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피겨 스케이팅계의 관심을 끌었던

2가지 룰의 변화가 있는데요.


바로 가사있는 프로그램의 싱글, 페어 도입과

동일 더블점프 프리 프로그램에서의 3회 이상 사용 금지입니다.


한국 피겨, 아직은 조심스럽게/조용히 지켜보는 중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과 아시안 트로피를 통해

한국 스케이터들의 많은 프로그램이 공개된 현재

국내 스케이터들에게는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았습니다.



가사 있는 프로그램


먼저 가사 있는 프로그램의 허용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차 승급과 주니어 선발전 그리고 아시안 트로피에서

공개된 한국 피겨 스케이터의 프로그램 중

이서영 선수의 쇼트와 윤선민, 장현수 선수의 프리 프로그램이

가사를 사용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들도 한 두문장 정도의 보컬이 부분적으로 쓰였을 뿐

본격적인 가사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일단 가사 있는 프로그램에 대하여

한국 선수들은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영어 가사가 모국어가 아니라 호소력이 없기도 하고

외국 안무가들도 한국 선수들에게 안무를 줄 때 가사 없는 프로그램을 주는 듯 합니다.


사실 저의 가사 있는 프로그램의 싱글/페어 도입에 대한 입장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예전에 isu가 이러한 방침을 도입한다고 했을 때 제가 썼던

포스팅을 인용해보죠.

_____________


출처: [ISU 헌정 칼럼] 그랑프리 출전, 랭킹, 싱글 가사 도입 그리고 "그들"의 꼼수


역설적으로도 ISU는 김연아 선수의 활약을

피겨의 공정성에 대한 증거로 자신들이 편할 때 사용하면서,

뒤로는 그나마 남아있던 최소한의 공정성과 기회의 균등을

더욱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방향으로 바꾸었습니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가사 들어간 음악의 싱글 및 페어 경기 사용도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여자 싱글과 페어의 중심이 이미 아시아권으로 넘어온 것과

게다가 이번 주니어 월드에서 보듯이 남싱마저 넘어오려 하는 것과 전혀 관계가 없을까요?

표현력이 딸리는 영어권 국가들의 스케이터를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인기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K POP 스타에서

결국 재능있었던 외국인 참가자들이 언어의 벽을 넘지 못해

본선에서 하나둘씩 탈락한 것과 

미국교포 참가자들이

"K" POP 스타에서 왜 굳이 가요대신 팝송을 부르려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될 것입니다.


(사진 K pop 스타 top 8 진입에 실패한 김나윤, 그리고 뒤로 톱 8에 살아남은 마지막 교포 참가자 박제형)


노래도 피겨 스케이트도 결국에는 "몸"이 "감정"에 대해 기억하는 퍼포먼스입니다.


영화 The Pillow Book의 한장면


가사 들어간 음악을 사용하면 영어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간혹 불어 등의 유럽권 언어의 음악이 

많이 사용될 것입니다.

왜냐면 심판들이 아는 언어가 그러하니까요.

영어라는 국제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영어권 국가 선수가 유리할 것은 자명합니다.


http://bobbyowsinski.blogspot.com/2013/07/top-10-most-misquoted-song-lyrics.html


http://www.shayan.com/3/song-lyrics/


게다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더라도

유럽어권의 사람들이 영어에 대해 적응하고 느끼는 감각은

동아시아권 언어의 사람들과는 언어 구조상 확연히 차이가 많이 납니다.

토익, 토플의 탄생과 제도의 변경은 사실상 동아시아권 유학생들을 테스트하고 스크리닝 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


2012년 3월 이런 포스팅을 했었고,

그해 6월 ISU 총회에서 가사 있는 프로그램은 14/15 시즌부터

싱글과 페어에도 도입되기로 결정되었죠.


어차피 가사 있는 프로그램이 허가되는

정책이 통과된 이상

이제는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최근의 K Pop의 해외에서의 인기와

리듬을 잘 살려주는 가사들을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공격적인 방법을 취할 수도 있겠죠.


사실 갈라에서는 이미 "강남 스타일"

그리고 이미 가사 있는 음악이 허용되던

아이스 댄스의 컴피에서는 박진영의 "Swing Baby"등이

프로그램에 사용된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즌 시작 전 4월 초에

90년대 가요들 중 프로그램으로 추천할 만한 곡들도

포스팅하면서 가사 있는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죠.


잠간 다시 제가 썼던 포스팅을 인용해보겠습니다.

_____________


피겨쥬크박스 - k Pop 열풍 그리고 빛나던 90년대 한국가요들


일단 첫 시즌에 어떤 가사 있는 음악들이 쓰일지

매우 궁금한데요.

