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서는 카타리나 비트에 대한 이야기를

2부에서는 "post 비트 세대"의 여싱들의 카르멘과 남싱, 페어, 아댄의

카르멘을 다루었는데요.


카르멘 part 1 링크: 카르멘의 전쟁 혹은 카타리나 비트

카르멘 part 2 링크: 사골곡의 탄생


사실 강력한 내러티브와 캐릭터를 가진 카르멘은

세부 기술에 신경써야 하는 신체점제가 되면서 

구체점제 보다는 더욱 좋은 프로그램을 보여주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카르멘에 대한 도전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카르멘 프로그램을 직관한 것은

2011년 가을이었습니다.

미국 뉴욕주에서 열린 동부지역 내셔널 예선, Eastern Sectionals 

여자 시니어 쇼트경기에서 

사만다 세자리오 Samantha Cesario 가 카르멘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관련포스팅 링크: 2011-12 미국 내셔널 지부예선 탐방기 (1) - 내셔널의 문턱


점프의 높이와 파워는 아쉬웠지만, 표현력이 돋보였던 세자리오 선수.

경기전 스탠드에서 세자리오 선수의 아버지가 딸의 머리에 (코치인줄 알았는데 아버지셨습니다.) 

빨간 꽃을 직접 달아주었죠. 






사만다 세자리오 Samantha Cesario SP 2011-12 US Eastern Sectionals


직접 링크에서 본 카르멘은 또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역시 88년의 "그 카르멘"이 항상 겹쳐 보였죠.


이것은 카르멘 직관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저는 직관을 간 대회에서 많은 카르멘들을 계속 만나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카르멘이 피겨 스케이팅에 많이 쓰이면 

2012년 4월 아이스 네트워크에 실린

피겨 스케이팅 음악 선곡에 관한 기사의 제목은 바로

Beyond 'Carmen': Finding the right piece of music

"카르멘"을 넘어서: 프로그램에 적합한 음악을 찾아

였습니다.

http://web.icenetwork.com/news/article.jsp?ymd=20120423&content_id=29454848&vkey=ice_news


그리고 이 기사는 우연히도 12-13 시즌을 아이러니하게 반영하였습니다.

카르멘을 넘어서기는 커녕, 12-13 시즌은 아이스 댄싱으로 인해 

바로 카르멘의 시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안나 카펠리니 / 루카 라노테 팀이 카르멘을 프리로 택한데 이어

지난 7월초 테사 버츄/ 스캇 모이어의 프리도 카르멘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버츄 & 모이어 새프로그램 "카르멘"? 슈필반트 vs. 쥬에바 "카르멘의 전투" 시작!


그리고 이러한 선곡은 사실로 밝혀지죠.


그리고 이들의 선곡은 칸톤에서 같이 코치를 하다 갈라선

이들의 코치 마리나 주에바 vs. 이고르 슈필반트의 갈등을 배경으로

관련포스팅: 2012-2013 피겨 그랑프리 프리뷰, 일정 및 관전 포인트 (10월 20일 최신판)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의

카타리나 비트 vs. 데비 토마스의 카르멘의 전쟁을 빗대어

"제2의 카르멘의 전쟁" 혹은 "신 카르멘의 전쟁"이라 이름붙이며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슈필반트가 칸톤을 떠나기전 이미 

버츄 / 모이어의 프리 댄스로 카르멘을 하기로 했었다는 소문이 더해지며

논란이 일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시즌이 시작되고,

신 카르멘의 전쟁도 시작됩니다.


2006 토리노 올림픽 아이스댄싱 은메달리스트 타니스 벨빈은 

유니버셜 스포츠의 해설에서 

두 팀이 카르멘을 택한 것이 우연이냐는 질문에

"누구나 카르멘에 맞추어 스케이팅을 할 수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잘 하는가이다"

라고 논란을 일축합니다.


스케이트 캐나다 아이스 댄싱 프리 댄스에서 벌어진

카르멘의 전쟁 (The Battle of Carmen) 1라운드는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Tessa Virtue / Scott Moir 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전투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손자병법에 가장 좋은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나 카펠리니 / 루카 라노테 Anna Cappellini / Luca Lanotte 

역시 강렬한 음악 편집과 고전적인 카르멘으로 대항했지만,

전투라는 말을 만들어낸 피겨팬과 언론을 무색하게 할만큼

버츄 / 모이어는 예상을 깨고

전혀 새로운 카르멘을 보여줬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사실 버츄/ 모이어와 카펠리니 / 라노테는 애초부터 라이벌이 아니었던 것이죠.

버츄 / 모이어에게 "더 잘하는 것"은 별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스케이트 캐나다 중계는 CBC가 아니라 CTV였는데요. 

