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그리고 중국의 페어 훈련


이제 북미 이외에

러시아, 중국, 독일
, 프랑스, 이태리

페어 훈련지를 살펴보도록 하죠.

 

지난 편을 못 읽은 분들은

한국 페어 스케이터 육성 특집 - 오디션 및 페어선수의 자격

한국 페어 스케이터 육성 특집 - 미국, 캐나다, 일본의 훈련지



페어의 강국

중국과 러시아는 자국 선수에게 중점을 두면서

다소 폐쇄적일 것으로 생각되기는 합니다.


러시아 


러시아는 여전히 페어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막강한 선수층과 전통, 그리고 유능한 페어코치들이

밴쿠버 올림픽에서의 노메달의 충격을 벗어나

페어 왕국 러시아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죠.


러시아 페어는 자국 페어 선수의 외국 선수로의 활동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고,

또한 외국 선수들의 훈련도 러시아로 국적을 바꾸어

페어팀을 이루지 않는 한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유코 가와구치의 경우처럼 러시아 남자 페어 선수와 팀을 이루어

세인트페테르부르크에서 훈련하며 2001 주니어 월드 은메달을 딴 적도 있지만,

푸틴 정권의 자국 스케이터와 링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강화될 수록

상대적으로 외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받지 않고 있고,

자국 선수도 외국연맹에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러시아 출신인 2009 주니어 월드 페어 우승자 루보프 일루셰키나

남자 파트너와 헤어진 후 프랑스 선수인 야닉 코푼 선수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려 했지만,

러시아 연맹의 이적 거부로 2년 반 동안 컴피에 뛰지 못했습니다.

최근 다시 팀을 이룬 캐나다의 딜란 모스코비치와의 파트너쉽도

아직 러시아가 허가해주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전통은 과거 공산주의 소련 시절의

엘리트식 피겨 선수 육성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국가가 전적인 지원을 해주는 대신 

선수들을 국가의 자산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소련의 몰락이후 국가의 지원이 끊겼고,

1990년대 코치와 스케이터들이 해외 각지로 살길을 찾아 나갔습니다.

하지만 다시 경제가 살아남에 따라 2000년 대 초반부터 러시아로 돌아오기 시작했죠.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예전의 피겨 스케이팅 인프라가

복원되기 시작합니다.

 

1) 보로비오비 고리 (Vorobiovy Gory) 클럽 (모스크바)


최근 페어로 가장 각광받는 러시아 페어 클럽이죠.

이 클럽의 대표 코치는 니나 모제르 (Nina Mozer) 코치입니다.

블라디슬라브 조프니르스키 (Vladislav Zhovnirski) 그리고

우크라니아 출신 스타니슬라브 모로조프 (Stanislav Morozov)가 같이 지도하고 있죠.

페어 선수 출신인 모제르는 페어 코치만 해왔는데,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잠시 미국에서 코치를 하기도 했지만,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옵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이후 파트너와 결별한 막심 트란코프와 새로운 파트너 타티아나 볼로소자 팀을

볼로소자를 코치하던 모로조프와 함께 지도하여

일약 톱 페어로 올려놓습니다.

2012년 9월 러시아 테스트 스케이트에서의 볼로소자/ 트란코프 그리고 모로조프와 모제르 코치 모습이 담긴 영상입니다.


그리고 테스트 스케이트 이후의 볼로소자/트란코프의 인터뷰입니다. 


이들의 성공과 함께

니나 모제르의 다른 팀들도 서서히 소치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떠오르게 되었고,

러시아 내셔널에서 포디움을 휩끌게 됩니다

결국 모제르는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3팀의 러시아 페어를 동시에 코치하게 되었는데요.

타티아나 볼로소자/막심 트란코프, 크세니아 스톨보바/페도르 클리모프,

그리고 베라 바자로바/유리 라리노프가 같은 링크에서 훈련했죠.

소치 올림픽, 이들은 홈링크에서 페어 금,은메달을 휩쓸었습니다.

