 것이 거짓으로 이루어진 가짜 피겨 스케이팅인지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은 사실 그리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커리어 내내 이런 불공정한 판정과 싸워야 했었고,

그러한 것이 가장 추악한 그리고 더욱 뚜렷한 결과로 드러난 것이

이번 소치 올림픽일 뿐이었습니다.

 

만약 그동안 누적된 불공정한 판정이 없었다면

저 역시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PCS가 어떻게 매겨져 왔는지,

투풋 착지와 회전수 부족에는 어떤 GOE를 주어야 하는지

롱엣지 판정이 어떻게 내려지고 감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몰랐다면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갔을지도 모르죠.

관련포스팅: 소치 올림픽 여자 피겨 - 과연 판정은 공정한가?

 

하지만 이제는 속일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그동안 한국의 피겨팬들은

우리의 스케이터들이 잃을 때마다

침묵하지 않고 계속 항의해 왔기 때문입니다.

 

침묵했으면 잃지 않았을까요?

이것이 항의할 일인지 조차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팬들의 전면 광고 그리고 다가오는 제소 마감일 3월 21일

 

지난 3월 17일

한국 경제 신문에는 전면광고가 실렸습니다.

바로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판정에 관한 것입니다.

 

피겨 스케이팅 팬들이 피겨스케이팅 갤러리에서

의견을 모으고, 광고비를 모금하여

싣게된 광고입니다.

 

"침묵하십시오. 끊임없이 잃을 것입니다." 

 

 

 

신문광고가 있은 이후에도

기다렸습니다.

당연히 제소를 하겠지...

하지만, 제소했을 경우의 승산에 대하여

검토에 검토를 한다는 변명만 대한체육회

그리고 빙상연맹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정작 반박 근거과 판정의 부당성에

대한 자료를 빙상연맹이 만들어야 함에도

이들이 시간을 흘려 보내는 동안 논거와 자료는

이미 피겨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차고 넘칩니다.

관련포스팅: 2014년 소치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판정은 정당했는가? (피버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들조차

이제서야 들여다보며

근거를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은

올림픽에서 시상식 전 24시간이내에 항소할 기회도 날려버려 놓고서는

이제서야 제소해봐야 소용없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제소에서 확실히 이길 것이기 때문에

제소를 해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러한 말도 안되는 판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제소 마감일이 다가왔습니다.

참고 참고 참다 못해

피겨 스케이팅 팬들이

제소 마감일에 맞추어

대한체육회 앞에서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관련기사 "'여왕' 김연아 명예 되찾자"…피겨팬들 거리로 나선다

 

 

 

끊임없이 잃으지라도 

결코

침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는 이제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한국의 피겨팬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직한 피겨 스케이터의 팬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마지막 시리즈인 

7차 에스토니아 탈린이 경기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올림픽 예선을 겸한 네벨혼 트로피 대회도 있었죠.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여싱에서 금메달(김해진)과 은메달(박소연),

남싱에서 동메달(김진서)을 획득했던 것에 비해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는 포디움에 올라선 선수가 없습니다.

남싱의 올림픽 출전권 획득도 실패했구요.


결과적으로 보면 시즌 시작 전의 화려했던 기대와는 달리

아쉬운 결과입니다.


이번 시즌 올림픽을 앞두고

그랑프리에 참가하기로 했던

김연아 선수가 발등부상으로 그랑프리 참가를 포기함에 따라

이번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에도 한국 선수는 참가자가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김연아 선수의 컴백과 커리어 동안의 성적으로 

한국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어느 정도의 착시효과와 과장된 기대가 있다고도 합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출전권이지만

작년 6월 총회에서 빼았겨버린 올림픽 개최국 자동 출전권.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3]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 최저점

이제 어쩔수 없이 평창올림픽 출전을 위해서

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싸워야 하는데요.

벌써부터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포스트 김연아의 한국 스케이팅은 

실제로 어느 정도에 와 있는 것일까요?


출처: 오마이뉴스 (c) 곽진성 


여자싱글을 우선 살펴보고,

남자싱글 그리고 아이스 댄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자 싱글


지난 시즌 ISU 공인 대회에서 130점이 넘는 점수를 기록하는 선수는 

김연아 선수를 제외하고는 

이른바 투탑인 김해진, 박소연 선수 밖에 없었습니다.


12/13 주니어 그랑프리 성적을 보면

박소연, 김해진 선수가 140점대를 기록했지만,

박경원, 변지현, 이연수, 이태연, 최휘 선수는 

120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4대륙 선수권에서도 박연준 선수 혼자 출전하여

100점대의 성적을 기록했구요.


하지만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과 다른 질적, 양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에 처음 출전한 

김나현, 최다빈 선수는

ISU 퍼스널 베스트 140점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김규은 선수도 13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한국 여자 싱글 결과



 

2013년

 대회명

개최지

 한국 선수

  등수

 총점 

 1

  8/ 28 ~8/31

 JGP Riga Cup

 라트비아, 리가

김나현

 5

 143.12

 2

  9/ 4~ 9/ 8

 JGP Mexico Cup

 멕시코, 멕시코시티

최다빈

 5

 142.23

 3

  9/ 11 ~15

 JGP Kosice

 슬로바키아, 코시체

김해진

 10

 122.44

 4

  9/ 18 ~22

 JGP Baltic Cup

 폴란드, 그단스크

김나현

 5

 137.20

 5

  9/ 25 ~29

 JGP Misk

 벨라루스, 민스크

최다빈

 4

 143.69 

 6

  10/ 2 ~6

 JGP Czech Skate

 체코, 오스트라바

김해진 

 8

 141.45 

 7

  10/ 9~13

 JGP Tallinn Cup

 에스토니아. 탈린

김규은

 9

 132.45
 

  12/5 ~8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 각 대회명을 클릭하면 해당대회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다소 아쉬웠던 것은 이른바

투 탑인 김해진, 박소연 선수의 시즌초 부진인데요.

시즌 초반 박소연 선수는 주니어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김해진 선수 역시 주니어 그랑프리 3차에서 120점대를 기록하며 부진하였습니다.


하지만, 김해진 선수는 6차에서 다시 140점대 이상을 기록하였고,

박소연 선수 역시 랭킹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이들 역시 이번 시즌 남은 대회 잘 적응한다면,

시니어 스케이터로 

포스트 김연아 시대를 이끌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시즌 초 부상을 당한 

곽민정 선수는 시즌 말 동계체전(2월)과 종별선수권(4월)에

참가하며 컴백했습니다. 

(10월 22일 추가)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10월 중순에 열린

유니버시아드 예선에는 참가하지 않았는데요.

부상 후유증으로 이번 시즌은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네벨혼 트로피에서 결정된 올림픽 출전 예선 결과를 보면

여자 싱글은

130점대 초반에서 커트라인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세계선수권을 보더라도 140점대는 올림픽 출전 안정권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한국 여싱의 수준과 저변을 보면

평창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우려할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고 보입니다.


문제는 그 이상으로 발돋움하는 것인데요.


포스트 김연아 한국 여자 싱글의 

단기적 과제는 

ISU 공인성적 150점입니다.


이른바 시니어 그랑프리 서킷에 들어가기 위한 상징적인

점수입니다.


신체점제 도입 후 ISU 공인 대회에서 

한국의 여자싱글은 김연아 선수를 제외하고는

단 두명이 지금까지 150점을 넘겼는데요.

김나영 158.49 (2008 사대륙 선수권)

곽민정 155.53 (2010 밴쿠버 올림픽)


시니어 그랑프리 출전 역시 

신채점제 이후 김연아 선수를 제외하고는 

세명에 불과합니다.

김채화 (2006 컵 오브 차이나, 2006, 2007 NHK 트로피)

김나영 (2008 컵 오브 차이나, 컵 오브 러시아)

곽민정 (2010 컵 오브 차이나, 스케이트 아메리카)

이들이 출전했던 시기까지는 싱글의 엔트리가 12명이었지만

지금은 10명으로 줄어들어 그랑프리 출전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 점수를 넘어서고, 시니어 선수들이 그랑프리에 출전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그 이상의 점수대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50점대를 받기 위해서는 

1) 기술적으로는 3+3 혹은 2A+3T 점프

그리고 PCS로는 각 요소별 최소 5점대 후반 이상의 점수

혹은

2) 3+3 없이는 PCS에서 각 요소별 최소 7점대 이상의 점수 

가 필요합니다.


남자 싱글


지난 두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포디움에 한차례씩 올랐던

한국 남싱은 이번 시즌 포디움에 들지 못했습니다.


솔트레이크 올림픽에 이규현 선수가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한국 남자 싱글은 토리노, 밴쿠버에 이어 소치에도 

올림픽 출전을 못하게 되었는데요.


네벨혼 트로피에서 기대를 모았던

김진서 선수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쇼트경기에서 아쉬운 결과를 보여주며,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남자 싱글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시즌입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한국 남자 싱글 결과


 

2013년

 대회명

개최지

 한국 선수

  등수

 총점 

 1

  8/ 28 ~8/31

 JGP Riga Cup

 라트비아, 리가

김진서

 6

 169.97

 2

  9/ 4~ 9/ 8

 JGP Mexico Cup

 멕시코, 멕시코시티

이준형

 6

 170.39

 3

  9/ 11 ~15

 JGP Kosice

 슬로바키아, 코시체

이동원

 15

 135.48

 4

  9/ 18 ~22

 JGP Baltic Cup

 폴란드, 그단스크

이동원

 13

 141.34

 5

  9/ 25 ~29

 JGP Misk

 벨라루스, 민스크

이준형

 5

 174.41

 6

  10/ 2 ~6

 JGP Czech Skate

 체코, 오스트라바


 

 

 7

  10/ 9~13

 JGP Tallinn Cup

 에스토니아. 탈린

김진서

 6

 184.53
 

  12/5 ~8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 각 대회명을 클릭하면 해당대회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네벨혼 트로피 (올림픽 출전권 예선전) 한국 남자 싱글 결과

9/26~28  독일, 오베르스도르프, 김진서 20위, 161.29

관련포스팅: 네벨혼 트로피, 김진서 20위, 올림픽 출전권 획득 실패


이번 소치 올림픽 컷트라인은 184.07점이었는데요.