브렌다 어빙, 커트 브라우닝과 함께 CBC 에서 해설을 하던

트레이시 윌슨이 CTV로 옮겨서 해설을 하더군요.

트레이시 윌슨은 아이스 댄싱 선수 출신 답게 깨알같은 코멘트를 해주었는데요.


CTV 역시 처음에는 슈필반트와 카펠리니/라노테 그리고 주에바 & 버츄/모이어의 모습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주면서 카르멘의 전투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설자들의 언급은 버츄 / 모이어이 경기가 끝난 후 바뀌게 됩니다.


같은 날 세 개의 카르멘 프로그램이 선보였습니다.


조애니 로셰트 이후 최초로 여싱에서 캐나다에 그랑프리 금메달을 안겨준

케이틀린 오스몬드의 카르멘 역시 고전적인 카르멘의 모습이었습니다.

고혹적이고, 열정적인 집시 여주인공 카르멘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출처: http://www.skatecanada.ca/en-us/eventsresults/photogallery/2012skatecanadainternational.aspx


2편에서 언급했듯이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데뷔하는 스케이터들이 

카르멘을 선택하는 이유로 선택했고, 프로그램 역시 성숙미와 표현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르멘이 만만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라고 이야기했듯이,

오스몬드 역시 8월초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서는 전혀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2개월 만에 놀랄만하게도 세부적인 디테일을 조금씩 정돈하여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는 시니어 데뷔에 걸맞는 카르멘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홈링크의 응원과 잇점을 더하여 첫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죠.


안나 카펠리니/ 루카 라노테 역시 강렬한 음악 편집과 정통적인 아이스 댄싱 기술로 

고전적인 카르멘을 보여줍니다.


출처: http://www.skatecanada.ca/en-us/eventsresults/photogallery/2012skatecanadainternational.aspx


http://web.icenetwork.com/photos/gallery.jsp?content_id=40082230 Getty Image


안나 카펠리니 / 루카 라노테 Anna Cappellini / Luca Lanotte FD 카르멘 2012 Skate Canada

유니버설 스포츠 (미국 지역만 시청가능 - 타니스 벨빈 해설) Universal Sports US only


스필반트 특유의 

기술적인 면과 스코어를 염두에 두고, 

과도한 시도나 과잉된 표현을 자제하는 

고전적 카르멘의 컨셉에 충실한 깔끔하고 교과서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코스튬도 약간 심플하게 바꾸기는 했지만, 

카르멘의 빨간색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스필반트의 실리 아이스 댄스를 반영하는 듯한 코스튬이었죠.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의 카르멘은 일단 웜업때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일단 웝업하러 들어선 버츄 / 모이어의 코스튬을 보며 놀랐습니다.


출처: http://www.skatecanada.ca/en-us/eventsresults/photogallery/2012skatecanadainternational.aspx


흔히 피겨팬들이 예상하는 붉은색 카르멘 의상도 아니었고, 투우사의 장식도, 

또한 붉은색 꽃도 없었습니다.


버츄 / 모이어 둘 다 검은색의 간결한 코스튬이었는데요.

특히 모이어의 코스튬은 마치 모던 댄스를 하러 올라온 댄서 같다는 생각을 하게끔 했습니다.


버츄 / 모이어의 카르멘 첫 경기입니다.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Tessa Virtue / Scott Moir FD 카르멘 2012 Skate Canada

캐나다 CBC

유로 스포츠

유니버설 스포츠 (미국 지역만 시청가능 - 타니스 벨빈 해설) Universal Sports US only


아직 시즌초이고,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버츄 / 모이어가 세계선수권 까지 카르멘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버츄 모이어에게 놀란 것은 

안주 하지 않고, 기술적인 면과 안무적인 면에서 새로운 시도로 

트렌드를 선도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트레이시 윌슨이 이번 카르멘은 모던 댄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새로운 카르멘이었다는 코멘트를 하더군요.

검은색의 코스튬은 두 사람의 순간순간의 몸의 움직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보여지는

마치 중간 중간 정지 버튼을 누른 듯이 또렷하게 각인되는 안무의 형태를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동작은 하나하나가 기술적으로도 도전적이었죠.


http://web.icenetwork.com/photos/gallery.jsp?content_id=40082230 Getty Image


카르멘에 대한 고정관념을 하나씩 깨버린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버츄/ 모이어의 프리에서의 시도는 

뒤돌아보니 쇼트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었는데요.

관련포스팅: 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 아이스 댄스 - 버츄 모이어 쇼트 댄스 공개, 점수는 부진


일단 쇼트를 보면 유로 스포츠 해설자의 표현을 빌면,

양키폴카를 빙자한 고전적인 왈츠를 추었다고 합니다.

즉 이것은 컴퍼서리 댄스 요소에 대한 일종의 조소/ 패러디인 것이죠.


