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있지만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거나,

큰 콘서트 홀을 빌릴 수 없는 두 음악가가 있습니다.

 

이들을 유심히 지켜본

지역의 피아노 악기상이 이들의 연주를 찍어서 

유튜브에 올립니다.

재미로 올린 이들의 동영상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유튜브 시대의 새로운 음악. 새로운 뮤지션이 탄생합니다.

 

오늘의 피겨 쥬크박스는

피아노 가이즈 (The Piano Guys) 입니다.


이들의 데뷔 곡인 "마이클 모차르트르 만나다" Michael Meets Mozart 는

100개가 넘는 레코드 트랙을 사용하여 녹음하며, 마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듯한 효과를 냅니다.

사실은 피아노 한대와 첼로 하나 베이스 드럼을 가지고 두 연주자가 모두 연주한 것입니다.

이들은 첫 곡을 마이클 잭슨과 모차르트에 헌정합니다.

 

스스로 복제하여 여러명의 첼리스트가 되어 합주를 하기도 합니다.

 

첼리스트 스티븐 샤프 넬슨과 피아니스트 존 슈미트

이들의 재능을 알아본 이웃의 피아노 판매점 주인 폴 앤더슨의 도움을 통해

유튜브에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뮤직비디오를 담당한 텔 스튜어트 

그리고 음반 프로듀서 알 반데 벡이 의기 투합합니다.

이렇게 다섯 남자의 음악으로의 여행은 시작됩니다.



이들의 그룹 명 "The Piano Guys"는

바로 폴 앤더슨의 악기가게의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전세계가 아는 그룹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베토벤 메들리, "Beethoven's 5 secrets"의

뮤직비디오는 베토벤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됩니다

 

Don't only practice your art

But force your way into its secrets

For it and Knowledge can

raise men to the divine

- Ludwig van Bethoven -

 

예술을 연습하지만 말고

그 비밀의 영역에 당신의 길을 만들어라.

예술과 지식이

인류를 숭고하게 해줄 것이다.

- 루드비히 반 베토벤-

 



위의 뮤직비디오처럼 이질적인 것 같은 각기 다른

음악과 음악, 그리고 음악과 영화, 영화와 영화, 악기와 악기를 섞고 연결시켜

재치있게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


이런 작업을

매쉬업 Mash Up 이라고 합니다.

유튜브가 만들어낸 문화 트렌드인데요.

관련포스팅: 피겨쥬크박스 - 춤을 춰야 젊음이지

 


이들은 매쉬업의 진원지인 유튜브를 통해서

세상에 자신들의 창작물을 알려왔습니다.

 

 

현악기인 첼로는 어느새 타악기인 퍼커션이 되고,

 

 

화이트 샌드에서 달빛이 아닌 햇빛을 받으며 베토벤의 월광을 연주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락음악이 되어 새롭게 탄생합니다.

 

이들의 두번째 앨범은

빌보드 차트 뉴에이지, 클래식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이제 유튜브를 넘어서

미국 전역으로 공연에 나섭니다. 

 

 

 

공연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이들의 팬이 된 많은 유저들은

각도시의 공연장으로 이들의 공연을 즐기기 위해 모여들었죠.

유튜브 공연 영상에 남겨진 코멘트입니다. 

sbenard1


I'm watching this on PBS right now! Incredible! I was amazed that there were small children, teens, Moms and Dads, and even Seniors in the audience, all enjoying the concert equally! This is music for ALL to enjoy!

PBS 방송에서 공연실활을 지금 보고 있어요. 믿을수없네요! 꼬마들, 10대 청소년,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같이 관객으로 있는 것이 놀라왔습니다. 모두 동등하게 공연을 즐기고 있었어요. 이것이 바로 "모두"가 즐길수 있는 음악입니다.

 

저 역시 이들의 라이브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미 투어의 일환으로 제가 사는 곳에도 왔는데요.

겨우 티켓을 구할 수 있었고, 공연은 결국 매진되었습니다.


피아노 가이즈 홈페이지의 tour 스케쥴 페이지, 이미 11월 초까지의 공연이 대부분 매진이다. http://thepianoguys.com/events/


위의 유튜브 코멘트처럼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아들 등 가족관객들도 많았고

초등학생에서 대학생, 중년의 부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찾아와 즐겁게 웃으면서 즐기다 갔습니다.

시종일관 엄숙하고 헛기침 소리가 나는 그런 기존의 클래식 공연이 아니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존 슈미트는 공연에서 거꾸로 돌아서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피아노 vs. 첼로의 라이벌 관계를 언급해 가며

연주 중간중간에 쏟아내는 조크도 재미있었구요.

첼리스트 스티븐이 계속 "The Piano Guys"가 아니라 "Piano & Cello Guys"라고 투덜대면

피아니스트 존이, "에이 왜이래 속좁게..."