참고로 지난 밴쿠버 올림픽예선을 겸한 

2009 네벨혼 트로피에서는

올림픽 출전권 커트라인이 164점으로

4년 동안 점수대가 20점이나 올라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는

이동원 선수가 다소 부진했지만,

이준형 선수는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170점대를 꾸준히 넘겼고,

김진서 선수는 

마지막 7차에서 한국 남싱 최초로

ISU 공인 180점대를 돌파하며, 184.97의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남자 싱글에서 180점대가 중요한 이유는

이번 네벨혼 트로피에서 본 것처럼 

올림픽 출전권의 컷트라인이 180점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180점 대는 PCS의 엄청난 도움이 없는 한

기술적으로는 트리플 악셀이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한국 남자 싱글의 1차 목표는 180점이라고 볼수 있는데요.

마지막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이 점수를 일단 넘어섰습니다.

평창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4년후에도 

180점대 이상의 선수들이 꾸준히 있어야 합니다.


한국 남자싱글의 그 다음 목표는 200점 대입니다.

ISU 공인은 물론 국내 대회에서도 아직 200점대는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대회 최고 성적은 

김진서 선수가 지난 네벨혼 트로피 선발전에서 기록한 199.11 입니다.


200점대 이상의 점수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받을 수 있는데요.


1) 트리플 악셀을 쇼트 프리 합쳐 

3개 이상 성공하고

각부분 최소 6점대 초반이상의 PCS


2) 쿼드를 인정받거나


3) 트리플 악셀없이 

제이슨 브라운이나 네이선 챈 처럼

점프들을 거의 클린하고 2점대의 GOE + 각부분 PCS 7점대


200점대의 점수는 주니어월드 포디움 권

그리고 대략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할 수 있는

컷트라인 점수대와도 일치합니다.

한국 남자 싱글은 신체점제 이후 지금까지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한 적이 없습니다.


비록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한국 남자싱글을 볼 수 없지만,

몇년 사이 한국 남싱은 질적, 양적으로 급성장해왔습니다.


이른바 "남싱 JGP 96라인" 김진서, 이준형, 이동원 이외에도

대학생 맏형 김민석 선수와 표현력이 좋은 시니어 김환진, 감강찬 선수가 있고,

그 뒤로 주니어 변세종, 감강인 선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차세대 꿈나무로 차준환, 이시형, 박성훈, 안건형 선수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의 종합선수권에서는 남싱 시니어가 8명이 되어

한국 남자 싱글 시니어 경기가

사상 처음으로 2그룹으로 열리게 됩니다.


아이스 댄싱


이번 시즌 

두번째 주니어 그랑프리 시즌을 맞이한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팀이 ISU 공인 120점대를 돌파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한국 아이스 댄싱 결과


 

2013년

 대회명

개최지

 한국 선수

  등수

 총점 

 1

  8/ 28 ~8/31

 JGP Riga Cup

 라트비아, 리가


 

 

 2

  9/ 4~ 9/ 8

 JGP Mexico Cup

 멕시코, 멕시코시티


 

 

 3

  9/ 11 ~15

 JGP Kosice

 슬로바키아, 코시체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5

 121.50

 4

  9/ 18 ~22

 JGP Baltic Cup

 폴란드, 그단스크


   

 5

  9/ 25 ~29

 JGP Misk

 벨라루스, 민스크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4

 120.06

 6

  10/ 2 ~6

 JGP Czech Skate

 체코, 오스트라바

 

   

 7

  10/ 9~13

 JGP Tallinn Cup

 에스토니아. 탈린


   
 

  12/5 ~8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각 대회명을 클릭하면 해당대회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2013 네벨혼 결과로 보는 올림픽 출전권 컷트라인은 

120점 입니다. 

세계선수권으로 보면 대략 130점대가 올림픽 출전을 위한 안정권으로 보입니다.


비록 레베카/키릴팀이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120점대를 돌파했지만,

쇼트 댄스 수행과제도 더 어렵고, 채점도 까다로운 시니어 점수를 감안한다면

평창 올림픽 출전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한국 아이스 댄싱의 1차 목표는 140점입니다.

140점은 시니어 그랑프리에  초대받을 수 있는 지난 시즌 24위의 시즌 베스트 하한선이면서도

동시에 주니어 월드의 포디움 성적입니다.


사실 한국 아이스 댄싱에게 있어 

이러한 점수대 목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선수층입니다.


이번 시즌의 경우도 당초 3팀으로 맞이할 전망이었으나,

김지원/오재웅 팀은 주니어 선발전 직전 기권했습니다.

김지원/오재웅, 2013 종합선수권 쇼트 댄스


한국 아이스 댄싱은

김레베카/키릴 미노프의 러시아 훈련 팀과

아직 대회에서 선을 보이지 않은

민유라/티모시 콜레토의 미국 훈련팀의

해외 훈련파 2팀으로 이끌어져 가고 있습니다.


김레베카/키릴 미노프의 주니어 월드 쇼트댄스 (출처: ice-dance.com)


미국 미시간 노바이에서 훈련중인 민유라/티모시 콜레토 선수

출처: http://instagram.com/p/aqm6rLr19B/   트위터 @Yuraxmin, @TimKoleto


관련포스팅: 한국 아이스 댄스 다시 기지개 시작 - 이번 시즌 3팀 체제로


민유라/티모시 콜레토 팀은 콜레토 선수가 이미 주니어 연령이 넘어

주니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니어 팀으로 데뷔할 예정인데요.

다음 시즌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팀 역시 키릴 미노프의 연령이 넘어

시니어로 올라갑니다.

김지원/오재웅팀이 복귀하지 않고, 새로운 팀이 생기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 주니어에는 한국 아이스 댄싱팀이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번 시즌에도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권 3장을 포기했듯이

다음 시즌에는 출전권을 모두 포기해야 되겠죠.


평창 올림픽 자동출전권이 있었다면

주니어 팀의 결성과 유지는

상황이 매우 달랐을 것입니다.


포스트 김연아/평창 

더 나아가 평창 이후를 위해서


너무 과한 자신감도 

그렇다고 과한 우려도 할 필요가 없이

한국 싱글 스케이팅은 제대로 성장하는 길로 가고 있습니다.

해외 코치와 링크에 기대어 몇몇 선수만 성장하는 구조가 아닌

전체적으로 선수층이 늘어나고 은퇴한 선수들이 코치로 다시 링크에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이를 받혀줄 제대로 된 피겨 전용 링크 연습장이 있다면 말이죠.


여자싱글 저변의 질적 양적 발전은 

단지 97~00 세대의 반짝 성공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종합선수권에서 노비스 출전 선수가 많아

사전에 예선을 치뤄야 했던 것도

저변의 확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등록 선수 숫자의 증가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선수들 중에서도

이미 피겨팬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평창 이후가 더 기대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남자싱글은 아직 주니어, 노비스의 선수층이 얇은 것이 아쉽지만,

정성일, 이규현, 이동훈, 김민석 선수처럼

한 세대를 선수 혼자서 외롭게 분투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른바 주니어 그랑프리 96라인 3인방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세대도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아직 여싱만큼은 아니지만, 

남싱 역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파이널 진출을 노려보는 시기가 

곧 오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남싱의 경우 

전용링크나 선수층 확대 이외에도 

또하나 해결해야할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병역의 의무입니다.


20세 전후에 전성기를 맞게 되는 

여자싱글과 달리 

남자싱글은 20대 중반까지 계속 발전하며 

전성기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올림픽 포디움 및 아시안게임 금메달 입상을 통해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길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대안으로 군국체육부대 상무를 생각할 수 있는데요.

군대피겨, 각잡힌 트리플 악셀...과연...?


1990년대 초반 상무 부대에 피겨 팀이 있었는데요.

한국 아이스 댄스를 이끌었고 현재 김연아 선수의 코치인

류종현 선수가 1990년~1992년까지 상무 소속으로 활약하며

당시 여고생이던 박윤희 선수와 팀을 이루어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Snakedcats 님 트윗)

또한 한국 남싱을 이끌었던 정성일 선수 역시 1993년~1995년

상무 소속으로 경기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나눈님의 댓글 제보)


상무에 피겨 스케이팅 팀이 다시 생길수 있을까요?

상무부대에는 2013년 10월 현재

동계 스포츠 종목으로는

아이스하키 (17명), 스키(2명), 바이애슬론 (3명)

스피드 스케이팅 (1명), 쇼트트랙 (3명)이 있고,

채점 스포츠로는 체조(9명)가 있습니다.

출처: 상무부대 홈페이지 http://www.sangmu.mil.kr/


오랜 공백을 딛고 다시 스텝을 내딛기 시작한 한국의

아이스댄싱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관련포스팅: 한국 아이스댄싱 국제무대 도전의 역사

우선 평창올림픽 자동 출전권 확보가 날아가버린 직격탄을 맞아버려,

평창올림픽 출전 자체도 불투명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스 댄싱은 링크장과 선수층이 확보되지 않는 한

평창올림픽 전후해서 반짝하거나

혹은 해외 교포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스 댄싱의 경우 코치의 문제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 데요. 