트렌드를  쫓아가느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느냐

결국 이것이

레전드와 보통 탑랭크 스케이터들과의 차이를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버츄 / 모이어는 이번 시즌의 소치 올림픽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레전드로 가는 자신만의 길로 들어선 듯 합니다.


이들이 "카르멘"을 두번째로 선보인 

컵 오브 러시아 프리 댄스에 대한 포스팅에도 썼듯이


비록 새로운 시도로 점수에서 다소 손해를 볼 때가 있더라도

그리고 어떨때는 그 시도가 너무 멀리나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모두가 시도했던 것을 안전하게 따라하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예를 들어 블랙 스완 열풍이 이미 지나간 이후에 백조를 들고 나온다던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팬들은 잘알고 있으니까요.

(우아하고 귀엽고 예쁜 것만 추구하던 여자싱글 프로그램에 죽음의 무도로 충격을 안겨준 것처럼)


관련포스팅: 컵오프러시아 프리 - 새로운 아댄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아방가르드와 키치의 차이


중간중간 보이는 기술적 실수가 트레이닝을 통해

보완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컨셉의 카르멘이 극복할 수 없는 기술적 장애물일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듯 했는데요.


쇼트에서 보여준 리프트의 실수,

그리고 프리에서 보여준 스텝에서의 테사의 흔들림 등이 

어떻게 보완될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슈필반트 코치의 빈자리가 다소 아쉬웠죠.


하지만, 아이스 댄싱의 리프트 시간 제약을 비웃는 듯한

마지막의 강렬한 리프트를 보면서

이들에게 기술적 한계라는 것이 어디일지 다시한번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좀 더 멋있게 살 수 있었을 자유분방한 여인 카르멘의 

인생이 결국은  

그녀의 죽음으로 끝낼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시대의 한계처럼,


스케이트 캐나다 경기를 본 후

버츄 / 모이어의 시즌은

스코어와 대회 성적 면으로만 보면,

그리 순탄한 길은 아닐 듯 싶었는데요.


데이비스 / 화이트의 실수가 많았던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의 시즌 첫 경기와

버츄/ 모이어의 실수가 많았던 스케이트 캐나다의 경기는

사실 구조적으로 다른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트레이시 윌슨은

다음과 같은 코멘트로 스케이트 캐나다 중계를 마무리 합니다.


"오늘의 기술적인 실수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보여준

독창성은 정말 놀랍습니다.

어쩌면 이들을 위한 다른 채점 방식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레전드들의 또하나의 공통점은 항상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세계 대회 우승자 버츄 / 모이어는 

아직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이 없습니다.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댄스 기자회견



캐나다 내셔널에서 저는

드디어 카르멘을 직관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케이틀린 오스몬드의 프리 경기를

예고편으로 보았고,



그리고 대회 마지막날 버츄/모이어의 카르멘을 보러 갔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운전을 하면서도 기대감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 몰랐어요.


그리고 드디어 웜업에 나섭니다.



이전에도 아이스쇼에서 갈라를

201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버츄/모이어의 프리댄스를 본적이 있었지만,

이번 프리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기였습니다.

카르멘은 달랐습니다....대단하더군요...



엔딩이 다가오면서 저도 모르게 이미 일어서 있었던 (관중석 제일 뒷줄이라 가능했겠지만^^)

그 얼마의 시간들.


그리고 스탠딩 오베이션


캐나다 내셔널에서의 이 경기는

버츄/모이어의 "카르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입니다.

직관을 한 개인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이 날의 카르멘은 시즌 경기 중 최정점에 있었습니다.



캐나다 내셔널을 본 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의 패배를 잊고,

스코어 면에서도 4대륙부터는 데이비스/화이트 팀을 이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4대륙 선수권에서 테사는 몸에 이상을 느끼며 경기를 중단합니다.

잠시 숨을 돌린 후 경기를 재개하면서 프리 댄스를 마치지만,

다시 한번 데이비스/화이트에게 패배합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 이은 시즌 두번째 패배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버츄/모이어는

자신들의 고향 캐나다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나섭니다.




홈링크여서 더욱 긴장했는지 

테사가 쇼트댄스에서 트위즐 실수를 하며,

사실상 이번 시즌 마지막 대결도 버츄/모이어의 패배가 확실해 보였습니다.


드디어 프리 댄스 경기날,

저도 관중들도 그리고 버츄/모이어도 쇼트 댄스에서의 실수를 

만회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월드에서의 프리 댄스는 특별했습니다.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가 컴피에서 보여주는 

마지막 카르멘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그룹의 웜업이 시작됩니다.

2013 세계선수권 프리 댄스 마지막 그룹 웜업 직캠입니다.

