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3차에서
변세종 선수가
처음으로 출전한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며 9위를 기록했습니다.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남자 경기에서
변세종 선수는 첫날 쇼트에서는 부진했지만,
프리에서 클린 경기를 선보이며
특유의 안무전달력과 표현력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총점 151.36의 점수로 최종 9위를 기록했습니다.
주니어 그랑프리의 첫경기인 쇼트에서
첫 점프인 트리플 럿츠 단독 점프를 넘어지고
이후의 플라잉 카멜 스핀도 흔들려서 아쉬웠는데요.
이번 쇼트도 음악이 범상치 않아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초반 실수로
다소 집중력을 잃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프리에서는 지난 주니어 선발전과 달리 점프들을 랜딩하니
역시 변세종 선수의 장기인 프로그램 표현력이 확연히 드러나네요.
저는 사실 매시즌 세종 선수 프로그램을 기다려 왔습니다.
워낙 프로그램이 독특해서 항상 보는 재미를 주거든요.
다만 아쉽다면 점프 컨시가 떨어져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온전히 다 못보여줄 때가 있고
혹은 반대로 프로그램의 패턴이 어려워 컴피에서 점프 타이밍 잡기 어려워 컨시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었죠.
예를 들자면 13/14 시즌 프리 비발디 + 피아졸라 "사계" 몽타쥬가 그런데요.
프로그램은 모험적이고 개성이 독특하나 아직 변세종 선수가 소화하기 힘든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로크 음악과 탱고 리듬의 몽타주를 아이스 댄스도 아니고 점프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싱글에서
오롯이 호흡을 바꿔가면서 표현하기는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교차되는 다른 리듬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스케이팅 스킬과 스텝에 들어가는 부담감이 더욱 커지기도 하구요.
이 프로그램은 세종 선수의 포텐셜이
시니어에서 만개했을 때 꼭 다시 한번 도전했으면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실 이번 시즌 프리 프로그램은 변세종 선수의 이전 프로그램들에 비해서는
다소 덜 독특합니다.
하지만 세종 선수의 이전 프로그램들에 비해 덜 독특하다는 것이지
이번 대회에 보여진 다른 주니어 선수들의 판에 박힌 프로그램에 비하면
여전히 프로그램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제 경우 프로그램의 끝까지 시선을 끄는 선수들은 대략
3가지 정도 인데요.
1) 스케이팅 스킬과 엣지 사용이 좋은 선수
2) 안무 표현력과 이야기 전달력이 좋은 선수
3) 점프를 스펙타클하고 시원하게 뛰는 선수
제프리 버틀, 제레미 애봇이 1), 2) 에 해당한다면
패트릭 챈은 1),3)에 해당하겠죠.
하비에르 페르난데즈는 3)에 해당하지만 +2)를 가끔씩 프로그램에 따라 (예를 들어 찰리 채플린 프리) 보여줄 때도 있고...
그레이시 골드는 3)에 해당되는 듯 합니다.
한국 남싱에서 보자면
대표적으로
감강찬 선수는 1), 변세종 2)의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프리 프로그램은
변세종 선수 특유의 장기인 2)번, 즉 내러티브 구성과 안무포인트를 확실히 보여 주더군요.
제가 좋아했던 그리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던
12/13 시즌의 변세종 선수의 프리, "셜록 홈즈" OST 프로그램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대부" OST는 좀더 음악이 익숙해 더 내러티브가 잘 들어오더군요.
뮤지컬 오디션 참가자답게 프로그램 연기와 이야기 전달력은
타고 난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케이팅 스킬이나 스텝이 아직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다음 동작이 기다려지는 것 같아요.
그것이 "사계"의 미완성과 "대부" 프로그램의 완성을 가르는 것 같구요
저는 이번 주니어 대회 프리의 성공에 대해
이은희 코치님의 전략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지난 주니어 선발전과 달리
프리 프로그램의 점프 난이도를 낮추어 와서
클린으로 전략을 바꾸었는데...
이것이 적중한 듯 합니다.
2014 주니어 선발전: 3Lz, 1F(3F), 3Lo<, FCCoSp, 3S, StSq, FSSp, 3Lz+2T, 3Lo<+Rep, 3T<, A(2A), ccoSp
2014 JGP 3차 : 3Lz, 3T, 3Lo<, FCCoSp, 3S, StSq, FSSp, 3Lz+2T, 2A, 3T+1Lo<<+2S, 2A+2T, ccoSp
트리플 플립을 빼고, 트리플 룹을 하나 줄인 대신
트리플 토와 더블 악셀을 각각 두개로 늘리고
부담스러운 트리플 룹 콤비도 트리플 토 콤비로 바꾸었는데요.
물론 트리플 토를 더블 처리할 경우 프리 더블 제한 룰에 의해 문제가 되겠지만
긴장되는 첫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컨시가 떨어지는 점프에 매달리는 것보다,
더 좋은 선택인 듯 합니다.
이렇게 난이도를 조절하면서 점프 랜딩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변세종 선수의 장기인 표현력이 드러나게 되었는데요.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로서 최휘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처럼
매우 인상적이었을 것입니다.
영상에서의 경기가 끝난 뒤의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를 보여주더군요.
최근 키가 부쩍 커버린 탓인지 변세종 선수가
성장통으로 점프 컨시 잡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고난이도 트리플을 안정시키기까지 시간이 걸릴거고,
그러고 나서 트리플 악셀을 장착하려면 쉽지 않은 기간들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이 기간을 잘 넘겨서
개성적인 프로그램들을 멋지게 보여주었으면 싶네요.
변세종 선수는
2주 뒤 이태리 밀라노에서 열리는
롬바르디아 트로피 주니어 부문에 출전하고,
이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6차에 출전할 예정입니다.
전체 경기 결과
한편 트리플 악셀은 없었지만 좋은 표현력을 선보인
로만 사도브스키가 쇼트의 점수차이를 지키며 우승을 차지했고,
2위는 러시아의 알렉산더 사마린
3위를 일본의 가와하라 세이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번 대회를 기술적으로 보면
사마린, 가와하라, 하쿠아, 베르나디너가
트리플 악셀을 시도했지만,
언더나 다운 그레이드 없이
회전수를 채워 랜딩한 선수는
한명도 없었습니다.
로만 사도브스키 Roman SADOVSKY
알렉산더 사마린 Alexander SAMARIN
가와하라 세이 Sei KAWAHARA
앤드류 토르가셰프 Andrew TORGASH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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