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숨겨진 프로그램들을 찾아 소개하는

포스팅 마지막입니다.

이미 한국 스케이터, 외국 여싱, 외국 남싱, 페어를 소개했는데요.

 

관련포스팅: 2012-13 시즌 숨겨진 프로그램 찾기

한국 싱글 스케이터편

해외 여싱 스케이터편

해외 남싱 스케이터편

해외 페어 스케이터편


이번에는 해외 아이스 댄스, 싱크로나이즈드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기준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선호도인데요.

아무래도 직관으로 본 프로그램은 더 기억에 남기도 하구요.

음악 때문인 경우도 있고, 안무가 마음에 들어서인 경우도 있고...

기술의 난이도 그리고 성적과 상관 없이 뽑아 보았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이 다른 스포츠와 다른 점은

성적과 등수만 남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스케이터든 프로그램 자체가

영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팬들의 기억 속에

남는다는 점이겠죠.


역시, 이 포스팅의 목적이 

이번 시즌 묻혀질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2013 시니어 세계선수권 포디움 스케이터들의 프로그램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포디움 경기 영상은 간단한 직관기와 함께 따로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언제..? 과연..?)

그럼 시작합니다.

 

아이스 댄싱


케이틀린 위버 앤드류 포제 Kaitlyn Weaver / Andrew Poje FD "LXD" OST 2013 세계선수권

지난 12월 케이틀린 위버가 연습도중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을 때,

올림픽 시즌을 한 시즌 남겨둔 부상에 다들 안타까워했습니다.

올림픽 시즌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은 

사실상 이번 시즌은 접어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들이었죠. 

하지만, 이들은 4개월 뒤 세계선수권으로 복귀합니다.

제가 이들의 시즌내 복귀를 확신한 것은 캐나다 내셔널에서 이들의 밝은 모습을 봤을 때였습니다.

위버/포제팀은 케이틀린의 재활 이외에도 

지난 시즌에 열정적인 프로그램에 가려졌던 여러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는데요.

부상전에도 이번 시즌 보브로바/솔로비예프와 맞대결한 두번의 그랑프리에서 프리에서 역전을 당하며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월드에서 부상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첫 공식연습에서 캐나다 관중들은 돌아온 위버/포제를 열광적인 박수로 맞이합니다.




위버/포제팀은 아쉡기도 복귀 첫 경기인 월드 쇼트에서 6위를 하지만

프리에서는 더욱 가다듬어진 프로그램을 보여줍니다.

제가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것은 피그말리온의 신화에서 따온 모티브와

LXD 음악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련포스팅: 위버/포제 새 프로그램, 사운드 오브 뮤직, LXD

사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두번의 빛나는 리프트 때문입니다.

4:30부터 그들의 시그니처 리프트가 나옵니다.  (클릭하면 리프트 부터 재생이됩니다.)

이전 시즌부터 즐겨사용하던 프로그램에도 들어가 있던 리프트인데요.

이 리프트를 볼 때마다 2011년 가을부터 방영된

호수 위에서 회전하는 듯한 에어 프랑스 광고가 떠오릅니다.

 (이 광고의 남자 무용수는 영화 블랙스완의 안무가이자 나탈리 포트만의 남편이 된 

Benjamin Millepied 이기도 합니다.)

밀레피드는 위버/포제의 리프트 보다 더 난이도가 높은 두 손을 놓는 동작을 하죠. 

 

위버/포제는 이번 시즌 새로운 리프트를 선보이는데요. (클릭하면 리프트 부터 재생이됩니다.)

이전 시즌, 포제가 서서 케이틀린의 상체만을 잡고 유지하던 리프트에서 

포제가 몸을 구부리며 케이틀린을 유지하는 리프트로 동작을 바꾸어 선보입니다.

음악이 조용해지면서 케이틀린이 은반위를 수평으로 날아가는 듯한

이 리프트를 볼때마다 마치 무중력 공간에서 유영하는 느낌을 받고는 합니다. 

유로 해설자가 말했듯이 "That is sensational~~" 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죠.

페샬라 / 부르자가 슈필반트에게로 떠난 올림픽 시즌

위버/포제는 카메렝고/크릴로바 사단의 에이스가 되었는데요.

조각품 처럼 서있는 케이틀린에게 앤드류가 생기를 불어넣자 서서히 움직이는 것처럼 



이제 이들은 어려웠던 이번 시즌을 잘 넘기고 이제 올림픽 시즌을 향해 다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메디슨 허벨 / 자하리 도나휴 Madison Hubbell / Zachary Donohue FD 2013 US Nationals 

주니어에서 주니어그파 1위를 하는 등 유망주였던 메디슨 허벨/ 키퍼 허벨 남매팀은 

시니어에 와서는 남매팀의 한계를 느끼며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합니다.

허벨 남매는 각각 새로운 파트너를 찾게 되는데요.

메디슨 허벨은 2011-2012 시즌부터 자하리 도나휴와 팀을 이루어

팀 데뷔시즌에 미국 내셔널 3위에 오르게 됩니다.

