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피겨 세계선수권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http://www.worlds2013.ca/


피겨팬들을 환영하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챈, 버모네, 위버/포제가 차례로 나와서 
캐나다 월드에 오는 것을 환영하는데...


웰컴 영상에 경기영상이 있는데,
제가 익숙한 영상들이 나오더라구요.

영상들은 바로
온타리오주 미시사가에서 열린
2011 그랑프리 스케이트 캐나다

제가 처음으로 봤던 국제대회 컴피였습니다...
특히 아댄 컴피가 대단했는데요.

얼음위에서 춤을 추면서
날/아/가는것 같았습니다.

잊을 수가 없는 경기들이죠.









영상을 보는데 2011 스케이트 캐나다 
생각도 나고 해서 왠지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 당시 링크에서 제 옆의 캐나다 팬이 
애정에서 우러난 캐나다 스케이트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해서
제가 그랬어요.

"But bottom line is you have a lot of dancers and pairs to complain about"
      "What does it mean?"
"South Korea doesn't have any Ice Dancer or any Pairs"
     "Really? South Korea is Yuna's Country"
"But it is true..."

"여하튼 최소한 캐나다는 불만을 지적할 수 있는 많은 아댄팀과 페어팀이 있쟎아요."
     " 무슨 이야기죠?"
"한국은 아이스 댄스와 페어팀이 하나도 없어요."
     "진짜? 김연아의 나라가?"
"하지만, 사실인걸요..."

그 때 열정적인 캐나다 팬들 사이에서
언젠가 한국의 아댄팀도
링크 위에서 자신들의 춤을 보여주기를
남몰래 기원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 드디어 한국 아댄팀이 9년만에 주니어 월드에 돌아왔죠.

출처: Ice-dance.com


한편 오늘 주니어 월드를 캐나다 국영방송인 CBC가 녹화 중계해줬는데요.

해설자인 트레이시 윌슨이
주니어에서 탑랭크에 든다고 시니어에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주니어부터 계속해서 꾸준히 성장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탑랭크를 유지한 예외가 있다면서 
언급된 선수가...바로 김연아 


하지만,
주니어 시절이 커리어의 절정이고  그 뒤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니어 월드는 앞으로 이끌어 갈
스케이터들의 단상만을 알 수 있는 것이고
확실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죠.

김연아 선수가 극복한 것이 성장통만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김연아 선수가 극복해야 했던 것은 
성장통 이외에도
피겨 변방국 선수에 대한 편견, 그리고 불리한 판정들, 그리고 열악한 링크...

여기서 잠시 보는 김연아 선수의
2005년 주니어 월드 갈라 "벤" 입니다.

 

 

갈라에서 3+3 뛰는 것 보시분 있나요?
연아선수는 왜 갈라에서 3+3을 뛰었을까?

피겨 변방국 출신인 연아는 갈라에서조차 
실력을 보여주며
심판들의 눈도장을 받아야만 했던거죠.

그래서 저는 이 갈라를 볼 때마다 항상 가슴이 아픕니다.

...

피겨 선수이면서 K-POP 스타에 도전하고 있는
신지훈 선수의 첫 도전곡도 바로 벤이었습니다.


오늘 생방송 경연에서 TOP6에 진출한

신지훈 선수가 "벤"을 첫 도전곡으로 부른 것을 유튜브에서 봤을 때,

저는 연아 선수의 갈라가 떠올랐습니다.


신지훈 선수도 틀림없이 이 갈라영상을 봤을 거고, 

어찌보면 피겨 선수로는 외도로 보일 수 있는

K-Pop 스타 오디션을 시작하면서 

"벤"으로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자신의 아이돌에게 오마쥬를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피겨 스케이터들의 연습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몇년 전보다 좋아졌다는 거지, 사실 이른바 피겨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멀은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에 와보니 도시마다 링크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마을 마다 있더군요.

제가 사는 곳도 큰 도시도 아닌데 가까운 빙상장에 링크가 4면이나 있었습니다.


쇼트트랙, 아이스 하키, 피겨 스케이팅 종목별로 따로 연습하는

따뜻한 링크장을 보면서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들었는데...

태릉의 추웠던 2011년 주니어 선발전이 생각나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건 미국도 피겨의 인기 때문만은 아니고,

아이스 하키가 받쳐주기 때문에 가능하겠죠.


하지만 지금의 한국 주니어 스케이터들은 

집에서 10분 거리의 4면 링크장과도 바꿀 수 없는 

연아 선수가 가질 수 없었던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롤모델 

연아 언니/ 연아 누나


김연아 선수 이전에

세계무대에서 탑랭크 스케이터를 가져본 적이 없던

한국 피겨 스케이팅은 김연아 선수로 인해 세계 정상을 꿈꾸게 되었으니까요.


첫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후 촬영한 김연아 선수의 국민은행 첫 CF, 

국민은행은 김연아 선수의 첫 후원자가 되었고, 김연아 선수 측의 제안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후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난 종합선수권 대회의 후원자이도 했죠.



그리고 김연아 선수가 홀로 외롭게 걸어왔던 그 길을 따라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도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c) 오마이뉴스 곽진성 기자



과천 실내 빙상장에 걸려있는 김연아 선수 배너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은 성장통을 겪으면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연아 언니는 연아 누나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나도 극복할 수 있을거야...


이번에 주니어 월드 아댄에 출전한

김레베카 선수는 프리 경기에서 스텝 도중 스케이트 날이 부딪히면서

두번이나 넘어졌는데요.