탑랭크 아이스 댄서들의 20개의 블레이드가 동시에 링크를 박차고 질주할 때의 느낌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월드에서의 카르멘이 시작됩니다.



이제 지쳐버린 스캇을 테사는 한손으로 버티며 

빙판위에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카르멘은 시대를 앞서가 죽어버린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닌

도발적이면서도 주체적인 새로운 시대의 여성으로

빙판 위에서 살아남은 것입니다.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이들의 경기를 영상으로 처음 보고 

어쩌면 이들의 시즌이 더 외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결국 이들은 데이비스/화이트 팀과의 대결에서 모두 패배하고 맙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러한 여정을 

피겨팬으로 함께 했던 것이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메달의 색과 상관없이

버츄 / 모이어도 그러한 점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월드 갈라 연습 중의 테사 / 스캇

월드 갈라가 끝난 후 자신의 고향인 런던 그리고 스케이팅 팬들에게 인사하는 테사 / 스캇


이들이 지난 시즌 보여준 카르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피겨 팬들의 기억속에 남을 것입니다.

그것은 25년동안 그토록 기다려왔던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이었습니다.




ps.1

지난 10월,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인터넷으로 아이스 댄싱 공식연습을 중계해줬습니다.

세계 각지의 피겨 팬들이 컴퓨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버츄/모이어의 카르멘이 처음 연습으로나마 공개되는 것을 보기 위해서 였죠.

드디어 버츄/모이어가 카르멘 음악에 맞추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의 

그 느낌을 아직 잊지 못합니다.


버츄/ 모이어 공식연습 Practice 카르멘 2012 Skate Canada


어쩌면 그 때의 그 느낌 때문에, 국경을 넘어 캐나다 내셔널에까지 갔던 것 같아요. 

월드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카르멘의 여정을 월드 때까지 직접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들은 1988년 어느날에 갖혀있던 저에게도 

새로운 카르멘/피겨 스케이팅의 탄생이었습니다.


ps. 2

마지막으로 10년 전의 카르멘을 소개하면서 카르멘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만 12세 그리고 13세 김연아 선수의 카르멘 입니다.


김연아 Yuna Kim "Carmen" 2003 종합선수권 대회 (Korean Nationals)


김연아 Yuna Kim "Carmen" 2004 종합선수권 대회 (Korean Nationals)


1부에서 계속

카르멘 part 1: 카르멘의 전쟁 혹은 카타리나 비트


2부는 

카타리나 비트 이후의 여자싱글 스케이터들이 시도한 

사골곡으로의 카르멘의 의미와

남싱, 페어, 아댄에서의 카르멘을 살펴보려 합니다.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 전세계를 매혹시킨

카타리나 비트의 "그 카르멘" 이후,

많은 여자 싱글 선수들은 카르멘을 프로그램 음악으로 사용했고,

언젠가는 비트를 넘어서려 했습니다.

비트 이후의 탑싱들도 예외는 아니었죠.


카르멘은 여싱이면 누구나 언젠가는 겪어야 할 

통과 의례였습니다.


다양한 음악 톤과 다이나믹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고,

피겨 관계자와 피겨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곡이 되어 버린 카르멘은 

새롭게 변신하고자 하는

스케이터들이 애용하는 레파토리가 되었습니다.


여자 싱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골곡 베스트 3를 꼽자면

우아하고 청순한 여성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백조의 호수

귀여움을 돋보이게 하는 호두까기 인형

그리고 

매혹적인 팜므 파탈의 성숙한 여인을 표현하는 카르멘을 들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아함 혹은 귀여움으로 거의 80여년을 버텨오던 여자 싱글 프로그램에

팜프파탈이라 불리우는 치명적 아름다움 혹은 섹시함이라는

레파토리가 들어온 것은  

헐리우드 배우와 미모와 빙판위의 연기로

전세계 피겨팬을 사로잡았던 카타리나 비트의 충격적인 '카르멘" 프리 프로그램의

영향이 컸습니다.


발레를 바탕으로 한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 프로그램을 섭렵한

주니어 여자 싱글들은 

시니어로 발돋움하거나 자신의 이미지를 성숙한 스케이터로 변신하고자 할 때

카르멘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이어져

시니어 데뷔 혹은 2년차 때 카르멘은 가장 애용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카르멘이 다른 사골곡과 다른 점은 바로

캐릭터에로의 몰입과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차이코프스크의 발레곡들과는 달리

오페라이기 때문에 항상 기악곡으로의 편곡과 

새로운 안무의 창조가 관건이 됩니다.


그래서 

그래도 기본은 하는, 

믿고 쓰는 발레곡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과는 달리


"카르멘"은 사실

많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그 때마다 스케이터에게 디테일한 표현이 많이 요구되어지고

안무가의 창의력이 발휘될 공간이 여전히 많은 

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는 수행하기가 꽤 어려운 곡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수준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죠.


