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시즌이 끝났네요.

제가 뽑은 이번 시즌 

페이버릿 프로그램들을 소개합니다.


기술적 난이도 상관없이

그냥 개인취향입니다. 


그러나 몇가지 원칙은 있습니다.


1) 일단 재탕 프로그램 다 뺐습니다. (올림픽 시즌에 재탕이 넘쳐나는 것을 보고 있기 진심 힘들었습니다..)

2) 한 선수당 한 프로그램만 선정해봤습니다. (물론 몇몇 스케이터는 갈라까지 패키지로 소개시켜주고 싶지만...)

3) 그리고 그 중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회의, (중요한 건 "그 순간"이니까요) 

4) 가장 마음에 드는 영상으로 링크했습니다. (영상마다 느낌이 정말 다르죠...그것이 직관을 가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직관을 한 경기가 아무래도 기억에 

오래 남더군요.


시작합니다~~~


여자 싱글


김연아 SP "Send in the Clowns"

이제 컴피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

김연아 선수의 예술가/피겨선수로서의 고별사입니다.

클린으로 보여준 이 경기를 종합선수권에서 직접 볼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점프보다 더 대단했던 것은 요소들 중간의 트랜지션들이었는데요.

특히 더블악셀 뒤 착지후 양쪽 팔을 교대로 올리는 안무로 연결하는 것을 보면서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연결동작들로 인해 점프조차 안무의 일부로 느껴졌고, 

하나의 스텝, 하나의 스트로킹도 그냥 허비되지 않고 안무로 표현되었죠.

이 경기를 직관하지 못햇다면, 소치 올림픽의 황망한 판정을

더욱 떨쳐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의 기억속에 김연아 선수의 컴피 마지막 경기는 

바로 이 쇼트로 기억될 것입니다.


구라마제님의 사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을 정말 열심히 (바로 제 옆에서) 카메라에 담으셨다는...항상 극강의 사진 감사합니다!!!

http://blog.naver.com/leaninseeker/50186304033


최고의 관객 최고의 선수.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위에 링크한 영상은 항상 좋은 영상을 찍어 주시는 "라수"횽의 영상입니다.

영상의 퀄리티가 좋음은 물론 제가 경기를 봤던 앵글과 비슷하여 영상을 볼 때마다 

그 때 생각이 다시 나고는 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어릿광대를 이제는 보내주려 합니다...


2013 종합선수권 쇼트, 김연아


카롤리나 코스트너 SP 슈베르트의 Ave Maria

올림픽 시즌 쇼트, "유머레스크"가 실패로 판명된 후,

그랑프리 이후 급히 가져온 "아베마리아"는 의외로 

성공이었습니다.

기복심한 안무가 로리 니콜이 

자신의 뮤즈 카롤리나 코스트너에게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가장 중요한 시즌에 다시한번 선사했네요.

코스트너의 인생경기...아베마리아.

두번의 올림픽에서 경기를 정말 심하게 망쳤던 코스트너가 

세번째 올림픽의 쇼트에서 올림픽에서의 아픈 기억들을

말끔히 지워버립니다.

그리고 코스트너는 프리에서도 클린경기를 이어갑니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FS "Shindler's List" OST

김연아 선수도 부상으로 불참하게 된 

멀고먼 2013 스케이트 캐나다에 

제 인생에서 제일 긴 거리를 운전을 하며 간 이유 중의 하나는

우연히도 그 지역에서 해야할 일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챈, 버모 그리고 위포네의 경기를 보고 싶기도 했지만,

리프니츠카야의 이번 시즌 프로그램들을 직관하고 싶은 것도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러시아 시범 경기 영상에서 리프니츠카야의 쇼트 프로그램들을 본 후

올림픽 개최지 홈 버프와 맞물려 

이번 시즌 리프니츠카야의 돌풍이 만만하지 않겠다고 직감했기 때문이죠.

관련포스팅: 러시아 오픈 스케이트 - 소트니코바, 라디오노바, 리프니츠카야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안무가와 코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리프니츠카야는 쉰들러 리스트를 이번 시즌 프리로 고집세게 주장했고,

결국 안무가를 설득시켰다고 하는데요.

떠오르는 러시아의 대세 안무가 아버부흐의 재능과 만나

이번시즌 주목받는 프로그램으로 탄생되었습니다.

쉰들러 리스트 프리 프로그램은

리프니츠카야로서는 바로 이 나이에만 보여줄 수 있는

시기 적절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잊을 수 없는 빨간 외투의 소녀를 

빨간 코스튬을 입고 시작과 함께 뒤돌아보는 아련한 시선으로

성공적으로 연기합니다.

