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가

ISU Communication No. 1767 에 발표되었다고 포스팅했는데요.

관련포스팅: 2013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 결정 및 주요 대회 개최지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는 또 어떤 꼼수가 있을까 하고

통신문을 읽어보다가

또다시 황당한 결정사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세가지의 결정 사항이 음울한 하모니를 내면서

레퀴엠을 만들고 있더군요.

 

먼저 항상 끝까지 통신문을 읽게 만드는 ISU에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구요.

 

아~ 이제는 제발 그만 쓰고 싶은 ISU 헌정 칼럼

그러나 다시 3편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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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와 2015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개최지가 결정되었습니다.

10월 5일~7일에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SU 이사회 (ISU Council)에서 결정된 사항이

10월 16일 ISU Communication No. 1767을 통해서 발표되었는데요.

 

출처:http://www.isu.org/vsite/vnavsite/page/directory/0,10853,4844-130127-131435-nav-list,00.html

1767 Decisions of the Council Prague.pdf

 

개최지 결정된 것만 보고 닫으려다가 또 뭐가 결정되었나 보려고 주욱 스크롤을 내렸더니.

놀라운 꼼수가 담긴 결정들이 또 이루어졌더군요.

 

어쩌면 그랑프리 개막에 맞추어 이리도 적절한 폭탄을 주면서

피겨에 대한 애정을 떨어뜨리게 하는지,

ISU의 타이밍 감각은 항상 감탄을 불러 일으킵니다.

 

1) 올림픽 주최국 자동출전권 폐지

그동안 올림픽 주최국에 주어지던

피겨 스케이팅 종목당 1장의 자동 출전권이 폐지되었습니다.

그것도 소치올림픽까지는 자동출전권이 인정되고,

평창올림픽서부터 없어집니다.

결국 한국은 올림픽 주최국임에도 피겨 스케이팅 출전을 위헤서는 예선을 통과해야하는

첫번째 개최국이 되었습니다.

시니어 나이제한, 가사 있는 음악의 사용 등등 매번 우연히도, 또한 놀랍게도

러시아는 해당이 없고 한국부터 해당되는 이 놀라운 타이밍.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2] 피겨 최소점, 나이 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2) 기술 최저점 조정

챔피언쉽 대회 출전 엔트리 마감 2주전까지

최저점 자격자의 숫자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면

최저점을 "약간" (slightly)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챔피언쉽 출전 자격 기술 최저점 에 대한 회원국들의 항의가 많고,

여름 B급 대회를 통해 본 결과 통과자가 생각보다 적어서 그런듯 싶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결정은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최저점을 통과하더라도 

각 챔피언쉽 엔트리 마감 2주 전에 ISU 협의회가 조정하는 점수에 의해

출전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럴거면 시즌 전에 최저점은 왜 정하는 걸까요? 

 

3) 피겨 개발도상국을 위한 새로운 대회 개최

피겨 개발 도상국(후진국이라는 이야기겠죠...)을 위한 새로운 대회(World Development Trophy)를 창설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럼 참가 자격은 어떻게 정하나요?

ISU가 너네는 피겨 후진국이야 라고 정해주면,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늘어서 좋아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피겨 후진국이라고 좌절해야 되나요?

기술 최저점 통과를 위해 국제 대회 하나가 아쉬운 판에

만약 피겨 후진국 선정이 안되면 

선정되기 위해 로비라도 해야되나요?

그랑프리 시리즈 참가자격은 피겨 강대국 위주로 규칙을 바꾸어

변방국 선수들의 참가는 더욱 어렵게 해놓고서,

옛다~~~ 피겨 후진국들 위해 시리즈 하나 만들어주마 하고 던져주는

ISU의 태도가 기분나쁜건 저뿐인가요?

관련포스팅: [ISU 헌정 칼럼]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그들"의 꼼수

 

이 놀라운 결정사항들로 인해

가장 직접적으로 손해를 보는 회원국은 어디일까요?

과연 이러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한국 빙상연맹은 어떤 대책이 있었고,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ISU의 이 오만함과 기발한 꼼수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빙연의 무력함에 정말 할말이 없어집니다.

 

사실 커뮤니케이션 1767을 보고 너무 황당해서

몇번씩 다시 읽고 특히 개최국 출전권 관련된 사항은

문장을 계속 들여다 봤습니다.

제가 오역했기를 바라면서요...

하지만, 다시 몇번씩 들여봐도 명확하더군요.

 

9. ISU Special Regulations Single & Pair Skating – Olympic Winter Games

The ISU Council noted that based on a proposal from the ISU Single & Pair Skating Technical Committee and Ice Dance Technical Committee (Proposal No 177 of the 2012 Congress Agenda), Rule 400, A/B, paragraphs 5 have been amended by the 2012 Congress. The two paragraphs 5 of the 2010 Regulations have been deleted. This means that in case the Single & Pair Skating and Ice Dance competitors of the ISU Member of the country hosting the Olympic Winter Games do not qualify through the normal qualifying procedure, one competitor per discipline of the host Member shall no longer have the right to participate in the Olympic Winter Games.

For the Sochi 2014 Olympic Winter Games, the ISU Council, conscious of the 2014 Olympic Winter Games Qualifying System already approved by the IOC Executive Board and therefore prevailing over the ISU Regulations, decided that based on the powers granted to the ISU Council as per the ISU Constitution, Article 17.1.q)ii), Rule 400, A/B, the two paragraphs 5 as stated in the 2010 Special Regulations Single & Pair Skating/Ice Dance remain in force. The amendment decided by the 2012 ISU Congress becomes effective for the 2018 Olympic Winter Games only.



이 때부터 빙연과 언론의 반응이 궁금해서

인터넷 서치를 해봤는데요.

서치 결과는 ISU의 결정사항 만큼이나 절망스럽더군요.

 

위의 사항이 발표된 것은 10월 16일,

5일여 지났기 때문에, 이 사실을 다룬 기사가 최소한 몇개는 있을줄 알았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

빙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언론에서도 아무도 다루지 않았더군요.

평창 관련 홍보할 일이 있으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가져다가 홍보하던

이들이 이번에는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찾은 유일한 언급은

다음 일반스포츠 토론방에 유저가 올린 게시물이 전부였습니다. 

http://sports.media.daum.net/ncenter/debate/moresports/#read^bbsId=F009&articleId=438486&tracker=off

 

9월말 올라왔던 연합뉴스의 제목이 눈에 밟히더군요.

한국 피겨, 소치·평창올림픽 향해 '잰걸음'

1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평창 올림픽을 위한 걸음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새로 자라나는 피겨 유망주들의 스텝을 가볍게 해주지 못할 망정

어른들은 다시 빙판에 모래를 뿌려놓았습니다.

 

 

제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외국 생활에서 절실히 느낀 것이 하나가 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철저히 당연하게 생각되던 합당한 권리마저 빼았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으면 절대 겸손해서 그러려니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보라고 생각하죠...그리고 다음에는 더 많은 것들을 빼앗으려 하죠.

권리를 빼앗겨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소리를 높이면, 비록 그 때는 실패하더라도 다음부터는 절대 무시하지 못합니다.

 

언제까지 매번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빼앗기고도 쉬쉬하고 가만히 있으면서

눈치나 보고 있을건지요?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피겨 유망주들은 이러한 역경도 정면으로 돌파할 것입니다.

누구도 시비걸 수 없는 실력을 만들어서 말이죠.

 

그리고

매번 따뜻하게 덮어줄 지붕은 커녕

있던 지붕마저 거덜내는 꼰대 같은 어른들을 창피하게 만들겠죠.

 

하지만,

언제까지 부끄러운 어른들이 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시니어 그랑프리 시작과 함께 멋진 폭탄을 안겨준

ISU 덕분에 다시 뒷머리가 땅기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ps. ISU 헌정 칼럼은 시리즈로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ISU 헌정 칼럼]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그들"의 꼼수

[ISU 헌정칼럼 2] 피겨 최소점, 나이 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2013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가 결정되었습니다.

10월 5일~7일에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SU 협의회 (ISU Council)에서 결정된 사항이

ISU Communication No. 1767을 통해서 발표되었습니다.

출처: http://www.isu.org/vsite/vnavsite/page/directory/0,10853,4844-130127-131435-nav-list,00.html

1767 Decisions of the Council Prague.pdf

 

2013/14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


기 간 (2013년)

 대회명

개최지

비고 

  8/ 27 ~ 9/ 1

 JGP Latvia

 라트비아 리가

 페어 경기 있음

  9/ 4 ~ 9/ 8

 JGP Mexico

 멕시코 멕시코 시티

 

  9/ 11 ~15

 JGP Slovakia

 슬로바키아 코시체

 페어 경기 있음

  9/ 18 ~22

 JGP Poland

 폴란드 그다니스크

 

  9/ 25 ~29 

 JGP Belarus

 벨라루스 민스크

 페어 경기 있음

  10/ 2 ~6

 JGP Czech

 체코 오스트라바

 페어 경기 있음

  10/ 9~13

 JGP Estonia

 에스토니아 탈린

 페어 경기 있음

  12/5 ~8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일본 후쿠오카

 


한편, 2015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는 

2015년 3월 2일~8일 에스토니아의 탈린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ISU 챔피언쉽 및 (시니어/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개최지를 업데이트해 보았습니다.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유럽 선수권

4대륙 

올림픽

주니어 월드

시니어 월드 

 

12월

1월

2월

(올림픽시즌 1월말)

2월

2월말 ~3월초

(올림픽시즌 3월초)

3월 말

 2012-13

 러시아 소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일본 오사카

 -

 이탈리아 밀라노

 캐나다 런던

 2013-14

 일본 후쿠오카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만 타이페이
 러시아 소치

 불가리아 소피아

 일본 도쿄

 2014-15

   스웨덴 스톡홀름
 한국 서울

 -

 에스토니아 탈린
 중국 상하이

 2015-16

     

 -

   

 2016-17

     

 -

   

 2017-18

       한국 평창
   

피겨 스케이팅 2012-2013 시즌이 7월 1일을 기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ISU는 7월1일을 시즌의 시작으로 정하고 있고,

나이제한 역시 7월 1일 0시를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이번 시즌 역시 다른 시즌과 마찬가지로

또(!) 여러가지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시즌과 달리

좀더 피겨의 인기와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바뀌었을까요?


그럴리는 없지요...


이번 시즌에 적용될 기술점 최소점수 제도와 나이제한을 살펴 보겠습니다.

그리고 어느 제도나 그러하듯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ISU 헌정 칼럼에 이어 (http://spiral9509.tistory.com/48)

두번째 ISU 헌정 칼럼 정도 되겠네요.


이번 시즌부터 챔피언쉽 참가를 위한 기술점 최소점수세분화 / 상향 조정되었는데요.

2010-11 부터 지난 시즌까지 4대륙, 유로, 시니어 세계선수권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던 기술 점수 (TES:Total Element Score)

최저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종목 

 쇼트

프리

 남자

 20

35

 여자

 15

25

 페어

 17

30

 아이스 댄스

 17

28


하지만 이번 시즌 부터 4대륙/유로, 시니어 세계선수권 출전자격에 해당되는 기술 최저점이 세분화 및 상향 조정되고,

주니어 세계선수권에도 도입되었습니다.

해당 선수는 이번 시즌(12-13) 혹은 바로 이전 시즌 (11-12)에서 최저점을 충족시키면 되는데,

쇼트 프리 각 분야에서 해당 점수를 넘어야 하며, 단 각각 다른 대회에서 점수를 충족시켜도 상관없습니다.

해당 대회는 ISU가 인정하는 국제대회이며,

아시아 트로피 등의 지역을 제한한 대회의 경우도 해당됩니다. (단 이 경우 랭킹포인트는 없음)

참고로 미니멈 점수는 시즌이 끝난 후 다음 시즌 전 조정이 가능합니다.


2012-2013 기술점 최소점수

종목 

유로/4대륙

 주니어 세계선수권

 시니어 세계선수권

 쇼트

프리

쇼트

프리

쇼트

프리

 남자

 25

45

20

40

35

65

 여자

 20

36

20

35

28

48

 페어

 20

32

20

30

28

45

 아이스 댄스

 18

28

17

27

29

39


현재 한국 선수 중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 기술점수를 충족시킨 선수는

남녀 통틀어 김해진 선수가 유일합니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 지난 시즌 스킵으로 이번 시즌에 B급 대회 출전을 통해 기술 최저점을 획득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이번시즌 나이제한 입니다.

대회 

 생년월

 시니어 세계선수권, 4대륙/유로

1997년 7월 1일 이전 출생자

 시니어 그랑프리, 시니어 B 국제대회

1998년 7월 1일 이전 출생자

 주니어 세계선수권, 주니어 그랑프리  (남여싱글, 페어, 아댄 여자)

1993년 7월 1일 ~ 1999년 6월 30일

 주니어 세계선수권, 주니어 그랑프리  (페어, 아댄 남자)

1991년 7월 1일 ~ 1999년 6월 30일

* 2014-2015년 시즌 부터는 시니어 그랑프리와 시니어 세계선수권 및 올림픽이 공통적으로 만 15세 이상으로 조정됩니다.

(현재는 시니어 그랑프리는 만 14세)


한편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자는 시니어 그랑프리에 같은 종목, 같은 시즌에 한해 동시 출전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랑프리에만 적용되며, 챔피언쉽 대회(유로, 4대륙, 월드) 의 경우 교차 출전해도 괜찮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자격 선수 관련해서는

다음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2012-2013 주니어 그랑프리 일정 및 한국선수 배정

여기까지는 사실 즉 팩트입니다.

