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피겨 페이버릿 프로그램 여자 싱글 경기 입니다.

역시 남여 싱글은 지난 시즌 보다 확실히 심심하더군요.

특히 여자 싱글은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갈라까지 넣었다는...

여하간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앞의 시리즈처럼

간략하게 안무가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선정 및 영상 링크 기준을 다시 이야기하자면

우선 재탕 프로그램은 제외했고,

점수 및 기술적 난이도는 상관없습니다

한 스케이터/팀 당 한 프로그램만 선정했습니다.

시니어, 주니어 구분 없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시즌 중 지금까지 가장 좋은 수행을 한 영상을 링크했습니다.


외국 여자 싱글 프로그램 시작합니다.


여자 싱글

은퇴하거나 시즌 스킵을 선언한 선수들의 명단을 일단 보도록 하죠.

김연아, 카롤리나 코스트너, 아사다 마오, 아키코 스즈키

이들이 없는 여자 싱글에 이제 시니어 다운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스케이터는 더욱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애슐리 와그너가 남아있고, 부상에서 회복한 키이라 코르피

돌아오는 것이 그나마 자그마한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실리 피겨의 주술사 모로조프 코치의 안무에 의해

프로그램의 음악이 의미 없던 알레나 레오노바는 

새로운 안무가와 함께 새로운 스케이터가 된 듯 합니다.

또한 러시아 신동이던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가 

반복되는 레파토리에도 불구하고 

어느새/이제서야 시니어 스케이터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것은,

다른 이른바 시니어에 올라온 신동 스케이터들이 

올림픽 시즌을 경험하고도 

아직 인상적인 프로그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애슐리 와그너 Ashley Wagner 

FS "물랑루즈" (Moulin Rouge) OST 2014 GPF 

Choreographer 셰린 본 Shae-Lynn Bourne

캐릭터하면 역시 애슐리 와그너,

애슐리 와그너 하면 역시 야망녀~~~

영화 물랑루즈의 "언젠가 날아 오를거야" 라는 가사가 와그너보다 더 어울리는 스케이터가 어디 있을까요?

셰린본의 안무가 와그너의 빨간 의상과 어울리는 야망찬 프로그램입니다.

물랑루즈 OST에서 선택한 음악은

"Diamonds" + "One Day I'll Fly Away" + "The Show Must Go On" 

제목만 봐도 와그너의 지금 마음가짐 그대로네요...

프로그램에서 조금 아쉬운 것은 보컬이 조금 과하다가는 것인데요.

초반부 "Diamonds"의 보컬을 줄이고 연주 음악으로 가고,

"One Day I'll Fly Away"도 초반부에는 보컬을 쓰지 말고 

후반부에만 보컬을 쓰면서 "The Show  Must Go On"으로 연결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사실 이렇게 음악 편곡을 한다면 페어 프로그램에서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듯 합니다. 

와그너를 위한 셰린본의 다음 시즌 디바 프로그램도 기대가 됩니다.



와그너의 안무가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지난 올림픽 시즌 와그너에게는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맞춤 안무는 물론 애프터 서비스까지 해주던 안무가 겸 코치 필립 밀스에게서 떠나

셰린본과 데이비드 윌슨에게 갔던 와그너의 모험은 실패로 끝났죠.

셰린본의 쇼트는 나쁘지 않았지만,

프리의 경우 세세한 안무와 난이도 있는 트랜지션이 차곡차곡 쌓여서 프로그램을 완성해가는

데이비드 윌슨의 안무 스타일이 

포인트가 강조된 안무를 본인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연기하는

와그너와 맞지 않았던 것이죠. 

그 와중에 와그너가 가지고 있던 엣지와 점프 회전수 문제는 안타깝게도

더욱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결국 올림픽 시즌 윌슨에게 받은 프리를 포기하고 

다시 필립 밀스의 그 전 시즌 프리 "삼손과 데릴라"로 돌아갔지만,

컨시와 안무를 잡아줄 밀스가 더이상 그녀 곁에 없었죠.


이번 시즌 와그너는 프리는 셰린 본을 유지하고 

쇼트에는 또 한명의 새로운 안무가를 선택했습니다.

바로 그녀의 절친 아담 리폰.

그들은 쇼트 프로그램을 작업했는데요. 초보 안무가와 와그너는 의견이 부딪혔습니다.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안무가 신디 스튜어트 (이준형의 "오페라의 유령", 박소연의 지난 시즌까지의 안무)가

급히 투입되어 중재 및 수습한 덕에 "스파르타쿠스" 쇼트를 시즌 전 겨우 완성시킬수 있었습니다. 


