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피겨 페이버릿 프로그램 남자 싱글 경기 입니다.
역시 남여 싱글은 지난 시즌 보다 확실히 심심하더군요.
여하간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앞의 시리즈처럼
간략하게 안무가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선정 및 영상 링크 기준을 다시 이야기하자면
우선 재탕 프로그램은 제외했고,
점수 및 기술적 난이도는 상관없습니다
한 스케이터/팀 당 한 프로그램만 선정했습니다.
시니어, 주니어 구분 없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시즌 중 지금까지 가장 좋은 수행을 한 영상을 링크했습니다.
외국 남자 싱글 프로그램 시작합니다.
마지막 편은 한국 스케이터의 프로그램으로 이어집니다.
종합선수권 전에는 포스팅 할수 있겠죠...
남자 싱글
남자 싱글 역시 올림픽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거나 시즌을 스킵하는 스케이터들을 생각해 봅시다.
패트릭 챈이 쇼팽으로 멋진 프리를 선보이고서도 시즌 스킵을 발표한 가운데,
브라이언 쥬베르, 다카하시 다이스케, 토마시 베르너, 오다 노부나리는 컴피를 은퇴했습니다.
이 와중에 물론 예브게니 플루셴코는 잠시 쉴 뿐 올림픽에 돌아오고 싶다는 선언을 했죠.
갈수록 가열되는 쿼드 대결은 이제 쇼트 2쿼드를 넘어서 프리 3쿼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호쾌한 쿼드가 성공하면 좋지만, 대부분 초반에 몰려 있는 쿼드 점프가 실패할 때
프로그램에 주는 데미지는 꽤 큽니다.
하지만 남싱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쿼드가 없다는 것은 곧 포디움의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포디움에 들지는 못해도 쿼드 없이도 아름다운 프로그램들이 나옵니다.
그런 의미에서 쿼드 없는 페이버릿 프로그램으로 시작합니다.
쿼드가 없지만(없어서) 더 멋진 프로그램들
미샤 지 Misha Ge
FS "셸부르의 우산" The Umbrellas of Cherbourg OST 2014 GP COR
Choreographer Misha Ge
물론 제가 "쉘브루의 우산"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번 시즌 미샤 지의 프리 쉘브루의 우산은
미샤 지가 가진 표현력이 잘 드러난 매력적인 프로그램입니다.
출처: http://nickverrreos.blogspot.com/2014/11/ice-stylecostumes-recap-of-2014.html
중간 스텝 시퀀스에서 얼음위에서 폭발하는 미샤지의 열정은
피겨 스케이팅에서 느낄 수 있는 몰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줍니다.
이 프로그램은 바로 미샤 지가 스스로 안무한 프로그램입니다.
12/13 시즌부터 아머니인 라리사 지와 함께 안무를 했던 미샤지는
이번 시즌은 쇼트 프리 모두 본인이 단독으로 안무합니다.
표현력과 안무는 이전부터 인정받던 관중들의 페이버릿 미샤지는
트리플 악셀과 점프가 안정되면서 그랑프리의 포디움의 바로 턱밑까지 다가왔습니다.
쿼드가 없는 미샤 지의 프리 프로그램.
역설적으로 어쩌면 쿼드가 없어서 안무와 다른 요소에 더 눈이 가서
더 멋진 프로그램이 되는 것 같기도...
알렉산더 존슨 Alexander Johnson
SP "Trio élégiaque No.2" (by Sergei Rachmaninoff) 2014 Nebelhorn Trophy
Choreographer Tom Dickson
하나하나의 동작에 시선을 당기는 매력이 있는
알렉산더 존슨의 장점이
라흐마니노프의 선율과 탐 딕슨의 안무에 오롯이 담겨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탐 딕슨은 남들이 피겨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클래식 음악을 사용하여
깊이 있는 시니어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데 장점이 있는데요.
그만큼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스케이팅 스킬이 좋은 스케이터를 만나면 아름다운 프로그램이 펼쳐집니다.
바로 이 프로그램 처럼 말이죠
2012년 여름 알렉산더 존슨의 첫 대회였던 스케이트 디트로이트에서 직관을 했습니다.
멋진 표현력을 가진 선수더군요. 그리고 왠지 이 시즌이 그가 발돋움하는 시즌이 될 것 같았습니다.
