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아이스 이야기 1)

연습 둘째날, 태릉 링크에 갔을 때,
플랭카드를 달러 사람들이 왔습니다.



먼저 링크장 펜스에 스폰서인 KB관련 플랭카드를 죽 달았구요.

이번에는 관중석 쪽에 메인 플랭카드를 달려고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링크쪽 난간을 완전히 가리게 달더라구요...

 연습을 보고 있던 피겨팬 중 한명이 강하게 항의를 하시고,
지켜보던 저도 "여기 와서 앉아 보세요. 링크가 잘 안 보여요"라고 말을 보태었습니다.

그러자 조금씩 낮추어 달았습니다.

 

곧 플랭카드 다는 업체의 책임자 분이 오셨는데요.
피겨 행사는 처음이라고 하시면서, 미안해 하셨어요.
아래 층에도 내려가서 보시면서
가능한 더 낮게 달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제가 다음에 또 행사를 맡으실 예정이냐고 물어봤더니,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일을 맡게 되면
플랭카드 제작과 부착에 좀더 주의를 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저희들의 항의는 좀 누그러졌구요...
(행사 책임자분이 훈남이었던 것과 관계는 전혀 없습니다.)

 

링크 쪽 난간 중에서 그나마 제일 아랫칸만 가리게 된 플랭카드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걸렸습니다.

 

 (안 좋은 여건에서나마) 주어진 여건을 최대화해서 경기를 보는 것은
피겨팬들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그냥 처음대로 걸렸다면?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오프 아이스 이야기 2)

 링크에 가면 피겨 맘들을 만날 수 있는데,
참 신기한게, 그 선수들이 참 부모하고 비슷한것 같습니다.

왠지 정가고 성실한 선수들의 피겨맘들 중에
바르게 보이지 않는 분은 없더군요….

 

여하튼 이번 종합 때에도 여러 피겨맘들을 봤는데,
오버해서 피겨팬들을 분노하게 하는 분들도 가끔 있지만,
그래도 대체로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신것 같습니다.

 

시니어 쇼트 경기 전, 어떤 여자분이 뒤에 서 있다가

바로 앞에 안면이 있었던 듯 싶은 남자분이 인사하시고 자리 양보하시니까,

처음에는 몇번 사양하더군요...

그래도 결국 남자분이 일어나서 의자를 넘어서 뒤로 나오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구석자리라 앉으려면 그 열의 사람들이 주욱 일어나야 되었어요....
그 열에 있던 관중들이 일어나며 지나가시라고 해도 굳이 몇번 의자 넘어서 자리에 앉으려고 시도 하셨습니다.

 

결국 다른 분들 앞으로 지나가지 않고, 펜스와 의자 사이로 몸을 꾸겨 넣어서 (앗 날씬...?) 들어왔습니다...

정빙중이라 좌석으로 들어오셔도 되는데,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으셨던 것 같아요.

자리에 앉으면서 그 여자분이 얼굴을 드는데, 보니까...
……


박미희 대표님이셨어요.

  

 

ps. 사람들 보는 눈은 역시 비슷한 건지, 오프 아이스 이야기를 쓰고 나니까,
이번 종합에서의 박미희 대표님이 관중석에 몸을 구겨 들어온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더라구요.^^;


오프 아이스 이야기 3)

어떤  상당히 멋있는 커플이
조용조용히  남싱들 경기도 보고,
따뜻하게 응원하고 사진도 찍고 그랬어요.

서로 다정해보이고 그런게
처음에는 아 보기좋은 피겨팬 커플인가보다 했었죠…
둘이 오붓하게 응원하는데
보기가 되게 좋았습니다.

 

그런데,
내 근처에 아주 작은 선수가 다가오니까
그분들이 자리를 일어나서
선수를 앉히더라구요.

 

아 선수 부모였구나.…싶었습니다.
(두분이 너무 젊으셔서 그 전에는 그런생각을 못했습니다...)

 

노비스 경기가 끝난지 좀 되어서,
노비스 선수가 친구들하고 다른 자리에서 보다가 온 지 알았어요.

그런데 보니까…
어디서 많이 본 듯 했습니다.
지난번 전국체전 서울 예선에 갔다와서
그 때 본 선수인가 했었죠…

 

그런데 경기결과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아주 조그만 아이가 입을 앙다문 모습으로
또릿또릿하게
시니어 경기를 보고 있는 거에요.

어찌나 아이가 야무지고 똘망똘망한지 인상이 깊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유심히 보니까…

 


아하~~~ 최다빈 선수였어요.

쇼트가 끝나자마자 막 달려온거였죠.
쇼트 결과가 별로여서 기분이 안 좋았던거에요.

 

아버님이
“우리 다빈이 잘했어” 등등 위로의 말을 건네시더니,
그러시더라구요. "다빈이 과자사줘야겠다"고….
그랬더니 다빈선수가
그 야무지게 앙다물었던 입으로 그러더군요.
“하나 말고 한봉지”
그랬더니 최선수 아버님이 어머님한테
“우리 다빈이 꼭 한봉지 사주세요…”

 

하하하…

 

혼자서 키득거리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아 아직 어린아이지…(쇼트에서 경기할 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그후로 약간 화가 풀렸는지
조금 덜 뾰로통한 표정으로,
유심히 시니어 경기를 끝까지
보더군요.

 

그 모습이 어찌나 똘망똘망한지…

 

다음날 다음 중계로 프리를 봤더니,
다빈선수가 3위를 했더라구요.

 


부모님도 다빈선수도 많이 기뻐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커나가면서 어려운 일도 많이 겪을 텐데,
그런 화목한 부모님 밑에 있으면
다빈선수가 바르게 예쁘게 클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빈선수, 다음 대회도 많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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