바로 연습공간으로서의 링크입니다.

넉넉한 공간의 링크가 확보되지 않으면 아이스 댄싱의 주요 기술들인

리프팅과 기본 스텝 등의 연습은 사실상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아이스 댄싱은 단순히 하나의 종목으로서가 아닌

생활체육과 싱글 경기를 위한 탄탄한 기초 종목으로서의 의미도 있습니다.

부상위험이 큰 점프위주의 싱글 피겨 대신

북미에서 어덜트 스케이터들은

패턴 댄스와 프리 인터프리테이션 등을 통해

생활체육으로 피겨를 즐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활체육으로서의 스케이팅을 이야기하자면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자 싱글과 아이스댄싱에서의 핀란드의 최근의 약진은

싱크로나이즈드 최강국으로서의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의 저변과

인기에 의해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싱크로나이즈드 팀들이 있지만,

싱글과 대학입시 위주의 스케이팅 문화에 밀려

어렵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관련 포스팅: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 "팀 블레싱"을 소개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입시 위주, 엘리트 위주의 

스케이팅 문화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린시절 피아노, 미술, 수영을 취미로 배우듯이

스케이팅을 타면서 놀고 그 중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커나가는 

환경이 되어야겠지요.

 

하지만 항상 사람은 많고 인프라는 부족한 한국사회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피겨 스케이팅 역시 링크가 부족하고 경쟁이 심한 현재의 체제에서

이것은 막연한 이상주의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시스템이 가능할까요?


한국 스케이팅의 현재 모습은

양궁처럼 국가 주도의 엘리트 육성이라기 보다는

골프와 같은 부모가 자녀들의 비용을 대는 쪽에 더 가깝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골프와 같은 구조로는 지속가능하기가 힘든게,

우선 동계종목은 기본적인 경기장 인프라가 개인이 해결할 수 없습니다.

또한 상금이 많아서 일정수준의 경기 실력이 되면 

개인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골프와 달리

피겨 스케이팅은 상금을 통해서 비용을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비용 역시 다른 여타 스포츠 종목에 비해 많이 들어가죠.


그렇다면 무작정 세금을 링크장 운영에 퍼부어야 할 까요?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체육 시설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피겨가 인기가 많은 북미와 동부, 북부 유럽의 경우에도

피겨 스케이팅만으로는 링크장의 채산성을 맞출수 없습니다.

그 많은 링크장이 유지되는 비결은

아이스 하키의 인기 때문입니다.

NHL의 인기가 높은 북동부 미국과 캐나다는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 핀란드, 스웨덴, 체코 등의 국내 아이스 하키 리그의 인기는

매우 높아서 이들의 수준급 선수들은 북미의 NHL에서도 활약합니다.


이들 지역에서 관람석이 10,000석 가까이 되는 링크들이 도시마다 있는 것은

피겨 스케이팅 때문이 아니라 각종 레벨의 프로 아이스 하키 리그 때문이고

이들 경기장들은 하키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는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지역의 센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도시들에 

축구장을 겸한 공설 운동장, 프로 야구장 그리고

실내체육관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죠. 


또한 동네에 있는 연습 링크들은

아이스 하키 강습과 아마츄어 선수들에 의해

이용되고 유지됩니다.


2013 세계선수권 공식 연습링크였던 캐나다 런던의 웨스턴 페어는 4면의 링크가 있었다. 세계선수권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나머지 3개의 링크에서는 아이스하키,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의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러한 채산성을 바탕으로 쇼트트랙과 피겨 스케이팅 역시

여러 면의 링크 중에 일부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동네 링크에서 소질을 보인 피겨 스케이터들은

주니어 레벨이 넘어가면서 유명코치들이 소속된

피겨 스케이팅 클럽으로 옮겨 훈련을 받게 됩니다.


비록 리그가 있으나

아이스 하키가 피겨보다 더 인기가 없는 한국의 경우

이른바 일반이들이 함께 타는 퍼블릭 스케이팅이 없이는

링크가 운영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이나 기업이 링크를 지어도 국가에 기증해서

지자체가 관리하는 현재의 법률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선 필요한 

단기적인 해결책은

국가가 국가대표와 상비군 수준의 연습을 지원할 수 있는

피겨 전용 링크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쇼트트랙 및 아이스 하키와 링크를 같이 쓰며

시간을 나누어 쓰는 것은

서로 다른 빙질을 사용해야하는 특성상 지속되기 힘듭니다.


태릉실내빙상장 전경, 사진: 구라마제님 http://blog.naver.com/leaninseeker


이것은 단지 피겨 스케이팅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쇼트트랙도 유독 한국 선수들이 조기에 은퇴하는 것은

두터운 선수층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 이외에도

부실한 링크로 인한 잦은 부상도 그 이유일 것입니다.

여러 종목이 같이 쓰다 보니, 태릉 실내 빙상장의 안전장치는

임시적으로 설치할 수 밖에 없고, 결국 부실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시 피겨 스케이팅 인프라로 돌아와서 

국가대표 링크장을 피겨 스케이팅 연습 전용으로 짓되

대회 선발전 등을 치룰 때 어느 정도의 관객이 들어올 수 있게

400 여석 가량의 소규모 좌석을 갖춘 링크를 수도권에 만드는 것이죠.

대략 아산 이순신 빙상장이나 의정부 빙상장 정도가 벤치 마킹 대상이 될 것입니다.


다시 오지 않을 피겨 스케이팅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지금의 기회를 놓친다면 

한 때 피겨 강국이었으나 이제는 올림픽에서 조차 참가 선수를 찾아보기 힘든

다른 국가들의 역사를 뒤따라갈지도 모릅니다.


올림픽을 3연속으로 우승한 소냐 헤니의 나라 

동계스포츠의 절대강자 노르웨이는

스키와 스피드 스케이팅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실내 링크로 바뀐 후

세계 피겨 무대에서 급속하게 변방으로 사라졌습니다.

 

1964년 이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서

1992년 단 한번 출전하였고,

이제서야 네벨혼 선발전에서 소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그러면 또 어떠냐구요?

사실 국가적으로 보면 나쁘지는 않습니다. 

엘리트 스케이터가 일상 생활의 모든 것도 아니구요...

사실 노르웨이 처럼 사회복지가 잘되어 있고, 

탑싱 스케이터가 없는게 더 좋은 나라겠죠.


그러면 뭐냐구요?


피겨 스케이팅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의

도움 등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영화 "주라기 공원"이 현대자동차 몇대를 팔아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네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피겨 스케이팅 팬으로서의 이기심 혹은 바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팅을 생활 속에서 즐기는 것이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재능 있는 스케이터들이 있을 때

그들이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현실적으로 가질 수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피겨 스케이팅 문화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최근 몇년동안 보아온 것처럼...



 



그리고 어떤 사회든 다음 세대에게 

꿈을 심어주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면,

적절한 수준의 공공적 사회적 비용은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적자 투성이 경전철을 만들거나

환경 파괴해가면서 강바닥 파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요?


또한, 피겨 스케이팅 팬의 입장으로 보자면,

10 여년도 훨씬 넘게 기다려와서 이제서야

국제 대회에서 한국 피겨 스케이팅 팬의 기쁨을 맛본 지금...

다시 이전의 한국 피겨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직관과 관람이 생활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이미 많은 부분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2013년 1월,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 참석한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사진

좌측부터 김나현, 박경원, 박소연, 최휘 (뒷줄), 김규은 (앞줄), 김해진 (뒷줄), 변지현 (앞줄), 김진서, 김민석, 이준형, 이동원 

(츨처: http://blog.daum.net/dn975/14786162 )


같은 캐나다에서 열린 대회의 직관이었지만

한국 선수가 없던 2011 스케이트 캐나다와 

한국 선수가 출전한 2013 세계선수권은 너무나 다른 대회였습니다.



저는 피겨팬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한국 피겨팬이라는 사실 역시 변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논바닥에서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고 오뎅을 먹던 기억이

처음으로 개장한 실내 스케이트장에서 환하게 빛나던 사람들의 표정이

유년의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



이제 올림픽 시즌이 되었습니다.

항상 피겨 팬들에게 비판받으면서도

바뀌지 않는 대한빙상연맹은

이번 시즌에도 그다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지난 시즌 우려스러웠던 점은

대한 빙상연맹이 더욱 폐쇄적이고 독단적으로 사안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출처: http://the-mound-of-sound.blogspot.com/2012/02/peril-of-authoritarian-mind.html


출처: http://www.skating.or.kr/


누구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시대에 

이런 독단적인 결정과 은폐라니요...


출처: http://www.azuan.com/start/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101&Itemid=66&lang=en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시즌의 몇가지 사례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제 한국 피겨 스케이팅이 한단계 도약하고 있는 지금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그동안 엄청나게 성장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저변과 팬덤에 비해

피겨 스케이팅 행정을 둘러싼 일들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 같기 때문입니다.


1) 평창 올림픽 자동출전권 폐지 - 숨기면 숨길수록 드러날 뿐


감추면 감출수록 드러나는 것이 

기침과 사랑이라고 했던가요?


2012년 6월 ISU 총회에서 

평창 올림픽에서 주최국 피겨 스케이팅 자동출전권이 폐지되는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리고 10월 ISU 평의회에서 최종 가결되어 공표되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중요한 사안이

최종 결정되어 공표되기까지 4개월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최종 결정된 이후에도

빙상연맹은 감추기에 급급하였고,

언론들은 철저히 침묵하였습니다.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3]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 최저점


더욱 어이없게도 이 사실이 알려지자

어떤 이른바 "파워" 블로거는 연맹의 인력 부족 운운하며

빙상연맹 감싸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그 블로거의 포스팅을 보면 이미 빙연 집행부라도 된 듯 합니다.)


