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가

ISU Communication No. 1767 에 발표되었다고 포스팅했는데요.

관련포스팅: 2013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 결정 및 주요 대회 개최지

항상 그렇듯이 이번에는 또 어떤 꼼수가 있을까 하고

통신문을 읽어보다가

또다시 황당한 결정사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세가지의 결정 사항이 음울한 하모니를 내면서

레퀴엠을 만들고 있더군요.

 

먼저 항상 끝까지 통신문을 읽게 만드는 ISU에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구요.

 

아~ 이제는 제발 그만 쓰고 싶은 ISU 헌정 칼럼

그러나 다시 3편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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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주니어 그랑프리 개최지와 2015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개최지가 결정되었습니다.

10월 5일~7일에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SU 이사회 (ISU Council)에서 결정된 사항이

10월 16일 ISU Communication No. 1767을 통해서 발표되었는데요.

 

출처:http://www.isu.org/vsite/vnavsite/page/directory/0,10853,4844-130127-131435-nav-list,00.html

1767 Decisions of the Council Prague.pdf

 

개최지 결정된 것만 보고 닫으려다가 또 뭐가 결정되었나 보려고 주욱 스크롤을 내렸더니.

놀라운 꼼수가 담긴 결정들이 또 이루어졌더군요.

 

어쩌면 그랑프리 개막에 맞추어 이리도 적절한 폭탄을 주면서

피겨에 대한 애정을 떨어뜨리게 하는지,

ISU의 타이밍 감각은 항상 감탄을 불러 일으킵니다.

 

1) 올림픽 주최국 자동출전권 폐지

그동안 올림픽 주최국에 주어지던

피겨 스케이팅 종목당 1장의 자동 출전권이 폐지되었습니다.

그것도 소치올림픽까지는 자동출전권이 인정되고,

평창올림픽서부터 없어집니다.

결국 한국은 올림픽 주최국임에도 피겨 스케이팅 출전을 위헤서는 예선을 통과해야하는

첫번째 개최국이 되었습니다.

시니어 나이제한, 가사 있는 음악의 사용 등등 매번 우연히도, 또한 놀랍게도

러시아는 해당이 없고 한국부터 해당되는 이 놀라운 타이밍.

관련포스팅: [ISU 헌정칼럼 2] 피겨 최소점, 나이 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2) 기술 최저점 조정

챔피언쉽 대회 출전 엔트리 마감 2주전까지

최저점 자격자의 숫자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면

최저점을 "약간" (slightly)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챔피언쉽 출전 자격 기술 최저점 에 대한 회원국들의 항의가 많고,

여름 B급 대회를 통해 본 결과 통과자가 생각보다 적어서 그런듯 싶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결정은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최저점을 통과하더라도 

각 챔피언쉽 엔트리 마감 2주 전에 ISU 협의회가 조정하는 점수에 의해

출전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럴거면 시즌 전에 최저점은 왜 정하는 걸까요? 

 

3) 피겨 개발도상국을 위한 새로운 대회 개최

피겨 개발 도상국(후진국이라는 이야기겠죠...)을 위한 새로운 대회(World Development Trophy)를 창설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럼 참가 자격은 어떻게 정하나요?

ISU가 너네는 피겨 후진국이야 라고 정해주면,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늘어서 좋아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피겨 후진국이라고 좌절해야 되나요?

기술 최저점 통과를 위해 국제 대회 하나가 아쉬운 판에

만약 피겨 후진국 선정이 안되면 

선정되기 위해 로비라도 해야되나요?

그랑프리 시리즈 참가자격은 피겨 강대국 위주로 규칙을 바꾸어

변방국 선수들의 참가는 더욱 어렵게 해놓고서,

옛다~~~ 피겨 후진국들 위해 시리즈 하나 만들어주마 하고 던져주는

ISU의 태도가 기분나쁜건 저뿐인가요?

관련포스팅: [ISU 헌정 칼럼]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그들"의 꼼수

 

이 놀라운 결정사항들로 인해

가장 직접적으로 손해를 보는 회원국은 어디일까요?

과연 이러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한국 빙상연맹은 어떤 대책이 있었고,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요?