단체전 금메달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2) 유빌레이니 스포츠 펠리스 (Yubileyny Sports Palace)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


지금은 모스크바 페어에 자리를 내줬지만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에도 

강력한 페어의 전통이 있습니다.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에 알렉세이 미쉰 코치의 싱글 스케이팅 전통이 있다면

페어에서는 이고르 모스크빈(Igor Moskvin)타마라 모스크비나 (Tamara Moskvina) 부부코치가 있습니다.

러시아 페어 최초 금메달리스트를 이고르 모스크빈이 발굴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그의 아내인 타마라 모스크비나가 함께 코치하며

부부 코치는 합계 6팀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를 배출했습니다.

각각 1991년 월드, 그리고 1994년 굿윌게임 페어 방송 전에 방영된 이고르 / 티마라 코치에 대한 영상 클립 두개입니다. 

 


공산주의 소련의 몰락이후 국가의 지원이 끊기자

모스크비나는 자신이 코치하는 선수들을 위한 매니지먼트 역할까지 하면서

러시아 페어 왕국의 전통을 지킵니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을 앞 둔 나탈리아 미슈크테노크 /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에 대한 소개입니다.


유빌레이니 스포츠 펠리스 (Yubileyny Sports Palace) 링크에서는

모스크비나의 뒤를 이어

최근에는 제자인 올렉 바실리예프(Oleg Vasiliev)가 바통을 이어받아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 토트미아나/마리닌이 금메달을 따도록 지도했습니다.

하지만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 페어는 최근 주춤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책임졌던 밴쿠버 올림픽에서

모스크비나가 지도한 가와구치/스미르노프 팀이 포디움에서 탈락했고,

바실리예프가 지도했던 무코토바/트란코프 팀 역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러시아 페어가 1964년 인스부르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46년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물론 

포디움에서 마저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코치와 사이가 안 좋던 트란코프는 생 페테르스부르크를 떠나 모스크바로 가서

볼로소자와 새로운 팀을 결성, 니나 모제르 코치에게 지도를 받아 소치 올림픽에서 챔피언이 되었죠.

최근 모스크비나가 코치에서 은퇴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새로 결성된 베라 바자로바/안드레이 데퓨타트 팀도 

4월부터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에서 바실리예프에게 코치를 받고 있지만,

바실리예프 마저 재정적인 이유로 이들을 데리고 떠날 다른 훈련장소를 찾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싱글 스케이팅에 대한 지원집중과 모스크바 페어팀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클럽이 최근 많이 밀리는 모습입니다.


이외의 러시아 페어 클럽들 


- 모스크바의 CSKA 스케이팅 클럽

예전의 최고 전성기만은 못하지만 페어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클럽입니다.

스타니슬라브 주크(Stanislav Zhuk) 그리고 그에 이은 타티아나 타라소바 (Tatiana Tarasova) 코치에 의해

러시아의 전설적인 페어팀이 탄생했었죠.

파트너를 바꾸어가며 3연속 올림픽 챔이언이 된 로드니나/울라노프, 로드니나/자이체프

그리고 고르디예바/그린코프 모두 이곳 출신입니다.

최근에는 페어보다는 싱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모스크바  UOR4 클럽 (UOR 4 Moscow Gomelski) 

몇년전 링크를 연 이곳에서 

새로운 페어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이 훈련하는 메히타 (Mechta)링크는

한국의 아댄팀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팀이 훈련하는 곳이기도 한데요.

1992 올림픽 페어 금메달리스트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오랜 페어 코치 경력을 가진 나탈리아 파블로바가 가르치고 있습니다.

두 코치는 원래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 출신으로 그곳에서 코치를 했었는데요.

파블로바는 2007년에, 드미트리예프는 2012년에 모스크바로 옮겼습니다.


중국


세계적인 페어 레전드 쉔 슈/자오 홍보를 배출한

중국의 피겨 인프라는 페어 선수 육성을 목표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십년이 넘는 노력과 헌신의 결과였죠 

2004년 세계선수권 쉔/자오의 플러프입니다.