그 결과 트리플 럿츠 롱엣지의 문제점과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문제가 많은 더블악셀 자세를 

실전에서 고칠 수는 없었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스케이트가 아닌 빨간 코트로 돌리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심판진까지 시선을 돌려서는...두개의 플럿츠 중 한개만 롱엣지를 주었다는...)



남자 싱글


제레미 애봇 SP "Lilies of the Valley" (from "Pina" OST)

항상 시즌 마지막의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등의 

중요한 국제 대회에서 경기를 망치며, 

미국 내셔널용 선수라는 아쉬움 섞인 질책을 받아야 했던

제레미 애봇.

이번 올림픽에서도 역시 첫 쿼드에서 크게 넘어지며,

큰대회에 약한 징크스를 재현하는 듯 합니다. 

몇초 동안 고통으로 일어나지 못하던 제레미는 기적처럼 다시 일어나고

남은 요소를 클린하며 관중들의 환호를 받습니다.

그의 의지는 그날 석연치 않게 경기를 기권한 

플루셴코와 대조되며 더욱 빛나보였죠.

그리고 탑싱들이 줄줄이 무너져내리던 프리에서도 

좋은 경기를 하며 

비록 포디움에는 못들었지만 피겨팬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맨쉽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토마시 베르너 SP "Duelling Banjos"

"토마시 베르너가 점프 컨시만 잡힌다면"은

최근 몇시즌 부질없는 가정과 동의어였습니다.

어느새 베르너가 나오면 점프는 그러려니 하고,

스텝 시퀀스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게 되었죠.

하지만 베르너는 자신의 마지막 컴피가 될 세계선수권 쇼트에서

멋지게 클린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점프를 랜딩한 베르너는

역시 마법의 스텝을 후회없이 얼음위에 펼칩니다.

물론 자정이 되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신데렐라 처럼

비록 이 마법이 프리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베르너의 마지막은 이 쇼트로 기억될 것입니다.


패트릭 챈 FS "Four Seasons"

기술만이 아닌 예술적인 면에서 기억되는 프로그램을 남기고 싶다던

패트릭챈은 드디어 "피겨의 그 순간"을 팬들에게 선보입니다.

처음 프로그램 음악이 선정되었을 때 

6년전 로리니콜이 안무했던 "사계"를 이미 선보였던 터라

올림픽 시즌을 대비한 안전한 선택이 아닐까라고 잠시 생각했으나

그럴 패트릭 챈과 데이비드 윌슨이 아니었죠.


프로그램이 처음 공개되었던 캐나다 토론토 근교의 쏜힐에서 열린 COS 섬머대회에

이 프로그램을 보러 갔었어요.

2013 캐나다 COS 섬머, 프리 웜업, 패트릭 챈


후반부 점프에서 실수를 하였고 본인도 실망했는지 오랫동안 선수 대기실에서 나오지 않았죠.

관련포스팅: 캐나다 COS 섬머 직관기, 패트릭 챈 "사계"로 올림픽 시즌을 맞다

비록 아쉬운 첫 공개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첫 공개에서 마저 채우지 못했던 빈 공간들을 채워 갈지 기대가 되었거든요.


TEB에서 드디어 패트릭 챈 표 스케이팅이 잔실수 없는 클린 프로그램과 만나는 순간

윌슨의 섬세한 표현과 그만큼 많은 연습과 체력을 요구하는 안무는

"사계"의 그 프로그램으로 영원히 기억됩니다.

지나고 나니 아쉽다면, 그 순간이 몇개월 먼저 왔다는 사실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단연코 TEB의 사계는 이번 시즌 남자 경기에서 기억할 수 있는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2013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경기, 1위를 차지했지만 아쉬운 실수들이 있었던 프리였습니다.



페어


스테파냐 베르통 / 온드레이 호타렉 SP "The Mask" OST

표현력에서는 그 어느 탑 페어에게도 뒤지지 않는 

베르통 / 호타렉은 이번에도 신나는 프로그램을 보여줍니다.

김진서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과 함께 오래 기억될 "The Mask" OST 프로그램입니다.

페어계의 앤 해서웨이 스테파냐의 화사한 금빛 코스튬에,

노란바지 호타렉의 그루브가 잘 살아 있는 

경쾌한 프로그램입니다.

아쉽게도 직관을 한 2013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는 늦게 도착해서

이들의 쇼트 경기를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프리 경기와 갈라를 볼 수 있었는데요.