 

ISU의 이 오만함과 기발한 꼼수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빙연의 무력함에 정말 할말이 없어집니다.

 

사실 커뮤니케이션 1767을 보고 너무 황당해서

몇번씩 다시 읽고 특히 개최국 출전권 관련된 사항은

문장을 계속 들여다 봤습니다.

제가 오역했기를 바라면서요...

하지만, 다시 몇번씩 들여봐도 명확하더군요.

 

9. ISU Special Regulations Single & Pair Skating – Olympic Winter Games

The ISU Council noted that based on a proposal from the ISU Single & Pair Skating Technical Committee and Ice Dance Technical Committee (Proposal No 177 of the 2012 Congress Agenda), Rule 400, A/B, paragraphs 5 have been amended by the 2012 Congress. The two paragraphs 5 of the 2010 Regulations have been deleted. This means that in case the Single & Pair Skating and Ice Dance competitors of the ISU Member of the country hosting the Olympic Winter Games do not qualify through the normal qualifying procedure, one competitor per discipline of the host Member shall no longer have the right to participate in the Olympic Winter Games.

For the Sochi 2014 Olympic Winter Games, the ISU Council, conscious of the 2014 Olympic Winter Games Qualifying System already approved by the IOC Executive Board and therefore prevailing over the ISU Regulations, decided that based on the powers granted to the ISU Council as per the ISU Constitution, Article 17.1.q)ii), Rule 400, A/B, the two paragraphs 5 as stated in the 2010 Special Regulations Single & Pair Skating/Ice Dance remain in force. The amendment decided by the 2012 ISU Congress becomes effective for the 2018 Olympic Winter Games only.



이 때부터 빙연과 언론의 반응이 궁금해서

인터넷 서치를 해봤는데요.

서치 결과는 ISU의 결정사항 만큼이나 절망스럽더군요.

 

위의 사항이 발표된 것은 10월 16일,

5일여 지났기 때문에, 이 사실을 다룬 기사가 최소한 몇개는 있을줄 알았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

빙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언론에서도 아무도 다루지 않았더군요.

평창 관련 홍보할 일이 있으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가져다가 홍보하던

이들이 이번에는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찾은 유일한 언급은

다음 일반스포츠 토론방에 유저가 올린 게시물이 전부였습니다. 

http://sports.media.daum.net/ncenter/debate/moresports/#read^bbsId=F009&articleId=438486&tracker=off

 

9월말 올라왔던 연합뉴스의 제목이 눈에 밟히더군요.

한국 피겨, 소치·평창올림픽 향해 '잰걸음'

1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평창 올림픽을 위한 걸음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새로 자라나는 피겨 유망주들의 스텝을 가볍게 해주지 못할 망정

어른들은 다시 빙판에 모래를 뿌려놓았습니다.

 

 

제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외국 생활에서 절실히 느낀 것이 하나가 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철저히 당연하게 생각되던 합당한 권리마저 빼았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으면 절대 겸손해서 그러려니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보라고 생각하죠...그리고 다음에는 더 많은 것들을 빼앗으려 하죠.

권리를 빼앗겨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소리를 높이면, 비록 그 때는 실패하더라도 다음부터는 절대 무시하지 못합니다.

 

언제까지 매번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빼앗기고도 쉬쉬하고 가만히 있으면서

눈치나 보고 있을건지요?

 

물론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피겨 유망주들은 이러한 역경도 정면으로 돌파할 것입니다.

누구도 시비걸 수 없는 실력을 만들어서 말이죠.

 

그리고

매번 따뜻하게 덮어줄 지붕은 커녕

있던 지붕마저 거덜내는 꼰대 같은 어른들을 창피하게 만들겠죠.

 

하지만,

언제까지 부끄러운 어른들이 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시니어 그랑프리 시작과 함께 멋진 폭탄을 안겨준

ISU 덕분에 다시 뒷머리가 땅기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ps. ISU 헌정 칼럼은 시리즈로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ISU 헌정 칼럼]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그들"의 꼼수

[ISU 헌정칼럼 2] 피겨 최소점, 나이 제한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

제 54회 ISU 정기총회에서 피겨,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에 관해 논의되던 사항들이 결정되었습니다.