그랑프리에서 시상식 사진을 찍을 때 위치를 알려주며

왕언니 포스를 보여주던 와그너는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에서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 콤비네이션을 다부지게 성공하면서

쇼트 6위에서 총점 3위로 역전하며, 

그라프리 파이널에서 세 시즌 연속으로 포디움에 올랐습니다.

이제 그녀는, 커리어에서 마지막 남은 소원인 월드 포디움을 향한 첫 스텝으로

1월 미국 내셔널에 그레이시 골드와의 리턴 매치에 나섭니다.

훨훨 날아오르기를...


알레나 레오노바 Alena Leonova 

SP 찰리 채플린 메들리 2014 GP NHK 

Choreographer 올가 글린카 Olga Glinka

러시아 신동들에 밀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도 나가지 못했던

알레나 레오노바는 절치부심 코치도 예브게니 루카부신 (Evgeni Rukavicin)으로 바꾸고

훈련지도 세인트 페테르스부르크로 옮겼습니다.

더 나은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코치이자 안무가였던 "실리 피겨의 전도사" (라고 쓰고 악의 축이라고 읽는) 니콜라이 모로조프에게서

(물론 덕분에 엔트리가 약했던 2011 월드에서 은메달을 따기는 했으나)

진작에 떠났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듯 싶습니다.

변화의 결과는 일단 성공입니다.

이전의 요소만 중요하고 안무가 의미없던 레오노바에서 

이제 성숙해서 (거울 앞에는 아니고...고향의 링크로) 돌아온

레오노바는 요소가 아닌 "프로그램"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안무 관련기사 포스팅: http://www.goldenskate.com/2014/10/alena-leonova/

찰리 채플린의 영화 3편의 테마를 메들리로 엮은 이번 쇼트는

레오노바가 안무가인 올가 글린카에게 직접 제안했다고 하는데요.

"모던타임즈"에 쓰였던 테마에 가사를 붙여 냇 킹콜이 부른 "Smile", "시티 라이트"에 나오는 Overture - Unveiling the Statue, 

그리고 "Limelight"에 나오는 Terry's Theme의 음악을 사용했습니다.


(c) Icenetwork

보컬의 사용도 적절하고, 짧은 쇼트 프로그램임에도

판토마임 혹은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에 등장하는 특유의 동작을 차용한

개성적인 안무와 표정이 잘 살아 있습니다.

이전보다 탄탄해진 트리플 토 + 트리플 토를 바탕으로 레오노바에게 그랑프리 은메달을 가져다 주었죠.

프리인 탱고 프로그램도 꽤 괜찮습니다. 

프리는 2011시즌까지 안무를 담당했던 올가 볼로진스카야와 다시 한번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경제가 바닥을 치던 90년대 피겨를 배운 세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레오노바.

과연 풍요로운 시절에 성장하며 신동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신동들과 대결하여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 나갈수 있을까요?

커리어의 후반에 또다시 성장하는 스케이터를 보는 것은

스케이팅 팬으로서는 흔지 않은 그러나 커다란 즐거움인데요.

이번 시즌의 프로그램들을 보며, 레오노바에게서 

스케이터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원래 이번 시즌 쇼트로 안무가 올가 글린카가 먼저 제안했다는 모던한 프로그램을

다음 시즌에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레오노바의 다음 시즌 프로그램을 기대하게 되다니...


키리아 코르피 Kiira Korpi 

SP "A Day in the Life" (by The Beatles, covered by Jeff Beck" 2014/15 Finnish Championship 

Choreographer 제프리 버틀 Jeffrey Buttle

웰컴백 키이라~~~~

올림픽 시즌을 아킬레스 건염으로 스킵했던 키이라 코르피

부상을 이기고 다시 링크로 돌아왔습니다.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쉽 기술 최저점을 확보하더니,

지난 주 열린 핀란드 내셔널에서 1위를 차지하여

유로와 월드에 나갈 자격을 얻었습니다.

유로에는 2012 은메달 이후 3년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월드에는 2011 월드 이후 4년만에 다시 참가할 예정입니다.

원래 지난 시즌의 쇼트였던 "A Day in the Life"는 시즌 스킵으로 선보일 기회가 없었는데요.

그 전시즌에도 사용했던 프리는 이번 시즌 바꾸었지만, 

쇼트는 유지해서 이번 시즌 드디어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었네요.

제프리 버틀의 안무로 유려한 안무라인이 특색입니다.

시니어 피겨란 바로 이런 것이죠...