트리플 악셀을 안정시키고, 그의 시그니처인 3Lz+1h+3F 까지 갖추었던 12/13 시즌
2013 미국 내셔널에서 쇼트 12위를 했지만 우아한 프리 프로그램으로 5위를 하며
최종 7위를 기록하며 네번째의 시니어 내셔널 출전끝에 드디어 Top10에 듭니다.
그리고 그 해 2월 출전한 챌린지 컵에서 228.55의 점수로 브라이언 쥬베르에 이어 0.12점차로
은메달을 획득하며, 쿼드 없이도 국제대회 포디움에 오릅니다.
하지만 올림픽 시즌을 준비하며 한참 상승세이던 2013년 봄,
알렉산더 존슨은 심한 발목부상을 당하고 그 후 오랜시간 재활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네벨혼 트로피를 통해 바로 이 프로그램으로 아이스 링크에 다시 선 것이죠.
아직 점프에 대한 자신감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빛나는 트랜지션과 스케이팅은 여전합니다.
곧 있을 내셔널에서 행운을 기원합니다.
제이슨 브라운 Jason Brown
SP "Juke" (by Little Walters) 2014 GP SA
Choreographer 로힌 워드 Rohene Ward
어느새 쿼드 없이 멋진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남싱의 대표명사가 되어 버린 스케이터, 제이슨 브라운.
지난 올림픽 시즌, 이른바 "리버 댄스" 프리 프로그램으로 떠올라
이번 시즌도 프로그램 공개전 많은 피겨팬들의 관심을 모았는데요.
아쉽게도 이번 시즌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만큼 폭발적인 반응은 아닙니다.
프리 프로그램은 사실 많이 아쉽지만,
하지만 쇼트에서는 여전히 쿼드 없이도 발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무가는 이번 시즌도 로힌 워드입니다.
제이슨 브라운의 스케이팅 커리어는 코치 코리 아데 Kori Ade, 그리고 아데와 같이 코치를 하며
제이슨 브라운의 안무를 전담 해온 로힌 워드를 떼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요.
일리노이의 링크에서 어린시절부터 제이슨 브라운과 지금까지 함께 해온
이 다이나믹 트리오는 지난 시즌부터 점프 메카니즘 트레이닝으로 유명한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함께 옮겼습니다.
로힌 워드는 컴피 스케이터 시절 내셔널 10위권 밖의 성적이었음에도
독창적인 동작과 유연성으로 인기가 있었는데요.
지금도 코치와 안무를 하면서도 아이스쇼에 서는 스케이터답게
관중들이 반응하는 안무가 어떤 것인지
그 포인트를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있는 동작이
제이슨 브라운의 끼와 부드러운 스케이팅 스킬과 만나
관중들의 페이버릿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죠.
로네 워드는 단순히 제이슨 브라운의 안무를 해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겨주고, 같은 링크에서 프로그램을 익히는데도 수시로 도움을 줍니다.
소치 올림픽 이후 올라간 기대감을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었던 브라운의 이번 시즌은
네벨혼 트로피 우승으로 힘차게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그랑프리 파이널에는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트리플 악셀도 탑 주니어 스케이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습득하고
아직 쿼드를 갖추지 못한 제이슨 브라운의 탑 스케이터로의 위치는
이번 시즌 변신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프로그램과 안무보다는
쿼드로만 승부하는 2013 미국 내셔널 챔피언 맥스 아론과 정반대의 지점에 있습니다.
맥스 아론이 표현력을 길러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쉬울까요?
제이슨 브라운이 쿼드를 익히는 게 더 빠를까요?
제레미 애봇을 보면 그래도 맥스아론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 나을 것 같고,
그레이시 골드를 보면 제이슨 브라운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 나을 것 같고...
제가 주니어 시절 기대를 걸었던,
쿼드와 표현력을 함께 갖춘 조슈아 페리스가
이번 시즌도 부상 후유증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지금
여하간 미국 남싱의 고민은 계속 될 듯 싶네요.
아론과 브라운의 장점을 같이 가진 미국 남싱은 과연 나올 수 있을까요? (네이선 챈?)