아직 자세한 사항들이 모두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ISU 홈페이지에 변동사항에 관한 요약이 올라와있습니다.

http://www2.isu.org/vsite/vnavsite/page/directory/0,10853,4844-205151-222374-nav-list,00.html?id=1080


피겨 스케이팅 에 관한 것만 정리를 하자면


소치 올림픽 이후 

2014-2015 시즌부터 보컬 음악의 싱글 및 페어 사용이 통과되었습니다.

저는 보컬 음악의 사용이 영어권 및 유럽국가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이고,

선수들의 음악해석력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는 생각에 반대의견이었는데요.

결국은 이른바 피겨 강대국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통과되었네요.

관련포스팅 -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ISU의 꼼수


해외포럼에서도 음악 해석을 가로막는 개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Adele의 음악을 쓰겠군"과 같은 감정 호소력이 짙은 음악에 대한 편중을

시니컬하게 경고하는 멘트들이 주로 나오고 있구요.

관련포스팅 - 피겨쥬크박스 Someone like Adele

한편으로는 이미 보컬 음악이 허용된 아이스 댄스의 경우에도,

많은 팀들이 연주음악을 사용하는 예를 들면서

보컬 음악이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의견도 있습니다.


시니어 연령제한이 그랑프리는 14세, 시니어 챔피언쉽과 올림픽이 15세였던 것을

모두 15세로 통일하였습니다. 그리고 2014-2015년 부터 적용됩니다.


해외포럼에 의하면, 안건 상정 전에 소치 올림픽 이후인 2014-2015 시즌부터 시작하기로

러시아 측에 의해 부가조항이 넣어졌다고 하는데요.


또하나 중요한 것은 시니어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주니어 유턴 금지조항의 부결입니다.

요약본에는 없는 것으로 보아 통과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해외 포럼에 의하면

긴 토론 끝에 안건에서 제외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2012 주니어 월드 챔피언인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선수는

1998년 6월 생으로 2012년 7월 1일 0시 기준으로 만 14세이지만,

15세로 변경된 연령제한 룰이 2014~15시즌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그랑프리는 14세로, 챔피언쉽은 15세로  적용되었던,

11-12시즌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선수와 마찬가지로

그랑프리는 시니어로, 월드는 주니어로 나올 듯 합니다.

결국 컵 오브 차이나는 장강의 옛물결 vs. 러시아의 소용돌이의 대결이 되겠네요.

관련 포스팅 - 2012-2013 피겨 그랑프리 일정 및 관전 포인트


공교롭게도 혹은 러시아가 의도했던 대로

나이 제한과 시니어 경기 참가자의 주니어 유턴 금지 조항 투표 결과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선수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외에도 spins, footwork, lifts, twists, death spirals 에서

기존의 1-4 레벨에서 1레벨 밑에 0레벨이 신설되었습니다.


이번 시즌부터 세계대회 예선전이 없어집니다.

2013년 월드를 개최하는 캐나다가 일정 변경이 불가하다고 했는데,

싱글 경기 티켓 판매를 연기한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일정 및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선수권과 마찬가지로 올림픽에서도

페어는 16개팀, 아이스댄스는 20개 팀이 프리 프로그램에 진출하게 됩니다.

지난 밴쿠버 올림픽 때에는 페어는 20개팀(20개팀 참가), 아이스 댄스는 24개팀(23개팀 참가)이 프리 진출 규정이었습니다.

별다른 단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소치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ISU 레프리(ISU Referees)와 국제 심판(International Judges)에 대한 평가 도입하기로 결의되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절차와 사항은 추후 발표때까지 기다려야 할 듯 합니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케이팅에서도 몇가지가 변화했는데요.

프로그램 구성요소가 더 자유로워지고,

싱크로나이즈드 주니어 세계선수권이 2013년 핀란드 헬싱키 대회를 기점으로 2년 마다 개최될 예정입니다.