결국 빙상연맹은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했고 

한국은 피겨 스케이팅에서 올림픽 주최국 자동 출전권을 빼았기는

첫 개최국이 되었습니다.

평창올림픽 다음 올림픽에서부터 주최국 자동출전권이 부활된다면

대한빙상연맹은 또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요?



인터넷을 중심으로 피겨 스케이팅 평창 자동출전권을 빼았겼다는

사실이 주목을 받게 되자 

그제서야 몇몇 언론에서 다루게 되었고,

마지못해 빙연은 대책을 강구중이다라는 변명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우연히도 때 맞춰 스케이터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대대적으로 홍보합니다.


이렇게 자신들을 홍보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지난 ISU 총회에서 회원국들을 상대로 주최국 출전권을 지키기 위해 설득하기 위해

기울였다면 결과가 어땠을까요?


결국 지금까지 빙상연맹은 어떠한 대책을 강구했을까요?

"최소점 획득과 좋은 성적을 위해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그것은 주최국 출전권과 상관없이 연맹이 당연히 했어야 하고 해야만 되는 일입니다.


기침과 사랑 말고

감추면 감출수록 드러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무능력과 허풍입니다


출처: http://pipelineobserver.ca/government-protected-pipelines-are-incompetent/


2) 아이스 댄스 육성 -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숨겨진 아이스 댄스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포스팅에도 썼지만,

지난 시즌은 한국 아이스댄스의 환희가 교차한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잊지 못할 시즌이었습니다.


한국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여, 평창 올림픽에 각 종목 1장의 자동 출전권을 가지게 되면서

한국 빙상연맹은 아이스 댄싱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2011년 11월 아이스댄스 육성팀 오디션이 개최되는데요.

이 오디션에서 5팀이 선발되죠.

 

하지만 2012-13 시즌이 시작되면서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평창올림픽 자동출전권은 ISU 총회에서 날아갑니다.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3] 올림픽 개최국 피겨 자동 출전권 폐지 그리고 내맘대로 기술 최저점

평창을 대비한 아이스 댄스 육성 정책의 근간이 흔들려 버린 것이죠.

 

아이스 댄스 육성책의 바탕이기도 했던

평창 올림픽 개최국 출전권을 빙상연맹의 무력한 행정으로

ISU 총회에서 별다는 저항도 못하고 빼았겼고,

그러는 동안 1차 육성 오디션에서 선발된

최진주/장원일 팀을 비롯한 3팀이 해체하였습니다.


결국 이번 시즌 개막까지 유지된 1차 육성 아댄팀은

이세진/전태호 그리고 김지원/오재웅 두 팀이었습니다.


그후 빙상연맹은 모든 아댄팀에 대한 연습장 제공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세진/전태호 팀은 특히 시즌 후반에는 연습장이 없어 일반 링크에서 싱글선수들과 함께 음악을 틀지 않고

연습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이번 시즌을 버텨왔습니다.

관련기사: 피겨 꿈나무 육성 부진...평창 어쩌나 (SBS)

결국 이들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해체하기로 하고,

동계체전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합니다.

SBS 뉴스에 나온 이세진/전태호 팀의 연습 영상 및 해체 관련 인터뷰

 


지난 시즌이 끝나면서 

이세진/전태호 팀이 해체를 결심하게 되었고,

김지원/오재웅팀 역시 개인적인 어려움 등으로

해체하였습니다


물론 의외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1차 오디션에 참가한 후 아이스댄서의 꿈을 가지게 된

김레베카, 민유라 수가 싱글에서 아댄으로 전환하며

각각 러시아와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댄싱 파트너를 찾아 팀을 이루었죠.


9월에는 드디어 김레베카/키릴 미노프팀이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하여

김혜민/김민우 팀이 은퇴한 후 만 7년만에

국제 무대에 한국 아이스 댄서가 선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세계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프리컷을 통과 20위를 하면서

다음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아이스 댄스 출전권을 2장에서 5장으로 늘리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훈련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던

빙연은 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자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기에 바빴습니다.



다행히 오프 시즌 동안 아이스 댄스팀의 

재결성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빙연의 지원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번 시즌 굴러들어온 복인 

해외에서 훈련하는 아이스 댄스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또 다시 연맹은 이것을 자신의 성과로 돌리고

언론 플레이를 시작하겠죠.



3) 주니어 그랑프리 - 새벽 비행기 표의 씁쓸함


직관을 갔었던 지난 레이크 플레시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스케이터들의 빛나던 모습과

"거울 호수" Mirror Lake 의 투명하게 반사되던 햇살 만큼이나

한국 선수단의 귀국 비행기 시간이었습니다.


여자 프리 경기가 끝난 바로 다음 날 새벽으로 잡혀있던 비행기 시간 덕분에

뱅킷이 있던 밤 

한국 스케이터들은 짐을 싸서

새벽 2시에 체크 아웃을 해야했습니다.

덕분에 뱅킷에 갈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죠.

 

좀더 싼 티켓을 구입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을까요?

하지만, 연맹이 예매한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의 가격은 

이른 시간에 비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http://scrubsmag.com/how-to-deal-with-an-incompetent-boss/


선수단이 떠난 다음날 돌아본 레이크 플레시드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두번의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장소 답게 

보고 느낄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었죠.

관련포스팅: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배운 것들


아직 어린 학생인 우리 스케이터들이 

나중에 시간이 지나 돌아볼 때

레이크 플레시드를 단순히 

아쉬운 경기를 했던 대회 장소 중의 하나가 아니라

성적은 아쉬웠지만 대신 

소중한 친구들을 사귀고 많은 것들을 배운 

인생의 빛나던 시간으로 기억할 수는 없는 걸까요?


다음날 오후에 출발한다고 호텔의 비용이 더 들거나

비행기값이 더 들지는 않습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부족한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행정이었을 뿐입니다.

출처: http://www.thinkingpharma.com/2009/07/pharma-without-labs.html


과연 빙상연맹 집행부가 출장을 갈 때도

회의 다음날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예매하는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4) 선수 선발 - 본인들도 포털뉴스에서 먼저 보는 대표 명단?


지난 1월 종합선수권이 끝나고 1주일 지나면서

챔피언쉽 출전자가 결정되었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쉽 선발 과정은 그동안 보여주었던

빙상연맹의 행정처리의 문제점들을 더욱 뚜렷이 드러내었습니다.


우선 각 챔피언쉽과 국제대회에 출전할 대표의 선발은 각국 연맹의 고유권한입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연맹은 출전권과 다음 대회를 염두에 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주니어, 시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의 남자 출전자에 대한 연맹의 이번 결정이 

차후 대회의 국가별 출전권 획득과 해당 선수들의 스케쥴을 고려할 때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결정들이 좀더 미리 그리고 확실하게 공지되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연맹이 어떠한 입장이었던지 간에

종합선수권 이전에 참가 선수들에 대한 충분한 공지와 논의가 부족했던 점은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결국 종합선수권 남자 프리가 열린 당일 

남자 시니어 경기의 순위가 결정된 후 

빙상연맹 관계자가 남자 대표 선발에 대해 언론에 각기 다른 의견을 내는 등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출처: ethicalstl.org


남자 우승자가 결정된 직후 기술점 때문에 2위 선수가 나가게 되었다고 밝힌 후


몇시간 지나지 않아 결정된 바 없으며

다시 기술 위원회에서 논의해서 곧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연맹은 시즌 전 명확하게 각 국제 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선발할 원칙들을

기술점에 대한 획득 시기까지 포함하여 투명하고 상세하게 공표했어야 합니다.

또한 매 대회마다 기술점과 등수에 따라 국제 대회의 선수선발에 어떠한 요건이 있는지를 

선수들에게 재공지하고 납득시켰어야 합니다.


사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각 대회는 그 대회만의 권위를 쌓아가게 될 것이고.

선수들 역시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며, 결정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축하를 보내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무리없이 그리고 공평하게 처리하는 것은 어떠한 종목이든

스포츠 연맹이 해야할 가장 큰 일중의 하나입니다.


공식적인 논의와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은 내용이

빙연 관계자들의 발언을 통해 언론에 

결정된 사항인 것처럼 유포되는 것은

아마츄어들이나 하는 행동이고, 

축제와도 같은 종합선수권 대회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입니다.


우승자가 누가 되던지 간에

당사자들이

공식적으로 결정되지도 않은 국제대회 출전자를 

공식적인 보도자료나 기자회견 혹은 연맹을 통해서가 아니라 

포탈의 기사를 통해 접하게 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이 개인의 실수였다면 관계자는 정식으로 사과를 했어야 하고,

언론의 과장보도였다면 연맹은 그 언론에 정중하게 항의를 했어야 합니다.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은 것은

연맹 스스로가 자신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최근 몇년간 피겨 선수층이 질적 양적으로 성잠함에 따라

국제 대회에 선발되기 위해 

더욱더 많은 스케이터들이 국내 대회에 나와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국제대회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할 선수들을 선발하는 과정이

좀더 절차를 지키고 명확하게 진행된다면

태극마크를 달게 될 우리 선수들을 선발하는 과정은

어려운 결정임에도 피겨 스케이팅계의 축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은

스케이터와 가족, 코치 그리고 팬들이 공감하는 

한국 피겨 스케이팅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대회의 권위는 결코 상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멋진 승부를 통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시간이 쌓여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즌이 이미 시작되었고,

국제대회 선발을 위한 두 대회가 공표되었습니다.