두번째 시즌을 맞아 비록

슈필반트와 함께 노바이로 링크를 옮기며 급성장한 척/베이츠에게 추월당해

4위로 밀렸지만, 여전히 그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프리 프로그램은 이 팀의 매력을 한껏 살려주는 

플라멩고 춤으로 구성된 도발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프로그램입니다.

음악으로는 Farrucas, Un Amor, Malagueña를 사용했습니다.

도입의 Farrucas는 버츄/모이어의 2010 올림픽 시즌의 (이미 전설인) 오리지널 댄스로 잘 알려진 곡입니다.

엔딩부분은 사샤 코헨과 크리스티 야마구치의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피겨 스케이팅의 사골곡 Malagueña를 사용했습니다.

이 프리 프로그램은 아쉽게도 이들이 내셔널 4위를 기록해 챔피언쉽에서는 볼수 없었습니다.

허벨/도나휴 팀은 현재 카메렝코/크리로바 코치와 함께 디트로이트 링크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넬리 지간시나 / 알렉산더 가치 Nelli Zhiganshina / Alexander Gazsi 

FD "Zombie" 2013 세계선수권  

(지금은 유튜브에서 사라진) 브리티시 유로 영상에서 해설자가 코멘트 했듯이

갈라가 아니라 컴피 경기에서 요구되어지는 모든 기술들을 수행하면서

퍼포먼스를 담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간시나/가치 팀은 "좀비"라는 독특한 컨셉을 프리댄스에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이번 시즌 단연 가장 두드러지는 아댄 프로그램 중의 하나입니다.

지간시나 / 가치, 2013 세계선수권 프리 공식연습 

용감하기까지 한 이들의 시도에 이번 시즌 스케이트 팬들은 열광적인 환호와 웃음으로 답했고,

이들은 유로에서 6위, 월드에서 10위라는 커리어 최고의 성적을 올립니다.

넬리 지간시나는 이번 시즌 시니어에 데뷔한 러시아 아이스 댄서 루슬란 지간신의 누나이기도 한데요.

넬리는 2011년 독일 국적을 취득하여, 지간시나/가치팀의 경기를 

이제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파이퍼 길레스 / 폴 푸와리에 Piper Gilles / Paul Poirier EX 2013 세계선수권

팀 결성 두시즌만에 치열한 캐나다 아댄 내에서

버츄/모이어, 위버/포제에 이어 3인자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미국 선수로 활동하다 국경을 넘어 캐나다에서 폴 푸와리에를 만난 파이퍼 길레스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있을듯 합니다.

에어로빅을 소재로 한 이번 시즌 갈라는 그랑프리 시즌부터 매번 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캐나다 내셔널에서도 한바탕 웃음을 이끌어냈습니다.

길레스/푸와리에, 2013 캐나다 내셔널 갈라 

길레스/푸와리에, 2013 캐나다 내셔널 갈라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실수를 하며 18위에 머물렀지만, 갈라에서의 반응은 역시 좋았습니다.

캐나다 코믹 피겨의 전통을 이어가는 이 아댄팀의 다음 시즌도 기대해 봅니다.

길레스/푸와리에, 2013 세계선수권 갈라 

길레스/푸와리에, 2013 세계선수권 갈라 


알렉산드라 폴 / 미첼 이슬람 Alexandra PAUL / Mitchell ISLAM SD 2012 Nebelhorn Trophy 

이번 시즌 쇼트 프로그램은 에디트 피아프의 호소력있는 노래를 사용하며

이들의 상큼한 댄스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캐나다 내셔널에서 쇼트댄스와 프리 댄서를 볼 수 있었는데요.

캐나다 아댄팀들의 공통점은 바로 달달한 케미였습니다.

버츄/모이어의 달달함은 뭐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다른 팀들 역시 이에 뒤질세라 "달달함 컨테스트"를 했는데요.

아쉽게도 폴/이슬람의 쇼트 경기는 늦게 도착해서 못봤지만,

프리에서는 폴/이슬람 역시 따끈따끈 달달한 케미를 보여주었습니다.




폴/이슬람, 2013 캐나다 내셔널 프리댄스 



예브게니아 코시기나 / 니콜라이 모로슈킨 Evgenia KOSIGINA / Nikolai MOROSHKIN FD 

마이클 잭슨 메들리 2013 주니어 세계선수권

마이클 잭슨 메들리 FD를 본 것은 레이크 플레시드에서였어요...

우와...싶더군요. 그냥 무작정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는데, 초점이 안 맞았지만...그래도 사진 한장.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중에 음악 구성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는데요.

Scream, Billie Jean, Scream, Liberan Girl, In the Closet

Liberan Girl이 조금 긴 느낌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절묘한 편곡입니다. 

빨간 머리가 매력적인 코시기나와 코스튬이 잘 어울리는 모로슈킨의 장점이 잘 살려진 프로그램으로,

첫 시작 포즈부터 심상치 않은 포스를 불러일으키며, 관중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마이클 잭슨이 콘서트에서 문워크를 선보이는 "빌리진"의 바로 그 부분에서 (RIP Michael Jackson)

이들은 멋진 트위즐을 보여줍니다.