보컬의 매력 혹은 함정
데니스 텐 Denis Ten
SP "Caruso" 2014 GP TEB
Choreographer 로리 니콜 Lori Nichole
잦은 부상으로 항상 그랑프리에서 부진하다가도
마지막 중요한 대회에서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클린해내는 데니스 텐은
이번 시즌 역시 자잘한 부상으로 그랑프리에서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역시 기대를 걸게 하는데요.
"오마쥬 투 카자흐스탄"이라 할수 있는
실크로드 주제의 프리도 좋습니다.
하지만 역시 깔끔한 스케이팅이 돋보이는
"위더 베리 마리루치~~~"
쇼트 "Caruso" 프로그램이 눈에 뜨이네요.
(C) Wilma Alberti
출처: ISU 홈페이지 (C) Getty Image
가사 있는 음악이 허용된 첫 시즌에 건진 가사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대량 생산 및 표절 시비로 피겨팬들에게 비판도 많이 받는
안무가 로리 니콜은 그녀의 뮤즈인 몇몇 스케이터에게는
오프아이스인 현대 무용과 발레를 연구해서, 온아이스로 동작과 레파토리를 가져 오는 등
정성을 다하는데요.
그 중 로리 니콜의 남심 뮤즈는 단연 데니스 텐입니다.
지난 시즌의 얀한과 데니스 텐의 프로그램을 보면
과연 같은 안무가의 프로그램이 맞나 싶을 정도의 질적 차이가 있었죠.
비슷한 수행을 하고도 차이가 나는 점수들의 상당부분은
프로그램 해석력 이외에도
로리니콜의 안무에 기울인 정성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동안 그녀의 또 한명의 뮤즈였던 코스트너가 이번 시즌 스킵을 하고 도핑조사 집행 방해 혐의로
사실상 컴피 은퇴를 할 가능성이 많은 지금,
데니스 텐이 그녀의 뮤즈로 남아있네요.
여전히 안무 표현력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그레이시 골드는
이번 시즌 프로그램들을 보면 아직 그녀의 뮤즈가 되기도 힘들고,
로리니콜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합니다.
한편, 2012부터 텐의 갈라 프로그램은 스테판 랑비엘이 안무하고 있습니다.
12/13 시즌의 갈라 "Singing in the Rain" 프로그램 좋죠...
이반 리기니 Ivan Righini
SP 마이클 잭슨 메들리 2014 Nebelhorn Trophy
Choreographer Ivan Righini
가사 있는 음악이 허용된 첫 시즌 답게 역시 마이클 잭슨의 메들리 프로그램이 나왔습니다.
네벨혼 트로피에 나온 이 프로그램 역시 보컬의 시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는데요.
러시아 모스크바 태생으로 Ivan Vadimovich Bariev라는 이름으로 러시아를 대표하던
이 선수는 어머니의 나라인 이태리를 대표하면서 이름도 이반 리기니로 바꾸었는데요.
Thriller, Dangerous, Billie Jean을 메들리로 사용해서
본인이 직접 안무한 마이클 잭슨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문을 여닫는 효과음이 인상적인데,
반면 보컬을 조금 줄이고, 연주 음악을 좀더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엘라지 발데 Elladj Balde
SP "It's a Man's Man's Man's World" + "I Got You (I Feel Good)" by James Brown
2014 GP NHK
Choreographer 벤지 슈빔머 Benji Schwimmer
엘라지 발데 역시 이반 리기니 처럼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는데요.
발데는 캐나라를 대표합니다.
갈라에서 관중들이 좋아하는 개성있는 프로그램을 보여주던 발데는
보컬이 허용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싱어 제임스 브라운을
쇼트 프로그램에 사용합니다.
피겨 스케이팅 안무가가 아닌 댄서이면서 안무가인 벤지 슈빔머가 안무했는데요.
관련기사: http://www.absoluteskating.com/index.php?cat=interviews&id=2014elladjbalde
흥겨운 프로그램이지만 제임스 브라운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정작 발데의 에너지가 조금 눌리는 느낌이 들어서 아쉽네요.