네벨혼 트로피 참가 선수 선발전과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입니다.

하지만 아직 가장 중요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의 선발방식은 어떻게 할지 

아직 공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년의 경우 11월의 랭킹전이 올림픽 선발전을 대신하였는데요.


특히 남자 선수의 선발은

추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네벨혼 트로피 선발전에 파견할 선수 선발전에 대한 공지만 있을뿐

만약 네벨혼 트로피에서 티켓을 얻게 될 경우 

어떠한 과정을 거쳐 대표선수를 선발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공고가 나지 않았습니다.


추후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네벨혼 트로피 선발전 전에

올림픽 선발에 관한 명확한 원칙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출처: http://www.tigard-computer-repair.com/


또한 주니어 선발전의 경우에도

부문 별로 몇 명(팀)을 어떻게 뽑을지도 명확하게 확정하고 가야 합니다.

 

나아가 대회 장소 섭외 관계로 명확한 일정를 정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략의 이번 시즌 동안의 전체 대회 일정을 공고하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선발에 대한 원칙도 시즌 전 명확하게 하고 가야 합니다.


성장한 선수층과 폭발적인 팬덤에 걸맞는

열린 피겨 커뮤니티를 위한 

빙상연맹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출처: http://www.apperson.com/support


ps.

지난 캐나다 내셔널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버츄/모이어의 열정적인 카르멘 스텝,

두하멜/래드포드의 혼신을 다한 리프트 만큼이나


링크 복도, 가장 관중들의 눈에 잘 보이는 벽에 붙어있던

각 부문 노비스부터 시니어 선수들까지의 스코어 결과지였습니다. 

남여 싱글, 페어, 댄스의 노비스서부터 시니어에 이르는

그 두터운 선수층.



그리고

그 스코어 결과지들의  제일 앞에는 캐나다 스케이트 연맹의 

챔피언쉽 대표 선발 원칙 공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되어 있는 챔피언쉽 대표 선발 원칙은 

대회 기간 내내 그 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캐나다 내셔널의 권위는

단지 100년의 시간이 아니라

그러한 작지만 중요한 원칙들이 

하나둘씩 쌓여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캐나다에서 열리는 모든 주요 대회에 계속 사용되는 

거창하지 않고 실용적인 이동식 스케이트 캐나다 Hall of Fame은

권위와 명예라는 것은 

단단한 대리석에 멋지게 새겨짐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팬들과 후배 스케이터들의 가슴속에 남음으로써 얻어진다는 것을 반증하는 듯 했습니다.



지난 7월에 써놓은 포스팅입니다. 퍼블리싱 안하고 있었는데, 지금에야 하게 되었네요.

할 이야기는 해야죠...뭐....재미없어도...좀 길어져도...

__________


자신이 비판하던 대상에 대해

동업자 정신이 발휘되는 순간 

어느 분야든 그 때부터 

글쟁이들이 중심을 잃고

막장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기자는 자신의 취재원과의 비판적 거리를 상실하는 순간 

존재 이유가 없어집니다.

블로거 역시 휘슬블로어는 못될망정

인사이더도 아니면서 

자신을 인사이더로 생각하는 순간

그 생명이 다합니다.


우선 피겨 담당 기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를 포함한 피겨 블로거들에 대한 반성을 해보죠.


저는 최근 피겨 스케이팅 관련 글들을 보면

팩트의 사실 여부와 실명성이

블로거와 기자를 가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링크 사이드에서 선수들의 영상을 담고 사진을 올리는 

꼼꼼하고 성실한 피겨 블로거들의 포스팅은 

기본적인 팩트 체크 조차 안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달고

by line으로 기사를 송고하는 기자들을 무한하게 부끄럽게 하니까요.


최근 일부 피겨 기자들

이제 말하기도 귀찮은 말도 안되는 억지 라이벌 드립에서부터

보도자료 카피 앤 페이스트는 기본이고,

피겨 게시판 아이템 베껴쓰기와

블로그 포스팅 각색까지

그 뛰어난 신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www.theatlanticwire.com


그들이 왜 출처를 안 밝히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첫째, 본인들이 기본 자료 조사 안한게 탄로날까봐

둘째, 기사의 질이 비교가 될 까봐

셋째, 기자는 출처를 안밝혀도 된다는 이상한 면책특권


쉽게 말하면 

에이 어떻게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거를 출처로 밝혀 챙피하게

라는 생각인 듯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지난 시즌 김연아 선수가 복귀한 후

김연아 선수의 복귀 대회를 추측하며,

"9월 27일 이후의 국제대회가 19개의 대회"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국제대회라는 말도 애매하긴 하지만,

국제대회가가 19개라는 것을 보고

ISU 캘린더에서 숫자를 세어보았습니다.

9월 27일 이후의 B급 시니어 대회는 20개였습니다.


갑자기 그 전에 제가 썼던 포스팅이 생각났습니다.

8월에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기에 너무 일러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으니,

9월도 어렵겠지만 일단 9월 말부터라도 국제 B급 시니어 대회를 리스트 해보자는 의도였습니다.

관련포스팅 링크: 김연아 선수 소치 올림픽 출전목표로 컴피 복귀 & 참가예상 국제대회 리스트


피겨 스케이팅 갤러리에도 올렸었죠...

관련 포스팅 링크: 연아 선수 컴피복귀 및 이번 시즌 B급대회 리스트


이미 올린 제 포스팅에도 빼먹은게 있을까 해서 

제 포스팅에 에 올린 B급 국제 시니어 대회 숫자를 세어 봤더니 19개 더군요.

제가 처음 썼던 포스팅에서 

1월말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대회를 실수로 빼먹었기 때문입니다. 


이 기자가 한낱 블로거인 제 포스팅을 베껴썼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럴리가 있겠어요....뭐 우연이겠죠.


어디서 19개의 숫자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기사를 쓴 기자가 ISU의 시즌 대회 캘린더는 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저와 똑같이

대회 하나를 빼먹고 기사를 썼겠죠?


여하간 이후 포스팅부터는 혹시라도 제가 실수할 것을 대비하여

(그럴리는 절대 없겠지만, 혹시라도 제 포스팅을 보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위해) 

원래 자료를 링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포스팅과 피겨 게시판에 올린 글에 아이슬란드 대회를 추가시켰지만,

기사는 고쳐지지 않더군요.


두번째 사례를 보겠습니다.

2012년 10월 한국의 아이스 댄스 팀

김레베카 /키릴 미노프팀이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아이스 댄스팀의 국제 대회 출전은

2006년 1월 김혜민 / 김민우 팀의 4대륙 챔피언쉽 대회 출전이후 6년 8개월 만의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언론이 알리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나

문제는 역시 팩트의 체크였습니다.


당시 제 블로그에 썼던 포스팅의 내용을 다시 써보자면,

관련포스팅: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아이스 댄싱팀 주니어 그랑프리 6차 참가 확정


(자칭 "피겨의 모든 것") SBS에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팀의 주니어 그랑프리 참가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뉴스가 나왔는데요.



"아이스 댄스 대표팀이 그랑프리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라는 멘트가 나오는데, 

일단 애매한 멘트이지만 "[한국] 아이스 댄스 대표팀이 [주니어] 그랑프리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는 이야기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양태화 / 이천군 팀

1999년에 주니어 그랑프리 노르웨이와 주니어 그랑프리 일본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는 1997년에 처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SBS 뿐만 아나라 다른 언론사의 기사들에서도 줄줄이 이런 오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 한국 아이스댄스, 사상 첫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국대표 레베카 김-러시아 미노프 아이스댄스 첫 그랑프리 출전




양태화 / 이천군 팀은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 참가자격을 얻어

1976년 인스부르크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된 아이스 댄싱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로

한국 아이스 댄스의 역사를 만들어온 팀입니다.

관련 포스팅 링크: 한국 아이스 댄싱 국제 무대 도전의 역사


위키피디아를 잠간만 검색하면 나오는 한국 아이스 댄스의 역사를 

이런식으로 언론이 나서서 지워버렸습니다.

그리고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잘못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었습니다.


lifeloveandmusic.net


이러한 행태들은

연합뉴스가 통신사로 기본 소스를 제공하고 

이를 다른 언론이 받아쓰던

한국 언론의 "받아쓰기" 관행이 "베껴쓰기"로 악화된 후

인터넷에 의해 무한 반복된 것입니다. 


아무리 제가 블로그에서 써봐도 

이미 인터넷 상에서 무한 반복 재생된 기사들은

나중에도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피겨 블로거들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제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출처를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창작물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영향을 받았다면 그것을 밝히는 게 글을 쓰는 사람의 태도입니다.

또한, 출처를 밝히는 것은 그 원래의 포스팅이 가지고 있는

컨텍스트를 잃어버리지 않게 하고, 읽는 사람이 확인을 할 수 있게끔 합니다.


특히 정보들이 이른바 피겨강대국인 중심부에서 한국과 같은 주변부로 

비대칭적으로 흐르는 

피겨 스케이팅의 경우,

원문의 출처는 번역에 기댄 포스팅의 그 존재 이유와도 같습니다.


(번역이라는 언급조차 없는) 어떤 포스팅을 재미있게 읽고, 

추천까지 누르고 트위터로 링크를 퍼다날랐는데,

며칠 후, 그 포스팅이 올라오기 며칠전에 쓰여진 

순서까지 거의 똑같은 같은 내용의

해외 사이트의 영문기사나 포스팅을 보는 것처럼

씁쓸한 일은 없습니다.


저는 오역(misinterpretation) 이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물론 제가 다양한 외국어에 자신이 없기도 하거니와,

완벽한 번역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번역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오해와 이해의 중간 정도에서 항상 떠돌아다니고

그렇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죠.

