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연아 선수의 갈라가 떠올랐습니다.
"벤"으로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자신의 아이돌에게 오마쥬를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피겨 스케이터들의 연습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몇년 전보다 좋아졌다는 거지, 사실 이른바 피겨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멀은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에 와보니 도시마다 링크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마을 마다 있더군요.
제가 사는 곳도 큰 도시도 아닌데 가까운 빙상장에 링크가 4면이나 있었습니다.
쇼트트랙, 아이스 하키, 피겨 스케이팅 종목별로 따로 연습하는
따뜻한 링크장을 보면서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들었는데...
태릉의 추웠던 2011년 주니어 선발전이 생각나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건 미국도 피겨의 인기 때문만은 아니고,
아이스 하키가 받쳐주기 때문에 가능하겠죠.
하지만 지금의 한국 주니어 스케이터들은
집에서 10분 거리의 4면 링크장과도 바꿀 수 없는
연아 선수가 가질 수 없었던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롤모델
연아 언니/ 연아 누나
김연아 선수 이전에
세계무대에서 탑랭크 스케이터를 가져본 적이 없던
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김연아 선수로 인해 세계 정상을 꿈꾸게 되었으니까요.
첫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후 촬영한 김연아 선수의 국민은행 첫 CF,
국민은행은 김연아 선수의 첫 후원자가 되었고, 김연아 선수 측의 제안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후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난 종합선수권 대회의 후원자이도 했죠.
그리고 김연아 선수가 홀로 외롭게 걸어왔던 그 길을 따라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도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c) 오마이뉴스 곽진성 기자
과천 실내 빙상장에 걸려있는 김연아 선수 배너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은 성장통을 겪으면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연아 언니는 연아 누나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나도 극복할 수 있을거야...
이번에 주니어 월드 아댄에 출전한
김레베카 선수는 프리 경기에서 스텝 도중 스케이트 날이 부딪히면서
두번이나 넘어졌는데요.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Rebeka Kim / Kirill Minov FD Junior Worlds
영상 링크 http://youtu.be/xLYitCeOa4U
아댄이 얼마나 국적이 중요하고 보수적인지
아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스케이팅 팬들은 잘 아실거에요.
싱글보다 더 심하다고 하면 그럴 수 있을까 싶겠지만 진짜 그렇습니다.
아댄의 본산 러시아 출신 키릴과 같은 링크 동료들 앞에서
첫 챔피언 대회에서 보란듯
좋은 성적을 받고 싶었을텐데,
항상 그 추운 모스크바의 새벽에 홀로 링크장에 가며 연습해온
레베카 선수가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지금 레베카도 아마 김연아 언니를 떠올릴거에요.
싱글 선수일 때 점프 컨시로 고민할 때 모스크바에 온 김연아 선수와 만나며
다시 연습에 몰두했듯이...
잠간 김레베카 선수 팬클럽에 레베카 어머님이 적으신
김연아 선수와의 만남 이야기를 인용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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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로 챔피언쉽이 열리기로 결정되면서 부터
레베카의 가슴떨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연아언니 도착소식은 들었으나,남싱경기가 끝날때까지도 경기장을 맴도는 기다림은
계속되었습니다.가지고 있던 연아언니에 관한 모든것을 싸들고 경기장을 오가던 베키에겐
아무래도 연아언니를 만나는 것은 이젠 너무 힘든 일이 되어버린것 같았습니다.
근데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요.
하나님! 오늘은 꼭 연아언니를 만날 수 있게 해 주세요.
연아언니 콜렉션을 든 가방을 메고 아침일찍 집을 나서며 알 수 없는 기대감으로
아직을 선수들과 관계자들외에는 오지 않을 경기장을 향해 갔구요.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일반인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훈련장 입장에 성공했다고...
베키의 마음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 주셨어요.
관계자외에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연아언니 아침 트레이닝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덜덜 떨리는 마음과 몸으로 연습을 지켜보고..
나가는 연아 언니를 향한 외마디
"연아언니~~!"
" 어? 응! "
너무나 쉽게 가깝게 베키곁으로 다가온 연아언니가
베키를 향해 말을 걸었데요.
재촉하는 경호원을 마다하고 몇마디를 주고 받곤 베키에게 "5분만 기다려줘" 하고 나갔데요
과연 연아언니가 5분 후에 베키에게로 돌아올까?
네,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사진함께 찍게 관중석에서 내려오라고 했데요.
그런데 경호원들이 베키가 관중석에서 내려오는 것을 막자
연아 언니가 "그럼 내가 올라갈께" 하곤 스케이트를 신은 채로 의자위로 올라섰고
사진 찍기위한 키 높이가 맞자 관중석으로 넘어갈 필요는 없어서 그냥 함께 찍었데요.
연아 언니 달력을 내밀자 " 어! " 놀라며,베키가 펴준 세헤라자데 사진 위에
싸인도 예쁘게 해 주었구요.
연아언니는 경호원들 틈에 갇혀 감히 소리내어 불러 볼 수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도 친밀하고 친절하게 베키에게 다가와주었답니다.
출처: 김레베카 팬카페 http://cafe.daum.net/rebeka-kim, 불펌금지
베키가 스케이팅을 시작한 이유도 계속하고 있는 이유도
단지 스케이팅을 너무잘하는 연아언니가 좋아서 이기에...
매일 경기장을 돌며 연아언니를 기다리고 찾는 베키가 행여 한번도 연아 언니와 얼굴도 스치지 못 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연아언니의 경기를 맨 앞자리에서 보고자
첫날 부터 출입구 경호원아저씨를 잘 사귀어 놓았던 베키였구요.
다른 좌석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항상 베키를 맨앞 자리에 앉혀 주었어요.
그래서 연아언니의 경기장을 들어서는 생생한 모습을 보고 또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어요
출처: 김레베카 팬카페 http://cafe.daum.net/rebeka-kim, 불펌금지
텔리비젼과 유툽에서만 보던 연아언니를
지척에 두고 보고 있는 베키의 심정 이해가 가시나요.
드디어 연아선수가 모습을 들어내었고,아침에 연아언니와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연아선수를 보자 저도 알수 없는 감정으로
김연아 화이팅을 외치며 눈물이 고였다니까요^^
오늘의 연아선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딸이였습니다.
그 연아선수를 보며 베키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딸이 될 날을 꿈꿨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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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은 러시아에서 훈련하고 있지만
한번도 한국국적을 포기할 생각을 안 했던 레베카는
신체점제의 첫 국제무대 한국 아이스댄서가 되어
역시 외롭겠지만,
미래의 아이스댄서 후배들이 같이 꿈꾸게 될
아이스 댄서의 첫 스텝들을 묵묵히 하지만 조금씩 속도를 높이며 밟아가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 주니어들은
이제 10년 전에는 없던 또 하나의 중요한 인프라가 생겼습니다.
추운 빙상장에서 열리는 국내대회에
찾아와 선수들을 응원하는 피겨팬들
그리고 밀라노에서도
유로스포츠에서 외면한 첫그룹 경기를 기록하기 위해
9년만의 한국 아댄 국제 경기를 팬캠으로 찍은
"boo님" 횽 같은 팬들.
우리 주니어들은 10년전 보다 훨씬 힘내기 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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