하지만 그러함에도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그리고

탑싱에서 포디움 혹은 레전드로 도약하고자 하는 스케이터들이 

항상 시도하고자 하는

잘못 끊이거나 조금만 보관을 잘못하면 바로 상하는 

"저온 살균 사골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후에 레전드가 된 여싱들은 

"카르멘"에 꿋꿋히 도전을 해왔고, 

그 자취를 남겼습니다.

우승이 유력했던 1998년 올림픽에서 타라 리핀스키의 선전에 밀려

금메달을 놓친 미셸콴이 올림픽 이후에 복귀한 쇼트 프로그램도

바로 카르멘이었습니다.


로리니콜에 의해 안무된 이 프로그램은

비제의 카르멘을 직접 사용하기 보다는

비제의 카르멘을 주제로 각기 다른 작곡가들에 의해 편곡된 

발레곡 "카르멘 suite",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카르멘 판타지"

그리고 영화 카르멘(1983)의 OST를 사용했습니다.


아직 레전드가 되기전 첫 올림픽에서 좌절한 

(그리고 한번의 올림픽에서 더 좌절하게 되고 오히려 그로 인해 레전드가 된)

미셸 콴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헤어스타일과 함께

새로운 각오로 택한 컴백 음악이었던 것입니다.


미셸 콴 Michelle Kwan "The Fate of Carmen" 1998 Keri Figure Skating Classic 


하지만 카르멘은 콴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콴은 또 한번의 올림픽에서 좌절한 후

아랑훼즈 협주곡 (02-03) 과 토스카(03-04)라는 

잊지못할 시그니처 프로그램을 남기게 됩니다.


사샤 코헨의 경우

첫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의 프리 프로그램이 

그녀의 성격답게 야심차게 "카르멘"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사샤 코헨에게는 

시그니처 프로그램이 되지 못합니다.

말라가냐(02~04)로 성공을 거두고

팜므 파탈과 캐릭터를 표현하는 변신을 포기하고

유연성이 강점인 자신의 장점을 살려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03~04) 와 호두까기 인형(04~05)으로 전성기를 구가하죠.


사샤 코헨 Sasha Cohen FS 2002 US Nationals FS



남자 싱글의 경우는 

음악은 카르멘이지만, 사실 "카르멘"을 놓고 대결하게 되는

돈 호세 혹은 에스카미요 라고 하는것이 맞을 듯 합니다.

고향에 약혼녀를 놓고온 진지하고 보수적인 스페인 하사관, 돈 호세

용맹하고 열정적인 투우사, 에스카미요 

이 둘의 캐릭가 교차로 나타나거나 혹은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관건은 사랑에 빠진 돈 호세보다는 분노하는 돈호세와

남성미가 강조된 투우사 에스카미요를 박력있게 연기하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역시 박력 스케이팅의 선두주자 

러시아 남싱들이 호쾌한 점프와 함께 괜찮은 프로그램들을 남겼습니다.


빅토르 페트렌코 Victor Petrenko "Carmen" 1991 Worlds SP 


예브게니 플루센코 Evgeni Plushenko "Carmen" FS 2002 Olympics 


이번 시즌 "진짜" 마지막 시즌 프리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조금씩 보여주는

"플루센코에의 헌정"을 한다고 하니 조금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야구딘의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들에 밀려

많은 조명을 못받은 플르센코의 비운의 프리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갈라에서는 플루센코의 "Sex Bomb"이 3대 금지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야구딘의 "바나나"보다 선호되고 있으니...


생각난 김에 17세 야구딘의 시니어 월드 데뷔 프로그램 "카르멘"도 보죠.


알렉세이 야구딘 Alexei Yagudin "Carmen" FS 1997 Worlds 


1988년 캘거리에는 카타리나 비트와 데비 토마스의 카르멘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페어 금메달에 빛나는 

페어의 전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세르게이 그린코프의

카르멘도 있었습니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 / 세르게이 그린코프 Ekaterian Gordeeva / Sergei Grinkov 

"Carmen" SP1988 올림픽


비록 카타리나 비트의 카르멘에 밀렸지만,

이들의 카르멘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의상만 봐도 하얀색입니다. 세상에....

이들은 이 프로그램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습니다. (The Best is yet to come)


G&G는 94년 다시 복귀한 릴리함메르 올림픽에서의

프리 프로그램, 베토벤의 비창과 월광 메들리를 시그니처로 남기며 페어의 절대 레전드가 되죠.


그리고 이듬해 세르게이 그린코프는 레이크 플레시드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린코프가 숨을 거둔 레이크 플레시드의 링크에 걸린 세르게이 그린코프 추모 액자


이후 고르디예바는 솔로로 아이스쇼에 서게 됩니다.