하지만 규칙의 제정이라는 것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현실을 반영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그 규칙의 제정을 주도한 세력들이 "희망하는 현실"을 앞당기거나

"잘못된 현실"을 더욱 고착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최저점 제도와 나이제한은

위의 규정만으로는 그 의도를 알기 힘듭니다.

그 규정에 달린 부칙 그리고 그 규칙이 제정되는 과정이 오히려

그 규칙 자체보다 그 규칙의 본질을 이야기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것이라 그만큼 또 이야기 해야 되는 거죠.

지난 번 그랑프리 포스팅에서도 다룬바 있는데요.

관련 포스팅: [ISU 헌정 칼럼]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그들"의 꼼수


결국 우려했던 결과들이

모두 총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관련 포스팅: 소치이후. 보컬 싱글 및 페어에 허용, 그랑프리 연령제한 15세로


일단 기술 최저점 점수의 강화는

얼마전 의결되었던 세계대회 예선 폐지와 맞닿아 있는 제도입니다.

예선의 폐지는 6월초 있었던 총회의 의결에 의해 가결된 제도인데요.

예선이 없이 모든 선수가 본선 쇼트에서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어,

피겨 변방국에게는 좋은 제도로 보였을 것이고,

(한국을 포함한 순진한) 마이너 회원국들은 주저 없이 찬성표를 던집니다.


하지만, 이 제도에 가장 큰 반발을 보인 나라는 바로

이번 세계대회 개최국 캐나다입니다.

예선이 없을 경우 그 많은 참가국들에 의해 대회일정이 길어지고

비용이 늘어난다는 것이었지요.

캐나다는 대회반납까지 거론하며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나이 제한의 경우를 봅시다.

최근 공산권 붕괴와 함께

붕괴되었던 엘리트 체육 시스템이

푸친의 대대적인 지원과 함께 살아나며

푸친 1세대 주니어 들이 부상하고 있는 러시아는

나이제한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지난 시즌도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만14세 참가 가능이라는 규칙에 의해 그랑프리에 데뷔하고,

소트니코바는 주니어 월드에 참가했던,

러시아는 올해 만 14세가 되는

주니어 월드 챔피언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의 데뷔를 앞두고 있습니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배정을 받은 상황이었지만,

관련 포스팅: 2012-2013 피겨 그랑프리 일정 및 관전 포인트

시니어 대회 참가후 주니어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유턴 금지법이 통과되거나,

시니어 그랑프리 나이제한을 현재의 만 14세에서 올림픽 및 챔피언쉽과 같은 만 15세로 상향 조정할 경우

올해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러시아는 그랑프리 15세 이상 상향 조정 적용을 2014-2015 시즌으로 미루자는 수정안을 제출합니다.


이러한 캐나다의 입장과 러시아의 입장에 대해

친콴타는 자신의 임기 연장과 맞물려 어떻든 회원국들을 다독여야 했을것이고.

이를 무마해야 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메이저 회원국들 끼리

어떤 타협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연히도 혹은 필연적으로

결론은 메이저 회원국들 그리고 친콴타 모두가

하나씩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가져갔다는 것입니다.


피겨 스케이팅을 발전시킬 의지 따위는 전혀 없습니다.


러시아는 자국 주니어들이 소치 이전에

가장 많은 활약을 할 수 있는 나이제한 제도를

주니어 선수 유턴 금지의 부결과

나이제한의 현행 유지 및 2014년 소치 이후부터 개정이라는

세가지 규칙과 부칙을 통해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올해 시니어 그랑프리에 데뷔하고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캐나다는 예선 폐지와 최저점 제도 덕에

예선도 없애고, 선수도 줄이게 되어

세계대회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세계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너무 높게 잡은 이번 시즌의 최저점은

스코어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번 최저점 제도를

2012년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점수와 비교해 본 글이 있었습니다.

디씨 피겨 스케이팅 갤러리의 "아르♪"님의 글과 이미지 인데요.

http://gall.dcinside.com/list.php?id=figureskating&no=1246965&page=11&bbs=


디씨 피겨 스케이팅 갤러리의 "아르♪"님이 작성한 이미지


최저점이라는 것이 얼마나 높게 잡혀 있는지 알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기준 점수를 시즌 중간에 고칠 수는 없으니,

그 결과는 점수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옥타비아 친콴타는

자신의 임기를 2년 연장하며

iSU 역사상 보기 드문 장기 집권에 들어갔습니다.


레이크 플레시드 올림픽에서의 친콴타 (John Gichigi/Getty Images)


언제나 그러하듯이

독재의 그늘에는 그러한 달콤한 그늘 속에서

자기 이익을 챙기는 이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해외포럼에서는

ISU는 이미 독재에 들어섰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http://www.examiner.com/article/international-skating-union-now-officially-a-dictatorship

현재의 친콴타 체제의 연장에 대해

포럼회원들이 우려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ISU 체제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최상의 해결책으로 결론이 내려졌을 때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대다수의 변방국 회원국가의 스케이터들입니다.


특히 최저점을 딸 수 있는 B급 대회가 거의 없는 아시아 지역 및 중남미 지역의 선수들

그 중에서도 자신들이 개최하는 그랑프리가 없으면서

최근 피겨붐으로 새로운 유망주들이

나오는 국가 (대표적인 국가가 어디일까요...?)


차라리 이제부터 월드 챔피언쉽이라고 하지말고.

"그들만의 리그" 혹은 "그랑프리 막장"이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요?


나이제한 제도라고 하지 말고

"리프니츠카야 규칙"이라고 하는 것은 어떨지요?


이런 것들이 피겨 발전을 위하는 것이라면,

아이스하키 스케이트를 신고 토점프를 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솔트 레이크 올림픽 사건이 벌어진지 이제 10년 이 조금 지났는데,

피겨계는 다시 이러한 진흙창으로 빠지는 것 같습니다.


결국 올림픽에서 사라진 다른 종목들 처럼

피겨도 그러한 길을 가는 것일까요?

 


이래저래 씁쓸한 시즌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렇게 메이저 회원국들이 자주 규칙을 바꾸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두려워하는 현실이

그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변방국들이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그들도 느끼고 있고. 위협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외포럼에서는

최저점 제도는 최악의 개악이라는 의견들과 함께

이제 피겨계에는 더이상

김연아와 쉔/자오 같은 선수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포스팅이 올라왔습니다.

사실 최저점 제도는 미래의 김연아, 쉔/자오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시스템이든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되고 싶어하는 선진국

혹은 다른 말로 메이저 국가들은

커다란 딜레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시장을 키우기 위해

후발지역 혹은 제3세계 국가들이

발전해야하지만,

그러한 발전은 그들의 이익을 키워주는 한에 있어서의 발전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후발주자들은 항상 자신들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역사의 발전이라는 것은 그러한 것이니까요.


잠시 제가 읽은 한국 양궁이야기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한국 양궁이야기 대단하네요.ㄷ"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mbsIdx=535765&cpage=113&mbsW=&select=&opt=&keyword=


위의 글을 요약하자면,


김진호라는 천재를 시작으로 한국 양궁은 70년대 후반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시작하였습니다.


1978년 제8회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여고생 김진호 선수. 첫 국제대회 출전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
(출처: http://www.hwalsarang.com/bbs/view.php?id=gallery&no=529)

1979년 베를린 세계양궁선수권 대회 단체전 우승. 김진호, 안재순, 황숙주 선수
(출처: http://www.hwalsarang.com/bbs/view.php?id=gallery&no=529)




하지만, 한국 양궁이 세계정상으로 올라서자

끊임없는 견제가 시작됩니다.


올림픽 라운드 로빈 방식등의 이른바

"안티 한국 경기제도"를 끊임없이 고안하며

한국을 견제합니다.


애틀랜타 올림픽 전, 양궁 활은 미국과 일본이 독점하고 있었고,

한국 양궁 대표팀은 남자는 미국산을 여자는 일본산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갑자기

자국이 생산하는 호이트 활의 한국 판매를 막아

미국이 단체전 우승을 가져갑니다.


여기에 맞선

한국양궁의 해결책은

양궁 활의 국산화 그리고 철저하고 공정한 실력위주의 대표 선발

그리고 협회 행정의 투명화였습니다.


결국 한국산 활은 세계를 평정하며

점유율을 높여갔고,

(미국의 호이트는 점유율을 절반 이상 빼았겼고,

일본의 야마하는 활 사업을 접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양궁 훈련법은 세계 양궁계를 이끌어가며

한국 코치를 한국 활과 함께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양궁은 지금도 세계 최강으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양궁의 그동안의 행보에 반해,

우리는 쇼트트랙의 대표선발 부정과

최근의 부진을 기억합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깃발을 어깨에 달고 출전할

안현수 선수는 그러한 한국 쇼트트랙계의 모순을 보여주는 아이콘입니다.


쇼트트랙은 피겨 스케이팅과 같은

한국 빙상연맹 소속입니다.


한국의 피겨 스케이팅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최근의 이러한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진흙탕 판에 

김연아 선수가 피겨에 대한 열정으로

컴피에 돌아옵니다.



08-09시즌 김연아 선수의

명품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 컴비 점프에

플립 롱에지를 매기면서 견제하던 전략은

결국 올림픽 시즌에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로

컴피 점프를 바꾸는 그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김연아 선수의 선택으로 더욱더 올림픽 금메달을 앞당겼을 뿐입니다.


이번 시즌 세계선수권 참가를 위해 최저점을 획득해야만 하는 제도는

결국 김연아 선수가 B급대회에 나가야 하도록 했습니다.

이제 이번시즌 그녀의 복귀와 함께 B급 대회가

그랑프리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입니다.

메이저 국가 위주의 세계선수권에서 비용을 줄이고자 했던 탐욕은

오히려 역시 그들이 개최하는 그랑프리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변방국에서 열리는 B급대회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김연아 선수가

태릉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고, 국내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결정이 더욱 더 눈에 들어옵니다.


잠시 멈추었던 부메랑 혹은 시스템의 균열은 

김연아 선수의 복귀와 함께

다시 시작됩니다.

관련포스팅: 피겨 스케이팅 키드의 생애와 오마쥬투 연아



그랑프리보다 주목받는 B급대회,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한국의 내셔널을 통해

이번 시즌 김연아 선수가

꽁꽁 얼어있는 기득권의 빙판을

다시 녹이기 시작합니다.


스케이팅이 가능한 이유는

얼음이 얼어있기 때문이 아니라

얼음이 스케이트와 마찰할 때 조금씩 녹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만이 미끄러지듯

스케이터는 쓰러지지 않고 나갈 수 있습니다.


사진: Ross McCampbell http://www.flickr.com/photos/rdmccampbell/2189918449/

오늘 컴퓨터를 끄고 자기 전에 제 블로그를 한번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블로그가 폭발할 정도로 조회수가 올라가 있었던 것이죠.


이상해서 포탈을 들어가본 후에 알았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컴피 복귀를 선언했던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가 컴피에 복귀한다는 기사를 읽은 후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


그러다가.

자료를 모아 출전 가능 대회와 일정을 포스팅하기 시작했습니다.

관련 포스팅: 김연아 선수 소치 올림픽 출전목표로 컴피 복귀 & 참가예상 국제대회 리스트


사실 김연아 선수의 기자회견 소식을 듣기 전

저는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기계체조 런던 올림픽 대표를 뽑는

미국 여자 대표 선발전 (US Olympic Trial)경기를 봤습니다.

 
제가 이 선발전에 특별히 더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나스티아 류킨이라는 선수 때문이었습니다.

류킨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체조 종합(All around) 금메달을 딴 선수입니다.

추천 포스팅: "Make it or Break it" ))) 실제 미국 선수들은?



그녀는 올림픽 이후 3년여를 대회에 참여하지 않다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에 복귀합니다.


지금까지 올림픽 체조 여자 종합 금메달리스트 중에 다음 올림픽을 위해

복귀한 선수는 류킨이 최초였습니다.


밴쿠버 올림픽 남자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에반 라이사첵과 함께 친한 친구 (혹은 연인) 관계로 알려진

류킨은 자신의 복귀에 역시 컴피 복귀를 추진중인

라이사첵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복귀를 앞두고 출연한 CNN의 피어스 모간 쇼 (part 1)

복귀를 앞두고 출연한 CNN의 피어스 모간 쇼 (part 2)


왜 다시 힘든 길을 선택했냐고 묻자,

류킨은 "왜 화려한 경력에 흠집을 내려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팀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미국 체조의 국가 대표 선발전은 거의 1달여 가까이 진행됩니다.

일명 군사훈련장(boot camp) 이라고 불리는 그 과정에

이제 더 이룰 것이 없는 류킨은 그렇게 후배들과 함께 다시 섰습니다.


최종 선발전 첫째날 경기 직전 서로에게 행운을 비는 미국 여자 체조 선수들과 류킨


치열했던 두번의 예선전을 통과한 후

최종 선발전의 마지막 날


류킨은 이단 평행봉에서 떨어지는 실수를 합니다.

류킨의 런던 올림픽 출전의 꿈이 멀어지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관중들은 조금씩 박수를 치며 류킨이 경기를 끝마치도록 성원을 보냅니다.

http://www.nbcolympics.com/video/gymnastics/nastia-liukin-again-falls-on-bars-at-trials.html



류킨은 마지막으로 평균대에 올라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

출전합니다.