우선 갈라를 통해 이미 몇시즌 그 인기를 증명한 아델

그리고 좀 실험적이라면 플로렌스 앤 머신 등의

여성 보컬의 음악이 여자 싱글 선수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애니매이션 "얼음왕국" (Frozen) OST "Let It Go"를 사용한

엘사들도 주니어 경기에 넘쳐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저는 가사 있는 음악의 피겨 컴피 음악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감정표현이 서툰 주니어들에게는 표현력을 기르기 보다는 

가사 있는 음악에 기대게 되는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고, 

또한 아무래도 심판진들에게 익숙한 영어 가사를 사용할 경우

영어권 스케이터들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케이팝 (K Pop)이 서서히 지구촌 곳곳에 알려지고 있는 지금

수세적인 반응에서 벗어나 이왕 이렇게 된거 

좀더 적극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처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하게된 두개의 프로그램이 있었죠.


지금은 아쉽게도 해체된, 

결성 때 기대를 모았던 아이스 댄스팀

최진주 (클라우디아 뮬러) + 장원일이 출연하는

작곡가 윤일상의 리메이크 앨범의 뮤직비디오입니다.




쿨이 불렀던 "애상"을 10cm가 

그리고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폴 포츠가 "I'm missing You"로 영어로 번안해서 불렀습니다.

뮤직 비디오에서 선보인 빙판 위에서의 안무들은 

가요의 가사와 선율에 아름답게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강한 인상을 남김 프로그램이 나왔습니다.

퀴즈...한국 남싱 피겨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무엇일까요?

바로 2012 올댓 스케이트에서 선보인

김진서 선수의 Fantastic Baby입니다.

신예지 안무가가 안무한 이 프로그램은 

피겨 스케이팅 팬들은 물론 전세계의 Big Bang 팬들까지 찾아 보는 바람에

바이럴 비디오가 되어 

현재 유튜브 18 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케이트를 신고 있지는 않지만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에서 

소녀시대가 공연한 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은반 위에서의 K Pop은 

한국 스케이터들에게 한정된 것은 아닌데요.


커트 브라우닝이 2011 올댓 스케이트 섬머에서

박진영의 허니에 맞추어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구요.



특히 2012년 "강남 스타일"의 세계적인 히트가 여기에 불을 당겼습니다.

이미 여러 선수들이 갈라로 사용했고,

그 중에서도 미샤 지의 강남 스타일이 베스트였죠.



미샤 지는 EXO의 노래로도 갈라를 했습니다.



지금은 한국의 아이스 댄서로 활약하고 있는

K Pop 매니아, 티모시 콜레토도 싱글 시절 스케이팅 안무 경연대회에 

EXO의 음악으로 파이널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K Pop은 조금씩 쓰이고 있었습니다.

2013 주니어 월드챔피언

알렉산드라 스테파노바 / 이반 부킨의 쇼트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익숙한 멜로디와 음성이 들립니다.


박진영이 작곡한 "Swing Baby"를

울랄라 세션이 리메이크해서 부른 것이었죠.



"Swing Baby"는

비록 이후에 프로그램이 바뀌기는 했으나, 이번 시즌 초반

예카테리나 보브로바 / 드미트리 솔로비예프의 쇼트 댄스 마지막 부분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K Pop의 이러한 피겨 프로그램으로의 사용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관련포스팅: 원더걸스 Like This, 플래시 몹, K Pop 그리고 올댓스케이트 쇼


----------


대략 이렇게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특히 최근의 K Pop은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 가사도 중간 중간에 섞여서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심판들에게

어느 정도 절충 작용을 해줄 수 있을 듯 합니다.


고성주 (Infographics Lab 203), 출처: http://infographicslab203.com/?p=1902



동일 더블 점프 프리 3회 이상 금지


이번에는 프리에서

동일한 종류의 더블점프를 3회 이상 뛸수 없는 규정인데,

더블 점프 3회금지를 피하는

가장 간단하면서 이해하기 쉬운 해결법은

동일 점프를 트리플이든 더블이든 2번 까지만 사용하는 거겠죠.

하지만 5종 트리플을 모두 뛰는 경우라면 몰라도

이것은 쉽지 않은 구성입니다.

이에 따라 하프룹을 이용한 콤비 점프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았는데요.

연결점프가 가능한 토와 룹 이외에 하프 룹을 뛸 경우

연결점프로 살코, 플립, 럿츠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죠. (주로 수행이 쉬운 살코를 붙입니다.)

하지만 한국 주니어 선수들 대부분은 하프룹 점프 대신에

트리플 토를 더블 처리할 때의 위험을 감수하거나,

더블토와 더블룸을 안배하는 쪽으로 갔습니다.