 

중국은 쉔/자오가 그랬듯이 국가 주도의 훈련 캠프를 통해 엘리트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죠.

주로 하얼빈에서 유망주들을 선발해 베이징의 국가대표 훈련 캠프에서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엘리트 페어 스케이터를 육성해내고 있습니다.

싱글 스케이트보다는 페어가 중국 피겨 스케이팅의 전략 종목입니다.

 

센 / 자오의 연습 장면 캡쳐 (from CNN 2010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페어 은메달을 차지한

장단/장하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피겨 육성 시스템에 관한 영상입니다.


 

2014 주니어 월드 페어 포스팅에서 이야기 했듯이

관련포스팅: 2014 주니어월드 페어 - 유사오유/진양, 중국페어의 미래

컴피에서 은퇴한

자오 홍보가 야오빈 코치 밑에서

코치 수업을 쌓으며 레전드 선수에서 이제

레전드 코치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고, 

이들에게 지도를 받는 펭/장수이/한조의 

성장을 보면 중국은 이제 한세대의 성공을 넘어서 

페어에 있어서는 선순환의 구조를 정착시키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증명하듯

이들이 키우는 주니어 팀

유 샤오유 / 진 양 팀이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중국 페어의 미래로 떠올랐습니다.


독일

카타리나 비트가 훈련했던

켐니츠 스케이팅 클럽 (Chemnitzer EC)에서

페어 팀을 키우고 있습니다.

알리오나 사브첸코 / 로빈 졸코비가 여기에서 훈련했었죠.

코치는 켐니츠 링크에서 훈련하며

페어 월드챔피언이 된 잉고 스토이어 (Ingo Steuer)입니다. 

 

그리고 알리오나 사브첸코는 졸코비의 은퇴후

프랑스의 브루노 마소와 새로 파트너가 되어

잉고 스토이어의 코치 아래 다시 올림픽에 도전합니다.

독일 연맹의 지원여부에 따라 훈련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버르스도르프 스케이팅 클럽 (EC Oberstdorf) 에서도

체코 페어 선수출신의 카렐 파이프르 (Karel Fajfr) 코치가

독일 페어팀을 지도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프랑스 페어 선수 브루노 마소와 새로 팀을 이룬 알리오나 사브첸코는

잉고 스토이어의 코치아래

프랑스 서북부 도시인 칸(Caen)의 스케이팅 클럽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독일 연맹의 지원여부에 따라 훈련지가 바뀔수 있다고 하네요.

한편, 바네사 제임스/모간 사이프레스파리에서 훈련해 왔습니다.


이태리

주로 밀라노에서 페어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미국 등에서 보강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해체했지만) 베르통/호타렉의 팀의 경우

미국 디트로이트(제이슨 던전 코치)와 독일 오버스로드프

그리고 밀라노(프랑카 비앙코니)로 옮겨다니며 훈련했습니다.

또한 모니카/구아리즈 팀은 러시아 세인트 페테르스부르그의 

유빌레이니 스포츠 펠리스 링크에서 바실리예프 코치와 함께 훈련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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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페어는 제 피겨 스케이팅의 첫사랑입니다.


카타리나 비트로 피겨 스케이팅을 알게 되었지만

피겨 스케이팅에 빠지게 된 것은

바로 릴리 함메르 올림픽에서의 예카테리나 고르디예바 / 세르게이 그린코프

프리 "월광"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관련 포스팅: 피겨스케이팅 - 오래된 첫사랑 그리고 응답하라 1994




이번에 한국 페어 팀 모집 공고를 보니,

릴리 함메르 올림픽 때의 느낌

그리고

2년전 201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직관했던

페어 컴피의 스펙터클과 감동이 기억나네요.


영상으로만 보았던 페어 컴피티션을 

그해 가을 처음으로 직관으로 보았습니다.






볼로소자/트란코프, 두하멜/래드포드, 듀베/울프의 경기를 본 후

페어를 볼수 있는 직관은

어디든 찾아가는 페어 팬이 되었죠.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첫사랑을 만난 것 처럼


그리고 1달 뒤 미국 내셔널 지부예선에서

페어 컴피를 다시 볼수 있었습니다.