류킨 선수는 이단 평행봉과 달리

평균대에서는 깨끗한 경기를 보여주었고,

그녀의 착지와 함께 1만 7천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그리고 후배 선수들은 류킨 선수와 포옹합니다.


마지막 경기 장면과 인터뷰를 링크합니다.

http://www.nbcolympics.com/video/gymnastics/nastia-liukin-says-goodbye.html




류킨의 복귀와 대표 선발전에서

미국 체조계와 관중들 그리고 미국의 언론이

보내준 절대적 지지와 신뢰는

다시 돌아온 용감한 챔피언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감동적인 여정이었습니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많았던

김연아 선수를 보며

저는 솔직히

류킨 선수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오늘 김연아 선수의 기자 회견을 보며

저는 류킨의 마지막 경기에 환호하던 미국의 관중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사회는 김연아 같은 스케이터에게 환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피겨 스케이팅에서 모든 것을 이룬

김연아 선수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자신에 대해 수없이 많은 질문을 던졌을 지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김연아 선수의 소치 올림픽 도전이 성공적으로 마치기를 기원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에 상관없이,

김연아 선수의 경기 하나하나에

미국 관중들이 류킨의 용감한 컴백에 보내주었던

그런 박수와 지지를 보냈주었으면 합니다.


류킨의 마지막 경기와

김연아 선수의 컴피 복귀를 보며,

이렇게 용감한 사람들을

다시는 볼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용감한 복귀를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우리에게 주었던 행복만큼

진심으로 그녀도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2015년 챔피언쉽 대회 개최지에 관한 ISU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4대륙 선수권이 한국의 서울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http://www2.isu.org/vsite/vnavsite/page/directory/0,10853,4844-205151-222374-nav-list,00.html?id=1081

4대륙  - 한국 서울
세계선수권 - 중국 상하이
유럽선수권 - 스웨덴 스톡홀름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요.


한국은 1998-99 시즌부터 신설된 4대륙 선수권을

전주에서 2번 (2002, 2010), 고양에서 1번 (2008), 강릉에서 1번 (2005)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번시즌 부터 평창 올림픽 까지

이미 결정된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및 챔피언쉽 개최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유럽 선수권

4대륙

올림픽

주니어 월드

시니어 월드

 

12월

1월

2월

(올림픽시즌 1월말)

2월

2월말 ~3월초

(올림픽시즌 3월초)

3월 말

 2012-13

 러시아 소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일본 오사카

 -

 이탈리아 밀라노

 캐나다 런던

 2013-14

 일본 (도시 미정)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만 타이페이
 러시아 소치

 불가리아 소피아

 일본 도쿄

 2014-15

   스웨덴 스톡홀름
 한국 서울

 -

 
 중국 상하이

 2015-16

     

 -

   

 2016-17

     

 -

   

 2017-18

       한국 평창
   


참고로 2012-2013 시즌 그랑프리 개최지와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도 정리했습니다.

시니어 그랑프리는 현재 6개국가 (캐나다,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가 고정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관련포스팅 링크: 2012-13 피겨 그랑프리 일정 및 관전 포인트


 기간 (2012년)

 대회명

개최지

 10/ 19 ~21

 스케이트 아메리카
 미국 워싱턴주 켄트

 10/ 26 ~28

 스케이트 캐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11/ 2 ~4

 컵 오브 차이나

 중국 상하이

 11/ 9 ~11

 컵 오브 러시아

 러시아 모스크바

 11/ 16 ~18

 트로피 에릭 봉파르
 프랑스 파리

 11/ 23 ~25

 NHK 트로피

 일본 미야기

  12/ 6 ~9

 그랑프리 파이널
 러시아 소치


주니어 그랑프리는 매년 개최지가 새로 정해집니다. 2012-13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일정 및 개최지입니다.

기간 (2012년)

 대회명

개최지

비고

  8/ 22 ~26

 JGP Courchevel  프랑스 쿠르체벨
 페어 경기 없음
  8/ 29~ 9/ 2
 JGP Lake Placid  미국 뉴욕주 레이크 플레시드
 
  9/ 12 ~16
 JGP Austria

 오스트리아 린쯔

 

  9/ 22 ~24

 JGP Turkey  터키 이스탄불

 페어 경기 없음

  9/ 26 ~30

 JGP Slovenia  슬로베니아 블레드

 페어 경기 없음

  10/ 3 ~7
 JGP Croatia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10/ 10~14

 JGP Germany  독일 드레스덴
 
  12/6 ~9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러시아 소치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지금까지 열렸거나 확정된 피겨 챔피언쉽, 올림픽

그리고 그랑프리 및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대회를 정리해보았습니다.

한국은 4대륙은 4번, 그랑프리 파이널은 1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은 3번 개최한 적이 있고,

4대륙과 올림픽이 1번씩 예정되어 있으나

시니어 그랑프리, 주니어 그랑프리 및 세계선수권은 개최한 적이 없습니다. 


참고로 주니어 그랑프리의 경우 주로 유럽과 캐나다, 미국이 유치하였는데요.

아시아에서는 중국 4회 (98,00,02,04) , 일본 5회 (99,01,03,05,10) , 대만 1회 (06)등이 돌아가면서 유치했고,

중미에서는 멕시코(98,00,03,06,08)가 5회 유치

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08)에서 개최한 적이 있고,

오세아니아에서는 호주(11)가 지난 시즌 처음으로 개최한 바 있습니다.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 선수권

 주니어 월드

 올림픽

 92-93

 

 

 서울

 

 96-97

 

 

 서울

 

 01-02

 

 전주

 

 

 04-05

 

 강릉

 

 

 07-08

 

 고양

 

 

 08-09

 고양

 

 

 

 09-10

 

 전주

 

 

 10-11

 

 

 강릉

 

 14-15


서울

 

 

 17-18

 


 

 평창


제 54회 ISU 정기총회에서 피겨,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에 관해 논의되던 사항들이 결정되었습니다.

아직 자세한 사항들이 모두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ISU 홈페이지에 변동사항에 관한 요약이 올라와있습니다.

http://www2.isu.org/vsite/vnavsite/page/directory/0,10853,4844-205151-222374-nav-list,00.html?id=1080


피겨 스케이팅 에 관한 것만 정리를 하자면


소치 올림픽 이후 

2014-2015 시즌부터 보컬 음악의 싱글 및 페어 사용이 통과되었습니다.

저는 보컬 음악의 사용이 영어권 및 유럽국가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이고,

선수들의 음악해석력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는 생각에 반대의견이었는데요.

결국은 이른바 피겨 강대국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통과되었네요.

관련포스팅 -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ISU의 꼼수


해외포럼에서도 음악 해석을 가로막는 개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Adele의 음악을 쓰겠군"과 같은 감정 호소력이 짙은 음악에 대한 편중을

시니컬하게 경고하는 멘트들이 주로 나오고 있구요.

관련포스팅 - 피겨쥬크박스 Someone like Adele

한편으로는 이미 보컬 음악이 허용된 아이스 댄스의 경우에도,

많은 팀들이 연주음악을 사용하는 예를 들면서

보컬 음악이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의견도 있습니다.


시니어 연령제한이 그랑프리는 14세, 시니어 챔피언쉽과 올림픽이 15세였던 것을

모두 15세로 통일하였습니다. 그리고 2014-2015년 부터 적용됩니다.


해외포럼에 의하면, 안건 상정 전에 소치 올림픽 이후인 2014-2015 시즌부터 시작하기로

러시아 측에 의해 부가조항이 넣어졌다고 하는데요.


또하나 중요한 것은 시니어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주니어 유턴 금지조항의 부결입니다.

요약본에는 없는 것으로 보아 통과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해외 포럼에 의하면

긴 토론 끝에 안건에서 제외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2012 주니어 월드 챔피언인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선수는

1998년 6월 생으로 2012년 7월 1일 0시 기준으로 만 14세이지만,

15세로 변경된 연령제한 룰이 2014~15시즌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그랑프리는 14세로, 챔피언쉽은 15세로  적용되었던,

11-12시즌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선수와 마찬가지로

그랑프리는 시니어로, 월드는 주니어로 나올 듯 합니다.

결국 컵 오브 차이나는 장강의 옛물결 vs. 러시아의 소용돌이의 대결이 되겠네요.

관련 포스팅 - 2012-2013 피겨 그랑프리 일정 및 관전 포인트


공교롭게도 혹은 러시아가 의도했던 대로

나이 제한과 시니어 경기 참가자의 주니어 유턴 금지 조항 투표 결과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선수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외에도 spins, footwork, lifts, twists, death spirals 에서

기존의 1-4 레벨에서 1레벨 밑에 0레벨이 신설되었습니다.


이번 시즌부터 세계대회 예선전이 없어집니다.

2013년 월드를 개최하는 캐나다가 일정 변경이 불가하다고 했는데,

싱글 경기 티켓 판매를 연기한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일정 및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선수권과 마찬가지로 올림픽에서도

페어는 16개팀, 아이스댄스는 20개 팀이 프리 프로그램에 진출하게 됩니다.

지난 밴쿠버 올림픽 때에는 페어는 20개팀(20개팀 참가), 아이스 댄스는 24개팀(23개팀 참가)이 프리 진출 규정이었습니다.

별다른 단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소치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ISU 레프리(ISU Referees)와 국제 심판(International Judges)에 대한 평가 도입하기로 결의되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절차와 사항은 추후 발표때까지 기다려야 할 듯 합니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에서도 몇가지가 변화했는데요.

프로그램 구성요소가 더 자유로워지고,

싱크로나이즈드 주니어 세계선수권이 2013년 핀란드 헬싱키 대회를 기점으로 2년 마다 개최될 예정입니다.


또한 2016년에 회장 선거를 치루게 됨에 따라 친콴타는 2년이 늘어난 2016년까지 ISU 회장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ISU Biography는 세계 피겨 팬과 관계자에게

각 선수의 나이, 성적, 코치, 국적, 시즌/퍼스널 베스트, 주요 대회성적 그리고 해당시즌 프로그램까지 알려주는

중요한 기초 자료입니다.

ISU 공인 국제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에

선수별로 Biography 가 생성되고, 누구나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자 http://www.isuresults.com/bios/fsbiosladies.htm

남자 http://www.isuresults.com/bios/fsbiosmen.htm

페어 http://www.isuresults.com/bios/fsbiospairs.htm

아이스댄스 http://www.isuresults.com/bios/fsbiosicedancing.htm

 

저는 컴피 전 예상을 포스팅을 할  때

이 Biography를 꼭 참조하는데요.

특히 각 선수의 퍼스널 베스트와 그 시즌의 프로그램과 안무가에 대한 정보가 있어,

지난 시즌 남녀 싱글 경기는 물론 다소 생소한 아이스 댄스와 페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대회 직관을 갈 때에는, 제가 관심있는 스케이터들의 ISU의 Biography를 뽑아서 가지고 갔는데요.

혹시 이 선수들과 마주치면 싸인을 받으려 하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선수 본인의 Biography 만큼 좋은 싸인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종합선수권 전 태릉 링크장에 가기전에

각 선수들의 퍼스널 베스트와 프로그램도 확인하고,

혹시 싸인 받을일이 있을 지도 몰라서

한국 선수들의 ISU Bio를 하나하나 체크하고, 출력하다가

매우 놀란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 선수들의 ISU Biography에

종합선수권 (한국 내셔널) 성적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혹은 누락된 경우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ISU 공인 국제대회의 경우 대회가 끝난 후 업데이트 되고,

국내 대회의 경우 National 만 Biography에 올라가는데요.

각 국의 빙상연맹이 내셔널 결과를 ISU에 통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가 대표 명단이 바뀌면서 며칠전

대한 빙상연맹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국가대표 선수 프로필이 업데이트 되었는데요.



국문 http://www.skating.or.kr/figure/player.htm?show_view=&Lmn=&titleN=&language=kor&menu=figure

English  http://www.skating.or.kr/figure/player.htm?show_view=&Lmn=&titleN=&language=eng&menu=figure


문득 지난 1월의 ISU Biography 오류가 생각나서

다시 체크해보기 시작했고,

 

ISU 공인 국제대회의 경우 대회가 끝난 후 업데이트 되고,

국내 대회의 경우 National 만 Biography에 올라가는데요.

각 국의 빙상연맹이 내셔널 결과를 ISU에 통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전히 누락된 정보들이 채워지지 않거나

거의 6개월이 되어가는

2012년 66회 종합선수권 대회 즉 2012 한국 내셔널 결과가

한국 선수들의 ISU Biography에 여전히 입력이 되어 있지 않을 것을 발견했습니다.


내셔널은 시즌이 끝나고 일괄적으로 모두 업데이트 되나해서

다른 국가의 선수들을 찾아보니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모두 이미 업데이트 되어 있더군요.

(미국, 러시아, 캐나다, 프랑스, 핀란드, 일본, 스웨덴,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스페인 등등...)


내셔널 순위에 대한 오류들에 대해서는 저의 오해가 풀렸습니다.

동호회 게시판에 올린 글에 대해 답글이 달렸는데요. (vlru 님, Exquisite 님)

지금까지 대한 빙상연맹은 내셔널 기준이 아니라

국가대표 선정 랭킹 기준으로 통보를 해왔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지식을 가지고 우선 지난 해 국제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몇몇 선수의 예를 보시겠습니다.