한편 이번 시즌 프리 음악은 셰린 본이 안무한,

핀란드의 국민음악가 시벨리우스의 Violin Concerto in D minor 입니다. 

코르피의 "오마쥬 투 핀란드"라고 할수 있겠죠. 컴백 기념으로 링크합니다.


엘리자베타 뚝따미세바 Elizaveta Tuktamysheva 

FS "Batwannis Beek" (by The REG Project) + "Sandstor" (by La Bionda) 2014 GPF

Choreographer 타티아나 프로코비예바 Tatiana Prokofieva

러시아 신동 1세대,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는 

부상과 성장통으로 가장 중요한 올림픽 시즌 내내 부진했고 결국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신동들 중 가장 좋았던 점프 메카니즘을 바탕으로 

다시 컨시를 되찾으며

이번 시즌 시즌 초부터 강행군을 시작.

9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7개의 국제 대회에 출전 

SA의 준우승을 제외한 다른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며,

결국 그랑프리 파이널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무언가 작위적이고 항상 반복되는 듯한 아랍풍의 프로그램이 사실 좀 지겹기도 한데요...

이상하게 오래 못보다가 보니 그런지 이번 시즌 프로그램은 반갑더군요. 

묘하게 중독되는 반복효과일까요?

뚝따미셰바가 환하게 웃으며 음악을 즐기는 듯한 모습도 보기 좋구요...


안무가를 살펴보면

10/11~11/12 시즌에는 발레와 온 아이스를 아우르는 안무가 게오르기 코브튠에게 안무를 받습니다.

12/13 시즌 엘리자베타 뚝따미셰바는 러시아 안무가에게 안무를 받는 전통에서 벗어나

이례적으로 북미와 서유럽 안무가에게 안무를 받는 시도를 했습니다.

데이비드 윌슨과 탐 딕슨에게서 각각 2개씩의 프로그램을 받은 후

결국 데이비드 윌슨의 프로그램 두개를 선택했는데요.

이후 시즌 중간 윌슨의 쇼트를 포기하고 "아디오스 노니노"로 돌아오게 됩니다.

관련포스팅: 과연 뜰까? 성숙 마케팅으로 돌아온 뚝따미셰바


13/14 시즌에서는 쇼트는 러시아 안무가인 타티아나 프로코비예바와 안톤 피메노프에게서

프리는 캐나다의 제프리 버틀에게 받았는데요.

안톤 피메노프는 생 페테르스부르크의 발레 극장인 마린스키 극장의

수석 발레리노로 프로코비예바와 안무를 같이 협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부터는

결국 미쉰 캠프의 전담 안무가인 

타티아나 프로코피예바가 안무를 하게 됩니다.


뚝따미셰바의 프로그램을 보면 

라틴풍, 아랍풍, 스페니시 음악 등의 이른바 에스닉 뮤직(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 용어는 아니지만)을 사용하는데요.

이국적 멜로디에 강한 비트가 있는 음악을 코치진 혹은 그녀 자신이 선호하는 듯 합니다.

소수민족인 타타르족 출신으로 러시아 선수로는 드물게 검은 머리의 (러시아 백인들 입장에서 보면) 이국적인 외모도 

이러한 선택을 하는데 영향을 미친듯 하구요.


마리아 소츠코바 Maria Sotskova 

FS "Funny Face" + "Breakfast at Tiffany's" OST 2014 JGPF

Choreographer 일리오나 프로타세니야 Ilona Protasenia 베라 아루투리안 Vera Arutyunyan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챔피언인

마리아 소츠코바가 오드리 헵번 프리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프로그램의 흐름과 표현을 가다듬기 보다는 

가산점을 노린 타노 점프, 3+3 및 후반부 점프로 점철된 

다른 러시아 신동들의 무자비한 실리 피겨 프로그램과 달리

소츠코바의 프로그램이 눈에 띄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중간의 대사와 후반부의 보컬도 적절한 분량만큼 사용된 것 같습니다. 

특히 오드리 헵번의 대사를 마치 더빙한 것처럼 사용하면서

캐릭터 구축에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소츠코바 선수는 모스크바에서도 메이저가 아닌 스노우 레오퍼드 클럽에서 훈련하면서

다른 신동들과 달리 레오퍼드 전담 안무가인 일리오나 프로타세바에 의해 프로그램을 받았는데요.

이번 시즌에는 이전 시즌의 "사계" 쇼트를 유지하고

프리 프로그램은 프로타세바와  베라 아루투리안(라파엘 아루투리안의 부인이기도 하죠)이

협업하며 안무한 듯 합니다.