역시 보컬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연주곡의 여백을 조금 주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스티판 캐리에 Stephen Carriere
FS "Clair de Lune" (by Claude Debussy) + "Turning Page" (from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Part 1" OST by Sleeping at Last) 2014 GP SC
Choreographer David Wilson, Tanith Belbin
2013/14 시즌부터 데이비드 윌슨, 타니스 벨빈에게 안무를 받아온 스티판 캐리에는
11/12 시즌의 가사 없던 "장밋빛 인생" (La Vie en Rose) + Mack the Knife 쇼트를
이번시즌에는 루이 암스트롱의 보컬 버젼으로 "장밋빛 인생"La Vien en Rose만 가져왔습니다.
프리는 드뷔시의 음악 "달빛"과
인디 락 밴드 Sleeping at Last가 부른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 삽입곡 "Turning Page"를
보컬로 선택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2007년 주니어 월드로 촉망받던 신예였던 스테판 캐리에는
2010시즌 초 부상을 당하고 내셔널을 기권한 뒤
이후 잦은 부상으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재활과 복귀를 반복해왔는데요.
이번 시즌 쿼드 랜딩에 성공하고 트리플 악셀도 안정화 되면서
미국 내셔널에서 상위권을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프리는 표현력과 스케이팅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스테판 캐리에의 장점이 잘 살아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하비에르 페르난데즈 Javier Fernandez
SP "Black Betty" (by Ram Jam) 2014 GP COR
Chereographer David Wilson, Jeffrey Buttle
하비에르 특유의 까불까불 그루브한 면이
"Black Betty" 음악에 실려 잘 살아있는
쇼트 프로그램입니다.
데이비드 윌슨이 제프리 버틀과 콜래보레이션해서 안무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하비에르의 다소 부족한 스케이팅 스킬에 눈이 가지 않게 합니다.
이번 시즌 당초 기대를 걸었던 프리 "셰빌랴의 이발사"보다는
쇼트가 페르난데즈에게 잘 맞는 프로그램인 듯 싶네요.
미할 프레지나 Michal Brezina
FS "피가로의 결혼"The Marriage of Figaro" (by Amadeus Mozart) +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Cavalleria Rusticana - Intermezzo Sinfonico (by Pietro Mascagni) + 셰빌랴의 이발사 (by Gioachino Rossini),
2014 GP COR
Choreographer Salomé Brunner
세 편의 오페라에서 가져온 사골곡을 연결시켜 하나의 프리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피가로의 결혼",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그리고 "세빌랴의 이발사" 입니다.
ISU 바이오에는 피가로의 결혼만 나와 있지만, 후반부 나오는 두 곡은 놓칠 수 없는 음악들이죠.
세 곡을 절묘하게 연결하면서 살로메 부르너의 안무로 흥겨운 프로그램이 나왔습니다.
가사 있는 음악이 허용되는 프로그램에서 오페라가 빠질 수 없는데요.
비슷한 분위기의 이번 시즌 페르난데즈의 "셰빌랴의 이발사"와 비교해보면
브레지나의 저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슷한 코스튬으로 프로그램을 수행했던
모짜르트 메들리로 미국 내셔널 챔피언이된 라이언 브래들리의 모짜르트 메들리 프로그램
그리고 2011 주니어 선발전에서 봤던 이준형 선수의 셰빌랴의 이발사 프리도 기억에 남네요.
두 프로그램도 보너스로 링크합니다.
클래식 음악 혹은 연주곡의 여전한 매력
제레미 애봇 Jeremy Abbott
FS "Adagio for Strings" (by Samuel Barber) 2014 GP SA
Choreographer 산드라 베직 Sandra Bezic
처음 직접 보았을 때 스케이팅을 보고 정말 놀랐던
남싱이 두명 있습니다.
바로 패트릭 챈과 제레미 애봇이었죠.
(이 두 스케이터의 프로그램을 기회가 있으면 꼭 직관하라고 권합니다....)
피겨의 신은 챈에게는 쿼드를 주었고, 애봇에게는 그러지 못했죠.
그것이 이 두사람 커리어의 차이를 만들어냇습니다.
한 사람은 월드 4관왕과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가 되었고,
다른 사람은 5번 참가한 월드 포디움에 단 한번도 오르지 못하며 내셔널용 선수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죠.
제레미 애봇의 프로그램을 볼 때면 항상 안타까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점프에서 넘어져도 그러려니 하고
스케이팅과 안무에 집중해서 보려 합니다.