 

김해진


08/09  5.J (누락)
09/10  1.S (누락)
10/11  1.S (4위 - 국가대표 선정 랭킹 기준: 내셔널 1위에도 불구하고 랭킹전에서 6위로 국내 랭킹 4위를 기록)
11/12  1.S (누락)


김해진 선수가 내셔널에 참가한 08/09 이래 3번이나 순위가 누락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셔널 챔피언이 된 10/11 시즌은 시니어 4위로 기록되어 있는 것은 대한빙상연맹이 ISU에

국가대표 선정 랭킹을 통고하는 관계 때문인 듯 합니다.

김해진 선수는 09/10, 10/11, 11/12 시즌 3연속으로 종합선수권 시니어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Bio에서 붉은 박스로 칠한 곳이 누락되어 있는 곳이고, 노란색은 국가대표 선정 랭킹 기준 등위



박소연


08/09 2.J (누락)
09/10 3.S (4.S - 국가 대표 랭킹 선정 방식에 의한 순위)
10/11 2.S (누락)
11/12 2.S (누락)


박소연 선수 마찬가지로

세 시즌의 내셔널 순위가 누락되었습니다.

유일하게 기록된 09/10 시즌은 국가대표 랭킹 선정방식을 기준으로 한 듯 합니다.


이들의 순위가 랭킹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아예 정보가 누락되어 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누락이 아닌 다른 오류들도 발견이 됩니다.


그렇다면 남자 선수들 중 이준형 선수의 예를 보시겠습니다.

아래 기록은 실제 기록이고 괄호안이 Bio의 오류 및 누락사유입니다.


이준형


06/07 1.N  (S 로 잘못 기재)
07/08 1.N  (S 로 잘못 기재)
08/09 2.J  (S 로 잘못 기재)
09/10 1.J  (S 로 잘못 기재)
10/11 3.S (정확한 기록)
11/12 2.S  (누락)


11/12 시즌을 제외한 모든 내셔널 기록이 입력되어 있지만

이중에 정확한 것은 10/11 시즌 하나 밖에 없고,

나머지는 노비스와 주니어가 시니어로 되어 있습니다.

 

10/11 시즌에 시니어에 데뷔한 이준형 선수는

06/07년에 이미 시니어에 데뷔한 의도하지 않은 신동이 되어 있고,

실제로는 이동훈 선수 혼자 참가했던 06/07. 07/08 내셔널 시니어에 5위로 기록되면서,

한국남자 내셔널 시니어 부문에 최소 5명이 참가한 격이 되어 버렸습니다.

 

08/09 시즌에는 이동훈 선수와 김민석 선수 2명 만이 시니어에 참가했는데,

주니어 부문에 참가한 이준형 선수가 시니어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나마 다른 선수에 비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김민석 선수조차 

주니어로 참가한 07/08 시즌이 시니어 2위로 되어 있습니다.

11/12 시즌은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업데이트가 안되어 있구요.

 

김민석


07/08 1.J (S로 잘못 기재)
11/12 3.S (누락)


ISU Biography에 올라와 있는

대부분의 한국선수들의 내셔널 순위가

랭킹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해도


많은 시즌들이 순위 자체가 누락되어 있거나,

시니어, 주니어 구분에서 오류가 있었습니다.

 

만약 이러한 정보의 누락과 오류가 ISU의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면,

대한빙상연맹이 이것을 확인하고 항의했어야 하고.

대한빙상연맹의 잘못이라면,

즉각 보강 수정했어야 합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누락된 정보가 업데이트 되고

잘못된 정보는 수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이번 기회에

내셔널 성적 기준으로 isu에 통보하는 기준을

국가대표 랭킹 기준으로 보고하는 대신 종합선수권 성적으로 바꾸었으면 합니다.

선배들에게 항상 독설을 퍼붓고,

거리낌없이 시니컬한 농담을 하는 후배가 있었다.


선배들에게 항상 버릇없게 구는 그 후배들

동아리 동기들과 선배들은 기분 나빠했다.


그 녀석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나는 그렇게 말했다.


"지켜보죠.

저 녀석이 내년에 들어올 후배들이 독설을 해도

받아들여준다면

그건 합당한 거니까요...

우리가 지금까지 못 만나왔던 캐릭터인거죠.

저 녀석은 원래 권위를 싫어하는 탈 가부장적인 애라는 것이니까..."


그 다음해 신입생들이 들어왔을 때

그 녀석은 후배들한테

선배 대접 받겠다는 생각없이 친구처럼 놀았다.


그리고 기꺼이 그들의 독설을 받아들였다.

물론 그도 독설을 선후배 가리지 않고 계속 퍼부었음은 당연하다.


그 후 그 녀석은 "탈 가부장 OO"로 불리게 되었고,

지금까지 동아리 선배들과 동기들에게 친한 후배로 남아있다.

(지금 나이가 되어 보니

몇년 정도 나이차이는 차이도 아니더라...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나는 그 후배를 지켜보듯

정희준 교수를 지켜봤다.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박찬호 선수에서부터 박지성 선수, 김연아 선수까지

스포츠 스타라면 가리지 않고

그의 컬럼 제목처럼 "어퍼컷", "카운터 펀치"를 날리며 (혹은 날리고 싶어하는)

독설을 퍼붓던 그였기 때문에...


지난 4월 초 나는 정말 기다렸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오지랖 넓은 독설가 정희준 교수가 논문 표절로 논란의 중심이 되던

문대성 (당시) 국회의원 후보자에 대해서 무언가 이야기하기를...


정희준 교수는 항상 스포츠 문화, 정치 그리고 부산에 대해서 이야기해 왔다...

문대성은 이 세가지 요소의 교집합이었다....


2월 문대성의 논문 논란이 있기전, 2월 27일자 기사에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20227085051&Section=01

정희준 교수는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흐름을 못 읽고 있다고 하면서

"한나라당은 노쇠한 정당이 맞지만 30대의 젊은 정치인들을 찾았고 또 키웠다. 그리고 이들의 이러한 노력은 꾸준했다. 16대엔 남경필, 원희룡이 있고 17대엔 김세연과 김희정을 공천하는 파격을 보였고 18대엔 홍정욱, 김동성, 강용석을 배출했다. 지금은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동아대학교 교수)가 거론되고 특히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는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맞상대로 무려 스물일곱 살의 손수조 후보를 아예 당 차원에서 띄워주고 있다."

고 문대성을 언급한다.


게다가

그는 문대성의 논문 표절 시비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전

"금메달보다 국회입성이 더 어렵다?" 라는 기사에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3&art_id=201203211118131

“운동선수들이 계속 정치에 도전해야 한다”라고 친절하게 멘트까지 따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대성의 논문 표절 논란이 있은 후

그는 철저하게 침묵했다...

정희준의 칼럼과 인터뷰에는

신기하게도 문대성은 무시되거나 아주 간단하게 다루어 진다.


[정희준의 '어퍼컷'] PK 혈투의 마지노선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20409152939&Section=01

부산 판세를 정밀하게 분석한 4월 9일의 칼럼에서

부산의 총선을 이야기하는데 문대성은

"사하(갑)의 최인호는 문대성의 논문 표절 문제가 호재가 되는 듯 했으나 열세를 뒤집기엔 시간이 너무 없어 보인다."

이 한문장에서만 언급된다.

다른 지역구가 아주 자세하게 한 단락 이상으로 언급되는 것에 비해 이게 전부다.


그건 유독 나의 생각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mbsIdx=727335


총선 다음 날 국제신문과의 총선 관련 인터뷰에서

그는 드디어

문당선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100&key=20120413.22008215305

"문 당선자는 이번에 기회를 잃었다"



좀 부담스러웠겠지...그래도...총선 끝나니까 이야기 하네..

그러나 이번에도 문대성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문당선자는 문재인 당선자를 이야기하는 것이었고,

문대성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 한 단어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 인터뷰 때 강조에 강조를 했는데 신문사에 의해 편집되었다면 알려줬으면 한다.)


그리고 총선이 끝난지 20일이 지난 후

김이 다 빠진 상태에서

정희준 교수는 경향신문 4월 30일자에

"표절만 문제가 아니라..."라는 두리뭉실한 제목에

두리뭉실한 내용의

칼럼을 하나 썼을 뿐이다.

http://opinionx.khan.kr/782


경향신문이 첨부한 문대성에 관한 사진 하나가

이 글이 관련이 있겠구나라는 힌트를 줄 뿐,


그 곳에도 문대성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건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문대성에 대한 독설가 정희준의 "그 칼럼"이 아니었다.


독설가 정희준은 평소에 어떤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공인의 자격을 강요하던 평상시의 그가 아니였다.


그리고

오늘 그는 또하나의 칼럼을 썼다.

[정희준의 '어퍼컷'] 운동은 아마추어, 돈벌이는 프로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general&ctg=news&mod=read&office_id=002&article_id=0001983196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도 그런 영광을 바랄 것이다.

또 그것 말고도 꿈꾸는 미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젊은 지금부터 일 하나라도 똑바로 하는 버릇을 들이기 바란다.

여기저기 양다리 걸치고 주변의 배려나 편법으로 일 하는 버릇 들이지 말고. 더 이상 말 안 해도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아 드디어 독설가 정희준으로 돌아왔구나,

모두가 떠들때 침묵했던 것은 모두가 침묵할 때 이야기하고 싶어서였구나

이제 드디어 문대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 하는구나...


하지만 아니었다.

난데없는 김연아의 하이트 광고와 대학교 생활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 이야기는 김연아가 아니라

한달전 문대성 현 국회의원이 아직 국회의원이 되기전

정희준이 문대성에게 해줬어야 할 이야기이다.


그의 꾸준한 관심사였던

스포츠 문화, 정치 그리고 부산을 아우르는

문대성을 제쳐놓고

김연아 선수 부터 비판하고 싶다면


설득력이라도 있어야 한다.


너무 빤히 보이는 한가지 팩트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자


정희준은 박지성은 맥주 광고를 해도 된다는 의견을

그렇기 때문에 김연아는 안된다는 근거로 사용했다.

나 역시 박지성 선수는 당연 맥주 광고를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내가 뭔데 하라 마라 하나....


그런데 김연아 선수의 광고 출연 반대의 근거로 쓰기 위해 그는 많이 무리를 했다.


"같은 스포츠 스타인 박지성도 맥주 광고에 등장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박지성은 나이 서른둘의 프로 선수다. 박지성은 국가 대표에서도 은퇴한 상태다."


이것은 과연 무슨 뜻을 가진 문장들인가 한참 봤다.

그럴 듯 해보인다.


박지성 선수가 하이트 맥주 광고를 처음 찍고 방영된 것은

2005년, 그가 스물 다섯의 나이로

국가대표 선수로 한참 활약하던 때이다.


즉 첫번째 문장

"박지성은 맥주광고에 등장한 적이 있다"와

"나이 서른 둘"이라는 두번째 문장,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상태다"라는 세번째 문장은 상관 관계가 없다.


스포츠 평론 전문가이데 이러한 팩트를 확인 안하고

공적인 인터넷 매체에 교수 직함을 달고 썼다면,

컬럼리스트로서의 최소한의 성의가 없는 것이고,

알고도 썼다면 그건 컬럼리스트의 양심에 관한 문제다.


아니면 정희준이 말하고자 한 것은

한 때 맥주 광고에 등장해도 은퇴하면 상관없다는 "은퇴 사면권"이거나

혹은 적어도 서른 둘이 되면 스물여섯에 현역으로 뛰며 맥주 광고 찍은 것에 대해 책임사유가 없다는

"서른 두살 사면권"

이런 주장을 하고자 한건가?


어떤 이야기라도 김연아 선수의 맥주 광고 출연에 대한

반박의 근거로 사용하기에는 웃기기는 마찬가지.


그 때 갑자기 그의 칼럼 중에 한 문장이 이상하게 눈에 들어온다.

"논란에 의견 표명을 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김연아 선수가 국가대표 은퇴에 관해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한 그의 의견이다.


피겨의 경우 시즌 중에 겹치지만 않으면 아이스 쇼를 참가할 수 있고,

프로와 아마의 경계가 없어져,

언제든 컴피에 복귀할 수 있는 피겨 판의

은퇴에 대한 배경지식에 대해서까지

그리고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릴리함메르 올림픽에서의 프로 선수의 복귀 등등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 겠지만,


박지성의 광고 출연 연도 조차 확인 안한 분이

이 이야기를 들으려 할 것 같지도 않다.

그냥 나는 정희준 자신이 쓴 그 문장을 3월 말부터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태도에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논란에 의견 표명을 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그제서야 또 한번 칼럼에 떠있는 그의 직함을 들여다봤다.

"아...그랬지"

동아대 교수

그것도 문대성이 재직했던 태권도 학과의 이웃학과인 생활체육과

 

씩 웃으며, 인터넷 브라우저를 꺼버렸다.


왠만하면 피겨 스케이팅 블로그에 이런 글 안 쓸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독설가는 독설가로서의 더 막중한 책임이 있다.

그래야 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여기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자기 반성이 없는 독설은 욕설에 불과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것을 독설로 여기게 되면

진정한 독설가들이 너무 안되어 보인다.

 

오늘 따라 갑자기 예전의 그 후배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어떤 상쾌한 독설이 써있는지 매우 궁금해졌다.


정희준 교수에게 한 때 붙여주었던

독설가라는 말이 아깝다.


정신 건강을 위해 맥주 한잔 마셔야겠다.

이 포스팅을 읽는 청소년들은 읽고 따라하지 마시기를...