이러한 움직임이 중단되면, 그것은 죽은 언어입니다.


번역은 기본적으로 번역하는 사람들의 입장의 충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문의 링크는 필수적입니다.

더 많은 해석과 더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킬 수 있고,

그것이 포스팅에 번역을 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논쟁이 싫다면, 자신의 정보소스를 독점하고 싶다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고 싶다면,

원문을 링크하지 않는 것 만큼 좋은 방법도 없습니다.


www.matthewfarmer.com.au


그렇게 함으로써 변방에서 자신은 중심부의 소스가 되고,

"원래 피겨 황금시대때는 말이죠...미국은 안그래요..."


중심부에게는 자신이 변방의 대표가 됩니다.

"Korean Skaters have their own unique environment...."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메인 스트림으로 군림하는 전형적인 캐릭터인 거죠.


매번 미국/캐나다 스케이팅 문화와 해외포럼 이야기하고,

영어로 가끔 트윗팅하고 포스팅하면서, postings in English 이런 카테고리 만들어 놓은 

너 이야기네 라고 물어본다면...


사실 할말이 없습니다.


저 역시 그러한 이른바 머슴/식민지 근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 자체가 제 블로그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왜 남들의 시선으로 우리를 보지요?

우리의 시선으로 남들을 보지 않고?"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남긴 이러한 멘션을 보고, 부끄러웠습니다.

(뭐 이것이 싸이의 빌보드 차트 순위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앗 출처를 못 찾겠네요...이런)


이것은 단지 이른바 한국피겨와 피겨 강대국 혹은 중심부로 일컬어지는 "그들"과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 피겨 팬덤 안에서도 그리고 피겨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반복됩니다.


이런 식이죠...


언제부터 피겨 봤어요?

제가 직접 경기를 봤는데 말이죠...

내가 아는 해외 피겨계 소스에 의하면...

진정한 팬이라면 이렇게 행동하면 안되죠.


최근 몇몇 이른바 "네임드 블로거"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났고,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자가 있고, 떠난자가 있죠.


제가 쓰는 이 포스팅이 어쩌면 지나간 상처를 더욱 아프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은 저 자신에게 던지는 의문과도 같습니다.

왜냐면 죄없는 자 돌을 던지라고 말하는 사람 역시 죄없는 사람일리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피겨 블로그 문화는

사실 한국 사회에 정보가 수입되고 유통되는 경로와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른바 근대화라는 것이 시작된 후,

이른바 지식인/고학력자들은 외국유학을 통해 외국에서 생산되는 지식의 유통 경로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학위를 수여 받습니다.

그리고 이후 한국에 와서도 외국의 학회지와 유학을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를 통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비교우위를 누리며

이것을 기반으로 한국의 지식사회에서 자신의 위치와 직위를 선점하는 일이 반복되어 왔죠.


낙관주의자, 비관주의자 그리고 현실주의자에게.

당신들이 물이 담긴 컵에 대해 논쟁하느라 바뜰 때

내가 마셔버렸다네!!

기회주의자로부터  (사진 출처: plungedindebt.com )


일제시대 때에는 일어를, 해방 후 북한에서는 러시아어를

그리고 월남한 후 한국에서는 영어를 배워 

매번 위기 때마다 동료들을 배신하고 출세한 의사 이야기.

전광용의 소설 "꺼삐딴 리"를 보면 이러한 한국 엘리트들의 추한 자화상이

씁쓸하고도 정확하게 묘사되고 있죠.

관련 포스팅: 전광용 "꺼삐딴 리" 처세술의 완벽한 완성판


이런건 사대주의라고 하기에도 창피하네요... (사진출처: 연합뉴스)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접근이 쉬워져서 

다소 이러한 정보 독점의 왜곡이 완화되었다고 하나,

아직 가야할 길은 멉니다.


변방국에서 천재 한명이 나와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해온

한국의 피겨 스케이팅 팬덤 문화는 이러한 모순점이 더욱 중첩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ISU의 결정사항과 해외포럼에서 유통되는 수많은 정보들은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알아야 접근할 수 있습니다.


www.nerdlikeyou.com


제 경우만 봐도

이른바 피겨 강대국인 북미에 거주하기 때문에

피겨 컴피티션을 접할 수 있는 비교 우위는 매우 쉽게 얻어집니다.

아이스쇼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 돈으로 7만원 정도 주면 정말 좋은 자리에서 아이스쇼를 볼수 있죠.

비교 우위와 시장의 규모 그리고 상대적으로 최근에 떨어진 피겨 인기 때문입니다.


저작권, 표절 그리고 번역에 관한 문제는 그렇습니다.


그 많은 번역 포스팅을 할 때 원문에 대한 저작권과 게재 여부를

매번 허락을 맡고 쓴 적이 있을까요?

이건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글을 표절하거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는 

가장 관대하게


자신의 글이 혹시 남의 창의성을 훔치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때에는 

가장 깐깐하게 

봐야하지 않을까요?


blog.shareaholic.com


어떤 외국 기사를 먼저 검색했고,

먼저 번역했으니 내가 권리가 있다거나, 

혹은 비슷한 내용이라고 표절이다라는 이야기를 할수는 없겠지요.


이러한 정보 퍼나르기 선점의 무한 경쟁은

결국 블로거들을 의미없는 속도 경쟁으로 몰아 넣게 됩니다.

어차피 그 컨텐츠의 시선은 우리의 시선도 아니고

그 저작권은 한국의 블로거에게 없는데...

누가 먼저 올리느냐 보다는 누가 자신의 관점으로 외국어 정보를 소화하고

해석해내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동일한 텍스트에 더 많은 다양한 번역글이 있을 수록 그것은

더 좋은 일입니다.


www.binarylaw.co.uk


이렇게 바꿔서 생각해 보자는 거죠....

한국 피겨 유망주에 대해 한국어로 쓴 글을

어느 유럽의 어떤 블로거가 자신의 나라말로 옮겼고... (어떨때는 출처도 없이)

그리고 다른 블로거와 서로 내가 먼저 번역했다고 싸우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될때의 기분...


게다가 모 파워블로거의 경우

출처와 저작권이 직업의 생명과도 같은 업종에 있으면서도

사진에 출처가 박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대체 포스팅의 사진과 자료에서 출처를 보기가 매우 힘듭니다.


이러한 일에 대해 제 자신은 당당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나름대로 출처를 밝히려고 노력해왔지만, 

출처를 못 밝혀서 혹은 원출처를 찾다 지치거나, 혹은 결국에는 귀찮아서

출처 없이 쓴 사진들도 꽤 있죠...


영상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방송국이나 원저작권자가 가지고 있는 저작권을

지켜주면서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하는 일은 매우 힘듭니다.

사실 유튜브 시대의 피겨 팬덤은 수많은 저작권 침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고,

유지되고 있습니다. 

씁쓸하지만 적절한 저작권의 침해와 무시가 어쩌면 피겨 팬덤의 새로운 동력원이기도 합니다.


피겨 블로그에 올려진

다른 인터넷 스트리밍을 캡쳐해서 업로드한 영상에

다운로드 및 타사이트 업로드 절대 금지라는 

말이 붙어있는 자기모순의 반복은

사실 피겨 블로그가 존재할 수 있는 

저작권 모순이라는 메비우스 띠의 한 단면입니다.


이런 일들은 입장이 바뀌어야 봐야 제대로 알게 되는데,

저 역시 꼬박 5시간 운전하고 간 지역대회에서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린 직캠이

임베디드가 가능하게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모포탈 동영상으로 재업로드되어 출처없이 파워 블로그에 올려져 있고,

게다가 그 밑에 다운로드 및 재업로드 금지라는 지침을 봤을 때 

제대로 허탈함을 느낀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또 그 블로거에게 항의하는 것도 멋쩍은게

왜냐면 북미지역에 직관을 간 분들은 잘 알겠지만 

북미대회에서의 직캠은 기본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피겨 블로거가 저작권의 자기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www.sheknows.com


사실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제 경우에는 사실 조금 늦게 올리는 방법을 씁니다.

일종의 비겁한 변명인데요...

예를 들어 비디오 촬영을 해서 판매하는 대회의 경우 

일부러 며칠 후에 올리고 있습니다.

가능한 그들의 영업권을 조금이나마 덜 침해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방송국의 영상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항상 조회수의 유혹이 있습니다.

경기 영상의 경우 빨리 올릴수록 조회수가 올라가기 때문이죠.

결론은 조회수의 중독에서 블로거도 그리고 방문자도

다소 벗어나야 

저작권을 완전히 지켜 줄수는 없어도,

조금이나마 존중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피겨를 보는 일에 그리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 자체에

재미가 없으면 블로그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면,

당신의 블로거로서의 첫번째 위기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됩니다.

이거 지금 써야만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당신은 돌아올 수 없는 조회수의 늪에 빠져 들고 있다고 자각하면 됩니다.


노력이라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희생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는 거죠.

매몰비용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들인 시간이 얼마인데,

블로그 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을 일인데...

그런 생각이 들면

그만두어야 할 때가 된건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즐기고 있는 사람은 누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는 권력이 아니라 정보가 쌓이는 곳이어야 하고

블로거는 감사의 말을 좋아하기 보다는 자신이 재미있게 포스팅을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진 출처: www.business2community.com 


주니어 그랑프리를 보러 갔던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기억나는 것은 

(또 미국 이야기냐 하시겠지만...뭐 그렇습니다...)