여전히 안타깝지만,
이러다보면 내셔널에서는 클린 프로그램을 보여주겠지 하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다시 챔피언쉽에서...말아먹는...쯔업...)
이번 시즌 NBC 해설을 그만두게 된 산드라 베이직이 다시 안무가로 돌아와
애봇의 프리를 안무했습니다.
음악은 영화 "플래툰"에 실렸던 사무엘 바버의 Adagio for Strings
애봇의 스케이팅과 표현력은...역시 (그리고 점프 컨시는...여전히)
하뉴 유즈루 Yuzuru HANYU
SP Ballade no.1 (by Frederic Chopin) 2014 GPF
Choreographer Jeffrey Buttle
하뉴 유주르는 이번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던 그랑프리 차이나에서
얀한 선수와 프리 웜업중에 부딪혀 부상을 당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쇼트에서 첫 쿼드를 성공했지만 컴비 점프에서 넘어지면서
결국 클린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제프리 버틀의 섬세한 안무가 장점인 이번 시즌 쇼트는 아직 그 가능성을 다 보여주지 못했는데요.
부상에서 잘 회복해서 챔피언쉽에서는 클린 프로그램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올림픽 시즌 그 전 시즌의 쇼트 프로그램을 다시 재활용했던 하뉴는 (그리고 그 쇼트 덕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죠)
이번 시즌에는 쇼트, 프리를 모두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셰린본이 안무한 "오페라의 유령" 프리 보다는 제프리 버틀의 쇼팽 쇼트가 더 인상적인데요.
이번 시즌 "오페라의 유령" 프로그램이 난무하는 데서 오는 피로감도 있고...
사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다른 선수들의 "오페라의 유령"에 비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프리의 경우 안타깝게도 첫 공개때 웜업 부상으로 5번이나 넘어진 첫 인상이 남기도 했고,
하뉴가 대체로 쇼트에 강하고 프리의 경우 후반부 체력이 떨어지면서 다소 부진한 경기를 하는 경향이 있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프리에서 쿼드 살코와 쿼드 토를 랜딩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트리플 럿츠에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여하튼 하뉴에게는 데이비드 윌슨과 셰린 본 보다는 제프리 버틀이 잘 맞는 옷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공교롭게도 하뉴 유즈루의 이번 시즌 쇼트는 쇼팽입니다.
이번 시즌 스킵하는 패트릭 챈이 재팬 오픈에서 공개했던 프리 프로그램도 데이비드 윌슨이 안무한 쇼팽이었죠.
예상치 않게, 데이비드 윌슨과 제프리 버틀의 두 쇼팽을 챈과 하뉴를 통해 같이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네요.
데이비드 윌슨이 안무한 챈의 쇼팽 프로그램은
시즌 전인데도, 완성된 수행을 보여주면서 그랑프리 스킵을 더욱 아쉽게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다음 시즌 컴백 때 다시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있기도 합니다.
(패트릭 챈의 재팬 오픈 영상을 소개해드리고 싶지만 유튜브에서 현재 삭제된 상태이고,
해외 포럼에서도 2014 Japan Open 쓰레드는 찾기가 힘드네요...)
한편,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챈과 하뉴의 점수도 비교가 되고 있는데요.
패트릭 챈이 컴피에 참가할 때 넘어지면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때 들려오던
"챈 플레이션"이라는 비아냥은
이번 시즌 "하뉴 플레이션"이라는 비아냥으로
더 거세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시카고 트리뷴의 필립 허쉬 기자는
"올림픽 챔피언인 하뉴 유주르가 3번의 그랑프리에서 9번 넘어졌다"고 말하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2번 넘어지고 챔피언이 되었다"는 트위터까지 날렸습니다.
"Oly fig skate champ Yuzuri Hanyu of Japan had 9 falls in three Grand Prix events - 2 in the final, which he won."
출처: https://twitter.com/olyphil/status/543899661200011264
여하튼 소치 올림픽에서 불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던 두 선수.
챈이 다음 시즌 복귀를 시사하고 있는 지금
다음 시즌부터 평창까지 기나긴 재대결을 가질 듯 합니다.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세르게이 보로노프 Sergei Voronov
SP "Danse Macabre" (by Camille Saint-Saëns) 2014 GP COR
Choreographer 알렉산더 줄린 Alexander Zhulin
아이스 댄서이자 코치인 알렉산더 줄린이
보로노프의 프리 안무를 맡았습니다.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인상적인 남싱의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를 선보입니다.