 

 

스파이럴

"피겨는 언어다"

spiral9509.tistory.com

twitter.com/spiral9509

http://opencast.naver.com/FS656/10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Graice Gold 선수의 유튜브 채널에서 그녀가 Like 표시를 한 P&G에서 만든 런던올림픽 광고를 봤습니다.

P&G는 Thank you mom 이라는 컨셉으로 지난 밴쿠버 올림픽부터 올림픽 및 YOG 컨셉 광고를 만들고 있습니다.


런던올림픽을 3개월 앞두고 광고를 일찍 런칭한 것은 mother's day 때문인 듯 싶어요.

미국은 어버이날이 없고, mother's day와 father's day를 따로 기념하는데....(사실 father's day는 거의 찬밥...)

mother's day는 5월의 두번째 일요일, father's day는 6월의 세번째 일요일입니다.


지난 2010년 2월 밴쿠버 올림픽 당시 저는 미국에 있었는데요.

그 때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기다리며 이 광고들을 보던 생각이 났습니다.


"Kids" - Winter Olympics Commercial


Never Walk Alone - Winter Olympics Commercial


지난 시즌 직관을 하면서 몇명 피겨맘들을 가까이서 보고, 그리고 어떨 때에는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있었습니다.

이미 썼던 글까지 모아서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1) 어느 피겨맘 이야기

 

링크에 가면 피겨 맘들을 만날 수 있는데,

신기한게, 그 선수들이 참 부모들하고 비슷한것 같습니다.

왠지 정가고 성실한 선수들의 피겨맘들 중에

바르게 보이지 않는 분은 없더군요….

여하튼 지난 종합선수권 때에도 여러 피겨맘들을 봤는데,

오버해서 피겨팬들을 분노하게 하는 분들도 가끔 있지만,

그래도 대체로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신것 같습니다.

 

시니어 쇼트 경기 전, 어떤 여자분이 뒤에 서 있다가

바로 앞에 안면이 있었던 듯 싶은 남자분이 인사하시고 자리 양보하시니까,

처음에는 몇번 사양하더군요...

그래도 결국 남자분이 일어나서 의자를 넘어서 뒤로 나오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구석자리라 앉으려면 그 열의 사람들이 주욱 일어나야 되었어요....

그 열에 있던 관중들이 일어나며 지나가시라고 해도 굳이 몇번 의자를 넘어서 자리에 앉으려고 시도 하셨습니다.

결국 다른 분들 앞으로 지나가지 않고, 펜스와 의자 사이로 몸을 꾸겨 넣어서 (앗 날씬...?) 들어왔습니다...

정빙중이라 좌석으로 들어오셔도 되는데,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으셨던 것 같아요.

자리에 앉으면서 그 여자분이 얼굴을 드는데, 보니까...

……

김연아 선수 어머님,

올댓스포츠 박미희 대표님이셨어요.

  

 

ps. 사람들 보는 눈은 역시 비슷한 건지, 종합선수권 오프 아이스 이야기를 써서 포스팅하고 나니까,

박미희 대표님이 관중석에 몸을 구겨 들어온 것을 보고 쓴 다른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왔더라구요.^^;

 

2) 다만 부상없이 즐겁게 타기를 바랄 뿐

 

이번 시즌 운이 좋아서 직관 할 기회가 많았는데요.

지난 10월에는 제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미국 내셔널 북부 대서양 지역예선(North Atlantic Regional)이 열렸습니다.

나중에 지역예선에 대해서는 다시 포스팅 하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1위를 하면서 클린 경기를 보여준 선수나 혹은 4위 안에 들어 지부예선에 진출한 선수들이 아니라,

13위를 기록하며 지부예선 진출에 실패한 Sasha Zheng Gonzalez 선수였습니다.

 

이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우연히 옆에 앉게 된 피겨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바로 샤샤 선수의 어머니셨습니다.

 

사샤 선수의 점프가 너무 조심스러워 약간 의아해했는데,

발부상을 당해

기브스를 했었고, 링크에 복귀한지 겨우 3개월 밖에 안되었다고 했습니다.

큰 부상을 당했는데도

다시 링크에 복귀한 딸이 자랑스럽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샤 선수 어머님은 피겨 선수들에게는 부상이 많다고 하시면서,

작년 지역예선에서 2위를 해서 섹셔널에 진출했던

같은 SC of NY 소속의 Christine Mozer 선수도

대회전에 연습하다 빙판에 얼굴이 부딪혀서 광대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

시니어 첫 데뷔 무대를 기권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날 프리 경기에서도 

사샤는 부상여파로 쇼트 때와 마찬가지로

과감한 점프를 보여주지 못했어요.

 

사샤의 모든 점프에 두 손을 잡고 가슴을 졸이던

사샤선수 어머니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딸이 스케이팅을 즐기면서 부상없이 타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상에도 불구하고 샤샤는

대학에 가서도 계속 경기를 하고 싶어한다고 했습니다.

 

사샤 선수는 뉴저지에서 살면서 스케이트 클럽 뉴욕에서 훈련하는 고등학교 졸업반 선수였어요.

고등학교 생활과 대학지원 그리고 피겨 연습을 같이 하는것이

자기가 보기에도 참 힘든일이라고 덧붙이셨구요.

 

경기가 끝나자마자 대학 지원서를 써야 되서

호텔에서 이미 체크아웃을 하고

시합이 끝나자마자 집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어느 곳이나 역시 피겨맘은 쉬운게 아니구나 싶더군요.

 


실제로 지역예선이 열리는 10월은 미국에서는 대학지원 시즌이라

몇몇 피겨맘들은 딸의 경기를 기다리며,

스탠드에서 대학 지원서 서류들을 점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인터뷰와 여러가지 활동을

입학생 결정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대학교의 특성상 

피겨 스케이팅 경력은 장학금과 입학에 꽤 도움이 되는 듯 했습니다.

 

제 앞에 앉아 있던 섀논 플래니건 (Shannon Flanagan) 선수의 어머니도 경기전 대학지원서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가,

딸의 경기가 시작된 후에는 손을 꼭쥐고 경기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각각의 선수들은

냉정한 피겨팬들에게는

OO점대의 선수일지 몰라도

피겨 선수의 어머니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스케이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그 때부터 저도 더 이상

점프의 회전수를 그만 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샤샤가 무사히 프리를 마치기를 기원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환하게 웃는 샤샤와 샤샤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피겨 스케이팅은 이들에게 시련만큼이나 많은 행복을 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링크를 떠나기전

같은 클럽의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샤샤의 모습을 보면서,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대학생으로 처음 지역예선에 참여한 샤샤 선수를

내년에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 가슴속에 퍼덕이는 나비 (Butterflies in Her Stomach)

 

미국 내셔널 동부 지부예선 Eastern Sectional)에서

(역시 운이 좋게도 제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열리게 되었는데요. 지역예선과 지부예선이 동시에 이렇게 가까운 데서 열리는 일은 앞으로 10년 안에 없을 듯 싶네요.)

제시카 후 선수를 눈여겨 보게 된 것은

공식연습과 쇼트 경기전 웜업에서의 호쾌한 점프 때문이었는데요,

피겨 선수치고 상대적으로 큰 키에

미국 주니어 답지 않은 깔끔한 점프 도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부 지부 예선 주니어 부문 참가 선수 중

제시카 후 선수는 지역예선에서

137.37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이기도 했는데요.

아직 안무와 표현력에서는 다듬어질 부분이 많았지만,

점프의 경우 지역예선 경기 영상을 보고 기대했던 만큼의

좋은 높이와 비거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식연습을 지켜 보는 동안.

옆에서 항상 두손을 모으고 조용히 제시카 선수를 지켜보는

아시아계 피겨 맘 한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왠지 절박해 보이는 표정과 함께...

 

그도 그럴 것이

제시카 후 선수는 동부지부 예선에서 노비스 부문에서

2년 연속 5위를 기록하며 내셔널 진출에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셔널은 지부예선 4위까지만 진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4위와 5위는 단지 1등 수의 차이가 아닙니다.)

2009-2010 시즌에는

쇼트에서 4위, 프리에서 4위를 했지만,

종합점수에서 5위를 기록, 내셔널 진출에 실패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죠.

 

게다가 피겨가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인 남부 대서양 지역 (South Atlantic)에서

중국계 미국인으로 피겨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였겠지요.

사실 제시카 후의 클럽인 North Carolina Skating Club에서 지부예선에 올라온 선수는

노비스 남자 선수와  제시카 단 2명 뿐이었습니다.

 

사실 제시카 어머님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이유는

제게 너무나도 익숙한 한 사람의 어느날의 모습과 놀랍도록 겹쳐보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대학입시를 보러가던 어느날 아침, 뒤돌아볼 때 봤던

저희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때....저는 이미 그전에 입시에 실패했었기 때문입니다.

 

제시카의 쇼트경기가 시작됩니다.

제시카는

공식연습에서 계속 성공하던 트리플 럿츠를 랜딩에서 실수,

지역예선보다 5점여 낮은 44.33점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쇼트 2위를 기록했지만

2위에서 9위까지의 점수차이는 불과 10점 이내.

결국 프리에서의 경기가 최종 순위와 내셔널 출전자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주니어 과제인 럿츠 점프에 강점을 가진 제시카로는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부예선 징크스를 가진 제시카로서는 더욱더 그랬겠지요.

 

쇼트경기 다음날인 프리 경기가 있던 날

공식연습이 끝나고.

경기장과 연습장 사이에 있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제시카와 제시카 어머니를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왠지 좀 무안해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이야기를 걸었습니다.

제시카 후 선수는 쇼트 경기에서의 실망을 잊어버리려는 듯 환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봤습니다...

 

 

쇼트 경기를 잘 봤다고 이야기 한후

오늘 연습하는 것을 보니, 프리에서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제시카가 경기 준비를 위해 먼저 떠난 후

제시카 어머니께서 지난 대회에서의 탈락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꼭 내셔널에 올라갈 거에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프리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어머니는 앉아계시지 못하고 계속 관중석 뒤 통로에 서서 계셨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제시카의 프리 경기 때는 거의 링크를 못 보시더군요.

 

경기전 부터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제시카가

웜업 그룹으로 들어섭니다.



 


 

 

이제 제시카 선수의 차례

 

 

제시카는

프리 경기 내내

가슴속의 나비들과 싸우고 있는 듯 했습니다.

(영어에서 불안하고 조마조마 할 때

have Butterflies in my stomach 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장기인 트리플 럿츠를 성공시킵니다.

하지만 두번째 트리플 살코에서 넘어지면서

연습 때 보여줬던

제시카의 높은 점프와 깔끔한 도약은 어느새

하나둘씩 얼음위에서 녹아버리기 시작합니다.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한 후반부 점프와 안무 동작들.

 

 

아쉬운 경기...

총점 125.59

지역예선에서의 점수보다 10점 이상 낮은 총점을 기록합니다.

축 처진 제시카의 어깨...그리고 두 손을 모은 채 딸을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

 

 

현재 1위 이지만 남은 선수는 5명.

지부예선 4위까지만이 내셔널에 진출합니다.

모두 상위권의 선수들입니다.

....

 

결국 

제시카 후는

치열했던 동부지부 예선에서 3위를 기록

 

그토록 그리던 내셔널에 진출합니다.

 

Epilogue

 

"Don't try to kill your butterflies in your stomach, instead, make them fly over the ice rink."

(가슴속의 나비를 죽이려 노력하지 말고, 아이스 링크위에 날려보내세요.)


미국 내셔널 주니어 경기가 있기전 제시카와 제시카 어머니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첫 내셔널이라 설레임만큼이나 부담도 그만큼 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연아 선수의 경기 당일 준비하는 법 YOG 비디오를 링크했습니다.

http://youtu.be/CDNWqipYG-o

(프리 경기 의상을 보면 짐작했겠지만, 제시카의 아이돌은 김연아 선수입니다.

제시카의 이번 시즌 프로그램은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였습니다.)

 

대회 직전 "링크한 영상을 잘 봤고,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는 짤막한 답장이 왔습니다.

 

하지만,

제시카는 1월 산호세에서 열린 미국 내셔널에서 아쉽게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역예선보다 27점이나 뒤진 110.12를 기록

참가 선수 12명 중 11위를 기록합니다.

 

나중에 제시카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이메일에 의하면,

첫 내셔널이라 긴장 한 것은 물론

대회 직전 스케이트 날에 문제가 있었던 것을 알지 못하고 출전해서,

점프 컨시에 더욱 문제가 생겼었다고 합니다.

 

대학입시 이후로도 저희 어머니는 저 때문에 속을 많이 썩으셔서

"지금 생각해 보니 대입 시험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였다"라고

말은 하시고는 합니다.

제시카 어머님도 언젠가 이번 시즌을 그렇게 기억할 날이 오겠죠.

그러면서 제시카 역시 시즌이 거듭될 수록 좀더 당당하게 더 큰 무대에 서게 되겠지요.

 

피겨 선수들에게 있어,

어머니란 존재는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 많이 다투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코치이자, 가족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애틋한 듯 합니다.

 

오늘 직관하게 된 아이스 쇼에서도

조애니 로셰트의 갈라를 보면서

하늘을 향해 자신의 올림픽 연기를 바치던

그 장면이 생각나더군요.

오늘 공연도 그녀의 어머니가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셨겠죠.

 

이제 며칠 후면 어버이날 이네요...

저도 포스팅 마치고 전화기를 들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런던올림픽 광고를 링크합니다.