뭐 이런식으로 받아치는 농담

 

그리고 첼리스트인 스티븐의 아들이 

첼로가 아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아래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피아니스트 존을 다스베이더로 출연시킨거죠.

 

 

공연 중 연주 중간중간에

스티븐은 첼로로,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송아지 소리도 들려주고,

존은 피아노를 치다가도 흥에 겨우면 춤도 춥니다.

 

클래식과 팝을 믹스하면서 그 중간 지점에서

경쾌하고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내는

이들이 유튜브를 통해 발표하는 새로운 음악을 기다리며

즐겨 들어 왔는데요.

(언젠가 이야기했듯이 그렇습니다...저는 크로스오버 덕후입니다...)

 

스포츠와 예술을 넘나들며 감동을 선사하는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지난 시즌부터 여러 스케이터들이

이들의 음악을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즌부터 가사 있는 음악이 싱글과 페어에 도입되더라도

팝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The Piano Guys의 음악은

피겨 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더욱더 애용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들의 음악을 사용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에

기억에 남는 피겨 프로그램들을 소개합니다.

앞으로도 이들의 음악을 사용한 더 많은 피겨 스케이팅 레파토리를 봤으면 합니다.

 

린지 데이비스 / 마크 라드윅 Lindsay Davis / Mark Ladwig SP 2012 스케이트 캐나다

 

켈시 왕 Kelsey Wong SP 2013 브리티시 컬럼비아 섬머 컴피티션


Video streaming by Ustream

 

김민석 Min-Seok KIM SP 2013 네벨혼 트로피 선발전


박지혜 FS 2013 에이스 침대 피겨 꿈나무 대회

박고은 SP 2013 에이스 침대 피겨 꿈나무 대회



에필로그)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는데,

   "요리사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감사합니다."

갑자기 익숙한 말이 들려서 "어...뭐지?" 싶었는데요.

한국 영화에서 보고 우연히 넣었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정확한 한국말이라 의외였죠.

 

"드리는" 이라는 단어는

외국인이 한국어 대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단어이니까요.

 

가끔 CSI 등의 미국 드라마나 007 등의 헐리우드 영화에 

한국인 캐릭터가 나오면

정체를 알수 없는 이상한 한국어 대사에

문장을 알아 듣기가 힘든 경우도 많아서.

정확한 대사의 이 뮤직비디오가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확한 대사는 우연이 아니었더군요.

 

공연이 끝나고

싸인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어디서 왔댜고 물어봐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반갑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살았는데...어디서 살았어요?

환하게 웃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는데 너무 유창해서 놀랐어요.

     "아...서울이요..."

"이태원에 자주 갔었어요...^___^"

     헉~~~~~

순간 앗 이거 한국말로 하나 영어로 이야기하나...당황..

결국 다른 두명의 멤버들도 있어서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이야기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알 반데르 벡, 스티븐 샤프 넬슨. 존 슈미트, 폴 앤더슨, 텔 스튜어트   


재치넘치는 첼리스트이자    

첼로대신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하는 아들을 둔

스티븐은 광주에서,

원래 고향이 뉴질랜드인 음반 프로듀서

알은 부산에서

1년 이상씩 살았다고 합니다.

 

한국말을 정말 잘하신다고 하니,

"쥐꼬리만큼 해요"

"우리 사진 같이 찍어야죠...자 김치.."

    ㅋㅋㅋ 

 

유튜브를 통해 이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그리고 이들의 매쉬업 작업이 성공적이었던 것도

이른바 어커스틱/전자악기, 콘서트/유튜브, 고급문화/대중문화, 서구/동양의

여러 문화적 요소들을 단순히 섞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문화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그 경계를 즐겁게 횡단해 왔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모차르트가 미션 임파서블을 만나고

이들의 연주가 컴퓨터 서버를 통해서 전세계의 인터넷 유저와 만나고

바이올린과 첼로로 연주하면서 춤을 추고 액션연기를 하는

그리고 스털링과 피아노가이즈가 만나는

그런 매쉬업. 

 

아쉽게도 아직 이들의 한국 공연 일정은 없습니다.

연말까지 빽빽하게 미국 전역의 투어가 잡혀있더군요.

언젠가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공연중에 본격적으로 한국어로

개그를 날리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본 공연의 팬캠은 올라와 있지 않지만,

이전에 공연한 공연 영상이 유튜브에 있더군요. 

 

 

우리가 항상 엄숙하게 대하던 

피아노와 첼로를 장난감처럼 즐겁게 가지고 노는

피날레의 연주처럼 시종일관 이들의 공연은 매우 흥겹고 유쾌했습니다.


http://soentertain.me/2012/10/the-piano-guys-new-rock-stars-hit-television/

 

그리고 그들의 음악처럼

무대 밖에서도 격의 없고 친근한 뮤지션들이었습니다.


http://thepianoguy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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