김레베카 / 키릴 미노프 Rebeka Kim / Kirill Minov FD Junior Worlds

영상 링크 http://youtu.be/xLYitCeOa4U


아댄이 얼마나 국적이 중요하고 보수적인지

아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스케이팅 팬들은 잘 아실거에요.

싱글보다 더 심하다고 하면 그럴 수 있을까 싶겠지만 진짜 그렇습니다.


아댄의 본산 러시아 출신 키릴과 같은 링크 동료들 앞에서

첫 챔피언 대회에서 보란듯

좋은 성적을 받고 싶었을텐데,


항상 그 추운 모스크바의 새벽에 홀로 링크장에 가며 연습해온

레베카 선수가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지금 레베카도 아마 김연아 언니를 떠올릴거에요.


싱글 선수일 때 점프 컨시로 고민할 때 모스크바에 온 김연아 선수와 만나며

다시 연습에 몰두했듯이...


잠간 김레베카 선수 팬클럽에 레베카 어머님이 적으신

김연아 선수와의 만남 이야기를 인용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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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로 챔피언쉽이 열리기로 결정되면서 부터

레베카의 가슴떨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연아언니 도착소식은 들었으나,남싱경기가 끝날때까지도 경기장을 맴도는 기다림은

계속되었습니다.가지고 있던 연아언니에 관한 모든것을 싸들고 경기장을 오가던 베키에겐

아무래도 연아언니를 만나는 것은 이젠 너무 힘든 일이 되어버린것 같았습니다.

 

 

근데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요.

하나님! 오늘은 꼭 연아언니를 만날 수 있게 해 주세요.

연아언니 콜렉션을 든 가방을 메고 아침일찍 집을 나서며 알 수 없는 기대감으로

아직을 선수들과 관계자들외에는 오지 않을 경기장을 향해 갔구요.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일반인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훈련장 입장에 성공했다고...

베키의 마음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 주셨어요.

관계자외에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연아언니 아침 트레이닝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덜덜 떨리는 마음과 몸으로 연습을 지켜보고..

나가는 연아 언니를 향한 외마디 

 

 "연아언니~~!"

 " 어? 응! "

 

너무나 쉽게 가깝게 베키곁으로 다가온 연아언니가

베키를 향해 말을 걸었데요.

재촉하는 경호원을 마다하고 몇마디를 주고 받곤 베키에게 "5분만 기다려줘" 하고 나갔데요

과연 연아언니가 5분 후에 베키에게로 돌아올까?

 

네,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사진함께 찍게 관중석에서 내려오라고 했데요.

그런데 경호원들이 베키가 관중석에서 내려오는 것을 막자

연아 언니가 "그럼 내가 올라갈께" 하곤 스케이트를 신은 채로 의자위로 올라섰고

사진 찍기위한 키 높이가 맞자 관중석으로 넘어갈 필요는 없어서 그냥 함께 찍었데요.

연아 언니 달력을 내밀자 " 어! " 놀라며,베키가 펴준 세헤라자데 사진 위에

싸인도 예쁘게 해 주었구요.

연아언니는  경호원들 틈에 갇혀 감히 소리내어 불러 볼 수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도 친밀하고 친절하게 베키에게 다가와주었답니다.

 

출처: 김레베카 팬카페 http://cafe.daum.net/rebeka-kim, 불펌금지

 

베키가 스케이팅을 시작한 이유도 계속하고 있는 이유도

단지 스케이팅을 너무잘하는 연아언니가 좋아서 이기에...

매일 경기장을 돌며 연아언니를 기다리고 찾는 베키가 행여 한번도 연아 언니와 얼굴도 스치지 못 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연아언니의 경기를 맨 앞자리에서 보고자

첫날 부터 출입구 경호원아저씨를 잘 사귀어 놓았던 베키였구요.

다른 좌석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항상 베키를 맨앞 자리에 앉혀 주었어요.

그래서 연아언니의 경기장을 들어서는 생생한 모습을 보고 또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어요



출처: 김레베카 팬카페 http://cafe.daum.net/rebeka-kim, 불펌금지


텔리비젼과 유툽에서만 보던 연아언니를

지척에 두고 보고 있는 베키의 심정 이해가 가시나요.

 

드디어 연아선수가 모습을 들어내었고,아침에 연아언니와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연아선수를 보자 저도 알수 없는 감정으로 

김연아 화이팅을 외치며 눈물이 고였다니까요^^

 

오늘의 연아선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딸이였습니다.

그 연아선수를 보며 베키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딸이 될 날을 꿈꿨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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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은 러시아에서 훈련하고 있지만

한번도 한국국적을 포기할 생각을 안 했던 레베카는 

신체점제의 첫 국제무대 한국 아이스댄서가 되어

역시 외롭겠지만, 

미래의 아이스댄서 후배들이 같이 꿈꾸게 될

아이스 댄서의 첫 스텝들을 묵묵히 하지만 조금씩 속도를 높이며 밟아가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 주니어들은 

이제 10년 전에는 없던 또 하나의 중요한 인프라가 생겼습니다.


추운 빙상장에서 열리는 국내대회에

찾아와 선수들을 응원하는 피겨팬들


그리고 밀라노에서도 

유로스포츠에서 외면한 첫그룹 경기를 기록하기 위해

9년만의 한국 아댄 국제 경기를 팬캠으로 찍은 

"boo님" 횽 같은 팬들.


우리 주니어들은 10년전 보다 훨씬 힘내기 쉬울 것 같습니다.


...

주니어 월드 중계를 하던 중
CBC의 세계선수권 대회 중계예고가 떴습니다.

아~~이제 첫 공식연습까지 1주일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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