또한 2016년에 회장 선거를 치루게 됨에 따라 친콴타는 2년이 늘어난 2016년까지 ISU 회장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주니어 세계선수권 참가 이전과 이후의 참자가들의 랭킹변화입니다. (출처: FSUniverse.net)

Adelina Sotnikova 19 to 14
Joshi Helgesson 23 STAY
Polina Shelepen 27 STAY
Christina Gao 28 STAY
Risa Shoji 34 to 31
Gerli Liinamae 39 to 35
Zijun Li 40 to 29
Patricia Glescic 43 to 31
Monika Simancikova 48 to 49
Vanessa Lam 60 to 56
Julia Lipnitskaia 67 to 45
Satoko Miyahara 95 to 58
Hae-Jin Kim 99 to 70
Miu Sato 101 to 85
Gracie Gold 129 to 65
Kaetlyn Osmond 139 to 97
Ziquan Zhao 172 to 113
Isadora Williams NONE to 193

김해진 선수는 99위에서 70위로 상승했습니다.


한국선수들 랭킹을 살펴보면

김연아 11
곽민정 60
김해진 70
윤예지 100
김채화 109
박소연 111
이호정 121
김나영 128
서채연 131


참로고 포인트 산정방식
은 3년간 각 시즌의 점수가 가까운 순으로

100/100/70 의 비율로 합산되고.

대회의 위상에 따른 다음의 카테고리에 따라 점수 합산방식이 다릅니다.

1) ISU CHAMPIONSHIPS (Olympics, Worlds, Euros, 4CC, JW)
한해에 가장 높은 포인트를 기록한 1번의 포인트가 기록되며,

3년간 한 선수당 가장 높은 최대 2개의 포인트가 계산됩니다.

2) GP/JGP

한해에 가장 높은 2번의 포인트가 기록되며,

3년간 한 선수당 최대 4개의 포인트가 계산됩니다.


3) 포인트 인정 B급대회

한해에 가장 높은 2번의 포인트가 기록되며,

3년간 한 선수당 최대 4개의 포인트가 계산됩니다.


더 자세한 월드 랭킹은

http://www.isuresults.com/ws/ws/wsladies.htm

참조하세요.


그럼 랭킹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위의 링크를 확인해서 보셨으면 알겠지만,

테니스나 다른 종목의 랭킹과는 달리

피겨 스케이팅 월드 랭킹은 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김연아 선수의 예에서 보듯이

사실 시즌을 쉬는 선수들의 경우에는

랭킹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 오히려

지난 시즌은 세계선수권만 참여하고

이번 시즌은 비웠는데도

11위에 있다는 것 자체가 2009-2010년 시즌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반증하는 거지요.

2009-2010년 시즌은 다른 두 시즌에 비해 비율도 낮게 반영되는데도 말이죠.


34위에 있는 조애니 로셰 역시

바로 복귀하더라도

같은 캐나다인 신시아 파뉴푸(19위), 아멜리아 라코스테 (25위)

보다 실력상으로 뒤질 이유가 없죠. (거의 1년 반만에 시험삼아 뛰어 본 재팬컵에서 우승했듯이)


최상위권 뿐만 아니라 중상위권도 랭킹이 실력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개최국에 의해 독점되는

시니어 그랑프리 참가 기회와 관련된 구조적 문제 때문입니다.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 대부분 그러하듯,

구조적 문제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유리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불리합니다.

게다가 인식하기도 쉽지 않고 혹여 인식하더라도 개선하기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습니다.


그 구조의 틀을 깨고

피겨 변방에서 나타난 김연아 선수의 믿기지 않는 활약과

여기에 대해 피겨 강대국의 집단 이익에 따라

각종 게임룰과 대회 참가 자격을 변경하며 대처해온

ISU의 그동안의 행태를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설적으로도 ISU는 김연아 선수의 활약을

피겨의 공정성에 대한 증거로 자신들이 편할 때 사용하면서,

뒤로는 그나마 남아있던 최소한의 공정성과 기회의 균등을

더욱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방향으로 바꾸었습니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가사 들어간 음악의 싱글 및 페어 경기 사용도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여자 싱글과 페어의 중심이 이미 아시아권으로 넘어온 것과

게다가 이번 주니어 월드에서 보듯이 남싱마저 넘어오려 하는 것과 전혀 관계가 없을까요?