갈라가 끝난 이후에도 스탠드에서 사진을 같이 찍고, 싸인을 하면서

오랫동안 남아 있었어요.

저도 첫 그랑프리 우승의 현장에서 같이 축하해 줄수 있었어요.

2013 스케이트 캐나다 갈라공연이 끝난후의 호타렉, 베르통. 이 사진을 찍고 축하의 인사를 건네줄 수 있었습니다.

2013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경기, 베르통/ 호타렉


메간 두하멜  / 에릭 래드포드 SP "Tribute"

이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옛코치에게 바치는 

트리뷰트라는 자작곡을 쇼트 음악으로 택한

피겨계의 르네상스 맨 에릭 래드포드.

그리고 페어계의 구도자, 채식주의자 메간 두하멜.

꾸준함과 노력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진지함과 사랑으로 

항상 영감을 주는 페어팀입니다.

트리플 럿츠 사이드 바이 사이드 점프를 뛰는 

유일한 페어팀인 이들은

올림픽의 부진을 만회하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두번째 포디움에 오릅니다.


이들을 처음 만난 것은 2011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였습니다.

페어 컴피를 직관으로 처음 본 저에게 이들의 경기는 

페어의 스펙타클함을 알게 해주었죠

 

2011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콜드 플레이의 "Viva la Vida", 두하멜/래드포드,


아쉽게도 지금 소개한 쇼트 역시 2013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직접 볼 기회가 있었으나

쇼트경기에 늦는 바람에 놓쳐 버리고 말았죠.

하지만 우연히도 프리 경기를 하기전 숙소에서 링크장으로 가는 긴 복도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캐나다 세인트 존은 추운 겨울 때문에 건물과 건물 사이가 긴 복도로 연결되어 있더군요.)

지난 2012 레이크 플레시드 주니어 그랑프리 때도 

퀘벡에서 미국의 레이크플레시드까지 후배 선수들을 응원온 메간 두하멜을

링크와 링크를 잇는 복도에서 우연히 보고 2011 스케이트 캐나다 경기 좋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러고보니...주로 복도에서 만나게 되네요^^;

여하튼 경기전이라 방해가 될까봐 간단히 인사만 하고 가려고 했는데,

복도가 긴 덕분에 어쩌다 같이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래드포드의 자작곡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고, 제가 쇼트를 못봐서 아쉽다고 하니까. 

메간 두하멜 선수가

"아...저런...유튜브에 올라오면 보세요".라고 이야기했죠.

아쉽게도 프리에서 리프트를 놓치며 스케이트 캐나다 우승을 놓쳤지만,

오프 아이스에서도 제가 생각했던 대로 성실하고 멋진 페어팀이었습니다.

2013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OST, 두하멜/래드포드

2013 스케이트 캐나다 갈라, 두하멜/래드포드,


알리오나 사브첸코 / 로빈 졸코비 FS "호두까기 인형"

컴피 마지막 경기를 소치 올림픽으로 택했던

사브첸코/졸코비는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점프 실패에 환호와 박수를 쳐대던 

사상 최악의 관중들을 마지막으로 기억 하고 싶지는 않았겠죠.

러시아 관중들은 

그들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도

금메달에 대한 욕심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2014 소치 올림픽 프리 경기 직후, 꽃다발 시상식에서의 사브첸코/ 졸코비

마지막의 쓰로윙 트리플 악셀도 필요없이,

세계선수권 마지막 컴피 경기를 클린으로 마치며

이들은 5회 세계선수권 우승을 달성한

역사상 두번째 페어팀이 됩니다. 


아이스 댄스


테사 버츄/ 스캇 모이어 SD "Dream a Little Dream"외 루이 암스트롱 메들리


올림픽 시즌, 악마의 필수요소 핀스텝은 

시즌초부터 여러 팀들을 좌절시켰습니다.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역시 시즌 초반부터 

작은 실수들로 어려워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대회의 마지막 경기에서 제대로 수행해 냈죠.

물론 그에 합당한 점수를 받지 못했지만...

버츄/모이어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그들의 컴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쇼트였습니다.

안녕...버모네...