다음은 주니어 세계선수권 참가 이전과 이후의 참자가들의 랭킹변화입니다. (출처: FSUniverse.net)

Adelina Sotnikova 19 to 14
Joshi Helgesson 23 STAY
Polina Shelepen 27 STAY
Christina Gao 28 STAY
Risa Shoji 34 to 31
Gerli Liinamae 39 to 35
Zijun Li 40 to 29
Patricia Glescic 43 to 31
Monika Simancikova 48 to 49
Vanessa Lam 60 to 56
Julia Lipnitskaia 67 to 45
Satoko Miyahara 95 to 58
Hae-Jin Kim 99 to 70
Miu Sato 101 to 85
Gracie Gold 129 to 65
Kaetlyn Osmond 139 to 97
Ziquan Zhao 172 to 113
Isadora Williams NONE to 193

김해진 선수는 99위에서 70위로 상승했습니다.


한국선수들 랭킹을 살펴보면

김연아 11
곽민정 60
김해진 70
윤예지 100
김채화 109
박소연 111
이호정 121
김나영 128
서채연 131


참로고 포인트 산정방식
은 3년간 각 시즌의 점수가 가까운 순으로

100/100/70 의 비율로 합산되고.

대회의 위상에 따른 다음의 카테고리에 따라 점수 합산방식이 다릅니다.

1) ISU CHAMPIONSHIPS (Olympics, Worlds, Euros, 4CC, JW)
한해에 가장 높은 포인트를 기록한 1번의 포인트가 기록되며,

3년간 한 선수당 가장 높은 최대 2개의 포인트가 계산됩니다.

2) GP/JGP

한해에 가장 높은 2번의 포인트가 기록되며,

3년간 한 선수당 최대 4개의 포인트가 계산됩니다.


3) 포인트 인정 B급대회

한해에 가장 높은 2번의 포인트가 기록되며,

3년간 한 선수당 최대 4개의 포인트가 계산됩니다.


더 자세한 월드 랭킹은

http://www.isuresults.com/ws/ws/wsladies.htm

참조하세요.


그럼 랭킹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위의 링크를 확인해서 보셨으면 알겠지만,

테니스나 다른 종목의 랭킹과는 달리

피겨 스케이팅 월드 랭킹은 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김연아 선수의 예에서 보듯이

사실 시즌을 쉬는 선수들의 경우에는

랭킹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 오히려

지난 시즌은 세계선수권만 참여하고

이번 시즌은 비웠는데도

11위에 있다는 것 자체가 2009-2010년 시즌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반증하는 거지요.

2009-2010년 시즌은 다른 두 시즌에 비해 비율도 낮게 반영되는데도 말이죠.


34위에 있는 조애니 로셰 역시

바로 복귀하더라도

같은 캐나다인 신시아 파뉴푸(19위), 아멜리아 라코스테 (25위)

보다 실력상으로 뒤질 이유가 없죠. (거의 1년 반만에 시험삼아 뛰어 본 재팬컵에서 우승했듯이)


최상위권 뿐만 아니라 중상위권도 랭킹이 실력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개최국에 의해 독점되는

시니어 그랑프리 참가 기회와 관련된 구조적 문제 때문입니다.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 대부분 그러하듯,

구조적 문제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유리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합니다.

게다가 인식하기도 쉽지 않고 혹여 인식하더라도 개선하기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습니다.


그 구조의 틀을 깨고

피겨 변방에서 나타난 김연아 선수의 믿기지 않는 활약과

여기에 대해 피겨 강대국의 집단 이익에 따라

각종 게임룰과 대회 참가 자격을 변경하며 대처해온

ISU의 그동안의 행태를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설적으로도 ISU는 김연아 선수의 활약을

피겨의 공정성에 대한 증거로 자신들이 편할 때 사용하면서,

뒤로는 그나마 남아있던 최소한의 공정성과 기회의 균등을

더욱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방향으로 바꾸었습니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가사 들어간 음악의 싱글 및 페어 경기 사용도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여자 싱글과 페어의 중심이 이미 아시아권으로 넘어온 것과

게다가 이번 주니어 월드에서 보듯이 남싱마저 넘어오려 하는 것과 전혀 관계가 없을까요?

표현력이 딸리는 영어권 국가들의 스케이터를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인기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K POP 스타에서

결국 재능있었던 외국인 참가자들이 언어의 벽을 넘지 못해

본선에서 하나둘씩 탈락한 것과 

미국교포 참가자들이

"K" POP 스타에서 왜 굳이 가요대신 팝송을 부르려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될 것입니다.

노래도 피겨 스케이트도 결국에는 "몸"이 "감정"에 대해 기억하는 퍼포먼스입니다.


(사진 K pop 스타 top 8 진입에 실패한 김나윤, 그리고 뒤로 톱 8에 살아남은 마지막 교포 참가자 박제형)


가사 들어간 음악을 사용하면 영어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간혹 불어들의 유럽권 언어의 음악이 

많이 사용될 것입니다.

왜냐면 심판들이 아는 언어가 그러하니까요.

영어라는 국제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영어권 국가 선수가 유리할 것은 자명합니다.

게다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더라도

유럽어권의 사람들이 영어에 대해 적응하고 느끼는 감각은

동아시아권 언어의 사람들과는 언어 구조상 확연히 차이가 많이 납니다.

토익, 토플의 탄생과 제도의 변경은 사실상 동아시아권 유학생들을 테스트하고 스크리닝 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저는 가사 음악 컴피 사용에 대한 일본 피겨연맹의 입장과 반응이 상당히 궁금합니다.

19세기 이후 "탈아입구"를 외치며 항상 서구 중심부와 아시아의 사이에서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던 그들이 이번에는 또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떠한 논리를 가져다 댈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결국,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온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결과적으로 그러한 일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ISU의 행동과 그 이후의 일련의 모습들은

기득권 중심부가 어떻게 구조적 통제와 권력을 사용하는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인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눈에는 피겨 변방인 한국에서 온 조그마한 선수의 피겨사를 뒤엎는 활약은

견고한 시스템이 예상하지 못했던 균열로 비춰졋을 테니까요...

있을수 없는 일 혹은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활약은 그들에게 거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이러스 퇴치하듯이 시스템의 균열을 찾아내는 데 집착하고 더 보강합니다.


하지만...그러면 그럴수록, 완벽한 구조와 시스템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요...


휴~~~다시 그랑프리와 랭킹 이야기로...



하지만 역설적으로도 이 랭킹이 중요한 곳이 있는데

바로 시니어 그랑프리 초대를 받는데 있어서 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주최국가가 아닌 경우는

주최국 초청권도 없어 더욱 그렇죠...


사실 이번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를 꺽고 은메달을 차지하며

미국팬들의 찰랑찰랑 넘치는 관심에

결정적 물한방울을 떨어뜨린

그레이시 골드의 경우


주니어 그랑프리에 1번만 참석했고,

그래서 그 대회에서 우승했음에도

주니어 그랑프리 포인트가 모자라 결국 파이널에 못나갔습니다.


잠간 곁이야기로 그럼 왜 미국 연맹은 이렇게 잘나가게 된

그레이시 골드를 주니어 그랑프리에 한번만 내보냈을까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번 1월 내셔널 주니어에서 우승한 그레이시 골드는

사실 지난 시즌에는 중서부 예선에서 탈락하며

내셔널 진출조차 실패했었습니다.

그후 이번 시즌 시작전에 열렸던 미국내 경기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보여 그나마 1번의 출전권을 줬던 것이죠...


올림픽 및 월드는 무조건 단판승부 내셔널에 의해 좌우되고,

주니어 그랑프리 및 해외 대회 배정에 내셔널 순위가 사용되는 등

내셔널이 미국피겨인들에게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해보면,


그레이시 골드의 주니어 그랑프리 1번의 출전은

즉 야박한 게 아니라 사실 거의 특혜를 준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만약 그레이시 골드가 마지막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가 아닌

초반부에 참여해서 1위를 했다면,

다른 선수를 대신하여 한번더 기회를 줬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최근의 미국피겨인들의 그레이시 골드 사랑은

엄청납니다.


다시 이야기를 시니어 그랑프리 참가로 돌아와보자면

그레이시 골드는 주니어 월드에서 은메달을 땄음에도

국제대회 경험이 별로 없어 랭킹은 65위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주니어 월드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나이가 될 경우 그 다음해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초청을 했었는데요.


이번에 설령 그레이스 골드가 4위를 차지했더라도
미국 피겨 연맹이 밀어주는 한

다음 시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그레이시 골드가 부상이 없다면 참가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주최국가에게 배정되는 3장의 주최권을 미피겨 협회가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주니어 그랑프리는 주니어 월드 성적에 따라

국가마다 장수를 배정받아

해당 연맹에서 선수를 선발하는데 비해


시니어 그랑프리는 그랑프리 주최국을 제외하고는

국적과 관계없이 남는 자리를 ISU가 시니어 세계대회 성적 및

랭킹에 의해 배정합니다.


다시 김해진 선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만약 김해진 선수가 이번 주니어월드에서

4위를 차지했더라도

시니어 그랑프리에 못다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제 시니어 시즌에 들어간

우리 주니어 선수들은 B급 대회 참가등을 통해 랭킹 관리를 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 동유럽 쪽의 선수들이 시즌베스트가 그리 좋지 않아도

실력보다 월드 랭킹이 높은 것은

유럽에서 많이 열리는  B급 대회에서 포인트를

쌓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해진 선수는 이미 그랑프리는 이번 시즌부터 시니어 나이에 해당되었고, 다음 시즌부터는 월드도 시니어 나이가 되었죠

97 하반기 태어난 선수들과 98년 상반기 선수들도 다음시즌부터 시니어 그랑프리에 해당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정리해본 시니어 그랑프리 출전 선수 방식입니다. (펼쳐보기 클릭)



그런데 왜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해야 될까요?


시니어 그랑프리 참가가 중요한 이유는

우선 눈도장을 찍는데 있습니다.

심판들도 사람인지라

자주 보고 익숙한 선수에게 PCS가 좀더 후하겠지요..


그리고 대회경험 자체는

선수에게 있어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번 주니어 월드에 참가하면서

해진선수가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

우리가 직접 보고 있으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심판 판정에 대해 속상한 일이 많은데,

이른바 피겨 강대국 선수들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가 늦어진다면...

그 격차는 더욱더 벌어질 것입니다.


능력이 기회를 부여하는것 같지만 

많은 경우 사실은 기회가 능력을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잘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시니어 그랑프리 참가와 랭킹에 대한 전략적인 생각이 중요할 듯 합니다.


한국에서 최근의 피겨 열기를 바탕으로

포인트를 인정해주는 B급대회를 주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도 있겠죠....


여하간 랭킹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보충하려고 했는데

쓰기 시작하니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이런 이야기를 길게 시작하게 된 것은....

책장위에 놓아둔

지난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 (그랑프리 캐나다) 직관 갔을 때 샀던 배지 때문입니다.


김해진선수를 주려고 샀던 것인데,

지난 겨울 잠시 한국에 갔을 때 전달하지 못하고

다시 가지고 이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책장 위에 놓인 그 배지를 볼때마다

그랑프리에서 느꼈던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가 생각나면서,

한국 남녀 선수들을 조만간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꼭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 3월말 부터 다음시즌 그랑프리 배정에 중요한
니스에서 벌어지는 시니어 월드에는
김민석, 곽민정, 서채연 선수가 출전합니다.

우리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의 희망, 그리고 우리 피겨 팬들의 희망 곧 이루어지겠죠?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 앙드레 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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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에 가사음악 컴피 사용과 관련하여 "욕설없고 깨끗한" 힙합의 사용도 허용하려 한다는

ISU의 발표가 있었다고 합니다.


"욕설없고 깨끗한 힙합"은 "점프, 스핀, 트위즐 없는 피겨 스케이팅"과 같습니다.

ISU의 고귀한 예술적 식견에 대해 깨끗하지 않은 욕설을 바가지로 보냅니다.


"욕설없이 깨끗해햐 할 것"은 힙합이 아니라 바로 당신들 ISU 집행부이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열정으로 자신의 몸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차가운 얼음에 던지는 이 선수들의 노력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지난 3월 4일, 캐나다 국영방송인 CBC는 주니어 월드 여자싱글과 남자싱글을 녹화중계했습니다.
(3월 3일에는 페어와 아댄을 녹화중계 했습니다.)

여자 싱글을 보여주기전 

Big Picture: Legacy of Ladies Skating (전망: 여자싱글의 유산)
이라는 코너가 트레이시 윌슨과 PJ 쾅(Kwong)의 토론과 함께 방송되었는데요.


일단 보시죠...





사실 피겨의 꽃이라고 일컬어지는 여싱에서만
캐나다는 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자싱글의 마지막 금메달은 48년 생 모리츠 올림픽의
바바라 앤 스콧.
그 후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가 있을 뿐
금메달은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캐나다 남자싱글도 지독한 올림픽 불운으로
아직 까지 금메달이 없지만,

캐나다 남싱 브라이언 오서, 커트 브라우닝, 엘비스 스토이코 등이
월드챔피언의 실력으로 올림픽에서만 유독 불운했던 것과 달리,

(마리포사 스케이팅 클럽의 전설적 코치 더그 리의 뒤로 자신과 자신이 지도한 브라이언 오서, 엘비스 스토이코의 그림이 걸려있다.)

캐나다 여싱의 경우는 최근 30여년 동안 불운이 아니라

실제로 금메달 후보가 부재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1973년 이후 캐나다는 월드 여싱 챔피언이 없습니다.