러시아 국내 대회 직캠을 정성스레 올려주는 유튜브 유저인

Mihsersh님의 블로그에 스노우 레오퍼드 스케이팅 클럽과 소츠코바의 훈련 사진이 잘 실려있네요. 링크합니다.

http://mihsersh.livejournal.com/211948.html

소츠코바는 지난 시즌 날개달린 프리 코스튬과 르네상스 시대 복장 같은 독특한 쇼트 "사계" 코스튬을 선보이며

지나친 형광색 선호로 좋은 반응을 못받는 다른 러시아 여싱의 코스튬과 달리

피겨팬들에게 호평을 받았었는데요.

이번 시즌에도 프로그램의 안무뿐만 아니라 

오드리 헵번 풍의 의상과 그에 어울리는 헤어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비록 이번 시즌 성장통 및 부상으로 점프 컨시가 지난 시즌보다 못하고 회전수도 위험하지만

이른바 러시아 주니어 신동들 중에

다음 시즌 프로그램이 가장 기다려지는 스케이터입니다.


카렌 첸 Karen Chen 

SP "Requiem for a Tower" + "Requiem for a Dream" 2014 JGP Zagreb

Choreographer  신디 스튜어트 Cindy Stuart, 저스틴 딜런


카렌 첸의 안무가는 신디 스튜어트저스틴 딜런입니다.

신디 스튜어트는 사골곡을 깔끔한 음악 편집과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포인트가 있는 안무를 통해서

탑 주니어 선수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으로 안무해주는 것이 특기인데요.

이번 쇼트도 피겨에서 제법 많이 쓰인 "Requiem for a Tower"

"Requiem for a Dream"과 함께 편집해서

주니어 수준을 넘어선 스케이팅 스킬을 가진 카렌첸의 장점을 돋보이는 

멋진 프로그램으로 탄생시켰습니다.

지난 시즌 내셔널 전의 부상으로 시즌 초 부진했던

카렌 첸 선수는 부상에서 벗어나면서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아쉽게도 진출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니어 월드에서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안무가들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저스틴 딜런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San Jose) 샤크스 아이스 클럽의 코치로 

레이첼 플랫이 콜로라도 링크를 떠난 후부터 코치를 맡기도 했습니다.

신디 스튜어트는 이준형 선수의 "오페라의 유령", 박소연 선수의 지난 시즌 프로그램들을 안무하면서

한국 스케이터들의 프로그램도 많이 안무해왔는데요.

이번 시즌에는 앞에서 소개했듯이 아담 리폰이 맡아 산으로 가던 애슐리 와그너의 쇼트 프로그램도 

소방수로 나서서 시즌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신디 스튜어트에게 놀랐던 것은 

바로 올림픽 시즌, 박소연 선수의 프리 프로그램을 시즌 중간에 바꿀 때였는데요.

기본 요소들은 많이 바꾸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음악에 맞추어 세부 안무들을 바꾼 안무를 1달 이내에

선보이는 쉽지 않은 작업를 해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결국 2014 세계선수권을 통해 만개했습니다.


알렉산드라 프로클로바 Alexandra Proklova 

FS "The Firebird" (by Igor Stravinsky) 2014 JGP Zagreb

Choreographer 예카테리나 티코노바 Ekaterina Tikhonova

부상으로 지난 시즌 만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알렉산드라 프로클로바는 프리 프로그램에서 점프에서는 부진했지만, 

자신이 가진 표현력과 매끄러운 스케이팅을 잘살린 인상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이 선수는 기본 스케이팅이 매우 탄탄한데요. 무엇보다도 스트로킹이 부드럽고 자세가 매우 안정적입니다.

(스피드가 어떤지는 직관한 적이 없고 다른 각도의 팬캠을 본적도 없어서 이야기 하기는 어렵겠네요.)

만약 프로클로바의 "불새"가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면,

안나 포고릴라야의 "불새" 프로그램을 본 후에, 다시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러시아의 메이저 스케이팅 클럽인 모스크바 CSKA에서 

라디오노바의 코치이기도 한 인나 곤차렌고에게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시즌까지 다른 신동들의 안무도 많이 하는

안나 빌리비나 Anna Bilibina (라디오노바), 세르게이 베르빌로 Sergei Verbillo(포고릴라야)가 안무를 하다가

이번 시즌부터는 예카테리나 티코노바가 안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러시아 신동들의 안무가 리스트 링크

프로클로바의 인터뷰를 보면 프로클로바와 코치인 인나 곤차렌코가 러시아의 아댄 팀 

야나 코클로바 Jana Khokhlova / 세르게이 노비츠키 Sergei Novitsky의 2009/10 프리댄스 프로그램을 

매우 좋아해서 같은 음악을 조금만 변형시켜서 

쓰기로 했다고 합니다.