1시간 거리의 이스턴 섹셔널을 간 것은

싱글 경기를 보고 싶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페어를 보기 위해서였어요.

그 곳에서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가게된

그레첸 돌란/앤드류 스페로프

러시아 페어보다 더 고전적인 페어 경기를 보고 그들의 팬이 되었습니다.


2013 세계선수권에서는

알리오나 사브첸코 / 로빈 졸코비팡칭/통지안 조를 볼수 있었습니다.




몇년 후 다시 찾은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는

대회 중에 운좋게도 메간 두하멜 / 에릭 래드포드 팀과 

잠간이나마 이야기도 할 수도 있었구요.


링크에서만큼 오프에서도 

성실하고 진실한 태도를 가진 그들에게 

경탄하게 되었죠.


페어 선수 모집 공고를 보고

솔직히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반면 걱정도 됩니다.

페어는 쉽지 않은 종목이죠...

부상도 많고, 위험하기도 하고...


그리고 빙연에 의해 급조된 아이스 댄스 육성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았기 때문에...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페어 선수 지원을 할 스케이터들 그리고 부모님들께

어려운 길을 가시는 용기에 박수를 드립니다.


이국 땅에서의 첫 리프트가 쉽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어려웠던 만큼 

커다란 시도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피겨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 스케이터를 아끼는

스케이팅 팬으로

페어 선수들이 가는 길에 

조용히 하지만 꾸준히 성원을 보내겠습니다.


언젠가 링크에서 선보일 

다시 시작하는 한국 페어 선수들의 첫 리프트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몇년후 그리고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의 페어팀을 보게 된다면 

피겨 팬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한국 페어의 미래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스파이럴 드림


ps.

중국 페어팀의 첫 올림픽 영상을 링크합니다.



데스 스파이럴에서 넘어지는 등

비록 참담하게 경기를 망쳤지만,

이들의 올림픽 첫 경기는

수십년이 지난 후 다시 회자됩니다.


남자 선수의 이름은

야오 빈

중국 페어의 아버지,


바로 페어의 살아 있는 레전드

쉔 슈/ 자오 홍보의 코치입니다. 


그 자신 최하위를 했던 올림픽 무대에서

26년 뒤 야오빈의 제자들은 올림픽 챔피언이 됩니다. 


 

중국 페어의 도전을 다룬 다큐멘터리 클립입니다.



이번 포스팅을 하다보니

한국 피겨 페어에도 90년대 어려운 길을 걸어갔던

선구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안타깝게 단절되어 버린 한국 페어는 

이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다가올 시즌에 

연습에 힘들어하고 경기 결과에 실망할 때에

한국의 페어 선수들이

중국 페어의 올림픽 첫 경기와 이 다큐를 보았으면 합니다.


길을 만드는 사람은 

그만큼 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뚜렷이 기억된다는 것을...

몇 달전 한국의 스케이터 중에 페어에 도전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반갑기도 하고 깜짝 놀란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평창올림픽 자동 출전권도 없어졌던 상황이라

더욱 용감한 도전에 놀랐었죠.



출처: ISU 홈페이지


그 때 나중에 도움이 될까 해서

일단 피겨 팬으로서 그리고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알게된 북미 페어의 몇가지 정보들을

정리 해본 적이 있어요.


그 때 정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페어 선수 모집을 앞두고

페어 육성에 관한

포스팅을 올려봅니다.


이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개최국 자동출전권에 의해 출전권을 딸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기술 최저점을 통과해야 합니다.


평창올림픽까지 4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쉬운일은 아니죠.


한국 페어 90년대의 도전


한국의 페어팀이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던 것은

1992년 최정윤/이용민 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수 은퇴후 코치로 활동한

이용민 코치의 노력으로 국내대회를 통해 이후 5팀이 더 배출되었습니다.


국내 페어팀들에 대해서는
제 블로그에 좋은 댓글을 남겨주시는 나눈님께서
제 포스팅을 보고 댓글과 이메일로 도표까지 만들어서 알려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동계체전에 출전한 페어팀들의 명단입니다.