올해 홀로 공연한 고르디예바의 카르멘입니다.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 Ekaterina Gordeeva "Carmen" 2013 



역시 열정적인 내러티브와 이번 시즌 "진짜" 마지막 시즌 프리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조금씩 보여주는

3각 관계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장르는 아이스 댄싱입니다.

1977년에 공연한 모이세바/미넨코프의 카르멘을 보시죠.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이들의 코치였던 젊은시절의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를 볼 수 있습니다.


이리나 모이세바 / 안드레이 미넨코프 Irina MOISEEVA / Andrei MINENKOV 

"Carmen" Ex 1977 Worlds


안젤리카 크릴로바 / 올렉 오브시아니코프 Anjelika Krylova / Oleg Ovsyannikov 

"Carmen" FD1998 Olympic

일본 방송 (롱샷 위주)

미국 CBS (미디엄 샷, 클로즈업 위주)


연기와 캐릭터면에서

사실 크릴로바의 모습은 거의 카르멘에 빙의된 경지입니다.




음악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작해서

프리가 끝났음에도 그 여진이 계속되는 듯한 모습이죠.



그 크릴로바냐구요? 

그렇습니다. 바로 부부 코치로 카메렝고와 함께 디트로이트 클럽을 이끌고 있는

그 안젤리카 크릴로바입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레이크 플레시드 링크 사이드에서 봤을 때도 여전히 빛나던 왠지 서늘한 미모의 카리스마...

감히 싸인받을 생각조차 못하게하는...)


크릴로바의 캐릭터 연기가 성공적인 경우 

위의 영상처럼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몰입된 캐릭터 연기와 포인트가 강조된 안무는

자칫 삐끗하면 너무 과장되어 보이거나 기술적 요소를 흘려버리는 위험도 있죠.

디트로이트 클럽의 페살라/부르자 그리고 위버/포제 등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도

이러한 점들입니다.

크릴보바/오브시나이코프는 결국 열정적인 카르멘 프리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에 머무릅니다.


타티아나 나브카 / 로만 코스토마로프 Tatiana Navka / Roman Kostomarov

"Carmen" FD 2006 Olympics 


나브카 / 코스토라로프의 카르멘은

조금더 계산적이고 치밀합니다. 

그것은 신체점제의 도입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첫 신체점제 올림픽이었던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1998년 올림픽의 크릴로바/오브시아니코프의 자유분방하고

내러티브와 캐릭터를 강조한 프로그램을 하다가는

사실 세부적인 기술사항을 충족시키기가 매우 힘들 것입니다.


피치도 상대적으로 강약을 조절하고,

내러티브를 잃어버리지 않지만 댄서들이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되기 보다는 

조절하면서 기술적인 면도 세심하게 신경쓰는 것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 보기 편한 느낌도 드네요.

드라마 같이 몰아치는 극적인 아이스 댄싱의 시대는 이제 구체점제와 함께 사라진 것이죠.

결국 이들은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그렇다면 신체점제에서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은 영영 물건너 간 것일까요?

구체점제에 대한 반복되는 옛사랑의 노래를

일시에 잠재운 스케이터가 여자 싱글에서

그것도 현역 시니어 스케이터가 10명도 안되는 변방에서 탄생한 것처럼

아이스 댄싱 역시 러시아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변화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12-13 시즌 사골곡 카르멘은 

아이스 댄싱에서 부터 다시 핫하게 타오릅니다.

새로운 카르멘의 전쟁이 시작되었고,


2011년 여름부터 직관을 시작한 저는 

이제 영상이 아닌 링크장으로 "카르멘"을 찾아갑니다.


곧 3부에서 계속

카르멘 Part 3: 신 카르멘의 전쟁 혹은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


유럽에 배낭 여행을 갔을 때 처음 집시들을 봤습니다.

집시들에게 관광지에서 소매치기 당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집시들을 보면 피해서 빨리 걸어가고는 했지요.


그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몇시간 동안 갑자기 내린 비를 맞고 걸어다니고 나니

사실 제 모습도 그리 깔끔하지는 않아졌습니다.

다른 유럽인들의 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저의 집시에 대한 경계심도 많이 사라졌죠.

어쩌다보니 저나 집시들이나 그다지 행색이 차이가 나지 않기 시작했으니까요.


사진출처: http://gosotopo.tistory.com/269


관광지 분수 앞에 걸터 앉아 있는데, 

어느새 내 앞에서 한 집시 아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손을 흔들자, 그 아이는 수줍게 웃으며

분수대 너머로 달려갔습니다.


http://www.trekearth.com/gallery/figenya/photo1101566.htm

(인터넷에서 발견한 터키의) 집시 아이들 사진, 

http://www.trekearth.com/gallery/Middle_East/Turkey/photo1101210.htm


그것이 집시와 처음으로 나눈 일종의 "대화"였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들이 지하철 역등에서

연주하거나 춤을 추면 잠시 멈춰서서 보고는 했죠.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이 집시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그 이후에야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왠지 모르지만 

한동안 주인공인 카르멘이 

유럽의 한 민족의 여성이려니 생각 했던것 같아요.