이번 주니어 선발전 프리 프로그램에서

동일종류 더블점프가 3번 이상 나와 3번째 점프 혹은 그 점프가 속한 콤비점프가

무효 처리되는 경우는 1번 있었는데요.

이미 3Lo+2Lo+2Lo을 뛴 이서영 선수가 트리플 단독 룹 점프를 더블로 처리해서

더블 룹 점프가 무효가 되었습니다.

 

1) 트리플 토를 더블 처리할 때 위험을 그냥 감수하는 프로그램

최휘 선수의 경우 2A+3T의 후속점프를 더블 처리할 경우

3Lz+2T, 3S+2T+2Lo 의 2T중 하나를 어떻게 바꿀까요?

이준형 선수의 경우 좀더 과격한데요.

3F+3T, 2A+3T를 초반에 배치해서

만약 이 중 하나라도 2T로 처리할 경우

마지막 3연속 콤비점프인 3Lz+2T+2T를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합니다.

최다빈 선수도

초반에 3F+3T, 2A+3T의 고난이도 점프를 위해 3T를 사용해서

만약 2T로 처리할 경우

마지막 3연속 점프인 3Lz+2T+2Lo에서 2T를 2Lo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2) 더블토와 더블룹을 안배

김나현 선수의 경우가 더블토와 더블룹을 안배한 경우인데요.

3F+2Lo+2Lo, 2A+2T, 3Lo+2T 의 콤비점프 구성으로

마지막 트리플 룹의 성공여부가 다소 관건이 될 듯 합니다.

 

3) 하프룹을 사용한 점프

아직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럿츠를 장착하지 않은

김규은 선수는 트리플룹, 트리플 토를 2종으로 쓰면서

하프룹 시퀀스 2A+1Lo+3S를 사용했네요.

윤하림 선수 2A+1Lo+2S를 뛰었습니다.


대부분은 하프룹 콤비 대신 위험을 감수하고 

플랜B를 짜놓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


이러한 한국 피겨의 움직임은

최근에 이번 시즌 미국 주니어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가사 있는 음악을 사용한 프로그램들을 꽤 많이 볼수 있고,

하프룹을 사용한 점프들이 흔하게 수행되는 것과 대조되는데요.

미국의 경우 주니어 승급심사에서 프리 프로그램에

하프룹 등에 이은 더블 점프를 뛰는 요소가 있어 (12/13시즌 기준)

미국 주니어들이 하프룹 콤비 점프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https://www.etsy.com/listing/182801202/make-you-feel-my-love-spiral-song-lyric?ref=market


http://elifestudentblog.blogspot.com/2011/12/song-lyrics-quiz.html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는 가사 있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이 등장할지

그리고 동일 더블 점프 프리 프로그램 3회이상 금지에 따라

구성요소들에 어떠한 변화들이 있을지 지켜볼만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언젠가 등장할 한국 가요 혹은 K Pop 피겨 프로그램도 기대해 봅니다.


장성구 (Infographics Lab 203), 출처: http://infographicslab203.com/?p=1902


ps.

아이스 네트워크 기사에 의하면

예상대로 미국의 꿈나무 레벨에서는

스케이터들이 온통 디즈니 애니매이션 "Frozen"의 렛잇고~~~를 하려고 해서

코치들과 안무가들이 말렸다고 하더군요.


한국의 첫 가사 있는 프로그램도

지난 7월말 교보 꿈나무 대회 비등록 1급에서 선보인

이지윤 선수의 "렛잇고" 였다고 합니다.

(크로스로드 횽 트위터 https://twitter.com/jewelskater/status/491211492960661504 )

프로그램 영상 링크 http://youtu.be/MyWfA2OsNY4



https://www.etsy.com/listing/103711716/dance-like-nobodys-watching-wall-vinyl


업데이트 2015년 1월 13일)


한국 가요를 쓴 프로그램은 이번 시즌에 많지 않았습니다.

주니어의 강수민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으로 

이문세님이 불렀던 "광화문 연가"의 연주곡 버젼을 선택했는데요.

이번 2015 종합선수권에서 강수민 선수가 3위를 차지한 후

기존 연주 버전에 후반후 이수영의 보컬 커버 버전을 덧붙힌

새로운 "광화문 연가" 갈라 선보였습니다.


갑상선 암을 극복하고 지난 가을 다시 무대에 선 가수 이문세,

그리고 여전히 그리운 작곡가 (고) 이영훈님을 떠올리게 해주었어요.


"광화문 연가"는 1988년 발매된 이문세 님의 5집에 있었던 곡으로

최근 제작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3번째가 될 

"응답하라 1988"의 OST로도 살포시 실리면 어떨까 생각되네요.


강수민 선수의 갈라 프로그램 링크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