한국을 대표하여 유일하게 월드 출전했던 이용민 선수는 은퇴 후

(지금은 없어진 인천 대동빙상장에서) 코치로 여러 페어팀을 발굴하고 지도하기 시작했습니다.


96년에는 김민지(88년생) 최호석(87년생) 조를 발굴했고

다음 해에 결성된 이현희 (85년생)/ 차상찬 (86년생)조를 지도했으며


이 팀이 깨진 후 다시 결성된 김미희 (89년생) 차상찬 조는 광주 빙상장으로 옮겨서 지도했으며

마지막으로 김연정(89년생) / 김인배 (89년생)조를 차례로 코치했습니다.


이용민 코치는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코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차상찬 선수는 페어팀이 깨지고 싱글 선수로 더 활동하다가 은퇴 후 싱글 코치로 활동하고 있고

이현희 선수도 현재 싱글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한국 페어 선수의 명맥은

2003년 동계체전에 출전한 김연정 / 김인배 선수를 마지막으로 끊겨버렸습니다.


그 결과 90년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에는 페어 인프라가 전무합니다.


마지막으로 페어경기가 국내 대회에서 선보인 것은

2007년 동계체전에서의 김해진(!)/양재협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본격적인 페어팀이라기 보다는 시범경기라고 할수 있죠.

그래도 귀엽습니다...



오히려 북한의 경우에는 현재도 페어팀이 있습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 예선전인 네벨혼 트로피에서

박소향/송남일 팀이 123.54를 기록했지만,

아쉽게도 올림픽 페어 출전 대기자 1번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북한 페어팀은 올림픽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요.

2006 토리노 올림픽표영명/정용혁 팀이 참가했습니다.

쇼트 경기에 참가한 후 아쉽게도 연습중 부상으로 프리는 기권했습니다.


토리노 올림픽에서의 북한의 페어팀 표영명/정용혁 (출처: http://dunpil.tistory.com/294 )


이전에 한국 아이스 댄스 역사를 정리하면서도 느꼈지만,

한국 페어 역시 알려지지 않은 노력과 역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한국 페어의 선구자였던 이용민 코치의 노력이

중국과 달리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은 건

그에 걸맞는 국가나 연맹의 인프라 지원이 없었기 때문일까요?


대한 빙상연맹에서는

2년전 ISU 총회에서 잃어버렸던 평창올림픽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2013년 6월, 심판 익명제 폐지 부결등으로 말이 많았던 

이번 총회에서 찾아온 후

급하게 페어 선수 모집을 위한 공고를 냈습니다.


빙연이 지난 아이스 댄스 오디션의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빙연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언제나 능력의 부족은 물론 관료적인 마인드 그 자체 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페어 오디션은 아댄과 달리

무언가 보여주기 위한 전시 행정이 아니라

선수들의 장래를 생각하는 진정한 오디션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페어 선수 오디션에 대해


빙상연맹에서는 지난 7월 4일

평창올림픽을 대비하여 페어 선수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습니다.

출처: http://www.skating.or.kr/league/news.htm?section=view&tb_gubun=notice&Ctg=&page=1&idx=10731


자격 요건을 보면

남녀 모두 2001년 7월 1일 이전 출생이고

6급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이는 이번 시즌 주니어 연령 이상에 해당하는 선수들이고,

지원자격을 6급 이상으로 규정한 것은 기본적으로

트리플 점프를 1개 이상 뛰는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평창을 앞둔 단기적 시각으로 보면 6급이상이 적합하겠지만,

좀더 장기적인 계획으로 보면 지원자격으로

4급 혹은 5급 이상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7월 13일을 접수 마감일로 정한 것도

6급 이상의 지원자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7월 12일에 있을 2차 5급~8급 승급심사를 염두에 둔 것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 승급 심사에서 6급으로 승급되는 스케이터들도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승급 심사는 주니어 선발전이 7급으로 바뀜에 따라 7급 심사가 중요해진 것과 함께

페어 선수 지원 자격인 6급 역시 관심을 받을 듯 하네요.