주니어 스케이터들과 새벽에 떠나야 했던 한국 스케이터들 만큼이나

숙소에서 만났던 캐나다 노신사 존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캐나다 이야기입니다. -_-)


"재미로" for fun 라는 단어를 계속 쓰던

전직 스피드 스케이터 출신의

백발의 현직 아마츄어 피겨 선수의 환한 표정을 보며,

재미로 하는 것이라는 말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았는지 모릅니다.

그것이 팬들이 누릴 수 있는 소박한 사치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러한 아마츄어 피겨 스케이터 존을 

재미로 "for fun" 지도했던 코치진은 다름 아닌

페어계의 전설 루드밀라 벨로소바/올렉 프로토포프 였습니다.


저도 재미있다고 생각되지 않고,

저의 일상생활과 병행할 수 없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면

조용히 포스팅을 쉬겠죠.


그러다 또 재미있겠거니 생각나면 

다시 들어와서 하는 겁니다...


theabundantartist.com


그게 블로그인거죠...


활발하게 올리던 포스팅을 남긴채 

홀연히 사라진 채 몇년이 흐른 인터넷에 

덩그라니 남아있는 피겨 블로그들을 보면

아직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지키는 사람들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들의 선택도 오히려 의미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http://udtahaathi.wordpress.com/category/blogging/page/2/


권력과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초래하는

낚시와 조회수 만큼 중독되기 쉬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조회수가 늘어갈 수록 

제 자신의 포스팅과 블로그에 대해 염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생활에 조금씩 아니 최근에는 꽤 많이 지장을 주었고,

그리고 그러다보니, 가끔씩 알수없는 의무감으로 포스팅을 할 때가 있더군요.

남자싱글, 여자싱글 포스팅 했으니 아댄, 페어까지 마저 해야되지 않을까 이런 느낌들?

그러다보면 어떤  때는 포스팅이 정말 재미가 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blogs.extremeexperts.com


의외로 답은 간단하더군요.


쓰고 싶을 때 쓰고, 재미가 없어지면, 그만 두어야지.

할말이 없으면 쓰지 말아야지.

이게 피겨 블로그를 연지 17개월이 넘어가는 지금 드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만이 우측 하단의 조회수로 시선이 가지 않고,

즐겁게 블로깅을 할 수 있는 기본일 것입니다.


피겨!! 포스팅 보다 피겨 포스팅!! 이 더 좋아지고

블로깅질이 권력질로 바뀌는 순간 바로 그만두어야죠.

결국 블로거는 얼마나 꾸준히 쓰느냐 보다는

오히려 쓰지 말아야 할 때 안 쓰느냐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peterzmijewski.com


파워 블로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블로거라는 말인데, 

사실 형용모순입니다. 

블로거는 권력과 형식을 싫어하는 포스팅을 하는 사람인데요...


소위 어떤 파워블로거의 글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어떤 스케이터에 대해 이렇게 포스팅 한 것을 봤습니다.

"나중에 성공해서 그 나라의 빙상연맹 총재를 하게 될지도?"


이게 뭐지 싶더군요.

농담이라면 재미없는 농담이고 진담이라면 참 황당하더군요.


안철수가 대통령 되려고, 의사 관두고 바이러스 백신 만들었나?

문재인이 대통령 되려고 인권변호사 했나?

박근혜는 ...대톨령 딸이었죠...


하여간...


나중에 그 블로거가 어느 국내 대회에서

다른 피겨팬들이 자리가 없어 서서 경기를 보고 있을 때 

나중에 와서는 VIP 석에 앉아 경기를 보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최근 이 블로거는 마치 이미 빙상연맹의 집행위원이나 된 듯이

빙상연맹의 잘못된 행정에 대해

"인력부족" 운운하며 나서서 두둔을 하고 있습니다.

그 포스팅을 보면서 빙상연맹 간부는 

어떤 선수의 희망이 아니라 본인의 희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능적으로 강한 사람들에게 붙어있으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치 이야기 혹은 권력관계 등을 과도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jswoslaaa&logNo=140162933515


그들의 이러한 집착은 많은 경우

자신이 가지지 못한 혹은

더 안 좋은 경우 잠시 가졌다가 빼았긴 권력에 대한 

박탈과 상실에 대한 보상심리 혹은 향후의 권력을 가질 기회에 대한 욕구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사실 마이너리티 안에서 그 안의 메인스트림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매우 영리하고 편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마이너리티로서 메인스트림에 대해 일종의 도덕적 정당성을 내세울 수 있고,

자신을 마이너리티로 포장하면서, 실제로는 메인스트림이 마이너리티의 대변인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실제로는 메인 스트림이면서 아웃사이더로 자신을 위치지우면서,

이러한 비겁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자신은 가해자가 아닌 것처럼, 사실 많은 기득권을 누리면서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경우도 있었죠.


이 나이에 태평양 건너에서 학생인 것도 

그런 비겁함의 발로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자꾸 저렇게 되지 말아야 하는데 

저렇게 늙으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참 슬픈일입니다.

사람은 환경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죠.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라고 

하루에도 몇번씩 되내이는 내 앞의 상사가 

사실은 내가 열심히 일하고 사내 정치해서 성공해야만 될 수 있는 

몇년뒤의 자신의 최대치라는 씁쓸한 현실처럼


저 역시 이러한 시스템 안에서 포스팅을 한다면,

얼마나 괜찮은 피겨 블로거 혹은 글쟁이가 될 수 있을지

답답하기 때문입니다.


...


그럴 때마다 꼰대와 반골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꼰대는 

(되먹지 않은) 교훈을 주려고 하고 가르치려 들지만,

자기만 맞고, 자기 말고는 보기 싫고 틀린 것 같아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반골은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압니다. 그래서 가르치려 들지 않죠.

반골은 자신을 포함해 세상이 다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자신도 보기 싫고 틀린 것을 아는 사람이죠.

(물론 반골의 가장 큰 함정은 멋있게 보이려하는 쿨하게 보이려하는 자뻑입니다.)


꼰대는 

다들 맞다고 할 때 한마디 쉽게 거들어 편승하지만,


반골은 

다들 맞다고 할 때 틀리다고 이야기합니다.


나는 어떤 블로거였으며 어떤 블로거가 되어 가고 있을까?


이런 재미없는 포스팅을 쓰게 된 것은

다름 아니라 블로거를 처음 만들 때

여러모로 많은 조언을 주었던 "K횽"이

예전에 보낸 메일 때문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www.wordstream.com


제가 틀린 정보를 올리거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여지없이 댓글과 메일로 이야기해주는 

고마운 횽입니다.


K 횽은 어느 순간부터

제 블로그에 오지 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소위 파워블로거들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닮아 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가 쓴 포스팅을 보고 기사를 썼음이 분명한

한 기자의 기사를 보고 나서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겠더군요.


항상 피겨팬의 입장에서 중심을 잘 잡고, 

팩트 체크를 성실히 했던 그 기자의 지난 기사에서 

"논란"이라는 애매한 제목보다는 "사실"이라는 제목을 바랬고,

모 인터넷 게시판 보다는

정확하게 "피겨 갤러리"라는 게시판 이름과

포스팅이 된 정확한 출처의 링크를 바랬습니다.


다들 침묵하는데, 기사로 다룬 것이 어디냐고 생각 할 수 있죠.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기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랬을지도 모릅니다.


나에게 메일을 보냈던 'K횽'이 언젠가부터 내 블로그에 들르지 않게 된 것도

내가 그 기자에게 느낀 그런 우려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K횽'의 메일을 받고 내 블로그를 돌아보고, 

"파워" 블로거가 (되고 싶지도 않고, 될 것 같지도 않지만)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에게 알람을 켜 놓은 것처럼

그 기자도 다른 기자들에게 "동업자 정신"을 너무 빨리 배우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기자의 꿈이 설마 "대한빙상연맹 회장"은 아닐테니까요.


ps. 1

이번 포스팅 역시 재미가 없네요. 쓰지 말았어야 했나봐요...


이러한 포스팅들은 사실 "재미"가 없습니다.

이게 재미있다면 피겨팬이 아니라 피겨팬인양 하는

변태스러운 피겨논객꾼이 되어버린 것이고,

하지만 또 전혀 관심이 없다면 이미 지쳐버리거나 자신이 비판하던 주류에 편입되어 버린 것이겠죠.


더 재미있게 포스팅하기 위해

블로그 카테고리를 손보듯이, Html을 배우듯이

그런 거라고 생각해야죠.


그래도 계속 재미없어질 것 같으면,

그만 두어야죠...


ps.2

지난 7월 중순에 썼던 글입니다...그동안 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개봉한 Trouble with the Curve 라는 야구영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는데요. 



시력을 점점 상실해가면서 은퇴위기를 맞는 

메이저 리그 베테랑 스카우터의 고군분투를 그린 야구 영화입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스카우터인 거스 로벨의 역할을, 

에이미 아담스가 휴가를 내고 그와 동행하는 변호사 딸의 역할을 맡습니다.



훈남 좋아하시는 여횽들을 위해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나옵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사실은 "그린 토리노 2"? 

거스가 뽑은 조니 (팀버레이크 연기)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환상적인 경기를 보여주었으나,  

이 후 구단의 혹사로 부상이 생겨 조기 은퇴, 경쟁팀의 스카우터로 일합니다. 

거스는 조니의 짧은 선수생활을 안타까워하고, 조니는 전설적인 스카우터 거스를 신뢰하고 존경하죠.


실제 경기 현장과 선수의 인성을 중시하는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묻혀있던 선수들을 발굴하여 전설을 만들어낸 

한 때 최고의 스카우터 거스.