최근에도 이는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현 세계챔피언 패트릭 챈, 올림픽 챔피언 테사버츄/스캇 모이어가
남싱과 아댄에서 최강자로 소치를 노리고 있습니다.
페어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밀리고 있지만
여싱만큼 대책없이 밀리지는 않습니다.

전통의 피겨강국 캐나다는
유독 여자싱글에서는 이번 월드에서도
탑 10 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할 상황입니다.

왜그럴까요?

그래서 이 클립의 부제는

Searching for Canada's Sweetheart 입니다.


 
번역을 하자면
"애타게 탑랭크 여자싱글을 찾아" 정도 될터인데요

이 클립에서는
캐나다 탑랭크 여싱의 부재 이유로
두가지를 이유들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 두가지 이유는 묘하게 어긋나면서도 맞물려 있습니다.

첫째,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이른바 남성영역으로 간주되던 운동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 증가와
이에 따른 피겨선수 감소입니다.

동네마다 (도시가 아니라) 링크장이 있는 캐나다는
한국에서 어릴 때 야구, 축구, 농구 하듯이
어릴 때 당연히 링크에 갑니다.
전통적으로는 남자아이가 아이스하키 장비를 들고 가고,
여자아이들은 피겨 스케이팅을 했던 것이죠.

최근 20 여년간
아이스하키와 축구가 캐나다 소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전통적인 여성의 스포츠였던 피겨스케이팅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자등록선수는 아이스하키는 8만명, 축구는 36만명까지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예전 같았으면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등록되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여자 아이스하키 금메달리스트이면서 캐나다의 영웅인 테사 본홈은
아마 옛날 같으면 자기도 피겨 스케이터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다 하키하는 마당에 자신도 자연스레 하키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테사 본홈은 battle of blade라는 피겨 스케이팅 리얼리티쇼에서
남자 피겨 선수와 한 조를 이루어 피겨 스케이팅에 도전, 우승을 차지합니다.


캐나다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가 떨어진 피겨 인기 부흥을 위해 홍보를 하고 있는 격이죠...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사실 피겨는 캐나다에서조차 최근 Grandma의 스포츠로 간주되고 있고, 팬들의 나이대도 상당히 높습니다.

두번째, 이유를 들기 전에
영상은 캐나다 선수들의 오래전 황금기와


1948년 생모리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바바라 스콧을 환영하는 뉴스릴 문구와 카퍼레이드 장면


최근의 조애니 로셰트를 보여준 후


아시아 스케이터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멘트와 함께
김연아의 올림픽 경기 모습과
안도미키와 아사다 마오의 클립을 잠간 보여줍니다.


그리고 현직 코치가 강조합니다.

다른 국가들은 이루고 있는데,
캐나다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좀더 강인하고 터프해져야 한다"

좀더 강하게 훈련시키고 목표를 향해 나가게 해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이 듣던 이야기죠?

바로 태릉 선수촌으로 대표되는 엘리트 체육입니다.

드디어, 둘째이유가 나옵니다.
캐나다는 엘리트 시스템과 체계적인 관리와 경쟁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상 클립이 끝난 후
피겨 해설자 트레이시 윌슨과 PJ 쾅이 나와
왜 유독 여싱만 약한가에 대한 의견을 내놓습니다.

트레이시 윌슨은
여싱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성장통 (growth spurt)의 문제를 강조합니다.

여싱은 신체의 성장과 함께 15세 전후하여
그동안 훈련하며 다져왔던
점프등의 스킬이 갑자기 사라져버린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문제가 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인 문제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에 대처하지 못하면 컴피의 실패와 자신감의 상실의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남싱의 경우는 성장통으로 인한 체형변화가 그다지 심하지 않고
결국 기술을 하나하나 천천히 습득해가면서 자신감을 점점 쌓아가기 때문에,
여싱과는 대조적인 성장과정을 거친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므로 여싱들이 거치는 이 힘든 성장통을 어떻게 지원해 줄지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PJ Kwong은 일본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일본의 선수 육성 시스템의 예를 들면서
각 단계별로 철저한 심사와 경쟁으로 소수의 엘리트 스케이터들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트레이시는 한국과 러시아의 예를 들어
엘리트 스케이터 육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치 올림픽에 대비해 체계적으로 소수의 재능있는
스케이터들을 뽑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죠..

트레이시는
물리치료사와 트레이너와 같이 캐나다에서
연습했던 김연아 선수의 예를 들면서
그러한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선택하고 집중해야한다는 것이죠.

올림픽 금메달을 얻으려면 그 정도는 투자해야된다는 것이지요.

공산권 붕괴와 함께 같이 붕괴되었다
최근에 푸틴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에 의해 살아난
러시아의 엘리트 체육이야 말할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푸틴의 피겨 스케이팅 링크 방문, 푸틴 옆에 타라소바와 엘레나 보도레조바-부야노바코의 모습이 보인다.


뚝따미세바, 소트니코바 없이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포디움을 휩쓸은 러시아 주니어 선수들


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트레이시는 너무 모르거나 토론토에서의 김연아 선수의 훈련여건만
보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혹은 캐나다에서 훈련한 몇몇 선수들을 보고 판단한 것 같기도 하구요

한국 선수들의 경우 그러한 투자가 빙상연맹이 아닌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과 비용으로 된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상상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_- ----
한국의 열악한 빙상장 훈련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짐작도 못하고 있겠죠.


그렇다면...정말 김연아 선수를 시작으로 한 한국 피겨의 성취는 불가사의한 것이겠군요...

여하튼 트레이시 윌슨은 다시 조심스럽게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피겨 스케이팅이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에
실력이 어떻든 간에 같이 데려가려고 한다고 하고서는
이러한 문화를 존중하나라고 단서를 달지만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은...트레이시 윌슨과 PJ 쾅 모두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라면!!!!
이제 실력에 따라 철저히 서바이벌 경쟁을 시키고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것은 북미에서 단지 피겨 스케이팅에서만 나오는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교육에 관련해서도 일명 아시아계 극성엄마 (Tiger Mom)는 미국에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여타 인종 중 아시아계의 인구대비 아이비리그 합격은 다른 인종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여론은 기본적으로 과도한 것 아니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한경쟁 시스템에 몰아넣은 후 그러한 시스템에서 살아남는
자녀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아시아계 부모들과
터프한 아시아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 방식에 대한 논의 그리고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대한
북미 주류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으로는 다인종 사회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권력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찬사 뒤에 숨겨진 통제, 비판 뒤에 숨겨진 질시...등등.. 

때문에 타이거 맘과 공교육 사이에서의 논란이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렵듯이
엘리트 스포츠와 사회체육 사이에서의 선택 역시 쉽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동네마다 링크가 있고,
주말마다 스케이트를 타고
동네의 스케이팅 클럽에서 동네 주민들이 모여 자녀들의 아이스쇼를
구경하는 피겨 스케이팅 강국 캐나다의 고민...



이번 주니어 월드에서 케틀린 오스먼드에게 모든 관심을 쏟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소치 올림픽 금메달인 것이죠.

캐나다는 이제부터 과연 다른 길을 걸어갈까요?

그리고, 소치와 평창에서 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따놓고도 내셔널 조차 케이블에서 녹화를 해주는 한국의 방송과

이번 시니어 세계선수권 대회를
자국 개최가 아닌데도
거의 모든 경기를 중계해주는
캐나다 방송을 비교해보면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이 소중하면서도
캐나다인들의 피겨 사랑이 부러운 것은 어쩔수 없네요.

이곳은 여전히 공사중입니다.
아니 어쩌면 언제나 공사중일 것입니다.



그동안 이곳저곳에 조금씩 써왔던 저의 글들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습니다.
쓴 곳도 다르고 쓴 시기도 달라서
각 글마다 어투도 다르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담겨 있습니다.

날짜는 그 글을 처음 올렸던 곳에 맞추어 재구성하고 있어요.

이 곳은 피겨 스케이팅과 언어가 만나는 곳입니다.

미끄러지듯 잡히지 않는 스케이팅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이
조금씩 엇나가지만 그래서 더 가까워지게 하는 언어를 통해
나누어지고 떠다니는
따뜻한 링크이자 대기실이 될 것입니다.

누구에겐가 소유되어 있는
언어는 이미 비석의 문구일 뿐이며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스케이트는 이미 박물관의 전시물일 뿐입니다.

스케이트가 얼음 위를 사뿐히 미끄러지듯이
언어도 사람들 사이를 자유롭게  떠다녀야 하니까요.

옛날 글들과 뒤죽박죽 섞여 있지만,
마음에 드는 것부터 읽어주세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글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을거에요.

토픽은 멈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점프를 하기 위해 있습니다.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스파이럴9509-

새로운 아이스댄싱조

클라우디아 뮬러와 장원일 선수가 나오는

윤일상의 뮤직비디오 "애상 + I'm Missing You" 뮤직 비디오를 보다가

 

갑자기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장과

내가 마지막으로 스케이트를 탔던 날이 떠올랐다.


(출처: http://asummerinseoul.blogspot.com/2010/08/final-official-weekend.html, A Summer in Seoul)

 

피겨팬들에게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는


전용링크 하나 없어 놀이공원에서 새벽에 연습해야 했던

김연아 선수가 처해있던 어려운 연습환경과


아이스 쇼 직전 일어난 목동 아이스링크 화재 이후,

어른들은 숨어 버리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이 자그마한 소녀가 사과하고,

대체 공연을 해야했던


김연아 선수가 겪어 왔던 역경과

그것을 이겨낸 가슴아프지만 자랑스런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에게도 롯데월드는 피겨에 관한 개인적인 여러가지 기억들이 있는 곳이다.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에서 나는 처음으로 피겨 스케이트를 신어봤다.

보통 논밭을 얼린 야외 링크장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빌려탔었지만,

당시 흔하지 않던 실내 링크장인 롯데월드 링크 장은 언제나 사람으로 붐비었고,

링크에서는 속도가 덜나와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한 피겨 스케이트만을 빌려줬다.


초등학교 때 부터 사생대회나 소풍이 끝나면 롯데월드에 갔고,

그 때마다 친구들과 피겨 스케이트를 빌려 스케이트를 타고는 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링크장에 가면 말괄량이 여자애들도, 멋대가리 없는 남자애들도

다들 얼굴이 하얗게 빛나며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스 링크에 가면 항상 사람들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그 곳에서 마지막으로 스케이트를 탔던 것은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소풍을 갔던 날이었다.

 

그날 토픽에 걸려서 넘어지기 전에도, (당시는 그게 토픽인줄도 몰랐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또 누군가의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이스 링크에서는 다들 하얗게 빛나는 것 같아."

 

결국 나의 마지막 활주는

희비극으로 끝났다.

신기하게도 갑자기 얼음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나한테 다가왔고,

정신을 차려보니, 링크에 피가 흩뿌려져 있었다.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친구들이 뭉개진 안경테를 들고 나를 링크 응급실로 데려다 줬다.

다행히 얼굴의 상처는 흩뿌려진 피에 비해서는 크지 않아서,

봉합을 할 필요는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상처를 보고 놀란 어머니에게

위로랍시고 나는 그렇게 말했다.

 

"스케이트를 타는데 갑자기 얼음이 다가왔어..."

 

많이 놀랐던 어머니는 어이없어 피식 웃음을 터뜨렸던 것 같다.

 

(출처: blog.naver.com/ssda1001)

 

그 후 대학에 와서 허리가 나빠지면서

더이상 스케이팅을 못타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 때부터 동계올림픽이나 되어야 해주던

피겨 중계를 더 열심히 챙겨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때의 상처는

다행히도 사라져 찾아볼 수 없지만,

 

그 곳에서 연습하던 어린 선수들의

(이제 와서 생각하니 가슴아픈) 거친 숨결과

 

스케이트를 처음 신고, 얼음을 지치던

사람들의 환하게 빛나던 미소는 여전히 기억속에 살아있다.

 

.....

 

언젠가는 그 링크에서 꼭 다시한번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 

 

나는 지금도 내가 넘어진 것이 아니라,

"얼음이 나에게 다가왔다"고 기억하고 있다. 

 




2011년 모스크바 피겨 세계선수권 여싱 프리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에 쓴 글입니다.

저는 아직도 2011 세계선수권 대회의 연아의
지젤과 오마쥬투코리아를 다시 보지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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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말하셨다.

피겨 스케이팅은 선진국의 스포츠라고...
도시마다 링크가 있는 나라의 선수들을 이길수 없다고...


그랬다...그리고 앞으로도 그럴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날
그녀가 우리에게 왔다.


일단 마음이 아프다.


어떻든,
올림픽이 끝나고 1년이 지났는데도
연아가 여전히  부담감이 많았던 것 같다.

자막에서 나이를 보다 깜짝 놀랐어.
그랬구나 연아가 20살이었구나...


조금 있으면 세부점수 분석도 올라오고,
채점이 얼마나 납득하기 어려운지 이야기도 나오겠지만,


우선
올림픽 때 연아가 퍼펙트한 경기를 하지 않았다면
“확실히” 금메달을 빼았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이상하게
연아가 경기할 때에는
한국의 “김연아”가 경기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안도미키나 아사다 마오가 경기할 때에는
안도미키와와 아사다 마오의 “일본”이 경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의미에서 소치 올림픽에 단체 경기가 생긴 것이라든가,
팀트로피 대회 같은 건
피겨 스케이팅 계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해.
(제국주의 시대에 열강들이 자기네들끼리 협상해서 식민지 나눠 먹듯이 말이지)
어이 없는 일이야…

억울하지…
하지만 어쩌겠어.
스포츠가 페어 플레이를 강조하고,
공정한 심판을 강조하는 것은
원래 그렇지 않다는 거거든.
세상이 공정하지 않듯이


하지만,
스포츠도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부쟎아?


