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 여자 경기에서
최다빈 선수가 6위,
김나현 선수가 10위를 차지하며
한국 스케이터가 동시에 Top 10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올렸습니다.
한국 여싱이 주니어 월드에서 Top 10 에 2명이 든 것은
2006년 (김연아 우승, 김채화 7위) 이후 처음입니다.
경기 영상입니다.
최다빈 Dabin Choi
(No Commentary)
CBC (캐나다 방송) 해설 버전
최다빈 선수의
이번 대회가 단순히 6위라는 순위 이외에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큰 대회에 나와 쇼트와 프리를
모두 클린으로 랜딩하였다는 점입니다.
기술적으로는 단순히 트리플 럿츠 + 트리플 토를 실행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번 시즌 트리플 럿츠의 롱엣지 교정을 해냈고,
그동안 회전수 부족을 지적받았던,
트리플 럿츠 뒤의 연결 트리플 토에 언더로테이션을 받지 않았는데요.
쇼트보다 프리 경기는 롱엣지와 언더로테이션 판정이
더욱 까다로웠기 때문에 주목할 만 합니다.
또한 최다빈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162.35를 기록하면서,
김연아, 김해진 (2014 사대륙, 166.84), 박소연 (2014 사대륙,162.71)의
뒤를 이어 네번째로 ISU 공인대회에서
160점대를 돌파한 한국 여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점프의 높이와 단조로운 안무 표현력 등은
최다빈 선수가 주니어 Top 5로 올라서기 위해
그리고 시니어 레벨에서도 탑 스케이터로 남기 위하여
성장통을 거치면서 넘어야할 필수 과제로 남았습니다.
김나현 Na-Hyun KIM
(No Commentary)
김나현 선수 역시
쇼트, 프리를 모두 클린하면서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에서 ISU 퍼스널 베스트를 갱신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김나현 선수가 앞으로 더 멀리 나갈 때
든든하게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Top 10에 들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오늘 프리 프로그램은 김나현 선수의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밝은 빛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내내 관중들에게 호평 받은 "사브리나" OST 프로그램을 통해
김나현 선수는 "우아한 스케이터"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었고
시니어 스케이터 같은 안무 표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즌 초 컨시가 떨어지던 트리플 럿츠의
랜딩도 매우 안정적으로 바뀌었지만,
롱엣지는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3+3 점프에의 도전 역시 넘어서야 겠죠.
최종 결과
프리 결과
엘레나 라디오노바의 2연패와 러시아 신동의 포디움 스윕
대회 결과는 결국
엘레나 라디오노바가 1976년부터 시작된 주니어 월드에서
처음으로 2번 우승한 최초의 여자 스케이터가 되면서,
세라피마 사하노비치, 예브게니아 메데브데바와 함께
포디움에 서게 되었고,
러시아는 2년 연속으로 주니어 월드 포디움을 스윕했습니다.
러시아 주니어 3인방은
고난이도 3+3 점프를 너무 쉽게 팡팡 뛰어대며
기술점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했습니다.
포디움 위에서의 다른 높이는
사하노비치, 메데브데바가
모두 럿츠에서 롱엣지를 받고,
점프에서 실수가 있었던 반면,
라디오노바는
큰 실수 없이 모든 점프를 랜딩하면서 갈렸습니다.
이번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하며 쌓아올린
구성점수도 한 몫했죠.
쇼트 경기 후
러시아의 포디움 스윕을 유일하게 깰 수 있는
추격권에 있던 미야하라 사토코는
프리에서 모든 점프를 랜딩하며 한 때 포디움에 들 것으로 보였으나
프리뷰에서 지적했던 언더 로테이션 문제가 터지며
결국 두개의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으로
포디움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3위인 메데브데바와의 차이는 고작 0.74였습니다.
캐나다의 엘라인 샤트랑은
약점인 점프컨시가 잡히며 인생경기를 펼쳐
지난 여름 섬머대회에서 포텐셜을 보여 주었던 "닥터 지바고" 프리 프로그램을
멋지게 완성시키며 5위에 올랐습니다.
