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컴퓨터를 끄고 자기 전에 제 블로그를 한번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블로그가 폭발할 정도로 조회수가 올라가 있었던 것이죠.
이상해서 포탈을 들어가본 후에 알았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기자회견에서 컴피 복귀를 선언했던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가 컴피에 복귀한다는 기사를 읽은 후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
그러다가.
자료를 모아 출전 가능 대회와 일정을 포스팅하기 시작했습니다.
관련 포스팅: 김연아 선수 소치 올림픽 출전목표로 컴피 복귀 & 참가예상 국제대회 리스트
사실 김연아 선수의 기자회견 소식을 듣기 전
저는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기계체조 런던 올림픽 대표를 뽑는
미국 여자 대표 선발전 (US Olympic Trial)경기를 봤습니다.
제가 이 선발전에 특별히 더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나스티아 류킨이라는 선수 때문이었습니다.
류킨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체조 종합(All around) 금메달을 딴 선수입니다.
추천 포스팅: "Make it or Break it" ))) 실제 미국 선수들은?
그녀는 올림픽 이후 3년여를 대회에 참여하지 않다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에 복귀합니다.
지금까지 올림픽 체조 여자 종합 금메달리스트 중에 다음 올림픽을 위해
복귀한 선수는 류킨이 최초였습니다.
밴쿠버 올림픽 남자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에반 라이사첵과 함께 친한 친구 (혹은 연인) 관계로 알려진
류킨은 자신의 복귀에 역시 컴피 복귀를 추진중인
라이사첵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복귀를 앞두고 출연한 CNN의 피어스 모간 쇼 (part 1)
복귀를 앞두고 출연한 CNN의 피어스 모간 쇼 (part 2)
왜 다시 힘든 길을 선택했냐고 묻자,
류킨은 "왜 화려한 경력에 흠집을 내려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팀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미국 체조의 국가 대표 선발전은 거의 1달여 가까이 진행됩니다.
일명 군사훈련장(boot camp) 이라고 불리는 그 과정에
이제 더 이룰 것이 없는 류킨은 그렇게 후배들과 함께 다시 섰습니다.
최종 선발전 첫째날 경기 직전 서로에게 행운을 비는 미국 여자 체조 선수들과 류킨
최종 선발전의 마지막 날
류킨은 이단 평행봉에서 떨어지는 실수를 합니다.
류킨의 런던 올림픽 출전의 꿈이 멀어지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관중들은 조금씩 박수를 치며 류킨이 경기를 끝마치도록 성원을 보냅니다.
http://www.nbcolympics.com/video/gymnastics/nastia-liukin-again-falls-on-bars-at-trials.html
류킨은 마지막으로 평균대에 올라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
출전합니다.
류킨 선수는 이단 평행봉과 달리
평균대에서는 깨끗한 경기를 보여주었고,
그녀의 착지와 함께 1만 7천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그리고 후배 선수들은 류킨 선수와 포옹합니다.
마지막 경기 장면과 인터뷰를 링크합니다.
http://www.nbcolympics.com/video/gymnastics/nastia-liukin-says-goodbye.html
류킨의 복귀와 대표 선발전에서
미국 체조계와 관중들 그리고 미국의 언론이
보내준 절대적 지지와 신뢰는
다시 돌아온 용감한 챔피언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감동적인 여정이었습니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많았던
김연아 선수를 보며
저는 솔직히
류킨 선수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오늘 김연아 선수의 기자 회견을 보며
저는 류킨의 마지막 경기에 환호하던 미국의 관중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사회는 김연아 같은 스케이터에게 환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피겨 스케이팅에서 모든 것을 이룬
김연아 선수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자신에 대해 수없이 많은 질문을 던졌을 지 생각해 봤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에 상관없이,
김연아 선수의 경기 하나하나에
미국 관중들이 류킨의 용감한 컴백에 보내주었던
그런 박수와 지지를 보냈주었으면 합니다.
류킨의 마지막 경기와
김연아 선수의 컴피 복귀를 보며,
이렇게 용감한 사람들을
다시는 볼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우리에게 주었던 행복만큼
진심으로 그녀도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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