억울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상황 자체가
한국에서는 개인들이 좀더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한 실력을 키울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는 거 같다.






그리고 자기가 살고 있는 공동체로서의 국가가
결국 개인과 떨어질 수는 없다는 것도 알게 될테고…


아……
아쉽지...
하지만,

그 아쉬움과 억울함이 없었으면
올림픽 때의 그리고 오늘 보여준 연아의 그 아름다운 '작품' 들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시상식 장면을 보는데
갑자기 10년 전에 아버지하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어.
아버지는 수영매니아신데,
아버지의 바람은 올림픽까지도 아니고, 한국 선수가 세계대회 결선에 나가는
것이었어.
(아 물론 월드컵 축구 16강도 바람중에 있었지)

내 희망은 뭐였냐고?


(아 물론 월드컵 축구 16강이었고, 그리고)

피겨스케이팅에서
미셸콴, 이리나 슬루츠카야,  리핀스키 같은 선수와
단지 같은 조에서 워밍업하는 것이었어.


그리고..한국 피겨 선수 경기가 세계대회 중계에서 방송되는 거였지.
그 때는 올림픽은 되어야 해줄까
월드는 방송도 안해주는 경우도 많았고,
주변에는 피겨팬 조차 별로 없었어.
쇼트트랙 팬이라면 모를까…


올림픽만 되면 VHS 비디오 테이프로
페어, 아이스 댄싱, 남녀싱글
녹화해 놓고…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계속 돌려보고는 했었어.


아버지가 녹화해 놓은 수영테이프와
내가 녹화해 놓은 피겨 테이프에 라벨이 안 달려 있으면
서로 상대방 비디오 테이프를 잘못 플레이 하고는
한마디씩 했지.

“이게 뭐가 재미있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사실 미셸콴, 이리나 슬루츠카야,  리핀스키는
거의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들이었지.





포디움? 
그런거 바라지도 않았어.

아버지는 그러셨어.

"수영과 스케이트는 선진국 스포츠"라고...
학교마다 수영장이 있고,
도시마다 링크가 있는 나라들 하고 대결할 수 없다고...

그리고는 덧붙이셨어.
이미 일본은 평영과 배영 등에서 세계적인 수영강국이라고...

이토 미도리가 피겨에서 메달을 딴 것도 나는 알고 있었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았어.

나도 아버지도 이사할 때마다
결선에 한국선수가 못 오를 것을 알면서도
수영과 피겨 비디오 테이프를 한번도 버린적이 없어.

10년이 지났어.


다들 알겠지만,

그동안

월드컵에서는 4강 한번, 16강에 한번 올랐고,


수영은 세계대회는 물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지.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수영 금메달을 딴날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어.
“아버지 정말 축하드려요.”


연아가 그동안 해온 것은?
우리가 더 잘알지







작년 여름,  오랜만에 집에 들러 옛날 테이프를 틀어보려고 했더니,
우리집 비디오 플레이어는 이미 고장나있었고,
DVD PLAYER 밖에 없더라고.


오늘?
아쉽지…
하지만,


미셸 콴이 다시 월드에 컴백했을 때
실수해서 3위했다고
미셸콴을 비난하거나 그녀의 위상이 깎이지는 않아.
단지 컴백해 준것이 고마울 뿐이지.


물론 내가 화나는 것은,
미셸콴이 놓친 세계대회의 우승자들처럼
이리나, 리핀스키 정도의 상대였으면 좋겠다는 거야.
그럼 깨끗이 축하해줄수 있을 것 같아.




"내가 금메달을 못 따면 이리나가 땄으면 좋겠다"는 것이
마냥 미셸콴이 쿨해서 그런걸까?
인정할만 하니까 그런거지
경쟁자이자 존경할 만한 동료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거야.


미셸콴에게 "러시아"라는 경쟁자가 아니라 이리나 슬루츠카야가 있었듯이,
그리고 이리나에게 "미국"이라는 경쟁자가 아니라 미셸이 있었듯이,


아무리 심판과 국적이 방해를 하더라도
연아에게도 이제는 "일본"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그런 경쟁자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오늘?
아쉽지…
하지만,


피겨스케이팅은 멘탈이라는 것도 중요해.
미셸 콴이 올림픽 우승을 했다면....
과연 세계 선수권을 5번 우승할 수 있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캐롤 헤이스가 5연속 우승하던 1950년대도 아니고,
(아 물론, 미셸의 국적이 미국이 아니면 불가능은 아니지만 훨씬 더 어려웠겠지)


연아는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루었어.
무엇을 더 이루고 싶을까?



그래도 연아는 돌아왔고,
오늘 훌륭한 경기를
자신의 조국 한국에 헌정했어.


자막을 보고 깜짝놀랬어.
아 연아가 20살 밖에 안되었구나...


횽들은
특히 나처럼 언젠가 돌아보니 20살이 저 멀리 구석에서 나를 보고 있는 횽들은
인생에서 20살 소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





연아가 팬들 때문에 오히려
행복하게 스케이트를 탈 수 없다면,
그렇다면 나도 게시판 같은 데 글 안쓰고
아이스쇼도 안가고
조용히 있으려고 해...




그리고,
월드 출전권 등을 연아의 등에  올려놓지 말자.
앞으로 곽민정, 그리고 자라나는 세대가
알아서 할 수 있을거야.
연아는 이미 충분히 했다.




그리고 연아가 컴피에 참가하면 참가하는 대로
아이스 쇼면 아이스 쇼 대로...
그 때마다
연아와 함께 즐겁게 호흡하면 돼...


언젠가
포스트 연아 세대들이 자라나고
피겨계에서 한국의 파워가 조금씩 달라지다보면
판정도  조금씩 우호적이 될거야.


그러다보면
어쩌다 아쉬운 판정에 순위가 밀릴 때,
국적발 돈발에 밀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심판이 능력부족인가보다...이런..쯔읏" 하고 싱긋 웃어줄 때가 오겠지.


그리고 그 때가 되면,


꼭 기억하자.


어쩌면 한국선수가 부당하게 점수 버프 폭풍을 받을 일이 있을지도 몰라.


그럴 때 마냥 좋아라 하지말고,
포디움에 우리 선수들 때문에 밀린 다른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주고,
그들의 눈물을 기억하자고.
그들이 어디에서 왔건, 피부색이 무엇이던간에…
관중만은 선수들의  편임을  느끼게 해주자고.

첸루, 수리아 보날리 그리고 김연아를 관중들이 만들어 준 것처럼.
그러기 위해 우리가 느꼈던 감정을 기억하자.




언제나 카메라와 박수는 항상 진정한 챔피언을 따라다녀...
횽들 알지?
오늘 시상식에서 카메라가 누구를 보여주려 했었는지.
어떤 선수가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는지.




진정한 관중들조차 사라진다면?
피겨는 아마 몇년 안에 동계올림픽에서조차 사라질지도 몰라.
아니 없어지는게  맞다고 봐.
한 때 올림픽에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진 다른 많은 종목들처럼.


오늘?

아쉽지…


나님은 횽들과 달리 지금은 멀리 있어서
봄아이스쇼도 갈 수 없어.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어쩌면 한국에 들어갈 수 있을꺼야.


그러면,
해야 할 일이 두가지 있어.
먼저 비디오 플레이어를 하나 사서
아버지하고
10년 전에 VHS 테이프에 녹화해 놓은
수영경기와 피겨스케이팅을 같이 보려고 해.


“아버지는 이게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어요? 뭐 그래도 박태환은 잘하더군요.”
“너도 여전하구나, 뭐 그래도 연아 경기는 훌륭하더라”




나머지 한가지는 뭐냐고?
올댓 섬머 예매지 뭐긴 뭐야.



횽들아
건강하고,
이번 여름 올댓 아이스 쇼에서 보자.



아 그리고 아직 대회 안 끝났어.
갈라 남았다.
"Bullet Proof"
연아의 모습 그 자체일거야.


2002년 올림픽 갈라에서
사라휴즈가 무슨 갈라 했는지 기억나는 사람있어?
피겨팬치고 미셸 콴의 Field of Gold를 기억 못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거야.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벌써 들리는 것 같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아 결국 고정닉을 박고야 말았다...

-스파이럴 -


PS. 1
82년 이후 이번 2011년 월드까지  20년 동안
여자싱글 포디움에 들었던 국가들이야.

미국(33)
러시아 (13- 소련포함)
일본 (13)
독일(8-동독,서독포함)
중국 (4-모두 첸루)
프랑스 (3-모두 수리아 보날리)
이탈리아 (3 – 모두 캐롤리나 코스트너)
핀란드 (1-라우라 레피스토)
오스트리아 (1- 클라우디아 크리스토픽-핀더)


그리고


한국 (5-모두 김연아)



PS 2.
최근 20년 동안  1년 컴피티션 공백후 내셔널  및 월드에만 출전했던 레전드들의 주요성적

미셸콴  (2004 : 동메달, 2005: 4위)
이리나 슬루츠카야 (2004: 9위)
첸루 (1997: 25위)


PS 3.
지금까지 자신이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포디움을 놓치지 않은 선수?
1960년이후

단 한명, 연아 밖에 없어.


페기 플레밍, 카타리나 비트, 미셸 콴도 이루지 못했던 기록이야.


마지막으로
작년 월드 프리때
김연아가 레전드가 되기 위해 longevity(오랜기간의 꾸준함)가  더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PJ Kwong이 여러 시청자의 의견을 읽어준 후  했던 말.


"그녀는 내게 이미 레전드다"





이 글은 모스크바 피겨 세계선수권 여싱 본선이 열리기 바로 전날인
2011년 4월 29일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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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벌써 1년도 더 되었네.

작년 2월은 내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보낸 겨울이었어.


다들 알겠지만,

유학생활이란게 사실

참 외롭거든.


돈 안벌고 늦은 나이에 공부하면서,

복터진 투정이기는 하지만…


내가 제일 힘들었던 것은 역시 영어였어.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면

처음에는 좀 shy 한가(부끄러움을 많이 타나) 보다 생각하지만,

2번째 시간, 3번째 시간이 지나도 한마디도 안하면

그냥 바보 취급을 당해.


투명인간 (Invisible person)이 되는 거야.


그냥 내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지.

같이 수업을 들어도 잘 아는 척도 안하게 되지.

첫학기는 첫학기니까 하고 그냥 버텨도,

둘째 학기도 그러면 정말 참기 힘들겠더라고…

두번째 학기가 다시 시작되었고,

나는 내가 바보가 아님을 증명하려 사투를 벌였지.


첫시간 전날 밤에 잠도 안자고, 밤새 준비했지만,


결국 수업시간에 단어는 내 입 안에서만 맴돌았어.


무시를 당하거나, 가슴이 답답할 때면

2008년 세계 선수권 대회 프리 "미스 사이공"을 보고, 

키스앤 크라이 존에서의 연아의 모습을 봤어.



연아에 비하면…

“이거 별거 아니쟎아? 그렇지?”


첫번째 발표를 위해 그날부터 며칠동안

밤을 세워가며 발표 대본을 만들고

통째로 다 외워갔지.


그리고

그 다음주 나는 처음으로 프레젠테이션에서

동료학생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어.

You did good job. I like your presentation.


어느새

밴쿠버 올림픽이 시작되고,

어느날 같은 클래스의 한국애들끼리

어제 쇼트경기를 본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같은 클래스의 미국애가 이야기에 끼어들더라고,

수업이 시작된지 한달이 지났지만, 그 때가 처음이었어.

미국애가 이야기에 끼어든 것은.


딱 한마디 하더군

She was great!


프리는 기숙사에서 혼자 보기로 했어.

글쎄…왜 그랬을까






거쉰이 끝났을 때 연아의 얼굴이 줌인 되었을 때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눈물을 흘리며 TV를 바라보고 있었지.

한국에서 떠나서 처음으로 우는데, 눈물이 그치지 않더군.

그러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더라.



다음날 Student Union에 갔더니 무료 신문 배포함에

USA Today 1면에 연아 사진이 걸려 있었어.

“Golden Grace on Ice.”




놀이공원에서 훈련하며

강대국 피겨 선수들 틈에서 여기까지 성취해온

그 자그마한 연아의 커다란 1면 사진을

학생식당에서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씹으면서

계속 바라봤어.


사진기를 꺼내 찍으며

계속 되뇌었지.

“연아야 참 고맙다.”




쇼트가 끝난 후 이야기를 걸었던

그 미국친구가 다음주 나를 보고 먼저 인사를 하더군.


Congratulation. Last week must be so great for you!


그랬지, 대단한 한 주였어.


그 후에도 나는 여러번  프레젠테이션을 망쳤지만,

그 때마다 밴쿠버 프리 거쉰을 돌려보고는 했어.




이제 4학기 째,

이번 주에도 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수업이 끝나고

클래스 메이트들을 보면서 싱긋 웃을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이제 내일 아침에

드디어 1년 1개월 만에 연아가

“지젤” 그리고 “오마쥬 투 코리아”와 함께 돌아온다.


내일 그리고 모레,

연아가 아주 행복하게

스케이트를 탔으면 좋겠어.


-연아의 세계선수권 복귀를 하루 앞두고 스파이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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