관련포스팅: COS 섬머 스케이트 직관기 (1) - 캐나다 유망주 알레인 샤트랑, 가브리엘 데일만
(점프 컨시가 오늘처럼만 잡힌다면) 다음 시즌 시니어에서
케이틀린 오스먼드, 가브리엘 데일먼과
본격적으로 캐나다 챔피언을 다투지 않을까 합니다.
한편, 대회전 기세 좋게 타도 러시아를 외치며
주니어 월드에 참가했던 미국의 신동
엠버 글렌, 카렌 첸, 타일러 피어스는
쇼트에서부터 점수가 벌어지면서 제대로 저항조차 못하고,
(크림반도 가져가는 푸틴을 힘없이 지켜보는 오바마처럼)
러시아의 주니어 신동들의 포디움 재점령을
맥없이 바라보아야만 했습니다.
글렌은 회전수 부족에, 첸은 부상 후유증에, 피어스는 부담감으로
무너졌습니다.
안타깝네요...
데니스 텐의 잇다른 메이저 대회 포디움으로
세계 피겨계의 지도에 이름을 올려 놓은
카자흐스탄은 여싱에서도 서서히 이름을 각인 시키고 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2000년생
엘리자벳 투르진바예바는
깜짝 은메달을 따냈던 주니어 그랑프리 만큼은 아니었지만,
11위를 기록, 국가순위 6위로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권 7장을 따냈습니다.
시상식 영상
고난이도 3+3 연속 점프는 계속
쇼트에서 확연했던 3+3 점프의 싸움은
프리에서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러시아 주니어 3인방은
3+3 혹은 3+Lo+3 점프등
고난이도 연결 점프를 프리 프로그램에서 두개씩
시도하고 모두 랜딩했습니다.
넘어지지 않고, 롱엣지나 언더 없이 성공한 3+3 점프를 보면
트리플 럿츠 + 트리플 토 (라디오노바, 최다빈)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 (사하노비치, 메드베데바)
트리플 살코 + 트리플 토 (메드베데바)
신동들 여전히 강세
여자 싱글은 이번 대회에도 역시
상위권에 어린 선수들의 출전이 많았습니다.
포디움을 보면
99년 1월생 라디오노바는 두번째 주니어월드였고,
사하노비치 (00년 2월)와 메데브데바(99년 11월)는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주니어 출전 연령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러시아 주니어 3인방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는데요.
상위 15위 선수들의 출생연도를 보면 10명이 99년 이후 출생자였습니다.
96년 3명 - 알라인 샤트랑, 혼고 리카, 아나이스 벵타드
98년 2명 - 미야하라 사토코, 타일러 피어스
99년 상반기 3명 - 엘레나 라디오노바, 루트르시아 복, 제니 사리넨
99년 하반기 3명 - 메데브데바, 엠버 글렌, 카렌 첸
00년 상반기 4명 - 사하노비치, 최다빈, 김나현, 투르진바예바
하지만 이러한 어린 선수들의 출전으로 인한 결과는
각 국가마다 희비가 갈렸습니다.
러시아의 성공은 이미 앞에서 이야기했는데요.
덧붙이자면 최근의 러시아 주니어의 성공은
단순히 푸틴 정권의 대대적인 지원 이외에도,
경제 회복에 따른 중산층의 부활과
소련 붕괴 이후 해외로 나갔던 피겨 코치들의 귀환
그리고 해외거주 러시아 코치들의 협력등으로
피겨 스케이팅 인프라가 다시 구축된 것이 주효했습니다.
심판진 역시 구소련이었던 여러국가의 심판진들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막강한 네트워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구요.
미국의 경우 프리뷰에서 이야기했듯이
내셔널 시니어 상위 선수들을 출전시키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내셔널 주니어 포디움 선수들을 위주로 출전시켰는데요.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주니어 월드에 첫출전한 선수들이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7위, 9위, 14위를 기록,
미국은 주니어 월드는 2명, 주니어 그랑프리는 7장을 가져가게 되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주니어 월드에 출전한 적이 없는 폴리나 에드먼즈가
곧바로 시니어 월드에 출전하지 않고
이번 시즌 주니어 월드에 나왔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
선수층이 두터운 미국의 사정상 양대회에 모두 출연할 수는 없었겠죠.
일본과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주니어 월드 무대에 익숙한 선수들을 내보냈고,
이것이 주효했습니다.