저는 오페라에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제가 처음 접한 카르멘은

오페라도 발레도 아닌

바로 "카타니라 비트"의 피겨 스케이팅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카르멘이 피부가 하얀 백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출처: AP Photo/Rudi Blaha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쩌면 오페라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 저 역시 집시들을 "없는 존재"로 생각하고 관심이 없었기 때문일수도 있지요.


나중에야 집시들의 역사를 알게 되었어요.

그들이 유럽 전역을 그 오랜 세월동안 떠돌아다니는 이유는

어떠한 국가에서도 그들에게 교육도 권리도 땅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차 대전 중 유태인 못지 않게 많은 수의 사람들이 나찌의 강제수용소에서 죽었지만,

아무도 집시들의 죽음을 기억해 주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집시들은 유럽에서 가장 힘든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와 막노동...그리고 아무도 그들을 받아들여주지 않기 때문에 도박과 밀수등을 하고 있죠.


카르멘은 그러한 집시들의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오페라였습니다.

1820년경 가장 힘든 작업장 중의 하나인

스페인의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집시여공들의 삶을 다룬 이야기...

카르멘이 단순히 정열적인 무용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저의 생각은 역시

그냥 낭만화에 불과한 것이었죠...

사실 만약 "카르멘"이 그렇게 안이한 작품이라면 지금까지 살아남았을리가 없었겠죠.


출처: http://www.musicweb-international.com/SandH/2008/Jan-Jun08/Carmen2503.htm


어두운 하층민 집시들을 다루면서도

도발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오페라.

그래서 "카르멘"은 파리의 중산층이 주관객이었던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 당시 흥행에서 실패합니다.


(출처: http://www.thesun.co.uk/sol/homepage/features/2597130/Sun-brings-you-tickets-to-see-Carmen-opera-for-750.html)


흥행에 실패해 상심한

작곡가 비제는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수영을 하다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마치 뮤지컬 "렌트" (Rent)의 작곡가이자 연출가 조나단 라르슨(Jonathan Larson)이

뉴욕에서의 첫 공연 전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고,

그 "렌트"가 전설로 남은 것처럼


뮤지컬 렌트 중 "라비 보엠 (La Vie Boheme) Bohemianism은 프랑스어로 집시를 일컷는 bohémien 에서 유래되었다.

뮤지컬 렌트는 오페라 La Bohême의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렌트의 한장면 "라 보엠" http://www.rentmusical.net/history


"카르멘"도 다른 나라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파리에서 다시 공연하게 되고,

지금까지 오페라 역사에 빛나는 전설로 남게 됩니다.


집시의 노래 Gypsy Song

Opera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카르멘은 또 하나의 전설로 태어나게 됩니다.

Carmen on Ice


오늘의 피겨 쥬크박스

"카르멘"입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카르멘은 하도 끓여대서

이제 뼈의 형채도 알 수 없게 된

사골중의 사골곡입니다.


지난 시즌 

아이스 댄스팀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그리고 안나 카펠리니/ 루카 라노테팀이

카르멘을 사용한다고 하여 이 사골곡은 또(!)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요.

관련포스팅: 버츄/모이어 새 프로그램은 카르멘? 슈필반트 vs 쥬에바 "카르멘의 전쟁" 시작

 

우연인지 아니면 매번 그래왔는지 시즌이 개막하기 전 펼쳐지는 섬머 컴피티션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서도 주니어와 시니어에서

골고루 카르멘을 사용하더군요.


자유롭고 매력적인 담배공장 노동자 집시여인

카르멘

고향에 약혼녀를 놓고온 진지하고 보수적인 스페인 하사관

돈 호세

그리고 용맹하고 열정적인 투우사

에스카미요



이들이 서로에게 집착하고 배신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비극적인 삼각관계가

카르멘의 주요 내러티브입니다.


데이트 장소로 오페라 극장을 찾던 파리의 선남선녀들이 주요관객이던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극장에서 환영받았을리가 없었지요.


음악과 오페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링크로 대신하고....


카르멘 이야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1860


비제이야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7997




다시 피겨 스케이팅 이야기로 돌아와서

카르멘을 피겨 스케이팅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한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의 여자 싱글 경기 

바로 

카르멘의 전쟁 (The Battle of the Carmens)을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올림픽 2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

그리고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에서 비트를 꺾은 유일한 스케이터

1986 월드 우승자 미국의 데비 토마스의 대결은 

이들이 카르멘을 올림픽 시즌의 프리 프로그램으로 동시에 선택하면서

더욱더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들의 대결을 미디어들은

"카르멘의 전쟁" The Battle of the Carmens 이라고 이름 붙였죠.