2013 스케이트 캐나다 쇼트,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2013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2013 스케이트 캐나다 갈라,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2013 스케이트 캐나다 아댄 시상식, 왼쪽부터 케이틀린 위버/앤드류 포제, 테사 버츄/ 스캇 모이어, 메디슨 허블 / 자커리 도나휴



2013 스케이트 캐나다 아댄 프리 공식연습,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엘레나 일리니크 / 니키타 카찰라포프 FD Swan Lake


모아니면 도를 보여주었던 안무가로서의 모로조프

지난시즌 "사랑과 영혼" 뮤지컬 프로그램으로 빽도를 던진 후에

이번에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모를 던졌네요.

관련포스팅: 새로운 아댄을 대하는 자세 - 버츄/모이어, 일리니크/카찰라포프 새 프리


힙합 백조로 히트를 쳤던 모로조프가 

이번에도 스완 레이크로 다시 진루타를 날렸습니다.


엘레나 일리니크 / 니키타 카찰라포프 팀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도 일리니크의 디바로서의 잠재력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마치 일리니크가 마린스키 극장에서 공연하는 

프리마 발레리나가 된듯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드라마가 있는 스토리 강한 아댄을 추구하며

매번 그 시대의 디바를 배출해왔던 러시아 아댄이

그 디바 계보가 끊기며 

아댄의 주도권을 애슬레틱한 북미 아댄에게 내준 지금,

일리니크는 러시아 디바의 계보를 이을 댄서로 회자되었지만,

이 팀은 매번 컴피에서 어이없는 기술적 실수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최적화된 프로그램과 

홈링크의 잇점이 맞닿으며 올림픽 포디움에 올랐습니다.

월드가 시작되기전 헤어진다는 설이 무성한 가운데, 

포스팅을 쓰기 시작했는데,

결국 스완레이크가 이들의 마지막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네요.

이런 일들이 가끔 안타를 쳐도 모로조프를 도대체 

좋게 볼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니치나 / 진가신 팀과 각각 파트너를 바꾸게 된 이들.

일리니크 /진가신, 시니치카/카찰라포프의 엑스 파트너들과의 새로운 대결이

90년대 러시아 아댄의 파트너 체인지를 떠올리게 하며

다음시즌 아댄판의 드라마를 만들고 있습니다. 


나탈리 페샬라 / 파비앙 부르자  FD "어린왕자와 장미"

이번 시즌 불운의 팀,

페샬라 / 부르쟈의 아름다운 프리 프로그램 "어린왕자"입니다.

페샬라 부르자의 가끔은 과한 의상 센스와 안무도 (예를 들어 "미라")

그들이 잘 알고 있는 프랑스의 아이덴티티와 만나면

적절하고 센스있게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불어판 "레미제라블")

이번 프리에서 이들이 표현한

어린왕자와 장미의 안무와 의상 컨셉 역시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아이스 댄스의 센스와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페샬라/부르자의 은퇴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의문이 이는 두번의 판정에 씁쓸해하며 컴피 커리어를 마치게 되어

더욱 안타깝다는...


케이틀린 위버 / 앤드류 포제 FD "Yo Soy Maria" (by 피아졸라)  

버츄/모이어, 데이비스/화이트가 떠나고,

그리고 페샬라/부르자도 억울하고 아쉽게 마지막 경기를 한 지금.

앞으로 아이스댄스를 이끌어갈 팀은 어떤 팀이 될까요?

아니 다시 질문을 바꿔서 어떤 팀이 이끌어가야 할까요?


저의 답은 케이틀린 위버/ 앤드류 포제입니다.

2011년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한후

매 시즌 이들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케이틀린이 부상을 당했던 지난 시즌 

역시 이들은 시즌 마지막에 다가올 수록 프로그램을 완성시켜 갔죠.


특히 이번 시즌 탱고 프리 프로그램은 이들의 아이스 댄스에 대한 열정을 통해

리프트와 피치에 침잠해 버린 기술 우선의 올림픽 시즌 아이스 댄스 판에서

가장 "댄스" 다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탱고동작을 응용한 케이틀린의 다리 동작, 그리고 앤드류의 홀드를 보세요...

이번 월드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의해

아쉽게 포디움의 가장 높은자리에 서지 못한 것이 안타깝지만,

이것은 다음 시즌을 위한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2013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이들의 경기를 볼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잊지 못할 은반위의 탱고였습니다.




2013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 위버/포제


2013 스케이트 캐나다 갈라, 위버/포제의 이들의 시그니처, (제가 이름 붙여본 일명무중력 리프트 


갈라


엘레나 라디오노바 

최근 가장  똘끼 넘치는 스케이터하면

단연 엘레나 라디오노바입니다.

단순한 점핑 빈이 아니라 끼가 만발하는 스케이터라는 것을 단번에 알수 있습니다.