일본은 4위와 8위를 기록하며,
주니어월드 3장과 JGP 14장을 회복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캐나다인데요.
캐나다는 알라인 샤트랑이 Top5에 들면서
국가별 출전권 14장을 따왔습니다.
이상하게도 유독 여자 싱글에서만 부진한
피겨스케이팅 강국 캐나다가
주니어월드 여싱에서 Top5 에 든 것은
조애니 로셰트 (2002, 5위) 이후 12년만에 알라인 샤트랑이 처음입니다.
참고로 마지막 포디움은 1987년 (샤논 엘리슨, 3위) 이었습니다.
탑여싱 발굴을 위한 캐나다의 오랜 소원이
캐나다 여싱 3인방 (케이틀린 오스몬드, 가브리엘 데일만, 알라인 샤트랑)을
통해 다시금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관련포스팅: 캐나다의 "김연아" 찾기 - 러시아, 일본, 한국에서 배우는 교훈?
한국은 빙상연맹이 임의로 선정한 것이 아니라
이번 시즌 출전한 주니어 그랑프리 성적에 따라 선정되었는데요.
첫 출전한 어린 선수들이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선전하여
주니어월드 출전권을 따냈고,
결국은 이들이 Top 10 에 진입했습니다.
한국의 주니어"들/둘" Top 10에 들다
이번 주니어 월드에서
최다빈 선수가 기록한 6위는
한국 여자 싱글 스케이터의 주니어월드 성적중에
김연아 선수의 2006 우승, 2005 준우승에 이어
3번째로 좋은 성적입니다.
다른 종목에서는
남자싱글에서 정성일 선수가 1988년 대회에서 6위를
아이스 댄스에서 이번 대회에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가 6위를
기록한바 있습니다.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팀은 갈라에도 나왔습니다. 아쉽게도 영상은...아직...안 올라왔네요.)
김연아 선수 이후 한국 여자 스케이터가 주니어 월드 Top 10 에 든 것은
김채화 (2006, 7위), 신예지 (2007, 8위), 김해진 (2012, 8위) 단 3명 뿐인데요.
이번 대회에는 최다빈, 김나현 두명이 동시에 Top 10안에 들었습니다.
이로서 한국은
다음 주니어 월드에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2명을 출전시킬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 순위 4위로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권 7장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권은 주니어 월드에서
국가별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스케이터를 기준으로 결정하는데요.
14장: 러시아, 일본, 캐나다
7장: 한국, 미국, 카자흐스탄
만약 위의 국가 중 결원이 발생할 경우
매회 2명을 내보낼 수 있는 14장을 이미 배정받은 국가는 충원할수 없기 때문에
7장의 출전권을 가진 국가중 국가 순위가 가장 높은
한국이 우선적으로 충원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2012-2013 시즌에
기존의 7장 이외에 3장의 출전권을 추가로 가져온 적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이번 시즌에도 각대회 2장의 출전권이 있었으나
내부 기준 점수를 채우지 않은 경우 국제 대회에 내보내지 않으며,
출전권을 버린바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에도 출전 선수가 부족해
결원이 생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 경우 한국은 기존의 7장의 출전권에 추가로
출전권을 가져올 수 있을 듯 합니다.
벌써부터 8월이 기다려지는 이유
멘탈도 실력이라고 했나요?
어쩌면 스케이터에게 점프 컨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멘탈 컨시인것 같습니다...
아직 극복해야할 각자의 약점들이 있고
또한 여싱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성장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즌 중 주니어 레벨 선수에게 가장 큰 대회인
주니어 월드에서
너무나 침착하고 안정되게 경기에 임하며,
쇼트와 프리에서 모두 클린 경기를 선보인
한국의 두 주니어들을 보며
앞으로의 행보에 더 큰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2014 종합선수권 최다빈 쇼트
2014 종합선수권 최다빈 프리
2014 종합선수권 김나현 쇼트
2014 종합선수권 김나현 프리
그리고 이들의 뒤를 이어
새로 주니어 국제 무대에 나가게 될
꿈나무 주니어 새내기들이
이번 여름 태릉 빙상장의 주니어 선발전에
선보일 것입니다.
물떨어지는 빙상장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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