그를 밀어내는 비지니스 맨 같은 새로운 스카우터는

실제로 연습하는 모습과 경기는 보지도 않고,

자신의 어시스턴트를 내려보내 촬영하게 하며,

모니터 앞에서 영상을 보고,

통계와 데이타를 맹신하는

이른바 "분업적. 과학적" 스카우터입니다.



구단주는 데이타를 중시하는 젊은 스카우터를 더 믿게 되고,

거스는 자신의 방식대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시골 고등학교 강타자의 경기를 보러 스카우팅 여행을 떠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 스포일링

그는 약해진 시력에도 불구하고 혹은 덕분에,

배트가 돌아가기전에 타자가 손목을 먼저 돌리는 소리를 듣고 

커브에 약하다는 약점을 알아챕니다.



그리고 그의 딸이 아버지의 눈이 되어

아버지의 감각을 뒷받침해주죠.



그들은 구단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하지 말것을 주장하죠.

그러나 데이타를 신봉하는 스카우터는 코웃음을 칩니다.

"잘 보이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알아?"

이에 분노하는 거스

"어떻게 경기장에도 안 오고 선수를 판단할 수 있어?"



아무리 데이타가 중요한 스포츠라 해도

그런 야구에서도 종합적인 판단이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직관과 현장에서의 경험은 가장 핵심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결국 구단은 젊은 스카우터의 말을 믿고 신인을 지명하지만,



언론 공개에서 커브를 못치며 망신을 당합니다.

거스의 판단은 정확했던 것이죠.

영화 스포일링 끝


왜 갑자기 야구 이야기냐구요?

이 영화를 보면서 피겨 스케이티에 관해

최근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들이 생각났기 때문이죠.


피겨 스케이팅은 어떨까요?

야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야구 스카우터들은 최소한 야구 선수 출신인데 반해,

이른바 "인터넷 피겨 기술 전문가"들은

피겨 스케이터 출신이기는 커녕 링크위에 서본적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피겨 스케이팅은 바로 직접 보면서 채점하는 채점 스포츠입니다.

직관을 하러 컴피에 한두번씩 더 갈수록, 그리고 공식연습을 보면 볼수록

단지 프로토콜과 경기 중계 영상만 보고

어떤 스케이터의 모든 습관과 점프 퀄리티를 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이른바 흔히 말하는 탑싱의 경우 더욱더 그렇습니다. 

스피드와 점프의 높이가 그만큼 확연히 차이가 나서,

실제로 본것과 방송화면을 비교 하기 힘들 정도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블레이드와 토픽이 빙판에 닿는 소리도 듣고,

스키드 마크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점프 전 그리고 점프 후의 동작을 보지 않은 채로

모니터 프레임 안의 것들로 판단을 내린다면

방송화면에서

아무리 고화질로 슈퍼 슬로모로 리플레이가 나와도

그 간극은 메꾸어질수 없습니다.



그런데다가, 방송 카메라가 잡은 

그것도 컷트로 편집된 앵글을 보고

스케이터의 프로그램을 단정짓듯 말할 수 있을까요?


http://www.pbgadget.com/abc.html



예를 들어 영상에서 광고판이 빨리 지나갔으니 활주와 스텝의 스피드가 빠르다는 

포스팅을 본 적이 있습니다.


http://www.pbgadget.com/abc.html


줌을 어떻게 당겨서 찍었는지, 몇번 카메라로 스케이터와

어떤 거리를 두고 어떤 각도로 찍었는지,

혹은 카메라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찍었는지 다 체크했을까요?,

고화질이면 이 모든 변수들이 다 사라지고 정확한 판단이 될까요?



http://www.pbgadget.com/abc.html


오히려 방송영상 보다 컷의 중단이 없고

일관된 앵글을 따라가면서. 링크의 여백이 보이는

팬캠의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정보들을 줍니다.

물론 팬캠도 실제로 관전했을 때 느끼는 속도감과 정보에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영상에 관계된 변수들을 다 계산했다 하더라도

프로그램 음악이 느릴 수도 있고, 빠를 수도 있습니다.

뒤집어서 극단적으로 이야기해봅시다.

만약 "고화질" 방송화면이 더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왜 심판진들이 굳이 가운데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서 직접 보고 

점수를 매길까요?

그냥 집에서 위성중계로 여러각도 앵글 참조해서 점수 매기면 될 것을....


물론 점프에 관련되서 심판들 역시 영상 기자재의 도움을 받아

슈퍼 슬로모를 보고 판단에 참고를 합니다.

하지만 점프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도 

영상이 전부는 아닙니다. 혹은 전부여서는 안됩니다.


심판들은 경기 이외에도 공식 연습을 참관하며 스케이터들의 습관을 체크하기도 합니다.

사실 점프시의 엣지 사용과 로테이션 들에 대해

연습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판들도 공식연습에 참관하여 체크를 하는 것이구요.




물론 판단은 실제 경기에서 행하는 퍼포먼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엣지 사용들의 경우는 실제 경기에서만 바뀌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 경우도 별로 없지만 혹여 실전에서만 바른 엣지로 뛴다면, 점프를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직관에서 얻은 결론이 항상 더 정확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수 경기를 보지 않으면 이야기하지 말라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매번 잘 속는 인간의 눈은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에 대한 선호도는

바로 앞에서 매번 경기를 봐도 중요한 것들에 눈을 가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http://izismile.com/2013/09/03/dont_believe_what_your_eyes_tell_you_8_pics_15_gifs-23.html


단지 이 포스팅을 하는 것은 

제가 직관을 시작한 2011년 여름 이후

피겨 스케이팅을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느낀점들을 같이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그  와중에서 깨닫게 된 이른바 (제 자신을 포함한) "인터넷/영상/입 피겨"에 대한 

반성도 물론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글러브를 끼고 한번이라도 야구를 해본 사람은

잘 알고 있습니다.

2군 프로야구 선수라도 얼마나 잘 하는지...

그래서 야구 감독은 욕할지라도 

선수들에게 타격자세가 어떻고 등의 훈수는 인터넷에서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피겨 스케이팅은 

피겨의 레슨은 물론 심지어 빙판 위에 스케이트를 타고 한번도 서보지 않은 사람들도

마치 피겨의 모든 기술을 꽤뚫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가만히 서 있기 위해서 링크의 펜스를 잡고 있다가,

단순한 활주를 하다 몇번 넘어진 후에,


옆에서 훈련하는 어떤 레벨의 피겨 스케이터들을 보더라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이게 인간이 할 짓이 아니구나...


영상만 아무리 오래봐도 직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피겨의 다른 단면들을 접하기 힘든 것처럼

직관만 10년해도 

사실 베이직 레벨이라도 직접 피겨를

몸으로 접한 사람의 이해도를 따라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최소한 이러한 점을 전제하고 들어가야

좀더 (그럴듯해 보이는이 아닌)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습니다.


영상 탐독과 인터넷에 떠도는 피겨지식을 바탕으로 

인터넷상에서 코치와 스케이터에게 이러쿵 저러쿵 "훈계"를 한다면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팬이라고 하기도 좀 부끄러운 행태가 되겠죠. 

물론 바램은 할수 있겠죠...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이런 점프를 넣으면 어떨까?

그게 팬들의 재미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것이 스케이터에게 실제적 도움이 될 거라고 착각하는 순간

돌아올수 없는 다리를 건너 진단을 받게 됩니다.

"피겨팬 왕자병"이라는...


그들은 스케이터들의 실수에 거침없이 

비아냥과 비난을 쏟아 붇죠.

그리고 탑 스케이터 이외의 경기는 관심도 없습니다.

마치 자신이 밀고 있는 스케이터와 자신이 동격이나 되듯이...


모두 피겨팬이 피겨를 배우러 링크에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가까운 링크에서 열리는 대회에 직접 가서

프리컷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선수라도

빙판위에서의 그 짧은 시간을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을 빙판위에 쏟아붇는지 지켜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의 2013-14 시즌 캠페인은

바로 "직관을 가자" 입니다.

굳이 먼 곳으로 원정을 갈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올림픽 시즌에도 중요한 국내 경기들이 태릉에서 

그리고 서울 근교에서 열립니다.

해외에 사시는 분들도 동네의 지역대회에 가보세요.



이번 시즌에는 좋아하는 스케이터를 한명 만들어보세요.

직관을 가면 틀림없이 마음에 드는 선수들이 있을거에요.

링크에 직접 가서 컴피에 박수를 보내줍시다.

비록 이름도 처음 듣고, 처음 보는 선수라도...


그리고 시즌동안 응원해주세요. 

그 선수가 커나감에 따라 평생팬이 될 수도 있을 거에요...

시시한 프로그램은 있어도,

시시한 스케이터는 없으니까요.


직관에 갔다 오신 분들은

직관기를 올려주세요.


직관을 하는 사람들이 글을 안 쓰는 만큼

인터넷 기술 논객들은 글을 쏟아냅니다.

이 불균형은 결국 기형적인 피겨 스케이팅 문화를

생산해내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입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기념품은

여자 프리 경기의 대회 결과지였습니다.

저 역시 갈라가 있던날 나누어준 이 결과지를 소중하게 챙겼지만 

집에 돌아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언제든 다시 뽑을 수 있는 인터넷 기술 복제 시대에

이 결과지들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때부터 컴퓨터를 키고 제 카메라에 담긴 이미지와 영상들을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그러자 결과지의 숫자들은 다시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스케이터들의 이번 시즌을, 

태릉 링크의 기억들을 같이 나누어 주세요.


-스파이럴 드림-

 

2013-2014 시즌 캠페인~~직관의 즐거움 

태릉실내링크 가는 법 링크

국내 경기 및 한국 선수 출전 국제 경기 일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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