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대회에 영상 중에는

오랜만에 보게되는 반가운 스케이터가 있었습니다.


바로 최진주 (개명전 클라우디아 뮬러) 선수 였는데요.


(C) Descente


아이스 댄스 육성팀에 뽑힌 선수들은 

중간에 그만두더라도 최소 한시즌 동안은

한국 빙상연맹이 주최하는 대회에 싱글 선수로 참가할 수 없는데요.


아이스 댄싱 선수로 진로를 바꾼 후, 비록 파트너와 헤어지며,

아이스 댄싱에 출전하지 않고, 싱글 훈련을 하고 있지만,

최진주 (클라우디아 뮬러) 선수도 이 규약 때문에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서울시 빙상연맹이 주최하는 지역대회인지라

지난 3월의 동계체전 이후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촬영: 구라마제님  http://blog.naver.com/leaninseeker


최진주 선수는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김연아의 키스앤 크라이에 출연하며,

개명전 이름인 클라우디아 뮬러로 잘 알려진 선수인데요.

아버지가 스위스인이고, 어머니가 한국인입니다.


출처: http://www.soompi.com/2012/05/13/exclusive-dbsk-yunhos-skating-partner-claudia-muller-shares-her-experience-from-kiss-and-cry/




작년 11월 아이스댄싱 육성팀 1차 오디션에 합격한 후

장원일 선수와 팀을 이루어 아이스 댄싱 훈련을 해왔습니다.

이후 국가대표 선발전을 염두에 두고,

스위스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국적을 취득하며

클라우디아 뮬러(Claudia Müller)에서 최진주로 개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여름 개인적인 사정으로

팀이 해체되었는데요.

최진주 선수는 아이스 댄싱 출전이 무산된 후,

싱글 경기 훈련을 같이 해왔습니다.


지난 9월 8일의 7급 승급 심사에서

새로운 프리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요.



최진주 2012 제2차 승급 시험 7급 프리 프로그램 심사

(촬영: 라수)


최진주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는

쇼트와 프리 프로그램을 함께 선보였습니다.


최진주 SP 2012 서울시 교육감배 대회

(촬영: 라수)


최진주 FS 2012 서울시 교육감배 대회

(촬영: 라수)


최진주 선수는 그동안의 아이스 댄싱 훈련이 도움이 된 듯,

표현력에서 특히 두드러진 발전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표정연기와 스텝 등에서 지난 시즌 싱글 때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승급 심사 때까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 보였던 프리 프로그램도

두달 사이 안무에 익숙해진 듯 자신감 있는 경기를 선보였습니다.


또한 기술적인 면에서도 트리플 점프의 도입자세와

랜딩도 좋아진 모습입니다.


비록 총점은 93.35 으로, (마지막 경기였던 동계체전 점수는 106.46)

B조 중등부에서 5위에 그쳤지만,

그동안 아이스 댄싱에 중점을 두며, 싱글을 병행해 왔던 것을

고려한다면 좋은 컴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진주 선수는 19일 목동링크장에서 열리는

승급 심사에 참여하여 시니어 급수인 7급에 도전합니다.

최진주 선수의 승급심사에도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임베디드 된 영상은 라수(얼음풍경) 님이 촬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2013 시즌 캠페인~~팬캠에 감사를 

경기영상에 감사의 댓글 달기

경기장 중간 휴식시간에 촬영자분들께 감사의 말 하기!!!

새로운 아이스댄싱조

클라우디아 뮬러와 장원일 선수가 나오는

윤일상의 뮤직비디오 "애상 + I'm Missing You" 뮤직 비디오를 보다가

 

갑자기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장과

내가 마지막으로 스케이트를 탔던 날이 떠올랐다.


(출처: http://asummerinseoul.blogspot.com/2010/08/final-official-weekend.html, A Summer in Seoul)

 

피겨팬들에게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는


전용링크 하나 없어 놀이공원에서 새벽에 연습해야 했던

김연아 선수가 처해있던 어려운 연습환경과


아이스 쇼 직전 일어난 목동 아이스링크 화재 이후,

어른들은 숨어 버리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이 자그마한 소녀가 사과하고,

대체 공연을 해야했던


김연아 선수가 겪어 왔던 역경과

그것을 이겨낸 가슴아프지만 자랑스런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에게도 롯데월드는 피겨에 관한 개인적인 여러가지 기억들이 있는 곳이다.

롯데월드 아이스 링크에서 나는 처음으로 피겨 스케이트를 신어봤다.

보통 논밭을 얼린 야외 링크장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빌려탔었지만,

당시 흔하지 않던 실내 링크장인 롯데월드 링크 장은 언제나 사람으로 붐비었고,

링크에서는 속도가 덜나와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한 피겨 스케이트만을 빌려줬다.


초등학교 때 부터 사생대회나 소풍이 끝나면 롯데월드에 갔고,

그 때마다 친구들과 피겨 스케이트를 빌려 스케이트를 타고는 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링크장에 가면 말괄량이 여자애들도, 멋대가리 없는 남자애들도

다들 얼굴이 하얗게 빛나며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스 링크에 가면 항상 사람들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그 곳에서 마지막으로 스케이트를 탔던 것은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소풍을 갔던 날이었다.

 

그날 토픽에 걸려서 넘어지기 전에도, (당시는 그게 토픽인줄도 몰랐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또 누군가의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이스 링크에서는 다들 하얗게 빛나는 것 같아."

 

결국 나의 마지막 활주는

희비극으로 끝났다.

신기하게도 갑자기 얼음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나한테 다가왔고,

정신을 차려보니, 링크에 피가 흩뿌려져 있었다.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친구들이 뭉개진 안경테를 들고 나를 링크 응급실로 데려다 줬다.

다행히 얼굴의 상처는 흩뿌려진 피에 비해서는 크지 않아서,

봉합을 할 필요는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상처를 보고 놀란 어머니에게

위로랍시고 나는 그렇게 말했다.

 

"스케이트를 타는데 갑자기 얼음이 다가왔어..."

 

많이 놀랐던 어머니는 어이없어 피식 웃음을 터뜨렸던 것 같다.

 

(출처: blog.naver.com/ssda1001)

 

그 후 대학에 와서 허리가 나빠지면서

더이상 스케이팅을 못타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 때부터 동계올림픽이나 되어야 해주던

피겨 중계를 더 열심히 챙겨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때의 상처는

다행히도 사라져 찾아볼 수 없지만,

 

그 곳에서 연습하던 어린 선수들의

(이제 와서 생각하니 가슴아픈) 거친 숨결과

 

스케이트를 처음 신고, 얼음을 지치던

사람들의 환하게 빛나던 미소는 여전히 기억속에 살아있다.

 

.....

 

언젠가는 그 링크에서 꼭 다시한번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 

 

나는 지금도 내가 넘어진 것이 아니라,

"얼음이 나에게 다가왔다"고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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