어느새 만 27세인 보로노프는 평창까지 4년을 더 컴피를 뛰기로 결심했고,
이제 19세인 막심 코브튠과 러시아 정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이번 시즌 코브튠의 프로그램들은 보로노프의 완성도에 많이 떨어지지만
코브튠에게는 무지막지한 쿼드 물량 공세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다가오는 평창 올림픽에 플루셴코는 또다시 출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습니다.
마치다 다츠키 Tatsuki Machida
SP "Fantasia for Violin and Orchestra" (from "Ladies in Lavender") 2014 GP SA
Choreographer Phillip Mills
필립 밀스는 애슐리 와그너를 11/12 시즌 "Black Swan"으로 탑싱에 올려놓았듯이
마치다 다츠키를 "Firebird"로 12/13 그랑프리 첫 우승을 하게 한후
13/14 시즌에는 두번의 GP 우승은 물론
월드에서 은메달까지 따게 합니다. (사실 저는 마치다 다츠키가 2014 월드 우승자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시즌, 밀즈를 떠난 와그너의 하락세와 밀즈가 집중하게 된 마치다의 상승세가
시즌 중 극적으로 교차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였죠.
밀스의 안무는 역시 탄탄합니다.
이번 시즌 쇼트도 촘촘하게 잘 짜여진 좋은 프로그램이더군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사용한 프리 프로그램도 마음에 드는데요.
교향곡에 처음으로 합창을 사용했던 바로 그 곡을
가사 있는 보컬이 처음 허가된 시즌에 곧바로 선택한 것도 좋았습니다.
사실 밀즈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마치다는 좋은 안무를 얻는 것 뿐만 아니라
트랜지션과 포스쳐 그리고 익스텐션이 시즌을 거듭할 수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필립 밀즈는 와그너에게 그랬듯이 마치다에게도
안무는 물론 그에 따른 훈련과 안무의 수정까지 같이 제공해주는 듯 합니다.
필립 밀즈의 1:1 안무겸 코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발전이
다소 과장된 몰입과 표현의 과잉에 가려지고 있습니다.
와그너가 가진 디바 캐릭터가 다소 과장된 동작에도 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면,
마치다에게는 그러한 캐릭터가 없습니다.
이것은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사실 꼭 가져야할 캐릭터도 아닌데요...
오히려 "탑 스케이터처럼 보여야 한다"는 태도를 버리고
이전처럼 차분한 수행을 할 때 발전된 마치다의 동작들이 더 눈에 띄지 않을까 합니다.
탑 스케이터의 존재감은 결국 자신이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도 그러한 생각 자체를 잊을 때 생기는 것이니까요.
조금만 과잉을 줄인다면 마치다에게 딱 맞는 표현력의 지점을 찾을 수 있을 듯 한데,
지난 시즌 프리인 "불새"와 이번 시즌 쇼트의 중간 정도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바로 지난 시즌 쇼트 "에덴의 동쪽"에서 마치다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바 있습니다.
(업데이트)
마치다 선수가 일본 내셔널을 끝으로 컴피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아쉽네요...이번 시즌 동안 내내 시즌 종료와 함께 은퇴할 것을 고민했던 것 같은데,
결국 대학원 진학과 함께 컴피 커리어를 마무리 지었네요.
그래서 이번 시즌 프로그램들이 차분하기보다는 절박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쉽습니다...
패트릭 챈 Patrick Chan
FS Revolutionary Étude, Prelude, No.4, Scherzo No.1 (by Frédéric Chopin) 2014 Japan Open
Choreographer David Wilson
http://v.youku.com/v_show/id_XNzk2NjQ0Nzcy.html?f=22903864
유튜브에는 없고 중국 사이트인 youku에만 있네요.
임베디드가 안되서 링크만 코멘트는 추후 업데이트...
표현력은 나이 순이 아니쟎아요.
코멘트는 추후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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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페이버릿 프로그램의
마지막 편은 한국 스케이터의 프로그램으로 이어집니다.
종합선수권 전에는 포스팅 할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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