공고에 따르면 1차 서류 심사로 남녀 5명 내외를 선발한다고 되어 있고,

2차 선발과 최종 확정은 아직 방법이 결정되어 있지 않은데,

여하튼 7월 중에 결정짓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아이스 댄스 육성 방안에서 빙상연맹이 보여준

실망스런 모습을 보고

과연 얼마나 스케이터들이 페어 선수 모집에 응할지도 의문이지만,

일단 서류 심사 서식을 보니 이번에도 그저 전시행정이 아닐지

우려가 되더군요.


첨부된 지원 서류 양식을 보니

성명, 생년월일, 소속, 학년, 급수, 성별, 지도자명, 연락처

이게 전부였습니다.

일단 페어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키와 체중을 적는 란이 없습니다.

대회 참가 경력과 페어 선수로 지원하는 동기나 이유 등을 쓰는 란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무슨 기준으로 서류 선발을 할지 참 궁금합니다.


페어 선수의 점프


일단 페어 선수의 자질에 대하여

몇가지 이야기를 해보죠.


페어 선수의 점프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페어의 경우

시니어 페어 정상급에도

사이드 바이 사이드 점프(페어 두 선수가 동시에 같은 점프를 뛰는 페어 기술 요소)로

더블악셀 혹은 트리플 토를 뛰면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두하멜 & 래드포드를 필두로 점점더 SBS 점프도 트리플 럿츠등의 고난이도 점프로 옮겨가고,,

사브첸코 & 졸코비도 쓰로윙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고 있기는 하지만서도..) 


즉 이번 페어 선수 모집의 기준인

6급 이상이면 페어경기를 위한 점프의 기량은 

갖추었다고 보면 되죠.


조금 욕심내서 트리플 살코를 뛰면 더 좋구요.

트리플 살코를 못 뛰더라도 괜찮습니다.


물론 메간 두하멜/에릭 래드포드 같이 

베이스 점수에 신경쓰는 경우 

사이드바이사이드로 트리플 럿츠를 뛰기는 하는데,

이것은 아주 예외적인 것이구요.


사이드바이사이드 점프의 경우

두 선수중 한 선수가 실수를 하면 

실수한 선수의 점프로 점수를 매기는데요.


사실 페어에서는 사이드바이 사이드 점프 외에도

쓰로윙 점프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남여 모두

기본적인 점프감각이 매우 중요하지만 특히

여자 선수의 점프 감각이 더 중요하죠.


아무래도 사이드 바이 사이드 점프를 뛸 때도 

점수를 생각하면 두 선수 모두 중요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여자 선수의 점프에 눈이 가더군요.


페어 선수의 체격 조건


하지만, 아이스 댄스와 마찬가지로 역시

남자 선수의 기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남자선수는 리프트, 데스 스파이럴, 트위스트, 쓰로윙 점프 등의

페어 기본 요소를 리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자 선수의 기본 체격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남자 선수의 경우 기본적으로 180 전후의 신장에

여자 선수는 160 이하의 작은 키가 남자 선수에게 부담을 덜 주겠죠.

대개 여자 선수가 160cm가 넘으면

남자선수에게 무리가 가서 부상의 위험이 늘어나

그 이하인 것이 좋습니다. 


2006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장단 / 장하오 팀의 경우

장단의 키가 계속 커서 169cm가 되었는데요 (사실은 더 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하 스케이터 키는 위키피디아를 참조)

183cm인 장하오와도 14cm 정도 밖에 차이가 안나서

결국 감당할수 없게 된 장하오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게 되었습니다.

페어 선수로 너무 키가 커져버린 장단은 결국 선수 생활을 접고 은퇴하게 되죠.

아래 사진을 보면 오른쪽의 장/장 커플의 키차이가 다른 두 팀에 비해 눈에 띄게 작은 것을 알수 있습니다.


