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경기가 끝났습니다.


2011년 누군가가 

2014 소치 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

포디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면 

피겨팬 중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하뉴 유즈루가 프리에서 두번 넘어지며 금메달을 따고,

데니스 텐이 쇼트 9위를 한 뒤 결국 동메달을 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소치 올림픽의 결과는 그렇게 나왔습니다.

마치 마녀들의 어이없어 보이는 예언들이 

결국 모두 눈앞에서 차례로 현실로 펼쳐지는 

맥베스의 운명처럼...


패트릭챈은 결국 캐나다 남싱의 저주를 이기지 못하고

은메달리스트가 되었죠.



지난 포스팅에서 쇼트 경기 결과를 이야기하며

금메달 경쟁의 관건은 하뉴의 쿼드 살코와 후반부 체력

챈의 트리플 악셀과 잔실수라고 전망했는데요.


프리 경기는 역시 이러한 예상에서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유주류 하뉴



첫번째 살코에서 넘어진 후,

트리플 플립의 랜딩도 실패합니다. 


Robert Deutsch-USA TODAY Sports


그러나 다른 대회와 달리 오히려 후반후 프로그램을 잘 버티면서

마무리 합니다.


Robert Deutsch-USA TODAY Sports


하지만 전체적으로 기대 이하의 경기.

하뉴와 그의 코치 브라이언 오서의 표정에 실망감이 가득합니다.


Robert Deutsch-USA TODAY Sports


178.64 총점 280.09


하뉴의 기대 이하의 경기로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패트릭 챈이 나섭니다.


(Photo by Matthew Stockman/Getty Images)



첫 콤비점프인 쿼드 토 + 트리플 토를 완벽하게 성공하며

금메달을 손에 넣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캐나다 남싱의 저주는 드디어 봉인이 풀리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두번째 쿼드 토를 스텝아웃한후

트리플 악셀 역시 스텝아웃 합니다.


 (Photo by Matthew Stockman/Getty Images)


하지만 아직도 실수가 없다면 챈의 예상점수는 하뉴를 앞섭니다.

더 이상 실수할 여유가 없다는 해설자들의 코멘트가 나옵니다.

그러나 

3Lz+1Lo+3S의 시퀀스 점프에서

트리플 살코를 더블로 처리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지막 더블 악셀마저 랜딩이 흔들립니다.

기대 이하의 경기.


 (Photo by Streeter Lecka/Getty Images) Yahoo.sports

경기가 끝난 후 코치인 캐시 존스에게 위로 받는 패트릭 챈 (Photo by Streeter Lecka/Getty Images) Yahoo.sports


Robert Deutsch-USA TODAY Sports


키스앤크라이에서 초조한 기다림이 시작되고 

드디어 점수가 발표됩니다.


178.10

합계 275.62로 2위를 기록합니다. 4.47 점의 근소한 차이

패트릭 챈은 다시한번 

지독한 캐나다 남싱의 저주에 발목을 잡힙니다.


패트릭챈의 잦은 실수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도 프리의 PCS가

시즌초 맞대결에서 15점 정도의 격차에서

결국 올림픽에서 2점 정도로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그 계기는 일본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이 대회에서 PCS는 갑자기 3점 차이로 줄어든 바 있습니다.


11명이 동메달 가시권에 있던 동메달 경쟁

마지막 까지 피를 말렸습니다.


데니스 텐이 지난 월드에 이어 프리에서 인생경기를 펼치며

부상으로 부진했던 이번 시즌의 기억을 완전히 날려버리며

동메달 경쟁의 선수에 섭니다.


 (Photo by Matthew Stockman/Getty Images)


초반 두개의 쿼드를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던

하비에르 페르난데즈는 두번째 쿼드 살코를 트리플 처리한 후

급속히 무너지면서 그의 네메시스인 3+3 점프를 2+2 로 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뛴 단독 트리플 살코는 자약룰 위반으로

점프 점수가 날아갑니다.

똑같은 트리플 살코 점프를 두개 뛸수 없기 때문에,

두번째 점프는 자동으로 단독 점프가 아닌 연결 점프를 뛰려다 날려버린

시퀀스 처리가 됩니다

하지만 이미 페르난데즈는 연결점프를 프리 최대치인 3개 뛴 후라

마지막 점프는 결국 인정받지 못합니다.



데니스 텐과의 점수차이는 1.18 점.

마지막 점프로 트리플 살코 대신

더블 악셀 심지어 아무 더블 점프를 뛰었더라면

동메달의 주인공은 텐이 아닌 페르난데즈가 되었을 것입니다.


경기 전체 영상 프리와 최종 경기결과입니다.




프리 전체 프로토콜

http://www.isuresults.com/results/owg2014/owg14_Men_FS_Scores.pdf



프리 영상






금메달인 하뉴도 은메달인 챈도

모두 불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어떻게 금메달을 따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죠.

압박감을 이기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올림픽 챔피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다시한번 알게 해준 경기이기도 했구요.

올림픽 다운 임팩트가 전혀 없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노장들은 마지막까지 강한 인상을 주며

그들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프리 경기를 보다가 문득 생각했습니다.

브라이언 주베르, 제레미 애봇, 토마시 베르너, 다카하시 다이스케의

올림픽 경기를 

이제는 보지 못하는 구나... 


어쩌면 이번 올림픽에 만족하지 못할 경기를 한

포디움 선수들은 다음 올림픽에 볼 수 있을지도 모르죠.


(Robert Deutsch-USA TODAY Sports)


그리고, 얀한, 제이슨 브라운 등 새로운 세대는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평창 올림픽에 도전장을 던질 것입니다.


이전 세대가 가고 새로운 세대가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팬들도 어느새 나이를 먹어가고 있겠죠.


이제 소치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도 반환점을 넘어섰네요.

이제 아이스 댄스와 그토록 기다리던 여자 경기가 남았습니다.


(Photo by Streeter Lecka/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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