최근의 러시아 신동들 중에서도 라디오노바를  

스케이팅 팬들이 주목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

컴피에서 3+3 점프에 의해 오히려 가려져 있던 신동의 끼는 갈라에서 만발합니다.

머리 장식이 떨어져도 아랑곳 하지 않고 

좀비가 되어 빙판을 활보하는 모습에 

유쾌하게 웃지 않고는 배길수가 없습니다.

성장통도 씩씩하게 잘 넘기기를...


커스틴 무어-타워스 / 딜란 모스코비치  

항상 캐릭터 강한 코믹 컨셉의 갈라로

관중들을 즐겁에 해온 껌 좀 씹는 페어팀

무어-타워스 / 모스코비치가 새로 선보인 갈라입니다.

아가씨와 건달들이 얼음위 개그콘서트 버젼으로 리메이크 된 느낌?

그들의 캐릭터만큼이나 유쾌하고 재치있는 갈라 프로그램입니다.


마리아 일리노바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 갈라에서

불가리아 꼬마 스케이터가 노래를 라이브로 부르면서 동시에 스케이팅을 합니다.

새로운 컨셉의 도전은 노래 실력이 못미쳐 아쉬운 갈라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신지훈 선수가 도전해보면 어떨까요?


킴 루신 "슈퍼마리오" (토마시 베르너, 카롤리나 코스트너 찬조 출연) 

킴 루신의 슈퍼 마리오는

컨셉에 도전하는 갈라 중에서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될 프로그램입니다.

루신은 같은 주제의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삼원 인터액티브 동시 중계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게임유저와 캐릭터 그리고 찬조 캐릭터의 얼음 위에서의 동시접속.

희대의 캐쥬얼 전자오락 슈퍼마리오는

MMORPG 갈라로 재탄생합니다.


지난 1월의 팬캠도 첨부합니다.



갈라 피날레


2013 스케이트 캐나다


갈라 공식연습을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 때 보고 

즐거운 추억들이 많아서

2013 스케이트 캐나다에서도 일찍 일어나 갈라 연습을 보러 갔어요.



레이디 가가의 "파파라치" 음악을 소재로 

선수들끼리 사진을 찍는 안무를 구성했더군요.

안무는 지난 2013 세계선수권에서도 안무를 담당했던 숀 소이어가 다시 맡게 되었습니다.



피날레 연습 시간이 길지 않아 바쁘게 안무를 익혀야 했음에도 

숀 소이어는 지난 월드 갈라연습 때와 마찬가지로

시종 즐거운 분위기에서 선수들을 이끌며 진행해 나갔습니다.

갈라 연습 영상을 보면

찍을 때는 잘 모르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업로드하고 다시 보게 될때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번 갈라 연습을 가장 즐겁고 재미있게 했던 것은 

페어 우승자 스테파냐 베르통 그리고 아이스 댄서 예카테리나 라자노바였습니다.

이 두 스케이터는 타고난 리듬감으로 

공식연습과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그루브하고 장난기 있는 모습을 선보였죠.


그리고 오후에 드디어 시작된 갈라 공연.

선수들은 피날레에서 재미있게 한바탕 놀았고,

서로의 모습을 찍은 즉석 카메라를 갈라가 끝나고 관중들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2014 주니어 세계선수권 피날레 플러스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가 좀 의아해 했던 것은

바로 여자 프리 경기가 있고 나서 한 1시간 조금 더 지나서

곧바로 갈라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갈라 연습은 그 전날 저녁에 있었는데요.

그럼 여자 싱글 선수들은 어떻게 연습을 했을지?

하여간 짧은 동선 체크만으로도 피날레는 괜찮게 진행되었고,

관중들이 열렬한 호응이 이어졌습니다.


음악이 끝나고 출연선수들이 퇴장하려는 순간,

남싱 몇몇이 마지막인듯 링크로 뛰쳐나가 장기를 선보였는데요.

그 때부터 기다리기나 한 듯이 이미 갈라 조명에서 환한 일반 조명으로 바뀐 링크에서

선수들은 눈썰매장 온 아이들 마냥 즐겁게 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봤던 갈라 피날레 중에서 가장 유쾌하고 즐거운 

앙코르 피날레였죠.


주니어 대회에서만 볼수 있는 그런 흐뭇한 풍경이 아닐지...

흘러나오는 음악이 저작권으로 막혀 아쉽게도 오디오가 안 나오지만,

영상만으로도 선수들이 얼마나 즐거워 하는지 느끼실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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