2009 스케이트 아메리카 페어 시상식 기념사진, 왼쪽부터 아래부터 지그재그로

타티아나 볼로소자/스타니슬라브 모로조프, 셴 슈/자오 홍보, 장단/장하오 (Matthew Stockman/Getty Images North America)


장하오는 장단과 페어 파트너일 때도 사실 만성적인 어깨 부상에 시달렸었죠.

새로 바꾼 파트너인 펭쳉은 계속 크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156cm로

장하오와는 27cm의 차이가 나서 여유가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새로운 파트너와의 트위스트도 훨씬 여유 있는 모습입니다.



제가 응원하던

캐나다의 페어팀 마가렛 퍼디 (166) / 마이클 마리나로 (182) 커플도

퍼디가 계속 키가 크는 바람에 키 차이가 16cm에서 더 좁혀졌다고 합니다.

결국 지난 시즌 마리나로의 리프트가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부상에 시달리게 되었고,

그것이 해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마리나로는 신장이 작은 커스틴 무어-타워스 (149)와 팀을 새로 이루면서

33cm의 편안한 신장차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마가렛 퍼디는 키가 커버린 장단이 그랬던 것처럼 은퇴하게 됩니다.


2012 주니어 그랑프리 레이크 플레시드에서의 마가렛 퍼디/ 마이클 리나로, 멋진 팀이었는데...아쉽습니다.


여자 페어 선수가 키가 크면 시원하고 동작도 좋지만,

결국 그 부담은 남자 선수에게 가기 때문에

페어에서는 팀의 유지가 쉽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키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키차이가 너무 많이나면 트위스트와 리프트 등에서 힘이 덜들겠지만

전체적인 프로그램에서 균형이 잘 맞지 않습니다.

메간 두하멜(142),  에릭 래드포드(185) 팀의 키차이는 유명한데요.

무려 43cm의 차이가 나서 프로그램 구성 등에서

가끔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탑 페어 선수들의 키를 보면,

우선 페어의 레전드

센슈는 160, 자오 홍보는 177 입니다. (17cm 차이)



2013 그랑프리 파이널 포디움 기념사진을 보면

밴쿠버 이후 페어 BIG3 를 형성했던 페어 팀들의 키차이를

확연히 비교할 수 있습니다.


(AP Photo/Shizuo Kambayashi)


왼쪽 위에서부터 지그재그로

막심 트란코프 187, 타티아나 볼로소자 160 (27cm)

로빈 졸코비 175, 알리오나 사브첸코 153,  (22cm)

통지안 180, 팡칭 162, (18cm)


탑 페어팀들을 보면 대략 커플의 키차이가

20cm 내외의 팀들이 많은데요.

25cm~30cm의 키 차이가 다소 편안하다고 하더군요.


어떻든 기본적으로 남자 싱글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적당한 체격 조건의 남자 선수를 찾는 일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페어 역시 남자 선수의 수급이 가장 중요한 팩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남자 선수를 해외 선수를 데려오기도 하는데요.

이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본의 경우 다카하시 나루미/ 멀빈 트란 팀이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획득한 적이 있지만

두 선수 모두 같은 국적이어야 출전할 수 있는 올림픽을 앞두고

트란의 일본국적 획득 과정에서 이견이 생겨,

팀을 해체하고 다카하시가 일본 싱글 선수인 기하라 류이치와 다시 팀을 이룬바 있습니다.


여하튼 한국의 페어팀은 어떤 선수들이 선발되던

연습 환경과 코치진의 부족으로

한국에서의 훈련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럼 어떤 곳에서 페어 훈련을 할 수 있을까요?

각국의 페어 훈련 환경을 차례로 짚어보고,

한국 페어 선수들의 훈련 링크 후보를 찾아보겠습니다.


2 편에서는 우선

최근 단체전을 대비해 페어를 육성중인

일본의 예와

타국 선수들의 훈련에 우호적인

북미의 훈련환경에 대해서 알아보고,


3편에서는 중국, 러시아, 유럽의 페어 환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페어 스케이터 육성 특집 (2) 해외 훈련지- 미국, 캐나다,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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