알렉세이 고르쉬코프가 코치인데요. 12-13 시즌부터 노바이에서 이고르 슈필반트에게도 같이 코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번 시즌 갈라 프로그램도 추천합니다.


앙드리앙 풀랑 / 마크 앙드레 세르방 Andreanne Poulin / Marc-Andre Servant 

FS 2012 JGP Lake Placid


풀랑 /세르방 팀을 본 것도 역시 레이크 플레시드에서였습니다.

이들은 내러티브 전달력이 뛰어났는데요. 

쇼트의 프로그램도 근사했구요.

2013 JGP 레이크 플레시드 쇼트댄스

특히 프리 프로그램은 부부가 포크댄스를 추는 듯한

자잘한 일상을 보여주는 듯한 디테일한 안무와 표정 그리고 음악 선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13 JGP 레이크 플레시드 프리댄스

2013 캐나다 내셔널 프리 댄스

풀랑/세르방 팀은 캐나다 내셔널에서는 시니어로 출전하여 다른 쇼트 프로그램을 보여주는데요.

새로운 프로그램이라 몸에 익힐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주니어 프로그램과는 다른 매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링크합니다.


알렉산드라 알드리지 / 다니엘 이튼 Alexandra Aldridge / Daniel Eaton 

SP 2013 US Jr. Nationals

카메렝고/크릴로바 사단의 주니어 에이스입니다.

북미 아댄은 최근 버모 vs. 찰메 라이벌리에 의해 포디움을 휩쓸고 있는데요.

그에 반해 최근 주니어가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버모, 찰메네가 은퇴하게 될 평창올림픽은

다시 러시아 팀들의 무대가 되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하기도 하는데요.

카메렝고/크릴로바 사단이 키우고 있는

알렉산드라 알드리지/다니엘 이튼 팀이 북미의 희망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이들의 경기를 본 것은 역시 레이크 플레시드였는데요.

코시기나/모로슈킨을 1.56점의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홈링크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쇼트에서 신나면서도 발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요. 

빨간색이 포인트인 코스튬이 이들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알드리지/이튼, 2013 JGP 레이크 플레시드 쇼트댄스

링크한 영상은 미국 주니어 내셔널 쇼트인데요. 

알드리지/이튼 팀은 2연속으로 주니어 내셔널 챔피언이 되었고,

주니어 월드에서 2연속으로 동메달을 따냅니다.


알렉산드라 스테파노바 / 이반 부킨 Alexandra Stepanova / Ivan Bukin 

EX 2013 주니어 세계선수권  

갈라 프로그램을 링크했는데요. 셀린 디온의 "I Surrender"에 맞추어 우아한 안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라 스테파노바/ 이반 부킨 팀은 이번 시즌 참가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주니어 최강자가 되었는데요.

이번 주니어 월드에서도 7점의 점수차이로 프랑스의 파파다키스/시저론 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반 부킨은 엘레나 일리니크와 파트너였지만 

2006년부터 싱글에서 전향한 알렉산드라 스테파노바와 팀을 이루게 되었는데요. 

이팀은 시즌을 거듭할 수록 실력이 늘면서, 

무서운 발전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러시아의 주니어 에이스입니다.

쇼트 프로그램도 링크합니다. 후반부에 한국 스케이터팬들게도 매우 익숙한 가사와 음악이 나옵니다.

SP 2013 주니어 세계선수권

이반 부킨은 1988년 캘거리 올림픽 아이스 댄싱 우승자인 안드레이 부킨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볼쇼이 아이스쇼의 단원인 안드레이 부킨은 한국에 공연을 자주 왔는데요.

아들인 이반 부킨도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자주와서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고 합니다.

이들은 김레베카/키릴 미노프와 같은 메취타 링크에서 훈련하는 동료이기도 한데요.

알렉산드라 스테파노바 역시 싱글에서 아댄으로 전향한 김레베카 선수를 잘 챙겨준다고 합니다.


싱크로 나이즈드 스케이팅


Paradise (러시아) SP "I Will Always Love You" 2013 싱크로나이즈드 세계선수권


2012 싱크로나이즈 세계선수권, 

쇼트경기에서 깜짝 1등을 하며 러시아에 첫 싱크로나이즈드 월드 메달을 안겨줄 기대를 하게 하였던,

Paradise 팀은 프리에서 실수를 하며 포디움에서 멀어졌는데요.

이번 월드에서도 다시 지난 월드를 리플레이 하고 말았습니다.

쇼트에서 3위를 했지만, 프리에서 인터섹션 요소에서 넘어지면서 6위를 기록하며

포디움 밖으로 밀려납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이들의 쇼트는 싱크로나이즈드의 우아함을 보여준,

개인적으로 꼽는 이번 세계선수권의 베스트 프로그램입니다.

영화 "보디가드" The Bodyguard의 주제곡으로 휘트니 휴스턴 Whitney Houston이 부른 

"I Will Always Love You" 을 쇼트 음악으로 사용했는데요.

발레 백조의 호수 (Swan Lake)의 군무를 떠올리게 하는 우아한 안무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16명의 선수가 손을 내밀며 앞으로 나오는 첫 동작은 떠나간 디바에 대한 안타까운 이별의 손짓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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