프로클로바 인터뷰: http://fsrussia.ru/intervyu/118-aleksandra-proklova-rada-chto-roditeli-otdali-menya-v-sport.html

곤차렌코 인터뷰: http://fsrussia.ru/intervyu/114-inna-goncharenko-strashno-prygnut-v-kipyashchij-kotel-no-my-tam-varimsya.html

프로클로바는 이른바 지난 시즌 러시아 2세대 신동 4인방으로 일컬어지다가 

최근 부상으로 주춤하며 신동 4인방 중 유일하게 주니어 그파에도 올라가지 못했는데요.

부상 후유증을 어떻게 이겨낼지 그리고 탄탄한 스케이팅은 어떻게 시니어에서 이어질지도 궁금하네요.

아마도 다음 시즌에 비록 시니어 나이가 되지만, 국제무대에 시니어로 나가지는 못할 것 같고,

주니어에서 한 시즌 정도 더 출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폴리나 에드먼즈 Polina Edmunds

FS "Peter Pan" OST 2014 U.S. International Classic

Choreographer 루디 갈린도 Rudy Galindo

루디 갈린도의 피터팬 프로그램은 에드먼즈와 잘 어울리는 

상큼한 안무의 프로그램으로 나왔습니다.

웬디 혹은 요정 팅커벨의 캐릭터를 연기한 듯 보이네요.

안무가인 루디 갈린도 이야기를 조금 해보죠. 

갈린도는 크리스티 야마구치의 페어 파트너로 

2번이나 미내셔널 챔피언이 되고 월드 5위에 오르던 페어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야마구치가 올림픽을 앞두고 싱글에 전념하게 된 후, 페어팀이 깨지고 다시 남싱으로 출전하게 되었고,

싱글로 전환한 후 한번도 내셔널 포디움에 들지 못했습니다.

갈린도는 3년 동안 아버지, 형제, 코치를 차례로 떠나보낸 슬픔과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여동생이 코치로 도와주며 마지막으로 출전한 1996 미국 내셔널에서 첫 싱글 경기 포디움으로 챔피언이 된후

싱글 선수로 처음 참가한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피겨 스케이팅계에서 드문 멕시코 이민자의 후손인 갈린도는 

컴피에서 은퇴하면서 게이임을 커밍아웃 하기도 했죠.

현재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코치를 하며, 야마구치의 딸도 직접 코치하고 있습니다.

스케이터일 때도 뛰어난 표현력과 창의적인 안무로 인기가 있었는데, 안무가로서도 재미있는 시도를 하네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특히 싱글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힘든 긴 트위즐이 눈길을 끕니다.

올림픽 시즌 어린 나이로 출전해 좋은 경기를 선보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에드먼즈는

이번 시즌 시즌초의 기대와 달리 부진한 경기를 하고 있는데요.

키가 계속 커서 167을 돌파하며 에드먼즈의 점프는 시즌이 지날수록 점점 컨시를 잃어 가고 있습니다.

이번 내셔널과 아직 끝나지 않은 성장통을 어떻게 돌파할지...

코치인 데이비드 글린과 어머니이자 코치인 니나 에드먼즈의 고민은 더욱 늘어날 듯 합니다.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Evgenia Medvedeva 

EX  "Non, Je Ne Regrette Rien" (by Edith Piaf) 2014 JGP Courchevel

이번 시즌 프리가 무언가 개성 있으면서도 감정과 음악이 중간에 단절되는 아쉬운 프로그램이었다면,

갈라는 저에게는 흔한 듯 하면서도 감성적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였기 때문이라는 것도 부인하고 싶지는 않네요.

프랑스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갈라였으니, 선곡은 맞춤 선곡인 듯 합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새로 선보인 Bee Gees의 "Stayin' Alive" 갈라를 더 좋아하는 팬들도 많지만

저는 이 갈라가 더 마음에 듭니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에디트 피아프의 강한 보컬을 들으며

다음시즌에 컴피에서도 이런 디바 캐릭터를 연기하는 

보컬 프로그램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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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은 외국 남자 싱글 프로그램이고, 

마지막 편은 한국 스케이터의 프로그램으로 이어집니다.


생각보다 시리즈가 길어지네요...^^;

올해 가기 전에는 다 포스팅 할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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