표현력이 딸리는 영어권 국가들의 스케이터를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인기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K POP 스타에서

결국 재능있었던 외국인 참가자들이 언어의 벽을 넘지 못해

본선에서 하나둘씩 탈락한 것과 

미국교포 참가자들이

"K" POP 스타에서 왜 굳이 가요대신 팝송을 부르려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될 것입니다.

노래도 피겨 스케이트도 결국에는 "몸"이 "감정"에 대해 기억하는 퍼포먼스입니다.


(사진 K pop 스타 top 8 진입에 실패한 김나윤, 그리고 뒤로 톱 8에 살아남은 마지막 교포 참가자 박제형)


가사 들어간 음악을 사용하면 영어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간혹 불어들의 유럽권 언어의 음악이 

많이 사용될 것입니다.

왜냐면 심판들이 아는 언어가 그러하니까요.

영어라는 국제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영어권 국가 선수가 유리할 것은 자명합니다.

게다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더라도

유럽어권의 사람들이 영어에 대해 적응하고 느끼는 감각은

동아시아권 언어의 사람들과는 언어 구조상 확연히 차이가 많이 납니다.

토익, 토플의 탄생과 제도의 변경은 사실상 동아시아권 유학생들을 테스트하고 스크리닝 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저는 가사 음악 컴피 사용에 대한 일본 피겨연맹의 입장과 반응이 상당히 궁금합니다.

19세기 이후 "탈아입구"를 외치며 항상 서구 중심부와 아시아의 사이에서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던 그들이 이번에는 또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떠한 논리를 가져다 댈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결국,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온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결과적으로 그러한 일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ISU의 행동과 그 이후의 일련의 모습들은

기득권 중심부가 어떻게 구조적 통제와 권력을 사용하는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인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눈에는 피겨 변방인 한국에서 온 조그마한 선수의 피겨사를 뒤엎는 활약은

견고한 시스템이 예상하지 못했던 균열로 비춰졋을 테니까요...

있을수 없는 일 혹은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활약은 그들에게 거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이러스 퇴치하듯이 시스템의 균열을 찾아내는 데 집착하고 더 보강합니다.


하지만...그러면 그럴수록, 완벽한 구조와 시스템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요...


휴~~~다시 그랑프리와 랭킹 이야기로...



하지만 역설적으로도 이 랭킹이 중요한 곳이 있는데

바로 시니어 그랑프리 초대를 받는데 있어서 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주최국가가 아닌 경우는

주최국 초청권도 없어 더욱 그렇죠...


사실 이번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를 꺽고 은메달을 차지하며

미국팬들의 찰랑찰랑 넘치는 관심에

결정적 물한방울을 떨어뜨린

그레이시 골드의 경우


주니어 그랑프리에 1번만 참석했고,

그래서 그 대회에서 우승했음에도

주니어 그랑프리 포인트가 모자라 결국 파이널에 못나갔습니다.


잠간 곁이야기로 그럼 왜 미국 연맹은 이렇게 잘나가게 된

그레이시 골드를 주니어 그랑프리에 한번만 내보냈을까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번 1월 내셔널 주니어에서 우승한 그레이시 골드는

사실 지난 시즌에는 중서부 예선에서 탈락하며

내셔널 진출조차 실패했었습니다.

그후 이번 시즌 시작전에 열렸던 미국내 경기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보여 그나마 1번의 출전권을 줬던 것이죠...


올림픽 및 월드는 무조건 단판승부 내셔널에 의해 좌우되고,

주니어 그랑프리 및 해외 대회 배정에 내셔널 순위가 사용되는 등

내셔널이 미국피겨인들에게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해보면,


그레이시 골드의 주니어 그랑프리 1번의 출전은

즉 야박한 게 아니라 사실 거의 특혜를 준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만약 그레이시 골드가 마지막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가 아닌

초반부에 참여해서 1위를 했다면,

다른 선수를 대신하여 한번더 기회를 줬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최근의 미국피겨인들의 그레이시 골드 사랑은

엄청납니다.