남자 싱글의 두 라이벌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브라이언 오서의 대결을 지칭한 

"브라이언의 전쟁" The Battle of the Brians도 

캘거리 올림픽의 화제였지만,

역시 "카르멘의 전쟁"이 가장 큰 화제였습니다.


여자 싱글 프리의 순서는 

카타리나 비트, 엘리자베스 맨리, 그리고 데비 토마스가 마지막이었습니다.

프리 경기전 컴퍼서리와 쇼트를 합친 경기 결과는 

데비 토마스가 1위, 카타리나 비트가 2위였습니다.


카타리나 비트 Katarina Witt FS "카르멘"1988 캘거리 올림픽

CBS (미국)


일본 방송


프리 + 키스 앤 크라이 인터뷰 (CBS)


엘리자베스 맨리 Elizabeth Manley FS + 키스앤 크라이 1988 캘거리 올림픽


데비 토마스 Debi Thomas FS "카르멘" + 키스앤 크라이 인터뷰 1988 캘거리 올림픽 


결국 카타리나 비트는 엘리자베스 멘리 (캐나다)와 데비 토마스를 제치고

소냐 헤니 이후 최초로 올림픽을 2연속으로 제패한 여자 싱글 선수가 됩니다.

데미 토마스는 엘리자베스 멘리에게도 밀려 동메달에 그치고 맙니다.


올림픽 공식 기록 영화 (카타리나 비트 경기 영상 부분 및 시상식)


1988 캘거리 올림픽 여자 싱글 시상식


카타리나 비트 소냐 헤니 이후 첫 올림픽 2연속 챔피언이 되다


1988년 올림픽에서의 카타니라 비트의

프리 프로그램은 너무나 강렬해서,

그 후 영화로도 만들어집니다.


모든 장면을 은반 위에서 스케이트를 신고 찍은

"카르멘 온 아이스"의

주연은

카타리나 비트, 브라이언 보이타노 그리고 브라이언 오서입니다.


카르멘은 카타리나 비트일테고,

누가 잘생기고 진지한 스페인 군인이고, 누가 열정적이고 용맹한 투우사일까요? ^^:


카르멘 오페라의 장면과

카타리나 비트가 주연한 아이스 오페라의 장면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듯 합니다.


서곡 Overture

Opera

Carmen on Ice


아바네라 (Habanera)

Opera

Carmen on Ice



Seguedille

Opera


Carmen on Ice



Act 2 카르멘의 입장

Carmen on Ice


투우사의 노래

Opera

Carmen on Ice


꽃노래

Opera

Carmen on Ice


Finale of Carmen

Opera

Carmen on Ice



이 후 다른 스케이터들에 의해 다시 공연되기도 했지만,

Carmen on Ice 


카르멘 온 아이스는 카타리나 비트의 영화로만 기억되었고,


그녀의 프리 프로그램은 그녀 자신에게도 시그니처 프로그램으로 남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피겨 스케이팅 팬들에게

카르멘은 곧 카타니라 비트였고, 카타리나 비트는 곧 카르멘이었습니다.


Katarina Witt & Uwe Hassbecker - Carmen


카타니라 비트 이후의 많은 스케이터들이

카르멘을 시도했지만, 

이들의 프로그램들은 

카타리나 비트의 "그 카르멘"에 대한 

오마주 혹은 몽타주이자 각주였습니다.


Katarina Witt & Evgeni Plushenko - Carmen Duet montage


part 2에서는 카타니라 비트의 카르멘 이후 

본격적으로 사골곡이 된 카르멘의 여러 프로그램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카르멘 Part 2: 사골곡의 탄생  


그리고 part3 에서는 지난 시즌의

"신" 카르멘의 전쟁에 대해서 다뤄 볼 예정입니다.

카르멘 Part 3: 신 카르멘의 전쟁 혹은 새로운 카르멘의 탄생


사실은 part 1과 part2는 지난 시즌이 시작되기 전

카르멘을 버츄/모이어, 카펠리니/라노테 팀이 프리로 선택하면서

쓰기 시작했던 포스팅입니다.


그러니까 2012년 7월 21일에 시작했던 포스팅입니다.

조금 더 보완해서 올린다는게 결국 1년이 지나서 올리네요...


이렇게 나마 늦게 올리는 이유는...

...


하여간 

올리면서 보니까 요즘 쓴 것 같네요..

1년 정도 지났다 해도 카타리나 비트와 카르멘의 위상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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