다시 이야기를 시니어 그랑프리 참가로 돌아와보자면

그레이시 골드는 주니어 월드에서 은메달을 땄음에도

국제대회 경험이 별로 없어 랭킹은 65위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주니어 월드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나이가 될 경우 그 다음해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초청을 했었는데요.


이번에 설령 그레이스 골드가 4위를 차지했더라도
미국 피겨 연맹이 밀어주는 한

다음 시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그레이시 골드가 부상이 없다면 참가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주최국가에게 배정되는 3장의 주최권을 미피겨 협회가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주니어 그랑프리는 주니어 월드 성적에 따라

국가마다 장수를 배정받아

해당 연맹에서 선수를 선발하는데 비해


시니어 그랑프리는 그랑프리 주최국을 제외하고는

국적과 관계없이 남는 자리를 ISU가 시니어 세계대회 성적 및

랭킹에 의해 배정합니다.


다시 김해진 선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만약 김해진 선수가 이번 주니어월드에서

4위를 차지했더라도

시니어 그랑프리에 못다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제 시니어 시즌에 들어간

우리 주니어 선수들은 B급 대회 참가등을 통해 랭킹 관리를 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 동유럽 쪽의 선수들이 시즌베스트가 그리 좋지 않아도

실력보다 월드 랭킹이 높은 것은

유럽에서 많이 열리는  B급 대회에서 포인트를

쌓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해진 선수는 이미 그랑프리는 이번 시즌부터 시니어 나이에 해당되었고, 다음 시즌부터는 월드도 시니어 나이가 되었죠

97 하반기 태어난 선수들과 98년 상반기 선수들도 다음시즌부터 시니어 그랑프리에 해당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정리해본 시니어 그랑프리 출전 선수 방식입니다. (펼쳐보기 클릭)



그런데 왜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해야 될까요?


시니어 그랑프리 참가가 중요한 이유는

우선 눈도장을 찍는데 있습니다.

심판들도 사람인지라

자주 보고 익숙한 선수에게 PCS가 좀더 후하겠지요..


그리고 대회경험 자체는

선수에게 있어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번 주니어 월드에 참가하면서

해진선수가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

우리가 직접 보고 있으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심판 판정에 대해 속상한 일이 많은데,

이른바 피겨 강대국 선수들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가 늦어진다면...

그 격차는 더욱더 벌어질 것입니다.


능력이 기회를 부여하는것 같지만 

많은 경우 사실은 기회가 능력을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잘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시니어 그랑프리 참가와 랭킹에 대한 전략적인 생각이 중요할 듯 합니다.


한국에서 최근의 피겨 열기를 바탕으로

포인트를 인정해주는 B급대회를 주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도 있겠죠....


여하간 랭킹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보충하려고 했는데

쓰기 시작하니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이런 이야기를 길게 시작하게 된 것은....

책장위에 놓아둔

지난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 (그랑프리 캐나다) 직관 갔을 때 샀던 배지 때문입니다.


김해진선수를 주려고 샀던 것인데,

지난 겨울 잠시 한국에 갔을 때 전달하지 못하고

다시 가지고 이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책장 위에 놓인 그 배지를 볼때마다

그랑프리에서 느꼈던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가 생각나면서,

한국 남녀 선수들을 조만간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꼭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 3월말 부터 다음시즌 그랑프리 배정에 중요한
니스에서 벌어지는 시니어 월드에는
김민석, 곽민정, 서채연 선수가 출전합니다.

우리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의 희망, 그리고 우리 피겨 팬들의 희망 곧 이루어지겠죠?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 앙드레 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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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에 가사음악 컴피 사용과 관련하여 "욕설없고 깨끗한" 힙합의 사용도 허용하려 한다는

ISU의 발표가 있었다고 합니다.


"욕설없고 깨끗한 힙합"은 "점프, 스핀, 트위즐 없는 피겨 스케이팅"과 같습니다.

ISU의 고귀한 예술적 식견에 대해 깨끗하지 않은 욕설을 바가지로 보냅니다.


"욕설없이 깨끗해햐 할 것"은 힙합이 아니라 바로 당신들 ISU 집행부이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열정으로 자신의 몸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차가운 얼음에 던지는 이 선수들의 노력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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